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하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7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철 옮김 / 범우사 / 1998년 6월
평점 :
품절


자신의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이자 이것을 정신적인 삶으로 승화시키려고 했던 이 작품은 그야말로 훌륭한 작품이다. 평소 그를 비판했던 크로포트킨 조차도 이 책을 극찬했던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이 작품이 가진 마력은 이야기의 잘 짜여진 그래서 앞으로의 사건의 전개를 두고 그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간다는 것 말고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생활 속의 한 사람이 자기 반성을 통해 보다 진정한 자아와의 만남을 이루고 절대자와의 만남도 이루는 그러한 과정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묘사되고 있고, 그것이 사회내에 만연한 여러 가지 불평등과 부정의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개선하려고 하는데서부터 시작된다고 하는 점이다.

네흘류도프라는 주인공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려 한 것은 바로 일상생활의 평범한 사람(물론 귀족이지만 의식적인 차원에서 보자면)이 사회문제에 대한 접근에서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종교적이고 정신적인 삶의 장으로 넘어가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야기의 결론부분까지도 네흘류도프는 확실하고도 안정적인 정신적인 삶과 종교적인 자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원칙론에 자신의 행동을 끼워맞추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자기반성을 바로잡고 가추샤를 석방시키는 과정에서 그는 모든 일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 미결정상태에서도 그는 자신의 정신적인 삶의 완성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완결구조를 우리는 접할 수 있다.

따라서 네흘류도프가 이미 정신적인 삶을 깨우친 후에 카추샤와의 사랑이 어떤 결론을 맺더라도 그것은 이 이야기에 있어서 그리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못한다. 또한 그녀 역시 도덕적으로 새로 태어나게 되고 이러한 정신적인 부활의 과정에 톨스토이는 주목하고자 한 의도를 우리는 볼 수 있다. 이 책은 현실적이고 현상적인 존재의 이면에 있는 정신적인 삶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집어보게 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