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과 민주주의 강의 들으러 와서 알라디너분 만났다. 히히. 오늘 처음 뵌 분인데 그 분이 나 이거 주셨어. 다정하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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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10-26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이 시간, 그 곳이 부러워 부지런히 가정용 컴퓨터를 가동합니다.
그 알라디너는 a님일까, b님일까, c님일까, 아니면 h님? 아니면, 아니면....?!?@@

다락방 2017-10-27 09:11   좋아요 0 | URL
j 님이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았어요. 히죽히죽 ^________^

2017-10-26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7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10-27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햐~~~~ j님이셨군요~~
눈부신 사랑입니다^^
이 아름다운 팬심의 세계란~~~

다락방 2017-10-27 09:12   좋아요 0 | URL
앗, 비댓인데 어떻게 보셨죠? ㅎㅎ 아마도 비댓으로 나중에 수정하신 듯? ㅋㅋㅋㅋ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샤랄랄라~

2017-10-27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7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7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7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7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에서 하는 페미니즘과 정신분석학 강의를 들을 때였다. 그동안의 나는 '프로이트'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는데, 그가 얼마나 페미니스트들에게 까이고 있었는지를 그 때 처음 알았다. 아, 이 놀라운 페미니즘의 세계여! 그 강의 때 프로이트가 남성을 페니스를 가진 존재로 보고 여성은 '페니스가 없는 존재'로 봤다는 얘길 들었다. 보지가 있는 존재가 아니라 자지가 없는 존재. 애초에 여성의 존재 자체를 '결핍'으로 본거다. '페니스가 결핍'된 존재. 자, 결핍되면 어떻게 된다? 열등감에 쌓이고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갖고 싶어하게 된다. 아, 프로이트...


그 후에도 계속해서 프로이트가 툭툭,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데 튀어나온다. 한 알라디너가 프로이트 서적을 읽다가 화가 나 쓴 글을 봤는데, 위의 강의에서 들은 내용과 마찬가지로 비난을 하더라. 아아, 프로이트여... 당신은 페미니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군요. 그리고 지금. 나는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읽으며 또 툭, 프로이트를 만나는 것이다.




물론 그는 소년과 소녀 사이의 매우 중요한 차이를 인정하고 있다. 가령 소년은 어느 시기에도 아버지에게 성적으로 이끌리는 경우는 없지만, 소녀는 우선 어머니에게 달라붙는다. 어머니에게 집착하는 것은 구순기에서 내려오는 습관이다. 그때에 소녀는 아버지와 동화되려고 한다. 그러나 다섯 살 무렵부터 소녀는 해부학상 성기의 차이를 발견한다. 그리고 페니스가 없는 데 대하여 일종의 거세 콤플렉스 반응을 보인다. 소녀는 페니스가 잘려 나갔다고 상상하고 그 때문에 고민한다. 이제 소녀는 남자가 된다는 바람을 단념하고, 어머니와 동화되어 아버지를 유혹하려고 한다. 거세 콤플렉스와 엘렉트라 콤플렉스는 서로 도와 강해진다. 소녀가 아버지를 사랑하고 그와 닮고 싶어 할수록 실망은 그만큼 더 치열해진다. 거꾸로 이 낙담은 소녀의 애정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소녀가 자기의 열등감을 보충할 수 있는 것은 아버지에 대하여 품는 애정에 의해서이다. 소녀는 어머니에게는 적대감을 느낀다. 이윽고 소녀 속에서도 초자아가 형성되고, 근친상간적 경향이 억압된다. 그러나 그 초자아는 남자보다 더 연약하다. 최초의 애착대상이 어머니였다는 사실에서 엘렉트라 콤플렉스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보다 선명치 못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버지가 자신이 비난하는 사랑의 대상이기 때문에, 아버지의 금지명령은 경쟁자인 아들의 경우만큼 강하지 않다. 성기의 발달처럼, 소녀에게 펼쳐지는 성의 드라마 전체는 그 남자형제들보다 한층 복잡하다. 때때로 소녀는 거세 콤플렉스에 대한 반동으로 여자이기를 거부하고 집요하게 페니스를 탐내면서 아버지와 동화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태도 때문에 그 소녀는 언제까지나 음핵 단계에 머무르게 되어, 불감증이나 동성애로 향하게 된다.

이런 프로이트의 견해에 대하여 제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비판은 두가지인데, 어느 쪽이든 그 근거는 프로이트가 남성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여자가 자신을 페니스가 잘린 남자로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절단된다는 관념은 어떤 것과의 비교 및 가치판단을 의미한다. 많은 정신분석학자들은 오늘날 소녀들이 페니스가 없는 것을 애석해 하지만, 그것이 잘려 나갔다고는 생각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애석함도 그다지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또한 그 감정은 단순한 해부학적 대조만으로 생겨날 수 없다. 많은 소녀들은 훨씬 뒤에야 남자의 신체구조가 자기와 다름을 알게 된다. 또 알게 된다고 해도 단지 시각을 통해서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사내아이는 자랑할 만한 생생한 체험을 자기의 페니스에서 갖는다. 그러나 이런 자랑도 자기 자매들의 굴욕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왜냐하면 자매들은 남성의 성기를 그 외면으로밖에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곁가지, 다시 말해 툭 부러질 것만 같은 살 막대에 대해 그녀들은 무관심하거나 혐오감밖에 느끼지 않는다. 소녀의 선망은 남자의 가치에 대한 에비지식의 결과이다. 프로이트는 이 선망에 대하여 마땅히 설명했어야 함에도 그것을 마땅한 귀결처럼 넘겨버렸다. (p.70-71)




인간이 다른 인간을 연구하고자 하는 것, 어떤 증상이 나타났을 때 그것이 왜그런것일까를 깊게 고민하고 원인을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분명 가치있고 의미 있는 일이다. 원인을 알게 된다면 그것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있게 될테니까. 그러나 자신이 되어본 적 없는 존재에 대해서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은 얼마만큼 유용하며 유효할까? 


어느 하나를 '정상'이라고 규정해버리면, 그것과 다른 무엇은 '비정상'으로 규정되어 버리고 만다. 정상이란 말을 조심해 써야 하는 이유다. 남성과 여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한 존재를 기본이 되는 존재로 규정지어 버리면, 그렇지 않은 존재는 기본이 못되는 존재가 되어버리는 거다. 애초에 이 존재는 이런 면이 있고, 저 존재는 저런 면이 있다로 인정했다면, 그러면 우리는 뭔가 결핍된 존재로 명명되기 전에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완성된 존재이지 않았을까. 물론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신체적인 차이로 인해 결핍을 논하는 건 잘못이지 않은가. 남자에게 자지가 있다면 여자에게 보지가 있다. 남자에게 자지가 있는데 여자에겐 자지가 없는 게 아니라. 



자지는......대체 뭐지? 그게 뭐길래 하나의 존재를 완벽하게 구성하고 다른 한 존재를 결핍된 존재로 만들어 버리지?


자지 뭐지?



그 자지를 보부아르는 '툭 부러질 것만 같은 살 막대' 라고 불렀어... 아, 보부아르여.......



게다가 동성애에 대한 것도 그렇다. 거세 콤플렉스로 오는 거라니... 동성애를 컴플렉스에서 오는 걸로 본다면, 역시 병으로 보는 게 아닌가. 저런 식으로 보면 동성애가 '잘못된 것'이 되어버리는 거잖아?



이 방대한 책을 읽다보면-아직 100페이지도 못읽었지만- 보부아르의 어마어마한 지식에 놀라게된다. 아, 이 사람 뭐 이리 똑똑해... 대단하다!! 이렇게 똑똑한 사람이 이런 책을 쓰기까지 하다니 뭔가 감탄하게 되고. 아직 100페이지도 안읽었는데 머릿속에 꽉꽉 눌러담게 되고,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양은 내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아.. 올해 안에 이 책을 다 읽기로 한 나의 목표는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그러고보니 며칠전 회식 생각이 난다. 직원들에게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되어서 그 목표에 백프로 일치하는 삶을 살게 되지는 못하더라도 근접한 삶을 살게 된다고 얘기했었는데.... 




아무튼지간에 100쪽도 안읽은 이 책에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었고 밑줄도 박박 그었다. 밑줄 그을 부분이 너무 많으면 그냥 연필로 괄호를 쳐버렸어. 슈웅- 하고. 이 책을 읽는 것은 뭐랄까, 다른 책을 읽는 것들과는 다르게 양미간에 힘 똭주고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읽게 된다. 똑바로 집중해서 읽어야짓!! 하고 마음을 다잡게 된달까. 집에서 주말에 조금 읽었는데 너무 무거워서 들고 읽기도 좀 거시기하고 그렇다고 테이블에 두고 읽으니 모가지가 아파... 마침 알라딘 굿즈로 받았던 독서대 생각나서 가져와 꽂아 두고 읽었더니 높이도 맞고 고개도 안숙여도 되고 세상 편해. 알라딘 굿즈로 독서대 주는 거 좀 더 하면 안될까요? 굿즈로 독서대 줘라!!!!!





언제나 그렇듯이 완전히 다른 얘긴데,

지지난주에 여동생네에 갔었다. 다섯살 조카 생일파티겸 해서 간거였는데, 추석 때도 나를 보지 못했던 조카들은 완전 내 껌딱지가 되어서, 마트에 가는데 양쪽에서 내 손을 하나씩 잡고 걸어가는 거다. 아... 세상 예쁜 것들 ㅠㅠ 그리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니 이녀석들이, 이제 샤워하자~ 라고 제엄마가 말했더니 '이모랑 할래!' 하는 게 아닌가.



네?


뭐라고요?



나는 멘붕이 오기 시작해서, 아니야 얘들아 그냥 엄마랑 해.... 라고 말해보았지만, 다섯살 조카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덩달아 여덟살 조카도 마찬가지. 여동생은 씐난다며 나를 다섯살 조카와 함께 욕실로 들이밀었어... 하아- 나는 그렇지만 아이의 샤워를 해준 적이 없고... 작은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그냥 아이가 시키는대로 하기로 한다. 여동생에게 물었더니 '걔가 다 알려줄 수 있어~'라고 하는 게 아닌가. 일단 욕조 물을 만져보고서는, 이모는 괜찮은데 조카는 어때? 온도 괜찮아? 했더니 자기가 발을 담가보고는 응 괜찮아 하고는 욕조 안에 주저앉는다. 



니 머리 어떻게 감겨?



나는 멘붕와서 물었더니, 녀석이 뭔가 머리에 뒤집어 쓰는 걸 가져와서는 이걸 이렇게 씌우면 돼, 하는 게 아닌가. 내가 잘못 씌웠더니 다시 벗어서는 '그러면 안되고 여기까지 이렇게 해야 되는거야' 하면서 다시 뒤집어 쓴다. 그래서 샴푸질을 하고 나중에 씻겨주고 ... 아무튼 조카가 시키는대로 다 했어. 그랬더니 이제 여덟살 조카가 들어왔어.... 아아...



여덟살 조카는 사용하는 샴푸가 다르다며 자기가 컨디셔너까지 다 가져와서는 이모 이게 샴푸고, 이게 린스야, 하면서 꺼내다준다. 그리고 욕조에 거품 풀어야지, 하면서 이걸로 풀어, 한다. 나는 시키는대로 풀고 아이에게 온도 괜찮냐 묻고, 머리 감겨주면서는 '눈 꼭 감고 있어, 뜨지마!' 했다. 조카는 너무나 고맙게도 '응' 하면서 말을 잘 들어주었어.



아아, 나는 두 녀석의 샤워를 도와주고 떡실신할 뻔 했지...




그리고 다같이 케익을 불고 저녁을 먹고 아이들은 거실에 앉아 티븨를 보고 어른들은 식탁에서 술을 마시는데, 좀 이따가 녀석들이 삼촌을 불러가더니 자기들 앉아있는 사이, 가운데에 앉으라고 하고서는 각자 끌어안는다. 이내 삼촌을 보내고는 이모 오라고 와서 잠깐 앉아있으라고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그들 사이로 가 앉았더니 ㅠㅠㅠㅠㅠㅠㅠㅠ 양쪽에서 녀석들이 내 품에 쏙 안겨들어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힝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행복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러면서 여덟살 조카가 말했다.



이모는 이렇게 10분 있다가 가.



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애들이 완전 날 사랑해줬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 어떡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집으로 돌아오고나서 며칠간 이 시간이 계속 생각났다. 이때의 마음 상태라든가 감정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나는 조카들을 사랑하고, 그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족되었다고 늘 생각해왔다. 내 사랑을 잔뜩 주기 위해 녀석들을 만나는 거라 해도 틀리지 않을만큼, 나는 내가 사랑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 이미 내 인생은 아주 크게 완성되었다고 생각했고. 그런데 내가 주기만 했던 게 아니었다. 나는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사랑을 받는다는 걸 몸소 느끼고나자, 내 안의 충족감, 행복감, 충만감은 극도로 커지는 거다. 내가 꽉 채워지는 것 같은 이 마음이 너무 좋아서, 이 안정감이 진짜 너무 좋아서, 아이들을 보고 온 며칠 뒤에도 계속 생각나는 게 아닌가. 아아, 사랑이 이렇게나 좋구나. 사랑이 이렇게 좋은 거였어. 이렇게 한 사람을 온전히 채워줄 수 있는 게 바로 사랑이란 거구나 싶었다. 나는 사랑을 주는 걸 즐기는 거라 생각했는데, 엄청 받고 있었어! 아 이 녀석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모가 열심히 공부할게. 열심히 생각하고 좋은 어른이 될게. 좋은 어른이 되어서 좀 더 너희들이 살기에 좋은 세상을 만들도록 해볼게. 이모가 노력할게.




어제는 치킨을 앞에 두고 남동생과 소주를 마시고 있는데 아빠로부터 전화가 왔다. 너희들 밥은 먹었냐, 라고 해서 '응 엄마가 끓여놓은 북엇국 먹고 있어' 라고 했더니 이내 아빠가 '맥주 한 잔씩들 하고 있겠구만' 하시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신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내가 그건 묻지 말라고 했다 ㅋㅋㅋㅋ 그러자 아빠는 그래 안물을게 이러면서 껄껄 웃으셨는데, 나는 그런 아빠에게 이렇게 답했다.



이게 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빠는 넌 이미 어른이고 늙었다고 하셨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끊어 아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주말동안 제2의 성 <제2편 역사>까지 읽기로 했다. 으악. 다 읽을 수 있을까? 포스트잇 플래그 옆에 두고, 형광펜 하나 들고, 정신 집중 뽝- 해서 읽어야겠다. 화이팅!!






사실 실재하는 모든 인간은 언제나 유일하고 독자적인 개체이다. 영원한 여성이나 흑인의 영혼이나 유대적 성격 같은 개념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오늘날 유대인이나 흑인이나 여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되지는 않는다. (p.16)

여성의 기능으로써 여자를 정의하는 것이 불충분하고 우리가 ‘영원한 여성‘으로 여자를 설명하려는 것을 거부한다면, 그러나 한편 잠정적으로 지상에 여자들이 있음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여자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문제제기 자체가 우리에게 일차적인 해답을 암시한다. 그런 문제를 물어본다는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다. 남자들은 그들이 인류에서 차지하고 있는 특이한 상황에 대하여 책을 쓸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을 규정하려면, 우선 ‘나는
여자다‘ 라고 선언해야 한다. 앞으로의 모든 논의는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남자는 결코 어떤 성(性)에 속하는 개인으로서 자신을 규정하며 시작하지는
않는다. 그가 남자라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남성‘·‘여성‘이라는 용어는
법률서에서나 형식상 대칭적으로 쓰일 뿐이다. 실제로 두 성의 관계는 전기의
양극 및 음극의 관계와 똑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프랑스러오 ‘남자(homme)‘라는
단어가 인류 전체를 가리키는 뜻으로 흔히 쓰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남자가
양성(陽性)과 중성(中性)을 대표하기 때문이다.(p.17)

라틴어의 ‘남자(vir)‘란 단어가 지닌 개별적인 의미가 ‘인간(homo)‘의 전체적인 의미에 동화해 버린 것이다. 반면에 여자란 오로지 음(陰)으로만 여겨지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온갖 규제가 주어진다. 가끔 추상적인 토론을 하다보면, 남자가 ‘당신은 여자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하는 말이 귀에 거슬리기도 한다. 이때는 ‘그것이 진실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다‘는 대답이, 내 주장이 주관적이지 않음을 나타내는 유일한 항변이다. (p.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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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10-26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 조카들을 어떡하나 ㅠㅠㅜㅠㅠㅜ

다락방 2017-10-26 16:17   좋아요 1 | URL
너무 예쁘죠!!!


저 제2의성 밑줄긋기 다 올릴랬더니 넘나 힘들어서 일단 저만큼만 올렸어요. ㅎㅎ
 



(페이퍼 내용에 앞서, 이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 팡팡 터질 것임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어쩌면 신은 누군가를 '특별히' 사랑하기도 하는데, 아델라인에 대해서 더 그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건 아델라인의 시간이 29살에 멈춰,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계속 살 수 있게 해서가 아니다. 결국 아델라인에게 그토록 오랜 시간을 노화하지 않고 살게 해준 건, 아델라인이 믿고 의지하고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람을 만나게 하기 위해서였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자, 너는 진실한 사랑을 만나는 데 다른 사람보다 더 오래 걸릴 것 같구나, 그러니 보통사람의 수명으로는 곤란해, 너에게 더 긴 시간을 줄게' 라고 신이 총애한 사람이 아델라인이 아닐까 싶었던거다. 그래서 내가 그런 아델라인을 보며 질투와 시기를 가졌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정말 잘되었다고, 아델라인이 더이상 도망치지 않도록 용기를 내게 해준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사람을 만나기 위해 당신의 시간이 그토록이나 길고 힘들었던건가, 싶으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델라인의 시간은 아주 오랫동안 29살에 멈춰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늙어갔다면 현재 100살이 넘었을텐데, 아직도 여전히 계속 스물아홉살이다. 그런 그녀가 사랑에 빠졌다. 그러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고야 말았다. 자신의 특이한 상황-늙지 않음- 때문에 자신이 연구대상이 되고 관심이 대상이 될까 두려워 도망치는 삶을 반복해 살았고,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늙어갈 때 자신은 계속 젊은 상태로 있어 상실감을 느끼는 것들 때문에도 그녀는 도망쳤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상실을 경험해야 했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역시 오래 함께 같이있어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 대해 그녀는 자신의 딸 말고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딸은 이제 백발이 가득한 할머니가 되었고, 자신의 엄마인 젊은 아델라인에게 더이상 도망치지 말라고, 사랑을 하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아델라인에게 그건 너무도 먼,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앨리스'를 만나고 바뀐다. 앨리스라는 한 사람 때문이라기 보다는, 앨리스의 아버지인 '윌리엄'의 조언도 컸다. 자, 여기서 인상적인 장면이 나오는데, 


그러니까 '아델라인'은 '앨리스'의 집에 방문하게 된다. 앨리스 부모님의 결혼 4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파티가 열리는데 거길 같이 가자고 앨리스가 청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집에서 며칠 머물기로 했는데, 가서 보니 앨리스의 아버지 '윌리엄'이, 아주 오래전에 자신이 사랑했던, 자신과 사랑을 나눴던 바로 그 남자가 아닌가! 아델라인도 윌리엄을 알아보지만, 윌리엄 역시 놀란다. '너 내가 오래전에 알던 그 여자를 닮았구나!' 그러나 아델라인은, 자신은 당신이 알고 있는 사람의 딸이라고 한다.


결혼생활이 오래되어 자신의 결혼생활에 푹 빠져 젊은 시절 연애했던 아델라인을 잊고 지냈던 윌리엄은, 덕분에 회상에 잠긴다. 아 그때, 아델라인 덕에 내가 좋아하는 일로 전공을 바꿀 수 있었지, 하는 것도 깨닫고, 그들의 즐거운 시간에 대해서도 회상한다. 그리고 우연히, 지금 아들의 연인으로 찾아온 그녀가, 과거의 그녀임을 알게 된다. 이건 믿을 수 없는 일인데, 그는 믿는다. 숲길에서 이 사실을 알게되었을 때, 나는 혹여라도 윌리엄이 아델라인에게 '내가 너를 오랫동안 못잊었는데!' 하면서 기쁨과 감동에 겨워 키스를 하진 않을까, 끌어안진 않을까, 좀 신경이 곤두섰다. 이제 그에겐 아내가 있고, 또 아델라인은 자신의 아들의 연인인데, 뭔가 좀 거시기하고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해 막장으로 흐를까봐 좀 날카로워져 있었는데, 오, 그런데 윌리엄은 그러지 않는다. 대신, 그녀의 말을 들어주고 그녀의 처지를 이해해준다. 너 정말 힘들었겠구나,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겠구나, 이제 도망치지 말아, 라고.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불쾌한 구석이 없는 영화이다. 빻은 남자들이 나오지를 않아. 물론 영화를 보면서 '어디, 빻은 남자 나오는가 두고보자' 하고 보는 건 아니다. 다만, 책이든 영화든 읽다보면 탁탁 거슬리는 부분들이 있잖은가. 그런데 이 영화엔 그런 게 전혀 없는 거다. 방금 위에서 언급한 장면처럼, 여자의 말을 '듣고',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장면이 나오는 거다. 이 장면은 내게 꽤 상징적으로 느껴졌다.



오래전에 봤던 영화 《트랜스포머》에 그런 장면이 있었다. 그러니까, 여자 과학자가 남자 과학자들에게 뭔가를 설명하는 장면. '혹시 이런 게 아닐까' 하고 자신의 짐작을 말하는 장면이었다. 오래전이고 또 내가 과학에 무지하다보니 그게 어떤 거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당시에 여자 과학자의 추측에 대해 남자 과학자들은 듣고 바로 무시해버렸다.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라고.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녀의 추측이 맞았다는 게 나오는 거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남자새끼들 진짜 여자 말 안듣네...'라고 생각했던 그 때의 나를 기억하는데, 이 영화 《아델라인》에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 앞에서, 남자는 오히려 여자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쓰는 거다. 이 장면이 굉장히 잘못될 확률이 많은 장면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막장으로 가기 쉬운 장면. 자신이 사랑했던 옛여자가 내 앞에 여전히 젊고 아름답게 있을 때, 그것을 대부분의 영화에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생각하면 답답한데, 이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았어.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들 틈틈이 '윌리엄'의 지금의 결혼생활을 아주 잘 해내가고 있다는 점, 지금의 아내를 오랫동안 깊이 사랑했다는 것도 보여준다. 와- 진짜 너무 좋은 장면들이 가득해.



아델라인이 젊게 오래 사는만큼 공부도 많이 한다. 책도 많이 읽지만 할 줄 아는 외국어도 많은데, 그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다가 앨리스가 포르투갈어로 업무 얘기를 해야 해서 우아아아아 스트레스를 받자, 그 전화기를 확 가져와서는 포르투갈어로 막 다다다다다다다다닥 얘기를 해주는 거다. 개멋짐!! 이 영화속의 사소한 장면들은 아주 잘 짜여져 있는데, 또 이런 장면이 있었다. 아델라인이 앨리스의 집에 놀러가 앨리스 식구들과 다같이 게임을 한다. 일반적인 상식문제들을 풀어내어 겨루는 건데, 여기에서 아델라인이 제일 잘 맞히는 거다!! 연습문제는 권투에 관한 거였는데, 권투 선수에 대한 상식을 아델라인이 얘기하자, 앨리스가 '여자와 권투라니 귀엽군' 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는 거다. 중요한 건, 이 장면에서 앨리스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는 거다. 그러니까 몰라서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거나 무시한 게 아니라, '내가 이렇게 말하면 안되는 거다' 라는 걸 알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까지도 다 생각해서 가벼운 농담으로 한 것. 아니나다를까, 앨리스가 이 말을 하자마자 아델라인도 그에게 지금 뭐라는 거냐며 야유를 보내고, 앨리스의 엄마도 그에게 게임하던 작은 도구를 집어 던진다. 그리고 모두 함께 웃는다.







아, 너무 좋은 장면이다. 모두에게 장착되어 있는 거다, 성평등의식이. 멋져 ㅠㅠ 꿈에 그리는 이상적인 가족이다 ㅠㅠ 




아델라인은 다시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자신이 그동안 도망쳐왔던 일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곁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며 이제는 더이상 도망치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사고를 당한다. 그녀의 숨이 끊어졌다고 생각한 그때, 그러나 그녀가 다시 생을 붙잡은 그 때, 눈을 떴더니 자신의 눈 앞에 자신을 사랑하는,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아, 너무 좋지 않은가!


그녀는 병원에 실려가고, 그리고 병원에서 자신에 대한 얘기를, 자신이 왜 도망치려 했고 어떤 삶을 살았었는지를, 앨리스에게 말한다. 아델라인의 딸은 엄마 문병을 왔다가 앨리스를 만나게 되고, 여느때처럼 자신을 '아델라인의 할머니예요' 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러나 아델라인이 딸을 바라보며,


'이 사람은 알아' 


하고 말한다. 아 또 쓰다가 눈물날 것 같은데, 나는 이 장면에서 눈물을 줄줄 흘렸다. 아델라인의 딸도 '이 사람은 안다고?' 하면서, 그것이 뭘 뜻하는 지 알기에 같이 기뻐하며 눈물 흘린다. 그러니까 자신의 감춰온 비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비밀, 계속 감추기만 해야했던 과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았다는 거, 털어놓을 누군가가 있고 또 그걸 기꺼이 듣고 받아들여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거, 그런 사람을 만났다는 거, 이 모든 게 너무 좋아서 나는 그 장면에서 울어버리고 말았어 ㅠㅠ



내가 '블레이크 라이블리'를 검색하지 않았다면 이 영화가 있다는 것도 몰랐을 텐데, 아니, 이 좋은 영화가 왜 묻힌거지? 나만 묻혔다고 생각했지 다른 사람들은 다 본건가? 아, 여러분 이 영화 참 좋다. 여러가지로 생각할 것도 많고 걸리적 거리는 장면 없이 모두가 소중하며 참 좋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찾았다는 거, 진짜 너무 좋지 않나. 그런 사람을 만나는 건 결코 쉽지 않고, 또한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아아, 신은 아델라인을 특별히 더 사랑하여 긴 시간을 그녀에게 주었는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 너에게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니까, 시간이 좀 오래 걸리더라도 만나게 해줄게, 하고 말이다.


아..정말 좋은 영화였다. 외국어 잘 하는 아델라인 넘나 멋지고, 자극적이지 않게 해야 할 이야기를 하는 것도 넘나 멋지고, 당연하게도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이 나오는 것도 너무 멋지고... 좋은 영화다. 네이버 굿다운로드 1천원이고, 옥수수에서는 심지어 무료라네. 나는 이 영화를 핸드폰에 다운 받아 놓았는데, 그녀가 책을 읽던 장면 같은 것들을 돌려보고 싶어질 것 같다. 그런 장면들, 너무 좋잖아? 짧게 나왔지만 말이다.


아, 데이지 밀러도 사야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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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fine day 2017-10-25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영화 한장면 한장면 다 좋았어요. 그동안 한 세번쯤 본 듯.. 볼 때마다 새로운 장면들이 좋아졌어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나른하면서 무심한 표정도 좋았구요. <카페소사이어티>는 크리스틴스튜어트 때문에 보게됬는데 여기 나온 블레이크 라이블리도 매력적이더라구요.

다락방 2017-10-25 14:20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면 그리 대단한 장면들은 아닌데 보고 있자니 참 좋더라고요. 저는 앨리스가 도서관 직원에게 물어 아델라인의 집을 찾아왔을 때, 그걸 무례하다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델라인이 그 점을 지적하더라고요. 그 장면도 좋았어요.

카페 소사이어티는 볼까 하고 아직 못 본 작품인데, 거기서도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매력적이군요. 저도 볼까 생각했던 게 크리스틴 스튜어트 때문이었는데, 아아, 그것도 봐야겠어요.

Forgettable. 2017-10-2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남주 와일드에 잠깐 스쳐지나가는 남자로 나오는데 영화보다가 아 이남자 누구지 하며 엄청 고민하다가 결국 기억해내곤 엄청 기뻤던 ㅋㅋㅋ 뭔가 외국어 잘 하고 교양있는 여자라 가족들도 좋아하네 나는 애인 가족에게 어떤 사람일까 문득 궁금해지는 영화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ㅎㅎ
난 뭐 원래 뭔가 로맨스 영화나 스토리에는 딱히 감흥이 없는 사람이라 그저 그랬어요. 근데 역시 다락방님은 다정한거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인 것 같아요. 책이나 영화나 좋아하는 코드가 확실한 것 같음 ㅎㅎ

다락방 2017-10-25 16:33   좋아요 1 | URL
응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다정하고 따뜻하고 그런 거에 잘 꽂히는 것 같아요. 여기서도 할아버지가 아델라인한테 도망치지 말라고 말해주고 너 그동안 제대로 살아본 적 없잖냐고 하는데, 그거 알아주는 게 막 너무 좋아가지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장면 장면이 다 너무 좋았어요. 꽃이름이 제목에 들어가는 책 선물해준 거랑. 다 좋았음. 책 선물 해주는 남자라니. 멋져... 히히.

그런데 뽀는 이미 본 영화군요!! 나는 며칠전에 처음 알게된 영화인데!! 역시 발빠른 사람들이 있구먼!! ㅎㅎ

저 남자 멋져요. 샤워하고 타올만 걸치고 나오는 장면에서 완전 반했음.
나는 어쩌면 가슴 털을 좋아하고 있는걸지도... (혼란)

Forgettable. 2017-10-25 17:43   좋아요 0 | URL
내가 예전부터 그랬잖아요. 다락방님은 가슴털을 싫어하는 게 아님 ㅋㅋㅋ 오히려 좋아하는 거 같아 보면. 뭐 덕분에 난 가슴털난 남자 보면 다락방 생각을 먼저합니다 하하
이 영화는 동생추천으로 예전에 봤는데 여자 뭔가 케이트 블랑쉐 느낌 나고 교양이 막 뚝뚝 묻어나옴.. 외국어 잘하는 여자라 그런거 같아요. 나도 프랑스어만 여기서 더 하면.. (???) 남주도 매력적이고 ㅋㅋ 뭔가 느끼한 머리 떡진 매력이 있죠 ㅋㅋ 찐하게 생김

다락방 2017-10-26 09:48   좋아요 0 | URL
가슴털에 대한 판단은 좀 보류하겠어요. 난...뭐랄까...가슴털 좋아하는 나를 어쩐지 받아들이기 힘들어요. 내가..내가....내가 그럴 리가 없어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우리가 가슴털 얘기를 좀 많이 해서리 ㅋㅋㅋ 이제 남자 가슴털 보면 내 생각이 나는군. 어쩐지 나쁘지 않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뽀 말처럼 남주가 ‘찐하게‘ 생긴 것 같아요. 표현 딱이다! 찐하게 생겼는데 부드럽잖아요. 그래서 너무 좋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남자 진짜 현실에선 볼 수 없을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one fine day 2017-10-25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다정하고 따뜻하고 그런 영화에 꽂히신다니 제가 추천해 드리고 싶은 영화는, 이미 보셨을 수도 있으나, 미셀파이퍼와 알파치노의 <프랭키와 자니>입니다. 제 인생영화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이 영화를 본 다락방님의 소감도 궁금해요 ^^

다락방 2017-10-25 17:35   좋아요 0 | URL
그 영화 제목 알고 있고 이왕 말나온 김에 보자 싶어 지금 이 댓글 읽고 검색해봤더니 굿다운로드에 없네요. ㅠㅠ 굿 다운로드가 없으면 어떻게 볼 수 있나요. 엉엉 ㅠㅠ 왜 없는 거야 ㅠㅠ 원 파인 데이 님이 좋다 하시니 꼭 보고 싶은데 말이지요. 어떤 영화일지 너무 궁금해요 ㅠㅠㅠ

one fine day 2017-10-25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랭키와 쟈니> 올레TV vod에는 있던데 굿다운로더에 없다니 아쉽네요. 이 영화는 중년의 사랑으로 주로 읽히지만 페미니즘으로 읽을수도 있고, 성장영화로도 읽히고, 가족영화로도 볼수있고, 가을의 뉴욕을 느씰수 있는 영화이기도합니다. 저는 볼때마다 많이 우는 영화입니다. 암튼 다락방님은 저의 낚시에 걸려드셔도 후회없으실겁니다. ^^

다락방 2017-10-26 09:50   좋아요 0 | URL
흐음. 올레티비에 있다면 sk b tv 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집에 가서 한 번 검색해봐야 겠어요. 저 보고 싶어요! 세상에, 제가 좋아하는 요소를 다 가졌네요. 저는 페미니즘도, 성장 영화도 너무 좋거든요! 전 누군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일이 진짜 너무 즐겁고 기뻐요! 저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 확신합니다. 집에 가서 비티븨에 있는지 확인해볼게요. 불끈!

2017-10-26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6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6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6 0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7-10-26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아직 안 봤는데, 락방님 글 보면서 아직도 안 본 이 영활르 볼 생각을 하니 너무 두근거려요!
이따 가서 야구 일단 보고, 바로 네이버 굿다운로더에 들어가도록 하겠어요.. 주말에 봐야지. 룰루.

다락방 2017-10-26 16:19   좋아요 0 | URL
저기 위에 뽀게터블님 댓글 보면 뽀님은 이 영화를 딱히 재미있게 보지 않으셨다고 하니, 비연님께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저는 막판에 눈물까지.. ㅠㅠ

비연님께도 좋은 영화라면 좋을텐데요! 히죽히죽 ^__________^

clavis 2017-10-2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방금 락방님 이 글 보고 눈물바람ㅠ앞에 쓰신 조카들과 이대로 10분만..보고 이어서..다 컸고 늙었다는 아빠님과의 농담ㅠ저는 모두가 너무 아름답게 느껴져서 슬프기까지한 것 같아요ㅠ아!가을인가..♥

다락방 2017-10-27 09:23   좋아요 1 | URL
아, 가을인가...
가을이라 감성 폭발하는 걸까요...

사랑을 주고 받으면서 진짜 많이 충족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랑을 하고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클래비스님, 우리 사랑하며 삽시다. 열심히 사랑하며 살도록 해요! :)
 

뜬금없이, 갑자기,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보고싶었다. 으앗, 블레이크 라이블리 보고싶다! 하는 마음이 되었는데, 그냥 인터넷 검색창에 그녀의 이름을 넣고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는 씅에 안차서, 아아, 영화를 보자, 영화를!! 하고는 필모그라피를 보는데 마땅히 보고 싶은 영화가 없는 거다. 그러다 누군가 그녀가 주연한 영화 《아델라인》이 좋다고 말하길래 그 영화의 줄거리를 보게 되었는데. 오, 좋을 것 같다! 그러니까 주인공인 여주가 어떤 사고로 인해 시간이 가도 늙지 않는 병(?)에 걸리게 되고, 그에 대한 여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라는 거였다. 나는 지금 상태 그대로 백년 이상을 살고 있는데, 내 주변의 사람들은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걸 본다는 것은 할 말이 되게 많지 않을까... 싶었던 것. 아아, 영화배우란 참 감사한 존재구나. 이미 헤어진 옛연인은 보고싶다고 볼 수 없고, 짝사랑하는 상대도 보고싶다고 볼 수 없는데, 영화배우는 볼 수 있다! 굿다운로더(네이버에서 천 원입니다, 여러분!!)로 영화만 다운 받으면 내가 보고싶은 배우를 볼 수가 있어! 그렇게 나는 아델라인을 보게 되었는데!!




아직 중간까지 보지도 못했는데 벌써부터 '나 혼자 젊음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내 부모님은 말할 것도 없고, 내 딸까지도 이제 나이들어 죽음을 앞두고 있는데 나 혼자 쌩쌩하다. 이렇게 혼자 젊음을 유지하고 있노라니, 계속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봐야하는 일에 맞닥뜨린다. 최근엔 함께 살던 개도 사망했고... 그런 그녀가 사랑 혹은 연애를 시작하지 않으려는 건 어쩌면 너무 당연하지 않을까. 지금 그녀에게 반해 엄청 대시하고 있는 남자가 있는데, 아아 이들은 어떻게 될것인가.


그녀는 연말 파티에 참석한다. 오랜만의 파티 참석이었는데, 친구와 얘기하던 도중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남자와 눈이 마주치게 된다. 이 느낌은 너무 강렬해서 그들은 한동안 서로를 뚫어져라 바라보게 되는데, 아아, 이게 바로 첫눈에 반한다는 거구나!! 싶었다. 아아, 살면서 이런 일이 누구에게나 있는 일은 아닐텐데, 얼마나 좋은가! 물론 첫 눈에 반한다는 것이 반드시 뜨거운 사랑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렇게 반했는데 몇 번 만나보니 영 상태가 메롱인 사람일 수도 있지...


나는 사소한 몸짓이나 동작에 반하는데 익숙한 사람이고, 그래서 첫눈에 반해본 적도 물론 있다. 중요한 건, 내가 첫 눈에 상대에게 반했을 때 상대도 나에게 첫눈에 반했는가...하는 것. 사실, 그런 일은 좀처럼 없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건 기적인 것처럼, 내가 첫눈에 반했는데 상대도 나에게 첫눈에 반하는 건 진짜 어마어마한 기적이지.


그렇지만 처음 만나서는 아주 좋은 느낌, 서로 굉장히 강한 인상을 받고 끌렸던 경험은 있는데, 후훗, 그는 처음 만난 그날부터 나에게 어찌나 대시를 하던지.... 너무 적극적이여서 내가 거부하는 게 너무 힘들었지. 아, 너무 처음부터 훅 들어오는 남자였어. 오랜 시간이 지나,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나 예쁘다고 생각한 것도 아니면서 왜그렇게 들이댔냐고 물었더랬다. 그러자 그는 몇 개의 이유를 얘기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거였다. 책을 많이 읽는 여자에 대한 일종의 로망 같은 게 그에게 있었던 것 같다. (칠봉아, 누나한테 홀딱 반했었니?)



나 역시 그렇다. 책을 읽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한다. 오래전 남자친구와는 함께 걷다가 까페 안의 책읽는 남자를 보고 내가 멈춰서 본 적이 있다. '멋지다, 책읽는 모습' 하고는. 옆의 남친 따위 안중에 없는..... ( ")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을 보는 것도 좋고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을 보는 것도 좋다. 여자 남자 할 것없이 그냥 좋다. 책 읽는 모습은 이상하게 사랑스러워...



이 영화 아델라인에서, 여자는 남자와 파티에서 처음 본 거라고 생각했는데, 남자는 그를 도서관에서 처음 봤다고 말했다. 아델라인은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마침 업무차 도서관에 들렀던 남자가 계단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여자를 보았던 것. 아아, 내 마음은 어쩐지 너무 좋아!!







아아, 이 장면 보는데 그냥 막 너무 좋은 거다. 좋다..좋으다... 책읽는 여자도 너무 좋고, 그거 보고 반한 남자도 너무 좋아.....위의 장면은 그들의 두번째 데이트인데, 남자가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한다. 여자가 알려준 주소지로 찾아가보니 남자는 요리를 하고 있었어... 그것도 너무 좋아...그래서 그가 한 요리를 가지고 와인을 마시는데, 아아, 나는 그 장면에서 이미 홀딱 반했는데, 그러니까 너무 완벽하지 않은가. 내가 바라는 게 진짜 딱 그거다. 멋진 남자, 맛있는 음식, 그리고 술.... 더 바랄 게 뭐가 있단 말인가. 그렇게 식사를 끝낸 후에 창가에 앉아 전망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전망으로는 나이든 사람들의 댄스연습실이 보이고, 그는 그녀에게 '처음 봤을 때 책 읽고 있더라' 고 말을 하는 거다. 아 이거 진짜 너무 좋지 않나. 나는 이 영화 끝까지 보지 않아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냥 이런 장면들 때문에 아무때고 우울할 때 돌려봐도 좋겠다... 생각했다.


그렇게 책 읽는 모습이 좋다고 말한 이 남자와 여자는, 그 밤을 함께 보내고 함께 아침을 맞는다.





나는 그냥 이렇게 이불 뒤집어쓰고 발가락 빼꼼 나와있는 이 장면도 사랑해. 내가 책 읽는 여자라는 걸 알고, 그 모습을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과 술을 함께 하고.... 그리고 함께 아침을 맞는다.... 이야, 원더풀이다 진짜. 따봉이야... 더 바랄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 날 여자는 출근을 하고 남자가 자신에게 선물했던 책 중에 한 권을 꺼내어 혼자 식사를 하며 읽는다. 그 책은 '헨리 제임스'의 《데이지 밀러》였는데, 꽃을 준다면서 꽃 이름이 들어간 책을 세 권인가 선물해준거다. 초반에 등장하는 씬인데 저 제목들 다 외워야지, 했지만 기억나는 건 데이지 밀러 뿐이네..나중에 돌려봐야겠다. 어쨌든, 그녀가 혼자 책 읽는 장면이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너무 좋다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진짜 짱이야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ㅑ물론 그녀가 블레이크 라이블리라는 게 함정이다. 그녀는 책을 읽고 있지 않았어도 어쨌든 너무 아름다울테니까. 그렇지만 저렇게 책 읽는 모습 너무 좋지 않나? 나는 그동안 미루고 미뤘던 데이지 밀러를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데이지 밀러를 읽으면 마치 내가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될 것처럼!!!




















마침 저 장면을 <서브웨이>에서 혼자 저녁을 먹으면서 보고 있었다. 아아 좋아 좋아 너무 좋아...했는데, 얼라리여, 어제 집에서 책을 읽는데는 또 책 읽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닌가! 세상은 모두 한통속이야!!!


















늘 일이 잘 풀리리란 보장도 없으니 아마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책을 읽는 그녀를 바라보고 싶었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정신없이 책을 읽는 그녀의 얼굴을 독차지하고 싶었다. (p.330)



이 책에서는 책에 얽힌 모든 이야기, 책의 출판에 관련된 거라든가 작가에 관련된 것 그리고 책의 줄거리까지 시오리코 씨가 다이스케 군에게 얘기해준다. 다이스케 군이 책을 읽지 못하기 때문인데, 다이스케 군은 책을 읽지 못하지만, 시오리코 씨가 들려주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걸 너무 좋아한다. 한 명은 책 읽기를 좋아하고 또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걸 좋아하는데, 다른 한 명은 그 이야기를 듣는 게 좋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너무 완벽한 한 쌍이다!! 



아, 정말이지, 책 읽는 거 너무 짱인것 같다!!!



책 읽는 여자 진짜 너무 짱이고, 그러니까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책을 그냥 다 결제해야겠다. 데이지 밀러를 한 권 추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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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7-10-20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남자 책읽는 모습 좋아해서요. 책읽고 같이 책 이야기하던 남자랑 결혼했는데요. 결혼하더니 책을 거들떠도 안본다는.... 암만해도 나를 꼬시려고 쓴 작전에 넘어간듯

다락방 2017-10-20 10:3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운동하는 곳에서 만나 운동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결혼하고 보니 남편은 운동을 안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된 얘기를 들었었는데, 프시케님 얘기랑 비슷하네요. 저도 책 읽고 같이 책 이야기하는 거 참 좋아요. 근데 책 이야기라는 게, 같이 책을 읽어서 하는 것도 좋지만 한 쪽만 읽어도 책 이야기가 가능하기도 하더라고요. 그건 또 그것대로 좋은 것 같아요. 후훗.

psyche 2017-10-20 10:39   좋아요 0 | URL
락방님 이야기 들어보니 우리도 아직 책이야기를 하긴 하는군요. 내가 읽은 책 이야기하고 남편은 듣고. 근데 그 반대의 경우는 절대 없네요. ㅎ

다락방 2017-10-20 11:13   좋아요 0 | URL
흐흐흐흐흐. 이야기를 하는 사람만 존재해서는 대화가 이뤄지지 않잖아요. 들어주는 사람도 반드시 필요한 거고, 그런 면에서 볼 때 이야기하는 프시케님과 들어주는 남편은 아름다운 커플이라고 생각합니다!!

psyche 2017-10-20 11:55   좋아요 0 | URL
전혀 아름답지는 않지마는... 책 안읽는 남편 구박은 그만 해야겠네요. ㅎㅎ

one fine day 2017-10-20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델라인:멈춰진 시간˝은 책이 등장한 영화 중 베스트에 들어갈 영화였습니다. 남주인공이 데이트 신청을 하면서 꽃 대신 가져온 꽃이름이 들어간 책 3권은 헨리제임스의 데이지밀러, 레이브래드버리의 민들레와인. Janet Fitch의 White Oleander입니다. 저도 영화에 반해서 그 책들을 찾아보니 White Oleander는 번역본이 없더라구요.

북깨비 2017-10-20 15:18   좋아요 0 | URL
저는 아델라인은 못봤는데요. white oleander 영화를 재밌게 봐서 그 책 원서로 사서 읽었어요. 영화도 좋고 책도 진짜 좋아요. 원서로 읽을 만 합니다. 고전같은 경우에는 옛날식 표현도 많고 해서 원서로 읽기가 힘이 드는데 (너무 속도가 안나가서 중도 포기하고 책장에 그냥 꽂혀 있는 책 수두룩) 최근 몇십년간 나온 미국 소설들은 원서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오히려 번역하면서 막 어려운 한자어들로 바뀌어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영화 보시고 꽂혔다고 하니 꼭 읽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어요. 🙂👍🏻

다락방 2017-10-20 17:39   좋아요 1 | URL
우어어엇 어느 멋진 날 님, 이 영화 보셨군요. 반가워요! 그리고 제가 다시 돌려봐서 찾으려 했던 책 세 권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네요. 제 수고를 덜었어요. 집에 레이브래드버리 책이 한 권 있었던 것 같은데...가서 뭘 가지고 있나 봐야겠습니다. 반한 영화라 하시니, 저도 끝까지 보는 것이 기대되네요. 아무런 정보 없이 본 영화인데 마음에 드는 장면이 많아요. 특히 데이지 밀러 너무 읽고 싶어지고, 영화 보면서 책 읽고 싶어지는 거 진짜 좋아요!!


북깨비님, 말씀하신 영화는 제가 영화로도 책으로도 몰랐던 작품이에요. 저는 원서로 읽을 수는 없겠지만 ㅋㅋㅋㅋ 나중에 번역본 나오면 읽는 걸로.... 영화도 한 번 검색해봐야겠어요. 좋으네요. 영화에서 책이 나오고, 그 책을 읽은 누군가가 이렇게 정보를 주어 연결되고... 아 좋아요!! ♡

one fine day 2017-10-20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를 먹지않는 아델라인이 세월을 보내는 방법으로 언어들을 공부하고 포루투갈어로 남주를 놀래키는 장면도 전 참 좋아합니다. ^^

다락방 2017-10-20 17:40   좋아요 0 | URL
저 진짜 포르투갈어 할 때 쑝갔잖아요!! 아 너무 멋지다, 짱 멋져!! 했어요. 언어 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보는 내내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아, 이 영화 저는 알지도 못했는데 이미 보신 분을 만나니 너무 반가워요. 흙흙 ㅠㅠ

외국어 잘하는 거 정말 근사하죠!! >.<

블랙겟타 2017-10-2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읽는 사람의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ㅎㅎ 응? 다락방님. 마무린 장바구니 결제네요? ㅋㅋㅋㅋㅋ 저도 다락방님 받아서 저도 장바구니 결제하러 가요~

다락방 2017-10-20 17:41   좋아요 1 | URL
그쵸그쵸 책 읽는 사람의 모습 참 좋죠! 제가 영화 [제인 오스틴 북클럽]도 참 좋아했는데요, 거기에서는 북클럽 이란 이름에 걸맞게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주 자주 나오거든요. 너무 좋았어요. 영화 속에서도 책 읽는 모습 보는 거 정말 너무 좋아요!
저는 아직 장바구니 결제 못했는데(오늘 일이 많아서 바빠요 ㅠㅠ 이러면서 또 알라딘에...), 블랙겟타님, 결제 하셨습니까?!

비연 2017-10-20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여자 진짜 너무 짱이고, 그러니까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책을 그냥 다 결제해야겠다....
이게 주제인거죠? 락방님? ^^;;;;;

다락방 2017-10-20 17:42   좋아요 1 | URL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책들을 결제하기 위한, 그러니까 지난주에 결제했지만 이번주에 또 결제하기 위한, 아주 근사한 핑계...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물선 2017-10-20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솔직함, 귀여우셩^^

다락방 2017-10-20 17:42   좋아요 1 | URL
어느 지점에서 귀엽게 느끼신건진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좀 귀엽긴 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7-10-20 2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 댓글까지 읽은 당신은...
데이지밀러, 민들레와인 그리고 White Oleander를 검색하게 됩니다^^

one fine day 2017-10-20 21:58   좋아요 0 | URL
지금 팬텀싱어2 보면서 댓글읽고 있는 저는 아델라인클랑을 응원합니다 ㅎㅎ

psyche 2017-10-20 23:57   좋아요 0 | URL
ㅎㅎ 바로 저네요. 바로 검색하던 사람. @one fine day 저말고 팬텀싱어2를 보는 분이 계시다니! 반가워서 저도 모르게.... 저는 세팀 모두 응원인데 라인클랑에서 김동현과 조형균이 좋아요. ㅎㅎ

단발머리 2017-10-21 06:45   좋아요 1 | URL
여기까지 읽은 당신은...
팬텀싱어 2 명장면 다시 보기를 검색하게 됩니다. 누구팬이 되었는가는 다음 시간에^^

다락방 2017-10-23 08:36   좋아요 0 | URL
[팬텀싱어]가 뭔지 1도 모르는 저는, 지금 막 검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넣어보니 이렇게 나오는군요.

<성악, 뮤지컬, 국악, K-pop 보컬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천상의 목소리를 갖고도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진정한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을 총망라하는 국내 최초 크로스오버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

이런 프로그램이 다 있었군요! ㅎㅎㅎㅎ

비로그인 2017-10-20 2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를 보고 싶어지네요... 그리고 캡처한 사진...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이렇게나 이뻤나요...!!

다락방 2017-10-23 08:37   좋아요 0 | URL
너무 예쁘죠!! 특히 책 읽는 모습 진짜 압권인 것 같아요... 제가 책 읽어도......저런 모습일까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 - 시오리코 씨와 끝없는 무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7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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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힘이 세고 어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주기도 하며 한 사람의 자존감을 바닥에서 끌어올려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또 그렇게 믿는다. 휘청거리는 약한 마음을 지탱해주는 것 역시 사랑이 할 수 있는 위대한 일 중에 하나일 것이다. 고서점에서 고서를 다루는 일을 하는 여자가, 책을 읽지 못하는 남자와 사랑을 하게 되면서, 어쩌면 스르륵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르는 사랑을 단단하게 붙잡는 것이, 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의 핵심 이야기라고, 나는 생각했다.


지난 시리즈를 다 읽어왔다면 알겠지만, 고서점 주인인 '시오리코' 씨는 엄마인 '지에코' 씨와 사이가 안좋다. 지에코가 시오리코의 어린 시절에 아이들을 두고 집을 나갔고, 그 일로 인해 시오리코는 엄마를 원망하는데, 엄마가 고서적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비듯이, 어쩌면 자신도 언젠가는 그렇게 다 내버려두고 훌쩍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그녀에게는 있다. 그래서 혹여라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면 어쩌나, 하는 것이 그녀의 두려움인데, 시오리코의 애인인 '다이스케'는 이에 '니가 떠나고 싶다면 나 역시 같이 가면 되지 않느냐'고 이 시리즈의 5권에서 얘기한 바 있다. 이미 그 때 나는 한차례 이 사랑의 용감함에 대해서 감탄한 바 있다. 혼자 두려워하고 고민하는 것보다는 함께 고민하는 것이 더 나은 해결방법을 찾는 길이라는 것을, 그 때 배웠던 것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고서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셰익스피어의 전집에 관한 것인데, 아주 오래전에 발행된 책에 대해 추적하고 또 거기에 얽힌 사연들을 짐작하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시오리코 씨는 예의 책에 대한 지식을 뽐낸다. 아니, 아무리 소설이라도 그렇지, 책의 발행 년도와 역사, 작가의 출생과 사망까지, 그리고 책 속에 나오는 대사까지 모두 달달달 외우는 건 좀..무리한 설정이 아닌가. 아무리 고서를 좋아해도 그럴 수가 있나... 천재라면 가능한 것인가... 내가 못하니까 남도 못한다고 생각하는건가.... 이래서 사람이 남의 입장이 되어봐야 해. 자, 천재의 집장이 되어보자. 세상에 존재하는 책들의 출판년도와, 작가의 출생과 사망 시기와, 작품목록과, 각 작품속에서의 대사를 나는 외울 수 있는가? 두구두구둥- 있다! 나는 천재니까!


음..천재가 잠깐 되어보니 가능한 일이었다.



각설하고,

이번 셰익스피어의 전작품이 실린 고서는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경매에 나오게 되고 이에 시오리코씨는 자신과 별로 사이가 좋지는 않은 엄마 '지에코'와 경쟁하게 생겼다. 서점을 담보로 삼아 대출을 받아서까지 이 책의 경매에 나서게 되는데, 이 굵직한 축을 놓고 틈틈이 셰익스피의 작품 속의 대사가 여러 사람들의 입을 통해 등장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서점에 대한 이야기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소소한 기쁨이 아닐까. 

이 과정에서 지에코는 시오리코에게 고서에 대한 사연과 이야기들을 짐작하고 알아볼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고서를 감정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과 함께 고서를 찾아 전세계를 다니는 것이 어떤가를 생각하게되고, 그러다보니 당연히 착한것 같긴 하지만 아무런 능력도 없는 다이스케 가 별로 마음에 들질 않는다. 지에코는 시오리코도 모르게 다이스케를 찾아가서는 '너란 남자는 능력있는 나의 딸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돼, 니가 아무리 내 딸을 사랑한다지만 너가 내 딸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뭐지?'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이에 다이스케 는 휘청인다. 지에코의 말이 틀린 게 없으니까. 시오리코는 고서에 대해 전문가이고 앞으로 그 능력을 더 키울 수도 있고 그렇게 쭉 뻗어가면서 살아갈 수 있을텐데, 책도 읽지 못하는 스스로가 과연 무엇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 내가 그녀의 옆에 있는 게 그녀에게 도움이 될것인가.... 다이스케는 조만간 시오리코에게 청혼할 생각이었지만, 고민하게 된다. 


휘청휘청.

흔들흔들.



나는 그 순간 다이스케가 되었다. 사랑은 나를 가득 채워주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만, 그러다가 이렇게 현실의 벽에 부딪쳤을 때, 어쩌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는 그다지 도움이 될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내가 상대에게 한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럴 때 누구나 휘청거리가 되지 않나. '이런 부족한 내가 그의 옆에서 괜찮을까' 라는 마음 같은 거, 생기게 되는 거 아닌가 말이다. 내가 가진 어떤 약점들로 인해 혹여라도 상대의 앞길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상대를 더 고생시키고 상대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이런 고민. 나는 다이스케가 되어서 같이 휘청였다. 그렇다면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곁을 떠나야 하는가...그게 진정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는 길은 아닌가...



다이스케는 여기서 실수를 한다. 이 때, 혼자 고민하고 결론 내리기 보다는 시오리코와 상의를 하는 게 나았을 것이다. 5권에서 시오리코의 고민을 듣고 다이스케가 '같이 가면 되죠!'라고 말했을 때처럼, 다이스케가 고민을 시오리코에게 얘기했다면 시오리코가 어떤 대답을 들려주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다이스케는 말하지 않았고, 시오리코는 다음날 엄마로부터 이 얘기를 전해 듣게 된다. 그녀는 다이스케가 지금 어떤 마음일지 걱정돼 후다닥 다이스케에게 간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말한다.




"……날 봐요."

거친 숨소리 사이로, 시오리코 씨가 거부할 수 없는 목소리로 낮게 속삭였다. 그저께 카페에서 내가 했던 행동이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화난 기색이 역력했다.

"어머니가 뭐라고 했죠?"

그래. 오늘 그녀는 어머니를 만나기로 했다. 우리 집에 불쑥 찾아왔던 이야기도 본인에게 직접 들었으리라.

"네. 어제……."

"잊어버려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나는."

서로의 입술이 가볍게 맞닿았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아니면 아무하고도 사귀지 않을 거예요. 다른 어떤 남자도 나에겐 아무 가치가 없어요……. 당신을 사랑하는 내가 나예요."

순간 안개가 걷히듯 머릿속이 맑아졌다. (p.268-269)



그렇다. 그런 것이다. 사랑은 나 혼자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상대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상대와 고민을 나누다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의외로 간단한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랑한다면 내가 떠나야 할까'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을 때 상대는 더 단단한 사랑으로 나를 지켜주고 있다. 이 사랑을 지켜내고 있다.



1권부터 7권 완결에 이르기까지 매 권마다 고서당 이란 제목에 걸맞게 고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시오리코 씨가 고서에 얽힌 사연을 얘기하는 것은 소소한 재미를 가져다 주었지만, 이렇듯 시오리코 씨와 다이스케 의 사랑이 점점 더 단단해지는 걸 지켜보는 건 또다른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결국 7권 완결에 이르렀을 때, 이거봐, 결국은 사랑 이야기네, 했다. 그리고 그게 무척 좋았다. 점점 더 단단해지는 연인을 본다는 건 무척 행복한 일이니까. 


시리즈는 7권으로 끝나지만 고서를 탐험하는 건 아마도 끝이 없을테고, 그렇다면 시오리코는 계속 고서당에서 고서를 매입하고 또 팔면서 일상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언젠가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더 많은 더 오래된 고서를 찾아 나서게 될지도 모르고. 그것이 그녀 삶의 중요한 기둥일 것이다. (노동 is very important!) 그렇지만 사랑만으로 살 수 없듯이 노동만으로도 살 수 없다. 고서를 다루는 것이 그녀의 노동이기에 앞서 그녀가 사랑하는 일이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삶속에서 다이스케와 함께한다면 그 삶은 더욱 단단해지지 않을까. 



결국은 사랑이야기이다.






"우리 집……너무 엉망이죠?"
"네?"
무슨 소리를 하려는 것인지 도통 가믄할 수가 없었다.
"이, 이런 식으로 말하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없는 건 알지만……어머니는 그 모양이고, 외할아버지라는 사람도 멀쩡하다고는……. 다이스케 구능ㄴ 이런 복잡한 집안에서 자란 내가 싫어지지는 않았을까 해서……."
"그럴 일 없어요."
의도했던 것보다 어조가 강해졌다. 시오리코 씨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바라봤다. 나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싫어질 일 없습니다. 어머니나 외할아버지 일은 시오리코 씨와 전혀 상관없잖아요. 그렇게 따지면 우리 집안도 멀쩡하지는 않고요."
내 외할머니는 불륜을 저질러 아이까지 낳았다. 사정은 다르지만 떳떳하게 말할 수 없는 일인 건 마찬가지였다. 정도야 다르겠지만, 어느 집이나 나름대로 사정은 있을 거싱다. 대놓고 말하지 않는 것뿐이지.
"우리 집안 일 때문에 내가 싫어졌어요?"
시오리코 씨는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럼 됐어요. 모두 옛날 일이고, 현재 진행되는 일도 아니니까. 앞으로 우리가 잘하면 돼요." (p.61-62)

"다양한 요소가 뒤섞여 있지만, 일단 희극으로 분류되는 작품이에요. 셰익스피어의 희곡 제목에는 법칙이 있어서, 비극이나 역사극 같은 내용이 심각한 작품은 등장인물의 이름을 제목으로 썼죠. 이 「베니스의 상인」도 그 법칙을 따랐지만 다른 희극은 해당되지 않아요." (p.72)

"자네는 평범한 사람이야. 살다 보면 언젠가 그 아가씨는 자네를 떠날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게 뭐?"
부담을 주려는 것도, 조롱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시다는 편안하게 서서 똑바로 나를 바라보았다.
"지금 그 아가씨가 선택한 건 자네야. 그걸로 충분하잖아. 내가 보기에 자네는 번듯한 청년이고, 그 아가씨는 좀 많이 이상해. 자네라는 번듯한 청년이 그 괴짜 아가씨를 선택했다고도 말할 수 있는 거야. 자신을 가져. 중요한 건 마음의 준비야. 남은 인생이 어떻게 굴러 갈지는 아무도 몰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시다의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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