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Ghosts Of The Great Highway
Jetset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드디어 내한을 오시는구려. 그런데 내 애정이 예전같지 않아 음악만 다시 찾아 듣고 만다...
Duk Koo Kim은 변함없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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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1-29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찾아 들어봐야겠어요..내용ㅇㄴ 대강 알겠는데..노래는 잘..몰라요.이게..모든.
신문과 책으로 정보를 흡수하는 자의 문제점.

AgalmA 2015-01-30 04: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음반 아는 사람 국내에 많이 잡아도 천명 미만일걸요ㅎ그나마도 인디음악매니아들만 알지 일반 락음악 감상자도 잘 몰라요.
요즘은 유튜브가 있으니 좋은데 이 음악 mp3로도 구하기 힘든 시절이 있었죠^^;

[그장소] 2015-01-30 0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97년도 였나.. 신문에 난적이 있을거예요.제가 팬인건 아니고 막 고교졸업즈음..회사 에서 같이 알바하던 친구가...팬였던..복서여서..유명한 암튼 제 기억력이 유별난 걸거라고..

AgalmA 2015-01-30 05:08   좋아요 1 | URL
밴드가 2002년도에 결성되었으니 들으셨더라도 그 이후일 거예요. 복서 김득구 때문에 가끔 회자되기도 했죠

[그장소] 2015-01-30 0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득구를 좋아한 사람은 그 하나 이니..음..
알바를 하던 때가 아니면 사회생활하며 다시 만나 친분을 쌓던 무렵일지도..모르겠네요.
2003년 앨범인걸로 알아요.밴드 결성에대한건 몰라도 기타꽤나 매고다니던 친구니까....언제 떠들어도 이상할게 없는데..꼭 찾아 들어야겠어요.
요즘도 밴드의시대같은 프로를 보면 그녀석은 안나올까..찾게되거든요..ㅎㅎㅎ

AgalmA 2015-01-30 05:03   좋아요 1 | URL
리더 마크 코즐렉이 인디계에선 유명해서 기타까지 친 친구였음 분명히 말했을 거예요ㅎㅎ
아, 제 친구들도 제 이름의 만화가를 찾고 있을지도 모르는데ㅋ;

[그장소] 2015-01-30 05: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루실거라고..만화가든..어떤책의 저자이든..쉽게쓴 경제만화? 이런것이 상상되는데...
어제 메일을 보다..알라딘에서 보내온 신문을 봤어요. 전에 북플에서 볼때는 그렇게까지 퐉 꽂히는 정도는 아니고 와..감각있다..였거든요.재치와 센스면에..
[ 코드명 : 밖코드] 알라딩동을 울려라...!!!!!
첨엔 뻔하게..늘 올라오는 분들거..올라왔겠거니..하고 쓰윽 훑어 내려가는데 눈에 딱..음..?. 다시..봐도..
Agalma님 글 였어요. 제목이 눈에 확 ..
이런 센스..나..완전 좋아..딱 좋아..하며..
또 읽었잖아요.. ㅎㅎㅎ

그러게..저..결혼한다 할때도..친구들..놀라고..다시 혼자되었다할때도..넌..뭐가되도 벌써 되있을줄 알았다고..궁시렁대던 친구들..말이..윽...! 비수가..ㅋㅋㅋ

AgalmA 2015-01-30 0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쉽게 쓴 경제만화ㅋㅋㅋ...이원복 교수 정도 되어야 그런 만화그리죠ㅎ...그림체가 서양 작가 베끼신 거라 제 맘엔 안 들지만요ㅎ. 이말년씨 경제만화 딱인데ㅎ
억, 제가 알라딘뉴스에도 나왔어요@@...안돼! 비문,오문 투성인데! 뭐 어쨌거나 초상권 침해로 생각안한다니 더 재미난 걸 할 수있겠군요. 호오~음모의 미소 ~^ 같이 하이파이브 할까요/ 그장소님 그림 센스도 만만치 않아요. 특히 그 가계부 독서기록부 타의 추종 불허 ㅎㅎ
흐...저도 그 소리 자주 들어요. 넌 뭐가 돼도...윽2

[그장소] 2015-01-30 0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둘다..남들이..쟤들..완전 재수야...할지도...ㅎㅎㅎ
그러거나 말거나..우리끼리 캬~~~! 해야하나요? ㅎㅎㅎ
찾아..보셔요..찾아서 띡 올려보려니..없네요..이 손모가지..그새 또 메일정리 했나봐요..기념으로 갖고있어도 좋은데..아까워..아마..웹엔 있겠죠?

AgalmA 2015-01-30 05:58   좋아요 1 | URL
방문자 폭주한 날이 있어서 그날 메일 확인하니 있네요. 휴지통을 꽉꽉 채워고 비우는 버릇이 있어서ㅎㅎ...관심 타이틀이 없으면 광고메일 확인은 잘 안하거든요....가끔 방문폭주할 때가 그런 거였군요. 왜 그런거지 궁금했는데 이제야 궁금증 해결!
그장소님이 맨 위에 똭 있고 아래 야나님 있고 대부분 아는 사람들 글이라 그닥 신기하지는 않지만ㅋㅋ...알라딘 겁먹었는데 좀더 자유롭게 놀 수 있겠다 싶어 그건 도움이 됐어요..으흐.
모두 책으로 자유롭게 놀자는 공간인데, 재수없어서 나도 글쓴다! 하고 더더 모이면 신나겠죠ㅎㅎ

[그장소] 2015-01-30 0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흐흐..전..북플 서버 다운이..일종의 스톱모션인가..싶은거예요..제게 내리는..!
그만 떠들고..할거 해..하는...
암튼..리뷰로..당할 재간은 영..없어요.
저 위에 고수님들이 계셔서요..페이퍼는 뭐고..저는 아직 분간도..못하는..천치..!!
Agalma님은 전문 분야이니..저만 안 까불면..
좀 거 날뛰셔도 될거같아요..ㅎㅎ 개인 리뷰니까요..
이원복..교수님..그림체..흠..저는 일러는 잘 모르지만..깔끔한 걸 좋아하는 편..
(그런데..정작.제..그림은..?`)Agalma님은
그면에서 제 취향 이라는..ㅎㅎㅎ

AgalmA 2015-01-30 06:40   좋아요 1 | URL
여긴 처음엔 책정리, 책창고 뒤져보기로 시작했는데 이제 날이 갈수록 할 일이 태산이 돼가는; 내가 경제학을 이렇게 열성으로 공부하게 될 줄이야;; 어쨌거나 도움이 됐으니 저도 알라딘에 좀 기여도 해야겠죠 ㅎ
장바구니에 책 쌓아두니 재깍재깍 중고책 알람도 오고(책 지름신이 여긴 너무 많아ㅜㅜ)
블로그는 산중처럼 심심했는데, 여긴 시골 장바닥 같아 재밌어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이 얘기, 저 얘기 하다 혼쭐도 나긴 했지만ㅜㅜ
제 예감엔 그장소님 댓글마니아 1등 하실 거 같은데ㅎ...뭐가 돼도 꾸준히 하시면 마니아 하실 거 같아요.
전 서재마니아보다는 즐거운 제 놀이터를 만들 거예요. 지금껏 그래와서 이 모양이지만ㅎ 각설이가 야망 있는 것도 웃기고ㅎ

[그장소] 2015-01-30 0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타인에게 말걸기..제일 잘하는 걸지도
몰라요..그런 면에서..왜 말하는 직업을 안하는가..몰라요..푸하핫...저 역시..각설이..놀음 이죠..! 그러네요..혼자 외로웠나..싶기도해요..부득부득 하려는 걸 보면..제..속에서는..외로움따위..몰라..하면서도..같이 있고 싶기는 한가봐요..둘다..화이팅...!!!^^

네오 2015-03-25 0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un Kil Moon이 그렇게 국내에서 인지도가 없었나요? 좋아하는 그룹은 아니지만 매년말 잡지에서 실시하는 베스트에서는 상위권이라서 사람들이 꽤 많이 들었거라는 추측을 해보면요,

AgalmA 2015-03-24 21:24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네오님^^ sun kil moon 아신다니 반갑네요. 네오님은 언제부터 sun kil moon을 접하셨는지 모르겠는데요. 제가 sun kil moon 접했을 당시는 sub 같은 인디음악 전문 잡지(곧 폐간되어 아쉬웠던), 웨이브 웹진, AMG나 NME 둘러보며 신나게 정보들을 주워모으던 때였죠. bugs 같은 음악사이트에서조차 음원, 검색어도 없었던^^; 여러 음악으로 견문을 넓히다보니 요즘은 제가 락 음악에 관심이 소홀해졌어요. 매년 락페 공연 정도 가는 게 최선이랄까; 그 사이 sun kil moon 엄청 성장했나봐요?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외국의 인지도와 우리나라 인지도 사이의 괴리를 자주 느껴서요. low, pavement 같은 밴드도 여전히 매니아층만 즐기는 것 같아서 말이죠.

네오 2015-03-25 06:47   좋아요 1 | URL
네 좋은 잡지들은 많이 보셨네요!! sun kil moon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딱 이름만 보면 굉장히 익숙해 보이잖아요,,그래서 기억하기는 좋더라고요,,그런데 sun kil moon이 엄청 성장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제가 주위에 물어보지 않은 것도 있고 이 그룹을 좋아한다고 자기고백한 사람도 없어서,,단지,,매번,,그것도 앨범이 나오는 대로 늘 상위군 챠트를 차지하고 있어서 외국음악을 듣는 사람은 즐겨 찾아서 들었을 확신이 있어서요. 저는 다 안 들어 본 음반은 검색해보거든요,,nme에서도 순위는 높지는 않지만 베스트50위에서 34위는 했거든요,,
http://www.nme.com/photos/nme-s-top-50-albums-of-2014/364635#/photo/23
low나 pavement도 좋은 그룹입니다,,다만 이제는 제가 막 찾아가면서 듣지는 않은 편이라서요,,요새 이 그룹은 좋더 군요 royal blood요,,음악듣기는 뭔가 부지런해야한다는 격언을 떠올리게 합니다,,

AgalmA 2015-03-25 11:13   좋아요 0 | URL
sun kil moon 정말 이름 잘 지은 것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은 특히나 한번 들으면 잊히기 쉽지 않을테니ㅎ 저도 잘 물어보는 성격은 아닌데, 작년 현대카드 락페 갔을 때도 deftones가 어떤 밴든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깜짝 놀랐습니다. 같이 간 락/프로그래시브 락 매니아도 몰랐던; 정말 취향은 광대하다는...락페 초창기나 내한공연 초기엔 정말 그들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열기라는 게 있었는데, 요즘은 그저 유흥으로 그치는 게 좀 아쉬워요. 우리나라 놀이문화가 많지 않은 점을 생각하면 좋은 일이긴 하지만요.
맞아요. 음악듣기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되죠^^!
royal blood는 처음 듣는데,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네오 2015-03-25 11:19   좋아요 1 | URL
deftones은 정말로 유명한데요,,음,,지금 팬들의 취향을 전혀 모르겠군요,,이제는 음악이 게토같은 분위기형성이 되어있어서 지금 이 아레나가 폐혜가 된지 꽤 됐죠,,
 

 

 

 

 

 

 

 

 

 

 

어어부 프로젝트 [탐정명 나그네의 기록] (2014.12, 미러볼뮤직)

 

1. 시작

2. 탐정명 나그네의 기록에 부쳐

3. 0107 빙판과 절벽

4. 0312 도파민

5. 0826 사적인

6. 0417 황색생활

7. 0629 헤엄

8. 0214 라이타

9. 1001 역지사지

10. 0921 마음과 뇌

11. 1226 의뢰인 이창숙 씨에게

12. 0607 용암

13. 0509

14. 0723 슈퍼컷아웃(나그네의 습작)

15. 0815 실시간

16. 1111 대리알바

17. 0101 양력설

18. 맺음

 

 ▦「0214 라이타」中

 

"함부로 라이타를 던졌더니 폭발을 했네
폭발을 했어
쓸쓸한 벽에 힘껏 던졌더니 폭발을 했네 폭발을 했어 함부로 라이타를
함부로 라이타를 함부로 라이타를
함부로 라이타를 함부로 라이타를" ▦

 

§ 

"함부로 라이타를 함부로 라이타를"이 왜 외계 주문처럼 들리지;;

전체적으로 뭐랄까.... 시(음성학) + 시나리오(가사/이미지 구성) + 기호학(구조)의 조합이라고나 할까.

기호학으로 탐구해보고 싶어지는군.

왜냐하면 움베르토 에코도 그렇고 줄리아 크리스테바도 그렇고 기호학자들이 학문 특성 때문인지 추리소설류를 좋아하거든.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쓴 추리소설은 보기도 전에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문체는 정말 죽을 맛으로 재미가 없다!

 

음반을 들을수록 포poe의 추리소설을 현대 한국인디음악 버전으로 만든 것 같기도 하고;   

「1226 의뢰인 이창숙 씨에게」는 상여곡 스타일에 여러 샘플링을 덧입혔는데 정말 신선한 해석!

어어부프로젝트 참 연구대상인데.... (이런 건 한국 (대중)음악평론가들이 좀 해주면 안 되나!)

요즘 내가 좀 바빠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0723 슈퍼컷아웃(나그네의 습작)」中

 

"슈퍼마켓에서 길 건너 편의점을 보니
슈퍼마켓에서 좀 전에 뵀었던 그 할머니가
아무도 믿을 수 없다며 생두불 집어 던진다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며 수박을 으깨 버린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며 계란을 집어 던진다
아무 것도 믿을 수 없다며 창문을 깨트린다
슈퍼마켓에서 슈퍼마켓에서 슈퍼마켓에서
이제 곧 사라지게 되는 그 슈퍼마켓에서" ▦

 

 

억, 계속 슈..슈..슈...슈...따라하게 돼;;; 이런 중독성 너무 좋다ㅜㅜ!

 

 

ㅡ 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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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 O.S.T. - JTBC 월화드라마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외 작곡, 송영민 외 연주 / 제이티비씨스튜디오(주)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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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특급? OST. 이남연씨, 김소형씨 연주 때문에 파가니니, 라흐마니노프, 슈베르트 정말 열심히 찾아들었는데....

피아노학원을 갈까, 신시사이저를 사서 집에서 연습할까 얼마나 고민했던지.

이런 드라마 또 나오길~

글렌 굴드, 토마스 베른하르트 <몰락하는 자> 컨셉으로다가...

음, 너무 음울하고 기괴해서 시청율은 꽝이겠구나;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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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1-09 0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비중이 있게도 나와야..ㅎㅎ
밀회는 그래서 그 간질간질함 때문에
다들 좋아했을거예요. 몰락하는 자..정도 옮겨놓으려면..노희경..정도 음울함도 잘 그려낼것 같아요.

AgalmA 2015-01-09 06:45   좋아요 0 | URL
노희경씨 시나리오, 배우 조합도 신뢰 많이 가긴 하죠. 이번 밀회는 연출,시나리오, 음악감독,배우 모두 기적처럼 잘 맞았죠. 드림팀였어요 정말ㅎ

[그장소] 2015-01-09 0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밀회 누구극본을 누구연출에 감독한건지..그걸..모르네..ㅎㅎ 음악만 정신없이 빠져서..파가니니..좋죠.슈베르트.
굴드..말해뭐해..

수이 2015-01-09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회_는 보고 또 보고싶은 드라마였어요. O.S.T.도 들어보고 싶어집니다.

AgalmA 2015-01-09 23:02   좋아요 0 | URL
밀회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온 것만도 총 8장이더군요. 다른 앨범들은 드라마에 수록된 원곡 감상을 들어보는 편집본이고, 이 앨범이 이남연, 송영민, 김소형 구성의 드라마 속 재현곡들과 배우들의 육성이 담긴 실제 ost이자 마지막 정리본이 되는 셈이죠. 드라마에 삽입된 딱 그 정도의 분량이라 짧아서 좀 아쉽더라고요.

[그장소] 2015-01-09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또 봐도 역시..내가..저 피아노 건반여야하는 건데..싶죠..?

AgalmA 2015-01-09 23:00   좋아요 0 | URL
ㅎㅎ..아이고..전 이선재이고 싶던데ㅎ..피아노는 책보다 더 강한 소통을 줄 거 같은.

[그장소] 2015-01-09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둘 다 느끼고 싶은 욕심장이..우후훗~
(-_ど)

AgalmA 2015-01-09 23:05   좋아요 0 | URL
ㅋㅋ...네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일단 읽은 책 정리부터;

[그장소] 2015-01-09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열심히 마음정리하고..파아노 건반 닦고 있었는데...쩝....!

AgalmA 2015-01-09 23:15   좋아요 0 | URL
다 하세요 ... 천천히 하면 다 하실 수 있어요 :)
 

 

§ 휠덜린 "우리는 하나의 징후다"

한국 (대중)음악 평론가들은 모르는 걸 감추기 위해 다른 걸 자꾸 가져오는 무능력자이거나, 자기가 아는 것 외엔 알려고 하지 않는 게으름뱅이이거나, 사대주의가 아닌 척하는 사대주의자이거나, 주목받는 음악만 쫓아다니며 인증사진 찍기 바쁜 그루피이거나, 자기 회고를 섞어 파는 직업적 감상주의자이거나, 타인의 음악을 제 보석인 양 떠들어대는 속물이거나, 비밀을 혼자만 간직하길 좋아하는 그저 수집광들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그들은 비밀에 서약한 연주자도, 이거 좀 팔아 주십사하는 판매자(이 부분은 좀 의심스러운 공모가 더러 보이지만)도 아니면서, 해석자라는 직위만 이용할 뿐 직분에 대한 책임은 없다.

미셸 슈나이더의 음악 에세이를 보면 늘 놀랍다. 음악과 음악가에 대한 풍부하면서도 겸손한 문학적 스케치, 음악 작법에 따른 철저한 분석, 음악가에 빙의된 듯한 정신분석 접근을 담아 그의 책은 다시 한편의 음악이 된다. 나는 한국에서 이런 음악평론가를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비평이 사고수습 같은 성질이긴 하지만 뉴스 브리핑 같은 글들이나 강 건너 불구경 같은 인터뷰들은 정말이지…….

누군가 듣고 계시오? 나는 당신이 비밀리에 수행 중이라고 믿고 싶소. 어떤 징후를 가져올지 기대합니다.

 

 

 

 

 

 

 

 

 

 

 

 

 

 

 

 

 

 

▦ (p72) 우리는 슈만 특유의, 16분 음표 다섯 개로 이루어진 주제가 『유령변주곡』전체에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주제가 더 전개되지 않는 것은, 일부 사람들의 추정처럼 전개시키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일 것이다. 슈만의 사고는 조금 다른 논리, 파편의 논리를 따른다. 되풀이되는 고통, 우울과 광기와 그의 우유부단한 감정 분출, 그중 어느 것 하나 형식적 전개를 따를 수가 없는 것이다.

 

(p85)『사육제』(제 17곡 「파가니니」의 간주곡) 속에는 그와 반대되는 효과가 자리 잡고 있다. '스포르찬도(전후를 고려해 특히 세게)'로 동시에 힘주어 연주된 네 개의 음 뒤에, '트리플 피아노'라고 적힌, 그 곡의 끝부분에 나오는 마지막 화음은 연주될 필요도, 직접 들을 필요도 없다. 건반들은 선으로 연결된 해머를 건드리지 않은 채 눌리고, 지음기damper가 열려 있어 페달을 눌러야만 들린다. 여기서 다시 결과와 원인 사이에 불일치가 일어난다. 유령의 화음인 것이다.

 

(p96)  슈만의 하모니는 귀에 거슬리는 큰 음정(9도, 7도 도약음)을 드물게만 사용하고, 전체적으로 다분히 조성 음악에 머물러 있다. 거기서는 조성에 대한 기묘한 집착(정신병자의 고정된 시선이나 강박관념을 연상시키는)까지 엿보인다. 보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우리는 몇몇 작품들(앞서 인용된『사육제』의 모티브가 그 좋은 예이다) 속에서 상승하는 기분(고양, 도취취)과 하강하는 기분, 곧바로 다시 떨어지고 추락하는 것, 강박적인 하강의 모티브, 축소된 하모니, 다른 조성을 향한 모든 시도가 이전 조성으로 되돌아오는 그 불가피한 회귀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확인한 바 있다. 

 

(p99) 언어 밖의 이 상태 속에서 의미의 부재(이것이 바로 고통이다. 그리고 가까운 것과 먼 것을 연결해주는 언어의 강, 그것을 뛰어넘어야 할 때를 우리는 광기라고 부른다)는 당연히 고통과 음악 사이의 이 본질적인 유사성에서 온다. 고뇌가 언어에 의해 언어에 연결되어 있다면, 고통은 언어에, 의미를 치유하는 능력에 이를 수 없는 데서 온다. 타자의 죽음, 우울, 사고, 질병에 기인한 손상이 일어날 때, 그 상처는 삶의 텍스트 위에, 인간으로, 상징적인 동물로 살기 위해 우리 각자가 입는 언어의 천 위에 생긴다. ▦

 

 

 

§§ 슈만과 신해철

슈만과 신해철은 "후모어Humor(유머+기분)"를 공통적으로 가졌다고 본다. 사람들이 우울을 유머로 바꾸듯 음울한 내면을 지닌 음악가들은 후모어로 음악을 만든다. 슈만의 후모어적인 특징인 "진부한 화성적 급변, 리듬 상의 왜곡과 유치한 멜로디…돌연 놀라운 화음"(p27)은 내가 신해철에게서 종종 느끼던 점이기도 하다. 후모어적인 음악은 슈만에겐 '낯선 땅, 광기로의 침잠'을 가속화했다면, 신해철에겐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려는 '시니컬한 광대 기질'로 발휘되었다.

신해철이 대학가요제에서 부른 '그대에게' 동영상을 다시 봤다. 4/4박자 행진곡 스타일을 전주로 시작해 종결부로 마무리할 때 사람들은 끝났다고 생각하며 신나게 박수를 보냈다. 그 순간 사실 진짜는 이거 거든! 하듯이 신해철은 가녀린 미성의 읊조리는 발라드로 청중의 뒤통수를 쳤다. 이 곡이 해외 록 발라드 음악(가령 Queen 같은), 국내 록 밴드에서 모티브를 얻어 왔다고도 볼 수 있지만, 행진곡과 발라드는 그의 모든 음반에서 교차되며 나타나는 특징이다. 단순한 작곡 습관일까. 미셸 슈나이더는 후모어로만 슈만의 음악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짐작했다. 나도 동의한다. 음악은 '광기', '광대기질' 등을 조정하는 유동적인 힘일 것이다. 음악가의 '고통' 과 '갈망'이 만든 그들 내부 얼개에 따라 융기되어 나타나는 힘. 언어마저 압도하는 원초성. 그러나 그들이 왜 하필 음악과 만나게 되는지는 신비에 싸여 있다. 포획된 그 황홀한 시간들은 왜 모닥불처럼 우리를 모이게 만드는지 또한.

신해철의 '시니컬한 광대 기질'은 이후, 세상에 대한 자조 섞인 조소('재즈카페', '도시인',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Goodbye Mr.Trouble'), 일렉트로닉을 통해 말없이 밀어붙이기(노 댄스, crom, Monocrom으로 발표한 음악들), 장중하게 펼치는 자괴감과 고독('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길 위에서', '불멸의 관하여', '민물장어의 꿈') , 자기 놀이(『 Reboot Myself Part 1』(2014.6) : 1,000개 이상의 녹음 트랙에 자기 목소리만을 중복 녹음하고 직접 엔지니어링과 믹스를 했던 혼자만의 마지막 놀이)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신해철의 2집 '재즈카페'에서 색소폰과의 조우는 그 당시 재즈 열풍과 접점이 닿기도 했지만 그가 밤무대를 돌며 부르주아 세계에서 가져온 모티브이기도 했다. 그런 매끄러운 세계의 화장품은 곧 폐기된다. '시니컬 광대 기질'답게! 국악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낸 것이다. 그는 국악의 애상보다 선언적인 요소들(각설이 조 타령, 꽹과리 같은 시끄러운 전통악기)을 더 집중적으로 끌어와 행진곡 스타일에 첨가했는데, 그것은 또 하나의 음악 성찰이 되었다. 앞선 김수철의 국악 대입은 대중화보다 음악 탐구로 너무 멀리 가버렸다. 이상하게 우리나라 대중음악가들은 국악을 만나면 탐구와 소명의식 사이에서 미아가 되어 버리는 것 같다. 서태지는 살짝 발만 담그고 나온 걸로 그쳤고 신해철은 지속적으로 실험했고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아무래도 그 '시니컬한 광대 기질'의 힘인 듯하다. 이 국악과의 크로스오버는 공연장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인디계에도 훌륭한 작업들(어어부 밴드, 잠비나이… )이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하는 건 대중성의 문제일까, 운일까, '시니컬한 광대 기질' 같은 매력 부족일까?

국내에서 국악 마니아보다 클래식 마니아가 1000배는 많을 것이다. 음악 소비자만 있고 매니아 자체가 별로 없는 음악시장을 생각해보면 그 숫자는 더욱 참담할 것이다. K-POP/아이돌 그룹은 예약 음반이 쇄도하지만 잘 팔리지도 않는 국악 음반은 뭐 좀 사려고 하면 죄다 품절 상태다. 최근에 있었던 서울 시향 문제보다 국악에 좀 신경 써줬으면 한다. 국악은 내재적 폐쇄성과 외부적 방치에다 들어줄 관객도 없는 총체적 난국이다. 국악 공연장 가 보았나. 꽃다발을 든 지인들과 관련된 학생들, 무료 관람으로 오신 어르신들밖에 없다. 나라의 대표 음악이 펼쳐지는 곳이 동네잔치 수준이다. 어째서 신년 클래식 음악회는 흥하는데 신년 국악회는 찬바람일까. 좋은 음악을 만들어내라며 국악에게 시장경쟁력 운운해야 될 문젠가. 그 대단한 애국심은 국악에겐 해당이 안 되는가. 신경 쓴 게 이 정도인가. 하긴 국민도 제대로 못 돌보는 나라지. 오래전 공중파에는 국악 정규 TV프로그램이 있었다는 걸 요즘 누가 기억하고 그 사라짐에 대해 누가 안타까워 하는가. 물론 국악방송도 생겼고, 황병기 선생, 숙명여대 가야금, 김덕수 사물놀이, 이자람 판소리 등 훌륭한 명맥들이 이어져 오고 있고, 민족음악연구회 같은 단체의 노력도 주목되는 바다. 아, 이 문젠 여기서 논하기엔 방대하므로 여기서 이만. 5월 첫째 주 일요일 종묘제례악!

 

 

 

 

 

 

§§§ 음악을 따르다

『 Monocrom 』의 앨범 재킷에서 그들은 왜 사공(Chris Tsangarides)과 비장하게 죽음의 길 떠나는 기사(신해철) 같은 포즈는 취했을까. 모든 예술이 그렇겠지만 음악은 절대적 헌신을 요구하는 강력한 종교다. 어떤 이들은 재정적인 궁핍 속에, 어떤 이들은 인간관계의 파탄 속에, 어떤 이들은 창작의 고뇌와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고, 어떤 이들은 모든 것을 잃더라도 감수한다. 음악이 자신의 주체가 되는 역전을 받아들인 슈만은 계속되는 음의 채찍과 추락 같은 음의 층들 속에 언어와 음악의 조화를 꿈꾸며 버텼다. 방도를 찾아볼 수 있는 의식주와 달리, 보이지 않는 "어떻게?"로만 다가오는 음악 앞에, 그는 결국 무너졌다.

 

 

▦ (p118)  대답이 질문이라면 평온은 찾아오지 않는다.

(p120)  슈만의 작곡 과정 속에서 전개에 해당하는 것은 하모니만 가볍게 교체될 뿐 하나의 모티브가 줄곧 반복되는 것(「왜」의 마지막 악절)에 지나지 않는다.

(p130)  그때까지 그가 연주하고(기분) 즐겼던(유머) 자신의 분신들이 그를 연주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

 

 

 

§§§§ 다시 한국 (대중)음악 평론가들에게....

유재하 음악에서ᅳ플루트를 분 사람이 그의 짝사랑 여인이었다 그런 뒷이야기 말고ㅡ클래식과 보사노바가 어떤 식으로 조합되어 불멸의 음악이 될 수 있었는지, 김현식의 블루스는 왜 그 당시에는 수용 가능했고 지금은 미사리 카페나 가야 환영받는지 그 장르는 지금 어떤 식으로 살아남아 있는지, 윤이상은《예악》에서 서양 관현악에다 한국 전통악기의 어떤 특징들을 어떤 식으로 효과적으로 배치했는지(이건 대중음악 분야가 아니지만), 하여간 ㅡ 한국 음악 감상자들은 이런 거 관심도 없을 거야, 알려줘도 모를 거야 하지 말고 ㅡ 한국 (대중)음악 평론가들은 심혈을 기울인 분석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대가 없는 성취일지라도 당신에게도, 내게도 그건 분명 뜻있는 일이다. 아직도 폐간된 영화잡지《키노》를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 비평은 관광지나 맛집 소개가 아니지 않은가. 지면 핑계보다 당신의 열정과 투지를 찾는 게 시급하다.

 

 

§§§§§ 휠덜린 "그리고 우리는 거의 잃어버렸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의 전모는 이게 아니었다. 이 글은 참 맘에 들지 않게 와 있다.

이해할 수 없이 죽은 그들에 대한 애도도 아닌 괴상한 불평들만 가득하다.

아름다운 이 책과 어느 곳도 닮지 않았다.

이 글의 잘못을 한참 바라보다가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나는 다시 이 책을 펼친다.

끝나지 않을 언어처럼, 음악처럼.

어디선가 또 하나의 세계가 닫히고 있을 것이다.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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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통과 고뇌에 대한 보고서
    from 공음미문 2016-12-04 19:36 
    나는 여러 언어로 누구나 참여해 만들어가는 위키 백과를 인간의 은유로 자주 느낀다.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탐구해 기록하고 누군가 그것을 보완 수정한다. 이곳 알라딘에 있으면서 나는 같은 느낌을 자주 받는다. 누군가(작가) 썼고 우리(독자)는 그것을 읽고 또 글을 쓴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작가일 수도 독자일 수도)가 또 다른 글(작품일 수도 리뷰일 수도)을 쓴다. 나는 내가 읽었던 《슈만, 내면의 풍경》을 다시 읽으며 '나를 다시 읽는' 기분이 들
 
 
만화애니비평 2015-01-08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왕님!

AgalmA 2015-01-09 20:41   좋아요 0 | URL
저한텐 난돌아빠로 시작되었는데...에휴,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서 마왕 책은 볼 엄두가 안 나요.

AgalmA 2015-01-10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분이 이 글을 읽고 thanks to로 책을 사 주셨더군요. 감사드립니다. 그 금액은 좋은 책 사는데 보탬이 됐습니다. 서재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돼서 thanks to라는 거 이런 건지 처음 알았는데, 앞으로 더 신중하게 글 써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분께...

[그장소] 2015-02-01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대체 못하는게 뭐예요?
음악에 미술에 경제,철학 글,,^^
너무 멋진거 아님?! Agalma님을 알게되서 영광~입니다! 진심!^^
그냥 넘어가려다.. 대충 빌려보려다..결국 요즘 사서 볼 책이 없네요..그래서 이걸로..하기로 ..

AgalmA 2015-03-04 00:37   좋아요 0 | URL
과찬이십니다. 그래봐야 아마추어죠. 알라딘에 저보다 뛰어난 고수가 한둘이신가요; 식탐처럼 이것저것 알고 싶은 게 많습니다. 그리고 매일 전문성의 한계를 느낍니다;
읽고싶어요 책 많으시잖아요? 음악책이 읽고 싶으시다면 음악의 기쁨 시리즈 나오는 게 훨씬 평도 좋고 전문적이던 거 같던데요.
미셸 슈나이더 슈만보다 전 글렌굴드가 더 좋았습니다. 더 소설같아서... 그 책 보시고 스티브 맥퀸 <셰임>영화 꼭 보세요. 폭풍 눈물나도 전 모름 ( -.)
 

 

 

 

 

 

 

 

 

 

 

 

 

 

 

 

(※ 글 전체가 스포이기 때문에 소설과 영화 중 한 가지라도 본 분만 이 글을 읽기 바랍니다)

 

 

 

 

 

 

 § [언더 더 스킨](소설)에서 더 진화한 [언더 더 스킨](영화)

엄밀히 따지면 조나단 글레이저의 영화 [언더 더 스킨]은 미헬 파버르의 소설 [언더 더 스킨]의 2부다.

(이후, 영화[언…], 소설[언…]이라고 표기)

소설[언…] 말미에서 히치하이킹 사냥꾼 이설리와 함께 일할 다른 '그녀'가 곧 배치될 것이라고 통보되었듯

영화[언…] 초반에 (그녀에 앞선 사냥꾼이었을) 죽어가는 여자의 옷을 차례로 벗겨 로라(스칼렛 요한슨)가 다시 입는 장면은, 그 통보 이후라는 것을 말해준다.

즉 영화[언…]은 소설[언…]의 진화를 보여준다.

소설[언…]에서 이설리는 꼬리와 귀와 척추를 잘라내고 각종 실험적인 성형수술을 받아 겉보기에도 불구형 인간이지만, 영화[언…]에서 로라는 그런 단계를 거칠 필요 없이 아름다운 여성의 피부를 잠수복처럼 입는다. 신체조건과 지구 적응이 불완전한 이설리는 시내 중심가 쇼핑은 엄두도 못 내고 볼품없는 시골뜨기 차림새로 도시외곽의 히치하이커들만 노리지만, 로라는 대형 쇼핑몰을 당당히 누비고 다니며 각종 패션 용품들로 치장한 뒤 도심 속 남자들을 사냥한다.  

소설[언…]에서 이설리는 닛산 스테이션왜건이나 개조되어 덜컹거리는 코롤라를 불안하게 타고 다녔지만, 영화[언…]에서 로라는 남자들의 시선을 압도하는 커다란 밴을 느긋하게 몰고 다닌다.

그러나 아무리 진화된 '그녀들'이 나타나도 그들은 인간이 될 수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도 없다. 

'인간들의 (오염된)음식을 먹을 수 없는 문제'는 인간 삶을 선택할 수도 없는 '정체성'의 문제를 불러오고(지구 식문화의 뿌리 깊은 유대를 생각해보라), '생식'에 관한 어떤 기능도 탑재되어 있지 않으므로(필요가 없으니까) 어떤 '性'도 될 수도 없다.

 

 

 

§§ 감정의 전쟁들 - 모멸과 선의

최근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우리의 불안은 또 하나의 노정에 오른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 피부 아래 있는 모멸감 말이다.

유럽에서 아랍인들의 테러들, 미국의 총기 사고(인종차별,왕따…), 대한한공 땅콩 회항, 국내 갑들의 횡포, 각종 자살 …… 이 사태들에서 나는 대부분 모멸들을 읽게 된다. 모멸감은 인간다운 반응과 인간다운 표출을 낳는다. 남녀노소, 인종과 종교,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여기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없다. 힘없는 자는 모멸감 앞에 속으로 삭이거나 자살이라는 극단의 자기 파괴밖에 선택하지 못하지만, 힘 있는 자들은 자기가 받은(착각일 지라도) 모멸을 되돌려 줄 방도가 아주 다양하다. 대항할 엄두도 못 내게 으름장을 놓거나 폭행을 하고, 누군가를 시켜 총을 쏘고, 고소와 사회적 제재를 가하는 등 수단은 얼마든지 강구된다. 권력이 클수록 그 위력은 더 대단해지고 감정까지 실리니 그야말로 BOOM! 폭탄이 된다. (실리 욕심은 살짝 접어두고) 911 이후 이라크가 어찌 되었는가. 한 개인부터 기업, 국가까지 우리는 참으로 (긍정적이든 부정적인든) 인간답다. 세계는 점점 다문화권으로 되어가고 있고, 타 문화를 포용하든 억압하든 자본주의 불균형의 피해자측 인간의 모멸 문제는 점점 더 불거질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아닌 '그녀'들은 어떤 감정으로 움직일까.

영화[언…]에서 죽어가는 여자의 옷을 벗겨 입을 때 로라는 어떤 동정이나 동요도 느끼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넘어져도 로라는 아무런 창피함도 느끼지 않았다. 

홀로 있는 로라의 차량에 덤벼든 불량배들에게 그녀는 위협을 느꼈지 여성으로서의 모멸을 느낀 것도 아니었다.

부부가 파도 속에 서로를 구하려고 하든 말든 그들의 아이가 해변에 버려지든 말든, 그들을 구출하려다 기진맥진해 있는 제 3의 남자를 로라는 기다렸다가 잡아오면 끝이었다.

그녀들에게 인간 세계는 삶이라는 터전이 아니라 사냥터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간이 아니라고 선의가 없을까.

도로에서 꽃을 파는 아랍인 청년이 심부름으로 건네준 장미꽃 포장지에서 로라는 그의 상처에서 나온 피를 발견한다. 그녀는 당황해하면서도 그 피의 질감을 만진다.

사람들의 조롱과 비하 때문에 밤늦게만 시장을 보러 간다는 기형 얼굴의 남자를 잡아왔다가 로라는 몰래 탈출시킨다. 그는 예쁘장한 인간의 탈을 쓴 채 굴욕적으로 살아가는 로라 자신과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 세계의 규칙은 그의 탈출도, 그녀의 감정도 허용하지 않았다.

인간 세계에도 본래 자신의 세계에도 적응할 수 없고 어떤 정체성도 가질 수 없는, 이설리와 로라는 스코틀랜드 자연 속으로 도망친다.

 

 

 

 

 

 

 

§§§ 그런데 왜 여성인가

소설[언…] 말미에서 상부로부터 다른 명령이 떨어진다. 이제 여성 인간을 산 채로 자신들에게 보내 달라는.

내게 소설[언…]의 설정은 대단히 작위적이었다. 왜 굳이 여성 사냥꾼이 위험을 감수하며 굳이 남성만을 잡아들여 고기로 만드는지에 대한 개연성 없이 굴러가는 이 소설의 작동에 동의할 수 없었다(근육은 질겨서 거세수소를 만드는 판에 근육질의 남성만 골라 잡는다는 설정이라니?). 어린이를 잡아다가 기른다거나 우리가 동물원이나 농장에서 그러하듯 남녀 한 쌍을 잡아다가 교배시켜 키우면 될 것을 왜? 또한 인간 음식에 탈이 난다는 그들이 왜 소나 고래가 아닌 잡식성 (오염된)인간을 취하는, 복잡한 장치를 작가는 만들었을까.

이쯤 되면 작가 의도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밖에 없는데, 팜므파탈이니 남성적 자본주의 폭력성에 대한 응징이니로 확대해석은 하고 싶지 않다(물론 작가는 그런 의도도 있었던 것 같다. 훌륭한 소설은 그런 걸 넣어야 하니까?). 

내가 보기에 작가는 (인간에 대한, 동물에 대한) 인간의 폭력성에 집중해, 불완전한 이설리라는 여성성과 익파투아로 남자를 제압하는 장치로 만들 수 있는 세계가 어떤 것이 있을까로 출발한 것 같다. 그녀 차에 타는 낙오자들이 말하는 이 세계, 잡힌 남자들을 소비할 저 세계는 그렇게 이어진다.

거대 자본가의 상속자로 나오는 매력적인? '암리스 베스'는 거창한 말을 지껄이고 있지만 할리퀸 소설보다 나을 게 없는 멍청이 남성캐릭터였다. 이 인물을 통한 (애매한 자본주의, 애매한 로맨스)설정 때문에 미헬 파버르 작가와 소설에 대한 내 신뢰는 급감하였다. 영화에서 이 부분을 싹 빼버리고 진짜 비정한 세계를 보여준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 안목은 탁월했다. 납치된 인간을 디지털적으로 흡수하는 방식 또한  미헬 파버르보다 해석면에서도 우수했다.

 

 

 

 

 

 

 

 

§§§§ 3부 또한 진행형일 뿐 …

소설과 영화 모두 여성을 통해 인간의 절망과 나약함을 극대화시켜 보여주지만 결국 자살이자 희생이며 파멸이었다.

역사가 그러했듯 욕망이 변함없듯, 시대와 장소만 다를 뿐 어떤 인물(외계인조차!)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새로운 형태의 3부가 나온다고 해도 우리는 그저 겪을 뿐일 것 같다. 무사히, 한 차례, 개인적인, 지구 반대편에서, 뉴스화된, 뭐 그런 식의 꼬리표를 달고서 계속……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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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5-07-09 0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친절하십니다 !_! 책을 읽지 않아도 맥락이 이해가 됩니다.^^
생경하고 낯선 이야기라 괴상하게 느껴질 영화였는 데도, Agalma님의 리뷰를 보면 절대도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군요!
영화를 보고 저는 한참을, 멍하게 천장을 바라보아야 했을 정도로 혼란의 정도가 심각하였는데,
그때 이 리뷰를 읽었더라면, 오랜시간 방황하지 않고 정리를 빨리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입니다.
충고하신데로 책을 읽는 시간은 절약하도록 하겠습니다. ^^ 감사해요~!!


붙임. 저도 Agalma님이 첨부하신 리뷰의 마지막 이미지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여기서 만나니 더 반갑고 그렇네요.^^ 하하!

AgalmA 2015-07-10 02:13   좋아요 1 | URL
영화 정말 잘 만들었죠! 저 이미지는 누구라도 그랬을 듯~ 이런 이미지 잡아내는 게 정말 제가 하고 싶은 일이죠!!

도움이 되셨다니 미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