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지구는 없다
타일러 라쉬 지음, 이영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방송인 타일러는 정말 난놈이다! 이렇게 멋진 책을 쓰다니.

솔직히 환경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줄 몰랐다.

책을 썼다길래, 궁금했는데, 기후위기에 대한 행동을 촉구하는 책을 펴냈다. 그것도 FSC 인증 종이로!

지금까지 한국에서 FSC 인증 종이로 된 책이 안 나왔다니!! 정말 충격적이다. 그만큼 환경 인식이 낮다는 증거인가 싶다.

개인적으로 1부보다 2부인 타일러의 유년 시절 이야기가 더 좋았다. 버몬트 주에 태어난 것이 참 큰 행운이다. 자연을 모르는 사람은 시인이 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어린 시절 자연과 함께 한 경험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나도 사람한테서 받은 상처를 자연으로부터 위로받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다.

타일러는 어렸을 때부터 심한 알레르기 증상 때문에 고생했다고 한다. 그가 다닌 고등학교에는 학교 목장에 젖소 36마리가 있었는데, 학생들 모두 직접 젖을 짜고 소를 돌봤다고 한다. 그리고 버몬트는 스키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스노우 메이커라는 장인이 있을 정도로 스키장의 눈의 질이 중요한 곳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크고 작은 스키장들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198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적설량은 41% 감소했고, 스키를 탈 수 있는 일수는 34일 줄었다. 주민들이 밥줄도 한 달 분량만큼 줄어든 셈이다. (183p)

나는 도시에서만 살아서 사실 자연의 위대함, 경이로움을 잘 몰랐다.

그러다가 네팔에 2년을 살 기회가 있었다. 이 때 처음으로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꼈다.

네팔은 워낙 도농의 격차가 심하다. 도시에는 제대로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안 되어 있어서 처음으로 쓰레기가 마구 쌓이고 강가에 넘쳐흐르는 걸 목격했다. 반면 시골은 장엄한 자연 경관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10일 정도 랑탕 트래킹을 갔었는데, 그 때 접한 자연은 사람은 그저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체감하게 한다.

그 이후 나도 자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아름다운 지구가 계속 망가지는 것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아직 에베레스트를 못갔는데, 어쩜 10년 후에는 영영 못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야 한국도 쓰레기 매립지 문제, 코로나19로 배달급증으로 쓰레기 급증 등으로 환경에 대한 뉴스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환경에 대한 논의는 개발 패러다임에 밀리고 있다.

가장 충격적이었떤 부분은 바다가 산성화되면서 해양생물 껍데기가 없어진다는 사실이다. 지구의 가장 큰 탄소 흡수원은 바다인데, 기후변화 속도가 더할수록 바다가 빠르게 산성화되고 있다. 바다가 산성화되면 수소이온이 많아지면 탄산염이온과 반응해서 해양생물 껍데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탄산염이온이 부족해진다. 꽃게, 랍스터, 새우, 대하, 굴 등 갑각류와 조개류가 사라진다. 물론 나는 비건이라 해양생물을 먹진 않지만, 이 세상에 없어진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다.

그리고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전에 없던 박테리아가 출몰해 서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지어 시리아 내전도 극심한 가뭄 때문에 일어났다고 하니 현재 지구에서의 삶이 절망스러워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