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대사 자꾸 못 알아들어서 미친듯이 [뒤로감기] 버튼을 누르고 있는 놈...-_- 

  극장에서 이 영화를 못 보았으므로 당연히, VHS로 보았다.
  차라리 이게 낫다.
  한국 영화를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나 혼자만 말을 못 알아듣기 때문..
  DVD 방에 가서 누가 한국영화 보자고 하면 나는 늘 물어봐야 한다. 

  "이거..자막 나와요?" 

  그러니까 나 혼자 비디오로 보면 속 편하다는 소리.
  그런데도, 몇 번이나 돌려서 같은 장면을 또 보고 또 봐도...
  도대체 저 놈들이 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다...ㅜ_ㅡ 

  DVD로 볼걸... 

  결국 나는 영화 내내 대사 듣기는 포기하고, 액션 장면이나 보고 말았다. 

  가장 멋있었고 부러웠던 장면은
  만주 벌판에서 힘차게 달리는 말을 타고 바람 속을 누비던 장면들.
   

 
   (솔직히 승마 장면 중 이 놈이 제일 뽀대나긴 했지만, '나쁜놈' 이미지 살린다고 만든
    저 어색한 헤어스타일은 조금 짜증 났다...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어설픔..-_-) 

  말 위에서 두 발로만 지탱한 채 두 손으로 장총을 쏘는 장면에서, '이 놈, 참 대단하다~'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좋은놈'.
  동시에, 나로 하여금, '그래, 나도 멋진 초원에서 말을 타고 달려보는거야, 움하하핫' 하는
  목표를 살짝 생각하게 만든 장본인. 

 
  (밧줄을 잡고 공중을 휙휙- 날아다니는 장면은 어찌나 부럽던지. 나도 그런거 잘할 수 있는데,
   누가 안 시켜주나? ㅋㅋㅋ) 

  여전히 영화의 감초 역을 제대로 한 송강호 아저씨.
  그런데 왜 다른 영화에서보다 훨씬 젊어보이는거야? 몰래 보톡스 맞은건 아니겠지?
  그렇게 뻔뻔한 역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사람 중 몇 안되는 '이상한놈' 

 
  (그런데, 이 놈의 옷차림 때문에 얼마나 헷갈렸던지. 도대체 추운 계절이야, 더운 계절이야? -_-) 

   누군가의 페이퍼에서 미리 보았던 영화의 마지막 명대사는 다행히도 들을 수 있었다. 

  "나한테 없던 기억이 날 쫒아올 줄이야" 

  하지만 왜일까, 리뷰에서 읽었을 때 만큼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겨주지는 못하는 것은.
  미리 알아서일까.
  설마 없었겠어. 잊었겠지.
  대략 15,6년 전에, 봤던 만화 [OZ] 에서 1019가 했던 대사가 떠오른다. 

  "인간은 참 편한 존재야. 기억을 잊을 수도 있어서." 

  그러니까, 인간의 뇌는 과부하 상태가 안 되고 잘 돌아가는거 아닌가 몰라~
  설마, 진짜 잊었겠어.
  [안 쓰는 폴더] 쯤에 깊숙이 넣어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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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1-12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놈의 밧줄 타고 왔다갔다 하는 건 정말 꽤나 볼만한듯 ^^

L.SHIN 2009-01-13 07:10   좋아요 0 | URL
그쵸? 어색하지 않고 시원하게~ 날아다니는 폼이란~^^

가시장미 2009-01-12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보고 '좋은 넘'이 정말 '좋은 넘'인가? 하는 생각이 들던데요. 그냥 '멋진 넘'이면 모를까. -_-
어쨌든 돈을 위해서 한 일인데 선한 행동이라고 볼 수도 없고, 왜 정우성이 '좋은 넘'일까요? 여전히 궁금~
옷 때문에 계절이 헤깔렸다. ㅋㅋ 그러네요. 예리한 관찰력!
기억을 잊을 수 없다면, 사는 게 얼마나 괴로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망각은 신이 준 선물 이라잖아요. :)

L.SHIN 2009-01-13 07:12   좋아요 0 | URL
공감. '멋진놈'은 모를까..'좋은놈'은..음, 어쩌면 자기만의 가치관으로,
"나쁜놈이잖아" 라고 하면서 현상 수배범을 잡으러 다니니까? 킁...ㅡ.,ㅡ
네, 그렇습니다. 살아오면서 무수히 겹겹히 쌓이는 기억을 다~ 가지고 있다면 머리가 펑-!
터져버릴지도 모릅니다.(웃음)

2009-04-03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04 0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