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 하서명작선 23 하서명작선 100
헉슬리 / 하서출판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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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의 이 책을 펴면서 처음으로 떠올랐던 책이 있었다. 그것은 조지 오웰이 쓴 <1984년>이었다. 전체주의 국가에 의해 정보가 왜곡되고 사실이 날조되고 언어 또한 생성, 소멸되어 인간의 사상과 행동을 통제하는 디스토피아의 교과서라고 할만한 책이다. 여기 그것과 쌍벽을 이루는 작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멋진 신세계>가 바로 그것이다. <1984년>에서 사상과 언어의 조작을 통한 인간 사고의 지배가 그 주된 내용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인간의 유전자의 조작에서부터 시작하여 조기교육체제로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고 나아가서 그러한 사회체제를 유지하고자 한다.

포드로 대표되는 기업국가에서 창설자인 포드는 신격화되고 사회에서 여러 영역에 필요한 인간형을 유전자로 조작하여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지위와 노동에 알맞게 신체적인 변형이 가해진 인간이 생성된다. 가족제도는 물론 파괴되고 모든 것은 현상적이고 육체적이며 물리적인 행복이 절대시된다. 따라서 모든 사회계층은 행복을 느끼게끔 조기교육되어지고 때에 따라서는 환약인 <소마>를 통해 인위적으로 그것이 조절된다.

과학문명이 덜 발달된 현재의 가족제도와 공동체를 유지하고 있는 인간들은 이 문명화되고 과학기술적으로 진보된 인간의 통제와 격리 속에 평생을 갇혀 지내야 하는 운명이 되었다. 우연한 사고로 문명화된 베타형 여자가 이 원시사회에 떨어지고 그 속에서 자신의 아이를 낳아 기른다. 이 아이가 바로 이 문명화된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주인공의 역할을 한다. 정신적이고 영적인 삶과 그로 인한 행복감의 결여와 육체와 쾌락만을 탐닉하고 그 속에서 일시적인 행복만을 추구하는 문명화된 사회를 거부하며 자신은 자신만의 고유한 삶으로 돌아가려 한다.

이 책은 과학기술의 진보가 물질주의와 쾌락주의와 결합될 때 인간이 어떻게 물질에 종속되어가는 가를 잘 보여준다. 그 속에서 우리에게 과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고 묻는다. 과연 쾌락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인가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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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Highteen Readers 5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 육문사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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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것일까? 우선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나란존재를 과연 어떻게 보는 것인가와 관계가 있다. 나를 육체적이고 물리적인 존재로만 본다면 일신(一身)의 쾌락과 만족에 그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달리 나란 존재를 육체적이고 현상적인 존재 이면에 정신적이고 영적인 존재 또한 갖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톨스토이의 이 작품 역시 저자의 그러한 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단지 잘 먹고 잘 사는 차원 너머에 그가 살아가는 삶의 목적을 추구할 수 도 있고, 잘 먹고 잘 사는 것과 반대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삶의 보람과 행복을 추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몇 가지의 단편들로 구성된 이 책은 사람의 삶에 있어서 행복을 가져오는 것은 바로 '사랑'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향한 이타적 사랑이야말로 바로 신이 이 세상에 현현한 모습이라고 한다. 자기 자신의 이기심을 버리고 세상과 사람들에 대해 무조건적인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마음을 가지게 될 때 절대자는 바로 그 사람의 마음속에 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로 그러하다. 세상의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이 심지어는 그것이 아주 고통스럽고 슬픈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그 일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형성되는 그 무엇이다. 따라서 그런 일들을 대하는 관점과 방식이 달라지면 그것이 주는 의미와 감정들도 달라지는 것이다. 남들에 대해 아무런 물질적인 보상없이 그저 자신의 마음이 흐르는 대로 베푸는 선의와 사랑속에서 벅차오르는 평화와 사랑의 느낌, 그 순간에는 세상의 온갖 복잡하고도 나쁜 여러 감정들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와지고 차분히 가라앉은 평화로운 호수처럼 나의 마음이 행복해짐을 느끼게 된다. 사랑하라...사람을 그리고 세상을.... 이것이야말로 우리를 절대자에게로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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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하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7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철 옮김 / 범우사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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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신의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이자 이것을 정신적인 삶으로 승화시키려고 했던 이 작품은 그야말로 훌륭한 작품이다. 평소 그를 비판했던 크로포트킨 조차도 이 책을 극찬했던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이 작품이 가진 마력은 이야기의 잘 짜여진 그래서 앞으로의 사건의 전개를 두고 그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간다는 것 말고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생활 속의 한 사람이 자기 반성을 통해 보다 진정한 자아와의 만남을 이루고 절대자와의 만남도 이루는 그러한 과정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묘사되고 있고, 그것이 사회내에 만연한 여러 가지 불평등과 부정의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개선하려고 하는데서부터 시작된다고 하는 점이다.

네흘류도프라는 주인공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려 한 것은 바로 일상생활의 평범한 사람(물론 귀족이지만 의식적인 차원에서 보자면)이 사회문제에 대한 접근에서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종교적이고 정신적인 삶의 장으로 넘어가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야기의 결론부분까지도 네흘류도프는 확실하고도 안정적인 정신적인 삶과 종교적인 자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원칙론에 자신의 행동을 끼워맞추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자기반성을 바로잡고 가추샤를 석방시키는 과정에서 그는 모든 일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 미결정상태에서도 그는 자신의 정신적인 삶의 완성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완결구조를 우리는 접할 수 있다.

따라서 네흘류도프가 이미 정신적인 삶을 깨우친 후에 카추샤와의 사랑이 어떤 결론을 맺더라도 그것은 이 이야기에 있어서 그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 또한 그녀 역시 도덕적으로 새로 태어나게 되고 이러한 정신적인 부활의 과정에 톨스토이는 주목하고자 한 의도를 우리는 볼 수 있다. 이 책은 현실적이고 현상적인 존재의 이면에 있는 정신적인 삶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집어보게 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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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상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7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철 옮김 / 범우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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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급격한 사고의 전환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그것이 자신의 생명이 걸렸던 사건일 수도 있고,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을 받아들이는 자신의 마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는 가장 위대한 것은 어쩌면 '사랑'일런지도 모른다. 주인공 네흘류도프는 우연히 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석하면서 자신이 오래 전 사랑했던 그리고 버렸던 한 여자와의 만남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의 잘못했던 과거를 되돌아보며 그녀와의 순수했던 사랑을 생각하면서 급격한 의식의 변화를 가지게 된다.

그가 순수했던 청년시절의 세상의 정의와 평화에 대한 신념과 순수한 사랑의 정신을 되찾게되는 계기가 된 이 재판으로 그는 군대생활 이후의 동물적이고 속물적인 자신의 세속에 물든 생활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참된 삶의 의미와 맞부딛히면서 새로운, 하지만 자신이 순수했던 시절 꿈꾸고 지향하고자 했던 삶을 되찾게 된다. 자신이 지주로 있던 토지의 농민들에게 토지를 분배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그들의 비참한 삶에 눈뜨게 되고 부당하고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타파하기 위해 그가 하는 행동들은 그의 영혼이 카추사와의 만남을 계기로 정신적인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는 삶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네흘류도프의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변화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마슬로브(카추사의 다른 이름)에게서 동물적인 속물 근성과 타락한 영혼을 그녀의 순수했던 시절로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1권에서 이미 보여주고 있다. 사실 마슬로브는 그와의 감옥에서의 면회 이후로 자신의 그간의 방탕했던 인생을 지탱하고 뒷받침해주던 세상에 대한 동물적인 세계관이 그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스스로 느낀다.

70이 다 되어서 낸 그의 역작 <부활>은 자신의 작가 인생이 인생 말미에 다시 부활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의 육신은 사멸에 가까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신적 영혼은 부활하여 새로운 삶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봉건제 사회의 지주-소작 관계에 대한 비판과 역사와 계급의식을 뛰어 넘어 인간에 대한 사랑과 영혼과 정신적인 면에 대한 새로운 눈뜸에 대해 이 책은 탁월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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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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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는 자신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사회화 과정을 거치며 그런 과정 속에서 자신의 삶을 형성해가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나 여기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포기하며 자연적 환경 속으로 자신의 삶을 선택한 선구자적인 한 사람의 인생이 있다. 바로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그렇다. 이 책은 그가 하버드 대학생활을 하면서 졸업 후 일반적인 사회적 지위의 획득경로를 포기하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서 자연과 조화되는 삶을 살아보고자 한 그의 이야기가 월든 호수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시간과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변화와 그에 대한 놀라움과 그것의 섬세하고도 자세한 설명들과 동, 식물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느끼는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은 진정으로 참된 인간의 삶이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소로우를 환경보호주의의 선구자라고 하며 이 책을 그 시초라고 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 환경 보호주의를 훌쩍 뛰어넘는 소로우의 정신적 세계와 만났음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 생명체라고 하는 개념을 직접 쓰지는 않지만 대자연을 하나의 생명체로 보는 시각에서부터 인간과 생명체의 죽음 이후의 정신적이고 영적인 삶의 존재와 그에 대한 믿음이 이 책에서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요즘에 영적인 것들을 다룬 좋은 책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서 그의 글들이 정신적인 면에서는 어쩌면 덜 세련되고 초보적인 면들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150년을 훌쩍 넘어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그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과 그 속에서 떠나는 자신의 내면 세계로의 여행은 우리들 각 각의 속에 내재한 우주여행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보다 진정한 자아와의 만남을 이룰 수 있게 되며 또한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진정한 존재와의 만남도 이룰 수 있다. 기회가 닿는다면 그가 자립적이고 자연적인 삶을 영위했던 그 호숫가, 월든 호수에 서서 150년의 시간을 돌이켜서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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