식빵 굽는 시간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199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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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아상과 소보루빵을 먹고싶다는 생각말고는 별 다른걸 주진 않네. 조경란과는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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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2-04-13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조경란의 표절 사건이 어떻게 끝났나 궁금해지네요. 더불어 문대성이 사퇴할 건지도 궁금해지고.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 걸까요.

다락방 2012-04-13 13:43   좋아요 0 | URL
조경란의 표절 사건은 뭐 끝날게 있었나요. 애초에 조경란은 가타부타 말이 없지 않았어요? 처음 그런 의혹이 있었을 때 저는 두 작품을 다 읽어보고 표절이 아닌것 같다고 생각을 했었는데-문장이 같지 않고 재미는 조경란쪽이 훨씬 더했거든요-, 그녀가 심사를 하는 도중에 신인 작가의 아이디어를 가져다 글을 쓴 건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일전에 아는 분들과 이 이야기를 하다가 그분들이 기성작가가 신인작가의 아이디어를 가져와 글을 쓰는 것도 표절이다, 라는 말씀들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그녀는 표절을 한게 맞을테구요.

우리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냐면요, 치니님, 논문 표절하는 것쯤은 문제도 안되는 세상에 살고 있어요. 논문 표절해도 국회의원되고 눈물흘리는 세상이요. 8년전의 막말은 용서받을 수 없지만 논문 표절쯤은 기꺼이 용서가 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어요. 여기가 바로 그런 세상이에요.

다락방 2012-04-13 13:45   좋아요 0 | URL
제가 쓴 댓글 읽어보니 굉장히 화가 나있네요. 어쩜 좋아요. orz

당고 2012-04-13 14:1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가장 슬픈 건 뭐냐면요......
저는 그 두 <혀>를 다 사서 읽은 사람으로서......
저도 책을 읽기 전에는 주이란 씨의 편이었으나, 책을 읽은 다음에는 둘 다에게 너무 화가 났어요.
두 책이 전부 다 퀄리티가 시망ㅠㅠㅠㅠㅠㅠㅠㅠ
둘 다 책값 돌려달라고 하고픈 소설 퀄리티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식빵 굽는 시간>에 별을 두 개 주셨다면, 조경란의 <혀>에는 1개, 주이란의 <혀>에는 0.5개 정도 주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표절과 관계없이. 표절까지 참고하면 뭐 조경란 책은 평가할 가치가 없으니......).

다락방 2012-04-13 14:31   좋아요 0 | URL
아, 당고님. 어쩌면 좋아. 저는 혀를 이 작품보다 먼저 읽은 관계로 별을 셋에서 넷 줄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리뷰를 안써서 별을 주지는 않았지만(썼는지 안썼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당시에 홈피는 별을 안매기고 리뷰를 썼었을거라..)... 주이란은 거기에서 하나를 더 빼고. 제가 읽었을 때는 표절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바, 조경란의 혀는 넷을 줬을 것 같긴 하네요. 그 책은 재미있었거든요. 그리고 꽤 신선하게 느껴졌었어요, 그 당시에. 그런데 주이란의 혀는 재미도 별로 없었고...

식빵 굽는 시간은 여러가지로 좀 메롱인듯해요. -_-


지금 찾아보니 조경란의 [혀]는 2007년에 읽었네요.

moonnight 2012-04-1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경란의 백화점은 나름 괜찮게 읽었는데.. 저도 다락방님 따라 조경란 작가와는 안녕. (다락방님이라면 뭐든 따라하고 싶다는 ;;;)

다락방 2012-04-13 15:36   좋아요 0 | URL
아, 저도 백화점 좋았어요, 문나잇님. 에세이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그 에세이는 아주 즐겁게 읽었지요. 그런데 이 소설은 작가의 초기작이라 그런지 저한테는 별로더라구요. 그래서 이제 안녕~~ ㅎㅎ

금요일이에요! 꺅 >.<

dreamout 2012-04-1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소설 좋았어요. 조경란을 처음 알게 됐죠. 상당히 오래전 일이라 지금은 스토리도 잘 기억 안 나지만 느낌만은 좋게 남아 있어요. 혀.도 나쁘지 않았어요.
근데 저는 다른 의미에서 그 표절사건이 기억에 남는데요..
저도 혀.를 읽을 때 어디선가 이 모티프랑 비슷한 것을 본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주이란의 소설은 못봤어요), 생각해 보니 아주 오래 전에 이현세 만화(성인만화)에서 소설 혀.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사건과 비슷한걸 본 기억이 나더라구요. 근데 더 재미있는건 그때 그 이현세의 만화는 일본의 어느 단편소설인가에서 모티프를 따 온 거였다는 거죠. ㅎㅎ

다락방 2012-04-15 01:47   좋아요 0 | URL
저는 [백화점]과 [혀]는 재미있었는데 이 소설은 영 정이 안가더라구요. 이 소설을 먼저 만났다면, 혹은 제가 지금보다 더 어린 나이에 만났다면, 그랬다면 좋아했을까요?

저는 드림아웃님의 댓글을 읽어보니 다른일이 생각나요. '엘리자베스 게이지'의 소설 [스타킹 훔쳐보기]를 읽었을때말이죠, 박찬욱 감독은 이 책을 읽고(물론 만화 원작이라고는 했지만)[올드 보이]를 만든건 아닐까, 했던 기억이요. 엘리자베스 게이지의 소설이 쓰여진지는 아주 오래됐으니까요. 그 책 읽으면서 엄청 충격이었거든요. 윽.


그나저나 졸리네요. 이제 자야겠어요.

꽃핑키 2012-04-14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 읽은책이라 반가워요! +_+ㅋ
저도 이책은 썩 좋지 않았지만.; 책 읽으면서 계속 빵냄새가 나는것 같았어요 ㅋㅋㅋ
오호, 혀가 표절시비에 휘말렸었었군요! ㅋㅋ 저는 이런 뒷이야기가 왜 이렇게 재밌지요? ㅋㅋㅋ
갑자기 혀 땡기네요! ㅋㅋㅋ 그리고 저는 아직 백콰점도 안 읽어봤고 ㅋㅋ
조경란의 악어이야기도 재미 있게 읽었고 해서 아직은 안녕 안할래요 ㅋㅋㅋ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나의다락방님 ~_~♡

다락방 2012-04-15 01:49   좋아요 0 | URL
[혀]가 표절이란 얘기는 나온지 꽤 되는 이야기에요. 주이란이 쓴 단편소설 [혀]의 심사위원중에 조경란이 있었대요. 그 후에 조경란이 [혀]를 썼구요. 그래서 주이란은 조경란이 자신의 소설을 표절했다고 했는데 조경란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주이란의 단편집(물론 [혀]를 포함한)도 책으로 나왔구요.

이 책을 먼저 읽고나서 [혀]나 [백화점]을 읽었다면 저는 작가가 발전해간다고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 책을 나중에 읽었더니 메롱이네요. ㅎㅎ
 















'이창래'의 『영원한 이방인』은 내가 원하는 모든것을 갖춘 작품인 듯하다. 아내와 남편이 '가정부 아줌마'로 인해 말다툼을 하는 장면은 어쩌면 이토록 섬세하게 표현되었을까 감탄할 정도이다. 아직 절반정도 밖에 읽지 못했는데, 이 책을 사랑할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좋은 텍스트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것 자체는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다. 처음부터 몇몇 문장들이 콕 집어 말할수는 없게끔 부자연스러워서 약간 신경이 곤두서있는 상태였다. 그러다가 나는 80페이지에서 급기야 이런 문장을 만난다.


작년에 레이저 수술을 해서 고쳤는데, 아직 임신은 안했어. 남자가 코를 곯아서 각 방을 쓰지. 그리고 기타 항목들. 두 사람은 모로코로 신혼여행을 갔어. 보통은 외식을 하지. 함께 식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여자는 고등학교 때는 배구에서 학교 머리글자를 상으로 받아 달고 다녔지. 능력 있는 세터였어. (p.80)


여자는 고등학교 때는 배구에서 학교 머리글자를 상으로 받아 달고 다녔지, 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이게 대체 뭔말인가 싶어서 천천히 그 문장을 다시 읽었다. 배구는 내가 아는 배구가 맞나? 뒤의 세터를 보니 내가 아는 그 배구가 맞는것 같은데. 이 문장은 대체 말이 되는 문장인가 싶어 몇번이나 다시 읽었는데도 도무지 말이 안되는게 아닌가. 물론 뜻은 알겠다. 여자는 고등학교때 배구를 잘해서 학교로부터 상을 받았다, 는 내용일 것 같다. 그게 아니면 대체 뭐겠는가. 그런데 문장상으로 보면 배구가 상을준거다. 배구로부터, 배구가 원인이 된 게 아니라 배구에서 상을 받은거고, 아이쿠야, 이게 뭐야, 게다가 학교 머리글자를 상으로 받았다는데, 학교 머리글자를 대체 어떻게 상으로 받았단 말일까? 뱃지로? 브로치로? 아니면 학교 머리글자를 종이에 쓴뒤 오려서? 이 문장이 너무 짜증이 나서 친구에게 대체 머리글자를 어떻게 받았다는 말일까, 했더니 친구는 학교 간판을 떼준것 같다고 했다. 하하하하. 그런데 그걸 달고 다녔단다. 그러니까, 뭘 받아서 어디에 달고 다닌건데? 머리글자를 대체 어떻게 상으로 받은거냐고. 후아-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더 읽을까 말까 망설였다. 잠깐 고민하다가 계속 읽고 있는데 이런 어색한 문장들만 아니면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 될것 같다. 


보통의 나는 번역문에 길들여져 있어서 직역한 문장들에 대해서도 큰 어려움없이, 크게 이상하다는 생각없이 잘 읽어낸다고 생각한다. 번역문에 길들여져 있어서 내가 쓰는 글도 번역문 같을거라고 나는 나름대로 짐작한다.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나는 번역문에 대해 관대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간혹 이렇게 신경질과 짜증을 나게 하는 문장들을 만나게 된다. 이건 번역체의 문제가 아니라 문장 자체가 너무 엉망이라 뭐 어떻게 넘어가기가 짜증나는 것이다. 책 자체의 내용이 별 거 아니라면 글쎄, 그냥 패쓰했을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말도 안되는 문장은 정말 유감스럽지 않은가. 


아니면 원문에서도 문장은 저것과 똑같은걸까? 그러니까, 머리글자를 무언가 상으로 주고 어딘가에 달고 다니는 것은 미국 사람들 모두가 알고 있는 어떤 관습, 문화 인건가? 굳이 쓸 필요는 없는? 그렇다해도 문장 자체가 이상하긴 하잖아?





어제 경향신문에서 목수정의 칼럼을 읽었다. 제목은 [나는 레즈비언 대통령을 원한다] 였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4102111115&code=990000


본문중에 목수정이 삽입한 '조에 레오나르드'의 텍스트가 몹시 마음에 들어서 인용해 보겠다.


“나는 레즈비언 대통령을 원한다. 나는 그가 에이즈에 걸렸고, 국무총리는 의료보험도 안 되는 동성애자이며, 백혈병을 피할 수 없는 오염된 쓰레기들이 바닥에 뒹구는 어딘가에서 자란 인간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 나라 대통령이 16살 때 낙태를 했으며, 마지막 애인은 에이즈로 죽었고, 눈을 감으면 자기 품에서 죽어간 애인의 모습이 늘 떠오르는 그런 여자였으면 좋겠다. 나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 냉난방이 안 되는 집에서 살았고, 병원에 가기 위해, 가족생활보조연금을 타기 위해, 고용안정센터에서 구직을 하기 위해 줄을 섰던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실업자였고, 해고당했었고, 성적으로 학대당한 적이 있으며,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쫓겨난 적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가 어느 후미진 골목에서 밤을 새운 적이 있고, 강간에서 살아남은 자였으면 좋겠다. 누군가와 지독한 사랑에 빠졌었고, 상처 입었으며, 많은 실수를 저질렀으나 거기서 교훈을 얻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 나라 대통령이 흑인 여자이면 좋겠다. 그가 썩은 이빨들을 가졌으면 좋겠고, 병원에서 나오는 맛없는 식사를 먹어본 사람이면 좋겠다. 그가 마약을 경험해 보았고, 시민 불복종을 실천해 본 사람이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왜 내가 요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지 알고 싶다. 왜 사람들은 우리로 하여금 대통령은 언제나 꼭두각시이며, 창녀의 고객이며, 결코 창녀 자신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믿게 한 건지 알고 싶다. 왜 그는 항상 사장이며 결코 노동자일 수는 없는 건지, 왜 그는 언제나 거짓말쟁이며, 언제나 도둑이고, 결코 처벌되지는 않는 건지 알고 싶다.”



나는 왜 가난한 우리 아빠가 가난하지 않은 사람을 지도자로 뽑으려는지 잘 모르겠고, 나는 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우리 엄마가 반드시 많이 배운 사람에게 권력을 주려는지 잘 모르겠다. 그건 아마도 그들에 대한 '기대' 때문일거라고 혼자 짐작은 해본다. 내가 가지지 못한것을 가졌고 내가 배우지 못한것을 배웠으니 그들이 아마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것이라는 희망. 우리 부모의 조건은 우리 부모 세대 대부분의 조건일테고 또 그들의 희망과 기대는 아마도 비슷할 것이다. 수없이 아니라는 걸 보아왔으면서도 그들은 실망하는 법이 없다. 매번 절망하고 그러면서도 매번 같은 선택을 한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건지도 모르겠다. 틀렸다는 것을 더 젊은세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걸지도 모르겠다고. 대한민국 대부분을 채운 빨간 색깔이 유감이다.




강남역에서 내려 회사를 향해 걸어오는데 벚꽃나무들이 이제야 꿈틀대는 것 같다. 그래도 때가 되니까 너희들이 피기는 피는구나, 생각하다가 나는 몇년전의 회사 동료를 떠올렸다. 그가 근무한 기간은 2개월 남짓이었는데, 그는 어느날 내게 이메일 주소가 자신이 알고 있는게 맞는지 물었다. 대체 어디서 그런 이메일 주소를 알아낸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주소는 내 주소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당황하더니 그러면 메일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알려줬고, 잠시후에 그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이메일을 확인해보니 거기에는 내 책상의 마지막 서랍을 열어보라고 적혀있었다. 당시 사무실은 지금과는 달라 파티션이 없이 모두에게 오픈되어 있었는데, 내가 지금 이 메일을 읽고 서랍을 열고 거기에서 뭔가 발견하게 된다면, 대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좀 난감했다. 그래도 궁금함을 참지 못해 서랍을 열었고, 거기에서 시디 한 장을 발견했다. 나는 다시 조용히 서랍을 닫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는 내게 이메일을 확인했냐고 물었고,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그렇다고 답하고 그를 무시했다. 그리고 퇴근무렵 시디를 꺼내서 가방에 챙겨넣었고, 지하철 안에서 홀로 꺼내본 시디에는 메모가 담겨 있었다. 생일을 축하한다는 메세지였던가, 그때가 내 생일무렵이었던가, 그건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 직원은 자신이 이 시디를 주었다는 것을 다른 여직원들에게는 비밀로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가 내게 이 시디를 주는것은 '락방씨는 다르기 때문' 이라고 했다. 그 시디는 그가 좋아하는 여러곡을 담아놓은 시디였는데,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 시디에 담긴 곡들중에 아바의 노래 한 곡밖에는 기억이 나질 않고, 그 시디가 어디에 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고(버리진 않았겠지 설마), 그의 이름도 기억 나지 않는다. 오늘 벚꽃이 피려는 출근길에서 갑자기 그 일이 생각났고, 그로부터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났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엊그제 저녁부터 목구멍이 너무 아파서 어제는 병원엘 갔다. 열이 나는것도 아니고 기침을 하는것도 아닌데 목구멍만 아팠다. 닥터는 내 목구멍을 들여다보더니 원래 편도가 있는데 염증이 생겼다고 했다. 그래서 약을 처방해주겠다고. 나는 알겠다고 하며 처방전을 받아들고 약국에 가서 약을 지어왔다. 편도가 부어 병원에 간것은 엄청나게 오랜만인데, 그 전에는 병원에 가면 닥터들은 항상 내게 잘 먹고 잘 쉬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어제 간 병원의 닥터는 내게 잘 먹으란 말을 해주질 않았다. 아, 유감스러워. 닥터들이 병원에서 내게 잘 먹으라고 말해주는 것은, 내가 집에 돌아와 지금보다 더 잘 먹는 것의 합당한 이유가 되어주었는데...왜 잘 먹으라고 해주질 않은거지? 나는 그게 너무 속상했다. 누군가 내게 왜그렇게 잘 먹느냐고 혹은 많이 먹느냐고 물으면 '닥터가 잘 먹어야 빨리 낫는대'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젠장.



도처에 유감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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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2012-04-12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다니. 그사람이 알게되면 아파할까 아니면 다행이다 생각할까.

다락방 2012-04-12 11:22   좋아요 0 | URL
뭐, 인생이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엇갈리고 잊혀지고.

기억의집 2012-04-1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가진 것이라고 자식밖에 없는 울 엄마(집도 있긴 하지만)도 왜 그렇게 그 양반들을 열심히 찍어대는지 모르겠어요. 휴~ 도처에 유감투성이에요. 저의 친정모는 니네들은 모른다,라고 하시죠.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철없는 짓이라고.

이번 감기는 편도에 염증이 생기면서 나중에 뼈마디도 쑤셔요. 초기에 잘 잡아야하더라구요. 감기가 계속 나았다 도졌다를 반복하고. 전 지금도 잔기침은 해요. 한달 되어 가는 것 같은데.

다락방 2012-04-12 11:23   좋아요 0 | URL
저희 부모님도 저희들에게 말씀하세요. 고생을 모르고 자라서 저러는 거라고..하아-

약 먹었더니 어제보다 훨씬 덜 아파요. 편도 부은것도 오랜만이고 감기는 안걸린지 오래되서 금세 나을것 같아요. 점심을 많이 먹을거에요. 물론 저녁도... 하핫

2012-04-12 1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12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12-04-12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상 두번째 서랍을 열어보세요.

다락방 2012-04-12 11:22   좋아요 0 | URL
우앗! 삼겹살과 소주가 잔뜩 들어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의집 2012-04-12 14:28   좋아요 0 | URL
우와 이 멋진 재치~ 저는 다락방이 어떤 댓글 달까 궁금했어요.

moonnight 2012-04-12 18:41   좋아요 0 | URL
와 정말 야클님과 다락방님 막상막하! ^^

다락방 2012-04-13 13:45   좋아요 0 | URL
삼겹살과 소주로 대응하는 건 저한테 재치가 아닌데요. 생활입니다. ㅎㅎㅎㅎㅎ

비로그인 2012-04-12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씨는 다르기 때문에... 대체 어떻게 달랐던 걸까요? ( '')~ 그리고 왜 락방씨는 그 남자를 무시한 걸까요? 난 그게 좀 슬프네요. 왠지 그 남자가 2개월만에 회사를 그만둔 것이 아주 슬픈 일처럼 느껴져요. 그리고 한 사람을 향해서 당신은 달랐다고 말하는 건... 이상하게 슬프네요.

알라딘 주민들은 인용도 참 멋지게 잘하는 것 같아요. 어제는 굿바이님이 옮겨 적은 시를 보고 감탄했는데, 위에 다락방님이 적어주신 대목도 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위에 댓글 봤는데 설마... 점심 메뉴가 삼겹살과 소주는 아니죠? ㅎㅎ

다락방 2012-04-13 13:48   좋아요 0 | URL
흐음, 단어 선택이 과격했네요. 무시 보다는 무관심이라고 쓸 걸 그랬나봐요. 저는 그가 좋지도 싫지도 않고 무관심했거든요. 사람 난처하게 서랍에 시디 넣고 그런건 안했으면 좋겠다고 당시에 생각했어요. 그가 2개월만에 회사를 관둔건 그렇지만 기쁜 일이었어요, 그에게는. 아, 기쁠거라는 건 물론 제 추측이지만, 그는 어떤 시험을 쳤고(역시 기억안나니 패쓰) 그 시험에 합격을 했거든요. 그게 자기가 하고 싶었던 일이라고 했어요. 그러니 그가 관둔 건 기쁜일....이었겠죠? 하핫 ;;

어제의 점심 메뉴는 삼겹살에 소주는 아니었지만, 내일의 저녁 메뉴는 삼겹살에 소주입니다. ㅎㅎㅎㅎㅎ

heima 2012-04-12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조금전에 다른 책을 읽다가 저도 비슷한 부분을 발견해서 뒤통수를 쾅 맞은 거 같았어요. (락방님과 나는 운명인가 하면서 ㅋ ) '운동부 연회에 참석해 미식축구부 코치로부터 대문자 s를 받는 환상에 부풀었다. "이제 올해의 MVP선수에게 학교의 머리글자를 수여합니다" ' 래요 ㅎㅎㅎㅎ 우오오-

다락방 2012-04-13 13:49   좋아요 0 | URL
저는 미국에 살아본 적이 없고 당연히 머리글자를 받아본 적도 없어서 대체 어떻게 받는지를 모르겠어요. 뱃지인지 브로치인지... 그도 아니면 열쇠고리일까요? 핸드폰 줄?

그런데 헤이마님, 무슨 책을 읽으셨던 거에요?

레와 2012-04-12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은 바람이 불때마다 벚꽃잎이 눈처럼 내려요.


..

다락방 2012-04-13 13:49   좋아요 0 | URL
오늘 회사앞 출근길은 벚꽃이 만발해서 아주아주 예뻐요!!

hnine 2012-04-12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0쪽의 굵게 표시하신 문장은 찾아보니'She lettered in volleyball in high school.' 이네요.
그냥 '고등학교때 학교대표 배구 선수로 뛰었다' 라고 하면 될텐데...

저도 이 책 읽었는데 원서로 읽기 시작했다가 지지부진, 결국 번역본으로 완독했지요 ㅋㅋ

오늘 저녁, 잘 드세요. 그래야 빨리 나아요. ^^

다락방 2012-04-13 13:51   좋아요 0 | URL
아, hnine 님! 그러게요 그러게요. 원문을 보니 나인님 말씀대로 고등학교때 학교대표 배구 선수로 뛰었다, 고 해도 충분히 의미전달이 되는데 왜 저렇게 문장을 꼬고 섞어 버린걸까요? 하아- 제가 알 수 없는 번역 혹은 편집의 세계입니다. 어휴..

어제 저녁은 잘 먹었고, 오늘 저녁도 잘 먹겠습니다! 히히히히히.

아, 그런데요 나인님, 저 말이죠...이건 나인님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질문이긴 한데요, 제가 말이죠, 원서를 필사 해볼까요? 핏츠제럴드나 줌파 라히리로.....어떻게 생각하세요? 하하하하(이걸 왜 나인님께 묻는거얏!!)

moonnight 2012-04-12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악. 그 사람,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요? 주르륵. ㅠ_ㅠ
우리 락방님은 항상 특별한 분이셨군요. 그때도 지금도. ^^ 지금은 잊혀진 그 분;;의 마음. 남몰래 다락방님 마지막 서랍에 살짜기 시디를 넣어두는 그 두근거림. 이 느껴지는군요. 다락방님이 관심가져주지 않아서 2개월만에 회사를 관둔 건 아닌가요? (취조하는 분위기-_-;;;;)

제가 말씀드릴께요. 잘 드셔야 합니다. 그래야 빨리 낫는 거 맞아요. 푹 쉬시고요. 술은.. 조금 드셔도 됩니다. 크흠. -_-;;;;;;;;;

다락방 2012-04-13 13:53   좋아요 0 | URL
이제 기억나요. 어제 자꾸 생각하다보니 얼굴도 또렷하게 기억나고 이름도 기억나고 .. ㅎㅎ 제가 특별한 사람인게 아니라 그 사람한테 그 당시엔 특별했던 거겠죠. 대부분의 시간과 장소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전 결코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에요. 심지어 어떤 이들에겐 찌질하고 악같은 존재기도 한걸요. 뭐,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ㅎㅎ

문나잇님의 취조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건!!
그 남자분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갔다는 것, 저 때문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믿어주세요!!


어제 문나잇님의 이 댓글을 이메일로 읽고 말이죠, 저녁을 엄청 뽀지게 먹었거든요. 그랬더니 오늘 아침에 저울 위에 올라갔다가 눈물이 터질뻔했어요. 어떡하실거에요. 책임지세요! 엉엉 ㅠㅠ

이진 2012-04-12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번역문에 찌들어져 있어서 제가 글 쓰는것이 너무 번역분스러울까봐(?) 걱정되요. 단어들도 번역문 스럽게 어려운 한자어를 마구 섞고, 부사나 일상 단어들이 빨리 생각이 안나는것도 그 탓이라 생각해요. 다 제 머리가 안 좋은것일 뿐이지만요. 저는 김연수를 읽는데 그런 감정을 겪고 있답니다. 도저히 김연수에게는 적응이 안되요. 아, 갑자기 넘어가는 장면전환에다가, 왜 넣었는지 도저히 모르겠는 문장들과 단어들. 이제 반 읽었는데 포기하기는 또 싫고, 힘듭니다 ㅎㅎㅎㅎㅎㅎ

조에씨가 쓴 글은 너무나도 멋지군요. 필요할 것 같진 않지만, 저는 될수만 있다면 저 인용문을 학교 칠판에 크게 적어놓고 싶어요. 읽어도, 읽어도 감동적이고 딱 맞는 글인것 같아요.

다락방 2012-04-13 14:00   좋아요 0 | URL
그런데요 소이진님. 번역체로 글을 쓰는게...나쁜건가요? 저는 그걸 잘 모르겠어요. 가끔 그런 글이 안좋다는 글을 보긴 하는데..근데 왜 안좋은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딱히 고치자 하는 생각이 들질 않더라구요. 뭔가 고치고자 한다면 스스로 그것이 잘못됐다는 인식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딱히 이게 잘못이다, 라는 생각은 들지를 않더라구요. 그냥 내 글은 번역문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뿐.
김연수의 문장이 힘든건 저도 그래요, 소이진님. 지난번에 그의 단편(여자친구..라는 제목이 들어가는 것 같았는데 제목이 기억이 잘..)을 한 편 읽는데 뭔가 아름답다는 느낌이 드는거에요. 그래서 오 아름답다, 싶은데, 그런데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더라구요. 아름다운데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는... 저는 김연수의 책을 세 권 읽은것 같은데 그 뒤로는 읽기를 포기했어요.

인용문은 참 좋죠? 저도 신문에서 읽다가 사두고 읽지 않았던 목수정의 책을 꺼내서 침대위에 두었어요. 이제 목수정 책을 읽어볼까 싶어서요. 어쩌면 이렇게 좋은 인용문이 또 나올지도 몰라, 하는 그런 기대감으로요.
:)

blanca 2012-04-12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락방님 때문에 저 책이 너무 읽고 싶어졌는데 배구가 배구가 저를 말리네요 ㅋㅋㅋ 저 목수정씨 칼럼 인용하신 대목은 정말 감동이 밀려오네요. 너무너무 좋아요. 우리가 바라는 바를, 느꼈던 바를, 저렇게 언어로 채집해서 펼쳐 놓는 재주라니요. 선거 결과는 한 마디로 너무 구려요--;; 감기 빨리 나으세요! 저는 참고로 감기가 아닌 독감 덕분에 3킬로가 빠지는 쾌거를 이룩했다가 나은 즉시 다시 2킬로를 찌우는 기염을 토하고 있답니다.^^

다락방 2012-04-13 14:01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은 저보다 이 책을 더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블랑카님은 그간의 리뷰에서 비문이나 어색한 문장으로 인해 화를 내거나 신경질을 내기보다는 그 내용에 충실한 것 같았거든요. 그러니 이 책을 읽게 되신다면 제가 신경질내며 보았던 것은 염두에 두지 않은채로 내용에 집중해서 아주 좋아하실 것 같아요, 블랑카님.

저는 단순히 편도가 부었을 뿐인데, 게다가 이제는 다 나아서 아프지도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무게가 불었어요! 이건 뭐죠? 왜 아파도 살은 찌죠? 네?

2012-04-12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13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dreamout 2012-04-13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이 책을 갖고 계시는군요.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처럼.. 찾아봤으나 못 찾은 책 중 한 권인데. ㅋ
작년인가 재작년에 뉴욕타임스 북섹션에 그의 The Surrendered. 리뷰가 올라온 걸 봤는데, 뉴욕타임스에서 얼굴을 보니 굉장히 반갑더군요. 아주 지적으로 생겼어요. ㅋ

다락방 2012-04-15 01:51   좋아요 0 | URL
이 책의 책날개에도 작가 사진이 있답니다. 그 사진을 보노라면 드림아웃님의 '아주 지적으로 생겼'다는 말씀에는 그다지 동의하게 되진 않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 드림아웃님, 이 책을 아직 읽어보지 못하신거에요? 흐음. 혹시 이 책 읽고 싶으시다면 제가 빌려드릴 순 있어요. 드리고 싶지만 이 책은 저도 소장하고 싶은 책이라....원하신다면 빌려드릴게요!!
:)

dreamout 2012-04-15 17:02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으음.. 그러면, 뉴욕타임스 사진기자가 뽀샵을 좀 잘 한건가... ㅋㅋ

마음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책을 빌리진 못해요. 빌린 의무감 때문에 잘 읽지 못하거든요.
저는 사서 읽고 싶어요~~ ㅋㅋ

다락방 2012-04-15 15:43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이 책이 오래된 것이고 사진은 아마도 그보다 더 오래전에 찍힌것일테니 책날개의 사진만으로 판단하는건 좀 무리가 있을거에요. 이 책날개의 사진에서는 좀 음...버터스럽게 보여서요. 하핫

저도 빌린 책을 잘 읽지 못해서 빌려 읽지 않는편인데 드림아웃님도 그러시군요! 이책은 지금 품절인데 저도 2010년에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거에요. 운이 좋았죠. 훗
:)
 
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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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생각대로 안되는건 마음이 옳기 때문이지. 결국 다시 당신에게로 돌아왔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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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12-04-10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다섯개 줄 줄 알았는데 네개네요. 요 네스뵈 다음 책도 나왔던데, 읽을건가요?

다락방 2012-04-10 09:35   좋아요 0 | URL
제가 어제 백자평을 썼다면 다섯개 줬을텐데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마음이 좀 진정되어서 네개가 되었어요. 하핫. 어제 책장 덮자마자는 다섯개주자, 했었거든요. 네, 읽을거에요. 엄청 재미있어요, 이 작가 책이요.

아, 그리고 이건 딴소린데요, 저는 '요 네스뵈'가 아니라 그동안 '요네스 뵈'인줄 알았어요. 하하하하하. 턴님은 스노우맨 읽었어요?

다락방 2012-04-10 09:37   좋아요 0 | URL
근데 다음책 어떤거 말씀하시는거에요, 턴님? 지금 검색해보니 스노우맨이 최신작이던데요. 암튼 또 나오면 읽을거에요! (헤드헌터는 읽기 싫지만..)

turnleft 2012-04-10 09:52   좋아요 0 | URL
아뇨, 안 읽어봤어요. 무서운거 안 좋아해요 ㅠ_ㅠ
신작은 The Leopard. 아직 번역 안 되어 있는데, 스노우맨이 인기 끌었으니 조만간 번역되 나오지 않을까요? ^^

다락방 2012-04-10 10:07   좋아요 0 | URL
아, 턴님 약한 남자구나!! ㅎㅎㅎㅎㅎ 뭔가 신나는데요! 움화화핫.

이 [스노우맨]이요, 형사 해리 시리즈 중 일곱 번째 책이래요. 지금 이렇게 대박 인기를 끌고 있으니 시리즈의 나머지 책들도 다 번역되어 나오지 않을까요? 꺅. 신나요!
이 책 재미있어요, 턴님.(자꾸 강조)

moonnight 2012-04-10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벌써 다 읽으셨구나. +_+
지금 읽고 있는 책 끝내면 바로 읽어야겠어요. (근데 오늘도 책 한 상자 배달된다는데 -_-; 읽지는 않고 사기만 한다는 -_ㅠ;;;)

다락방 2012-04-10 12:49   좋아요 0 | URL
지금은 뭐 읽고 있는데요, 문나잇님? 그리고 도착할 박스에는 어떤 책들이 들어있는데요?

이 책 재미있어요. 문나잇님도 분명 엄청 재미있게 읽으실거에요!! >.<

... 2012-04-10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노우맨에게 "별넷". 이유는 극도로 세련되고 재밌고 차갑고 빈틈없이 완벽한 데 대한 심술. 요 네스뵈가 너무 영리해서 쉽게 정이 안가요. 어떻게 해야 통할 지 너무나 잘 아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 2012-04-10 17:10   좋아요 0 | URL
그건 그렇고. 다락방님 저 위에 이창래!!!!!! 영원한 이방인!!!!!!

다락방 2012-04-10 17:13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요 네스뵈가 막 완벽하다거나 그래서 얄밉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질 않아요. 다섯을 줘도 괜찮을것 같긴한데 이상하게 하룻밤 자고 나니까 넷이 적당한 것 같은 생각이.... 하하하하하(왜그런지는 저도 몰라요!)

네, 브론테님. 이창래 시작했습니다. 브론테님도 번역본으로 읽으셨어요? 처음 시작이 너무 번역투라 깜짝 놀랐어요. 아직 몇 장 안 읽었는데 좋아요.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무척 궁금해요.

... 2012-04-10 17:18   좋아요 0 | URL
저 이창래 번역본은 없구요. 전부 페이퍼백만... 아, Aloft는 하드커버.
이창래와 필립 로스의 글이 번역하기 엄청 힘들긴 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12-04-10 17:29   좋아요 0 | URL
떠나던 날 아내는 내가 누구인지 말해 주는 목록을 주었다. 나는 그녀가 건네주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녀는 우리가 함께 살던 마지막 한 해 동안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 목록을 작성해 왔다. 결국 나는 그녀가 모든 것을 망라한 목록, 어떤 완전한 것, 말하자면 내 성격이나 본성의 총계 같은 것을 뽑을 생각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게 제일 첫 페이지의 처음 시작이에요. 엄청난 직역의 느낌 ㅎㅎ

2012-04-10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10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2-04-12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무서워요? 우짜지....( ")

다락방 2012-04-12 14:59   좋아요 0 | URL
ㅎㅎ 그렇지만 엄청나게 재밌어요!!
 















사람이 가장 약해지고 가장 추해질때는 관심받고 싶다는 욕망이 극에 달했을 때인것 같다. 누군가에게 사랑 받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은 한 사람을 '그런면이 있는지 모를정도로' 바닥으로 떨어지게 만든다. 사랑하는 순간은 반짝반짝 빛날지 몰라도 사랑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더 많은 관심을 욕망할 때에는 바닥으로 바닥으로 한없이 추락한다. 일전에 봤던 옴니버스 영화 『쓰리, 몬스터』에서 여자가 영아의 시체로 만든 만두소를 넣은 만두를 먹을 수 밖에 없었던 건 아름다워지고 싶었기 때문이고 아름다워지고 싶었던건 남편으로부터 사랑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남편에게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고 느꼈다면 더 아름다워지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런 욕망이 없었다면 그런 만두를 찾아 먹으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자꾸만 자꾸만 저 안에 깊숙하게 밀어두었던 추한면이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건, 사랑받고 싶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더. 나는 특별히.


『이혼지침서』의 「처첩성군」에도 그런 여자들이 나온다. 그러나 그녀들이 원래부터 '그런 성격'을 가졌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그들이 누군가의 '단 하나의 여인'이었다면 그런 성격은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한 남자의 첫번째 부인, 두번째 첩, 세번째 첩, 네번째 첩이었다. 네명중의 한명이되, 그들중에 가장 특별하기 위해서 그들은 남달라야 했다. 더 예쁘거나 더 표독스럽거나. 자신이거나 자신의 아이이거나 누군가는 특별한 사랑을 받아야 했다. 그들은 그걸 원했다. 아, 그러나 너무나 짜증난다. 그들이 사랑을 갈구한 대상은 사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남자는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그건 제삼자 혹은 독자인 나의 생각일뿐, 그들에게 그는 단 하나뿐인 남편이 아니던가. 남자에게 그렇게 돈이 많지 않았다면 여자들을 그렇게 많이 첩으로 두지 않았을텐데. 여자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면 그들은 그 누구보다 현명한 여자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이 책을 읽다가 나는 중국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신경질적이냐고 친구에게 물었었는데(소설 한 권 읽고 생각한거임), 친구는 그런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그런걸지도 모르겠다며. 「처첩성군」에는 한 집에 있어야 할 여자의 수가 너무 많아 그들의 나쁜면들이 표출되었다면, 「이혼지침서」에서는 (아마도)사람이 너무 많아 다들 마음의 여유를 잃었다고 해야할까. 왜 한 남자가 이혼하는게 이토록 힘든걸까. 세상에. 그가 집 밖으로 나가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신경질적이다(물론 집 안에서도 그렇지만). 대체 이런 사람들 틈에서 어떻게 생활하나 싶을정도로. 목욕탕 주인도 짜증을 내고 전차의 차장도 짜증을 내고 매표소의 여직원도 짜증을 낸다. 


그런데 그가 돈을 쥔 손을 창구 안으로 집어넣자, 여자 매표원이 힘껏 그 손을 밀어냈다.

"어디다 손을 쑥 집어넣는 거야?"

양보가 말했다.

"표를 사려고요. 베이징행 침대차요."

매표원이 무슨 물건으로 책상을 탁탁 쳤다.

"누가 표가 있대요? 침대차는 다 팔렸어요." (이혼 지침서, p.156)


대체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왜 다들 그렇게 짜증을 내는걸까. 세번째 단편인 「등불 세 개」에서는 짜증내는 아버지가 나온다.


달구지 위의 사람들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들은 그제야 소녀가 든 물고기를 똑똑히 보았다. 러우샹의 아들이 소리를 질렀다. 

"흑어(가물치를 말함-옮긴이)다! 우와, 굉장히 크네!"

러우샹이 몸을 돌려 아들의 뺨을 때렸다.

"흑어든 백어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러우샹이 성을 내며 말했다. (등불 세 개, p.226)


아...신경질나......읽다가 내가 다 신경질이 난다. 왜이렇게 신경질적인 사람들이 가득가득할까. 이 작가가 소설을 위해 과장한걸까 아니면 정말로 이런 사람들이 태반인걸까. 그들 모두는 정말 사는게 너무 힘겨워서 짜증이 몸에 밴걸까. 게다가 제멋대로 생각하기 좋아하는 사람들까지.... 이혼하자는 남편에게 아내는 이렇게 말한다.


"이 잔인한 놈!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애기 낳기 전에 내가 매일 발 씻을 물 떠다준 거 기억 안 나? 임신 8개월 땐 몸도 불편한데 입으로 즐겁게 해줬잖아. 말해봐, 내가 뭘 못 해줬지? 말해보라니까!" (이혼지침서, pp.133-134)


아내가 남편의 이혼하자는 말을 예측하지 못했고, 분하고 억울하고 당황스런 마음이란건 알겠지만, 남자와 여자가 헤어질 때 '내가 너한테 과거에 이렇게 잘해줬잖아' 하는게 그를 붙들어둘 이유가 될 수는 없을것이다. 그건 상대방의 '양심'에 호소하는 일이니까.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미 나와 헤어질 결심을 한 사람의 양심에 호소하는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의 양심이 다시 나를 선택하게 했다고한들, 그 삶은 행복할까? 그 삶은 체념과 단념으로 유지되는게 아닐까. 그런식으로 유지되는 둘의 생활이, 과연 얼마만큼의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게다가 아내는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오빠들에게 폭력을 부탁하기도 한다. 폭력으로 돌린 그의 마음이 다시 온전한 마음으로 나를 볼까? 그 자신을 제외하고는 세상 모두가 그를 나쁜놈이라고 생각한다. 세상 모두가 그의 이혼을 막는다. 당연히 그의 이혼을 지지하는 그의 내연녀 조차도 그를 하찮은 남자로 만들어버린다. 이럴땐 어쩌나, 체념하고 여전히 그녀의 남편으로 사는것이 세상 모두가 바라는 일이고, 가장 편한 길인데,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걸까. 도망치는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기꺼이 다른 나라로 도망가 버릴것만 같다. 멀리 멀리.





토요일에 이 영화를 보는 극장안에서도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저 여자였다면 멀리 멀리 도망갔을거라고. 여기와는 다른 먼 곳으로. 그것만이 마치 유일한 방법이라는 듯이. 꿋꿋하게 그곳에 남아 부조리함에 맞서 싸우려고 노력하지는 않을거라고, 그 힘든 상황을 선택하지는 않을거라고. 차라리 아무도 나를 알지 못하는 곳에 가서 이해받기 위해 설득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은채로 그저 내 삶을 사는쪽을 택하겠다고. 물론 그러기엔 정착할 돈이 없는 상황도 상황이지만, 나는 도망치고 싶어졌을것이다. 그녀가 견딜수 없는 남편을 피해 선택한 이곳은 그렇다고 더 나은곳도 아니었다. 명예살인이 아직 살아있는 이곳에서 그녀는 왜 자신의 가족을 설득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걸까. 그러나 또 어찌 예측할 수 있었을까. 당연히 언제나 내 편이 되어줄거라고 말했던 가족들이 자신을 내칠수 있었음을. 


이 영화에는 내가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 고마워하는 것들이 담겨져있다. 여기가 아닌 다른곳의 현실을 알려주는 일. 그러나 이 영화는 포스터 제목에 써있듯이 '통렬히 가슴을 뒤흔들'지는 않는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영화였는데, 결말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란 생각이 든다. 이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고 해야할까. 그러니까, 결론이 일어날 만한 상황이란건 충분히 알겠고 이해가 되는데, 그 상황에 맞닥뜨린 주인공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왜 그녀는 뛰지 않았을까, 왜 그녀는 지나가는 차들을 멈춰 세우지 않았을까. 왜 그저 그렇게 있었을까. 아무리봐도 그 상황에서 '그럴수 밖에 없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질 않는다. 





















어제 자정을 넘긴 시각, 노크를 하고 남동생이 내 방에 들어왔다. 왜 안자냐고 묻길래 나는 책을 읽는 중이라고 말했고, 그런데 너무 무서워서 미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동생은 '스티븐 킹이야?' 라고 물었다. '아니 요네스뵈' 라고 나는 대답하고 어떡하지 잘까, 했다. 남동생은 그만 보고 자, 꿈꾸잖아. 라고 했고 나는 알겠다며 잘자라고 인사를 건넸지만 그러나 책 읽기를 멈추기까지는 또 삼십 분 가량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였다.


이 책은 무섭다. 나는 이제 앞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도망갈 수 없을거라는 걸 인식한 사람의 공포감이 그대로 전해지고, 숲과 어둠에 대한 공포감도 생생하게 전해진다. 그래서 그만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는데도 자꾸만 책장을 넘기고 있다. 나의 공포심은 136페이지에서 최고를 찍었다. 하아-


빨리 다 읽고 싶을만큼 흥미진진한데 다시 책을 펼치면 그 공포감이 또 전해질까봐 두렵다. 어휴.. 역시 이런 책은 밤에 읽으면 안되는거였어. orz




지난주에 갑자기 윌슨 필립스의 노래가 듣고 싶어졌다. 내가 엄청나게 재미있게 봤던 영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에 삽입되었던 곡.




바람이 몹시 불었는데 이 노래를 찾아 듣고 있자니 반가움이 밀려들었다. 오래전에는 이 노래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즐겨듣지도 않았는데, 오래된 노래는 그 자체만으로 고유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노래에 대한 어떤 추억도 가지고 있질 않은데, 어쩜 이렇게 반갑고 좋을까. 


월요일 아침이다. 어젯밤에 느꼈던 무서움은 이미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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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2-04-09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최초(?)로 제가 읽고 좋았던 책이 두권이나 나왔네요 ㅋㅋㅋ 전 스노우맨 읽다가 덮었어요. 이불을ㅋㅋㅋㅋ 왜케 춥던지;; 실제로 으슬으슬 한기가 느껴지더라구용 ㅠㅠ

다락방 2012-04-09 15:35   좋아요 0 | URL
아..저 정말 사무실을 뛰쳐나가서 스노우맨 마저 읽고 싶어서 미치겠어요. 어떻게 될지 완전 궁금 초궁금. 어쩌면 그렇게 공포감을 막 전해주는지 악몽 꿀까봐 잠들기전에 무섭더라구요. 전 오히려 이불을 차버릴 정도로 뜨거움이 느껴졌어요. 음..그건 야한 부분 읽어서 그랬나? ( '')

쑤퉁은 일전에 뽀 페이퍼 때문에 눈여겨 보다가 읽게된건데, 책이 참 좋았어요. 그래서 다른 책들도 찾아 읽어보려고 해요. 후훗 :)

프레이야 2012-04-0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 므라즈 공연 선예매 놓쳤어요. ㅠㅠ
인터파크에서 더듬대다 순식간에 홀라당 .. ㅋ
내일 일반예매로 다시 해봐야지요.^^
'그녀가 떠날 때'는 아플까봐 망설이고 있는데 역시 봐줘야겠어요.^^
'미치고 싶을 때'에서 그녀는 정말 특별하게 보였거든요.

다락방 2012-04-09 16:27   좋아요 0 | URL
선예매를 놓치셨군요! 그렇지만 일반예매로라도 그의 공연을 보실 수 있다니 부럽습니다. 금요일의 부산공연이라니, 너무해요. 엉엉 ㅠㅠ 또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흑흑. 이런 저를 달래기 위해서 언젠가 미국으로 직접 공연을 보러 가리라, 라는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꿈을 꿔 봅니다. 흑흑.

『그녀가 떠날 때』는 첫장면부터 아파요. 영화 내내, 끝까지 아프죠. 좀 억지스럽게 표현했다 싶은 장면들도 있었지만, 프레이야님은 어떻게 보실지, 보신후의 감상을 듣고 싶어요.

토니 2012-04-09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보내주신 책 덕분에 또 과수석했어요. 근데 몸은 완전 엉망이네요. 수선하려고 부랴부랴 요가와 킥복싱을 배우고 있는데 기력이..흑.. 할머니들보다 못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봄학기 끝나고 집에 가서 엄마 밥 먹어야 기운을 차릴 것 같아요. 여기서 맨날 빵에 버터에 커피에. 노란색 버터만 봐도 몸이 부르르 떨려요.. 아참, 어떤 와인 좋아하세요? 화이트 아님 레드.. 이곳 와인이 선물로 좋다며 추천하시더라고요. 답주세요.. 6월 10일까지.. 전 그럼 이만.. 통계의 놀랍고도 복잡한 세계로..

다락방 2012-04-09 16:28   좋아요 0 | URL
제가 보내드린 책이 어떻게 토니님의 과수석에 도움을 드리겠습니까. 과수석은 토니님 본인의 노력이며 성과이지요. ㅎㅎ 맛있는것도 많이 드세요. 무작정 운동만한다고 체력에 도움이 되는건 아니잖습니까. 먹을것도 잘 먹고 운동도 해야 건강해지지요. 부디 건강 회복하시길 바랄게요.
아, 그리고 저는 드라이한 레드 와인을 좋아합니다. 전 술이 스윗한건 질색팔색이에요. ㅎㅎ

비로그인 2012-04-09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제가 오늘 지하철에서 책 읽다가 다락방님이 생각났어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의 남자인물이 꼭 다락방님이 좋아하실만한 인물이거든요. 말하는 것도 재치있고요. 아주 귀여워요! 아, 이건 제가 좀 이따 페이퍼를 통해 더 자세히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후훗~ :)

위 글을 읽으면서 저는 이런 생각이 드네요. 관심 받고 싶은 욕망이 극에 달했을 때 사람이 가장 추해진다면, 사랑 받고 싶은 욕망이 억눌렸을 때 사람은 가장 슬퍼지는 것 같아요. 신경숙의 <아름다운 그늘>에 그런 일화가 나와요. 친구 하나 없는 외로운 사람이 유일한 친구의 집에서 쫓겨나고 싶지 않아서 양치질을 30분씩 하고 있었다는... (이것도 나중에 자세히 말해드릴게요) 아무튼, 그런 생각이 드네요.

오늘은 다락방님 글을 읽는데 참 마음이 따뜻해져요. 날씨도 정말정말정말~ 좋고! 제가 요즘 프로이트에 관한 수업을 듣는데 꼭 그 수업을 듣고 나면 마음의 응어리가 일시적으로 해소되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느낌이 참 좋아요.
어디 가까운 곳에라도 봄놀이 가고 싶어지네요!

다락방 2012-04-09 16:31   좋아요 0 | URL
뭔데요, 뭔데요? 무슨 책 읽은건데요, 수다쟁이님!! 어떤 남자인건데요. 아 궁금해요 궁금해요. 페이퍼 언제 써줄거에요? 네?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그러니 꼭 써줘야 해요!

양치질 댓글을 읽으니 영화 [비스티 보이즈]가 생각나네요. 윤계상이 자신의 여자친구 집에 가서 양치를 하려는데, 혼자 사는 여자친구의 집에 꽂혀있는 (아마도 이 여자를 혹은 여자친구의 집을 거쳐간 남자들의 것으로 추측되는)칫솔의 개수가 너무 많은거에요. 그걸 보고 굉장히 아파하죠. 그 장면을 잊지 못하고 여자친구에게 "너의 욕실엔 왜그렇게 칫솔이 많아!"하고 싸우기도 해요. 여자친구의 관심이 나에게만 집중됐던건 아니라는 걸 깨달아서 윤계상은 아팠던걸거에요.

날씨가 좋은데 저는 오늘도 춥다는 울엄마의 말씀에 옷을 껴입고 왔고... 집에 갈때 더울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아..오늘 정말 바보같은 옷차림으로 나왔어요. 저도 봄놀이 갈거에요. 여수 밤바다로! ㅎㅎ

moonnight 2012-04-09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국소설 읽을 때 같은 느낌 받아요.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신경질적일까. 그리고 굉장히 쉽게 폭력을 휘두르는. -_-;

스노우맨 굉장히 재미있다고 입소문 많이 났던데 역시나 사놓고 아직 못 읽;;;;;
그나저나, 저 영화 뭡니까! +_+; 첨 들어보는 영화인데, 마구 동하네요. 여기서는 개봉을 할런지. 한숨 ㅠ_ㅠ

다락방 2012-04-09 16:33   좋아요 0 | URL
저는 중국소설을 읽은게 몇 권 되질 않아서 다른 책에서도 그랬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요, 문나잇님. 그래서 다른 책을 한 두권쯤 더 읽어봐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어찌나 다들 불만에 가득차있고 신경질적인지, 거기에서 살고 싶어지질 않았어요. 거기에서 살면 저도 그렇게 되어버릴것 같더라구요. 그런 사람들 틈에서 저 혼자 방실방실 웃으며 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어휴. 네, 아버지가 아들을 아무 이유도 없이 저렇듯 때리는데..아, 너무 화딱지가 나서. 작가들은 아마도 이런것들을 보여주기 위해 소설을 쓴거겠죠?

문나잇님, 스노우맨 재밌어요. 멈추기 싫을 정도로 재미있어요. 얼른 결말을 보고 싶어서 미치겠어요. ㅎㅎ

영화는 문나잇님 보시면 아마 펑펑 우실지도 모르는데요. ㅠㅠ 거의 초반에 아들이 아버지한테 맞고 벌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 그 장면 때문에 뛰쳐나갈 뻔 했어요. 가슴이 너무 아파서요. ㅠㅠ

icaru 2012-04-09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대 시절에 삼중당 문고 라고 손바닥 만한 문고본 책으로 펄 벅의 대지를 읽었을 때 말이죠 ㅎ (제가 나이가 꽤 많은 사람같은 느낌 잠깐 들었네요) 돈 좀 생겼다고 세컨드를 들이기 시작하는 왕룽이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고, 다 커서 읽을 책들 그러니까 위화의 책들에서도 부자가 한 여자를 두고, 쟁투를 벌이고 하는 게 참... 그렇게 참 해학을 보여주려는 거라던데, 씁쓸했어요. 그게 대륙성이라는 걸까, 척박한 환경이라 그런 걸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그나저나 윌슨 필립스의 hold on이 괜히 반갑고 그래서 (저도 저 노래를 특별히 좋아하거나 무슨 추억이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닌데요.) 몇자 적다가 중국 소설 이야기도 하고 가요.
배철수의 음악 캠프에서 많이 들었는데, 햐~ 아직도 배철수의 음악 캠프는 건재하고 있더라고요!!

다락방 2012-04-10 09:44   좋아요 0 | URL
왜 그시대의 그곳의 사람들은 (물론 여기도 그렇지만) 돈 주고 여자를 살 수 있는걸 당연하게 혹은 능력으로까지 여기게 됐을까요? 돈 있는 남자가 첩을 들이고 또 들이고 하는것이 신경질나더라구요. 물론 책 속의 이야기지만 말이죠.

윌슨 필립스의 노래를 듣는데 말이죠, 아, 이것이 노래야, 싶더라구요. 너무 반가워서 가사를 외워서 따라부르고 싶어졌어요. 하핫. 이 노래 따라부르면 정말 신나겠다 싶으면서요. 그래서 부랴부랴 시디를 장바구니에 넣었지 뭡니까. 오, 충동구매여! ㅎㅎ

가연 2012-04-09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슬프네요, 확실히 옳은 말입니다. 사랑하고 있을때는 반짝거리지만.. 사랑받지 못하고 더 관심을 요구하게 되면 힘들어지는 건...ㅋㅋㅋ 확실히 과거에 내가 이렇게 잘해줬잖아, 라고 말하는 것은 소용이 없는 일이라는 것을 이제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ㅠ 한편으로는 그렇게라도 말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을 때도 있지요. 그래서 저는 잘 모르겠어요. 잘해줬으니깐 내곁에 있어줘, 라는 말은 분명 소용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말을 해서 상대방을 옆에 있게 할 수 있다면.. 시도해보고 싶어 할 것 같아요. 참 애매한 문제입니다. 뭐, 명예살인같은 이런 거라면 당연히 안되지만..ㅋㅋㅋ

다락방 2012-04-10 09:47   좋아요 0 | URL
집착이 생기는 지점도 부족하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바로 그 때인것 같아요. 의심이 자라나고 확신하지 못할때요. 아, 이사람이 나를 이전만큼 좋아하는 것 같지 않은데, 이걸 어떻게 되돌리지, 라는 생각이 들라치면 나는 자꾸만 '아니야 예전과 같아'라는 확신을 얻고 싶은 마음에 집착을 하게되고 상대의 반응을 유심히 살피게 되고 그래서 상대를 귀찮게 하는 지경까지 가게 되곤 하잖아요. 으윽, 이게 그 상황에서 좀 벗어나 있을때는 끔찍하다고 여겨지는데 그 상황에 빠져있으면 그저 슬프고 우울해서 냉정한 판단도 못내리고..하아- 전 사랑에 빠지고 설레이고 연애하고 하는 과정들을 몹시 좋아하긴 하지만, 어느 한쪽이 좀 지나치거나 넘치거나 모자라거나 하는게 느껴지는 그 시점부터 견딜 수 없게 되어버려요. 으윽.

네, 가연님이 말씀하신것처럼, 저도 그래요. 과거에 이렇게 잘해줬잖아, 는 소용없는 말이란걸 알지만, 그걸 자꾸 주입시키고 돌이켜서라도 내 옆에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 네, 저도 그렇죠. 저도 그래요. 사람은 곧 잃을것 같은 사랑앞에서 어쩔수 없이 찌질해지나봐요. 후-

카스피 2012-04-10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첩은 과거의 유물이 아나라 중국에선 현재도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돈 많은 경영자나 고위 당 간부들은 여대생 첩 하나 없으면 팔불출 소릴 듣는다고 하지요.뭐 여대생들도 돈 많은 애인 있는것을 자랑한다고 하네요.

다락방 2012-04-12 10:45   좋아요 0 | URL
끙. 세상엔 다른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니까요. 돈 많은 애인을 두는것도, 돈으로 애인을 사는것도 자신들이 선택한 삶의 방식이지만, 그것이 결국은 자신들의 결핍을 더 증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진 않을까 싶네요. 뭐, 그렇군요.

마노아 2012-04-11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이 영화 봤어요. 다락방님 생각이 났는데, 다락방님도 보셨군요. 근데 저 시간을 착각해서 늦게 도착했어요. 주인공이 친정 집에 도착한 장면부터 봤거든요. 제가 앞에 놓친 부분이 뭔가요? 아마도 남편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가 나왔을 거라고 짐작은 하지만요.

다락방 2012-04-12 10:48   좋아요 0 | URL
여자가 낙태수술을 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런 여자를 아들과 같이 밥먹던 여자가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장면이 나와요. 그런데 그들은 병원에 갔다고 하질 않고 친구네 집에 갔다왔다고 남편식구들에게 거짓말을 했었구요. 식사자리에서 어린 아들이 우린 그집에 가지 않았어요, 라고 말을 하고 그 말을 막기 위해 아내가 아이의 입에 음식을 넣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들이 엄마를 한참 기다렸어요, 라고 말을 하니까, 남편이 아이의 뒷통수를 때리면서 밥을 먹으라고 하더라구요. 어린 아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자 남편이 그 아이를 쫓아가고, 아내는 제발 아이를 그냥 놔두라고 하지만 남편은 그 아이를 번쩍 들어다가 창고에다 가둬요. 밖에서 문을 잠그고요. 아, 그 장면을 보는데 도로 나가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그날 저녁 남편은 반응없는 아내와 성관계를 갖고요.

마노아 2012-04-13 03:03   좋아요 0 | URL
제가 짐작했던 것보다 남편과 더 안 좋았군요. 아이를 위해서라도 우마이는 남편을 떠났어야 했네요. ㅠ.ㅠ 설명 고마워요. 궁금했던 것이 풀렸어요.

김택규 2012-04-14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흠. 중국소설을 두 권 더 읽어보시겠다면.... 팡팡, <행위예술>, 리루이, <사람의 세상에서 죽다>를 추천합니다.

다락방 2012-04-15 01:55   좋아요 0 | URL
오, 역자님께서 댓글 달아주셨네요.
:)

말씀하신 책들 검색해봤는데요 기회가 되는대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험도감 - 캠핑과 야외생활의 모든 것 체험 도감 시리즈 2
사토우치 아이 지음, 김창원 옮김, 마츠오카 다츠히데 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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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유용하겠지만(정말!) 나의 관심분야에서는 완전히 완전히 벗어나서 읽다가 말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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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2-04-09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을 맞아 뒷산으로 모험을 떠나보는 것도...

다락방 2012-04-09 08:43   좋아요 0 | URL
봄이든 여름이든 저는 뒷산보다는 호텔에 가고 싶어요. ( '')

웽스북스 2012-04-09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보셨어요? ㅋㅋ

다락방 2012-04-09 09:52   좋아요 0 | URL
앞집에 사는 초등3 아이의 생일선물로 구입한거였거든요. 좋아하겠지 싶어서 산 후에 제가 읽어보고 주려던 거였는데 『엄마 사용법』은 읽을 수 있었지만, 이 책은 도저히 읽을수가 없었어요. ㅎㅎ
아이는 좋아해야 할텐데요..( '')

2012-04-09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9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09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