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된 어느 병역특례병 이야기..... 2004/09/07 13:52

지난 주에 전화로 상담한 내용이다. 

 

어떤 이가 병역특례병(병역법상 산업기능요원)으로 어느 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올해 9.4.이 소집해제일이고, 이번주 첫날부터 모 업체로 취업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9.3.에 해고되었다. 해고가 정당하다면, 그는 군대로 징집되어 군복무를 해야 한다.

 

왜 그랬을까, 즉 뭘 얼마나 잘못했기에 그랬을까 하는 의문을 떠나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너무한다는 것일 게다.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 소집해제 하루 전에 해고했다니 말이다.

 

그런데, 해고된 이유를 들어보면 기가 막힌다. 소집해제가 되어 다른 회사에 취업하면 자기 회사에서 배운 기술을 그 회사에 가서 활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란다. 그래서, 다른 직장으로 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 군대를 보내버리려고 해고를 하겠다는 것이다.

 

병역특례병은 일정 기간의 복무를 전제로 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그 기간이 지나면 언제든지 회사를 그만둘 수 있고, 그것을 다 알고 병역특례병을 사용한 사용자가, 이제와서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한편,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와 강제노동을 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직업선택의 자유에는 다른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자유로이 직장을 그만둘 자유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면 강제노동을 강요하는 불법행위가 성립될 수 있다.

 

물론, 독특한 기술 등에 관한 영업비밀도 보호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무한정 침해할 수는 없다. 그것이 영업비밀로서 가치가 있는 것인지, 가치가 있다면 어느 정도 기간 동안 보호를 받아야 마땅한지,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게 하거나 또는 다른 직장으로의 취업을 금지하는데 대한 반대급부는 충분히 주어지고 있는지 등을 모두 따져 보고서, 다른 직장에 가더라도 일정기간 동안 특정 기술과 관련한 영업비밀을 활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일정 기간 그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게 하거나 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우선일 게다. 

 

그런데, 군대 보내서 그것을 해결하겠다 ? 어떻게 그런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할 수가 있을까 ?

 

본디 해고는 어떤 이를 더 이상 사용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판단될 때나 가능한 사용자의 의사표시를 말한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경우는 어떤가 ?

 

그 병역특례병은 잘못한 것이 없다. 오로지 사용자의 이익을 위해-실제 이익이 되는지 여부조차 불투명한-해고된 것이다. 그리고, 해고는 최후 수단으로 활용되는 하나의 방법이지, 아무 때나 막 써먹는 방법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 사용자는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일체 생각도 못해보고, 병역법을 악용하려고만 했다.

 

병역특례병들의 약점을 이용한 사례는 위와 같은 것 말고도, 특히 사용자의 노동조건 악화에 대응하려고 하는 병역특례병에게는 매우 심하다. 실제 그런 사례를 심심찮게 봤다. 한마디로 대들면 자르고 잘라서 군대보내 버리겠다는 말이다.

 

상담을 하면서,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노동법 지식을 가지도록 강제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고 해서, 그래서 이윤을 벌어들이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고 그것을 모두가 칭찬해대는 사회라고 해도, 하지 말아야 할 짓과 해야 할 일을 가릴 줄 아는 정도의 소양은, 그들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

 

흠....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걸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꿈같은 이야기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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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sta 2004-09-08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뭐 저런 회사가 다 있답니까...!!! (버럭)

로렌초의시종 2004-09-0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재 기절중...... 맙소사 정말 이 나라를 포기해야하는 것인가...... 이런이런......

물만두 2004-09-08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만돌이가 군대간 사정이 생각나네요. 이런 XXXX...

조선인 2004-09-08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젠장할, 끔찍하군요.
그런데 딴소리.
우리 회사에도 병특이 1명 있는데, 이 친구는 관련 보호조항을 달달 외우고 다녀서
식수대에 물통 올려달라는 부탁조차 못 하는데... @.@

숨은아이 2004-09-08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스타님 : 그렇죠? 같이 버럭.
로렌초의시종님 : 하지만... 같이 분개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아직 포기하기는 일러요. T_T
물만두님 : 아니, 만돌이님도 비슷한 사정으로? 이런 이런!!
조선인님 : 당하지 않으려면 약삭빨라야 한다는, "천민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 지혜"를 너무 일찍 깨우친 사람일까요? --;

아영엄마 2004-09-08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정말 너무 하는군요. 그럼 그 사람은 군대에 정말 가야하는 것인가요? 하루 남겨 놓고 해고당했으니 군대가서 하루만 있다와도 되는건가요? 그렇지 않으니 상담을 하시는 것이겠지만.. 참 답답할 노릇이겠군요. 소송이라도 걸어야 하는건지. 지금까지 실컷 일 시켜놓고 군대가라뇨...

숨은아이 2004-09-08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는 등 법적인 절차를 밟으면 부당해고로 결판나겠지요. 하지만 그동안 마음고생은 어찌하며... 정말 이윤 앞에서는 상식이고 도덕이고 없나 봐요.

내가없는 이 안 2004-09-08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자본주의사회군요. 허.
그런데 딴소리, 님 옆지기분은 이런 꼬인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 일이라 스트레스가 심하시겠어요...

숨은아이 2004-09-08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알종알 말로 풀기도 하고, 이런 글을 써서 풀기도 하죠. ^^

숨은아이 2004-09-08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얏~(땅에 부딪히기 전에 받치는 소리)/ ^^ 제 옆지기가 쓴 글이라 어느 회산지는 안 물어봤네요. 무슨 벤처회사라던데.
 

그는 토론에서의 발언에 대한 해명을 하였다. 그 중 일부를 떼어오니 다음과 같다.

(해명 내용 중 1에서 3 및 4 중 일부는 모두 생략)

그것은 일본 제국주의의 역사적 책임을 면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책임을 엄중히 물으면서도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틀 내에서 자행된 여성에 대한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억압에 대한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5. 제 발언의 취지는 국가권력에 의해 여성의 성을 착취하는 제도와 기구가 설치, 운영되고 그에 다수의 민간인이 협력한 사실의 기본 구조에 관한 한 보편적 반인륜의 범죄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민족을 잣대로 그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차별적 추궁이 정당화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하 생략)  

국가권력에 의한 착취 구조와 그 협력자를 같은 민족이라고 해서 그냥 넘길 수 없다는 그가, 왜 친일청산의 반대 패널로 나섰을까 ?

기실 딴나라나 좃선이 개거품을 무는 것은, 다카키마사오와 좃선을 지키기 위한 것 아닌가 ? 그리고, 친일청산이 정략적, 정치적 어쩌고 하면서 호들갑을 떠는 것도 다 그것 때문 아닌가 ? 단지, 그가 역사적 진실을 밝히기 사실을 제대로 알자고 나왔다면, 그는 오히려 딴나라나 좃선의 반대편에 서야 되는 것 아닌가 ?

그런데도, 그가 마치 객관적 사실 운운하면서 그 자리에 선 것은 무슨 이유일까 ?

조선근대화론과 아주 흡사한 다카키마사오의 근대화론을 옹호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 역사적 사실을 말하면서 말이다. 파편화된 역사적 사실만을 강조한 역사 보기 방법론에 따를 때, 그 결론이 어떻게 갈까 ? 전두환이 물가 잘 잡았다. 그 때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하는 보수꼴통들의 논리가 그런 방법론에 기초한 역사 보기에 기초한 논리가 아닐까 ? 또, 조선근대화론, 현실론, 공과론, 다카키마사오의 근대화론 다 같은 맥락이 아닐까 ?

하여, 난 그의 그럴싸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를, 그와 동류들의 주장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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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찌르라고요 ? 2004/09/04 18:59

엊그제 MBC 100분토론에 서울대 모 교수의 말이 많은 관심을 끌었고, 그 다음날 그를 옹호하는 동료의 글 또한 그랬다.

 

동료 교수는 "어느 좋은 중, 고등학교에서 국사 공부를 했는지"라고 하면서 "역사공부를 더 하던지, 아니면 자기를 칼로 찌르라"고 했다. 아주 소신에 찬 발언이라 칭찬을 해 주어야 하나 ? 칼맞을 생각을 할 정도로 말이다.

 

대한민국에서 제일로 치는 좋은 학교인 서울대에서, 제일 머리 좋다는 학생들을 가르쳐서 그런지 몰라도, 중, 고등학교도 좋은 데서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보다. 글쎄다. 내가 "좋은" 중,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난 국사를 더럽게 싫어했다.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할 틈이 없고, 그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그런 시험용 국사 교과서를 달달 외워야 하니 그게 재미가 있겠는가 ? 아무튼, 난 알아주는 좋은 고등학교를 나오지 못했고, 게다가 국사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으니, 그를 칼로 찔러야 할 일만 남았나 보다.  

 

자본주의의 막다른 길인 제국주의적 모습을 통해,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식민지 국가를 수탈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제 시대에 철도를 만들고 한 것이라는 사실은 그들은 보지 못한 모양이다. 그리고, 70년대 기생관광을 통해서라도 돈을 벌어들여 국가 체제와 국가 권력을 유지해야 했던 박정희의 추악한 모습은 왠지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의 눈에는 그들 중 일부가 자발적으로 기생이 되었다는 점과 결과적으로 박정희 때 수치적 경제 발전은 이루어졌다는 것만 보일 것 같다.

 

그렇게 보면, 어떤 사실의 발견을 역사 공부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 그들 역시 사실을 제대로 보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

 

그런데, 그들은 눈으로 드러나는 수치(사실)만을 진실이라고 믿은 것뿐일까 ? 그것을 해석할 만한 역사 의식은 없거나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사실을 무시하는 것도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마치 사실만이 객관적인 잣대인양 목적 의식없이 함부로 역사와 현실을 재단하는 것도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더 큰 문제는 마치 객관적인 것처럼 말하면서 그 뒤에는 엄청난 목적 의식을 숨기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보기에 그들이 그렇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 사실만을 강조하는 것, 그것도 자기들이 숨기고 있는 목적 의식에 의해 걸리진 사실만을.  단순히 우리 보고 그런 사실이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것, 그것만을 말하고 싶었을까 ? 일제식민지근대화론 또는 그 아류의 학문적 성과를 단순히 알리고 싶었을까 ?

 

예를 들어, 일제시대 때 공업이 발전한 사실이 있다. 수치상으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그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그런 사실을 지적하는데 멈추려 했느냐는 말이다.

 

그는 그런 사실을 통해, 식민국가에 있었던 국가통제적, 강압적 경제 정책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요소가 있다는 점을 밝힌 다음, 해방 이후 국가 억압적 정치, 경제 구조 또한, 수치적으로 드러나는 경제 발전이므로, 결국 모두 긍정하자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려고 한 것은 아닐까 ?

 

더 나아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치로 드러나는 경제 발전만 이루어지면, 그 안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 구조는 모두다 무시되어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마지막으로, 그들이 속한 대학이 서울대학교라는 점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일제 시대 '경성제국대학'이었고, 식민사관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했을 지식인들을 양성했던 곳, 그리고 지금도 권력의 최상층을 형성하는 집단들이 졸업한 학교...서울대 출신으로 꽉 들어찬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최근 결정과 판결 내용은 단순히 볼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서울대 역시 기득권 내지는 기득권을 향한 발판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오만이라고나 할까 ? 그런 그들과 그들의 생각을 상당히 흡수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이 기득권을 형성해 나가는 것을 한동안 계속 지켜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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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녀 2004-09-06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정말 무모할 만큼 그 기득권을 지키는 데 혈안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
혹시 내가 가진 아주 작은 기득권이라도 그것을 지키기 위해 나를 합리화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겠습니다.

반딧불,, 2004-09-0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말씀에 동감입니다..
역사라는 것이 절대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이면을 읽는 힘이 먼저인데요..
그런 것을 보여주지 않은 예전의 교육이 참 싫답니다.

숨은아이 2004-09-06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 말씀에 동감 동감!

숨은아이 2004-09-06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학 있는 경제학과 교수도 가끔 있잖아요. ^^
 

서울아트시네마(3호선 안국역에서 정독도서관 가는 길로 가다 보면 왼쪽에 있는 아트선재센터 지하)에서, 그루지야 출신으로서 80년대 초에 프랑스로 망명한 칠순 할아버지 감독이 만든 영화를 보았습니다. <안녕 나의 집>이란 제목의 원래 의미는, 영화 시작 전 큐레이터가 설명한 바로는, 선원들이 자주 쓰는 "거친 대지여, 안녕"이란 말이랍니다. 여기서 안녕은 헤어질 때 하는 인사(Adieu 혹은 Farewell)지요.

이 영화에 대한 주최측의 설명은 저 아래 페이퍼에 있으니 이만 접고요. 제가 꼭 이야기하고 싶은 건, 다음 장면에 대한 예상이 판판이 빗나가더라는 것. 꼭 구체적인 예상이 아니더라도 말이지요. 이를테면, 대저택의 안주인이 정장을 하고 집 밖으로 나오는 장면 뒤에는, 그 여자가 바로 고급 자동차를 타는 장면이 나오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습니까? (저만 그런가요? --;) 그런데 그렇지 않더군요! 제 상상력이 부족해서인지, 영화를 그닥 많이 보지 못해서인지, 늘 예상을 뛰어넘는 화면이  나와서, 바로 다음 장면에 무엇이 나올지 전혀 생각지 못하겠더라구요.  그게 재미있습니다.

객석에선 내내 웃음이 나왔는데, 그 웃음은 대개 "깔깔깔"이나 "피식피식"이 아니라 "큭큭큭". 그러다 마음 한편을 조용히, 아주 살짝 건드려, 객석이 일순 조용해지기도 했어요. 그리고, 저는 제가 악수하고 싶은 여자가 나오는 영화가 좋아요. 대체로 남성의 눈으로 만든 영화지만, 그 속에 악수하고 싶은 여자도 있어서 기분 좋게 극장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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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09-02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악수하고픈 여자 이야기도 좀 해주시지요. 그 표현 아주 맘에 들어요.

숨은아이 2004-09-02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꿋꿋이 자기 자신을 지키는 여자 말이지요. 자신이 관심을 기울인 것이나 이것이 기회다 싶었던 것이 자신을 비웃고 달아나더라도, 한번 울어버리고는 친구와 손잡고 씩씩하게 산에 오르는 여자. 그런 여자가 나옵니다, 이 영화에.

내가없는 이 안 2004-09-03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여자, 저도 악수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 영화 정말 보고 싶네요.

숨은아이 2004-09-03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에서 그 여자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진 않지만... ^^ 이 영화 담주 수요일까지 하니까(하루에 1회밖에 안 하지만) 여유가 되어 한번 보심 좋겠네요.
 
마쿠라노소시
세이쇼나곤 지음, 정순분 옮김 / 갑인공방(갑인미디어)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앞에 쓴 글에 덧붙이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표기법에 대한 이야기를 빼먹었네요.

이 책에는 고대 일본의 관직 제도, 건물 이름, 유명한 사찰 이름 등등이 많이 나옵니다. 당연하겠지요. 일본의 전통 옷 이름도 나오고요. 대체로 일본에 고유한 것은 일본식 발음과 (한자를 병기할 때는) 일본식 한자(흔히 우리가 약자나 속자라고 하는)로 그 이름을 쓰되, 그냥 우리 식 한자음으로 적는 것이 알아듣기 편하겠다 싶은 것은 그렇게 썼습니다. 또 일본에 고유한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와 중국 같은 한자 문화권에서 통용될 만한 말은 우리 식 한자음으로 표기했습니다. 

그런데 별책부록의 무신 옷차림 그림에서, 관복 속에 입는 반소매 옷을 함피(半臂)라고 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것은 중국에서 비롯되어, 신라와 발해 사람들도 입었던 옷이에요. 생각해보니 조선시대에도 무사들이 그 옷을 입었고요. 길이는 무릎 위까지 내려오고, 저고리처럼 옷깃을 엇갈려 여미지요(긴 자락이 펄럭이는 도포에 비해 소매와 길이가 짧아 활동하기 편하므로, 선비나 문신보다 무사들이 주로 입은 듯). 그런 줄 알았으면 "반비"라고 하는 건데. 제가 무식한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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