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본다 미드나잇 스릴러
클레어 맥킨토시 지음,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불법촬영, 스토킹, 데이트앱, SNS, 강간, 살인, 그리고 남자-아들, 남편, 애인, 직장동료-와 함께 살아가는 이 시대의 여자들이 미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게 더 안타깝다. 실질적인 위험이 닥쳐와도 '내가 예민한건가' 스스로 검열하고 다른 사람에게 말했다가 미친년 취급 당할까봐 걱정해야 하고. 게다가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오래 반복해야 하는걸까. 왜 위험에 노출되는 것도, 공포에 휩싸이는 것도, 죄책감에 가슴을 치는 것도, 네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하는 것도 여자들의 몫일까.


저자 '클레어 맥킨토시'는 12년간 경찰로 근무한 뒤 작가가 되어 이 소설을 썼다는데, 경찰로 근무하면서 얼마나 많이 억울하게 죽어간 여자들을 목격했을까. 여자가 자기 앞에 닥친 위험을 신고했는데 그냥 돌려보내는 경찰들이 영국에도 있다.


'조'는 퇴근길에 신문을 보다가 데이트앱 광고에 자신의 얼굴이 실린걸 보게된다. 자신은 애인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고 데이트앱은 사용해본 적도 없는데. 애인은 그저 사진이 도용당한 거라며 예민하게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조는 그럴 수가 없다. 게다가 그 뒤에 일어나는 여성을 향한 소매치기, 살인, 강간 사건들의 피해자가 그 광고속의 여성들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그래서 경찰에 이 일을 알린다. 담당형사는 그 제보를 크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녀의 말을 믿어준 여성경찰이 연관성에 대해 주장하며 사건 해결에 합류한다. 피해자들이 실렸던 데이트앱의 사이트는 암호를 넣고 들어가면, 여성들의 외모부터 하루 일과까지 다 공개되어있다. 그녀가 타는 지하철, 자주 앉는 자리,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 그리고 사진까지. 남자들은 돈을 내고 그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여 원하는 여성들의 자료를 다운받고, 그녀들의 동선 그 어디쯤에 느닷없이 나타나 그녀에게 마치 우연인듯 자연스레 다가간다. 그렇게 소매치기를 하고, 강간을 하고, 살인을 한다.


조에게 접근했던 남자는 그동안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버느라 데이트할 시간이 없었고, 이제 데이트를 좀 해보자 하니 여자를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할지 몰라 이 사이트를 이용한다. 게다가 여자로부터 호감을 얻기 위해 백기사 역할을 자초한다. 백기사 신드롬이란 말을 이 책에서 처음 보았는데, 이 남자가 백기사 신드롬에 빠져있는 장면에서 나는 어릴적에 내가 보았던 숱한 한국영화들을 떠올렸다. 왜, 우리도 그런 장면 다들 한 번 이상씩 보지 않았나. 한 여자에게 호감을 가진 남자가 그 여자로부터 호감을 얻기 위해 자기 친구나 지인들에게 부탁해 그녀를 둘러싸고 범죄를 저지르도록 시키는 장면, 그리고 그 때 남자가 그 자리에 딱- 나타나서 여자를 구해주는거지. 멋지게 구하면 멋져서 그 남자는 여자로부터 사랑을 받고 얻어 터지면 얻어터져서 동정심에 사랑을 획득하는 그런 장면, 우리 봤잖아. 책 속의 조가 위험에 노출됐다가 구해지는 연출된 장면으로부터 나는 한국영화의 그런 장면들을 떠올렸고, 어릴 적에 별 생각 없이 봤던 그 장면들이 얼마나 큰 여성에 대한 위협인지를 깨달았다. 결과적으로 남자랑 사귀게 되는 로맨스의 한 부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막상 낯선 남자들이 내 주위를 둘러쌌을 때 내가 느낄 공포는 무엇일까. 영화에서는 언제나 남자와의 로맨스로 끝맺었지만, 그 여자는 남은 인생에 수시로 악몽에 시달리고 그 두려움이 떠오를텐데. 남자들은 '여자를 얻기 위해' 대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아주 사소한 일로부터도 여성들은 공포를 느낀다. 내 허락 없이 내 얼굴을 촬영하는 것(심지어 어디다 전송까지 했단다), 뒤에서 나를 따라오는 발소리 같은 것들. 그게 이 책안에서 여성들의 출퇴근길에, 일을 하려는 데에 벌어지는 일상적인 일들이다.



사람은 다 달라서 하나의 사건에 대해 느끼는 바도 그리고 영향을 받는 바도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책 속에서 언니는 동생이 당한 강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동생이 그 일로 아플까봐, 트라우마에 시달릴까봐, 자신이 더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나 동생이 강간범에 대해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걸 알고 혼란스러워한다. 왜, 그 놈을 잡아야지, 그 놈을 잡아 족쳐야지, 어째서 너는 그 일이 있는데도 마치 없는것처럼 살아가려는거야. 이 일로 사이좋은 자매는 수시로 긴장감을 형성하는데, 시간이 흐른 후에 비로소 언니는 우리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어떤 사람은 끝까지 범죄자를 쫓으려하고 어떤 사람은 자기 인생에 더 기쁜 일들을 떠올리며 그 일을 잊고 싶어한다는 것을. 서로에게 상처인 이 일에 대해 받아들이고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울면서 눈물을 닦았다. 강간을 저지른 건 강간범인데 미안하다고 말하는 건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생각한 언니여야 한다는 건,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거 아닌가.




등장인물인 조의 성격이 좀 짜증나서 초반에 읽기가 힘들었지만, 다 읽으면서는 경찰로 일했던 여성이 쓴 책이라는 게 너무 좋았다. 여성이 느끼는 공포와 불안 그리고 의심과 피해의식까지, 모를 수가 없는 사람이 썼으니까.



드라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서 강간피해자인 여성이 강간범을 만나면 묻고 싶다고 했다. '왜 나였냐'고, 자신의 어떤 점이 강간범을 자극한거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 다시 살 거라고. 자신의 하루 일과중에 그 부분을 바꾸겠다고.

피해자들은 모두 자기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특별히 어떤 행동을 한 게 아니라 아침이면 일어나 출근을 하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저 자기 삶을 사는 사람들. 그것들 중에 어떤 것이 범죄자를 자극한 게 아니라, 범죄자는 그저 범죄를 저지르고자 하는 욕망이 있던 거였다. 조의 동생도 조에게 말한다. 언니가 나를 지켜주지 못한 게 아니라,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르고자 작정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클레어 맥킨토시는 지금을 사는 작가이고 그래서 현재를 말한다. 데이트앱, 인터넷, 페이스북, 페이팔.. '여자를 찾고 싶어' 컴퓨터 앞에 앉거나 태블릿을 손에 쥔 남자들은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당신의 아들이거나, 남편이거나, 남자친구이거나, 회사 동료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정말 그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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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9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09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09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6-09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0-06-1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가 12년간 경찰이었다는 점과 현재 사회를 잘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저도 읽어볼게요.

다락방 2020-06-12 12:15   좋아요 0 | URL
고전은 고전의 의미가 충분히 있지만 현재를 말하는 작가는 또 그대로의 의미가 있는것 같아요. 경찰 생활 했던 사람이라 경찰의 부족한 면이나 집착에 대해서도 잘 써냈어요.
 
드립백 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카페인 금단현상으로 머리가 아픈 것 같다는 임신한 여성에게 이 커피를 선물해줬다. 내가 먹어보지 않아 혹여라도 커피 같지 않은 커피면 어쩌나 했는데, 맛도 향도 좋고 ‘완전 커피‘라고 받는이가 즐거워했다. 또 사줄거다.

아무튼, 내년엔 고모가 되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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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6-08 15: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음엔 드립백 말고 원두를사주세요. 제가 이 원두 사서 갈아먹어봤는데, 이거 정말 카페인 있는 커피랑 맛 똑같아요!!

다락방 2020-06-08 15:16   좋아요 0 | URL
원두를 사면 드리퍼도 필요해져서 말이죠. 드리퍼까지 함께 원두 사줄까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드립해서 내려마실 것 같지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다음엔 이 원두를 사봐야겠어요. 블렌드 수국 다 마셔가거든요. 후훗.

Falstaff 2020-06-08 17:19   좋아요 0 | URL
저도 시다모 원두 무지 좋아합니다. 단, ‘디카페인‘ 말고 카페인 왕창인 걸로요. ㅋㅋㅋ

다락방 2020-06-08 17:25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딘 커피 마셔본 것 중에 카페인 포함된 시다모가 제일 좋았어요! ㅎㅎ

moonnight 2020-06-08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축하합니다 다락방(예비) 고모님^^ (이미 14년차) 고모로서 말씀드리자면 고모도 참 행복해용^^ (이모는 못 되어봐서 모름ㅎㅎ)

다락방 2020-06-09 07:49   좋아요 0 | URL
저는 무슨 복을 받아서 이모도 되어보고 고모도 되어보고 ㅠㅠ 행복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근 유치원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0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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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만 센 선생님에서 힘도 센 선생님이 되어가는 모든 시간들이 다 너무 좋지만, 힘만 센 선생님이 힘도 센 선생님이 될 수 있었던 건, 퇴근 길에 풉-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바로 그 지점에 있었던 것 같다. 퇴근길에 웃는 모습이 제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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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6-08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너무 행복하게 읽었어요. 참 귀엽죠>.<

다락방 2020-06-09 07:50   좋아요 0 | URL
흙과 똥장면도 명장면이죠!!! >.<
 

- 글 쓰고 싶은 욕망이 전혀 일지 않을 때 쓰는 글은 글의 질이 현저히 낮다. 원하는대로 써지지 않는데 이 말 자체가 틀린게, 원하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어제 리뷰 한 편을 쓰면서, 아, 진작 쓸 걸, 쓰기 싫다고 미루다보니 엉망인 글이 나왔다,고 후회했다. 그렇다면 어제도 쓰지말걸, 쓰는 걸 놓지말자, 하고 억지로 썼더니 영 마음에 들질 않아. 뭐, 다시 막 쓰고싶어질 때가 오겠지.



- 어제 리뷰 하나, 페이퍼 하나로 연달아 두 개의 글을 썼는데, 이렇게 연달아 두 개의 글을 올릴때마다 느꼈던 바지만, 나중 쓰는 글은 읽히되 먼저 올린 글은 잘 안읽히는 것 같다. 추측인가 사실인가... 글을 쓸때는 연달아 두 편의 글을 쓰지말자, 고 생각했다. 한 편씩만 써, 한 편씩만.....



- 아침에 출근하고나서 리셋 팀에 후원금을 보냈다. 처음부터 후원금을 보내고 싶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찾아온 것.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정말 좋다. 가장 편하게 지지하고 후원하는 방법이다. 돈을 버는 건 이래서 좋다고 생각했다. 아침부터 후원으로 시작하는 상큼한 하루.





- 책을 샀다. 강간의 역사는 중고로 살 수밖에 없었는데, 중고로라도 살 수 있는게 어딘가 싶다. 테헤란에서 롤리타를 읽다는 중고로 살 수도 없어. 개인판매자들은 비싸게 내놨고, 나는 그렇게 가격 후려치는 걸 참을 수가 없다...



이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친구 한 명이 대박이라고 했다. 자신도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을 샀다는 거다. 아니, 이렇게 많고 많은 책들 가운데 신간도 아닌 책을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을 친구도 나도 동시에 살 확률은 얼마나 될까.




- 책이 왔다. 도선생의 책들은 문학동네 트윗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았고, 주군의 여인은 창비 리뷰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았다. 최근에 저런 비슷한 드라마 있지 않았나?  커피는... 내가 내돈 주고 샀다.





- 어제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6월의 도서인 《에코페미니즘》을 읽기 시작했다. 두꺼운 책들은 서문도 길기 마련인데, 이 책을 먼저 시작한 친구들이 이 책의 서문도 만만치않음을 말해주었다. 자, 읽기 시작, 했는데, 아..원망스런 공저여... 서문은 다 읽고 책장을 덮으려 했건만, 반다나 시바의 서문이 끝나자 마리아 미스의 서문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공저는 이게 나쁘구먼..나는 더 읽지 못하고 책장을 덮었다.


















-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게 너무 속상하다. 4월의 여행도 8월의 여행도 취소했고 9월은 아직 남겨두었는데, 가족들은 괜한 기대말고 9월 것도 취소하라고 한다. 9월은 내가 올해 계획한 여행중에서 유일하게 혼자 가는 여행이라 더더욱이 포기하기가 싫다. 너무 가고 싶어. 금요일밤에는 술을 마시면서 대리만족으로 여행 프로그램을 찾아서 보다가 너무 여행 가고 싶어서 울고싶어졌다. 공항으로 향하는 리무진 버스도 타고 싶고, 공항에 도착해 라운지에도 들어가 뷔페도 먹고 싶다. 비행기를 타고 싶고 비행기 좌석 불편하다고 꼼지락거리다가 낯선 나라의 공항에 도착해 으앗, 새로운 곳이다,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그렇게 호텔에 도착해 호텔 침대에 드러눕고 늦잠을 자고 이국의 거리를 걷고 땀도 흘리고 그렇게 밤이 되면 술을 꺼내놓고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 풍경을 바라보고 싶다. 한낮에는 까페에 들어가 그리운 친구들에게 엽서도 쓰고 싶다.이 모든 걸 할 수 없이 계속 포기하게 되어서, 그리고 또 포기해야 할까봐 너무 속상해. 너무 가고 싶다, 너무 가고 싶어. 혼자 여행은 내가 얼마나 기다리던 것인데. 엉엉 울고싶다 진짜. 나 호텔도 좋은 걸로 예약해놨는데. 이렇게 너무 가고 싶어져서 미칠것 같으면, 갔다왔던 장소들을 떠올린다. 특히나 미국은 아마 향후 몇 년간 여행이 불가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전에 다녀올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MOMA 를 재방문 해야지 마음먹고 갔다가 리모델링 중이라 가지 못했었는데, 그래서 다음을 기약했는데, 그 다음이 언제가될지 모르겠다. 그렇게 속상하면 휘트니 뮤지엄을 갔다와서 다행이라고, 구겐하임을 다녀와서 다행이라고 다시 마음을 바꿔먹고 있다. 그래도 다시 더 해보고 싶고, 더 가보고 싶고, 또 가보고 싶어서 애가 탄다.

여행에 대해서라면 언제나 갈 수 있을 때 충분히 가보도록 하자, 는 생각으로 대하고 있었는데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몸이 더 약해지면 가기 힘들 것이고 돈을 벌지 않는다면 역시나 가기 힘들것이다. 전염병 때문에 내가 여행을 못갈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미래는 예측불허. 그래, 언제 무슨 일이 닥쳐서 내가 여행을 못가게될지 모르니 갈 수 있을 때 역시 가는게 답이야.

9월 여행은, 포기해야 하는걸까.




- 쓰기 욕망이 사라진 것처럼 읽기 욕망도 사라져서 6월 현재까지 읽은 책이 고작 단 한 권뿐이다. 이번 달에는 어쩌면 고작 2,3권의 책만 읽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억지로 나를 다그치지 말자고 생각한다. 이럴 때가 있더라고. 이러다가 다시 또 읽고 싶어질 때가 오더라고.




- 빵 사러 나가고 싶다. 빵 먹고 싶다. 방금 떡을 먹었는데도 그렇다. 빵하고 떡은 다른거니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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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6-08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글쓰기 욕망 사라졌다 해놓고 글 겁나 많이 썼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끄럽기 짝이없다....

단발머리 2020-06-08 11:07   좋아요 1 | URL
글쓰기 욕망이 사라졌을 때 요정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쓰기 욕망 돌아오면? ㅋㅋㅋㅋㅋㅋㅋㅋ 다 죽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6-08 11:09   좋아요 1 | URL
욕망도 똥구멍까지 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부끄럽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0-06-09 22:23   좋아요 0 | URL
ㅋㅋㅋ 요정도..?

다락방 2020-06-10 07:38   좋아요 0 | URL
요정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20-06-08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여행계획 다 취소하고 우울한 참입니다.
매년 버킷리스트 실현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말이죠... 으앙....

다락방 2020-06-08 15:19   좋아요 0 | URL
저는 혼자 가는 여행을 정말 벼르고 별렀단 말이에요. 얼마나 기대했는데, 그 날이 저의 희망이었는데 이렇게 꺾인다고 생각하니 미치겠어요. ㅠㅠ
오늘 보니 뉴질랜드는 종식됐다고 하던데, 뉴질랜드에서 저를 받아주지 않겠죠? ㅜㅜ
 

아주 오래전 어느 밤의 일이다. 친구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종로3가 지하철역이었다. 나는 그를 닮은 사람을 보았다. 혹시 그인가, 아는척 하고 싶었지만 아닐 수도 있으니까, 나는 그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지금 어디에요?


상대로부터 답이 왔다.


-의정부요. 왜요?


-종로3가역에서 당신을 닮은 사람을 보았어요. 그래서 혹시 당신인가 싶어 물어봤어요.



이렇게 그와 잠깐 대화를 하면서 집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을 타서는 그런데, 잠깐 생각해야 했다. 나는 정말 길에서 우연히 한 남자를 보고 '그 사람을 닮았다'고 생각한 것인가, 아니면 문자메세지를 보낼 핑계를 만들려고 부러 누군가를 닮았다고 생각한 것인가. 그때도 명확히 답을 내리지 못했는데 어제 오늘 불쑥, 그러니까 그게 벌써 몇 년전의 일이야, 한 십삼년쯤 된것 같은데, 그 때 종로3가 지하철역을 걷던 내가, 그렇게 문자메세지를 보냈던 내가 떠올랐다. 그때, 그거 진짜였어? 그를 닮았던 사람을 보았다던 거 말야, 나한테 물었다. 그리고 그때도 그랬지만, 사실은, '그렇게 닮거나 한 건 아니었다'고 답을 내렸다. 이게 솔직한 답이다. 그를 닮았다는 사람을 보았다고 해서 그에게 말을 걸 수 있었다는 것, 나는 그 뒤가 중요했기 때문에 부러 구실을 만들었다, 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아.

그리고 이렇게 십삽년이나 지나서 생각난건데, 그 때 의정부에서 그 문자메세지를 받았던 사람은, 그런 내 의도를 알고 있었을 것 같다. 날 닮은 사람을 보았다고 말해지만, 나한테 말걸고 싶었던 거지, 라고, 그는 알고 있었을 것 같다. 갑자기, 불쑥, 그 밤이 떠올랐다. 구실을 만들었던 밤이, 그리고 그것이 구실이었다는 것을 그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으리라는 생각이,  이 뜨거운 주말에.




이제는 그런 구실도 통하지 않는 거리에 우리가 있다. 물리적으로도 마음적으로도.



그렇다면, 다른 구실을 만들어야하는데, 거기까진 해놓았지만, 이제는 용기가 없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 자주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떻게 살고 싶은지 종종 묻곤 한다. 어린아이에게 '자라서 무엇이 되고 싶니?'를 묻는게 아니라, 앞으로 너는 어떤 삶을 살고 싶어, 에 대한 것. 
나는 계속 책을 읽고 싶고, 책 읽는 사람들과의 교류도 끊임없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맛있는 걸 먹고 싶고 술을 마시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늘 다정하게 지내는 것도 물론 내가 살고 싶은 삶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1995년 가을 마침내 대학 교수직을 사임한 이후 나는 그동안 이뤄보고 싶었던 꿈을 실현시켜 보기로 결심했다. 나는 문학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일곱 명의 가장 우수한 학생들을 골라내어 문학토론을 하기 위해 매주 목요일에 우리 집으로 초대하였다. -p.13
















지난 주말에는 친구네 집에 갔다. 친구가 이사해 살게된 새로운 집에 우리를 초대한건데, 그 집에 방문하는 친구들은 저마다 자기들이 가져올 수 있는 것들을 챙겨왔다. 그렇게 명란젓, 애플파이, 메론, 와인, 막걸리, 치즈, 꽃다발이 각자의 가방에서 꺼내어져 테이블 위에 놓였고 빈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음식을 마련해두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같이 음악을 들었던 시간은 너무 금세 흘렀다. 바깥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좋은 시간을 보냈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내 삶에 찾아왔을까, 나에게 어떻게 이런 운이 있나,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다음날부터 읽기 시작한 '아자르 나피시'의 책에서 나는 저런 구절을 보는 거다. 매주 목요일에 문학토론을 위해 학생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이야기. 마침 나 역시 친구의 집에 다녀오지 않았던가! 이걸 너무 하고 싶은 거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나는 언젠가 욕실이 두 개있는 30평대의 아파트에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이 시간이 지날수록 늙어가시니 어쩌면 나의 독립은 요원해질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어서, 내심 3-4년 후에는 그게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 터다. 돈 열심히 모아야 되는데. 방 세칸짜리 집을 마련해서 한 방에는 책상과 책장을 두고 하루중의 일정 시간을 그 공간에 들어가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어느날에는 친구들을 초대하는 거다. 굳이 문학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좋다. 어떤 명목이 됐든 좋아하고 다정한 이들을 초대해 큰 식탁앞에 앉혀두고 맛있는 것을 함께 먹는 일은, 상상만 해도 너무 즐겁지 않은가! 내 집이니 초대하는 시간은 내 마음대로 해도 되겠지. 지난주에 친구 집에는 일찍 만난다고 세시에 만났는데도 대화를 나눌 시간이 부족해 너무나 아쉬웠다. 아자르 나피시는 아침에 학생들을 초대한다. 나도 아침에 초대해야지, 라고 생각했다. 방 세칸, 욕실 두 개인 집에 살면서 최소한 6인용 식탁을 길게 마련해두고, 그리고 아침부터 초대하는 거다. 음식은 뷔페식으로 준비해놔도 될 것 같다. 자, 저기에 음식 있으니까 다들 먹고 싶은 거 가져와서 마음대로 먹어. 와인 냉장고는 그 때가 되면 200개입 냉장고로 바꾸고 싶은데, 그것도 가능해질까. 냉장고 한쪽 면은 소주와 맥주로 채워둬도 좋겠다. 뭐든 술이 마시고 싶을 때 없어서 사러 나가는 건 너무 싫어. 늘 준비되어 있는 삶!


그렇게 실컷 먹고 놀고 마시고 이야기한 뒤에 헤어지면서는 '함께 해서 즐거웠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조카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랬거든. 오늘 더 어린 남자 조카아이가 집으로 돌아가면서 이모 사랑해, 함께 해서 즐거웠어, 라고 말했다. 어떻게 저런 말을 할까? 귀여워....





6월의 같이읽기 도서인 에코페미니즘을 조금이라도 읽어야지. 오늘 시작하려고 마음 먹었으니 시작해야지. 책 두꺼워서 한숨이 나오고, 세상에, 서문 다음에 또 서론도 있다고 해서..(뭐 다 그렇죠) 시작하기가 두렵지만, 그래도 한 장이라도 읽고 자야지.





















일요일 밤, 용기가 필요한 밤, 인내가 필요한 밤, 그리고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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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0-06-07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러보고 싶을 때 불러본 기억이잖아요. 그건 좋은 거고, 어마어마하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거고, 좋아하는 마음은 귀여운 마음이라는 증거기도 하고, 그런 거고 그런 건데요ㅎㅎㅎ

다락방 2020-06-08 07:53   좋아요 0 | URL
뭐라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저 당시에 저렇게 했던 다락방 초귀요미... 뭐 이런 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매일 ‘자니?‘에 대한 욕망에 시달려요. 괴로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0-06-0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욕실이 두개인지가 궁금해요ㅋㅋ!! 아 근데 친구가 많이 올테니까 두개여야겠군요 😌

다락방 2020-06-08 07:52   좋아요 1 | URL
저를 포함 우리집에 머무는 사람은 누가됐든 급똥으로부터 자유롭기를 바라는 마음이랄까요... 제가 급똥 때문에 정류장 아닌 곳에서도 내려본 적 있는 사람이라 급똥의 괴로움을 다른 사람들은 가급적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굿모닝, 쟝님!

- 2020-06-08 08:01   좋아요 0 | URL
굿굿 모닝😀 오늘도 행복한 하루, 급똥 참지 않는 하루 되시기를😋

다락방 2020-06-08 08:18   좋아요 0 | URL
아침부터 급똥으로 상큼하게 시작하네요?

쟝님, 저 어제 에코페미니즘 읽기 시작했는데, 아니, 반다나 시바의 서문 끝나니까 마리아 미스의 서문이 또 나오지 않겠어요? 당황했죠... 거기서 바로 책을 덮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 2020-06-08 08:24   좋아요 0 | URL
그래놓고 욕심이 똥구멍까치 차서 미리 빨리 다 읽고 페이퍼 후루룩 쓰고 인증하실 분이라는 걸 안다..

다락방 2020-06-08 08:31   좋아요 0 | URL
서문 쪼끔 읽었는데 재밌어요. 마리아 미스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읽기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거기서 읽었던 것들이 이 안에서 다시 얘기되어질 것 같거든요. 그래서 어우 서문 읽기 싫다, 하고 덮었지만 읽으면 엄청 재미질 것 같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지금은 스릴러 소설을 읽고 있다... 으하하하하

감은빛 2020-06-08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기가 필요한 밤, 인내가 필요한 밤. 그리고 여름 밤
이 부분을 자꾸 소리내어 읽어보게 되네요.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낮엔 더웠어도 밤에는 쌀쌀했는데,
이젠 밤에도 더위를 느끼네요.
어제는 저녁에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마친 후 씻고, 가벼운 안주와 와인 반 병을 마셨어요.
그레고 더워서 창문을 열어놓고 잠들었는데, 새벽에 깨니 또 춥더라구요.
아직은 덥다고 창문을 열고 자면 안 되겠구나. 깨달았습니다.

오전 회의 마치고 쌈밥집에서 점심을 너무 배불리 먹었더니, 머리가 안 돌아가네요.
빨리 퇴근하고 집에 가서 남은 와인 반 병을 비우고 싶어요. ㅎㅎ

다락방 2020-06-08 15:20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제 컨디션이 아주 메롱이었는데 감은빛 님 댓글 읽고나니 오늘은 가서 땀흘리며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운동은 시작전에 되게 하기 싫은데(특히 퇴근 후에는 더더욱!), 다 한 후에 땀이 막 흐르면 또 세상 좋잖아요. 그 순간 때문에 운동한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땀흘리고나면 뭔가 스트레스 해소도 되는것 같아요. 오늘은 가서 운동 좀 해야겠어요.

저는 점심에 오징어제육볶음 먹었어요. 너무 맛있게 배부르게 먹었더니 졸려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