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 2013 (원제: MONA)>은 일자리라곤 도축장이 전부인 작은 시골 마을이 배경이었다. 나는 주인공 모나가 아니지만, 모나의 선택을 이해하지만, 나였으면 도시로 나와 일자리를 찾고 다른식으로 살아갈 방법을 찾으려고 애를 썼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침체된 공간, 침체된 사람들이 그 작은 시골안에 있었다면 이 영화 <어느 멋진 순간 (원제: A Good Year)>에서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시골이 있다. 시골과 전원이란 단어가 주는 그 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이 영화에서 보여진다고 하면 될까. 모나에서는 도시로 나가는 게 답일 것 같은 반면, 이 영화에서는 전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삶의 궁극적 해답으로 보였다. 


주인공 '맥스'는 삼촌이 돌아가시고 나자 그 집을 처분하기 위해 런던에서의 바쁜 일정을 쪼개어 프로방스로 날아간다. 거기, 프로방스에는 아주아주 큰 집이 있고, 라벤더가 놓여진 베란다가 있고, 넓고도 넓은 포도밭이 있고, 수영장과 테니스장이 있고, 와인이 가득 저장된 와인 창고가 있었다. 그뿐인가. 포도밭을 관리해주는 아저씨와 매 끼니를 사랑스럽게 챙겨주는 아주머니도 있다. 대체 이런 저택과 풍경을 마다할 이유가 무엇인가. 서재에서 글을 쓸 수도 있고 바깥 정원에 나가 일광욕을 할 수도 있다. 아주머니가 차려주는 식사는 풍성하고도 풍성하며 집안 곳곳에는 와인들이 놓여져 있다. 게다가 차를 몰고 조금만 나가면 아름다운 여자가 일하고 있는 근사한 레스토랑도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풍경에 흠뻑 빠져 젠장, 삶은 결국은 프로방스에서 마무리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전에 영국에도 집이 있고 프로방스에도 집이 있는 사람의 에세이를 읽다가 빡친적이 있었는데, 빡은 빡이고 나 역시 프로방스에 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진짜 많이 생각했다. 지하실로 내려가 아무때고 원하는 와인을 꺼내올 수 있는 삶이라면, 창밖으로 내다보는 풍경이 마치 천국의 그것과 같다면, 식탁에는 언제나 맛깔스런 음식들이 풍부하게 차려진다면, 아 이 얼마나 완벽한 삶인가 말이다. 맥스가 이곳에서의 삶을 선택하고자 할 때, 그의 변호사는 그에게 충고한다. 그 삶이 결국은 지겨워질거라고, 후회하게 될거라고. 물론 그럴 것 같다. 어떤 정기적인 일을 하지 않는한 그저 놀고 먹고 풍경만 감상하는 삶이 그런대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쯤은 어떻게든 조율할 수 있지 않을까. 일주일에 사흘만 일한다거나, 재택근무를 한다든가 하면서. 진짜 포도밭과 수영장과 테니스장과 와인창고와 엄청나게 큰 저택을 보면서, 프로방스의 저런 집을 가진 남자가 있다면 그 남자가 누구든간에 당장 결혼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내가 마음을 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 남자도 같이 마음을 먹어야....쿨럭.



굳이 다른 사람에 의존할 꿈을 꾼 까닭은 지금 내 형편으로는 프로방스에 집을 마련하는 게 말도 안되는 일이란 걸 내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듯 성실하게 꼬박꼬박 직장을 앞으로 십년간 더 다닌다고 한들, 다니면서 술도 끊고 책도 끊는다고 한들, 과연 프로방스에 저런 집을 살 돈이 모여질까? 개똥같은 소리겠지. 설사 로또라도 당첨이 된다면 가능하려나. 아니, 로또당첨으로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또 설사 어찌어찌 저런 어마어마한 저택을 내 소유로 했다한들, 관리비는 어쩔것이냐. 그 큰 집을 관리해줄 일꾼들이 필요한데 그 월급을 무슨 수로 충당해. 아아- 프로방스의 저택이란 실로 대한민국의 월급쟁이가 꿈 꿀 수 없는 아득히 멀고도 먼 곳에 있는 것이구나. 이렇게 영화로 봐야만 하는 곳이구나. 환상의 장소로구나.



한 달만이라도 살다 오는건 가능하려나. 로또 당첨되면 한 달만 머물다 와야겠다. 그러려면 오늘 퇴근길에 일단 로또를 사야겠구나. 아, 이 미친 로또. 괜히 있어가지고 사람을 이지경을 만들어놔. 왜 코털같은 가능성을 생각해보게 하는거야. 쓰읍-



될 놈은 어떻게든 된다는 게 이 영화의 교훈이다. 어떤 놈은 도시에서 떼돈을 벌고 전망 좋은 고층 아파트에 살았는데, 그 직장을 때려치고 시골로 가도 거기에 어마어마한 포도밭과 으리으리한 저택이 있고 그 마을에서 누구나 뻑가게 아름다운 여자를 애인으로 사귀게도 된다. 인생은 애시당초 불공평한 것이고, 내 몫으로는 프로방스의 땅 한 뙈기도 배정되어 있질 않았다. 



싸구려 와인이나 사다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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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3-0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간 여행으로 묵을수 있다면 정말 부러운 곳이겠지만
글쎄요...삼겹살과 파절이 그리고 소주도 없이
다락방님이 어떻게 저기서 평생 살수 있겠어요? ^^:::



이래저래 답답하니 더욱더 여행 가고 싶은 날들입니다.

다락방 2014-03-04 11:15   좋아요 0 | URL
네, 여행으로 다녀오는 게 더 좋을것 같아요. 미국에 있는 부자친구가 프로방스에 집 하나 사두기로 했습니다.(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삼겹살과 파절이는 없겠지만 와인과 스테이크가 있을테니 괜찮을 것 같아요. 문제는 한국남자가 없다는건데....뭐, 외국남자가 있을테니 그것도 뭐 그런대로..

저도 엄청 바다 보러 가고 싶어요. 돌아버릴 지경이에요. 혼자 훌쩍 다녀올까, 그런 생각을 하는 날들입니다.

자작나무 2014-03-04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방스에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만도 감사할 일이라 위안해 보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과장님에겐 좋은 가족들과 친구들, 착한 애인, 야한 동영상이 있지 않습니까. 자신이 가진 것은 공기와 같아서 있을 때는 잘 모르다가 없어질 때 비로소 인식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와인은 생리전증후군을 악화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락방 2014-03-04 11:22   좋아요 0 | URL
프로방스에서 태어났다면 자작나무님이 말씀하신대로 그곳이 바로 공기와 같은 일상을 주었을테니 감사한 줄 모르고 살았겠죠. 아마 거기에서 다른곳을 향한 꿈을 꿨을 듯요. 제게 좋은 가족들과 야한 동영상이 있는건 맞지만, 그렇다고 내가 있지 않은 다른 곳을 꿈꾸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전 착한 애인은 필요 없습니다. 지금은 프로방스에 집있는 애인이 필요합니다. 하다못해 제주도라도...말타고 해변을 뛰어다니게.....하하하하하.

와인과 함께 갈거라면 생리전증후군도 계속 함께 가야겠네요. 어쩔수없이..

moonnight 2014-03-04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방스에 저런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형편이 되는 사람은 (천만다행으로;) 제 주변엔 아무도 없군요. ㅎㅎ
프로방스에 대한 책과 영화들을 보다보면 햇빛과 친하지 않은 저도 한 번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

다락방 2014-03-04 16:59   좋아요 0 | URL
너무 아름다워서 저절로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가서 '사느냐' 하는건 또 다른 문제겠지만 말예요. 전 며칠간 아무것도 안하고 뒹굴거리며 맛있는 것 먹고 와인 마시고 지내보고 싶어요. 흑흑

Mephistopheles 2014-03-04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프로방스에 있는 포도밭이 넓게 있고 지하실에 와인이 가득가득한 거대한 대저택의........

"포도 따는 아낙네 #1"도 괜찮치 않을까요...??

다락방 2014-03-04 16:58   좋아요 0 | URL
오! 완전 현실가능성 더 있는 훌륭한 제안이네요. 포도 따는 아낙네 1 이 되어서 대저택의 주인을 유혹하면 되는거잖아요!!!!!!!!!!!!!!!!!!!!!!!!!!!!!!!!!!!!!!!!!!!!!!!!!!!!!!!!!!!!!!!!!!!!!!!!!!!!!!!!!!!

Mephistopheles 2014-03-05 09:36   좋아요 0 | URL
모든 결론은 유혹과 에로스로 종결짓는 에로에로다락방님이시군요...ㅋㅋㅋ

다락방 2014-03-05 10:17   좋아요 0 | URL
결국은 그렇게 되어버리고 마는군요.. ( ")
 



(이 글은 스포일러 덩어리-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이 다 들어가있음-이므로 영화를 보실 분들, 특히나 '재미있게' 보실 분들은 읽지 않는 게 나을겁니다.)


삼촌의 죽음으로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 라트비아의 작은 마을에 도착한 남자는, 삼촌의 집에 자신의 방이 있었다는 이 마을의 초미녀 '모나'를 알게되고 이내 그녀를 갈망하게 된다. 그녀만 졸졸 쫓아다니고 그녀를 안고 싶고 어떻게든 그녀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서 일도, 아내도 다 내팽개치고 오직 그녀, 모나를 가질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하다. 모나는 그의 곁을 맴돌면서 마치 그의 품에 안길듯 안길듯 좀처럼 안기질 않고 그럴수록 그는 더 애가 탄다. 



(모나가 평소에 구경만 하던 구두를 남자는 사서 선물한다. 여자는 비싸다고 안받는데, 이 구두 예쁘더라. 나나 줬으면..)




모나가 살고 있는 시골의 일자리는 도축장 뿐이고, 모나는 도축장에서 일하긴 죽기보다 싫다. 남자에게 남자가 도시에 가있는동안 자신이 이 집을 관리해주면 어떻겠냐고 말을 하고 남자는 그렇게 하라고 하는데, 마을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의 상황을 아는 그 작고 한적한 장소에서 일터라고 해봐야 뻔하고 누가 누구에게 호감을 가진것도 뻔히 모두가 다 알게되는 그 상황이 나로서는 좀처럼 적응하기 힘든 불편한 느낌을 갖게 했다. 실제로 남자가 삼촌의 죽음 때문에 찾아오고 모나에게 열을 올리게 되는것도 마을 전체가 다 알고 있으니까. 게다가 남자는 도축장에서 일하는 모나의 애인을 무시한다. 도축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을 하고 있긴하되 자신들이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고 있는데, 거기에 나타나서 도축을 하는 사람들은 다음 생에 도축당하는 동물로 태어나고 똑같이 죽음을 맞는다는 말을 하는 이 남자가, 정말이지 잔인하게 느껴졌다. 말 뿐만이 아니라 이 영화의 장면 장면 틈틈이 도축장의 모습이 비춰진다. 바닥에 흥건히 떨어진 피, 잘려져나가는 동물들의 몸통. 


모나 역시 남자에게 끌리고, 결국엔 그의 집으로 찾아가 그에게 안겨들지만, 그녀는 자신이 시골 여자이고 남자가 도시 남자라는 사실을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다. 당신은 나를 가끔만 찾아오겠죠, 일요일에만 오겠죠, 하고. 그들의 다른 평범한 부부들처럼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는것이다. 남자는 일 때문에 다시 도시로 또 도시의 생활로 돌아왔는데,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더이상 모나를 떠나서는 살 수 없게 되서, 자꾸 모나 생각이 나서 모나에게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눈이 많이 쌓인 그 날, 그는 차를 끌고 충동적으로 그리고 열정적으로 모나를 향해 달려간다. 가는 도중에 아내로부터 핸드폰이 울리자 그 핸드폰을 냅다 눈쌓인 바깥으로 던져버린다. 아마 그는 도시의 모든걸 포기할 심산이었으리라. 그러나 겨우 당도한 그 곳에서, 그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나를 보게된다. 모나가 선택한 건 결국, 자신이 있는 곳에서 자신이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 그 삶을 줄 수 있는 남자였으리라. 


영화는 별로 재미없다. 나는 제목에서 주는 선정성에 기대어 잔뜩 야한 영화를 상상했는데, 이건 종일 썸만타다 끝나버린...어찌나 허탈한지. 영화의 원제목은 <MONA> 인데 왜 우리나라 번역 제목이 <정사 2013>이 된걸까? 어처구니가 없다. 아무래도 나같은 사람들 보게 할라고 그런듯. 어제 잠들기전에 이 영화를 본 이유는 이 영화를 보고 훅끈 달아올라 야한 꿈을 한 번 꾸기 위함이었는데 어휴, 야하긴 개뿔, 화딱지만 났다. 게다가 틈틈이 나오는 도축장면들 때문에 악몽을 꾸지 않을까도 걱정이 되었고. 여자주인공 모나는 매력적이긴 한데 음, 잘 안씻는 여자 같은 느낌을 줬다. 머리가 계속 떡져있는 느낌이랄까. 예전에 윤상이 한창 인기있을 때 내가 윤상을 좀처럼 좋아할 수 없었던 이유도 머리를 잘 안감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었는데, 이 여자도 그렇다. 머리를 안감고 떡져있는 것 같아.. 




어쨌든 라트비아의 한적한 풍경이 아름답고 분위기도 독특했지만 전혀 야하지는 않은 영화였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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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4-03-03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구두 갖고 싶다.. ㅠㅠ

관찰자 2014-03-0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윤상이' 인기있을 때라고 하여서
" 잉? '윤상이'가 누구지? 나만 모르나?" 하며 계속 읽다가
'떡진 머리'라는 대목에서, "아, '윤상이'가 아니고 '윤상'이구나!" 하면서
저,
빵 터졌어요.

어쩜.
나도 '윤상'의 머리는 늘 떡진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만 그런게 아니었어. ㅠㅠ
갑자기 너무 웃겨요. 크.하하하.

(윤상 님, 미안!!)

다락방 2014-03-03 17:04   좋아요 0 | URL
윤상은 엄청 인기가 많았는데 저처럼 떡진 머리로 기억하는 분이 여기 계시군요!! ㅎㅎㅎㅎㅎ
사람이 참 지저분해 보였어요. 안씻는 것 같은 느낌...그런 느낌 싫어요. -0-

자작나무 2014-03-03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가 원하는 건 결국 안정인데, 라트비아 여자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

다락방 2014-03-03 17:04   좋아요 0 | URL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게 안정일까요? 모두다? 그건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남자를 통해서 안정을 취하고자 한다면 선택의 폭은 좁아지는 것 같아요. 안정을 취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게 더 행복해지는 길인 것 같습니다.

moonnight 2014-03-03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 예뻐요. +_+;;;;

다락방 2014-03-03 17:01   좋아요 0 | URL
너무 예쁘죠! 물끄러미 쳐다보고 사고싶다..생각하고 있어요. 저건 어디에서 팔까요? 아 예뻐요. 봄이니까 새 구두 장만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감은빛 2014-03-03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서 제목을 정하는 방식이 참 거시가하죠~
그에 비해 외국의 원제는 의외로 사람 이름이거나, 단순한 경우가 많은 듯.
이번 영화도 그런 경우로군요.

다락방님은 가수 윤상을 떡진 머리로 연상하시는 군요.
제겐 '가려진 시간 사이로'라는 노래로 기억하는 이름이예요.

다락방 2014-03-03 17:00   좋아요 0 | URL
당연히 가려진 시간 사이로 라는 노래도 기억합니다. 가려진 시간 사이로~ 하면서 노래도 부를 수 있어요. ㅎㅎ 이별의 그늘인가, 그 노래도 잘 기억하고요. 그렇지만 이미지를 떠올렸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떡진머리에요. -0-

제목을 저렇게 정해놔서 너무 짜증나지만, 제목을 저렇게 정해놨기 때문에 제가 본 것 같아요. 그러니 제목을 잘 정한걸지도...Orz

Mephistopheles 2014-03-0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X등급~XXX등급 사이를 찾으셨어야죠...

다락방 2014-03-03 16:59   좋아요 0 | URL
아시다시피 제가 이런쪽으로는 전혀 아는바가 없어놔서 말이죠.........................킁.

Mephistopheles 2014-03-03 17:01   좋아요 0 | URL
아......정녕!!!!!! 그렇군요.....(알려줄까말까알려줄까말까...)

다락방 2014-03-03 17:43   좋아요 0 | URL
실망하지 않을만한 영화로다가 추천 받습니다. 내용과 이야기가 없이 그냥 벗기만 하는건 싫고요...재미도 있으면서 그런걸로요. (응?)

단발머리 2014-03-05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 진짜 예뻐요. 역시 봄에는 빨간 구두^^

나도 갖고 싶당~~~

다락방 2014-03-06 15:51   좋아요 0 | URL
저 구두 어디서 파는지만 안다면 사고 싶어요. 물론 비싸면...포기하겠지만..... ㅠㅠ
 

 

 

 

 

 

 

 

 

 

 

 

 

 

 

1권을 읽고 2권을 읽기까지 몇 개월 정도의 텀이 있었는데, 그래서그런지 이 책 속의 여자주인공 캐릭터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2권을 읽으며, 아, 이런 여자였지! 하고 하나씩 기억나며 웃었는데, 그러니까 그녀는 수줍음 많고 낯가리고 책에 대해서는 천재적인 기억력과 어마어마한 관심을 가졌고, 본인이 풍만한 가슴을 가졌으되 그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풍만한 가슴의 소유자인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므로 간혹 함께 일하는 남자를 당혹스럽게 한다. 그 남자는 그녀에게 관심이 있고, 게다가 풍만한 가슴을 몹시 인식하는지라,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가슴이 보이는 파인옷을 입거나 자신의 옆에서 허리를 숙여 가슴이 보일때면 당황하고 긴장하는 것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겨. 나는 이 여자의 캐릭터가 딱히 좋진 않고, 실제 내 옆에 있는 사람이라면 나랑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은데, 이번 2권은 엄청 재미있게 읽었다. 1권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건 아마도 이 책에는 내가 아는 책이 나왔기 때문인것 같고, 그 아는책이 나왔다는 단순한 사실 보다는 그 책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이 책으로 인해 새롭게 알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책은 바로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이다. 나는 시계태엽 오렌지를 내 나이 스물아홉에 읽었다. 모든 책들을 언제 읽었는지를 당연히 기억할 수 없지만, 이 책을 스물아홉의 여름에 읽었다는 사실만큼은 잊을 수가 없다. 나는 그해 여름, 열다섯때부터 가보고자 희망했던 뉴욕을 갔었고, 시계태엽 오렌지는 그 때 나랑 함께 비행기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 책 몇 권을 가져갔는데 이 책이 그 중의 한 권이었고, 비행기 안에서 나는 이 책을 읽었던 것이다.

 

 

 

아주 오래전의 일이니만큼 사실 나는 이 책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기억나진 않는다. 다만 '엄청나게 폭력적'이었다는 기억만이 어렴풋하게 남아있다. 그래서 끝에 어떻게 됐지? 하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 수가 없는데, 다 읽고나서 좀 충격적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 책,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가 이번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다뤄진다.

 

 

 

 "이쪽은 2008년에 발행된 신판이에요. 지금 서점에서 판매되는 건 이 책이죠. 표지를 새롭게 바꿨고, 판형과 본문 글자가 조금 커졌어요."

올해가 2010년이니 2년 전에 나온 책이다. 나는 두 책을 들고 비교해봤다. 신판이 약간 더 두꺼웠다.

"내용면에서도 차이점이 있습니까?"

그렇게 묻자마자 안경 너머의 까만 눈동자가 번뜩였다.

갑자기 흥분한 듯 시노카와 씨가 상반신을 쑥 내밀었다. 원피스 아래로 풍만한 가슴이 출렁거렸다.

"바로 그거에요! 구판과 신판은 내용면에서 큰 차이가 있어요. 본문 마지막 페이지를 펼쳐서 확인해보세요." (pp.58-59)

 

 

 

"이 신판이 본래의 『시계태엽 오렌지』에요. 말하자면 완전판이죠."

그렇게 말하며 커버의 제목 아래를 가리켰다. 아닌 게 아니라 작은 글씨로 '완전판'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호기심이 생겨서 나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내밀었다.

시노카와 씨와 거리가 좁혀졌지만 이제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지금은 책 이야기가 더 궁금했다.

"버지스가 1962년에 발표한 초판에서는 주인공 알렉스의 세뇌가 풀린 부분에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아요."

시노카와 씨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알렉스는 다시 폭력과 범죄이 세계로 돌아가지만 이내 그런 나날들에 질리게 돼요. 그러는 동안 갱생당해 새사람이 된 옛 친구와 만나게 되는데, 그 일을 계기로 생각을 바꾸는 거예요. 이제까지의 폭력적인 삶과 결별하고 가정을 꾸려서 어른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이야기가 끝나요."

"네?"

저도 모르게 되물었다.

"그럼 결말이 전혀 다르잖아요."

아니, 아예 정반대다.

"네, 그렇죠."

시노카와 씨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서로 이마가 부딪칠 뻔했다.

"버지스는 알렉스의 폭력이 한때의 일탈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른이 되면 자기 의지로 선악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었죠. 『시계태엽 오렌지』는 젊은이의 성장을 그린 이야기예요. 하지만 미국에서 출간되었을 때 출판사 방침으로 마지막 장이 삭제됐어요."

"이유가 뭡니까?"

"미국 출판사 쪽은 이 이야기에 해피엔드는 필요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에요. 그런데 그 미국판을 바탕으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영화를 만들고부터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어요."

아, 스탠리 큐브릭이라면 안다.

(중략)

"이 표지는 영화판 포스터를 가져온 거예요. 영화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덕에 이 작품은 더 많은 나라에서 번역 되었어요. 일본어판도 영화 개봉과 같은 1971년에 번역되었는데, 당시에는 마지막 장이 실린 영국판은 유통되지 않아서 영화의 결말과 똑같은 미국판을 번역했죠."

"작가가 가만히 있었나요?"

결말이 삭제된 소설로 자기 이름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는 건 작가로서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으리라.

"경제적인 이유로 미국판 출판을 승낙할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하지만 속사정이 복잡해서 단순히 미국 출판사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죠. 1970년대에는 영국에서도 마지막 장이 빠진 판본이 출판되었고요.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이 문고본이 읽혔지만, 1980년대에 하야카와쇼보에서 완전판이 출판된 적 있어요. 요컨대 완전판과 마지막 장이 빠진 판이 동시에 서점에 깔린 거죠. 하지만 완전판은 몇 년뒤에 절판됐어요." (pp.62-64)

 

 

영국에서 버지스가 시계태엽 오렌지를 처음 출판했을 때는 이야기의 결말이 해피엔딩 이었다, 그러나 미국쪽에서 마지막 장을 삭제하고 출판했고, 이를 버지스도 경제적인 이유로 허락했으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마지막장이 삭제된 책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이 영화가 화제를 불러 일으켜, 마지막장 없는 불완전판이 전세계적으로 출판되었다, 는 이야기인데, 나는 이 일에 대해 몰랐던만큼 깜짝 놀라서 내가 가진 시계태엽 오렌지 책을 꺼내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들춰보았다.

 

 

 

 

 

 

 

 

 

 

 

 

 

 

 

 

 

내가 가진 책은 2005년 1월에 발행된 민음사판인데, 끝부분을 살펴보니 마지막장인 7장이 있다. 7장을 읽어보니 위에 시노카와 씨가 얘기한대로, 예전에 함께 어울리던 선배 한 명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갱생된 모습을 보고 자신도 변하리라고 생각하며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 나는 내가 가진 책이 혹여라도 완전판이 아니었다면 어떤 책이 완전판일까, 완전판을 구해 읽어보고 싶다, 고 생각했는데, 내가 가진 책은 이미 버지스가 원래 의도했던 대로 쓰여진, 그것이 번역된 책이 맞았다. 비블리아 고서당을 읽으며 앤서니 버지스와 그의 책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고, 궁금해지고, 책장 앞에 서서 시계태엽 오렌지를 꺼내 재빨리 마지막 부분을 훑는 과정들까지를 무척이나 신나게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나는 사실 비블리아 고서당의 어떤 부분들은 억지스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책장을 덮었을 때는 아 재미있다,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비블리아 고서당이 지금 4권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어서 빨리 읽고 싶어 잽싸게 3,4권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 책들에도 내가 아는 책, 아는 작가의 이야기가 나와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렇지만 3,4권의 목차를 보니 내 흥미를 끄는 책의 제목은 등장하지 않는구나..쩝..

 

 

 

어제 할머니의 이사를 도왔더니 몸이 뻐근해 집에 돌아와 좀 잤다. 저녁에 일어나 삼겹살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고 집에 돌아와서는 맥주로 2차를 했는데, 금욜밤도 거칠게 술을 마셨던 바, 어제까지 더 마시니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속이 좀 편하질 않은거다. 조금 더 잤으면 괜찮았을텐데 여덟시반에 일어나는 바람에....왜이렇게 일찍 일어난거야...여튼 청소를 하고 김치찌개를 끓였는데 완전 맛있는거다. 속도 완전 편해지고!! 김치찌개를 후루룩 맛있다고 잘 먹고서는 산에 다녀올까 사우나를 다녀올까 둘 중에 뭘할까를 고민하다가 산에 다녀오고 사우나도 다녀왔다. 두개를 다 해치웠다. 움화화핫. 두 개를 다 해치우고나니 너무 고단해 저녁에 잠을 좀 잤는데, 그렇다면 오늘 밤에는 잠을 쉽게 잘 수 없겠지. 그렇지만 괜찮다. 나에게는 자연수면제 책이 있으니까. 이상하게 침대에 앉아 책만 펼치면 그렇게나 잠이 쏟아진다.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내게 책이 있는한 아마도 불면증은 생기질 않을 것 같다. 이젠 책장 앞으로 가서 무슨 책을 읽을지 고민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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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4-03-02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책을 읽어도 잠이 안와요. 일요일밤엔. ㅠ ㅠ

다락방 2014-03-03 09:01   좋아요 0 | URL
그래서 나는 어제 <정사2013> 봤는데 레와님 안봐도 괜찮겠어요. 야하지도 않고 제기랄.. ㅠㅠ
오늘 아침 지하철안에서 양재역이란 말을 듣는순간 또 눈물이 핑- ㅠㅠ

가넷 2014-03-03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시계태엽오렌지를 스물아홉에 읽으셨군요. 저도 올해 스물아홉인데. 왠지 읽어봐야할 것 같은 생각이 문득드네요(왜 그런지..-_-;;).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4권을 어제 구입해서 천천히 읽고 있어요. 4권에는 란포의 작품을 다루네요. 그렇게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아는 작가라서 흥미롭긴 해요. 주말근무이후에 오늘(월요일)이 제게는 휴일이라서, 후딱 읽고 작년에 구입했던 프라하의 묘지도 얼른 읽어야 겠어요.

혹시 다락방님은 움베르토 에코 소설은 안 읽으시나요?ㅋ

다락방 2014-03-03 09:0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가넷님도 읽어보세요. 흐음. 별 생각 없었는데 가넷님 댓글을 읽고나니 시계태엽 오렌지는 스물아홉에 읽는것이 가장 적당할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ㅎㅎ

에코는 <장미의 이름>을 읽어봤어요. 아주 오래전에요. 아주 오래전에 꽤 힘들게 다 읽었던 기억이 나요. 책은 아직 처분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데, 남들이 대단하다고 하는 작품이니만큼 언젠가 다시 읽고 나도 느껴보리라, 뭐 이런 생각을 내심 갖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 읽으면 뭔가 느껴지려나요? 가넷님은 에코를 좋아해요?

가넷 2014-03-03 11:28   좋아요 0 | URL
그렇게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재미있어서 읽고 있어요. 아무래도 처음 읽은게 <장미의 이름>인데, 그때이후로 에코의 소설은 다 구입해서 읽었네요. 그런데 08년도에 나왔던 <로아나 여왕...>이후에는 솔직히 에코에 대한 열정이 좀 사라지게 되었는데, 이번 <프라하의 묘지>는 호불호가 그렇게 갈리지는 않고 호평 위주라서 기대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좋아하던 걸 안 좋아하게 되면 괜히 우울해져서... 이걸 읽으면 다시 에코에 대한 애정이 살아날까 하고 있네요. ㅎㅎㅎ

단발머리 2014-03-03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부지런한 다락방님~~
비블리아 2권 읽으시고, 시계태엽오렌지도 마지막장 확인하시고, 할머니 이사 도와드리고, 소주에 맥주에 김치찌게에, 산에도 가시고, 사우나도 가시고...
아, 나도 다락방님처럼 부지런하게 살아야겠............................................나요?

다락방 2014-03-03 09:0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래서그런지 오늘 출근하려니깐 눈물이 핑돌았어요. 이 생활 지긋지긋해 때려치고 싶어요. 그렇지만 소주 마시고 맥주 마시고 삼겹살도 먹고 그러려면 계속 해야겠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우나 다녀왔더니 몸이 매끈매끈해져서 음탕해지고 싶어졌어요. -0-

단발머리 2014-03-03 11:01   좋아요 0 | URL
으흐.... 얼레리요*^^*

자작나무 2014-03-03 15:05   좋아요 0 | URL
으흐.... 얼레리요2*^^*

다락방 2014-03-03 17:05   좋아요 0 | URL
아니 이분들이 정말!! ㅡ.ㅡ^

착한시경 2014-03-03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주말 바쁘게 보내셨네요^^ 다락방님 글을 읽고 시간태엽오렌지를 책장애서 얼른 찾아 왔어요~ 저두 한번 읽어 볼께요^^ 신나는 3월 보내세요~

다락방 2014-03-03 17:05   좋아요 0 | URL
어느덧 3월이로군요. 하아- 언제부턴가 시간이 정말 빨리 가요. 착한시경님, 우리 3월도 잘 지내봅시다. 봄을 잘 맞이해보자구요.

moonnight 2014-03-03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시계태엽오렌지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음 -_-;;;;)
금요일밤 '거칠게' 술을 마셨다는 말씀이 막 와닿습니다. 완전 거칠게 마신 일인 ㅠ_ㅠ 토욜아침에 죽어있다가 조카들 와서 자고 갔는데 두 녀석들과 온몸과 마음을 다 해 놀아주었더니 파김치 -_- 이틀이 너무 짧게 지나가버렸어요. ㅎㅎ
어느새 삼월이네요. (어쩐지 한숨-_-;;;;;)

다락방 2014-03-03 17:07   좋아요 0 | URL
저도 폭력적이었다는 것 말고는 기억나는 게 없더라고요. 문득 책을 왜읽나..다 까먹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쩝. -0-
두 녀석들과 온 몸과 마음을 다해 놀아주시다니, 정녕 착한 고모이십니다. 저는 한 녀석하고 놀아도 녹초가 되는데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삼월이라 저도 한숨이 나요. 게다가 봄이라 더 한숨이 나요. 봄이 오는게 살랑살랑 좋기는 한데, 뭔가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이라서요..흑흑 ㅠㅠ
 

오늘은 소수정예 책 방출입니다. 한 분당 한 권씩만 신청 가능하고요, 신청은 반드시 공개댓글로 해주세요. 남녀노소, 신청 자격에 제한 없습니다.




리카르도 피글리아, <인공호흡>

-달사르 님께 드립니다.














엘프리데 옐리네크, <피아노 치는 여자>

-관찰자 님께 드립니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꽃핑키 님께 드립니다.














앨리 오브라이언, <톰 크루즈에게 전화가 걸려오게 하는 법>

-보슬비 님께 드립니다.















올리버 베니게스, <에르크의 햇빛의자>

-꿈꾸는 섬님께 드립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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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4-02-28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라딘 들어오는 날에 책방출하시는 것 같다는 착각을......
저번에도 수혜를 입어서 이 댓글을 달아도 될까 생각하다가
마직막 그림책보고는 덥석.....
<에르크이 햇빛의자> 궁금해요.(저 왜 이렇게 뻔뻔스럽게 느껴지죠.ㅎㅎ)
저, 주세요.

다락방 2014-02-28 12:11   좋아요 0 | URL
오케오케. 에르크의 햇빛의자 꿈섬님께 드립니다! 꿈섬님은 주소삼종셋트 안주셔도 됩니다. 지난번꺼 찾아보면 되니까요. ㅎㅎ

꿈꾸는섬 2014-02-28 16:13   좋아요 0 | URL
ㅎㅎㅎ다락방님 고맙습니다.^^

관찰자 2014-02-28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

드디어 이런 행운을 거머쥐는구나요.^^

<피아노 치는 여자> 줄 서 봅니다.
히힛.

다락방 2014-02-28 12:42   좋아요 0 | URL
네, <피아노 치는 여자>는 관찰자님께 드립니다.
주소 삼종셋트는 제가 찾아보겠습니다.

꽃핑키 2014-02-2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게 웬! 횡재입니까?? 다락방님!!!! ㅋㅋㅋ 저는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읽고 싶습니다!!

2014-02-28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2-28 14:06   좋아요 0 | URL
네네, 꽃핑키님께 드리겠습니다. 꽃핑키님은 주소삼종셋트 적어주세요. 너무 오래전에 주소를 알았어서 찾을라면 힘들어요. ㅋㅋㅋㅋㅋ

2014-02-28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8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2-28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사르 2014-02-28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저는 <인공호흡>이요. 다락방님 책 특별방출에 저도 슬쩍. ^^

아..책 한 권이 더 생기다니. 완전 두근거립니닷. >.<

다락방 2014-02-28 14:07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께는 인공호흡 보내드립니다.
달사르님 주소도 적어본 지 오래되었으니 다시 한 번 삼종셋트 부탁드립니다~~
>.<

2014-02-28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4-02-28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서두르지 않아서 놓쳐버렸네요. 에잇.

다락방 2014-02-28 15:11   좋아요 0 | URL
건조기후님, 문동 <더버빌가의 테스> 어때요. 관심있습니까? 있으면 주소삼종셋트 달아욧. ㅎㅎ

건조기후 2014-02-28 15:23   좋아요 0 | URL
아니 꼭 투정부리는 아이 사탕 하나 물리듯 그렇게 책을 주시면.. 좋습니다 ㅎㅎㅎㅎㅎ

2014-02-28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2-28 15:33   좋아요 0 | URL
기다리고 있으면 책이 도착할겁니다.
건조기후님께 드릴 수 있게 되어 기뻐요. 으흐흐흐흐

무스탕 2014-02-2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네 문동들이 봄나들이 가는군요!

다락방 2014-02-28 18:01   좋아요 0 | URL
네, 제 갈길을 찾아들 가고 있습니다요. ㅎㅎ

관찰자 2014-03-0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근데 왜 톰크루즈가 인기가 없지?
예전에 다락방님 페이퍼에 보니까 재밌게 생겼던데요.
아직도 이사갈 곳을 못 찾았네요.ㅠㅠ

다락방 2014-03-02 21:23   좋아요 0 | URL
밑에 보슬비님이 가져가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마음 놓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슬비 2014-03-02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톰크루즈 제가 가져가도 될까요? ^^
그전에 페이퍼보고 궁금했었는데, 가져가신분이 없으셔서 오호..하는 마음입니다.
저 책이 저를 기다린건 아닐까?하고요. ㅎㅎ

다락방 2014-03-02 21:23   좋아요 0 | URL
네, 보슬비님. 톰크루즈 책 드릴게요. 주소삼종셋트 남겨주세요. ㅎㅎ
안그래도 저거 왜 하나 안나가지, 백프로 나가야 좋은데, 하고 있던 참인데 가져가주셔서 고맙습니다. ㅋㅋ

2014-03-03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07 18: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3-10 18:02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게 읽으세요~

관찰자 2014-03-04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 3시에 눈이 떠져서
읽고 있던 <봄에 나는 없었다>를 마저 읽고도 잠이 안와서
<서재 결혼 시키기>를 집어 들어 읽다가 잠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침에 가게에 나와 보니
택배 아저씨께서 <피아노 치는 여자>를 배달해 주시고 가셨네요.

요즘이 독서는
다락방님의 영향을 받아,
즐겁게 나아가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잘 읽을께요.

다락방 2014-03-10 18:03   좋아요 0 | URL
지금쯤이면 피아노치는 여자에 대한 독서가 다 끝났을지요. ㅎㅎ
 

엊그제도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늦게 자서 피곤했는데 어제는 와인에 치킨을 먹고나니 몸과 마음이 완전히 풀어지는 것 같았다. 일찍 자고 싶었지만 읽고 있는 책이 너무 재미있고 얼마 남지 않아 끝까지 읽고 자고 싶어서 버티고 읽어냈다. 세상에, 1부터 1000 사이의 세자리 숫자를 생각해봐, 니가 무슨 숫자를 생각할 지 내가 알아, 라는 편지가 날아오는데, 정말로 편지를 받은 주인공은 자신이 생각한 숫자 '658'을 편지 봉투 안에서 발견하게 되는거다. 우와- 엄청 흥미롭지 않은가. 게다가 우라지게 재미있는거다. 어린 아들의 사망으로 인한 주인공 거니의 상처라든가, 옆에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그의 아내 이야기까지. 뭐 하나 허투루 쓰여진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는 그야말로 재미있는 소설. 작가인 '존 버든'이란 이름을 기억하고 다른 작품을 찾아 읽고 싶어졌다. 

















요즈음의 나는 매우 복잡한 심경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뭐, 얼마 안가 이 복잡한 마음은 곧 안정될터이고, 실제로 며칠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상실감의 아픔과 봄이 온다는 설레임에 마치 미친년같은 상태가 되어 걷고 먹고 마셨던거다. 그 와중에 어찌나 드라이브를 가고 싶은지, 당장이라도 어디로든 달려가고 싶어졌다. 바닷가를 향해도 좋고 산으로 향해도 좋고, 목적지가 어디든 자가용을 타고 고속도로를 혹은 국도를 달리고 싶었다. 나는 운전을 하지 못하니(면허 따고 한 번도 해본 적 없음 -_-), 누군가 운전을 해주었으면 좋겠고, 운전하는 사람은 편하고 편한 상대였으면 좋겠다. 휴게소에 들러 우동을 먹기도 하고 커피를 사 마시기도 하면서, 그렇게 어디로든 훌쩍 차를 타고 가고 싶었다. 그러다 이 책에서 거니가 차를 몰고 가다 커피를 사 마시는 장면을 보고 그 갈망이 더 커졌다. 물론 거니는 목적지가 있었지만, 목적지로 가는 도중 상념에 빠져 커피를 사 마시는 거지만, 그 순간의 그 곳에서의 거니가 나는 무척 부러웠다. 아, 혼자 달린다면 더 좋을텐데. 내가 원하는 곳에 멈추어 내가 원하는 시간만큼 쉴 수 있다면 더 좋을텐데.



산길 운전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피어니로 가려면 먼저 월넛 크로싱을 가로질러야 했다. 캐츠킬 산맥의 달느 마을들처럼 월넛크로싱도 19세기 교차로를 중심으로 발달한 마을이었다. 비록 그 역할은 사라졌지만 교차로만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마을을 상징했던 커다란 개암나무는 이 마을의 전성기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침체된 경기는 비록 그 상황이 심각할지언정 회화적인 모습으로 마을에 남았다. 낡은 헛간과 저장고, 녹슨 쟁기들, 건초 수레, 시든 국화들이 우거진 산기슭. 월넛 크로싱에서 피어니로 이어진 길은 낡은 농장들이 듬성듬성 보이는 그림엽서 같은 계곡 사이로 꼬불꼬불하게 나 있었다. 열 개 남짓한 농장들은 생존을 위해 혁신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아벨라드 농장 역시 그중 한 곳이었다. 딜위드 계곡과 강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아벨라드 농장은 '무농약 유기농 채소'로 활로를 찾았다. 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신선한 빵, 캐츠킬 치즈, 훌륭한 커피와 함께 아벨라드 상점에서 판매했다. 거니는 문득 그 커피가 너무도 마시고 싶어져서 상점 정문 앞의 조그만 비포장 주차장으로 차를 돌렸다. 

그는 문을 열고 천장이 높은 상점 안으로 들어서서 오른쪽 벽에 진열된 김 솟는 커피 주전자들 쪽으로 향했다. 잔에 커피를 따르면서 그윽한 향기에 미소를 지었다. 값은 절반이지만 스타벅스 커피보다 훌륭했다. (p.85)




엊그제 퇴근후 친구를 만나기 전, 약간 늦을거란 친구의 말에 까페에 가서 이 책을 읽었는데, 읽다가 소리내서 빵터져 버렸다. 



"커피가 좋으세요? 차가 좋으세요?"

"커피로 하죠."

"저도요. 솔직히 차는 왜 마시는지 모르겠어요. 개를 좋아하세요? 아니면 고양이를 좋아하세요?"

"개가 좋습니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커피도 좋아한다는 거 아세요?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양이를 좋아하고요." (p.275)


여기까지 읽었을 때는 뭐 이런 쓸데없는 질문을 하냐 허탈하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다음문장이 이렇게 되는거였다.



거니로서는 생각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었다. (p.275)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ㅋㅋㅋㅋㅋㅋㅋ쿨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겨. 생각할 가지초자 없는 일이었다, 라는 문장이 나를 육성으로 터지게 했다. ㅎㅎㅎㅎㅎ



은퇴한 형사 거니의 아내 '매들린'도 매력적인 인물이다. 사실 그녀의 날카로움, 같은 것들이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신경 쓰이게 하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그녀는 그렇기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관찰하고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가 거니의 옆에 있다는 거, 그게 책장을 넘길수록 든든한 사실로 다가왔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볼 줄 안다.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걸 이미 잘 알고 있고 그렇게 실천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채 들여다 볼 생각도 못하기도 한다. 때로는 잘못 알기도 하며, 그렇게 잘못안 채로 오랜 시간을 살아가기도 한다. 


나는 궁극적으로 사람은 자신을 알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잘 알고 자신을 잘 사랑하는 사람만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나 자신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면, 사실 이 세상에 또 주변 일상에 일어나는 아주 작은 일들도 행복의 빌미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들여다보고 잘 알 수 있을까? 그건 그냥 시간을 내어 '나 자신을 들여다보자'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여태 해보지 않았으므로 무작정 앉아 눈을 감고 생각한다고 그 일이 그저 그렇게 되는 건 아닌거다. 내 경우엔, 이럴 때 책이 도움이 된다. 어제, 바로 이런 부분을 읽었다.



매들린은 한번 문을 열면 반드시 그 문으로 들어가고야 말았다.

그녀가 가냘픈 숨을 들이쉰 뒤 말을 이었다.

"대니가 죽기 전, 일은 당신 삶의 가장 큰 부분이었어. 하지만 대니가 죽은 후로 일은 당신 삶의 전부가 되었어. 지난 15년 동안 당신은 일에만 매달렸어. 난 당신이 뭔가를 보상하려고, 뭔가를 잊으려고, 아니면 뭔가를 해결하려고 애쓴다는 생각이 들어."

거니는 눈앞에 펼쳐진 사실에 매달려 중심을 잡으려 애썼다.

"나는 지금 마크 멜러리를 죽인 자의 체포를 도우려고 위철리에 가는 중이야."

자신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나이 들고 겁에 질린 답답한 사람. 이성적인 것처럼 보이려 애쓰는 사람.

매들린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의 전개를 따랐다.

"난 우리가 그 상자를 열고 작은 그림들을 보고 나서‥‥‥함께 그 애한테 작별인사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당신은 그러질 못해. 당신은 그 어떤 것과도 작별인사를 할 줄 몰라."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거니가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도시에서 월넛 크로싱으로 이사할 때 매들린은 몇 시간 동안 작별인사를 했다. 이웃들뿐 아니라 그들이 살았던 집과 그들이 남겨두고 가는 것들, 심지어는 화초들에게까지. 그 모든 것이 거니의 신경에 거슬렸다. 거니는 지나치게 감상적이라고 매들린을 비난하면서 생명이 없는 것들에게 말을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고, 무의미한 일이며, 그래 봐야 떠나기가 더 힘들어질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 이상이었다. 매들린의 행동은 그의 마음속에 건드려지고 싶지 않은 어떤 것을 건드렸다. 그런데 매들린이 다시 그것을 건드리고 있었다. 그 무엇과도 이별하려 하지 않는, 이별을 감당하지 못하는 그의 마음을.

"당신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들은 사실 사라진 것이 아니야. 당신은 절대 그것들을 놓아주지 않으니까. 떠나보내려면 그것들을 보아야 하잖아. 대니를 떠나보내려면 대니의 삶을 보아야 하잖아. 하지만 당신은 그걸 원치 않아. 당신이 원하는 건‥‥‥도대체 뭐야? 죽는 건가?" (pp.484-486) 



이 부분은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작별을 할 줄 모르는 거니 옆에 매들린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한가, 생각했다. 누군가 자신을 들여다볼줄 모르는데, 인정하려 하지 않는데, 그걸 들여다보고 인정하게끔 도와주는 인물이 있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매들린의 존재는, 그러기 위해서 태어난 건 아니었지만, 거니로 하여금 자신을 들여다보게 도와주었다. 한 사람이 태어난 일이 어떤 목적과 의미를 갖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다른 누군가의 삶에 작게 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물론 그것은 긍정적인 영향일 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우정을 나누고 관계를 이어간다는 것은, 우리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 그것들을 받아들이겠다는 합의일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 이 소설속의 이 부분을 읽다가 나는 이렇게 생각해봤다.



나는 작별인사를 할 줄 아는 사람이던가?



책읽기를 멈추고 나는 작별인사를 할 줄 모르는 거니의 그 마음을 대신 아파했고,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나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작별 인사를 할 줄 아는 사람인가? 내 모든 이별들을 돌이켜 보았다. 내가 상실감에 젖었던 그 때, 나는 그들에게 안녕을 고했던가. 나는 아파도 그들과 마주했던가. 


그렇게 잠시 생각을 하다가 나는 내가 작별 인사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결론내렸다. 나는 한다, 하는 사람이다. 건강한 사람이다, 나는, 하고. 이렇게 책이 나를 들여다보게 도와준다. 나는 이걸 말하고 싶었다. 내 스스로 생각하며 나를 들여다보는 게 아직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면 책의 도움을 받으라고. 특히나 그럴 때 얼마나 '소설'이 도움이 되는지. 사실과 주장이 나열된 책이 아니라 삶을 이야기하는 그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어 내게 대신 묻는거다. 가난한 자를 돕는 등장인물이 나온다면 나는 돕는 사람인가? 하고 갸웃할 수 있고 나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가 나온다면 나도 이런 남자랑 사랑에 빠지게 되는걸까? 묻고. 상황과 대화들을 모두 내것으로 만든다면 나는 미처 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에 대해 자꾸 들여다보고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제, 내 친구 정식이는(성은 무려 '한'이다. 한정식) 내게 그랬다. 다락방이 읽는 책을 정식이 자신은 읽을 수 없다고. 정식이는 논리와 이성 그리고 계획들로 머리를 채우고 있고, 그래서 그런 책들이 그에게 더 잘 맞기 때문에 감정을 줄줄 흘리는 책을 읽는게 버겁다고 했다. 조너선 사프런 포어의 책을 읽다가 덮었다는 얘기를 했고, 이 대화들 속에서 나는 내 친구 정식이가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던들, '감상적' 혹은 '감정적'인 것을 '이성적'인 것보다 한 수 아래에 있는 어떤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사람들은 이성을 감성보다 더 높게 치는 경향이 있는것 같고, 나 역시도 일정부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어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감성적이고 만들어진 이야기란 이유로 소설을 무시하는 건, 그들이 소설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 권의 책이 내게 해줄 수 있는게 얼마나 많은가,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그 책에서 얻을 수 있는가. 어제의 대화에서 나는 내가 좀 멍청한 여자로 보이나? 하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마저 읽고 덮으면서, 그 사이 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면서 아니다, 나는 정말 똑똑한 여자다, 라는 생각을 했다. 누가 뭐라든, 누가 날 어떻게 보든, 나는 똑똑한 여자다. 어떤 책을 읽든, 나는 거기서 내게 필요한 부분들을 아주 적절하게 그리고 풍부하게 잡아내고 받아들인다. 이걸 할 수 있는 내가 멍청한 여자일 리가 없다. 



이 책은 분명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고, 혹여라도 갈팡질팡 하는 사람이라면 소설을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데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알면 알수록 더 좋아지는 사람이 있듯이,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소설을 사랑하게 된다. 내가 이렇게 책을 읽는 사람이라서 무척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내가 좋다. 다시 태어나도 나로 태어날거냐고 물으면, 그건 좀 고민을 해봐야겠지만...요즘엔 제니퍼 로렌스가 너무 예뻐서....( ")



내일은 외할머니가 이사를 하신다. 나와 남동생은 아침부터 이사를 돕기로 했는데, 오랜만에 하루종일 노가다 할 생각에 가슴이 뛴다. 아, 나는 육체노동을 사랑해, 정말 좋다. 육체노동을 한 뒤 노곤해지면 술맛은 꿀맛이 된다. 아, 내일 저녁에 쑤시는 몸을 이끌고 술 마실 생각을 하니 너무 설레여서 미치겠다. 빨리 내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게다가 점심엔 할머니가 짜장면하고 탕슉을 사주신다고 했어. -0-



어제 할머니 이사를 기념해서(한 삼주쯤 우리집에 함께 계셨다) 치킨과 소주, 와인을 두고 파티를 했는데, 내가 할머니에게 그랬다.


할머니, 할머니 남편 일찍 죽고 혼자 애들 키우느라 여태 고생했잖아요. 혼자 살게 되서 쓸쓸하다 생각하는 대신에 이제 비로소 나는 모든것들을 털어버리고 자유를 찾았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문란해지세요. 50대 남자(할머니는 80대) 집으로 막 끌여들여서 연애도 좀 하고 자유롭게 살아요.


할머니는 고맙다고 했고 엄마는 나에게 '니가 나보다 낫다' 라고 했다. 아빠만이 반대했는데, 그건 괜히 남자 잘못 만나면 할머니가 더 고생할 수 있다는 거였다. 나는 그건 할머니가 선택하게 두라고 했다. 오십대 남자 데꾸 살면서 밥해주고 싶으면 그럼 그러면 되는거라고. 할머니가 진짜 연애하셨으면 좋겠다. 문란하게 사세요, 란 말을 반복했더니 듣던 남동생이 치킨을 뜯으며 누나나 잘하라고 말했다. 어디 남들이 밟지않은 깨끗한 눈덮인 땅 같은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느냐고. 아- 내가 정말 완전 밤에 피는 야생장미 같은 사람인데....



너는 아직 나를 모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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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4-02-28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읽으며 내려오다가 이 문장을 왜? 하고 있는데, 빵터졌다는 말을 하고 싶으셨던 거군요.ㅎㅎㅎ 정말 생각할 가치조차 없는, 에서 저도 웃었네요.
전 별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인가봐요. 작별인사를 잘 하지 못하는 거니의 마음이 이해돼요. 미련스럽다는 걸 알지만 뭐든 버리는 것도 잘 못하구요.ㅜㅜ

할머니에 대한 다락방님의 말씀은 전적으로 공감이요. 남은 인생은 문란하게 사셔도 될 것 같다는, 그동안 정말 많이 고생하셨을 거 아니에요.
근데 밤에 피는 야생 장미 같은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건지 ㅋ

다락방 2014-03-02 22:07   좋아요 0 | URL
페넬로페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내 어머니의 모든것>에도 그런 대사가 나와요. 떠날 때는 작별인사를 꼭 해줘,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하고 작별인사 없이 헤어지고 싶지 않아, 하는. 작별인사는 앞으로 살아갈 내 삶을 위해서도 제대로 하는게 좋은것 같아요. 그렇지만 헤어짐 자체가 워낙에 아픈데 거기다 대고 작별인사를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겠죠. 저 역시 이 책속의 주인공 거니를 이해한답니다. 그리고 안타깝고요.

할머니는 이제 문란하게 살고 싶어도 체력이 안 될거에요. 예전보다 식사량도 많이 주셨고요. 그러니 문란하게 살고 싶다고한들 아마 쉽지는 않을겁니다. 그러니 젊었을 때 실컷 문란하게 살아보자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것은 밤에 피는 야생 장미의 삶이죠! ㅎㅎ

아무개 2014-02-28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인간은 그저 본능적일뿐.
본능을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조금 더 이성적이거나 조금 더 감성적이거나 한게 아닐지...


2.'아무개 님은 정말 소설을 잘 안 읽는군요' 라고
다락방 님이 말했을때 나 왠지 굉장히 부끄러웠었었었었어요.

3.저는 이별 작별 놓아버리기 이런거
정말 진짜 못합니다. 가진거 놓기도 싫고
남의 껏도 뺏고 싶은 바부팅이 욕심쟁이랄까요.. ㅜ..ㅜ

4.다락방 님이 밤에 피는 '아주 빨간 장미'라는걸
남동생이 알면 안되죠.
세상 모든 오빠와 남동생과 아빠는
나의 여동생이 누나가 딸이
남들이 밟지 않은 깨끗한 흰눈 덮힌 땅으로 믿고 싶어 하는걸요. ㅋㅋ

다락방 2014-03-02 22:10   좋아요 0 | URL
밤에 피는 아주 빨간 장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그 사실을 제 남동생은 당연히 알지 못하고 아버지도 알지 못하죠. 아마 짐작조차 못할것이고, 내가 아무리 그렇다고 얘기한들 믿고 싶지 않겠죠. 그렇지만 마흔이 될때까지 흰눈 덮인 땅이라면...좀 서글프지 않아요? 아마 짐작된다 해도 어쩔 수 없겠죠. 전 더 늙어서 왜그렇게 순진하게 젊은 날을 보낸걸까, 라는 후회를 하고 싶진 않아요. 지금보다 더 문란해질텝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 역시도 욕심이 많아서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갖고 싶다, 친해지고 싶다 등의 마음이 아주 강하게 피어오르는데요, 문제는, 이 욕심이 갖고나면 금방 시들어버린다는 데 있어요. 그래서 요즘엔 그런 생각해요. 이렇게 살면 나를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한다고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상처만 줄텐데, 연애 따위, 하지말고 살아가자, 라고요. 그냥 이대로 책 읽고 술 마시고 살면서 현빈이랑 소울 메이트나 했음 좋겠네요. ( ")

레와 2014-02-28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정말 모르는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이 책 나도 읽어볼께요.

다락방 2014-03-02 22:11   좋아요 0 | URL
레와님, 이 책 정말 완전 흥미진진해서 읽었네요. 사람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요. 읽어보삼. 후회하지 않으실거임! ㅎㅎ

꽃핑키 2014-02-28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라지게 재밌다에 미치게 공감합니다!! ㅋㅋㅋㅋㅋ
아. 다락방님을 옆자리에 태우고!! 한적한 국도를 달리다 휴게소가 나오면 와르르 웃으면서 달려가 떡볶이랑 우동도 사먹고 그러면 얼마나 재밌을까? 혼자 상상도 하고 (운전도 잘하고 다락방님도 좋아하는데 차가 없다는 게 함정ㅋㅋ) 아. 다락방님은 아직 할머니가 계시구나 참 예쁜 손녀구나 부럽기도 하고 그러네요! ㅋㅋ

다락방 2014-03-02 22:13   좋아요 0 | URL
조만간 악녀를 위한 밤 주문해야겠습니다. 불끈!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다 읽고나니까 제목 <658,우연히>가 확- 오는거 있죠. 그래, 이 제목일 수밖에 없겠구나! 하면서 말예요.
아니, 그런데 꽃핑키님, 꽃미모만 가진게 아니라 운전도 잘한단 말입니까? 대박인데요? 게다가 저를 좋아하신다니, 그렇다면 차는 제가 한 번 마련해보겠...............(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쁜 손녀는 아니에요. 잠시 함께 지내는 동안 몇 번이나 같이 있는게 불편하다고 생각했는걸요. 어떤날엔 집에 일찍 들어오기 싫다는 생각도 했고요. 생각과 마음이 따로 놀아 좀 괴로운 손녀입니다. ㅠㅠ

무스탕 2014-02-28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님께 누군가 오토바이를 세우고 화이바를 벗으며 뒤에 타라고 하면 얼른 타시라고 전해주세요.
400년에 한 번 오는 기회라고요 ^^

다락방 2014-03-02 22:14   좋아요 0 | URL
저 진짜 김수현이 화이바를 벗는다면, 할머니께 양보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정말 양보할 거에요. 물론, 화이바를 벗은 현빈이 나타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만. ㅋㅋ

dreamout 2014-02-28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재미 없게 생긴 표지인데.. 다들 흡입력 좋다고 하시니.. 저도 이제 담아 갑니다. ㅎㅎ

다락방 2014-03-02 22:15   좋아요 0 | URL
저도 사두고 한참을 안읽었었는데요, 오, 읽다보니 정말 빨려들어가더라고요. 매들린과 거니의 대화도 좋았고, 거니가 혼자 생각하는 장면들도 좋았고, 사건 자체도 흥미진진했어요. 재미있었습니다, 드림아웃님.
그나저나 일요일밤, 잘 보내고 계세요? 오늘은 어디서 어떤책을 읽으셨을까, 저는 일요일이면 특히 더 드림아웃님 생각을 한답니다.
:)

blanca 2014-03-01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을 사랑하고 그리고 짜장면과 탕수육을 사 주실 수 있는 건강한 외할머니(저희 외할머니는 많이 아프세요)가 있는 다락방님이 참 부러워지네요. 그리고 저는 운전을 하지만 운전을 해 주는 사람의 차에 타는 게 훨씬 행복하답니다.^^

다락방 2014-03-02 22:17   좋아요 0 | URL
저는 버스는 잘 못타는데요, 자가용 타고 어디 가는건 엄청 좋아해요! 예전에 이십대 중반에 사귄 남자는 아주 멀리까지도 차를 운전해서 저를 데리고 다니곤 했는데요(강원도와 경상도를!), 그 때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밥 사먹고 커피 사마시고 했던것들, 차 안에서 내가 녹음해온 음악을 들었던 것들, 중간에 잠깐 차안에서 눈을 붙이던 일들이 가끔 생각나요. 틈틈이 화장실에 가서 화장을 고치던 제 생각도 나고요.

이제는 화장을 고치는 일 같은건 하지 않아요. 킁. -_-

단발머리 2014-03-01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에 피는 야생장미님~ 진짜 장미님 외할머니 참 좋으시겠어요. 이런 효심 가득한 손녀를 두셔가지고^^
전 할머니 두 분 다 돌아가셨는데, 그 분들께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왜 못 했나 몰라요.

'소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좋아요. 제 가까이도 '소설'은 한 번 읽고 마는 이야기라고, 한가한 사람들이나 읽는 얘기라 치부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제가 아니라, 아니라 해도 참, 이게 설득의 문제가 아니라... (말빨에선 제가 밀립니다. 제가 이래뵈도 여자인데...) 그래도 다행히, 요즘엔 '토지'를 읽네요.

더욱 분발해서, 나도 장미님처럼 '소설'을 많이 읽어야지, 합니다. ㅋㅎㅎㅎ

다락방 2014-03-02 22:21   좋아요 0 | URL
효심이라뇨, 전혀 그렇지 않아요 단발머리님. 막상 같이 있으면 불편하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는걸요. 왜저렇게 말씀이 많으실까, 뭐 이렇게 귀찮다는 생각도 하고요. 잘해드려야지, 라고 다짐해보지만 늘 그때뿐이랍니다. 효심하고는 진짜 거리가 멀어요. ㅠㅠ

소설을 무시하는 여자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 빡쳤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니가 빅토르 위고를 읽어도 그딴말 할 수 있을것 같냐, 하면서 말이지요. 어디서 되도 않는 무시야, 무시가!! ㅎㅎ

자, 오늘 밤에도 우리는 소설책을 읽다가 잠이 듭시다!! ㅎㅎㅎ

마노아 2014-03-0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들이 밟지 않은 깨끗한 흰눈 덮인 땅과 밤에 피는 야생 장미의 간극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걸요.극단적 매력을 지녔으니 그대는 팜므 파탈!

다락방 2014-03-02 22:22   좋아요 0 | URL
팜므 파탈은요 무슨 ㅠㅠ 매일 조금씩 더 늙어가는 다락방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는 술마시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3회를 보는데 미국이 나오는게 아니겠어요? 내가 왜 여기있나, 뉴욕으로 가자, 하고 술김에 엄청 생각했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moonnight 2014-03-03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잘 알아야 행복할 수 있고,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말씀 아주 공감합니다. ^^
저도 제가 책을 읽는 사람이라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락방 2014-03-03 17:08   좋아요 0 | URL
앗 문나잇님. 저도 제가 책을 읽는 사람이라서, 책을 읽고 책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서 아주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헤헷. 책 읽는 사람 문나잇님, 안녕?
:)

moonnight 2014-03-03 18:19   좋아요 0 | URL
네, 책을 읽으면서, 나눠주기도 하시는 착한 사람. 다락방님. ^^

tonyhwang 2014-03-12 0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남동생이 정말 흰눈 덮인 사람이라 표현했나요? 자기 누나한테? 첫째 감수성이 풍부한 남자, 그러한 표현을 거침없이 쓰는 당당함, 여러모로 몇안되는 대한민국 남자네요. 아무리 오누이사이가 좋아도 이런 시적인 표현을.. 놀랍습니다.

다락방 2014-03-12 10:25   좋아요 0 | URL
아 그런 표현을 한 게 놀라운건가요? 제게는 일상이라.. ㅎㅎ 외모만 보면 짐승남인데 가끔 저렇게 피아니스트 같은(?) 발언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