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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 Mraz - We Sing. We Dance. We Steal Things
제이슨 므라즈 (Jason Mraz) 노래 / 워너뮤직(WEA)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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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지나치는 수도 있지만 알면서 무시하는 수도 있다. 내게 제이슨 므라즈는 알면서 무시했던 쪽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이 제이슨 므라즈를 얼마나 칭찬했던가! 또 얼마나 추천했던가! 그러나 나는 다른것에도 그렇듯 음악에 있어서도 고집이 지독하게 세다. 미안, 나는 내가 선택한 음악만 듣거든. 

그러던 어느날, 나는 친구와 저녁식사중이던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어느 노래를 듣게 되었다. 그 노래는 몇번 들어본 경험도 있었던 터라 어느 영화나 드라마의 삽입곡이겠거니 했었다. 그날따라 유독 그 음악이 좋게 들리던 터라 종업원에게 물어보았다. 이 노래가 누구의 무슨 노래인가요? 그러나 종업원은 자기네 방송반이 틀어주는 거라 알 수 없다는 대답만을 남기고 가버렸다. 그리고 그 날 밤, 나는 그 노래가 제이슨 므라즈의 Lucky였음을 알게 된다. 

 

I''m lucky I''m in love with my best friend
Lucky to have been where I have been
Lucky to be coming home again
 


 

앨범을 사고 그의 노래를 차례대로 들으면서 나는 그동안 그를 무시해왔음을 후회했다. 그토록 칭찬하는데에는 이유가 있었을 텐데!!

제이슨 므라즈의 노래는 요란하지 않다. 햇살이 내리쬐고 있을 때 드라이브 하며 듣기에도 좋고, 봄비가 살며시 내릴 때 방안에 엎드려 다리를 흔들며 듣기에도 좋다. 그의 노래는 때때로 재즈 같기도 하고 그의 노래는 때때로 고요한 자장가 같기도 하다. 목소리는 질릴 리가 없고 리듬은 경쾌하다. 사실은 제이슨 므라즈의 『I'm yours』란 노래의 뻔한 제목과 뻔한 노래가 영 마땅찮았는데, 이 앨범 속에 섞인 채로 다시 들어보니, 그노래마저 괜찮다. 세상에, 이 봄에 제이슨 므라즈는 얼마나 적합한가!! 봄이라서 그런걸까, 제이슨 므라즈의 노래를 들어서일까. 나는 이 봄에 좀 붕 뜬 기분이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원피스는 팔랑팔랑, 노처녀 마음은 술렁술렁.

Lucky란 노래의 가사차럼 어쩐지 이 봄, 내게도 행운이 올지도 모른다.  행운이 찾아오면 나도 거침없이 노래를 불러야지. 조용하고 은밀하게. 나직하고 유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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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3-22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넷 2009-03-2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지요... 한순간이지만, 제이슨 므라즈의 노래를 들으면 행복해요.ㅎㅎ;;;

그냥 좋다는 느낌보다는 그게 더 맞는 것 같네요.

그런데 댓글을 다는데도 동영상을 올릴 수 있나봐요.;;;

다락방 2009-03-23 09:19   좋아요 0 | URL
Garnet님. 금욜에 이 시디 선물용으로 또 샀어요. 땡스투 저때문에 대박 들어올 듯 ㅎㅎ
부자 되세요, Garnet님. ㅎㅎ

리뷰 올리면서 동영상 올리고 싶었는데, 리뷰는 소스를 못올리게 되어있더라구요.(아님 제가 방법을 모르거나!) 그래서 댓글에 올렸어요. 아직도 이 노래를 모르는 더 많은 분들을 위하여!

네, Lucky 듣고 있으면 참 기분이 좋아져요 :)

[해이] 2009-03-23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이슨 므라즈 굳!!!ㅋ

다락방 2009-03-23 09:20   좋아요 0 | URL
제이슨 므라즈는 이미 팬이 무지하게 많더라구요. 그의 1집부터 말이지요. 전 이제부터 그의 2집과 1집도 들어보려구요. :)

2009-03-23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3-23 15: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09-03-23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나도, 뒤늦게 알아서는 한동안 계속계속 듣고 또 듣고.. 듣고..

^^

다락방 2009-03-23 23:20   좋아요 0 | URL
네, 레와님.
저도 방금전까지 들으면서 손톱 잘랐어요. ㅎㅎ

Kircheis 2009-03-23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이슨 므라즈, 참 좋지요^^ 저도 잘 몰랐는데 정말 팬이 많더라구요;

다락방 2009-03-23 23:20   좋아요 0 | URL
이렇게 팬이 많은데 저는 왜 그동안 무시했을까요? 하하
좀 더 일찍 좋아했다면 내한공연도 갈 생각을 했을텐데 말이지요.
:)

W 2009-03-2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중적인 것들은 어쩐지 좀 싫어해줘야 할 것 같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저한테는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재수없지. ㅋㅋ 그런데 문제는 그런 것들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냥 괜히 벽을 쌓는 거에요 막. 아. 재수없다. ㅋㅋㅋㅋ

아. 제이슨 므라즈의 몇몇 곡들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말씀하신 Lucky. 저도 그노래 얼마전에 듣고 앨범을 찾아서 들었었는데, 몇곡들은 살랑살랑 산책하면서 막 듣고 싶더라고요.

다락방 2009-03-24 16:22   좋아요 0 | URL
아, 저는 대중적인 것들을 싫어하지는 않는데, 웬디양님과 좀 비슷한 것은 누가 먼저 알고 있으면, 그러니까 그 누구의 수가 좀 많으면 잃단 싫어라 해요. 음..이게 대중적인 것들을 싫어하는 것과 좀 같은가? 그러니까 이를테면 내가 읽고 나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완전 괜찮지만, 이미 베스트셀러인것은 읽기 싫은 마음? 웬디양님도 이거에요? ㅎㅎ

네, 몇몇 곡들은 정말 좋아요. 앨범 전체가 뭐 딱히 버릴곡도 없고 괜찮아요. 전 썩 만족해요.
:)


베프가 사랑이 됐다고 막 행운이래잖아요. 귀여운 것들 ㅎㅎ

네꼬 2009-03-24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다락님이 좋아하실 만한 음악이지요. (다락님은 은근 살랑살랑하고 어느정도 처연한 거 좋아하잖아요.-_-) 다락님, 만날 때까지 좋은 음악 들으면서 좋은 생각 많이 하고 있어요. 컨디션이 좋아야 삼겹살도 많이 먹지.

다락방 2009-03-24 16:22   좋아요 0 | URL
어느정도 요란한 음악도 좋아해요. 뭐 딱히 취향은 없는 것 같다능 ㅎㅎ


아, 그리고 걱정마요, 걱정마. 지난주 금욜엔 술마시고 취해서 계단에서 구르는등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러니 걱정마요! 하하하핫

가넷 2009-03-25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3집도 좋지만, 전 2집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다락방님은 어떠실지,

궁금해지네요..ㅎㅎ;;;

다락방 2009-03-25 08:13   좋아요 0 | URL
제이슨 므라즈는 그전의 앨범을 칭찬하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구요. 전 1,2집을 들어본적이 없어서 말이죠. 다음달쯤에-사실은 돈 생기면- 제이슨 므라즈의 1,2집도 사서 들어볼 예정이에요. 그리고 어떤 앨범이 제일 좋았는지 말씀드릴게요, Garnet님.
:)
 
Gentle Rain - Second Rain
젠틀레인 (Gentle Rain) 연주 / 강앤뮤직 (Kang & Music)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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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청년이 내게 그런말을 했다. "나는 사귀지 않는 여자와는 키스해본 적이 없어요."  심지어 그는 '사귀자'고 말을 꺼내고 상대가 예스를 한 다음에, 그 다음에 손을 잡았다고 했다. 그에게 있었던 몇번의 연애는 언제나 그런 수순이었다고 했다. 사귀지 않는 여자와는 키스해본 적이 없는 것도, 사귀자고 말을 한뒤에야 비로소 손을 잡는것도 지극히 당연한 것인데, 나는 그의 말을 듣고 놀랐다. 충격에 빠졌다. 왜 그는 이토록 교과서적인 수순을 밟고 있는가.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나는 왜 이렇게 가장 기본적이고 충실한 순서를 밟는 남자와는 연애해본 적이 없는가. 나는 그의 '바른길로 가는 듯한' 모습에 매혹됐었다. 그의 연인이 되었었던 여자들 역시 정당하고 옳은 연애를 했을 것 같아 부럽기까지 했다. 그녀들은 알까. 그 기본적이고 흔한 패턴이 사실 다른 어떤 여자들에게는 전혀 흔하지 않을수도 있음을. 

[젠틀 레인]의 음악은 모든것의 기본인것 같다. 앞으로 재즈를 듣고 싶다, 그런데 정통 재즈는 어쩐지 어렵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들어야 할 연주. 재즈로 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들어야 할 음악.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기본에 충실하다. 하나의 악기가 조용히 먼저 연주되다가 잠시후 조용히, 또 다른 악기들이 화음을 이루어내며 멋들어지게 연주한다. 드럼도, 콘트라베이스도, 피아노도. 각자의 역할을 기본적으로 충실하게 이행하며 듣기 편안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또한 그들의 음악은 담고있는 내용까지도 기본에 충실하다.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며 작곡한 음악,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음악, 기존의 유명한 곡을 자기네 식으로 편곡한 음악. 그 편곡은 또 모나지 않아서 듣기에 어렵지 않다. [Just way you are]의 게스트 보컬 혜원의 차분한 음색은 맛깔스럽다. 음악같지 않은 음악, 그저 시끄럽기만 한 음악, 대체 의미를 알 수 없는 음악이 판치는 지금, 이정도의 '평범하고 기본적인'앨범을 만나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그래서 그들의 시디를 걸어놓고 그들의 연주를 듣고 있자니 어쩐지 나도 '바른'여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음악을 듣는 순간만큼은 앞으로 나도 정해진 수순으로 올바르게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나는 앞으로 더 많은 재즈를 듣기 위해서 그들의 연주를 듣고, 그들의 연주를 들으면서 어렵지 않음에 안심한다.  

사귀자는 말을 꺼내자는 남자에게는 노, 라고 말했던 철없던 시절과, 사귀지도 않는 남자와 키스를 해놓고 짜릿하다고 음흉한 미소를 지었던 치기어린 시절에 안녕을 고하련다. 앞으로는 나도 바른 남자를 만나 바른 연애를 해야지. 일단은 [젠틀 레인], 그들의 음악을 좀 더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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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1-17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리를 글로 옮기는 놀라운 재주. :)

다락방 2009-01-18 14:10   좋아요 0 | URL
그러나 놀라운 글은 아니죠, Jude님.
:)

비로그인 2009-02-02 15:06   좋아요 0 | URL
아니어요 놀라운 글 맞아요 :)

메르헨 2009-01-17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젠틀 레인...처음 들어보는걸요.^^그보다 지극히 당연한 수순으로 연애를 한 메르헨은 요즘 말이죠....
한때 좀 치기어린 시절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싶습니다요.하핫...
다음에 고딩이 되면 반드시 껌 쫌 씹고 침 쫌 뱉는 그런 류의 학생(?)이 한번 되고 파요.
저의 로망이죠 뭐...흠...

다락방 2009-01-18 14:10   좋아요 0 | URL
음, 그렇다면 우리는 저마다 각자 가보지 못했던 길을 열망하는 셈이로군요. 지극히 당연한 수순으로 진행됐던 연애이야기는 언제쯤 풀어놓아 주실건가요? 하하

2009-01-18 0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18 14: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L.SHIN 2009-01-18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역시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키스를 한 경험이 여러번이죠.
모르겠어요. 애시당초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녀석이라서 '스킨쉽' 정도로 생각했거나,
'떼어내기 귀찮아서' 였는지도.(긁적)

째즈..정말 좋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즉흥곡이자 깊이가 가장 있는 영혼의 음색들이죠.
어쨌거나 제게 있어서 가장 대단한 사람들 중 하나가 바로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니까.
[사신 치바]가 인간들의 음악에 심취해 있는 것을 절대 공감한다니까요.(웃음)

다락방 2009-01-18 14:14   좋아요 0 | URL
[사신 치바]가 좋았던 건 정말 그가 이 세상의 음악에 심취해 있었기 때문이에요. 다른게 아니라 음악에. 그래서 말씀하신대로 저 역시 공감한게 아닌가 싶어져요.

자신이 정해놓은길로 가고, 한눈 팔지 않고, 신념대로 행동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요. 그래서 사실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키스를 한 경험쯤은 누구나 갖고 있을법한데, 그러지 않을수도 있다니, 대단해요.

그런데 저는 앞으로도 스킨쉽이 반드시 감정의 교류 다음에 올거라는 장담은 할수가 없어요. 그건 좀, 어려워요. 휴.

L.SHIN 2009-01-19 06:15   좋아요 0 | URL
저는요, 요즘 같으면, '정말 싫은 사람' 혹은 '이 사람은 절대 안돼' 정도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좋으니까 키스하고 싶다는..ㅋㅋㅋ
키스만 할 수 있는 애인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아, 그런데 제 주변의 누구는 술 마시고 기분 좋아지면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한테 뽀뽀를
하더라구요. 저도 술을 핑계로 확- 그래볼까요? ㅋㅋ

다락방 2009-01-19 10:49   좋아요 0 | URL
으윽.
L.SHIN님의 마음이 마치 제 마음과 같군요.
키스만 할 수 있는 애인이라니, 으윽, 제가 다 부끄러워요 ㅎㅎ

야클 2009-01-18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년에는 부디 사귀자는 말을 꺼내는 맘에 드는 바른남자에게 예스, 라고 말하고 키스 후 짜릿하다고 음흉한 미소를 지어보시길. ^^

다락방 2009-01-18 20:00   좋아요 0 | URL
아이쿠. 언제나 제게 그렇게 응원해주시지만, 저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군요. 고맙습니다, 야클님.
:)

레와 2009-01-19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젠틀레인] 앨범은 자켓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서, (특히 저 색이욧!!)
아무 정보도 없이 그냥 보관함에 담아두었다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다락방님의 음반 리뷰예요!
Jude님 말씀처럼 "소리를 글로 옮기는 놀라운 재주"를 가진 리뷰에 나도 추천!


다락방 2009-01-19 17:33   좋아요 0 | URL
그치요? 앨범 자켓색이 너무 예뻐요. 심플한 디자인도 맘에 들거요. 요즘 시디사면 쓸데없이 화보 넣어주고 상자케이스에 넣어주고 이런거 너무 싫어요 정말 ㅠㅠ

추천 고맙습니다. 으흐흐흣 :)

순오기 2009-01-20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9년의 소원은 이것으로~~~ 저도 같이 기원할게요.^^

다락방 2009-01-20 17:03   좋아요 0 | URL
하하.
그러게요. 이게 갑자기 소원이 되어버렸네요.
부끄러워라 ㅎㅎ

Jade 2009-01-28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페이퍼 보고 피츠제럴드 단편들 읽었어요. 민음사에서 나온 단편집이랑, 이번에 나온 벤자민 버튼이랑.
다락방님이 좋아하시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ㅎㅎ

아 근데요 다락방님. 그 단편들 읽다보면 왠지, 허무해져요. ㅜㅠ

다락방 2009-01-29 14:08   좋아요 0 | URL
앗. 그렇지요? 민음사에서 나온 첫번째 단편집이 특히 좋지요?
허무해진다....네, 그런것 같기도 해요. 사실은 저도 제가 왜 좋아하는지를 모르겠어요. ㅜㅡ
 
더블유 앤 웨일 - 1집 Hardboiled [재발매]
더블유 앤 웨일 (W&Whale) 노래 / 윈드밀 이엔티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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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코드가 잘 맞는 친구가 있다. 코드건 취향이건 궁합이건 어쨌든 그는 나의 '믿는 구석'같은 것인데, 이를테면 요즘 이 보컬의 목소리에 푹 빠져있어, 라며 이 노래를 파일로 건네줬을 때 나는 이미 아 얼마나 좋은걸까, 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숱한 날들을 그 친구가 남성이 아닌 여성이기를, 나와 같은 동성이기를 바랐더랬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래오래 사이좋은 친구로 지낼 수 있을테니까. 그래봤자 그가 어느날 아침 눈을 떴을 때 갑자기 여성으로 변할 일은 없겠지만.

각설하고.

목소리도 그렇다. 목소리도 나한테 맞는 목소리, 내가 듣기에 좋은 목소리, 나와 궁합이 잘 맞는 목소리가 있다. 물론 다른 많은 것들이 그렇겠지만 이 목소리의 코드 라는 것도 지극히 주관적인지라 남들이 다 좋다는 이선균의 목소리도 내게는 코막힌 소리로밖에 들리질 않는다. 이선균의 목소릴 듣고 있으면 휴지를 대주며 자, 코풀자, 하고 싶어진달까. 보컬로서의 목소리를 예로 들자면, 나는 체리필터의 목소리가 싫다. 그들의 노래는 단 한곡도 끝까지 듣기가 힘들다. 귀를 찢는듯한 음색이라 나는 좀 조용히좀 해, 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싶어진다.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은 체리필터 보컬의 음색은 특이해서 좋다고들 하는데 그건 그들의 취향이지 내 취향은 아니다.

그런점에서 볼때 이 W&Whale 의 음색은 내게 거슬리지 않는다. 사실 꽤 좋은 편에 속한다. 신경질적이지도 않고 가녀리지도 않다. 힘이 있으면서 적당히 강약을 조절하기도 한다. 게다가 그런 목소리로 불러내는 그들의 노래 역시 좋다. 한이 많은 가사로 눈물을 쏙 빼지도 않고 구구절절 사랑을 호소하느라 청승맞지도 않다.

생각보다 작은 그의 어깨로 가만히 내려앉는 나비 한 마리, 같은 가사는 꽤 근사하기까지 하잖아. 

적당히 밝고 적당히 즐겁다. 물론 이 적당히 라는 것도 순수히 내 주관이지만.

언젠가 '윤건'의 앨범 리뷰를 쓸 때 나는 출근전에는 듣지 말기를 권했더랬다. 그러나 이들의 앨범은 출근전에 들어도 퇴근후에 들어도 괜찮다. 낙엽 쌓인 거리를 저벅저벅 걸으며 데이트를 하러 나가기 전, 화장하며 듣기에도 손색이 없다. 그리고 듣던 CD를 그대로 빼내어 낙엽 쌓인 거리를 함께 걸을 상대에게 선물해도 또 썩 흡족할만한 앨범이다.

내가 밟고 있는 것이 낙엽이든 하얀 눈이든, 이들의 앨범이 그 분위기에 크게 어긋나거나 하진 않는다.

그렇다고 이들의 앨범을 내인생의 앨범이야, 라며 호들갑스럽게 떠들어 댈 정도는 아니므로 별은 하나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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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08-11-17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케세라세라에 나오는 노래들 다 좋아했거든요~ 이 앨범도 좋더라구요~

다락방 2008-11-17 14:40   좋아요 0 | URL
아, 그러니깐 이 밴드는 많은 분들이 알고계신 그런 밴드인가 보더라구요.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ㅎㅎ

마노아 2008-11-17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컬을 구할 때 오디션을 엄청 많이 봤대요. 근데 마지막에 온 여자분이 된 거죠. 이분이 이력서가 특이했대요. 연습장을 북 찢어서 너덜거리는 부분을 대충 자르고 '연필'로 썼답니다. 라디오에서 들었는데 신선했어요. 결국엔 실력으로 합격한 거지만 4차원급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요새 광고에서 목소리 엄청 많이 듣게 되어요. 처음엔 이효리인줄 알았어요. 유고걸이랑 비슷한 느낌이어서요.

다락방 2008-11-17 14:42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앨범의 6번 트랙을 듣기 전까지는 광고의 그 목소리인줄 전혀 짐작도 못했어요. 그래서 광고노래(라고 해봤자 가사는 다르지만)가 나오자 조금 실망스러웠달까요.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꽤 유명한 밴드인가봐요. 저는 이들의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혀 모르는데 다른분들은 이미 많이 알고 계시거나 그들의 전 앨범도 좋다고들 하시는걸 보면 말이죠.
그리고 저는 유고걸보다는 그 뭣이냐, 럼블피쉬인가, 그 밴드인줄로 알았어요, 광고에서는.
 
Norah Jones - Not Too Late
노라 존스 (Norah Jones) 노래 / 이엠아이(EMI) / 200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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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고통과 불면의 밤은 찾아온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지 않기를 바라는 날들도 찾아온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을 뜨자마자 와락 외로움이 밀려오기도 하고, 내가 이대로 영영 외롭게 지내진 않을까 두려움이 밀려오기도 한다. 친구로부터 상처를 받는 날들도 있고 연인과 이별하는 아픔을 겪는 날들도 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리멸렬함을 느끼는 날들도 찾아오고, 직장에서 일에 치여 터벅터벅 퇴근길을 맞이하는 저녁들도 찾아온다.

그럴때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치유법을 찾아내어 그 고통을 극복하려고 한다. 극복하지 않고는 이 치열한 삶들을 견뎌낼 수가 없다. 누구는 술을 마시고 누구는 맛있는 걸 먹는다. 누구는 친구와 수다를 떨고 누구는 거울을 보며 울고 누구는 잠을 잔다. 나 역시 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유쾌하지 못한 감정들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때때로 나는 치유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 아니, 그보다는 음악을 듣다보면 치유가 된다는 것이 맞겠다.


내가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였다면, 내가 나를 치유하기 위해서였다면 노라 존스의 앨범은 정말이지 탁월한 선택이었다. 나이보다 훨씬 더 들어보이는 성숙한 그녀의 보이스가 조용히 방안에 울려 퍼지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나는 조금 진정하게 되고, 나는 조금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편안함이 찾아오고 사실은 이 감정들 따위, 금방 지나가 버릴거라는 안도감마저 찾아온다. 그녀의 음악에 어떤 절정과 희열은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음악을 반복해서 듣는것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있다. 서른이 넘은 여자는, 절정과 희열 보다는 편안함을 찾는 걸까. 그녀의 시디를 며칠째 걸어놓고 도무지 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음악이 때때로 나를 치유한다고 믿고, 음악이 때때로 나를 고통과 불면의 밤에서 빠져나오게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노라 존스의 노래들이라면 조금 더 치유가 쉬워진다. 잠들기 전에도 나는 그녀를 들었고, 일어나서도 나는 그녀를 들었다. 조금 더 편안해진 마음으로 또 하루를 맞는다. 어쩌면 다음에 어김없이 찾아오게 될 또다른 고통에 대해서도 나는 대응할  수 있을것이다. 나보다 어린 그녀의 나보다 성숙한 목소리가 고맙다.

별을 하나 뺀 것은,
그러나 그녀의 앨범의 노래들을 내가 따로 구분해 낼 수 없기 때문. 2번트랙이나 13번 트랙이나 그노래가 그노래 같다. (이건 혹, 내가 나이들은 탓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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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7-18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통과 불면의 밤이 찾아올 때, 어쩐지 다락방님을 떠올리며 편안한 잠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요.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냥 위로가 될 것 같은 기분이에요.

다락방 2008-07-19 16:10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위로가 될 수 있는 그런 친구라면 좋겠는데요!
:)

레와 2008-07-18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반 표지 사진이 음악들을 삼켜버린 앨범으로 기억에 남아있어요.

1집은 정말 최고중에 최고였는데.. ^^

다락방 2008-07-19 16:11   좋아요 0 | URL
1집이 Don't know why 가 실린 앨범인가요? 노라 존스의 앨범을 사고 싶었는데 그 노래 없는걸로 사려고 이 앨범을 골랐어요. 노라 존스의 목소리가 편안해요. :)

Heⓔ 2008-07-20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명한 데...
노래는 들어본 기억이 없어요.
아니..
들어도 누구 노랜지 무슨 제목인지 기억을 못 할 수도 orz...

다락방 2008-07-21 08:31   좋아요 0 | URL
앗, 오랜만예요, Hee 님.

저는 제목을 기억하지 못한지 꽤 되었답니다. 나이들수록 노래의 제목은 외워지질 않더군요 --

하루(春) 2008-08-25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마지막 줄 공감이요. 그래서 리뷰를 못 쓰고 있다는;;; 좋은데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다락방 2008-08-25 13:00   좋아요 0 | URL
하하. 마지막 줄에 공감하셨군요. 어쩐지 생겨나는 이 동지의식이라니!

:)
 
Mika - Life In Cartoon Motion
Mika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5옥타브를 넘나드는 그의 목소리 자체가 이미 이 앨범을 가치있게 만들어 주기는 했지만, 그의 앨범이 정말 멋진 이유는 단지 그의 목소리때문만은 아니다. 미카는 이 앨범을 만들면서 보란듯이 나는 목소리만 가진 가수는 아니야, 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Grace Kelly」로 시작되는 이 앨범은 한껏 경쾌한 느낌을 주면서 「Lollipop」으로 이어진다. 방 안 가득 이 음악이 울려퍼진다면 설거지조차 흥겹게 할 수 있다. 그 하이톤의 목소리가 전혀 귀에 따갑지 않다니. 그저 마냥 놀랍기만 하다. 그러나 이 앨범의 가치가 더 높아지는 까닭은 앞서 말했듯, 다른 것들과의 조화다. 6번 트랙인 「Any Other World」에 첨가된 현악기는 노래에 무게를 실어준다. 거기다 더해지는 합창코러스라니. 나는 그 현악기가 무엇인지는 알지도 못하지만, 그 현을 울리는 소리가 주는 묵직함이 좋더라. 나는 그저 아이돌이 아니지, 하는 느낌을 나는 받게 되던걸. 9번트랙의 「Stunk In The Middle」에서는 또 피아노가 돋보인다. 음악은 하나의 악기로도 훌륭하지만 여러악기가 내는 하모니도 중요하다. 노래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보이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 하더라도, 다른 보이스들과 하모니를 이룰때는 어쩐지 더 근사한 음악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미카는 자신의 5옥타브를 넘나드는 목소리에 현악기를 더하고, 합창을 더하고, 피아노를 더한다. 그래서 나는 그의 음악을 싫어할래야 싫어할 수가 없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의 가치를 알면서도, 다른 악기를 쓰는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다른것들과 어울리는 법을 아는 가수라니, 진정한 가수가 아닌가! 게다가 여러명의 코러스에게 많은 부분을 내어주는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실로 감동의 물결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앨범의 절정은 「Happy Ending」에서 이루어진다. 조용히 시작하는 코러스들의 작은 합창, 이어지는 미카의 현란한 목소리, 클라이막스에서 점점 커지는 합창단들의 격렬한 외침, 그리고 미카의 비명.-나는 그것을 비명이라 부르는데 주저함이 없다-

This is the way you left me
I'm not pretending
No hope, no love, no glory
No happy Ending

이렇게 당신은 날 떠났지요,그런 척 하지는 않았지만, 희망도 없고 사랑도 없고 영광도 없고, 해피엔딩도 없어요.

해피엔딩도 없다고 말하는 이 슬픔과 아픔의 노래는 차라리 찬란하며 격렬하다. 아픔으로 절정까지 이를 수 있다는 듯 그의 노래를 결코 한 귀로만 듣고 흘려버릴 수가 없다. 이 앨범의 해피엔딩 만큼은 방안 가득 울려퍼지게 하기 보다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듣기를 권한다. 조금씩 커지고 이윽고 울부짖는 코러스가 바로 귓속으로 침투해야 이 음악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은것이 그 이유다. 왼쪽 귀와 오른쪽 귀의 외침, 그것이 뇌 가운데서 섞여서 가슴으로 흘러드는 소름끼침.

게다가 마지막 10번트랙까지 다 듣고 난 뒤, 시디를 다시 재생시키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면 히든트랙이 나온다. 아, 난 정말 히든트랙이라는 서비스를 좋아한다.(가장 좋은건 비트겐슈타인의 히든트랙이었다)

게다가 이 앨범은 19세미만불가 앨범. 시디케이스에 붙어있는 빨간 표딱지를 보면서 내가 어른임이 자랑스러웠다. 그렇다. 나는 이제 이런것을 숨어서 사지 않아도 되는 (조금 늙은)어른인것이다.

그의 앨범에는 종소리도 없고, 벨소리도 없고, It's time to celebrate 라는 구절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크리스마스 선물같기만 하다. 버릴곡도 없고, 좋지 않은 곡도 없다. 그의 보이스와 피아노와 현악기와 합창이 가득찬 이 앨범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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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7-11-19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이 음반 정말 열심히 들었어요. 요즘도 기분 좀 가라앉을 때 이거 틀어놓고 쿵짝쿵짝~ >.<

다락방 2007-11-19 23:37   좋아요 0 | URL
와우~ TurnLeft님도 이 음반을 들으셨군요. 반가워요. 와락 :)

2007-11-20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0 1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20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7-11-23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다른 사이트의 블로그에 갔다가 좋은 노래를 듣고 뭐야?하고 봤더니 Mika더군요.
익숙한 음색이 그간 저 모르게 여기 저기서 들었었나봐요.

다락방 2007-11-24 11:55   좋아요 0 | URL
네, 承姸님.
저도 앨범을 들으면서 아, 이것도 들어본 음악, 저것도 들어본 음악 했어요.
여기저기 광고에도 많이 삽입이 되었던것 같덜구요.

좋은 토요일 보내고 계신가요? :)

네꼬 2007-11-27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덕분에 나 이거 오늘 주문했어요. (땡스투, 눌렀쬬!) >,<

다락방 2007-11-27 23:55   좋아요 0 | URL
아이고 예쁜 네꼬님.
『Happy Ending』은 이어폰으로 들어봐요. 알았지요? 아무것도 하지말고. :)

2016-10-30 0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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