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어른 - 나만의 잉여로움을 위한 1인용 에세이
이영희 지음 / 스윙밴드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재미있게 읽었다. 일본 에세이 집을 읽는 느낌이었다.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놀랍게도 저자와 나는 성향이 완전 반대인 것 같다.

일단, 나는 펜심, 덕질, 펜클럽을 가입한 적이 한번도 없다. 저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는데, 반대로 나는 이렇게 펜클럽에 가입하는 덕후가 절대 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저자가 추천해주는 만화, 책 중에서 싫어한다고 말한 만화들을 내가 좋아했던 만화나 책이다. 가령 <유리가면> <빨강 머리 앤> <소경녀> 등등. 

그래서 우리의 차이가 뭘까 고민하다가, 저자는 훨씬 더 어두운 것 같다. 나도 현실주의자이긴 하지만, 어두운 내용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 만화나 그 정서가 나랑 딱히 맞진 않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이야기 중에서 나랑 겹치는 부분들도 있었다. 가령 나이가 드니 나이를 말하기 보다는 몇 년생이라고 말하는 부분이라든지, 유머에 대한 갈구, 드라마 정주행 하는 취미라든지 등.

연륜에서 오는 공감대일 수도 있고, 인간은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것 자체부터 우리에 뭔가 공감대가 있다는 것이니까...

다만 차이는 난 에세이보다는 소설류나 비문학류를 더 좋아한다는 것...(이것도 타고난 성향인가?) 

요즘은 환경보다 유전의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걱정도 팔자라고 하지 않는가? 주변에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같은 고민을 또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도 저자가 추천해주는 만화, 영화, 책 등을 읽어보고 싶다.


1년에 이틀 외롭다. 하지만 그 이틀을 위해 363일을 망칠 순 없다. (194 쪽)

휴 덕은 있어도 탈 덕은 없다. (132 쪽)

어쩌다보니 내가 하게 된 이 일에서 나의 취향이나 적성에 맞는 어떤 부분을 찾아내고, 그것을 즐기며 해내는 게 최선 아닐까. (14쪽)


인사이드 르윈
팀 버튼, 굴소년의 우울한 죽음
피아노의 숲
술이 깨면 집에 가자
우리집, 여자 이야기, 만화가 상경기
마스다 미리 여전히 두근거리는 중
살아야 하는 이유, 강상중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

사랑이 상대방이 가진 것에 끌려 시작된다면 우정은 상대방의 결핍을 알아보며 시작된다. 그래서 때론 사랑보다 우정이 더 어렵다. 가진 것을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지만, 가지지 못한 것에 마음을 내주는 것은 쉽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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