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아침, 불안하지도 않았던 꿈에서 깬 저는 이상한 목소리의 낯선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병명을 알 때까지 저는 어떤 괴물 상태였습니다.

불현듯 『변신』속 그레고르 잠자가 떠오르더군요.
수많은 날을 방 안에서 맴돌며 고민하던 그처럼,

저도 꾹 다문 입으로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 오늘의 불가피한 슬랩스틱이 완성되었습니다

 

 

 

[음악이 아픔과 카프카적으로 동행하는 방법]


1.  첫 번째, 동굴 속 웅얼거림같은 아픔에게 마이크를 가져가는 것

    스웨덴의 인디밴드  Wildbirds & Peacedrums  / Peeling Off The Layers 입니다.

 

Wildbirds & Peacedrums  [Rivers](2010) - 장르: Pop/Rock

 

 


 

 


2. 음악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즉각적으로 전달되고 이해되는 폭이 넓다는 걸 들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이렇다 / 당신은 그렇구나 ... 때론 말과 글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모든 개개인 속에는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말하기 어려운, 소통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무엇이 있잖습니까.
    비트겐슈타인의 유명한 명언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말하지 말고'처럼 그런 것 말이죠.

 

   음악이 아픔과 카프카적으로 동행하는 방법 두 번째, 그저 말없이 같이 가는 것.
    지금 소개할 이 곡에서는 독일 태생의 피아니스트 막스 리히터가 연주하는 챔발로 소리가 그런 발걸음처럼 들리는데요.
    더불어 그레고르 잠자가 등에 썩은 사과가 박힌 채, 여동생의 바이얼린 연주를 숨어서 듣던 모습은 이런 울림이지 않았을까요?  

 

 

 

 

 

 

 

Max Richter [Memoryhouse](2009) - 장르:Classical , Electronic , Pop/Rock

Max Richter / Jan's Notebook   

 

 

 

 


3. 우리가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방편으로 유머를 쓰듯이,
   음악이 아픔과 카프카적으로 동행하는 방법 세 번째, 부끄럽지 않도록 리듬의 분장을 해주는 것. 
   Jamiroquai는 영국밴드로,  밴드명은 잼 세션[jam session:재즈 연주자들이 악보 없이 하는 즉흥적인 연주] Jam과 미국 원주민 이로쿼이족의 합성이라고 합니다.
   soul과 disco가 뭉친 acid  jazz풍에 힙합, 펑크, 팝 장르를 아우르는 혼종적 음악을 보여주는데,
   Jay Kay 자전적 작사인 이 곡은, 삶의 힘겨움과 좌절의 심경을, 상반되는 경쾌한 리듬 속에 읊조리고 있어 인상깊습니다
  

 

 

 

 

 

 

 

Jamiroquai [A Funk Odyssey](2001) - 장르: Pop/Rock, R&B 

Jamiroquai / Picture of My Life  

 

 

 

 

4. Jay Kay가 Picture of My Life의 마지막 가사에서, 
   " 치료약이 있다면 부디 내게 보내주시겠어요? 내 삶의 그림을,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 줄 수 있는 편지와 함께..." 라고 했지요.

   음악이 아픔과 카프카적으로 동행하는 방법 네 번째, 음악 의사가 권하는 치료약을 삼키는 것.

   그 소개곡으로 Luis Mariano - Maman La Plus Belle Du Monde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머니)인데요.
   어머니... 혹 어머니의 빈자리, 아픈 자리만 가지고 있다 해도 누구나 모성의 '품', '품음'은 본능적으로 각인되어 있지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왜 끊임없이 '사랑'을 찾고 나누고자 했겠습니까.
   '어머니'라는 의미.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무너졌을 때 그 자리에 없더라도 어느 곳에서든
   어머니라는 존재는 가장 나를 돕고 싶어 했고 가여워했을 거라는 믿음이 있는 자리. 그 '품'
   어머니의 백발과 굽은 손을 보지 않더라도 어머니 앞에 우리 맘의 사나움은 숙연해집니다. 
   제 경우는 어머니 곁에만 있으면 늘 잠들어버리기 까지 합니다.
   그레고르 잠자의 비극성은 어머니, 가족, 사회적 지위, 음악을 누릴 자유, 그 모든 것들이 갑작스럽게 사라진다는 점인데요.

   오히려 죽음은 그 모든 것을 잃은 후에야 소리 없이 옵니다.
   자신을 희생하며 가족의 삶에 충실했던 그는 왜 벌레가 돼버려야 했을까요.  

 

 

 

 

 

 

 

Luis Mariano [Essentiel 2008](2013) - 장르 : International , Classical , French Pop

Luis Mariano / Maman La Plus Belle Du Monde

 

 

 

 

 

 

 

 

 

 

 

(※ 영화 <제 8요일>에서 인상적인 주제곡으로 쓰이기도 했죠)

 

 

 

 

 

   (가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엄마, 당신이에요
   세상 어떤 사람도 더 예쁘지 않아요
   당신은 나에게 고백했어요
   천국의 천사 얼굴을


   모든 여행지에서 난 풍경들을 봤어요
   하지만 어떤 것도 당신의 아름다운 백발만 한 건 없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엄마, 당신이에요
   그리고 내 기쁨은 엄마, 당신의 품으로 날 안아줄 때죠.


   엄마,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요.
   사랑이 넘치는 당신의 아름다운 눈길 때문이지요.
   당신에게는, 네, 난 내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어리광 부리는 아이지요.


   나는 꿈을 꿔요.
   누군가 끊임없이 날 사랑해주기를
   꿈은 끝이 있기 마련이지만 당신만은 내 곁에 남아 있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엄마, 당신이에요.
   그리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무너질 때 엄마, 당신만은 거기 있어요.

 

 

 

5. Múm ... 침묵이라고도 엄마라고도 읽히는 기묘한 이름의, 아이슬란드 출신의 익스페리멘탈 뮤지컬 그룹입니다.
   일렉트로닉 비트와 효과들, 여러 전통악기, 그리고 요정 같은 소프트한 보컬의 혼합이 신비롭습니다
   Kristin Anna Valtysdottir's 의 어린아이 같은 보컬이 독특한데요. 같은 아이슬란드 출신의 Bjork, Sigur Ros도 떠오르지요. 
   첫 곡이 어둡고 캄캄한 터널 속 힘겨움이었다면, 마지막으로 소개할 Múm의 Green Grass Of Tunnel은 내 안의 터널 속에도 기필코 존재할 초록 풀, 잊히지 않는 어린 시절의 천진함에 대해 속삭여줍니다. 
   터널 지나 또 터널이 나타날지라도, 그것이 다시 내 안으로 들어가는 한없는 여정일지라도,  
   눈 뒤에 오는 짧은 햇살의 따사로움, 향기, 나비, 엄마, 벗, 기쁨, 슬픔, 침묵, 음악 .... 그런 동행자들을 우린 잊지 않습니다.

   음악이 아픔과 카프카적으로 동행하는 방법 그 마지막, 이 모든 것과 함께 가는 것.

 

 

 

 

 

 

 

Múm [Finally We Are No One] (2011) - 장르: Electronic , Pop/Rock

Múm  / Green Grass Of Tunnel  

 

 



재밌는 제안 하나 할까요. 어느 아침, 눈을 뜨자마자 머리맡에 미리 준비해 둔 카프카의 『변신』을 읽어보세요.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로 시작하는 끝나지 않는 꿈을 읽고 나서 창가로 다가가 보세요.
봄 나무에는 초록잎이 조금 더 나 있을까요?
그럼, 다음 시간엔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이 돼서 오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며 여기서 안녕, 하고 인사드릴께요/)
모두 꿈길 조심하시고요. 

 

 

 

 

ㅡAgalma

 

 

 

 

 

ps)

하지만, 그다음 시간에도 목소리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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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2-2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저 마마`` 이 노래 부른 사람 더스틴 호프만인 줄 알았습니다.
더스틴 호프만이 노래도 불렀네.. 이런 생각. 똑같이 생겼네요..

그나저나 아갈마 님 라디오 방송 작가하시면 잘하실 거 같습니다.

AgalmA 2015-02-26 20:56   좋아요 0 | URL
저런! 그런데 신기하지 않나요? 비슷한 시대를 산 사람들은 스타일 문제도 있겠지만 그 분위기와 생김도 비슷하다는 것이...먹거리와 발육환경 등 파고들면 또 꽤나 그럴싸한 진화론이...ㅎ
방송은 제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라 뭐 복잡한 게 많더라고요. 대단한 청취율이 아니고서는 내부 이권 싸움 문제에 끊임없이 휘둘리는...

만병통치약 2015-02-26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정도면 연재요청 들어오겠는데요 ^^

AgalmA 2015-02-26 19:17   좋아요 0 | URL
호응만 있고 수요는 없는ㅋ...제가 재밌어서 만들어보는 놀이로 즐기고 있어요ㅎ

만병통치약 2015-02-26 22:06   좋아요 1 | URL
호응만 있고 수요는 없다 ㅋㅋ 제가 아는 사람에세 YES24 파워블로거라고 하면 `와`하면서 돈 많이 버냐고 물어봐요. 생기는 것 없고 오히려 돈들어가는 파워 블로거 ㅎㅎㅎ

AgalmA 2015-02-26 22:42   좋아요 0 | URL
그냥 책도 아니고, 다 비싼 책들만 사시잖아요ㅎ;

양철나무꾼 2015-02-26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럴때가 있어요.
음악도 그렇고, 글도 그렇고,
가끔 내 귀를, 내 눈을 비껴갈때가 있어요.
소통과 공감을 바라는듯 보이지만 되돌아오는건 어쩜 소외가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요~--;
좋은 음악과 글, 모처럼 두루두루 호강이네요, 감솨~(__)

AgalmA 2015-02-26 20:59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요.
아마....공감은, 감정은 상대가 내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가가는 것이 출발이고 만남이라 그런 게 아닐까요.
우리는 아마 더더 쓸쓸해질 거 같아요. 우리 이후 세대는 더더욱.

수이 2015-02-27 0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팬 1호는 저인데 흑; (졸려서 여기까지만 쓰고 후다닥)

AgalmA 2015-02-27 02:36   좋아요 0 | URL
ㅋㅋ...분명 이 글 보고 좋아라 오실텐데 안오셔서 이사 때문에 엄청 바쁘시구나 했어요ㅎㅎ

에르고숨 2015-02-27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팬입니다3. 이 두 문장을 쓰려고 로그인했습니다.ㅎㅎ
들어온 김에 조금 더-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를 눈 뜨자마자 읽고 싶어서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가고 싶은, 아름다운 음악에피소드네요. 눈과 귀가 호강하는 멋진 페이퍼 고맙습니다, 아갈마 님.

AgalmA 2015-02-28 01:02   좋아요 0 | URL
로그인하는 게 생각보다 귀찮은 일임을 잘 아는 자로서, 특별한 발걸음 남겨주셔서 감사인사 드립니다! 거기다 팬까지 인증해주시니;....이런 글을 자주 올려달라는 압박같은ㅎ;;
이 기획을 할 때, 듣는 분들께 가장 드리고 싶었던 게 꿈처럼, 음악처럼 제 아이디어가 작은 행복으로 전달될 수 있었으면 했는데...저 혼자만의 만족이 되지 않은 것 같아 기쁩니다.
 
그리고리 소콜로프 - 잘츠부르크 리사이틀 [디지팩 2CD]
쇼팽 (Frederic Chopin) 외 작곡, 소콜로프 (Grigory Sokolov) / 유니버설(Universal)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

그리고리 소콜로프 연주를 처음 듣는 순간,

나는 동작을 멈추고 음악이 끝날 때까지 그저 듣고만 있었다.

일을 하러 나가야 했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런 힘을 만난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글렌 굴드 연주를 만났을 때처럼 강력했는데,

아닌 게 아니라 그리고리 소콜로프의 삶과 연주 스타일은 글렌 굴드와 비견되었다. 

 

 

Grigory Sokolov [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988 [2CD](현재 품절)

 

 

소콜로프의 음악에 대한 완벽주의 성향은 스튜디오 녹음을 꺼리고 실황음반을 선호하는 탓에, 그의 앨범은 그 경력에 비해 턱없이 적다. 완벽주의 성향으로 스튜디오 녹음을 선호한 글렌 굴드와 다른 듯 닮은, 예술을 향한 의지.

콜로프의 에이전트는 지난 20년 동안 그의 연주회의 실황 녹음을 정리해왔는데, 원래 취지는 그가 남긴 소중한 해석을 보존하는 것이었지만, 언젠가 소콜로프가 일부 공연의 CD 발매를 허락해주길 희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적, 음악적 진실성과 관객을 존중하는 마음 덕분에 소콜로프는 공연의 오직 "순수한 실황 녹음"만 음반 발매를 고려한다. 그 발상은 연주자의 삶에서의 한순간을 음악에 대한 그의 해석 그리고 그 음악을 연주한 시공간과 함께 포착하는 것이다.

 

……소콜로프는 전후사정과 상관없이 올곧게 개인적 기준에 대해 타협을 거부한다. 이는 스튜디오 녹음에 대한 오랜 반감에서부터 연습시간이 부족해서 협주곡 연주를 중단하기로 한 결정에까지 적용된다.

"음악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무엇이든 음악에 반하는 것이며 함께할 자리는 없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당연히 그런 다른 것들을 싫어할 수밖에 없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평생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ㅡ 앨범 부클릿 中   제시카 두첸(Jessica Duchen)

 

글렌 굴드(1932~1982)가 자발적 은둔생활을 선택한 것과 비슷하게 소콜로프도 구소련 체제 하에서의 자발적 은둔생활을 선택했다.

 

「소콜로프는 1950년 상트페테르부르크(당시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 그곳 음악원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12살의 나이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첫번째 주요 연주회를 하게 되었고, 불과 16살이었을 때 모스크바에서 열린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장 에밀 길레스의 지지를 받고 우승을 하였다. 그러나 다른 해 콩쿠르의 여러 수상자가 빠르게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은 반면, 소콜로프는 여행이 통제되고 있었다.

일부 소비에트 연주자들은 더욱 큰 개인의 자유를 찾아 서방으로 망명하였으나, 소콜로프는 레닌그라드에 머물면서 자신의 예술에 집중하는 것을 선택했다. 철의 장벽이 무너진 이후에야 더 널리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ㅡ 앨범 부클릿 中   제시카 두첸(Jessica Duchen)

 

구소련 체제 하에서 소콜로프의 빛나는 청년기 연주가 그렇게 묻혀버렸다는 것이 안타깝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나이도 나이지만 소콜로프가 장거리 여행을 꺼려해 우리나라에서 그의 공연을 볼 기회가 없을 거라는 점이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이번에 발매한 [2008년 잘츠부르크 리사이틀 The Salzburg Recital](2015.1)은 20여 년 만의 정규앨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쇼팽 24곡의 전주곡, 공연 당시 앙코르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리 소콜로프의 정갈하면서도 깊은 울림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연주 동영상을 보면 약간 곰 같은 몸집인데도; 가볍게 나타나 짧은 인사와 함께 바로 연주에 몰입하고, 연주를 끝냄과 동시에 낙엽처럼 떠나는 소콜로프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2008년 잘츠부르크 리사이틀 The Salzburg Recital]  이 앨범 꼭 소장하시길.

그리고리 소콜로프 대부분의 음반이 품절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이 국내 라이센스반도 곧 품절될 겁니다.

YouTube로 소콜로프의 연주를 듣는 걸로는 만족할 수 없어 저도 구매!

사고 후회한다면, 제 추천의 잘못보다 저는 당신의 귀를 의심할 겁니다.

 

혹, 유럽쪽 가시게 되면 꼭 공연도 보시고요.

2015 공연 스케줄표 : http://www.amcmusic.com/en/concerts-2/grigory-sokolov-concerti-2/

 

 

ㅡAgalma

 

 

 

 

 

 

 

 

 

 

 

 

 

 

 

한 철학자가 ‘사물들을 이렇게 보라’고 말한다고 하자. 그러나 첫째, 그것은 사람들이 사물들을 그같이 보는 것을 보장하지 못 한다. 그리고 둘째, 그의 권고는 너무 늦게 온 것일지 모른다. 더욱이 그런 권고는 어느 경우이건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다. 사물들을 지각하는 방식과 관련해서 그런 변화를 초래하는 힘은 완전히 다른 데서 시작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음악을 이해하도록 사람을 가르칠 수 있는가? 왜냐하면 그것이 음악을 설명하는 것으로 불릴 수 있는 유일한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ㅡ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나는 내가 연주하고 싶은 곡만 연주하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는 지금 이 순간 연주하고 싶은 것만 연주한다...나는 이번 시즌에 바로 이 작품을 연주하고 싶은 강렬한 갈망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삼 년 전에 미리 상세한 프로그램을 달라고 하면 모두 괴로워하게 된다. 그것은 나에게 불가능한 일이라서 공연 계획에 큰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달리 선택권은 없다. 나는 절대로 주문에 따라 연주하지 않는다."

ㅡ그리고리 소콜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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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클래식에 대해 좀 알면 뭔 말을 하겠는데 클래식의 거의 문외한이라서.....

AgalmA 2015-02-17 13:27   좋아요 1 | URL
멋있게 평하는 건 평론가들한테 맡겨두고요 우리는 그저 들읍시다ㅎㅎ
새소리가, 바람소리가, 아이들 노는 소리가, 연인의 목소리가 듣기 좋은 걸 남들에게 어떻게 구구절절 표현할 수 있겠어요. 시인들은 좀 능력이 있는 거 같지만....각자 마음의 음악으로 담으며 사는거죠.
곰곰발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연휴 맛난 것도 많이 챙겨 드시길 바라며(다시다는 좀 뺀 걸로ㅎ)!

수이 2015-02-17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클래식에 대해서는 쿨럭_ 그래도 듣고 ^^ 저는 드뷔시의 [달빛]이 좋더라구요 호호_ Agalma님 명절 잘 보내시구요.

AgalmA 2015-02-17 14:41   좋아요 1 | URL
저도 그저 감상자죠^^. 음악의 기쁨 읽고 교양 좀 쌓아야 할;; 저도 드뷔시를 가장 좋아했는데, 음반을 찾아들으니 통상 알고있는 낭만주의 음악만 한 게 아니더군요. 후기 낭만주의 영향을 받은 쇤베르크의 표현주의가 연상될 정도의 인상적인 작업도 많아 깜짝 놀라기도!
아, 세상은 정말 공부할 게 많아요

수이 2015-02-17 14:52   좋아요 1 | URL
아이참_ 음악의 기쁨은 저도 아직 한 페이지도 펼치지 않았는데 호호호;;; 부끄럽네요. 그럼 좀 더 듣고 올게요~~ 공부할 게 많아서 행복해요.

[그장소] 2015-02-17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 이 필요 없는...

AgalmA 2015-02-17 14:51   좋아요 1 | URL
말할 수도 없는...

수이 2015-02-17 14:53   좋아요 2 | URL
그래도 뭔가 더 주절거리고 싶게 만드는......

[그장소] 2015-02-17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Agalma님..이 앨범 기다리신 거군요?^^

AgalmA 2015-02-17 16:32   좋아요 1 | URL
네! 아침 9시에 도착!! 아니, 설연휴 배송이라 한참 기다릴 줄 알았더니 고맙게도 일찍!
시디 1 - 4번 트랙 혼자 듣기 정말 아까워요ㅎ 동영상 중간에 모차르트 그 곡이 있긴한데 이 시디 수록곡이 더 최고-ㅇ-b
이 실황 녹음과 편집 정말 예술인 듯.

[그장소] 2015-02-17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투브도 음질 좋다..했는데..역시 cd 가..도이치 그라모폰이라 뭐 믿는 구석도 있지만요.으 어뜩케...갈등..ㅎㅎㅎ오늘 좀 더 듣고 쇼팽이랑 바흐 버전은 아무리 사도
아까운거 모르는데 ..이 달 은 완전 마이너스..

AgalmA 2015-02-17 15:12   좋아요 1 | URL
책은 매일 볼 수 없지만 음악은 매일 들을 수 있죠ㅎ
도이치 그라모폰 수입음반은 며칠전까지 있었는데 어제보니 바로 품절! 역시 대단한 명성! 전 비싸서 라이센스반으로 만족;
책이랑 함께 사면 2000원 적립금도 받으실테고....ㅎ

수이 2015-02-17 15:20   좋아요 1 | URL
Agalma님 말씀 들으니까 뭐죠, 막 저도 사야할 것만 같고 그럼 매일 들을 거 같고 그럼 하나도 안 아까울 거 같고_

AgalmA 2015-02-17 15:29   좋아요 1 | URL
제가 다 잘못했네요; ㅋㅋ

만병통치약 2015-02-17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클래식은 으음. 스즈끼 2권에 있는 두 사람의 척탄병이 가장 명곡입니다 ㅋㅋ

AgalmA 2015-02-17 15:29   좋아요 1 | URL
전 이상하게 가곡보다 악기 자체 소리가 더 좋더라고요.

[그장소] 2015-02-1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안되면. 저도 그래야 할것같아요.그라모폰은 소장하는 재미도 좋은데...ㅎㅎ

[그장소] 2015-02-17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램프가 거덜내는 램프였다고 왜 말 안했지? 부인 내실의.철학 등등 만 좀
있어 보일뿐이고. 실재는 지갑 내실은 거지로 만드는 ㅎㅎㅎ

수이 2015-02-17 15:1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명언!!!

AgalmA 2015-02-17 15:30   좋아요 1 | URL
ㅋㅋㅋ 램프가 돈을 빨아들이는 거였어! 으히히;

[그장소] 2015-02-17 15: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리아도 좋지만 저도 그냥 연주가 더 좋아요. 때때로 그 곡들이 필요에 의해 가곡이 듣고싶을때도 있지만 역시 질리지않는건 연주..

AgalmA 2015-02-17 15:38   좋아요 1 | URL
반대로 노래가 들어가서 더 좋을 때는 재즈랄까요. 쳇 베이커나 빌리 할리데이 같은 독특한 음색이 마치 악기처럼 어우러져 있을 때^^

[그장소] 2015-02-17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알라딘의.요술램프는 원전에 오역이 없었나 ㅡ심히 다시 재고를해 볼 필요가 있어요 ㅎㅎㅎ 아..걔들도 해피엔딩였는지는아무도 모르나?? 역학조사를 해보던지...ㅋ

AgalmA 2015-02-17 15:43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천일야화 어디 부분에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천일야화도 봐야되고...아고고; 알라딘 때문에 이래저래 우리 고생이 많습니다 ㅎ;;

[그장소] 2015-02-17 15: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들은 몸통이 성대가 악기인데 얼굴을 가지고 말 이라는걸 할 뿐이라는....ㅎㅎ 실은 악기 자체 재즈라는악기..

[그장소] 2015-02-17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일중에 몇번째 밤인지 ...? 김연아씨를 불러...인터뷰라도...ㅎㅎㅎ그러고 보니 그녀는 세헤라자드 때도 잠 못자는 역이고 .투란도트 에서도 ~못자는~ 죽음의 무도..말할것도 없나..음악얘기하다....

AgalmA 2015-02-17 18:02   좋아요 1 | URL
어제 피겨세계선수권대회 뉴스를 잠깐 접했는데, 국적 상관없이 모두들 김연아를 벤치마킹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더군요.
과연 김연아 선수 기량도 기량이지만 패션, 선곡 등...정말 예술의 경지였구나 싶어 그 예술을 다시 못보는 것이 아쉬웠어요.

[그장소] 2015-02-17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뿐 아니라..피겨계가...확 죽었죠... 얘깃거리가 그렇게 없을 수가 없어요.하다못해 음악적 선곡에 스토리라도..뭔가 그 태크닉하고 조화로우면 자연스러워서 이야기 할 법 한데..이건 음악도 못 건지고...슬퍼요...

AgalmA 2015-02-17 20:54   좋아요 1 | URL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의아할 정도-_-a 음악선곡, 의상을 제가 준비해주고 싶을 정도...재수없는 발언이면 죄송합니다(_ _)

[그장소] 2015-02-17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우리나라 선수들이 그나마 센스가 있는편 같지않아요? 형광에 적어도 에어로빅 수준으 아니니까..^^ Agalma 님 센스 믿어요.~!! 음악을 선곡하는 건 좀. 다른 문제인가봐요. 아마 그것도 이미잘 아실것 같지만요! 저..완전 날 새고..종일 이러고 있는데 Agalma님 도...그런것 같아요..?^^ 차 안에서 명상하실 요량?!

AgalmA 2015-02-17 23:4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왜 죄다 그 에어로빅 반짝이를 고집하는지 휴...
그런 의상 보기보다 고가더군요;
기술에 따른 음악안배가 필요할텐데 그 지점에 맞춰 음악을 선곡해줄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음악을 어떤 식으로, 누가 고르는지 참 궁금한 점. 취재를 하러 갈까...하아.
책 고르느라 골머리 중;;;
그장소님 거의 못 주무신 거 같은데 어쩌시려고...

[그장소] 2015-02-1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게 생활 같아서..괜찮아요.^^.
감독하고 상의하고 선수가 유명선수의 경우.
선곡에.자신의 의견반영을 많이 한다고 해요.마오의 경우 ㅡ그 러시아 타라소바 여사 였나 ㅎㅎㅎ 101 달마시안 의 그녀 같은...ㅎㅎㅎ 그녀의 입김이 주로 쌧다고 하고..연아선수는 같이 의견을 정하고..타 선수들은 대부분 유행을 따라 흐르는 듯 해 보여요..요즘 반응 으로는..참..신기하죠? 패션의 대가라는 곳에서...그런..의상...이상해..암튼..의상은
우리나라가 제일 인거.같아요.어린 선수들까지는 아니고..아직.

AgalmA 2015-02-17 21:13   좋아요 1 | URL
기술만 너무 앞세우고 그런 부분은 너무 주먹구구식이군요.

[그장소] 2015-02-1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겨 완전 전문가가 보면 또 에이~할텐데..ㅎㅎㅎ의상도 각자..선수들도 일정 레벨이 오르기 전엔
전부 자비로 충당하다시피 하니까..그럴 수밖에..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의상면에서.비싸면서 돌려입고 조금 고치는...늘 그런 스타일 이 나오는지도...열악한 환경 이니까..탑싱 이나 되야..의상도 좀 제대로 맞춰입으니..

AgalmA 2015-02-17 23:44   좋아요 1 | URL
피겨에 이렇게 애정어린 관심을 가지고 계실 줄 몰랐습니다;

[그장소] 2015-02-17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거리에서 겨울에 가다말고 잠깐 서서..
정말 한 순간 였어요.피겨에 빠진게..그때가 아마 2007 COC 대회.
김연아가 아닌 우리 피겨 자체를 응원하길
바라고 있지만 아직은 길이 멀어요. 그치만 .예뻐요..소연.해진 선수..

AgalmA 2015-02-18 00:00   좋아요 1 | URL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 책에서 러시아 사라포바 테니스선수 신드롬, 미국 타이거 우즈 신드롬 내용을 보다가 우리나라 골프, 피겨 등 각종 스포츠계 신드롬도 생각해 봤어요.
어린 친구들이 꿈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그 중 겨우 1% 정도만 꿈을 이룰텐데...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런 꿈을 좇느라 인생의 깊은 좌절을 겪을까 저는 그게 더 염려되더군요.
다행히 한국사람들이 워낙 노력형이고 기술습득도 빨라 성공률이 높은 것은 긍정적이라 봐야겠지만요~_~

[그장소] 2015-02-18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프로 던가? 영화요.여진구가 나오고 또 한명은 기억이...그 사람이 프로에서 사고치고 숨어지내는 시골 분교에 가서 골프 가르치는 교생 .을 하죠. 마을 사람들한테 당신 아이들 안된다. 아무리 해도. 지금 Agalma님이 하신 말씀 그대로 해요.ㅎㅎㅎ 현실이 그렇다고.. 1%가 되든 안되든 그건 도아니면 모. 결국 해봐야 아는 거라는 말. 물론 그 다음...은? 근데요...그렇게 열심히 아둥바둥 정규교육 쫓아 살아도..사는 건 결국 다 거기서 거기..
더라고.하고싶은걸 하고있나..아니면.그런데로 회사다니고있나.아니면 결혼.과....행복의 질이 다르지 않더라고요. 뭘 해도 노력하는 사람은 최선을 다해 행복할 거고 불행도 역시 최선을 다해 불행하고 또.이겨도 내고..
그러는것 같아요.

AgalmA 2015-02-18 00:1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저도 만화가가 못 돼서 슬퍼요! 물론 제 경우는 누구도 강요하지 않고 저혼자 고집불통였기 때문에 불똥은 제가 다 맞는 걸로 결론-_-.....
여전히 제멋대로 살아요. 아하하하;;;

[그장소] 2015-02-18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인생 끝까지 간게 아니잖아요..
슬퍼하지 마시고..지금 이 모든일들이 다 경험으로 축적되 쓰일 일이 있을 거라고 믿으세요.박완서 작가님 이 늦게 작가에 데뷔하신거 아시죠? 지금은 그릇을 만들어 가는 과정일 거라고..늦은것은 없다고..포기하지않으면..저는 믿거든요..

AgalmA 2015-02-18 00:35   좋아요 1 | URL
전 언제나 이 하루가 끝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더 기를 쓰고 이 세상을 알고 싶은지도 모르겠어요. 모두의 슬픔과 반목이 그래서 더 안타깝고요.
오늘처럼 멋진 cd를 만나 소콜로프같은 예술가들의 치열함을 보고 느끼며 제 삶 또한 되새기며 밀어가는 거겠죠.
이 서재의 모두도 그럴테지요 :)

[그장소] 2015-02-18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작가적 시점 이라고 해드릴까요?! ^^
이제니 시인 의 시집 제목..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라고 해드릴까요?!^^~ 한 평생을 80세 90세를 살아도 남는 회한이 있고 ...
못다한 뭔가에 아쉬움 . 그때..이랬더라면..하는 후회를 한다잖아요.물론 만족하는 분도 있겠지만..
그런 분들도 아마 어쩜. 아아..하루만...더~~ 이럴지도...모르죠..
박애주의자ㅡ인건가ㅡ봐요..Agalma님은
그 많은 사랑을 슬픔을 다 혼자 어쩌고...ㅎㅎㅎ 그러니..원하는 걸 꼭 이루세요..

AgalmA 2015-02-18 01:03   좋아요 1 | URL
제 죽마고우는 저랑 아주 반댄데...(이런 말 해도 되나;)...인간은 당해도 싸다! 알게 뭐야 주의자; 그런데 사람들은 걔를 늘 필요로 하는ㅋ
내 맘대로 안되는 게 삶이고 사람이고 그러니 마음이라도 서로 둘 곳 좀 있게 하자....갈수록 그런 생각을 합니다. 늙어가는 어머니도 딱하고...다 그래요.
그장소님도 마음 속 풍랑 잘 견뎌내시고, 잠도 푹 주무시며 힘내시길...이 긴 대화 끝에 우리 진정 새해 덕담을 나누네요^^

[그장소] 2015-02-18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막...금박 쓴거.날아갔어요!!!!ㅎㅎ)
나쁜끝은 있다..언제고..늘 마음아파하는.사람한테는.위로랍시고...해주는.말이....고작 그거라는~
너도 나도 마음 이라도 편차..뭐! 이러다 세상이 이꼴이 된건 아닐까요~?
이왕 진 십자가...수고롭도라도 더 지고 가시어요.^^ 알아주는 이 없는 것이 고행 인거라고. 덕 을 쌓는다...그러자고...ㅎㅎㅎㅎ
새해 복 많이 많이 북 많이많이~~^^♥♥

AgalmA 2015-02-18 01:33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은 왜그리 글이 잘 날아가죠;;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남들도 다 그리 살아, 별 수 있냐, 튀어봤자 너만 고생이지....그런 식 말과 태도입니다. 다같이 바꿔나가면 정말 티끌만큼씩이라도 서서히 바꿔나갈 수 있을텐데.
일베도 있지만 생각있는 사람들도 뭉쳐서 말하는 모습도 그만큼 드러나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장소님의 글 날아감도 이젠 안녕~되시길 기원할께요ㅎ
또한 좋은 책 많이 만나 씩씩한 몸과 마음 잃지 마시길/

[그장소] 2015-02-18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폰에 결함인지 하루에 한 열댓번은 시스템에러 신고를 하는것 같아요 .
어느땐 글을 골라서 부러 그러나...싶을때도 있어서 손을 딱 놔버리고 싶어져 버리기도 해요.그만 떠들라는 신호 같달까요?
ㅎㅎㅎ제 폰이G3 cat.6 거든요.키판도 제 손가락으로 누르면 꼭꼭힘줘야 하고..그러다보면 어느 땐 와다다다 커서가 역으로 글짜들을 잡아먹으면서 싹 다 지워 버릴때도 있어요.아주 혼비백산 하는데 아무리 커서를 멈추려 해도 스톱모션은 없어요 ㅡㅎㅎㅎ
저도..그 말 싫어요.. 남들도 다 그러고 살아.
그래서...? 이왕이면 좀 더 좋자고 내가 조금 더하면 하나 더 거들면 ...조금 더.좋아지는 세상이...누군가에게는 열리겠죠.저는 그러는데...그럼..저더러.어리섞다 하죠.소설많이 봐서 소설속에 산다나....아...쫌..소설같음..안되나요? 아름다울수 있음 그게 좋지...인간이 왜 인간이게요...튀자는게 아니고...그 복이 꼭 내 대에..내 자식.내 가족이 누리자는게 아니라...모두 함께...같이 좋자..하는 건데..그럼 뒤통수를 치더라고요..허무하긴 해요...그래도..또 별ㅡ수없어요 .
저는 Agalma님의 생각을 지지합니다.
손해 좀 보고..조금 느려도...^^
님도 넉넉한 마음의 여유 갖는 연휴 보내시고 오세요...또 뵈요..오늘도 참 좋은
인연이었습니다.늘 고마워요.부족한 저와 말상대 해주셔서요

복받으실거예요~~^^♥♥♥
 

 

 

[BGM : God Speed You Black Emperor! - Sleep]

 

 

 

 

 

 

 

 

 

§

좌석을 양보한 것도 아니었다. 토요일 오후였고, 전철 안은 붐볐다. 나는 장애인 휠체어석 벽에 기대 『호모 사케르』마지막 장을 읽고 있었다. 내 옆에는 유모차를 세워둔 여인이 있었다. 기척도 없는 아이. 막 전철에 오른 두 노인 중 더 나이 드신 분께, 나는 "여기 기대시겠어요?" 하고 벽을 내어준 것뿐이었다. 노인은 좌석이 아님에도 기뻐하며 벽에 기대섰다. 유모차 여인도 내려서 노부인에게도 "여기 기대서 계세요." 라고 빈 공간을 권했다. 노부인은 곧 내린다며 사양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낮술을 권했던 지인들을 나무라며, 술 냄새가 나지 않느냐며 입을 가리고 부끄러워했다. 공항철도를 타러 가는데 사람들이 잘못 가르쳐줘서 헤맨 이야기를 풀어냈다. 취기 같은 이야기가 편했다. 낯선 도시에 온 방문자들이 겪는 흔한 경험과 통로 중앙에서 내내 떠들어대는 중국인 관광객 일행의 대화 소리들까지, 이야기들도 서로 만나고 있었다. 방문자의 난처한 경험을 나 또한 잘 알기에 책을 덮고 노부인의 말에 맞장구도 치며 귀를 기울였다. 사람은 어디에서 낯설지 않을 수 있을까. 서로 대화하고 있는 이 순간까지도. 노부인이 내리기 전에 서두르며 내게 말했다. 좋으신 분 같다고. 본인도 봉사활동 많이 다녀봐서 안다고. 좋은 사람은 금방 알아본다고. 그리고 눈시울까지 붉히며 붉은 뺨을 하고 떠났다. 나는 당황했고, 이상하게 점점 서글퍼졌다. 이 작은 호의에 그토록 고마워하는 사람이 나는 금세 그리워졌다. 내 자리를 양보 받긴 했으나 나를 의식해 어정쩡하게 서 있던 노인에게 좀 더 편하게 기댈 수 있게 알려주고, 나도 내렸다. 정말 내려야 될 곳을 알고 가는 걸까.

 

 

 

§§

알라딘 중고서점 종로점은 또 많이 바뀌어 있었다. 새로 들어온 책 코너가 여러 벽으로 조목조목 나뉘어 있었고, 계산대에는 번호표까지 등장해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온 게 그리 오래되었나. 눈에 띄는 책은 없어 음반 코너를 쭉 보다가 오노 요코의 음반을 발견했다. 오노 요코 음반을 하나쯤 갖고 싶었는데 번호표까지 뽑아서 계산까지 하려면 시간이 촉박했다. 오프라인 중고서점 10% 할인쿠폰까지 쓸 좋은 기회였는데, 곧 광기가 시작될 것이었다. 다시 오면 되겠지 싶어 서둘러 나갔다. 하지만 그건 큰 판단 착오였다.

 

 

 

 

 

 

 

 

 

§§§

왕빙의 다큐멘터리 <광기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는 3시간 50여 분 정도 소요되었다. 곧바로 이 영화를 추천한 정성일 평론가와의 대화 시간이 2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점심도 먹지 않고 물도 챙겨오지 않은 나를 꾸짖어봐야 늦은 일이었다. 이미 밤이었고, 나는 극장 안에서 밤이 오는 지도 모르고 그렇게 있었던 거다. 

그 긴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이 내게 오고 갔는지……

<철서구>(2003, 다큐, 611분), <원유>(2008, 다큐, 840분)를 보게 되면 또 무슨 생각 속에 빠져들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정성일 평론가의 21세기 영화에 대한 물음 ㅡ 서사가 사라진 뒤에 오는 것, 왕빙의 윤리적인 영화 태도 다 공감하면서도 나는 미결의 영역에서 그것에 대해 더 생각해봐야 한다. 아무리 윤리적이고 방법적인 선택일지라도, 우리 최초의 선택과 최후의 주권들 앞에 속수무책일 것이므로. 밤이 오고, 아침이 오고, 더 많은 이들이 미치고, 더 많은 이들이 사라질 때까지 너무도 오래. 그동안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ㅡAgalma

 

 

 

 

 

 

 

 

 

 

 

 

 

 

 

 

 

 

 

 

 

 

 

 

 

 

 

 

 

 

 

 

 

p116
잠재성이란 행사되기 이전에 이미 존재하며, 복종이란 복종을 가능케 하는 제도들보다 선행한다.(메레,『역사』pp311)

p137
내버리다abandonner, 이는 어떤 주권 권력에 위탁하고 위임하거나 인도하는 것이며, 그리고 그의 추방령ban 즉 그의 포고, 소환, 판결에 위탁하고 위임하거나 인도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언제나 법을 향해 내버려진다. 내버려진 존재의 빈궁함은 그가 직면해 있는 법의 무한한 엄격함을 통해 알 수 있다. 내버려짐이란 이런저런 법원에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그것은 법 그 자체이자 전체성으로서의 법 앞에 무조건 출두하라는 강제이다. 마찬가지로ㅡ동일한 것이지만ㅡ추방된다는 것은 특정한 법 조항이 아니라 전체로서의 법 앞에 소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의 절대성 앞으로 불려 나온 추방된 자 또한 법의 모든 판결 외부로 내버려진다(……) 내버림은 법을 존중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 수 있는 바가 없다.(낭시,『정언명령』,pp149~150)

p215
추방된 자의 삶은 - 신성한 인간의 삶과 마찬가지로 - 법과 도시와는 무관한 야생적 본성의 일부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짐승과 인간, 퓌시스와 노모스, 배제와 포함 사이의 비식별역이자 이행의 경계선이다. 역설적이게도 이 두 세계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그 두 세계 모두에 거주하는 늑대 인간의 인간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삶이 바로 추방된 자의 삶인 것이다.

p150
생명의 신성함이라는 교의의 기원에 대한 연구에 착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유력한 가설은, 이 교의가 최근의 것이며, 허약해진 서양의 전통이 상실한 신성함을 우주론적인 불가입성不可入性 속에서 찾아내고자 하는 최후의 착란적인 시도에 불과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발터 벤야민 『폭력 비판론』,p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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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5-02-08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행하기 쉬우면서 쉽지 않은 세상이에요. 저도 어제 지하철 탔다가 주말에 사람이 왜 이리 많아하고 놀라면서 알라딘서점에 갔었죠.^^

AgalmA 2015-02-09 12:04   좋아요 0 | URL
선행이란 큰 말보다 사람간의 情 정도일텐데...이 정도도 선행이 되는 지금 사회가 너무 슬펐단 말이지요. 내 가족이라면 누구든 그러지 않았겠어요? 타인이라서 그게 선행이 되어야 하다니...
종로점이셨습니까? 알라딘 얄미우면서도 시내 구석구석 갈 곳 만들어줘서 그건 좋아요. 운좋으면 책도 얻고.
책 팔고 그 4배를 살 때 계산하던 직원이 저를 바라보던 시선이 잊혀지지 않네요;
 
Genesis : 세바스티앙 살가도 제네시스
세바스티앙 살가도 지음, 렐리아 와니크 살가도 엮음, 김영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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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Stephan Micus - Night Circles ▶ http://youtu.be/JSxyhkfAkk4]

 

 

 

 

 

 

 

 

 ▒  https://www.facebook.com/sebastiaosalgado2014???

     (Facebook 홈페이지에 여러 자료들이 제시되어 있으니 살펴보시길)

 

 

 

 

§

세바스티앙 살가도는 사진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를 리가 없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생략(위 홈페이지에서 참조바람)

세바스티앙이 찍은 인간 고난의 역정-브라질 금광 광부들(프로젝트『Workers(노동자)』), 르완다 난민 사진(프로젝트『Migration(이주)』)-을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었지만, 이번 『GENESIS』전시 소식을 듣고도 게으른 발걸음을 전시장까지 끌고갈 의욕이 나지 않았다. 오늘 도서관 가서 Sebastiao Salgado 『GENESIS』를 보고 전시회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들었다. 다행히 전시 기간이 연장되어 이 달 말까지다.

전시와 연계해 사진집을 출간한 모양인데, 사진집의 엄청난 무게로 인해 도저히 빌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수록되어 있는 사진의 깨끗한 이미지를 찾아올 수도 있었지만 전시 중인 사진을 그런 식으로 가져오는 건 예의가 아닌 듯했고, 여긴 책을 말하는 공간이므로 사진집을 통해 얘기하는 게 나을 거 같아 허접하나마; 첨부한다.

우리가 자주 끔찍하게 생각하는 이 삶과 구조성에 대해, 세바스티앙 살가도는 잊고 있던 '생명 순환'의 날 것, Genesis(창세기)를 찾아내 보여주면서 깃대를 꽂아두고 있다. 진정 이 방식이 아니면 안 되는 모습으로.

 

 

 

실제 사진집 크기 비교

 

 

 

 

 

 

 

Genesis 프로젝트에 대한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소견.

작업을 하며 살가도 일행은 그 낭만적 희망을 조금 수정한다. 어떻게? 그건 직접 책을 보고 확인하세요~

 

 

 

 

 

 

방향의 우아함. 거기 生 자체에만 몰입한 시선이 함께 있기 때문이다.

 

 

 

 

 

방향이 불빛이 되는 시선.

 

 

 

 

 

 

몸짓과 시선의 응축!

 

 

 

 

 

 

 

사람보다 더 우아한 걸음걸이!

 

 

 

 

 

 

눈 투성이 개의 얼굴을 더! 더! 더! 자세히 보고 싶다!

 

 

 

 

 

 

 

 

 

 

[BGM : Stephan Micus - Listen To The Rain ▶ http://youtu.be/WNzDkLDKAXk]

 

 

 


 

 

 

§§

 

 

그래서 전시장을 갔다

 

장소가 협소해서 사진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Salgado 사진의 묘미가 반감된 감이 있었지만

 

직접 보는 감동!

 

 

 

ㅡAgalma

 

 

 

 

 

 

 

 

 

 

 

 

 

전시장 바깥에 있던 포토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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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 2015-02-0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가도 사진을 잘 몰라서 좋아요만 누르고 몰래 가려 했는데.. 저 위에 비교 사진은 정말 비교되네요. :)

AgalmA 2015-02-07 10:02   좋아요 0 | URL
서쪽섬님 영화 매우 세밀히 살피시니까 살가도 사진 전시 보시면 다가오는 느낌도 남다르실 듯.
어떤 분들은 불쾌할 수도 있는데요. 비교책이 눈먼 자들의 국가죠...이 답답한 상황도, 의미도 참 비교가 됩니다. 요즘 특히...
 

§

예전에 라디오 음악방송 게스트를 한 적 있는데요.

이웃이신 만병통치약님이 어제 소개하신 『세계사 연대기』(http://blog.aladin.co.kr/715105129/7362156)를 보고

어느 해, 제 프로젝트가 생각났어요. 음악으로 세상의 이야기들을 이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아래 글은 그때 제가 만든 일종의 방송대본?입니다.

아직 봄은 멀었지만, 언제나 우리는 봄을 바라지 않나요?

 

 

ㅡAgalma

 

 

 


 

 

1.

오늘은 여러분들을 좀 날아오르게 만들어 드리고 싶군요.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공기와 꿈』 제목을 빌려와,

오늘의 [불가피한 슬랩스틱] 주제는 공기와 꿈되겠습니다.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느끼기 위해 숲 속으로 떠나 볼까요?

 

 

 

 

 

 

 

 

 

 

http://youtu.be/ZvaFc8I8wfc

 

 

피터 브룩은 오페라 <마술피리>(2012, LGArts 공연)에서 주 무대장치로 대나무들을 썼죠.

대나무들은 숲으로, 기둥으로, 새장으로, 무기로 다용도의 오브제로 재현되었습니다.

그처럼 여기 언어로, 새와 시간의 풍경과 그림을 완성한 자크 프레베르의 詩를 소개합니다.

<마술피리>의 새잡이 파파게노가 자크 프레베르의 이 시를 알았다면 새잡이를 그만뒀을지도 몰라요ㅎ

지금 소개하는 건 노래가 아니라 시 낭송인데요.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이 詩는, <초콜릿 우체국>이라는 한국 영화에서 박해일 씨가 낭송했어요. 제가 영화는 보지 못했는데, OST는 정말 좋아요. 

 

 

 

 

 

 

 

 

 

 

 

http://youtu.be/rp7og9acCZQ

 

▼ 詩 전문 ▼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우선 문이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리세요

그다음

뭔가 예쁜 것을

뭔가 단순한 것을

뭔가 쓸만한 것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그리고 나서 그 그림을

나무 위에 걸어놓으세요

정원에 있는

또는 산속에 있는

어느 나무 뒤에 숨겨 놓으세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꼼짝도 하지 말고

때로는 새가 빨리 오기도 하지만

마음을 먹기까지에는

오랜 세월이 걸리기도 하지요

용기를 잃지 마세요

기다리세요

그래야 한다면 몇 년이라도 기다려야 해요

새가 빨리 오고 늦게 오는 건

그림이 잘 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답니다

새가 날아올 때엔

혹 새가 날아온다면

가장 깊은 침묵을 지켜야 해요

새가 새장 안에 들어가기를 기다리세요

그리고 새가 들어갔을 때

붓으로 살며시 그 문을 닫으세요

그다음

모든 창살을 하나씩 지우세요

새의 깃털 한끝도 다치지 않게 말이죠

그리고 나서

가장 아름다운 나뭇가지를 골라

나무의 모습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푸른 잎새와 싱그러운 바람과

햇빛의 반짝이는 금빛 부스러기까지도 그리세요

그리고 여름날 뜨거운 풀숲 벌레 소리를 그리세요

이젠 새가 마음먹고 노래하기를 기다리세요

만약 새가 노래하지 않는다면

그건 나쁜 징조예요

그 그림이 잘못되었다는 징조죠

새가 노래한다면

그건 좋은 징조예요

그러면 당신은 살며시 살며시

새의 깃털 하나를 뽑으세요

그리고 그림 한구석에

당신의 이름을 쓰세요

 

 

 

- 자크 프레베르 詩 / 박해일 낭송

 

(※ 이 시는 자크 프레베르 『축제는 계속된다』(솔 출판, 절판) 수록되어 있는데, 위 낭송과 번역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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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저는 봄, 하면 열기구를 떠올리게 돼요.

열기로 인해 서서히 하늘로 떠오르는 커다란 풍선을 상상해 보세요. 그 안에 타고 있는 상상은 더욱 설레게 하겠죠.

이 열기구 얘기를 하자면 1783년을 생각해야 해요.

1783년에는 무슨 일이 있었게요? 혹 당시 살았다가 환생하신 분 계시면 지금! 문자 주세요~

우리나라는 조선 정조 때였는데 22살의 다산 정약용 선생이 과거시험에 합격해 성균관에 들어가고,

오스트리아의 모차르트는 교향곡 36c장조 '린츠'를 작곡합니다.

12세의 베토벤은 그의 첫 작품〈드 레슬러의 행진곡 주제에 의한 변주곡 Variations on March by Dressler〉을 만하임에서 출판하죠.

괴테는 내각 주석 업무 중에도 틈틈이 글을 쓰고 있었지만 9년 전 쓴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능가하는 작품은 아직 쓰기 전이었어요.

파리에서는 루이 14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그리고 파리 시민들이, 몽골피에 형제가 열기구를 띄워올리는 경이를 지켜보게 됩니다.

형인 조셉 몽골피에는 열기구 발명에 대해서, 불 옆에 널어놓은 부인의 속옷이 펄럭이는 것에서 착안했나다요?

하여간 몽골피에 형제들의 그 실험 이후로 너도 나도 열기구를 타고 날아오르려고 난리였죠.

당시 파리조약 체결을 위해 그곳에 머물고 있던 미국독립선언 기초위원 벤저민 프랭클린도 열기구 열풍을 보았는데요. 한 삐딱한 친구가 열기구가 무슨 쓸모가 있느냐고 비아냥거리자 "그럼 갓 태어난 아기는 무슨 쓸모가 있겠나?" 하고 되받아쳤죠.

이 장황한 이야기는 The Montgolfier Brothers이라는 뮤지션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는데요.

모리세이(Morrissey) 혹은 닉 드레이크(Nick Drake,1948~1974)를 연상시키는 Roger의 우수 어린 목소리와

영국의 다중 악기주자 Mark Trammer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려내는 서정적인 사운드의 어울림은,

정말 열기구를 탄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몽골피에 형제가 본 그때의 하늘은 가을의 새벽 6시였지만, 지금의 우린 봄의 한밤을 느끼며 들어보죠.

 

The Montgolfier Brothers - Time Spent Passing ▶ http://youtu.be/FijgygV85pI

 

The Montgolfier Brothers - Une Chanson Du Crepuscule(황혼의 노래) http://youtu.be/TUtkviwiQCE

 

 

 

3.

그거 아세요?

18세기 때 열기구는 한동안 줄을 매어놓고 타야 한다는 규정을 두었는데,

왕명에 의해 사형수만 면죄의 조건으로 줄없이 날 수 있었대요.

죽음과 자유의 공존, 재밌죠? 그건 그렇고, 풍선 타고 있다가 금방 내려오기 싫으시죠?

이제 여러분을 태워 드릴 것은 연입니다.

헌데 연도 하늘에서 멋지게 유영하는 것은 잠깐이고, 결국 지상에 내려와야 하죠.

지금 소개드릴 곡은 그와 같은 우리네 인생에 대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Benjamin Biolay - Les Cerfs Volants (연)

http://youtu.be/rzcUn6AzT7Q 

 

▼ 가사 전문 보기 (불어->영어 번역)▼

 

 

Benjamin Biolay - Les Cerfs Volants (연)

 

 

 

As the hour passes by

I pass the hours and I sigh

For the wake up of the dawn

For those I love and those I mourn

For in silence and in vain

Through the days of heavy rain

For ones I left under the sun

Before the wonder years begun

 

 

And in the torrent of the fall

I will remember most of all

How the tunnel of the spring

Brought your lips upon my skin

How we walked along the park

In the hours of the dark

And in the torrent of the fall

I will remember most of all

 

 

As the hour passes by

I pass the hours and I sigh

For the wakeup of the dawn

For those I love and those I mourn

For in silence and in vain

Through the days of heavy rain

For ones I left under the sun

Before the wonder years begun

 

 

And in the torrent of the fall

I will remember most of all

How the tunnel of the spring

Brought your lips upon my skin

How we walked along the park

In the hours of the dark

And in the torrent of the fall

I will remember most of all

 

 

Kites along the coast

Lovers in winter coats

Walk side by side

Just as the flow

That flowed with the tide

A long time ago

 

▲ 펼친 부분 접기 ▲

 

 

 

 

4.

바슐라르는『공기와 꿈』에서 묘한 말을 했는데요.

"공기의 삶은 현실적인 삶인 반면 대지()의 삶은 가공의 삶, 사라지기 쉽고 아스라한 삶인 것이다.

숲과 바위들은 어렴풋하며 사라져 버리기 쉽고 진부한 대상들이다.

삶의 진정한 고향은 푸른 하늘이며, 세계의 "자양분"은 바람결과 향기들이다."

 

오늘 공기 속 유영을 마감하는 곡으로 [Another Late Night] 컨셉 시리즈 앨범에서

Groove ArmadaFly Me to the Moon을 가져와 봤습니다.

런던 출신의 일렉트로닉 듀오 밴드 Groove Armada

미국 드라마 <섹스 앤더 시티> 오프닝 테마곡을 기억하신다면,

그리 생소한 뮤지션은 아닐 거예요.

그럼 이제, Good Night, Good day/

http://youtu.be/-1BAxySK7OM?list=RD-1BAxySK7OM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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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5-02-03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철학과 문학이 있는 음악방송인가요? 멋지네요 / 이상한 리뷰를 링크 다시면 안되십니다. ^^

AgalmA 2015-02-03 17:06   좋아요 0 | URL
그런 방송들이 하나둘 다 사라져서 아쉽죠~_~;
링크 무례는 죄송, 흐....좋은 책 소개하는 리뷰인데 알려야죠ㅎ <세계사 연대기> 같은 책은 사람들이 많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거의 모든...>시리즈가 엄청 많은데(저도 오늘 한 권 샀습니다만;), 다른 사람이 축약한 것만 읽는 버릇 안 좋은 거 같아요. 책 자체가 그런 성질이긴 하지만;
만병통치약님이 <세계사 연대기>를 보며 다른 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궁금해 하듯, 본인이 모아보고 훑어볼 때 또 보이는 것이 있잖아요. 만병통치약님 독서를 보며 그런 정신을 느낀답니다^^...

수이 2015-02-03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꺅_ 뭐죠 뭐죠_ 이거 시리즈로 만들어서 업뎃해주시면 어때요? Agalma님~~~ 좋다~~~

AgalmA 2015-02-03 16:42   좋아요 0 | URL
좋아해주시니 저도 기쁘네요^^ 시리즈는 30여 개 넘게 갖고 있긴 한데, 서재 일이 커질 거 같아 좀 두렵습니다?; 반응봐서요ㅋ

양철나무꾼 2015-02-03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 그렇지 않아도 닉부터 하수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정체를 밝히셔요~^^

우와~, 좋다.
아~, 좋다.

AgalmA 2015-02-03 17:34   좋아요 1 | URL
정체는 바로,바로,바로! 접니다-_-)/.....제가 저 말고 뭐 할게 있어야 말이죠.
딴사람들 돈버느라 애쓸 때 더 노는 베짱이라 늘 춥고 배고프고 그래요;_;)
경제학 공부하자! 북플 연대하자! 대단찮은 제가 사람들 하도 을러댄 거 같아 오늘은 이웃님들의 심신안정에 힘써 봤습니다(_ _)

수이 2015-02-03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도 북플 연대!를 위해~ 내일의 심신안정 미리 부탁드리고 싶어요. 선곡하신 목록 하나 빼고 다 들었어요~

AgalmA 2015-02-03 18:29   좋아요 0 | URL
(급하게 의사복장, 우당탕)
헉, 흐..음...심신안정제를 너무 남용하셔도 곤란합니다(뻘뻘)
포스팅 올릴 때마다 섭취하시도록 처방하겠습니다.
김군아 -ㄷ)~

수이 2015-02-03 18:53   좋아요 0 | URL
흑 ㅠㅠ 내일 북플에 안 나타나겠어요_ 우울하게 낮술 한잔 해야겠어요_ 어흑 (실은 지금도 캔맥주 한잔 하고 있어요~ 리조또 만들었는데 너무 느끼하고 맛있어서 한잔 해야지! 하고 ㅋㅋ 아 근데 정말 오늘 선곡 다 쵝오! 아까 시간 없어서 목록 중 하나 빼먹었는데 지금은 다 들었어요)

AgalmA 2015-02-03 18:56   좋아요 0 | URL
갑자기 제가 약팔이가 된 기분ㅋ;; 야나님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불가피한 슬랩스틱 정규업뎃을 고려해 볼께요. 하핫;
...리조또 맛있겠네요...

돌궐 2015-02-04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새를 그리면 안되는 거였군요.^^

AgalmA 2015-02-04 13:16   좋아요 0 | URL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가 되어 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

AgalmA 2015-02-26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10회 알라딘 리뷰대회에 이 글이 당첨될 줄이야; 정말 의외;; 이 글 안 올렸음 어찌 되었단 말인가 ;_;

돌궐 2015-02-26 10:05   좋아요 1 | URL
축하합니다^^

AgalmA 2015-02-26 12:21   좋아요 0 | URL
이웃님들 글들도 보니 반갑더군요. 끄트머리에 앉아 뭔가 낯선 잔칫날 구경하는 기분이랄까요^^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