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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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권장하던 내게 하나둘씩 이 책에 대한 느낌에 대해 말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자 미루고 미루어 오다가 드디어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가스통 르루의 오페라의 유령은 코난 도일이나 모리스 르블랑의 추리 소설 작가와 당대에 살았지만 그 유명세는 덜 하였다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잘 알려지게 되었다. 오페라 극장을 무대로 펼쳐지는 기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에릭과 그가 사랑하는 오페라의 가수 크리스틴과 크리스틴이 사랑하는 샤니 드 라울 자작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사랑과 살인과 미스테리의 소설적 허구를 훌쩍 뛰어넘어 마치 실제로 존재했던 것처럼 서술된 전기적인 서술양식과 사실 보고적인 문체들은 마치 현실의 프랑스 어딘가에 존재하는 오페라 하우스의 오래된 실화처럼 들린다.

여느 추리소설이 가진 재미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여느 추리소설이 가지지 못한 인간 본성(사랑과 죽음, 인간의 본질, 외형적인 기형과 인간에 대한 벽)에 대한 탁월한 묘사는 이 소설만이 가진 대중흡인력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인한 오페라하우스의 구조 속에 깃든 비밀과 쉽게 넘겨짚지 못하는 결말의 미궁 속에서 헤매이고 있을 독자에게 사건의 전개는 하나씩 하나씩 우리들의 의문을 해결해주고 각 단계는 해결과 또 다른 의문들을 우리에게 던져주며 마지막 책장을 넘기기까지 적당한 긴장과 재미를 더해준다.

미녀와 야수.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 등의 여러 가지 유사한 이야기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 그의 작품은 이러한 아류작들의 원조로서의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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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틱낫한 스님 대표 컬렉션 3
틱낫한 지음, 최수민 옮김 / 명진출판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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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끊임없이 크고 작은 화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화를 분출하고 때로는 확대하고 때로는 그로 말미암아 커다란 불행에 이르게 된다. 이 책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시기, 절망, 미움, 두려움 등을 모두 우리의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는 독이라고 보고 이 독들을 하나로 묶어 '화'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화를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는 불행해진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서 이러한 화의 씨앗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그 원인을 잘 다스려서 마음의 행복을 얻는 것에 삶의 목표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화는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서 나타난다. 대량생산에 의해 만들어진 상품 속에는 많은 화가 들어 있다. 양계장에서 몸 움직일 조그마한 공간도 없이 하루종일 빛 속에서 괴로워하며 자란 닭들과 그 계란들은 무수히 많은 화의 덩어리를 속에 갖고 있다. 그래서 그 상품들의 최종소비자인 인간의 몸에 그 화가 축적되어 적당한 기회를 봐서 표출된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화'를 없애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자연의 보호와 필연적으로 관련이 있다.

화의 에너지는 우리들의 마음먹기에 따라 그것을 없애기도 더욱 부풀리기도 할 수 있다. 마음의 수련에 의해 그 화를 자각하고 그 화의 원인이 다름 아닌 나의 마음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수련(호흡법과 보행 등)을 통해 잘 다스리면 우리는 그 화에서 벗어날 수 있고, 마음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누가 밉다 예쁘다 하는 감정은 따지고 보면 그 사람이나 그 사람의 행위 자체에 있다기 보다는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의 마음을 잘 다스리면 그 감정들을 바꾸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화를 다스리는 몇 가지 방법들을 틱낫한은 우리에게 제시한다. 평화조약을 작성하여 자신의 행위를 다스리고 호흡법을 통하여 모든 삶을 존중하고 너그러움의 마음을 키워가며 몸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몸의 부분 부분을 깊이 자각하는 법을 일러준다. 그가 제시한 방법을 따라 일상에서 느끼는 화를 스스로 다스려보자. 분명히 자신의 마음이 보다 편안해지고 밝아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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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쿨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 지음, 공양희 옮김 / 민들레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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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일 취학시기의 아동을 가진 부모라면 우리의 아들, 딸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성장에 장애물이 많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과연 대다수 아이들의 일반화된 성장과정으로서의 제도교육을 주저없이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 우리들 중 대다수는 학교를 포기하는 데 따르는 많은 두려움과 불안을 스스로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아이만 뒤쳐지는 것은 아닌가?', '그것이 비록 문제점은 있다 하더라도 다수가 가는 길이니 따르는 것이 보다 낫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에 저자는 참다운 교육의 실현은 두려움과 무지를 뛰어넘는 용기를 가질때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아이들 각각이 가진 다양한 개성과 그에 따른 천차만별의 독특하고 각각이 유일한 성장과정을 존중하고 그에 맞는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는 그의 견해는 아동들의 지적 성장에만 치우친 현 교육목표와 자본의 이윤논리에 맞는 시장에 복종하는 신민을 길러내는 현 교육체제에 대한 저항이자 반란이다.

그에게 있어 사회화과정이 필연적으로 요구하는 시장에 대한 복종과 침묵은 사회적 압박으로 여러 가지 모습을 띠고 학교와 교육과정에 위협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학교 교육의 획일화, 아이들의 경쟁의식과 참다운 교육을 방해하는 현 사회화로부터의 고립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은 학부모들의 기대수준으로 이어져 교육 현장에서의 변화의 움직임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용기가 바로 새로운 교육의 초석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외부의 보조금으로부터 벗어나 경제적 자립을 이루고, 아동들이 중심이 되어 자신들 스스로 학습상황을 결정하는 민주주의적 장인 전체모임은 바로 우리 교육현장이 지향해야 할 미래이자 우리 사회가 꿈꾸어야 하는 대안적인 공동체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따라서 이 책은 대안 교육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면서 동시에 시장 논리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인간과 자연, 참다운 진보의 상을 바로 잡아 다시 세우는 대안 공동체에 대한 스켓치북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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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처럼 기도하라
제임스 멀홀랜드 지음, 강주헌 옮김 / 엔크리스토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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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임스 멀홀랜드 목사님이 쓴 주기도문에 대한 자세하고도 명쾌한 해설서이다. 지금까지 아직 종교를 갖지 않아서 기도생활을 해 온 적은 없지만 조금씩 내 속에서 키워가고 있는 영적인 생활이 이 책을 끝까지 읽어갈 수 있는 힘을 준 것 같다. 이 책은 현대의 교회가 대형화되고 그 웅장함과 화려함을 추구하는 세태를 비판하고 예수님이 하느님에 대해 기도한 그 초심의 의미를 될 수 있는 한 잘 살려내려 하였다는 느낌을 준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두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누구에게 무엇을 기도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선, 누구에게 기도를 할 것인가 이다. 세상에는 사람들이 모시고 받드는 신들이 아주 많다. 그 모든 신들 중에는 오직 하나의 절대적인 존재인 하나님 아닌 그에게로 이르는 중간자 또는 매개자를 숭배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선은 내가 과연 누구에게 기도할 것인가 하는 점을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무엇을 기도할 것인가 하는 것인데, 흔히 잘못된 기도의 전형으로 '야베스의 기도'를 예로 든다. 자신의 이익과 개인의 복을 위해서 기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멀홀랜드 목사가 제시하는 기도의 목적은 하느님과의 친교를 위한 친밀한 기도이어야 한다는 것과,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아는 책임있는 기도이어야 한다는 것과,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와 이 사회의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을 위한 이타적 기도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주기도문의 내용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깊이 이해하고 그 말을 생활속에 실천하며 살아야 함을 강조한다. 자신의 허물을 잘 반성하고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고 따라서 우리가 남들을 용서하듯이 하나님에게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를 기도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마음을 열어 깨닫고 그에 따른 삶을 살아가라고 가르친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 '탐욕으로 인해 나의 삶을 파괴하지 않도록 하소서'하고 기도하듯 말이다. 그러할 때 진실한 우리의 기도는 바로 하나님과의 만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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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시민 구보 씨의 하루 - 일상용품의 비밀스러운 삶
존 라이언.앨런 테인 더닝 지음, 고문영 옮김 / 그물코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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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시민 구보씨의 하루 일과를 통해 본 그의 생활은 여러 가지 상품의 소비로 이루어지며 그 상품이 만들어지고 유통되며 소비되는 일생을 통해서 본 환경 파괴의 실태들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나의 하루 일과를 환경적인 삶의 관점에서 되돌아보게 한다. 만약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하나하나의 상품에서 이런 뒷면의 비밀스런 삶들을 모두 밝혀낸다면 우리는 죄의식으로 물건하나조차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의 필요를 넘어 너무나도 많은 물건들을 소비한다. 불필요하게 차를 움직이고 음식물을 과잉섭취하며 하루업무에 있어서도 불필요한 종이며 자원들을 많이 낭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생활의 바탕에는 물질의 많은 소비가 개인의 욕망을 충족시켜며 그것이 행복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의 미덕과 뿌리깊이 공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우리들의 소비가 과연 어떻게 우리들의 삶의 터전인 환경을 파괴하고 있으며 그 결과가 우리들에게 어떠한 생태적인 재앙을 초래할 것인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것은 음식물의 소비를 통해 우리 신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우리들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물과 공기와 자연을 파괴함으로써 간접적으로도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물건 하나하나를 소비할때마다 우리는 이런 모든 것을 떠올리며 괴로워해야 하는가? 여기에 대해 저자는 일상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여러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일회용품의 사용을 자제하고 자원을 아껴쓰고, 환경파괴적인 산업에 대한 보조금에 대해 정부에 항의하고....등등...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들의 의식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자본주의적 경제 작동 방식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제 작동 방식에 의거해 소비만이 최고의 미덕이 아니라 좀 절제하고, 친환경적인 상품을 개발하면서 참된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히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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