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곡의 노래가 순간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한 송이 꽃이 꿈을 일깨울 수 있다.

한 그루 나무가 숲의 시작일 수 있고

한 마리 새가 봄을 알릴 수 있다.

한 번의 악수가 영혼에 기운을 줄 수 있다.

한 개의 별이 바다에서 배를 인도할 수 있다.

한 줄기 햇살이 방을 비출 수 있다.

한 자루의 촛불이 어둠을 몰아낼 수 있고

한 번의 웃음이 우울함을 날려 보낼 수 있다.

한 걸음이 모든 여행의 시작이다.

한 단어가 모든 기도의 시작이다

한 가지 희망이 당신의 정신을 새롭게 하고

한 번의 손길이 당신의 마음을 보여 줄 수 있다.

한 사람의 가슴이 무엇이 진실인가를 알 수 있고

한 사람의 인생이 세상에 차이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당신에게 달린 일이다.

 

                                            - 작자 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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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5-06-15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이란 없다.

두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
실습 없이 죽는다.

인생의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같은 공부는 할 수 없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 되지 않는다.
서로 닮은 두밤(夜)도 없다.

같은 두번의 입마춤도 없고
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쉼브로스카:1923--- 폴란드"

어둔이가 참 좋아하는 시인의 시입니다.
쉼브로스카는 폴란드의 여성시인이지만 시어가 힘이 있고
또 여류시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철학적이고 사유적인 시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밤의허공타고가는

바람줄기시원하고

반달은밝아선명한

그림자를드리우네

나를쫓는이그림자

 

                - 용욱 -

 

 

단한줄의글이라도

깜짝놀라받는다면

순간바쳐야하는맘

나의다급한삶앞에

또놓치고만이순간

 

                  - 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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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06-1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길 가파르게 올랐다 내렸다 하는데
세상 근심거리 언제 다하랴
이 밤 그대 다급한 삶 앞에도
시원한 한줄기 바람 지나기를....

파란여우 2005-06-15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오락가락했어요
집을 나선 길에서
만난 비안개를 보며
버리고 또 버리기 위해서
지금 이렇게 다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마음의 여유와
비어있음의 진리를 알기까지
사막이나 혹은 계곡을 건너야 하겠습니다.

달팽이 2005-06-15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엔 이틀동안 시원한 바람이 불었어요.
심지어 창을 열어 놓은 교실로 부는 바람이 매서워 창을 닫곤 하였죠...
비내리던 날의 낙동강가가 생각납니다.
우터골의 비내리는 풍경 또한 예쁠것 같군요...
시멘트, 아스팔트 위로 뿌리는 비보다는 나무와 숲, 강가에 내리는 비가 그래도 우리가슴을 더욱 적셔주니까요...
다급하더라도 그 마음을 지켜보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생각으로
한 걸음의 여유와 한 호흡의 자유를 가지세요...
사막과 계곡을 건너는 데에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무리 어둔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지나갔을 것이고,

아무리 가파른 길이라도

나 이전에

누군가는 이 길을 통과했을 것이다.

아무도 걸어가 본 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

나의 어두운 시기가

비슷한 여행을 하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 베드로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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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6-14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은 만들면서 간다는 글귀도 생각납니다.
길에서 죽은 선인들의 길도 생각납니다.
여우는 꼬리를 치며 길을 가고(경망스럽군요)
달팽이는 긴 자국을 남기며 길을 가나요?

달팽이 2005-06-14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문의 길, 인생 길, 진리의 길, 어느 길에서나 우리는 그 옛날 이 곳을 지나갔던 수많은 흔적을 발견합니다. 우리 삶에서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것일수록 더욱 많은 자국들이 있습니다. 오늘 내가 또 이 길을 걸어가는 것도 그 수많은 자국 속의 흔적도 없는 점 하나일지라도 먼 훗날 또 여기를 딛는 자 있어 누군지도 모를 앞 길을 걸어갔던 이름없는 이들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도대체 그들은 이 지구라는 별에서 무엇을 한 것일까요?

달팽이 길을 가며 남긴 긴 자국들 여우님 뒤따라오며 그 부드러운 솜털로 깨끗이 지워주세요. ^^

어둔이 2005-06-1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둔이의 어두운 길은 어두워서 앞이 보이지 않네
여기가 어디지?
 

가까이있을땐떨림

멀리있을땐그리움

떨어져도그향기는

더욱짙어만가는데

어디에서무얼할까

 

                - 용욱 -

 

 

당신을보낸뒤보며

비탈길걸어내려와

여기술한잔먹는날

우연히작은영토에

그리움깃든늦은밤

 

                - 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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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6-13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월당은 심산유수
묘명명을 노래하며
세번이나 어둔밤을
짚어보고 짙은향기
노래하는 달팽이가
그립다는 마음보여
술항아리 비우는밤
어둔이는 그리웁다
뭇별들은 눈부신데
매월당의 어둔밤은
나그네의 고적한꿈
파란여우 어느곳에
그립다는 노래하며
술항아리 품고있나

달팽이 2005-06-14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썹같은 초승달은
밤하늘에 걸렸는데
지나치는 구름하나
어디에서 오는건지
백천굽이 산을넘어
님소식을 품었는가
새로운집 찾아갈곳
고단한몸 누일곳이
편안하고 안락한곳
그곳이면 좋겠어라
바야흐로 유월더위
배적삼을 적시는때
우거지는 나무아래
흐르는물 발담그고
사는여유 누려보세
술동이를 옆에끼고
도란도란 모여앉아
이야기꽃 피워보세
오고가며 나누는정
고향의꿈 달리없네



어둔이 2005-06-14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 많은 곳이 싫어서
파란여우 서재에는 글한자 남기지를 못합니다.
우리가 남기는 글 아니라도
파란여우님은 알뜰살뜰히 지인많고 친구 많고
언니동생부르는 이 많으니
어줍잖은 달팽이 어둔이의 인사가 괜한 일 될까봐서....
어둔이는 달팽이 집에서 더붓살이하는 형편이니
이 달팽이집을 어둔이는 제집처럼 드나듭니다.
파란여우님!! 이집의 귀한 손님입니다.

귀한손님 오실때엔
몸단장과 마음단장
온갖음식 차려놓고
맛난술도 내어놓아
오시기를 기다리오
정성스레 잡수시는
그모습이 하도고와
우리마음 기쁜지고
어짜든지 하는일이
파란여우 뜻대로되
함박꽃이 활짝핀듯
곱게고이 살어소서
오실때에 대접하고
말이없이 지켜보는
어둔이맘 여기있소

파란여우 2005-06-14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둔이님!!^^*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 - 깨달음의 노래, 이현주 시집
이아무개 (이현주) 지음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말이 많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말이 많아지면 보통 우리는 그 말이 꼬리내리는 곳을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음 속에 꼬여 있는 부분이 많을수록 말은 많아진다. 그래서 때로는 단순하고 직설적인 말이 좋을 때가 있다. 말이 단순히 자신을 묘사하는 것으로만 그 역할을 다하는 때가 있다. 화려한 치장도 필요없다. 없는 가식도 필요없다. 모든 수식을 벗어버린 그 속으로 들어갈 때 비로소 말이 정직해진다.

  시는 언어의 압축성을 통해 세상의 진실과 존재의 진실을 보여주고자 한다. 인간의 마음 속에 담겨진 삶과 자연의 모습은 그것을 담아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서 각양각색이다. 이현주 목사님은 시를 산문쓰듯 한다. 별다른 기교없이 별다른 비유없이 일상의 담담하고 사실적인 글들을 적어내려간다. 하지만 그렇게 적어내려가는 것 역시 하나의 기교요 비유며 기법이다. 자신의 마음을 비워내면서 물을 물 그 자체로서 느끼려고 하는 마음이 포착해내는 세상에 대한 표현이이다.

  물 스스로와의 교감을 통해 드러나는 글들, 거기에서 우리는 삶을 허공을 바라보듯 한다. 존재의 빈탕을 바라보듯 한다. 인생을 살며 쌓여가는 경험이라는 선입견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마음의 창, 그는 그 창을 통해 생활을 보려 한다. 그 창을 통해 생활을 인생이라는 직물 위에 엮어 놓으려 한다. 모르는 마음 속에 우리는 늘 현재에 존재할 수 있게 된다. 물을 접해 자신의 마음을 살피는 태도가 우리를 보다 성숙하게 한다.

  이 목사님의 글을 읽은 것도 이젠 몇 해가 되어간다. 그의 글들이 처음 내게 남겼던 파장을 잊지는 못한다. 하지만 글들이 단순히 표현하는 바를 떠나 그 마음으로 들어가서 보아야 할 숙제는 독자들 각각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개님의 익숙해지고 늘 대하는 표현방식에 무디어져 간다. 뭐랄까 그의 글에서 좀 더 확 가슴이 열리는 경험들을 찾고 있는 것일까? 표적을 향해 쏜 화살과도 같은 날카로운 명중을 바라는 것일까? 왠지 가랑비같이 젖어오는 촉촉함의 맛도 맛이지만 때로는 장대같이 쏟아지는 몸에 확실하게 느껴지는 시원함의 느낌도 그리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장대비만 맞으면 빨리 싫증이 날 것도 역시 안다. 그래서 완급의 모두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때로는 목사님에게서 화두와도 같은 긴박함과 날카로움 그리고 직설의 미학이 보고싶다고 생각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언뜻 언뜻 보이는 그의 시에서 가끔씩 갈증을 해소하듯 보는 그런 표현이 조금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종소리 "뎅"하는 그 한자만으로 가슴을 울려 오는 그런 직설, 어쩌면 이것도 지금 내 마음의 욕구를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그와는 별다른 부족함을 보는 것은 어쩌면 내가 내게서 보는 스스로의 부족함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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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6-1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권정생님과 이오덕, 이현주 ,전우익 이 클럽 멤버들 중에서 유일하게 이 분의 글을
읽지 못했어요. 간간이 잡지에 실린 글만 읽었을뿐 정식으로 만난게 없는데
이번에 님 리뷰로 보관함에 들어갑니다. 저처럼 말많은 여인네에게 필요한 책이군요.

달팽이 2005-06-13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소를 남겨주시면 남도의 끝 멀리서도 책 한 권 보내드릴까 하는데요...

2005-06-13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팽이 2005-06-19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여우님에게 나의 흔적 하나를 남겼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