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대사 자꾸 못 알아들어서 미친듯이 [뒤로감기] 버튼을 누르고 있는 놈...-_-
극장에서 이 영화를 못 보았으므로 당연히, VHS로 보았다.
차라리 이게 낫다.
한국 영화를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나 혼자만 말을 못 알아듣기 때문..
DVD 방에 가서 누가 한국영화 보자고 하면 나는 늘 물어봐야 한다.
"이거..자막 나와요?"
그러니까 나 혼자 비디오로 보면 속 편하다는 소리.
그런데도, 몇 번이나 돌려서 같은 장면을 또 보고 또 봐도...
도대체 저 놈들이 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다...ㅜ_ㅡ
DVD로 볼걸...
결국 나는 영화 내내 대사 듣기는 포기하고, 액션 장면이나 보고 말았다.
가장 멋있었고 부러웠던 장면은
만주 벌판에서 힘차게 달리는 말을 타고 바람 속을 누비던 장면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1210105421806.jpg)
(솔직히 승마 장면 중 이 놈이 제일 뽀대나긴 했지만, '나쁜놈' 이미지 살린다고 만든
저 어색한 헤어스타일은 조금 짜증 났다...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어설픔..-_-)
말 위에서 두 발로만 지탱한 채 두 손으로 장총을 쏘는 장면에서, '이 놈, 참 대단하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좋은놈'.
동시에, 나로 하여금, '그래, 나도 멋진 초원에서 말을 타고 달려보는거야, 움하하핫' 하는
목표를 살짝 생각하게 만든 장본인.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1210105421807.jpg)
(밧줄을 잡고 공중을 휙휙- 날아다니는 장면은 어찌나 부럽던지. 나도 그런거 잘할 수 있는데,
누가 안 시켜주나? ㅋㅋㅋ)
여전히 영화의 감초 역을 제대로 한 송강호 아저씨.
그런데 왜 다른 영화에서보다 훨씬 젊어보이는거야? 몰래 보톡스 맞은건 아니겠지?
그렇게 뻔뻔한 역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사람 중 몇 안되는 '이상한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51210105421808.jpg)
(그런데, 이 놈의 옷차림 때문에 얼마나 헷갈렸던지. 도대체 추운 계절이야, 더운 계절이야? -_-)
누군가의 페이퍼에서 미리 보았던 영화의 마지막 명대사는 다행히도 들을 수 있었다.
"나한테 없던 기억이 날 쫒아올 줄이야"
하지만 왜일까, 리뷰에서 읽었을 때 만큼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겨주지는 못하는 것은.
미리 알아서일까.
설마 없었겠어. 잊었겠지.
대략 15,6년 전에, 봤던 만화 [OZ] 에서 1019가 했던 대사가 떠오른다.
"인간은 참 편한 존재야. 기억을 잊을 수도 있어서."
그러니까, 인간의 뇌는 과부하 상태가 안 되고 잘 돌아가는거 아닌가 몰라~
설마, 진짜 잊었겠어.
[안 쓰는 폴더] 쯤에 깊숙이 넣어놨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