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
이두리 지음 / 꽃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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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필수처럼 남녀노소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많이 나간다. 이명박 때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로 봉사단원을 해외로 많이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봉사단원은 행정 공무원 같은 느낌이다. 물론 학교나 시설 같은데 파견되기는 하지만, 주로 편한 장소에 가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피스코나 일본의 해외봉사단원의 경우 오지로 주로 파견이 돼서 언어를 배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고 한다.


저자는 2년 동안 다낭에서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한국어 교육을 가르쳤다. 거기서 만난 젊은이들을 통해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사는 세계는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나도 베트남에 출장과 여행으로 4번 정도 갔던 것 같다. 미국과 소련, 프랑스를 전쟁에서 이겼다는 자부심을 갖는 베트남 사람들. 하지만 한국과는 역사적으로 베트남 전쟁 때문에 상처가 깊을 수밖에 없다. 내가 만난 베트남 사람들은 참 좋았다. 그래서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작년에 한 달 정도 베트남 남부에서 살아볼 계획이었다. 지금도 한 달 살고 싶다. 다낭도 꼭 가보고 싶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해외봉사에 관심이 있었다. 첫 해외봉사를 남미에서 지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집을 지어주는 집짓기 운동이었다고 한다. 3박 4일 동안 학교의 빈 교실을 빌려서 나무 널빤지를 어깨에 이고 재미있게 일했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짧게 다녀온 봉사와 2년을 다녀온 봉사는 다를 수밖에 없다. 타지에서 모르는 사람과 부딪히며 사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사고의 벽을 깨고 경험도 넓히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해외에서 한 번쯤은 살아봤으면 좋겠다. 




내가 아는 지인은 은퇴하고 우연히 시니어 봉사단을 알게 돼서 신청해 남미로 나간 분이 있다. 그분은 제2의 인생을 봉사를 하며 즐겁게 살고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한국을 벗어나 다른 문화와 전통의 사람들을 만나면 보다 열리고 멋진 한국사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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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 날씨는 당신의 기분 같아서
이두리 지음 / 꽃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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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봉사단원은 봉사보다는 서로 돌보는 것을 배우는 과정인 것 같다. 요즘은 남녀노소 해외봉사를 많이 가는데, 해외돌봄이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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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장애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20년간의 처절한 삶의 기록
설운영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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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에 대한 편견과 낙인이 실제 병보다 더 괴롭다고 토로한다. 저자는 정신장애를 가진 아들을 두고 있다. 20년 동안 제대로 된 정보나 지원체계도 없어서 고통 받고 힘든 세월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과 연대를 제안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장애, 외국인, 성소수자...우리 사회의 혐오 대상이다. 현재는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 대신 조현병을 사용한다. 하지만 여전히 주변에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전체 인구의 1%가 앓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단지 결과적으로 조현병을 앓고 있는 사람 중 일부에 대해 뉴스에서 접한다. 언제부터 우리 사회는 이렇게 삭막해졌을까? 원래 이렇게 삭막한 건데 이제서야 우리의 인식이 조금이라도 나아져서 이정도 수준의 논의가 가능해진걸까?



예전에는 정신병에 걸린 사람은 무조건 정신병원에 가둬두고 감금하고 지역사회로부터 격리시켰다. 지금도 물론 그런 경향이 강하다. 놀랍게도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 40조에서는 가족은 보호 의무자로서 정신질환자 를 적절히 치료받도록 노력하고,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보호하고 있는 환자를 유기해서는 아니 된다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벌칙에 유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는 대체 사회는 어디있는가? 오로지 책임을 보호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정신질환자를 보호할 제대로 된 시스템이 없으면서 무책임하게 벌칙만 부과하다니.

저자는 3년 전에 정신건강가족학교를 경기도 수원시와 함께 설립해서 정신질환자 가족들의 공동체를 꾸리고 있다. 자신의 시행착오를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서로 연대하고 힘이 되어주기 위해 시작했다. 장애를 가진 부모 모두 그렇듯이, 부모가 죽고 나서 자식에 대한 걱정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이런 고민은 자신의 대에서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다 있는 것 같다. 책에서 저자는 계속 아들을 '아이'라고 지칭하는 부분이 마음에 걸리긴 했다. 성인 아들를 독립된 인격체로 보고 있는가 의문을 가지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20년 동안 아들에게 품어온 마음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 같긴 하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경쟁사회가 아닌 공종사회로 가야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하다.

사회적 약자를 얼마나 그 사회가 품어주는지에 따라 그 사회가 선진국인지 척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관심과 무지 또는 편견과 혐오 때문에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병도 방치하지 않기 위해, 정신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하루빨리 개선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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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지구는 없다
타일러 라쉬 지음, 이영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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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타일러는 정말 난놈이다! 이렇게 멋진 책을 쓰다니.

솔직히 환경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줄 몰랐다.

책을 썼다길래, 궁금했는데, 기후위기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는 책을 펴냈다. 그것도 FSC 인증 종이로!

지금까지 한국에서 FSC 인증 종이로 된 책이 안 나왔다니!! 정말 충격적이다. 그만큼 환경 인식이 낮다는 증거인가 싶다.

개인적으로 1부보다 2부인 타일러의 유년 시절 이야기가 더 좋았다. 버몬트 주에 태어난 것이 참 큰 행운이다. 자연을 모르는 사람은 시인이 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어린 시절 자연과 함께 한 경험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나도 사람한테서 받은 상처를 자연으로부터 위로받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타일러는 어렸을 때부터 심한 알레르기 증상 때문에 고생했다고 한다. 그가 다닌 고등학교에는 학교 목장에 젖소 36마리가 있었는데, 학생들 모두 직접 젖을 짜고 소를 돌봤다고 한다. 그리고 버몬트는 스키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스노우 메이커라는 장인이 있을 정도로 스키장의 눈의 질이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크고 작은 스키장들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198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적설량은 41% 감소했고, 스키를 탈 수 있는 일수는 34일 줄었다. 주민들이 밥줄도 한 달 분량만큼 줄어든 셈이다. (183p)

나는 도시에서만 살아서 사실 자연의 위대함, 경이로움을 잘 몰랐다.

그러다가 네팔에 2년을 살 기회가 있었다. 이 때 처음으로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꼈다.

네팔은 워낙 도농의 격차가 심하다. 도시에는 제대로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안 되어 있어서 처음으로 쓰레기가 마구 쌓이고 강가에 넘쳐흐르는 걸 목격했다. 반면 시골은 장엄한 자연 경관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10일 정도 랑탕 트래킹을 갔었는데, 그 때 접한 자연은 사람은 그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체감하게 한다.

그 이후 나도 자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아름다운 지구가 계속 망가지는 것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아직 에베레스트를 못갔는데, 어쩜 10년 후에는 영영 못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야 한국도 쓰레기 매립지 문제, 코로나19로 배달급증으로 쓰레기 급증 등으로 환경에 대한 뉴스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환경에 대한 논의는 개발 패러다임에 밀리고 있다.

가장 충격적이었떤 부분은 바다가 산성화되면서 해양생물 껍데기가 없어진다는 사실이다. 지구의 가장 큰 탄소 흡수원은 바다인데, 기후변화 속도가 더할수록 바다가 빠르게 산성화되고 있다. 바다가 산성화되면 수소이온이 많아지면 탄산염이온과 반응해서 해양생물 껍데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탄산염이온이 부족해진다. 꽃게, 랍스터, 새우, 대하, 굴 등 갑각류와 조개류가 사라진다. 물론 나는 비건이라 해양생물을 먹진 않지만, 이 세상에 없어진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그리고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전에 없던 박테리아가 출몰해 서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지어 시리아 내전도 극심한 가뭄 때문에 일어났다고 하니 현재 지구에서의 삶이 절망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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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초록빛 정원에서 온 편지 - 2020 생명나눔 사례집
한국장기조직기증원 / 하움출판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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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기증자 가족, 수혜자, 그리고 코디네이터들의 편지를 엮은 책이다.

무료이고 책은 아니고 이북으로만 나왔다. 이렇게 소중하고 값진 책은 전 국민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점이 무엇일까?

아마 공감능력과 희생정신이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의 몸이 사라지지만, 그 사람의 일부가 다른 사람의 몸에서 살아간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다른 가족에게 희망을 준다면, 고통이 덜 할 것 같다.




아무래도 장기 기증자 가족의 수기가 제일 가슴이 아팠다. 갑작스러운 뇌사로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경황이 없지만, 선뜻 타인을 위해 장기 기증 결정을 해준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신의 고통을 다른 사람이 느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세월호 유가족이 절대 하지 않은 말이 있다고 한다. '너도 당해봐라.' 자신의 경험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에, 차마 다른 사람이 그런 고통을 겪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전 생애를 걸기도 한다.




살면서 힘들 땓가 반드시 온다. 그럴 때 이 책을 펼치면 인간에 대한 믿음이 다시 생길 것 같다.

이런 책은 학교에서, 공공시설에서 병원에서 많이 비치되어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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