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 원했던 삶의 방식을 일궜는가? - 로컬숍 연구 잡지 브로드컬리 4호
브로드컬리 편집부 지음 / 브로드컬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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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숍 연구 잡지 브로드컬리 기획이 참 마음에 든다. (http://www.broadcally.com/ www.instagram.com/broadcally_mag/)

누구나 한 번 쯤 꿈꿔본 제주도 생활. 한 달 살기도 요즘 많이 하지만, 주변에 아예 이주한 사람들도 많다.

거제도, 마파도 등은 왠지 작은 느낌인데 제주도는 적당히 멀고 적당히 크고 적당히 이국적이다.


2014년에 제주도로 이주한 7명의 인터뷰가 이 책에 실렸다.

가장 공감이 가는 인터뷰만 소개해보겠다.


1. 엠에이치케이 김민호 대표

2017년 6월부터 카페 영업. 이주 전에는 대기업 계열 광고 회사 기획팀에서 1년, 중소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에서 매니저로 7년 일했다. 확고한 철학이 있어보인다. 일단 샷 추가 비용을 따로 받지 않고, 아이스 음료 가격도 더 비싸게 받지 않는다. 달콤한 음료도 다양하게 준비한다고 한다. 일부러 더 이쁜 이름을 지은다. 플랫그림, 허니시나몬 라테... 다행히 서울 신사동에 비하면 월세가 적다고 한다. 신사동 30평대 월세는 2천 4백만 원!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처음부터 5년계약을 했다고 한다. 그럼 2022년까지는 카페를 하고 있겠군. 품앗이, 공동체에 대해서도 좋은 경험을 들려줘서 좋았다. 장기적으로 돈 벌어서  카페 앞 부지를 근린공원으로 꾸미고 싶다는 포부가 참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꼭 꿈을 이루시길!


2. 북촌9길빵 김승희 대표

서울 토박이지만 제주도에서 빵집을 하며 살고 있다. 본래 구성 작가로 8년 일했고 취미로 제빵을 했는데, 취미가 본업이 된 케이스다 2014년 이주했다. 경쟁이 싫어 제주도로 왔다. 그래서 자신만의 원칙과 속도로 빵을 굽는다. "완벽하기 때문에 만족하는 게 아니다. 만족하길 선택했으면 만족하는 거다."라고 말한 부분이 와 닿았다. 재미있게도 제주도의 최대 장점은 요가 할 곳이 많다는 것!


3. 추의 작은집 추소명 대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유통회사의 디자인팀에서 4년 일했다. 춘천에서 3년일하다가 본사로 발령받았다고 한다. 도시보다는 시골이 좋았다고. 어머니가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고 당부를 했다고 한다. 2014년에 본격적으로 제주도에 이주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다 직접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게 되었다. 1인실만 운영한다.


4. 미래책방 이나현 대표

건축 전공하고 건축물 리모델링 워크숍으로 제주도에 왔다가 작은집 연구소란 팀을 만들어 정착하게 되었다. 건축 일은 책임감과 시간 여유가 없어 접고 2017년부터 서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자급자족이 목표라고 한다. 제주도 이주라고 하지만 사실 이민에 가깝다고 한다. 한국말이 통하니까 다행이지 외국이나 다름 없다고 한다.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지 말고 살아보며 조정하며 적응하길 조언한다.




가장 큰 아쉬움은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게 없었다. 보고, 듣고, 만져봤어야 좋아하고 싫어하는 기호가 생길 텐데, 듣도 보도 못한 게 너무 많았다. 돈을 벌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데 정작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모르겠더라.
재료가 부족하면 아쉽고 말지만, 재료가 남으면 양심 버리기가 쉽다. - P195

부끄럽지 않은 재료 사용한다. 계량제나 유화제는 첨가하지 않는다. 액상과당 쓰지 않고 쇼트닝도 안 넣는다. 마가린은 쓰지 않고 우유 버터 사용한다. 크림은 동물성 생크림으로 설탕은 비정제 유기농이다.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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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옳다! - 세상을 뒤흔든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7개월 숨쉬는책공장 일과 삶 시리즈 2
이용덕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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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읽으면 항상 부끄러움을 느낀다. 더군다나 작년 7월부터 있던 일인데, 왜 나는 무관심했지?

물론 방송에서 심도있게 다루지도 않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언론들도 잘못 보도한 것도 있는 것 같다.

특히 노동자들과 제대로 인터뷰를 안하고 기사를 쓴 듯한 느낌도 든다.


그동안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서 <카트>, 학습지 노동자 등에 대한 내용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로공사의 파렴치한 행위, 이강래 전 사장의 뻔뻔함과 거짓말에 치가 떨렸다.

도로공사라는 곳의 문화가 어떤지 뻔히 보인다.

톨게이트 노동자의 80%는 여성이라고 한다. 장애인도 많다. 가장 취약한 그들을 이용하고 착취하고 성희롱 하는 자회사와 도공 사람들. 

도피아라고 하던가? 퇴직한 도공 노동자들이 자회사 수의계약을 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주고 모든 성과물은 정규직이 갖고 간다. 정말 너무 뻔뻔하다.

대법원에서 근로지지위 인정도 받았고, 직접고용하라는 판결을 무시하고 갈라치기만 한다.

더욱 이해가 안가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반응. 보니까 여러번 노조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시도한 것 같은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도 허울뿐인가? 정말 진정한 노동자 편은 누구인지 혼란스럽다.


이강래도 찾아보니 2019년 12월 국회의원 나간다고 무책임하게 도공 사장직을 사퇴했다. 다행히 낙선했다.

참 어렵게 투쟁한 것 같다. 역시 투쟁은 100일을 지나면 동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조직생활을 하면 알 듯이 전략적으로, 장기적으로 싸우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톨게이트 노조원의 평균 연령은 50대 중반이라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 

고공농성도 하고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탈의투쟁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76년  동일방직이 생각났다. 어쩜 그때와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을까? 구사대도 여전히 등장하고...

시민의 지팡이어야할 경찰은 왜 늘 사측 편을 드는가?


투쟁은 어렵다. 서로의 민낯을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당연하다고 본다.

명분만 확실하다면 동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도부도 힘들었을 것 같고 조합원들도 힘들었을 것 같다.

소통이 부재했다고 한다. 분산해서 투쟁하고, 뚜렷한 전략이 부족했다고 한다.

오로지 연대 의식과 부조리를 맞서는 정의감이 이들을 7개월이나 버티게 했을 것 같다.

그런 경험 자체가 귀중하다고 생각한다. 연대의 경험. 사회 부조리를 맞서는 경험.


사회학도로서 작년에 이 문제를 전혀 조명하지 않은게 부끄럽다. 작년 이맘때 홍콩 시위와 조국 사태 밖에 기억이 안난다.

사회학 교수들도 솔직히 모르긴 마찬가진 것 같다.  코로나19로 파업이나 연대도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이다.

하지만 줌과 같은 온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도 생겼으니 희망도 있는 것일까? 

비정규직 차별이 없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시사직격 방송: https://www.youtube.com/watch?v=PjT-Fg0k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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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피트니스 - 나는 뭔가를 몸에 새긴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1
류은숙 지음 / 코난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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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쉰 넘어서 피트니스를 하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50세 까지 운동의 필요를 못 느낄 만큼 건강했다는 거 아닐까?

난 30대 후반이 넘으니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아직 피트니스를 해보진 못했지만 작년 9월부터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첫 두달은 개인 레슨을 받았고 지금까지는 단체 기구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내가 필라테스를 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살이 쪄서도 있지만, 근력이 10킬로도 안됐다는 점 ㅜㅜ) 근데 운동을 하니 정상 범위로 올라갔다. (근력이 9킬로 증가했고 체지방은 14킬로 빠졌다) 

물론 요 몇달 간은 코로나19 때문에 필라테스 센터도 문을 닫고 해서 많이 못했지만 다행히 지금은 다시 하고 있다.

필라테스에 몸이 익숙해져서 이제는 플라잉 요가에 도전해볼까 생각 중이다.

어쨌든, 나이 들어 운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그냥 꾸준히 주 3회만 하자! 

그럼 확실히 몸의 변화를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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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 미련하게 고집스러운 나를 위한 위로
이솜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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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잘 안 읽는 편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모두 각자의 인생이 있어서, 굳이 다른 사람의 에세이에 특히 평범한 일반인?의 에세이는 관심이 잘 가지 않았다.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나보다)

하지만 오랜만에 진솔한 에세이를 읽으니, 사람은 참 비슷한 깨달음을 얻으며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나이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나랑 동년배일 것 같고, 

비슷한 고민, 깨달음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저자와 나의 성격은 많이 다른 듯 하다. 오히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엄마와 저자가 비슷한 성향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저자의 남편과 내가 비슷한 무던한 성격인 듯)

난 거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안 하는 편이고 (쓸데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에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저자가 우울증을 겪었던 이야기나, 대리 운전 하던 아버지의 일화는 참 마음이 아팠다. (대리 운전 부른 그 아저씨?도 참 공감능력이 부족하지만 이런 인간들은 넘치고 넘친다)


저자의 이야기 중에서 오히려 결혼하고 아이 키우는 이야기가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며 느낀 점들이 참 따뜻하고 궁금증을 자아낸다.


결국 저자는 우리 일상의 소중하고 평범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나이 들면서 평범?한 것이 가장 힘든다는 생각이 든다. 굴곡이 너무 많은 삶은 힘들 것 같다.

그냥 하루하루 몰입하며 사는 삶을 이제 꿈꾸게 된다.


그렇게 소중한 것들은 대부분 평범하고 일상적인, 그래서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다.


이미 삶은 주어져 있다. 즐겁거나 어떻게 살 것인가는 나의 선택일 뿐이다. 태어났다면 누구나 다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 P224

이곳은 땀 흘려 자식을 먹여 살리는 내 아버지의 일터일 뿐입니다. 내 아버지는, 이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리운전 기사입니다. - P119

결국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된 장소가, 누군가에게는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그러니 삶이란 글자 앞에서 지나치게 엄숙할 필요도, 지나치게 들뜰 필요도 없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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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 - 나만의 잉여로움을 위한 1인용 에세이
이영희 지음 / 스윙밴드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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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었다. 일본 에세이 집을 읽는 느낌이었다.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놀랍게도 저자와 나는 성향이 완전 반대인 것 같다.

일단, 나는 펜심, 덕질, 펜클럽을 가입한 적이 한번도 없다. 저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는데, 반대로 나는 이렇게 펜클럽에 가입하는 덕후가 절대 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저자가 추천해주는 만화, 책 중에서 싫어한다고 말한 만화들을 내가 좋아했던 만화나 책이다. 가령 <유리가면> <빨강 머리 앤> <소경녀> 등등. 

그래서 우리의 차이가 뭘까 고민하다가, 저자는 훨씬 더 어두운 것 같다. 나도 현실주의자이긴 하지만, 어두운 내용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 만화나 그 정서가 나랑 딱히 맞진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이야기 중에서 나랑 겹치는 부분들도 있었다. 가령 나이가 드니 나이를 말하기 보다는 몇 년생이라고 말하는 부분이라든지, 유머에 대한 갈구, 드라마 정주행 하는 취미라든지 등.

연륜에서 오는 공감대일 수도 있고, 인간은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것 자체부터 우리에 뭔가 공감대가 있다는 것이니까...

다만 차이는 난 에세이보다는 소설류나 비문학류를 더 좋아한다는 것...(이것도 타고난 성향인가?) 

요즘은 환경보다 유전의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걱정도 팔자라고 하지 않는가? 주변에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같은 고민을 또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도 저자가 추천해주는 만화, 영화, 책 등을 읽어보고 싶다.


1년에 이틀 외롭다. 하지만 그 이틀을 위해 363일을 망칠 순 없다. (194 쪽)

휴 덕은 있어도 탈 덕은 없다. (132 쪽)

어쩌다보니 내가 하게 된 이 일에서 나의 취향이나 적성에 맞는 어떤 부분을 찾아내고, 그것을 즐기며 해내는 게 최선 아닐까. (14쪽)


인사이드 르윈
팀 버튼, 굴소년의 우울한 죽음
피아노의 숲
술이 깨면 집에 가자
우리집, 여자 이야기, 만화가 상경기
마스다 미리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살아야 하는 이유, 강상중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사랑이 상대방이 가진 것에 끌려 시작된다면 우정은 상대방의 결핍을 알아보며 시작된다. 그래서 때론 사랑보다 우정이 더 어렵다. 가진 것을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지만, 가지지 못한 것에 마음을 내주는 것은 쉽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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