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편집장 - 말랑말랑한 글을 쓰기는 글렀다
박현민 지음 / 우주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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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좋은 일' 하는 사람으로서 동질감을 느끼며 책을 읽어내렸다.

<내 어깨 위의 고양이> 덕분에 빅이슈에 관심이 생겼고, 그래서 구독도 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기자들이 대거 퇴사하면서 내부 사정이 좋지 않구나 걱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편집장도 그 때 그만뒀던지 그 이전에 그만뒀던 것 같다.

얼핏 글 속의 고민 중에서 그 당시 사무실 분위기가 읽히는 것 같다.

물론 어떤 직장이든 고민과 상황은 비슷하겠지만....




10년 넘게 조직 생활을 하면,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것, 자신의 이름으로 뭔가 만들고 싶어지는 것 같다.

전혀 생가지도 못하게 글로 먹고 산다는 저자가 너무 공감된다.

정말 한 해 한해 새로운 일의 연속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계획하지 않는 일들이 더 의미있게 다가오기도 하다.


저자가 비판하는 "원래부터 그랬어"를 남발하는 사람들을 나도 무척 싫어한다.

그래서 요즘은 그런 사람들을 보면 무능하거나 기득권층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빅이슈> 내용이 참 좋다고 생각했는데, 프로페셔널한 정신으로 무장한 편집장과 직원들 때문에 그런 것 같아 반갑다.

우주북스 출판사도 오픈했는데, 의미 있는 책들을 많이 펴내면 좋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책 속의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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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의 철학 - 동네 헬스장 형 구진완은 어떻게 252억을 투자받았을까
정영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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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헬스클럽에는 무지하나보다. 고투 피트니스를 처음 들어봤다. 예전에 얼핏 새마을휘트니스는 들어본 것 같은데, 내가 개인적으로 '새마을'에 대한 반감?이 있어서 관심 갖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예전에 처음 미국 피트니스 클럽인 '캘리포니아 짐'에 다녔던 기억이 나는데, 어느새 망해서 원래 대형 피트니스는 안 되는 구나 생각했던 것 같다.


<2만원의 철학>을 읽고, 월 2만원으로 헬스장, GX 프로그램, 반신욕기, 승마기, 호이스트, 콘셉트 매장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당장 주변 고투 피트니스를 검색해 봤다.

아무래도 다음주에 상담 받으러 가야할 것 같다..ㅎㅎ


나는 회사의 부속품이니까.

솔직히 이렇게 생각하는 회사가 대다수다. 심지어 좋은 일을 한다는 공기업, 비영리 기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피트니스업계도 직원에 대한 복지가 그렇게 열악한 줄 몰랐다. 4대 보험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고투 피트니스가 최초라니;;; 그리고 휴가도 9일까지 보장하는 유일한 회사라니;;; 정말 우리나라 노동현장은 생각보다 열악하다.


가난해도 운동할 수 있고, 가난해도 여행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구 대표.

정말 멋진 목표다. 그의 꿈을 응원한다! 어쩜 정부가 해야할 일을 개인이 하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더욱 놀라운 건 반짝이는 아이디어들...

독서실(작심 스터디카페)과 피트니스의 만남, 편의점과 피트니스의 만남, 지하철과 피트니스의 만남! 얼마나 신선한가!

그리고 무엇보다 '하든지 말든지' 워크숍이 단연코 최고 같다! 나도 직장에서 이런 워크숍을 얼마나 고대했던지~~~이것만으로도 최고의 직장이다!


우리나라가 아시아 나아가 세계에서 피트니스 업계의 질을 충분히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구 대표가 얘기했듯, 우리나라 트레이너의 수준은 제일 높다. 교육열이 높기 때문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한민족 만큼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자기계발하는 민족은 없는 것 같다. 한국 트레이너들도 기본적으로 배우지 않고서 가르치는 걸 부끄러워한다고 한다. 체면을 생각하니까 공부를 많이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지금의 PT라는 직업은 어쩌면 5년 뒤에 사라질 수도 있어'라고 진단한 부분이다. 나는 당연히 PT는 더 늘어날 거라고 생각했다. 개별화 맞춤화를 선호하게 되니까.... 그래서 이런 진단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구 대표의 고투 피트니스 학과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대단하다.

이제는 단순히 운동과 식단을 짜주는 트레이너보다 라이프 스타일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역할해주기를 바란다. 트레이너와 함께 건강해질 수 있겠구나라는 신뢰가 필요한 시대다. 그러면 트레이너가 엄청 공부해야할 것 같다. 피트니스 센터는 이제 '땀 뻘뻘 흘리며 운동하는 곳'에서 '몸과 마음을 힐링하고 건강하게 이끌어주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70쪽)


이런 추세를 끝까지 소신껏 지켜 꼭 세계적인 피트니스 브랜드로 성장시키길 바란다.

이런 기업가들이 더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역세권, 숲세권, 스세권
MICE 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xhibition
앤앤컴퍼니
모바일 헬스케어 시스템 온핏
버추얼 메이트


도대체 넌 뭐 하는 사람이냐. 걔가 그런 상황인 줄 알고는 있었어? 한 사람의 매출이 0원이어서 문제가 아니야. 그 친구의 매출이 0원이라서 작아지는 급여, 그로 인해 그 친구가 힘들어지는 걸 너는 생각해봤냐고! - P153

현재 49개 국내 지점, 300개 목표 252억 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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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아웃사이더의 심리학
다니엘 스미스 지음, 김현경 옮김 / 마리서사(마리書舍)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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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로이트 (1856-1939)


당연히 프로이트의 저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제대로 읽은 적은 없던 것 같다.

1920년대 접어들면서 그는 노쇠해지고 딸과 손자를 연달아 잃었다.

그가 말년에  설암에 걸렸다는 것은 몰랐다.(흡연이 취미였다. 총 33번의 수술을 받았다.)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1939년에 83세의 나이에 자살? 한 것도...

말년에는 개인적으로 소송까지 겹쳐 우울한 나날을 보냈지만, 학문에 대한 열정은 변함이 없었다. 지인들 덕분에 런던으로 도망쳐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누이 4명은 홀로코스트 와중에 모두 사망했다.)


프로이트는 동성애에 대해서는 너그러웠지만, 여성에 대해서는 가혹했다.

그는 엄청난 독서가였고 고전 문학부터 과학 논문까지 두루 섭렵했다.

성에 대해서 획기적인 주장들을 했고, 물론 이 때문에 융 등과 결별하는 일들이 생겼다.

하지만 당대 훌륭한 지식인이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꿈, 무의식,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성욕, 전치, 전이, 투사, 실어증 등등. 

물론 젊었을 때 프로이트도 실수한 시기가 있었다. 코카인 예찬자였던 그는, 자신의 권유로 친구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다. 이후 그는 1885년 죄책감 때문에 개인적 학술적 논문을 모두 태워버렸다. 


1896년은 정신 분석학이 탄생한 해이다. 처음으로 '자유 연상' 기법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심리 상담을 상상하면 소파에 누운 환자를 상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이것을 처음으로 시작한 해다. '소파 치료법'은 1890년 프로이트의 환자가 선물한 소파에서 시작했다. 소파에 누워서 상담을 하게 되어, 환자들은 좀더 편하게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1897년에는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한 연구에도 몰두했고 "그의 삶의 슬픈 비밀을 근원까지 추적"했다.

비록 꿈의 해석이 출간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진 못했지만, 프로이트는 자신이 인간 정신의 이해라는 측면에서 혁명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고 확신했다. 프로이트는 꿈을 연구하면서 정상과 비정상 모두를 아우르며 정신을 전체적으로 탐구하게 되었다.


나는 인생의 역작을 완성했다. 더 이상 할 일이 없었고...그대로 누워서 죽는다 해도 괜찮았다.



프로이트의 인생을, 총 31장으로 나누어 키워드로 핵심만 요약해주고 있어 읽기 쉬웠다.

군더더기 없이, 흥미롭게 연대기 순으로 묘사하고 있다.

프로이트에 대해 좀더 명료하게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프로이트가 좋아한 책들:

기독교의 본질, 루트비히 포이어바흐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호머

실낙원, 존 밀턴

파우스트, 괴테

막스 하벨라르, 에두아르드 데커

데이비드 코퍼필드, 찰스 디킨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도스토예프스키

횐 들, 아나톨 프랑스

그리스의 사상가들, 테오도어 곰페르츠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 하인리히 하이네

젤트빌라 사람들, 고트프리트 켈러

정글북, 러디어드 키플링

비평적이고 역사적인 에세이: 에든버러 리뷰 기구문, 매콜리 경

후텐 최후의 나날, 마이어

실버 에이지, 메레시콥스키

새 스케치와 오래된 스케치, 요한 바이에르

풍요, 에밀 졸라

체스 이야기, 낯선 여인의 편지, 위로하는 정신, 츠바이크

윤무, 슈니츨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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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번째 증언 - 2009년 3월 7일, 그 후 10년
윤지오 지음 / 가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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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장자연 사건의 조사 참고인 윤지오 씨가 적극적으로 방송에 나와 인터뷰를 하면서 이분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어떤 증언을 했을 지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많이 정리되었다.

내 문제는 기사나 방송만 보고는 전체적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단 것이다. 그래서 주로 책을 통해서 사건을 정리하는 경향이 있다.


당연히 이전부터 장자연 성상납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기획사 대표와 매니저의 관계가 잘 이해가 안 갔었다.

다행히 이 책을 통해서 기획사 대표 김승훈도 완전 쓰레기였구나 알게 되고, 당연히 조선일보도 리스트에 들어간 건 알았지만 조선일보 기자와 윤지오씨의 관계는 잘 알지 못했다. 물론 조선일보도 안보지만 하이트진로도 불매해야겠다.


관련 링크: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368486&memberNo=36765180&vType=VERTICAL


미투 운동에도 불구하고, 올해 버닝썬 사건 등 강간, 마약 등 천인공노할 사건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우리나라 왜곡된 성문화는 언제쯤 없어질지...

일단 가해자들이 철저히 죄값을 치뤄야 한다.


윤지오씨는 '지상의 빛'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준비중이다. 더이상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끝까지 용기 내어 증언하는 윤지오씨 정말 멋지다! 응원한다!

https://together.kakao.com/teams/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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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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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생. 2011년 사망. 80세에 사망했다.

이렇게 625에 대해 사실적으로 기억하고 쓴 작가는 드물다.

역사책에서 볼 수 없는 사실들...작가는 사춘기라 불리는 시절 민족의 격동기였다. 식민지시대 입학해서 같은 학교에서 해방을 맞고 미군정시대를 거쳐 남한의 독립을 이룩했다. 어리둥절할 정도로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궁핍과 불안이었다고 한다. 내남없이 하루하루의 삶은 고달프고 남루했다. 학교에서는 열심히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해 가르쳤고, 세상에도 그 소리가 넘쳤지만 그걸 써먹는 일엔 다들 서툴렀다. 

가령 중학교 재학 중에 해방을 맞았는데 8월이었다. 다음 해 봄에 진급을 시키지 않고 일 년 있다가 9월에 진급 시켰다고 한다. 식민지를 벗어난 독립국에 맞는 국정교과서나 커리큘럼이 정해지기도 전, 단지 해방됬을 뿐인 혼란기에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한다. 그 후 몇 년 동안 8월을 학기말로 하고 9월에 새학기가 시작되었다. 과도 조치로 그해말 5월을 학기말로 했다. 졸업식도 5월에 있었고 대학입시도 5월에 이미 치르고 나서 합격했다고 한다. 대학 입학식은 6월 초에 있었다. 1950년 6월. 입학식을 치르고 며칠 다니지도 않아 전쟁이 일어났다.


작가에게 625는 결정적 계기였다. 625 경험이 없었으면 소설가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늦은 나이에 소설이라는 쓰면서 위안을 얻고 치유받은 것 같다고 했다.


전쟁 때 오빠까 다리를 다쳐 작가가 직접 부실한 손수래를 끌고 피난갔다고 한다. 하지만 멀리 가지 못해 허술한 집에 들어가 인민군과 중공군에 들킬까봐 불도 못 때고 밥도 짓지 못해 고생한 경험을 생생히 전달한다. 작가는 그 후 일어난 일들은 날짜별로도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 겨울의 추위가 냉동보관시킨 기억은 마치 장구한 세월을 냉동보관된 식품처럼 썩은 것보다 더 기분 나쁜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으니 이건 기억이 아니라 차라리 질병이다라고 한다. (65)


돌이켜보면 내가 살아낸 세상은 연륜으로도, 머리로도, 사랑으로도, 상식으로도 이해 못 할 것 천지였다.



남대문 입납. 입납이란 편지를 드린다는 뜻이다. 그 시절엔 편지 겉봉에 흔히 쓰던 문자였다. 그러니까 남대문 입납은 주소를 정확하게 쓰지 않고 남대문이라고만 쓴 편지를 가리키는 말로 주소도 모르고 사람을 찾아 나서는 사람을 조롱하거나 핀잔 줄 때 쓰는 말이었다. - P71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레이몬드 카버 대성당
영화 Away from her

삶이란 존엄한 건지, 치사한 건지 이 나이에도 잘 모르겠다.
일본의 친절이 우월감의 소산이라면 우리의 불친절은 열등감의 소산일지도 모른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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