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상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7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철 옮김 / 범우사 / 199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급격한 사고의 전환을 가지게 되기도 한다. 그것이 자신의 생명이 걸렸던 사건일 수도 있고,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을 받아들이는 자신의 마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는 가장 위대한 것은 어쩌면 '사랑'일런지도 모른다. 주인공 네흘류도프는 우연히 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석하면서 자신이 오래 전 사랑했던 그리고 버렸던 한 여자와의 만남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의 잘못했던 과거를 되돌아보며 그녀와의 순수했던 사랑을 생각하면서 급격한 의식의 변화를 가지게 된다.

그가 순수했던 청년시절의 세상의 정의와 평화에 대한 신념과 순수한 사랑의 정신을 되찾게되는 계기가 된 이 재판으로 그는 군대생활 이후의 동물적이고 속물적인 자신의 세속에 물든 생활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참된 삶의 의미와 맞부딛히면서 새로운, 하지만 자신이 순수했던 시절 꿈꾸고 지향하고자 했던 삶을 되찾게 된다. 자신이 지주로 있던 토지의 농민들에게 토지를 분배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그들의 비참한 삶에 눈뜨게 되고 부당하고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타파하기 위해 그가 하는 행동들은 그의 영혼이 카추사와의 만남을 계기로 정신적인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는 삶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네흘류도프의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변화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마슬로브(카추사의 다른 이름)에게서 동물적인 속물 근성과 타락한 영혼을 그녀의 순수했던 시절로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1권에서 이미 보여주고 있다. 사실 마슬로브는 그와의 감옥에서의 면회 이후로 자신의 그간의 방탕했던 인생을 지탱하고 뒷받침해주던 세상에 대한 동물적인 세계관이 그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음을 스스로 느낀다.

70이 다 되어서 낸 그의 역작 <부활>은 자신의 작가 인생이 인생 말미에 다시 부활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의 육신은 사멸에 가까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신적 영혼은 부활하여 새로운 삶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봉건제 사회의 지주-소작 관계에 대한 비판과 역사와 계급의식을 뛰어 넘어 인간에 대한 사랑과 영혼과 정신적인 면에 대한 새로운 눈뜸에 대해 이 책은 탁월한 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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