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강 세븐
A. J. 라이언 지음, 전행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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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으로 세상을 파괴하는 것도 인간이고 자신을 내던져가며 그 세상을 구하려는 것도 인간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겠지.
불가사리+월드워 Z 를 합쳐놓은 듯한 재미, 영화로 만들면 흥미진진할 것 같다.

늬들이 불가사리를 알어?? 볼때마다 재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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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3-26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몰라…

다락방 2025-03-26 10:01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은 바보, 바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볼때마다 재미진 영화 있습니다. 잠자냥 님은 결코 보지 않을 그런 영화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5-03-26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가사리 재밌죠. 후속편들 말고 원조가 진짜 재밌죠. (이러면서 다 봤죠) 케빈 베이컨의 어린 모습이 인상적이고요.

다락방 2025-03-26 10:01   좋아요 0 | URL
원조 진짜 최고죠. 그거 티비에서도 가끔 해주는데 볼 때마다 빨려들어요. 이미 다 봐서 아는데도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너무 징그러.. 으....... 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님이 보셨다니 의외네요!!

유부만두 2025-03-26 10:07   좋아요 0 | URL
저도 tv서 하면 반갑고 볼때마다 내용 알면서 긴장하고 응원하며(거기 뛰어! 점프!) 보게 되는 영화에요. 괴수 영화의 한 획을 긋는 명작이죠! 월드워z도 재밌는데 이 책 찜하겠습니다.

관찰자 2025-03-27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불가사리를 아시다니.... 불가사리가 땅 밑에서 ˝꽈다다다다다다다˝ 다가올때의 그 스펙타클이라니....

다락방 2025-03-28 08:17   좋아요 0 | URL
아니, 관찰자 님도 불가사리 를 아십니까! 우리 시대의 명작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위에 부딪쳐서 터져 죽을 때 진짜 너무 혐오스러워요. 으.. 그러면서도 끝까지 보게 된다는....
 















3월의 책을 생각보다 어려워서 힘들게 읽고 있다. 이제 3월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절반도 못읽어서 마음이 많이 무겁다. 이번 주중에는 술 마시지 말고 책이나 읽어야할 것!!

계속 언급되는 차티스트 운동 뭔지 한 번 찾아봤고. 차티스트 운동은 러다이트 뒤에 왔다.



그리고 노동에 관한 이야기.


사실 남성복 재봉사의 아내가 처한 딱한 상황은 그녀가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관습적인 배치들이 무지막지하게 디바뀌면서 남편은 아내의 착취자가 되었다. 남편은 아내를 부양하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아내가 가족 임금에서 자기 몫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가정 기반 생산에 대한 명확한 반대의 근거는, 그것이 남성과 여성 활동의 분리된 양식들을 침범하고 가족 구성원들에게서 각자가 지고 있는 고유한 책임에 대한 통제력을 빼앗는다는 것이었다. -p.187


데지레 게의 동료들은 사회적 공화국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사회주의 페미니즘 경향의 신문 [여성의 목소리]에 공유했다. 그들은 여성이 이혼할 수 있고 자신의 임금을 통제하며, "이기적인 남편"의 지배를 거부할 수 있고, "노동할 권리"를 누리면서 아이들과 가정을 돌볼 수 잇는 새로운 사회를 요구했다. 자율적 개인이 된 여성은 사회적 존재로서 완전하게 이바지할 수 있다. "가족과 국가에서 해방되어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주인이 될 때,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애쓰게 될 것이다." -p.194



이 노동에 대한 부분에서는 [캘리번과 마녀]에서도 지적한 바가 있다.
















여성은 원래 그들만의 직업으로 여겨지던 맥주양조나 산파 일에서 밀려나고 있었고, 여성고용에 대한 새로운 제한들에 묶이게 되었다. 특히 프롤레타리아트 여성은 최하층의 직업 말고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여성 노동인구 3분의 1은 하녀였고, 나머지는 농장 일 · 방적 ·뜨개질 ·자수 ·보따리장사 ·유모와 같은 일에 종사했다. 비스너Merry Wiesner가 말하듯이, 법률 ·징세기록 ·동업조합법령에서 여성은 집 바깥에서 일하지 말아야 하며 남편을 돕는 방식으로만 "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제가 힘을 얻고 있었다. 심지어 여성이 집에서 한 일은 그것이 내다 팔기 위한 노동일지라도 비노동non-work 이라는 주장도 나타났다(Wiesner 1993:83ff). 따라서 여성이 가족이 아닌 사람이 입을 옷을 만드는 경우 이는 "집안일"로 간주되었지만, 남성이 옷을 만들면 "생산적" 노동으로 간주되었다. 여성노동이 이처럼 평가절하 되다보니 시정부는 동업조합들에게 여성의(특히 과부의) 생산물은 무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여성의 가사노동은 진정한 노동이 아닌데다가 공공부조 예산을 절감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비스너에 따르면 부양의 책임을 지고 있던 여성들은 이 허구를 받아들였고, 심지어 마뜩치 않아 하면서도 일자리를 구하려 다녔다(같은 책: 84-85). 곧 가내여성은 모두 "집안일"로 분류되었고, 가외여성노동에 대한 보수도 남성노동의 보수에 비해 적었으며 생계유지에도 불충분했다. 결혼이야말로 여성의 진정한 직업으로 인식되었다. 여성은 당연히 생활능력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게 돼서, 독신여성은 설사 임금을 받고 있는 경우라 해도 마을에 정착하지 못하고 쫓겨났다.
토지를 상실한 여성들이 임노동에 고용될 힘까지 잃어버리자 결국 매춘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라뒤리Le Roy Sadurie가 말한 것처럼, 프랑스 어디에서나 창녀의 수가 늘어났음이 명백했다. -실비아 페데리치, [캘리번과 마녀], p.152



여성들의 노동은 가치 폄하되고 돈으로도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고 남자들과 똑같이 임금노동을 바깥에서 하려고 하면 또 가사 노동까지 같이하래. 이래저래 빡치는 와중에, 이 부분 읽다가 며칠전에 읽었던 중국 여행기 책에서 마오쩌둥 얘기했던게 생각났다. 여자들에게 살기 좋은 세상이란 사회주의 세상인가.

















엄마가 해준 음식이 그리운 한국인, 아빠가 해준 음식이 그리운 중국인,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문화적으로 보면, 한국 남자나 중국 남자나 다 공자의 후예다. 같은 유교 문화권에 속한 남자다. 그런데 어디서 차이가 난 것일까? 중국 남자도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 여자를 무시하고, 부엌일은 여성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전통 시대는 물론이고 근대 시기에도 그렇게 생각했다. 한국 남자와 같았다. 그런데 사회주의 시대가 시작되고 나서 달라졌다.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를 두고 긍정적·부정적 차원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남녀관계 차원에서 보자면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는 가부장 문화를 단절하고, 남녀관계를 새롭게 세운 시대다. 무엇보다 여성에게 사회적 노동을 제공하는 한편, 가사노동, 육아노동 부담을 줄였다. 밥도 공동 식당에서 먹거나 사다 먹어서 집에서 밥할 일이 없어졌다. 마오쩌둥 시대에 지은 아파트의 주방이 손바닥만 한 것은 이런 때문이다. 탁아소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서, 출근할때 아이를 직장 탁아소에 맡기고, 퇴근할 때 찾았다. 심지어 아이를 일주일 동안 맡기는 시스템도 있었다. 여성이 사회적 노동에 참여하는 것은 보장되어 있지만, 밥하고 아이 키우는 부담이 여전하다면 여성은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마오쩌둥 시대 중국은 여성의 가사와 육아 부담을 줄여주는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여성의 지위가 확연히 달라지는 계기를 맞았다. -102~103



처음부터 이 얘기를 하려던건 아닌데, 이런 저런 인용문 읽다보니 얼마전에 미성년자 그루밍으로 언급되던 남자연예인에 대해 sns 에서 본 댓글들이 생각났다. 이 범죄에 대해 무슨 실드가 가능하단 말인가 했는데, 여전히 그를 믿고 기다리겠다는 팬들의 댓글도 많더라.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내가 도대체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가 .. 그리고 그들은 공개된 사진에서 그가 설거지를 한 것에 대해 감탄하고 있었다. 설거지까지 해주다니 너무 다정한 남친이라는거다. 아니, 다들.. 어떤 남자랑 연애하셨던 혹은 연애하시는 거에요? 설거지에 그렇게 감탄할만한가요? 나원참.. 49년생 저희 아버지, 가부장제에 찌든 아버지도 설거지는 하십니다. 물론 그것은 엄마와 나의 훈련으로 가능한 것이었지만. 남자로 살기 참 쉽네, 자기가 먹은거 설거지만 해도 졸 멋지고 나이스하고 스위트한 가이 되어있어.. 여자들은 늘상 하는 일인데. 집 밖에서 일하고 와도 해야 되고 애기를 보다가도 해야되고 주말에도 해야 되고 주중에도 해야되는데, 어쩌다 남자가 설거지하면 졸 멋진 남자가 되다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거에 반하는 거, 좀 후지지 않아요? 남자의 설거지에 반하는 여자라는 거, 그거 좀 자기 자신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닙니까? 설거지하는 남자에 반하는 여자, 같은거, 하지 맙시다. 설거지는 남자의 기본값!! 내 남동생네 가면 삼시 세끼 주중이나 주말이나 설거지도 남동생이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가사노동 다 남동생이 함 ㅋㅋㅋㅋㅋㅋㅋ나 주말에 놀러가면 분리수거 할 때마다 나 데리고 다닌다. 이놈이 ㅋㅋㅋㅋㅋ 이왕 이성애를 할 거라면 누나 밑에서 자란 남자를 적극 추천합니다. 훈련이 잘 되어있음. 하여간 나는 세상 용서 못할 범죄가 누군가에겐 커버칠 수 있는 일이라는게 혼란스럽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혁명을 부르짖는 남자, 나를 따르라!! 막 이러는 남자가, 얌전히 앉아서 차려주는 밥을 받아 먹는 것에 대해 썼던, 줌파 라히리의 소설도 생각났다.




우다얀은 혁명을 원했지만 집에서는 남들이 해주기만을 기대했다. 식사 시간에 그가 하는 거라곤 자리에 앉아서 가우리나 어머니가 그 앞에 접시를 놓아주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저지대], 줌파 라히리, 203쪽










줌파 라히리, 역시 좋아. 



뭔가 자꾸 쓰면 쓸수록 옆으로 새버렸는데, 그러니까 3월의 책 넘나 어렵다는 거고 이걸 완독할 일이 부담이라는 거다. 히융-

아무튼 힘을 내보자. 빠샤!!



이번 페이퍼는 주제를 모르겠네.

이해하십쇼. 책이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흠흠.

메이슨식으로 말하자면, "비행위자"들도 정치적 영역 안에서 확립된 규칙에 따라 행동한다. 사적 영역은 공적 창조물이다. 공식적 기록에서 빠진 사람들이라 해도 역사 형성에 한몫을 담당했다.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도 권력의 의미에 대해 그리고 정치적 권위의 활용에 대해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 P57

17-18세기 자유주의 정치 논쟁의 초점이 되었던, 권리를 가진 추상적 개인은 어쨌든 남성의 형상으로 체현되었고, 역사학자들은 대체로 그 남성의 이야기his-story를 해왔다. 페미니스트들의 연구는 여성을 이 보편적인 재현 속에 포함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난관에 봉착했다. 왜냐하면 페미니스트들의 연구가 잘 보여주었듯이, 남성적 재현은 여성적 특수성과의 대조를 통해서 그 보편성을 획득하기 때문이다. - P58

가정에서 수행되는 노동은 가내노동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이 비숙련이었다. 경제 상황의 악화와 탈숙련화는 남성 공간에서 여성 공간으로의 이동과 동일시되었다. 영역의 혼란은 불가피하게 가정과 노동 모두의 오염을 가져왔다. 가정에서 노동하는 남성은 암묵적으로 여성성과 연관되면서 비하의 대상이 되었다. 이처럼 전통적인 수공업 작업장atelier에 대한 방어는 숙련의 남성성, 그리고 숙련노동자로서 남성복 재봉사의 정치적 정체성을 보장했다. - P186

사실 남성복 재봉사의 아내가 처한 딱한 상황은 그녀가 자신의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관습적인 배치들이 무지막지하게 디바뀌면서 남편은 아내의 착취자가 되었다. 남편은 아내를 부양하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아내가 가족 임금에서 자기 몫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가정 기반 생산에 대한 명확한 반대의 근거는, 그것이 남성과 여성 활동의 분리된 양식들을 침범하고 가족 구성원들에게서 각자가 지고 있는 고유한 책임에 대한 통제력을 빼앗는다는 것이었다. - P187

데지레 게의 동료들은 사회적 공화국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사회주의 페미니즘 경향의 신문 [여성의 목소리]에 공유했다. 그들은 여성이 이혼할 수 있고 자신의 임금을 통제하며, "이기적인 남편"의 지배를 거부할 수 있고, "노동할 권리"를 누리면서 아이들과 가정을 돌볼 수 잇는 새로운 사회를 요구했다. 자율적 개인이 된 여성은 사회적 존재로서 완전하게 이바지할 수 있다. "가족과 국가에서 해방되어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주인이 될 때,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애쓰게 될 것이다." - P194

젠더는 성차의 사회적 구성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젠더가 여성과 남성의 고정적이고 자연적인 신체적 차이를 반영하거나 실행한 결과물이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젠더는 신체적 차이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의미는 문화에 따라, 사회집단에 따라, 그리고 시기별로 다양하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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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3-25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거에 반하는 거, 좀 후지지 않아요?˝ 2222222222222
요리를 뚝딱뚝딱 잘하는 것도 아니고 설거지가 어떻게 스윗한 건지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그 배우가 그 사진 때문에 성적 수치심 느낀다고 죽은 그 배우 부모 고소한 게 더 어치구니 없더라고요...성적수치심 느낄 정도면 미성년자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지....-_-)

그나저나 <젠더와 역사의 정치> 이 책이 어렵군요. 제목이나 책 만들어진 형태만 보면 안 어려울 것 같은데....;; (작년에 사두고 여태 펼쳐보지 않음 ㅋㅋㅋㅋ)

다락방 2025-03-25 15:41   좋아요 0 | URL
지가 어떻게 감히 성적 수치심을 운운합니까. 제정신이 아니죠. 무지는 악입니다. 무지는 죄입니다. 뻔뻔하기도 정도가 있지. 오늘은 그 범죄자의 미래의 통로가 막힐 것 같아 걱정이라는 여성 유튜버의 글을 보게됐는데요, 이미 이야기가 끝나버린 피해자가 있는데 또 그건 무슨 말이란 말입니까. 진짜 답답하네요. 휴..

젠더와 역사의 정치, 저도 제가 읽을만하겠지 싶었는데 너무 안읽혀서 미치겠어요. 이게 안읽히는 바람에 독서 자체의 속도가 훅 줄어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멈춰버린 내 독서여.. ㅠㅠ

단발머리 2025-03-25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거에 반하는 거는 전체적으로 올려쳐져 있어서 그런거 같아요. 손에 물 안 묻히는 남자가 대세였던터라 대충 시늉만 해도 큰 칭찬 받는거.... 정말 뭔 일입니까. 여자들은 평생 한다고요. 혹 자주, 아내보다 자주 설거지 하는 남편 있다면 그 사람은 좀 칭찬해 주고 싶고요.

저도 진도 잘 안 나가서 읽고는 있는데 지지부진합니다. 페이퍼도 반 정도 써두었는데, 이 책은 페이퍼 쓰는데도 시간이 ㅋㅋㅋㅋㅋ차티스트 운동은 저도 찾아보았어요, 찌찌뽕!

그리고, 이 페이퍼 읽는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립니다~~ 피씨로 읽으면 더 쏙쏙 들어옵니다. 정리가 한 눈에 쫙!!!

다락방 2025-03-26 10:03   좋아요 1 | URL
따지고보면 이 책 어려운 책도 아닌 것 같은데 왜 어렵고 ㅋㅋ 왜 진도 안나가죠? 아주 미치겠네요. 이 책 진도가 안나가서 독서 자체가 제자리상태인듯 합니다. 어휴. 얼른 읽고 다른책 읽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런데 매달 이랬던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러면서 이걸 왜 하는가... 인생..... ㅋㅋㅋㅋㅋ

저는 오늘 페이퍼를 또 쓸 예정입니다. 만세!

햇살과함께 2025-03-26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차티스트 운동 찾아봤어요.
이 책 어려워요. 저의 집중력도 점점 떨어지고 ㅠㅠ

다락방 2025-03-26 10:02   좋아요 1 | URL
저는 오늘도 페이퍼를 쓰고 있는 중입니다만 회사 본업무를 좀 하다보니 자꾸 쓰다 멈추게 되네요. 아놔. 나 페이퍼 쓰는데 방해하지 마라!! ㅋㅋㅋㅋㅋ
저도 계속 집중력 떨어져서 이 책 어려운거 내가 너무 스맛폰을 봐서인가, 하다가 지금 읽는 7장은 또 그런대로 잘 읽히고 있습니다. 에휴. 얼른 다 읽고 다른 책 읽고 싶어요 ㅠㅠ

독서괭 2025-04-03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거지는 남자의 기본값!! ㅋㅋㅋㅋ 명심하자, 그런 걸로 우쭈쭈 해주지 말자! ㅎㅎㅎ
이제야 읽었네요 이글 >ㅁ<

다락방 2025-04-03 11:41   좋아요 1 | URL
설거지는 남자의 기본값이라는 걸 남자도 알아야 하고 여자도 알아야 합니다. 설거지 했다고 범죄도 실드쳐주는 거 대체 뭔지 원.. 쯧쯧..
 

루쉰 생가에서 내 발길이 오래 머무는 또다른 방은 루쉰의 첫 부인이 살던 곳이다. 루쉰 어머니 방 위층에 있다. 공개하지 않아서 올라가 볼 수는 없다. 루쉰이 도쿄에서 유학할 때, 어느날 어머니가 위중하니 얼른 돌아오라는 전보를 받는다. 급히 집에 왔더니 붉은 등이 온 집을 밝히고 있었다.

결혼식 준비가 한창인 거였다. 루쉰 나이 스물여섯살 때였다. 혼기가 찬 장남을 하루빨리 결혼시켜 후손을 보려는 홀어머니 마음에 거짓 전보를 친 것이다. 루쉰은 혼례를 거절하지 않았다. 혼례를 치르고 신부와 하룻밤을 지낸 뒤, 다시는 그녀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나흘째 되는 날에 루쉰은 동생을 데리고 일본으로 돌아갔다.

루쉰의 부인은 루쉰이 나중에 베이징에 살 때도 루쉰 어머니와 함께 베이징으로 따라간다. 하지만 루쉰과 한집에서 살 뿐 두 사람은 같은 방을 쓴 적은 없다. 루쉰은 친구에게 그녀에 관해서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가 내게 준 선물이다. 나는 그저 잘 보살필 따름이다. 사랑은 나는 모른다." 루쉰의 첫 부인은 전통적인 여성이었다. 전족을 한데다 글도 배우지 못했다. 루쉰은 그런 첫 부인과 이혼하지도, 그렇다고 부인으로 인정하지도 않은 채 살았다. 왜 그랬을까? 같이 살기에는 애정이 없었고, 그렇다고 돌려보내면 소박맞고 쫓겨온 비참한 여인으로 살아야 했다. 글도 모르고 생계를 꾸릴 능력도 없는 그녀였다. 그래서 그녀는 루쉰이 베이징에서 다른곳으로 이사할 때 친정으로 돌아가길 원하느냐고 묻자 그냥 남겠다고 했다. 그녀는 루쉰 아내이기보다는 루쉰 어머니의 동반자로서 살았다.

교육부 공무원이자 대학 강사로서 베이징에서 어머니, 아내와 같이 살던 루쉰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긴다. 그녀 이름은 쉬광핑(廣平). 루쉰은 베이징 여자사범대학에서 강의했는데, 그때 강의를 듣던 학생이었다. 학생회 리더이자, 루쉰의 집을 드나들면서 루쉰의 원고 정리를 돕기도 했다.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인생과 세상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둘 사이에 선생과 제자의 관계를 넘는 사랑의 감정이 생겼다. 그녀는 루쉰에게 ‘안면‘ ‘와유臥‘ 글자를 자수로 새긴 베개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 베개를 베고서 편히 잘 잘고, 자면서 좋은 꿈을 꾸길 기원한 것이다. 이 베개는 베이징 루쉰 생가의 루쉰 침실에 지금도 보존되어있다. 첫째 부인과 한집에 살면서 동시에 제자와 사랑의 감정이 싹튼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 루쉰은 결국 1926년 8월 베이징을 떠난다. 한편으로는 진보 인사를 탄압하는 정부의 감시와 체포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랑을 위해서였다. 루쉰은 샤먼, 광저우를 거쳐 1년 뒤인 1927년에 상하이에 도착한다. 이때부터 1936년 죽을 때까지 루쉰은 쉬광핑과 함께 상하이에서 새 삶을 살았다. 둘사이에서 아들도 하나 태어났다. 루쉰이 이렇게 상하이에서 새 부인과 같이 살 때, 첫 부인은 베이징에서 루쉰이 상하이에서 보내준 생활비로 그의 어머니를 모시면서 살았다. -p.183~185



















중국에는 청도에 며칠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고 베이징에서 환승을 해 영국에서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적이 있다. 그 때마다 공항에서 좋지 않았던 인상을 받았었고 또 청도를 여행할 때 내가 알지 못하는 중국어에 당황하기도 해서 앞으로 중국으로 여행할 일은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중국이란 나라에 그다지 관심도 없기도 했고. 그런 참에 '이욱연'의 [홀로 중국을 걷다]는 책이 나온걸 알고 사게 됐는데, 이건 순전히 표지 때문이다. 표지가 너무 좋아서 오오~ 하고 더 들여다보게 됐고, 그러다보니 '흐음, 나는 중국에 가고 싶지도 않은데 왜 어떤 사람은 중국을 홀로 걷는걸까?' 하는 생각에 사게된거다. 왜 어떤 사람은 중국을 걷기로 여행하는지 궁금해진거다. 


저자 이욱연은 나같은 일반인 여행객은 아니었고,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도 받은 중국 유학 1세대이다. 그러니 중국의 도시들을 걸을 때 그 도시에 관한 역사는 물론이거니와 책 그리고 인물들에 대해서도 떠올릴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기록이다. 이 도시에 갔으니 이런 음식을 먹어보고 그런데 그 음식은 이런 역사가 있고, 이 도시에는 누구의 생가가 있는데 거기엔 또 이런 역사가 있고, 하고 풀어주는데 그게 참 재미있다. 덕분에 딩링, 마오쩌둥, 모옌, 루쉰 등에 대해서 그전보다 조금 더 알게 되었는데, 딩링의 책을 검색했다가 이미 내가 읽고 리뷰쎴던 책도 있어서 아아, 나란 여자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하고 스스로에게 감탄하기도 했다. (네? 갑자기요?)


위의 인용문은 루쉰에 대한 거다. 

그러니까 루쉰은 얼굴도 모르는 여자와 결혼을 했고 그녀를 한 번도 사랑한 적도 없고 동침한 적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쫓겨난 여자를 만들 수 없어 그대로 함께 산다. 아내는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한채 살면서 루쉰의 어머니를 모신다. 그리고 루쉰은 하아.. 자신의 제자와 연애를 한다. 하아. 인생..도대체 왜 강제 결혼같은거 시키고 도대체 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손주를 원하고, 왜 그래서 모두를 불행하게 하나요, 왜, 왜.


그런데 이 루쉰의 이야기를 읽노라니 기시감이 든다.

어? 그런데 나 이런 이야기 아는데? 분명히 내가 읽었는데? 이거.. 나는 소설로 읽었는데? 그런데 그 소설도 중국소설 이었는데? 전족을 한 아내, 그러나 직장의 여자와 바람을 피고 아내와 이혼도 못하고... 그런거 오래전에 읽었는데 그게 뭐였지? 그거.. 모델이 루쉰이었나? 막 이렇게 되어가지고 내가 아는 중국 작가들을 검색해보려고 하는데, 내가 사실 중국 소설을 막 많이 읽진 않았어가지고, 그런데 완전 중국 사람이 아니라 영어중국.. 막 이렇게 되어서 떠올린 이름이 이윤 리 였다. 그렇게 이윤 리의 작품들 중 내가 읽은 것들에 대해 페이퍼를 읽어보는데 아니야, 아니야, 게다가 이윤 리 .. 여자 작가잖아? 아니야, 남자 작가였다. 남자 작가였고, 이윤 리와 비슷하게 작품이 나왔다, 하다가 하진 이란 이름을 어느 페이퍼인가 리뷰에서 보게 되었고, 그래 맞아, 하진이다, 하진이야! 하고 또 하진 검색했는데 어, 그런데 이런 책들이 아닌 것 같은데, 하다가 기어코 찾아냈다. 품절되어서 하진을 검색하면 나오지 않았었지만, 제목과 함께 넣으면 나오는 그 책, '하진'의 [기다림] 이었다. 2011년에 읽고 페이퍼를 썼더라. 세상에, 벌써 15년 전이네요... 이게 무슨 일이야..















그래, 이거다, 바로 이 책이야! 이게 완전 루쉰의 삶이다!!



군의관 '쿵린'은 얼굴도 본 적 없는 '수위'와 결혼을 한다. 어머니가 시킨 강제결혼으로 수위의 아내는 글도 모르고 전족을 한 여성이다. 그러니까 소설이 금서로 지정된 시대 연애가 자유롭지 못한 시대였는데, 쿵린은 수위와 아이를 낳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는 그녀와 동침한 적이 없다. 수위는 남편 쿵린이 자신을 좀 다정하게 봐주기를 내내 바라지만, 그러나 쿵린은 같은 직장에서 만난 동료 '만나'와 불륜 관계가 된다. '만나'는 쿵린을 좋아했고, 그와 자유롭게 연애하기 위해 쿵린이 그의 아내와 이혼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올해는 꼭 이혼할거야, 라고 집으로 돌아가 수위를 만나고와서는, 이번에도 이혼을 못했어... 하면서 만나에게 여전히 불륜 상대일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그렇게 18년, 만나는 18년이나 쿵린의 불륜여성으로 숨겨진채 살아왔고, 게다가 쿵린은 만나와 동침하지도 않는다. 아직 부부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만나가 진작에 포기했다면 다른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고 동침도 할 수 있었을텐데 만나는 그런게 유부남의 숨겨진 여자로 늙어가버리게 된 것. 이제 다른 선택도 없고 어차피 이렇게 된거 또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쿵린은 그렇게 아내를 기다리게 하면서 애인도 기다리게 한다. 인생... 연애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결혼이란 무엇인가. 


이 책의 첫문장이다.



매년 여름 쿵린은 수위와 이혼하기 위해 어춘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p.7) 



루쉰과 그의 아내 그리고 그의 애인까지의 이야기가 너무 이 소설과 같아서 이 소설의 모델은 루쉰인가, 하다가 그 시대에 사실 그렇게 살았던 사람이 어디 루쉰 뿐이겠는가, 다들 그런식의 삶으로 빗겨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제결혼, 어머니를 무시할 순 없어서 하긴 했지만 사랑 안해, 그런데 저기 저 다른 여성이 너무 좋아서 연애해, 그렇다고 아내를 내칠 수도 없어, 그렇게 아내는 남편과 서로 사랑하지는 못하지만, 하, 쉬바, 남편의 어머니는 모시고 살아...............



인생 너무.. ㅠㅠ 

그래도 루쉰도 그렇고 쿵린도 그렇고 다른 여자를 만나 감정이나 욕망을 품기라도 했지, 나를 보지도 않을 남편을 기다려야 하는 여자들 인생은 대체 뭔가요.. 걍 평생 시어머니나 모시고 살아야 하는 여자 인생 어쩌라고요.....



'최명희'의 [혼불] 도 생각났다.

내가 혼불 읽다가 대체 여자들 삶이 왜 이랬던거야, 왜이렇게 부당하고, 왜이렇게 모욕적이야, 하면서 '페미니즘을 공부하면 이 이유를 알 수 있나? 답을 찾을 수 있나?' 해서 그 때부터 페미니즘 책들을 읽기 시작했더랬다. 최명희의 혼불에서도 집에서 정해준 혼례가 나오고 여자도 남자도 서로 모르는채로 식을 올리고 한 방에서 밤을 보내야하는 상황이 된거나. 그런데 남자는 이미 마음에 품었던 다른 여자가 있어 이 덩치 큰 신부를 안을 마음이 없고, 그렇게 그녀를 건드리지도 않은 채로 집을 떠나고, 그런데 그녀는 ㅠㅠ 그게 너무 모욕적이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집 며느리로 살면서 살림을 꾸려야 되는거다. 그렇다면, 그 신랑 강모.. 는 그 뒤로 어떻게 됐느냐, 세상 개새끼가 되었는데, 세상에 그런 시대에, 여자가 남자의 재산이며 소유물이며 여성의 정절이 너무나 당연시되던 그 때, 자신이 흠모하던 여성을 강간해버리는거다. 강간당한 여성은 아무리 누구에게 말하지 않으려고 해도 이미 동네에 소문이 다 나서 혼처 자리가 들어오질 않고, 동네 노비가 그걸 알고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되는거다. 강모는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개새끼.. 



하여간 이욱연의 책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샀다.



















모옌과 장애령의 책은 이욱연의 책 읽다가 급박하게 샀다. ㅎㅎ 

책 좋아하는 사람은 책이 좋아서 책을 읽으면 또 책을 사게 됩니다.. 히융

[오래된 빛]은 왜 샀는지 모르겠다. 뭔가 내가 살만한 어떤 이유가 있었을텐데..

[오염된 정의]는 잠자냥 님 서재에서 보고 땡투 꾹 누르고 샀다. 오래된 빛도 누군가에게 눌렀을텐데, 그게 누구?

















스웨덴은 대학 학비가 무상인데 외국인이 가서 공부해도 대학 등록금을 안내는걸까? 그게 궁금해서 이래저래 검색해봤지만 필요한 답은 찾지 못했고 저 책의 존재만 알게 되어서 [딱 10일만 스웨덴 걷기]를 샀다. 인생이여, 책이여, 독서인이여..


[너에게 너를 돌려주는 이유]는 시집인데 평소 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딱히 시집을 많이 사는 편은 아니지만, 이 시집은 트윗에서 시 한 편을 보게 되어 급박하게 샀다. 그 시는 이것이다.



<산타의 세계>



영화를 보다가 싱크대 앞으로 왔다

개수대 속에 빈 그릇이 쌓여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세계와 내가 머물러 있는 세계는 서로 달랐다

나의 질병은 이 둘 사이의 거리에서 비롯됐지만

오랫동안 갈 곳이 정해져 있다고 믿고 훈련해왔다

날마다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그렇고

전화 한 통 없이 은하와 헤어진 것도 그렇고

중앙분리대 옆에서 신발을 갈아신은 것도 그렇고

바닥 안무 뒤에 연결 동작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간식을 먹으며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다 헤어지는데

나는 어떤 사내의 집에 오래전부터 얹혀살면서

언제 시작됐는지 모를 춤을 멈추지 못하고

모든 것은 그 곳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며

입술을 깨물다가 어느 날은 그런 곳이 없다는 게

산타의 부재를 알아챘을 때처럼 순간 깨달아지면서

이렇게 참고 견뎌도 갈 수 있는 세계가 없다는 게

이렇게 모아둔 의문을 해결해줄 세계가 없다는 게




ㅋ ㅑ ~

너무 좋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세계와 내가 머물러 있는 세계는 서로 달랐다, 나의 질병은 이 둘 사이의 거리에서 비롯됐지만, 이라니.

ㅋ ㅑ ~


좋다.


내려둔 캡슐커피와 동료가 사다준 마늘빵을 먹어야겠다.



엄마가 해준 음식이 그리운 한국인, 아빠가 해준 음식이 그리운 중국인,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문화적으로 보면, 한국 남자나 중국 남자나 다 공자의 후예다. 같은 유교 문화권에 속한 남자다. 그런데 어디서 차이가 난 것일까? 중국 남자도 원래는 그렇지 않았다. 여자를 무시하고, 부엌일은 여성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전통 시대는 물론이고 근대 시기에도 그렇게 생각했다. 한국 남자와 같았다. 그런데 사회주의 시대가 시작되고 나서 달라졌다.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를 두고 긍정적·부정적 차원에서 여러가지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남녀관계 차원에서 보자면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는 가부장 문화를 단절하고, 남녀관계를 새롭게 세운 시대다. 무엇보다 여성에게 사회적 노동을 제공하는 한편, 가사노동, 육아노동 부담을 줄였다. - P102

밥도 공동 식당에서 먹거나 사다 먹어서 집에서 밥할 일이 없어졌다. 마오쩌둥 시대에 지은 아파트의 주방이 손바닥만 한 것은 이런 때문이다. 탁아소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서, 출근할때 아이를 직장 탁아소에 맡기고, 퇴근할 때 찾았다. 심지어 아이를 일주일 동안 맡기는 시스템도 있었다. 여성이 사회적 노동에 참여하는 것은 보장되어 있지만, 밥하고 아이 키우는 부담이 여전하다면 여성은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마오쩌둥 시대 중국은 여성의 가사와 육아 부담을 줄여주는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여성의 지위가 확연히 달라지는 계기를 맞았다. - P103

마오쩌둥이 중국공산당을 이끌고 옌안에 지도부를 꾸릴때는 옌안에도 여느 도시처럼 성곽이 있었다. 지금은 유적으로 그 흔적만 있을 따름이다. 어느날 마오쩌둥이 옌안 성곽을 지나다가 성벽에 붙은 표어를 보고는 기분이 상한다. ‘노동자 농민 단결하여 항일 승리 쟁취하자‘ 이런 내용이었다.
당시는 안으로는 국민당과 공산당이 싸우고, 밖으로는 일본이 중국을 침략해서 중일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항일 선전구호로서 그 내용은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다. 그런데 마오쩌둥은 노동자를 뜻하는 ‘공인‘이라는 한자 두 글자가 못마땅했다. 그냥 ‘ㅅ이라고 쓴게 아니라 ‘공‘ 자는 중간을 한 번굽혀서 ‘도‘으로, ‘인‘ 자는 오른쪽 삐침에 두번 표시를 한‘‘으로 쓴 것이다. 마오쩌둥은 왜 이걸 못마땅하게 생각했는가? - P125

마오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공인이라는 글자를 저렇게 쓸 줄 아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많이 배운 사람일 터인데, 옌안 성벽에 하필 왜 저렇게 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왜 이렇게 쓰면 안 되는 것일까. 어떤 내용을 선전하려면 이 선전이 누구를대상으로 하는지, 누가 이 선전 문구를 볼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이렇게 글자를 쓴 사람은 그런 생각 없이 자기 지식만 보여주었다는 거다. 그러면서 마오는 ‘쇠귀에 경읽기‘라는 속담을 예로 들면서, 경을 읽어주어도 알아듣지못하는 소를 비판하는 건 잘못이고, 소에게 경을 읽어주려면 소가 알아듣는 언어를 익혀서 그 언어를 사용하라고 말한다. 지식인이나 작가가 글을 쓰고 말할 때는 먼저 그 글을 읽는 대상, 말을 듣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보고 그들의 언어로 말하고 소통하라는 것이다. 마오가 당내 형식주의를 비판한「당팔고에 반대한다」(1942)란 글에 나오는 내용이다. - P126

그런데 차츰 옌안 생활에 익숙해지자 옌안의 빛만 아니라 어둠도 눈에 들어왔다. 특히 정치적으로는 더없이 선진적인 옌안이지만 가부장 의식은 여전하여 중국의 다른 곳이나 마찬가지로 보였다. 여성주의 차원에서는 여기도 어둠이 많다는 걸 보게 된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딩링은 1941년부터 특유의 여성주의 시각에서 옌안의 현실을 비판하는 글을 쓴다. 딩링은 작가로서 출발할 무렵, 한 출판사에서 여작가라는 이름으로 책 출판을 제안하자, "나는 원고는 팔지만 ‘여‘를 팔지는 않는다"면서 거절했다. 여성의 이름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것을 거부한 이런 딩링의 개성이 옌안에서도 발휘된 것이다. - P130

딩링의 눈에 옌안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혁명의 성지였지만, 여성에게 새로운 세상을 약속하는 여성의 성지는 아니었다. 여전히 남성 중심의 세상이었다. 그래서 딩링은 이른바 진보적인 남자들에 대해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일지 모르지만, 문화적으로나 남녀평등 차원에서는 여전히 다른 남자와 다를 게 없이 보수적이라고 일갈하는 것이다. 딩링이 옌안에서 가졌던 의문의 핵심은 이것이다. 민족국가 수립이든 혁명이든 그 과정에서 혁명이나 민족, 국가의 이름으로 새로운 형식의 남권 중심의 문화 질서가 다시 세워지는 게 아닐까? 딩링은 이 의문 속에서 옌안의 어둠을 고발하는 글을 쓰고 소설을 썼다. 딩링이 비판한 이런 현실, 이런 남성이 당시 옌안에만 있었을까? 정치적으로 진보적이기도 어렵지만, 문화적으로 진보적이기는 그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 남녀평등의식은 더욱 그렇다. 딩링이 비판한 옌안의 진보적인 남자들이 한국에도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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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3-24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빛> 왠지 폴스타프 님 아닌가요??? ㅎ

은하수 2025-03-24 10:40   좋아요 0 | URL
저도 폴스타프님 리뷰 봤어요~~~~~~

다락방 2025-03-24 11:01   좋아요 0 | URL
음.. 제 생각엔 아마도 시사인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전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검색해보니 제가 구매한 책에는 폴스타프 님 리뷰가 없는데 말이지요. 아 도대체 어디서 본거지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5-03-24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욱연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저도 읽은 책 이야기라 반갑네요.
루쉰 이야기에 더해 20-30년대 중국의 호텔 이야기가 인상 깊었어요.

다락방 2025-03-24 11:01   좋아요 0 | URL
저는 중국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사실 이 책도 호기심에 읽긴 하면서 재미를 기대하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굉장히 유익한 책이었어요. 저는 무엇보다 홍콩반점이 음식점이 아니라 호텔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ㅎㅎ

유부만두 2025-03-24 11:04   좋아요 2 | URL
이욱연 교수의 전작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도 재미있어요. 중국 역사를 영화와 연결시키며 짚어가요. 영화 좋아하시는 다락방님께도 흥미로울거 같아요.

은하수 2025-03-24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중국이 여행가보고 싶은 나라로 인식개선을 했달까~~
인상이 좋아져서 가보고 싶지만
전 작가처럼 중국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니.... 가서 또 수박겉핥기식 여행을 하고 오겠지만 그래도 가보고 싶네요^^

다락방 2025-03-24 11:02   좋아요 1 | URL
저도 상하이는 가봐도 좋겠다 싶어져서 상하이는 가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야 당연히 중국어도 모르니 수박 겉핥기 조차도 힘들겠지만 그래도 한 번 가보고 싶어졌어요!!

건수하 2025-03-24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불> 읽고 있는데 그 ㄱㅅㄲ 때문에 화가 나더라고요...

이욱연 책은 재미있을 것 같고, 또 옆지기 취향일 거 같아 담아둬야겠습니다 ^^

다락방 2025-03-25 07:57   좋아요 0 | URL
그 자식은 두고두고 사람 화나게 합니다. 어디까지 읽으셨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신세 비관만 하고 여러 사람 빡치게 하는 놈이죠. 으..

이욱연의 저 책은 중국에 대해 조금 관심을 갖게 해줘서 참 좋은 책이었어요. 덕분에 중국 작가들 책을 샀네요. 하하.

그레이스 2025-03-24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옌의 <개구리> 인상적이었습니다.
<혼불>에서 큼지막한 버선을 빨래줄에 걸어놓은 장면! 저는 너무 기분 좋았었어요 ㅋㅋ

다락방 2025-03-25 07:59   좋아요 1 | URL
모옌의 개구리를 사두고 읽지 않았다는 것을 방금 이 댓글을 읽으며 깨달았습니다. 하하
그건 또 언제 읽죠? 아휴 책 읽을 시간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단발머리 2025-03-25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 너무 좋네요. 루쉰의 삶이 좋은게 아니라, 아.... 소설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살아내는 사람들 이야기가 참...
남자들도 애로사항 있었을 거에요, 그죠? 이혼하기 위해 가고, 이혼 못 하고 돌아오고. 하지만 기다리는 여자들의 삶이란 건. 양쪽 다 기다려야 하는 거잖아요. 자신의 삶이, 인생이 그렇게 되리라는 걸 모르고 말이지요. 어쩜 평생 기다리는 삶....

저는 요즘 제 독서생활이 얼마나 피폐해졌는지 이 페이퍼 읽고 깨달았어요 ㅋㅋㅋㅋㅋㅋ 아는 책이 한 권도 없고 처음 보는 작가들도 수두룩. 독서 생활에 정진해야겠다! 마구마구 다짐을 하게됩니다. 충성!!
 
홀로 중국을 걷다 - 이욱연의 중국 도시 산책
이욱연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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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는데 이 책 읽고 나니 상해는 한 번 여행해보고 싶어졌다. 중국 여행기이면서 동시에 인물과 책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사진이 컬러가 아니라는 것. 특히 음식 사진에 대해서라면 컬러..로 부탁합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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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자 2025-03-24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여행기 역시 별로 읽지 않는데. 여행기이면서 동시에 인물과 책에 대한 이야기라니... 이건 좀 관심이 갑니다. 게다가 5별이잖아요~!!!
 

지난번 친구들을 만났을 때 친구들은 내게 듀오링고 얼마주고 구입했냐 물었고 나는 5만원대로 기억한다고 했다. 6만원 다 되는 돈이었던것 같은데 그 돈 내면 1년간 듀오링고를 할 수 있는거다. 물론 무료로도 할 수 있지만 무료로는 좀 짜증이나고 한계가 있어서 돈을 지불한게 2년차. 친구들은 깜짝 놀라며 본인들은 만원정도로 구독한다고 했다. 아마도 네이버스토어에서 검색해서 패밀리 요금제 가입한다고 했던것 같은데... 아 그래? 몇 만원 차이라니 너무 크지만, 그런데 알아보기 넘나 귀찮다... 게다가 난 이미 구입해서 사용중이고.... 아 나는 왜 책 쇼핑이 아니면 다른 쇼핑은 왜 다 귀찮을까? 쩝.. 


아무튼 듀오링고 464일차인데 최근에는 '너 듀오링고 맥스 경험해봐' 라면서 무료로 3일을 주더라. 듀오링고 맥스는 듀오링고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오고 나랑 간단한 대화를 하는 시스템이다. 사람이 직접 거는건 아니고 듀오링고 캐릭터가 에이아이 뭐 그런걸로 거는 것 같다. 그런걸 뭐라고 하지. 하여간 나에게 전화를 걸면 나랑 대화를 1분 정도 하는것 같은데,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 영어 레벨이 27 이니까 그에 맞게 정말 쉬운 것을 말한단 말이지. 그래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겠거든?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대답을 못하고 버벅댄다 ㅋㅋㅋㅋㅋㅋㅋ계속 음, 음, 이러고만 있음. 그래서 너무 한심하다. 아니, 이거 왜 대답을 못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처음 맛보기 했을땐 더했다. 그 때는 하이, 예스, 바이.. 이것만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듀오링고 일 년넘게 하면서 대체 뭘 배운거임? 게다가 누가 혼내는 것도 아닌데 왜 말을 못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대화를 마치고 나면 우리가 어떤 대화를 했는지 본문으로도 보여주는데 아주 그냥 엉망진창이다. 부끄럽기 짝이없네. 왜 듀오링고 1년 넘게 해도 예스 노 음.. 밖에 못하지요?

어차피 사흘간 무료 준거고 어제가 마침 사흘차. 어디 한 번 계속 해보자 하고 대화를 하고 또 하고 하고 또 하고 했다. 하다 보면 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그나마 대화다운 대화를 했다고 볼 수 있는게 바로 이것.



하아. 영어란 무엇인가. 영어공부란 무엇인가. 듀오링고란 무엇인가.

어제로 사흘 무료 끝나버려서 이제 저런 대화를 할 수가 없네. 껄껄. 돈 내고 듀오링고 맥스 구입할까.. 하하하하하.



듀오링고에게 말한대로 어제는 친구를 만났다.

친구와 만나서는 처음부터 외국어에 대한 수다를 엄청 떨었다. ㅋㅋ 둘다 듀오링고를 하고 있고 나는 듀오링고만 하지만 그 친구는 다른 방법으로도 외국어를 공부하고 있는데 친구는 현재 일어랑 중국어를 하고 있다고 했고 나는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하면서 이탈리아어도 해볼까 생각중이다. 내 친구 누구는 4개국어를 하는데 정말 미친듯이 공부한대, 유퀴즈에 22개국어 하는 교수 나왔는데 진짜 미친듯이 해야 한대, 막 이런 얘기하면서 내가 그랬다.


"살면서 5개국어는 해야하지 않겠냐, 5개국어를 마스터해야겠다. 그래서 나는 선택한게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이렇게 네 개인데 이러면 4개 국어라 나머지 한 개를 어떤 외국어를 할까 아직 정하지 못해 고민이다" 라고 말했고 또 이렇게 덧붙였다.


"프랑스어 듀오링고로 1회 해봤는데 이건 내가 접근할 수 없는 너무나 어려운 언어라서 포기하고, 제2외국어 일어였고 학창시절엔 재미있었지만 지금은 좀 흥미가 안생기고, 베트남어를 해보고 싶었지만 이것도 너무 어려워서 안되겠어서, 대체 다른 하나의 외국어는 뭘 선택해야할지 모르겠다" 고.


그러자 친구는 인도네이사어 를 추천해줬다. 영어를 하는 사람은 인도네시아어에 접근하기가 쉽다는 거였다. 듣자마자 바로 그거다! 하는 생각이 든건 아니었는데 왜냐하면 사실 그간 인도네시아와 나는 어떤 접점도 없었고 그 문화에 흥미를 느끼거나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흐음 그래? 정도의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그런데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인도네시아 영화를 보고 있던 터라 친구의 말이 무슨 말인지는 알겠더라. 친구를 만날 때만 해도 뒷부분 조금 남겨둔 인도네시아 영화였는데, 그 영화 보다보니 알아들을 수 없는 그들의 언어로 막 얘기하는 중에 굉장히 간단한 영어들이 툭, 툭 나오는거다. 오오.. 그렇다면 이걸 해볼까...


내가 본 영화는, 제목도 말하기 부끄러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The Most Beautiful Girl in the world> 이다. ㅋㅋ 친구에게도 말했더니 친구가 '너는 참 남들 알지도 못하는 영화를 잘도 찾아본다'고 했는데, 친구야 그건 내가 주로 퇴근길 지하철에서 보는데 성인 영화를 볼 순 없기 때문이야... 흠흠. 전체관람가나 12세 혹은 15세 관람가를 본다면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다. 기껏해야 뽀뽀만 나오기 땜시롱..



하.. 진짜 이거 본다고 말하기도 어쩐지 부끄럽네. 특히 저 줄거리를 본다면 세상에 아무도 안 볼 것 같다. 중학생도 안보는 영화 내가 본다 시리즈에 이렇게 한 편을 더 추가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방송국 소유자 '루벤(라자 라히디안)'은 어릴 적 엄마가 외도로 집을 나간 뒤에 사랑을 믿지 않는 바람둥이로 세상을 살고 있고 그런 루벤에게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랑 결혼해야 내 재산을 상속한다'고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얼라리여~ 그래서 루벤은 하는수없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는 경쟁프로그램을 열어서 자기의 아내가 될 여자를 선택한다.


인도네시아 영화는 그간 본 적이 없어서 언어도 생소햇지만, 저런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기획에서 아아 여성인권은 거리가 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것이 얼마나 여성혐오적인지 얘기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영화가 페미니즘을 어느 정도 장착하고 있었던 것. 그래봤자 이성애 로맨스이긴 하지만, 오오 인도네시아도 영화에 기본적 페미니즘 장착하고 있구나, 싶어서 세상의 흐름이 전반적으로 어떤지를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여자 '키아라(셰일라 다라 아이샤)'는 자신의 일을 가지고 있고 또 그걸 잘해내는 방송국의 보조 피디이다. 


이들이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좀 호감이 생기게 되지만 어쨌든 이 경쟁 프로그램에서 루벤은 한 여자를 자신의 아내로 선택한다. 그리고 이 방송 자체가 시청률도 높게 나왔기 때문에 루벤은 스텝들에게 선상 파티를 열어준다. 키아라와 앞으로 루벤과 결혼하게 될 여성까지 모두 배에 타서 바다 위에서 즐겁게 먹고 마시는데, 아아 무슨 운명의 신이 껴들어가지고 루벤과 키아라가 바다에 빠졌고 그렇게 둘은 무인도에 도착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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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갑자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좀 너무하지 않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그래가지고 사람들이 구하러 올 때까지 이들이 살아남야아 하니까 나뭇가지 꺾어서 임시 거주공간 만들고 물고기 잡아서 구워먹고 민물 찾아서 마시고 이렇게 며칠간 지내면서 이들은 '지금 여기선 우리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이 아니라 동등하다' 이래가지고 친구가 되어서 반말 트고 서로에 대해 깊이 알아가게 되는데 그렇게 그들이 점점 더 친해지면서 막 입을 맞추려던 그 순간!! 그들을 구하러 배가 도착합니다. 네... 이 영화는 뽀뽀조차 허락하지 않아...... 


물론 우리는 이쯤에서 결론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경쟁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약혼녀에게 노, 를 말하고 키아라를 선택하겠지, 하는. 

무사히 그들이 구출되고 약혼녀가 반갑게 루벤을 끌어안고 이 모습에 키아라는 내가 괜한 꿈을 꾸었네, 꿈에서 깨니까 아프다, 라고 한다. 흑흑. 그런데 루벤은 루벤대로 이것이 괴롭고 그래서 생각하다가 프로그램 보고 하는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키아라에게 나랑 결혼해줄래? 이러는데 키아라는 아니라고 말한다. 너는 니가 뭘 원하는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너 지금 아버지 재산 받으려고 이러는거 아니냐, 이러면서 그 자리를 박차고 그에게서 돌아서는 거다. 오오~ 여기서 울면서 예스를 말하지 않고 돌아섰다고? 


그 후부터가 좋았다. 그 후라고 해봤자 영화의 마지막이 되는데, 이 영화 볼 사람 대한민국에 나밖에 없을 것 같아서 걱정 없이 스포를 하겠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났다.

키아라는 방송국을 나와 다른 곳에 취업을 했고 그곳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루벤은 아버지의 유산을 받는걸 뒤로 미루고 결혼을 포기했다. 워낙 셀럽이었던 만큼 '약혼녀와 저는 결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건 결코 그녀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녀에게도 너무나 미안합니다' 라고 하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작은 회사를 차린다. 아버지의 회사에서 일하는게 아니라. 그리고 키아라를 찾아가서 일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다정해진다. 결국 물어보는 건 "손 잡아도 돼?" 이고 키아라는 된다고 하면서 영화는 끝났다. 충동적으로 사랑 폭발해 예스 예스 이러는게 아니라, 지금 그렇게 선택하는거야 노노해, 하고 돌아서는 것도 좋았고 그 후에 자기들의 일을 하면서 충실하게 살아왔던게 좋았다. 아, 마지막이 참 좋네, 했다. 만날 사람은 언젠가 만나게 되는것 같다. 자기 삶 충실히 살다보면 언젠가는.. 샤라라랑~~



하여간 이 영화를 보느데 중간중간 짧은 영어문장들이 툭툭 튀어나왔단 말이지. 그렇다면 다섯번째 언어를.. 인도네시아어로 할까? 이건 생각해볼 일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주 내내 흥얼거린 노래가 있다. 






ㅋ ㅑ ~ 노래는 역시 엣날 노래야.
그리고 이 노래랑.







그리고 시사인을 읽었다.












뒤에서부터 읽는 나는 <'살리는 사람'의 뭉클한 한마디> 라는 기사를 읽는다. 시사인 취재팀이 중증외상센터를 실제로 지켜보고 의료인과 인터뷰를 했다는데, 그 중에 인상적인 구절이 있었다.



(취재를 진행한)김다은 기자의 마음에 오래 남은 모습은?

-장면은 아니고 인터뷰 내용이었는데, 권다은 PA간호사가 <오징어 게임>같은 드라마는 못 본다고 하더라. 사람 한 명 살리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데 저렇게 쉽게 죽이냐는 거다. '살리는 사람'다운 말이었다. -p.71



안그래도 이번에 새로 공개된 잭 리처 보면서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다 막 죽이는거 아니냐' 했는데.... 

표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명태균하고 김건희하고 주고 받은 메시지도 몇 장면 캡쳐되어있다. 명태규는 김건희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하는 곳에 대해서 미리 학습하는게 필요하다고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더라. 이걸 스스로 깨닫지 못해 말 실수하는 대통령도 어이없고 그래서 이렇게 지시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참....

그만 말하자.

아무튼 어제 술 취해서 책 사려고 했다가 그냥 잠들었는데 그래서 결국 취중 책구매를 하진 않았다.
오늘 맨정신 구매를 하겠다. 흠흠.



(그나저나 알라딘 시스템 에러가 상당한 것 같다. 어제는 피씨로 접속이 안되더니 최근 며칠간 매일 방문자가 천 명이 넘어... 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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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3-20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여......... 사실 알라딘 접속이 불안정해서 내가 새로고침 열라게 하는 바람에 며칠간 매일 방문자가 천 명이 넘은 거라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슷한 컨텐츠로 떠 있는 저 영화들도 곧 볼 거죠? ㅋㅋㅋㅋ

다락방 2025-03-20 11:20   좋아요 1 | URL
아아 나의 천명은 그러니까 모두 잠자냥 님이었습니까.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것이었다가...

모두 너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슷한 컨텐츠들은 볼까 말까 .. 두고봐야합니다. 일단 다른거 뭐 볼 거 없나 좀 보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5-03-20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듀오링고 무료로만 했는데 섹션8까지 하니까 아예 과정이 다 끝나버려서 이제 더 할 게 없더라고요ㅋㅋㅋ무료라 이렇게 끝나는건가🤣 다락방님 ebs오디오 어학당 들으세요 강사님들이 설명도 잘 해주시고 재밌고 좋아요😀

다락방 2025-03-20 11:37   좋아요 1 | URL
망고 님, 제가 무료로는 계속 안해봐서 어느 지점에서 끝나는지 모르겠지만 유료로 사용하는 저는 하여간 400일 넘게 하고 있고요 2년 넘게 계속 하고 계신 분들 보면 유료일 경우에만 계속 진행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ebs 오디오 어학당은 참고할게요!!

단발머리 2025-03-20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영화든 ㅋ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은 중학생도 안 볼 영화라지만 페이퍼 읽고 나면 나도 보고 싶어지는 ㅋㅋㅋㅋㅋㅋㅋ
결론이 참신하고 좋네요. 손 잡을 때 허락 받아야죠, 암요!!

저는 외국어라면 영어-프랑스어까지만 생각해 두었는데(고등학교 때 배운 구텐탁!은 저리 멀리 치우구요) 다락방님 주위에는 다른 외국어에 진심인 분들 많네요. 서로 외국어 공부 권하는 아름다운 풍경!!

다락방 2025-03-20 17:3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오늘은 무슨 영화를 볼까요? 좀 둘러봐야겠습니다. NCSI 하와이 편이 재미나다고 해서 유플러스도 앱 설치해두었는데 과연..
아무튼 넷플릭스는 도대체 이런 영화를 왜 만드는가, 라는 질문을 하게 만드는 영화들을 만드는데, 그걸 누가 보느냐, 제가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랑스어 듀오링고로 1회차 접해보고 ‘아 이것은 내가 감히 접근할 수 없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엄청 어렵던데요. 베트남어가 더 어렵냐 프랑스어가 더 어렵냐 내기내기 해보자.. 하여간 두 언어 다 저는 포기 ㅋㅋㅋㅋㅋ 세상의 모든 언어를 다 알고 산다면 참 좋을텐데 말입니다. 현실은 중고등학교에서 내내 배운 영어조차 못해 버벅거리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서곡 2025-03-20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다락방님 전에 악스트에서 한유주 작가님이 듀오링고로 인도네시아어 학습한다는 내용을 읽었거든요 배우신 분들...아무쪼록 즐거운 외국어 공부 되시길요~

다락방 2025-03-20 17:35   좋아요 0 | URL
오오.. 저도 인도네시아어를.. 한 번 도전해볼까요... 하여간 외국어를 공부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그런 삶을 살아오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그런 삶을 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서곡 님, 좋은 저녁과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