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 - 우리말로 옮겨진 고전,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교수신문 엮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요즘 『논어』 관련 책들을 사모으고 있다. 이름난 『논어』만큼이나 이곳저곳에서 한 구절씩을 얻어 들은 것은 꽤 많다. 말하자면 서당개 풍월읇는 식이라고 할까. 아직 이 『논어』란 책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것이 나 스스로에게는 부끄러움이다. 특히나 유명한 고전들은 읽어야지 하면서도 그 유명세의 귀동냥으로 아는 체나 할 뿐, 제대로 읽어본 것이 없으니 참 한심한 노릇이다. 그래서 이참에나마 차분히, 그리고 정성껏 읽어보고자 하는 마음에, 그 시작은 무엇보다도 이 『논어』여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논어』관련 서적들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들'인가 하고 의문을 갖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이 『논어』를 '그냥'은 읽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의무방어전 삼아 읽겠다는 소리가 아니라는 말이다. 말하자면 제대로 읽어보자는 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논어』와 관련된 책들, 이를테면 번역서, 해설서 등의 여러 책들을 함께 읽어보겠다는 거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여간에 이것이 하루 이틀 만에 끝날 일이 아니기에 그 계획의 실효성 여부를 지금은 판가름할 수 없겠지만, 『논어』를 시작으로 여러 동양고전들을 차근차근 읽어보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런 생각으로 『논어』관련 도서들을 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내가 구한 도서는 얼추 5~6권 가량이다. 이전에 구입한 것도 있고, 최근 구입해 놓은 것도 있다. 이것들을 찾아보겠다고 시중 서점들에도 가보고, 인터넷 서점들에서도 검색을 해보기도 했는데,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논어』란 제목을 단 책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하기사 그 유명세에 비하면 그정도는 약과이기도 하겠다. 문제는 그 많음이 아니라, 그 많음 가운데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있었다. 그 많은 양의 도서들을 모두 살 필요도 없겠거니와, 그럴 만한 경제력도 내게는 없으니, 무엇보다도 '좋은' 것을 골라야 했다.

하지만 나는 이쪽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그리 많은 문식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기에 그 선택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여간 쉬운 것이 아니었다. 한문학 전공 교수님의 추천도서나 유명한 『논어』전공자의 번역서 위주를 택하는 길 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나에게는 이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주변의 여건이 있었지만, 이 『논어』를 읽어보겠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런 것이 있을 턱이 없다. 이것도 문제라면 문제인데,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그리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그런 문제였을 따름이다.

그러나 여기에 그 문제가 나게, 그리고 많은 독서가들에게 분명 '대수롭지 않은 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는 책이 있다. 바로 『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이다. <교수신문>에서 그간의 우리 학계의 고전번역에 문제를 인식하고 이런 기획을 통해 고전 번역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왔으며, 이 책은 그런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이다.

사실 우리에게는 외국의 고전들의 유명세를 앞세워 무자비하게 번역만 되어 내놓아졌을 뿐, 그 번역에 대한 여하의 비판은 전무했다. 거기에 나같이 외국말이라고는 ABCD밖에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그런가보다 할 뿐 이게 잘된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를 판단할 수는 없었다. 그리니 큰맘먹고 그 유명한 고전 한 번 읽어보자, 나도 교양인 한 번 되어보자 하는 사람들은 그저 손 가는데로 집어들 수 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런 '어리석은 백성'들에게 이번 책의 시도는 진작에 이루어졌어야 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의 반가움 못지 않게 아쉬운 마음도 적지 않았던 듯 하다.

사실 이 책을 만난 반가움은 아쉬움을 덮을 만큼은 아니다. 아쉬움은 이 책을 만난 후에도 더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이 책에서 대상으로 삼은 고전들이 너무 적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다. 책의 머리말에서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계속되어야 하는 번역비판 작업이기 때문에, 이 아쉬움은 앞으로 계속될 번역비판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쇄시키고자 한다.

또다른 아쉬움은 우리의 한문문학의 번역작업에 대한 비판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박지원, 정약용 등의 뛰어난 한문 산문들도 시중에 많이 번역되어 나왔있고,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다. 따라서 이것에 대한 작업도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대로된 번역서를 보기위해 이런 종류의 책을 읽어야만 하는 것인가하는 회의다. 한 권의 고전을 사기위해 『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를 먼저 읽어야만 하는가? 난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그렇게 할 만한 사람들이 그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런 번역비판에 대한 작업이 보다 대중화되고, 더욱 많이 공공연해져야 한다. 그래야만 많은 대중들이 좋은 번역서를 사게되고, 따라서 더 많이 팔기 위해서라도 번역작업에 충실히 기한 책들이 나올 수 있을리가고 본다.

그런 아쉬움들이 많이 남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의 2, 3권이 빨리 나왔으면 한다. 그런 것이 아직 자리잡지 못한 번역비판의 문화의 형성에 기여하는 바 클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내 서가의 손이 가장 잘 닿는 곳에 놓아둘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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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11-20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관함에 들어갑니다. 꾹.

파란여우 2007-06-08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권 나왔습니다. 님께 땡스투를 하고 오늘 1,2권 모두 신청했거든요^^
와 기대됩니다.

멜기세덱 2007-06-08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온지 꽤 됐는데요.ㅎㅎ 2권 나오자 마자 후딱 사서 봤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