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신장애 아들을 둔 아버지입니다 -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20년간의 처절한 삶의 기록
설운영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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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에 대한 편견과 낙인이 실제 병보다 더 괴롭다고 토로한다. 저자는 정신장애를 가진 아들을 두고 있다. 20년 동안 제대로 된 정보나 지원체계도 없어서 고통 받고 힘든 세월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과 연대를 제안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장애, 외국인, 성소수자...우리 사회의 혐오 대상이다. 현재는 정신분열증이라는 용어 대신 조현병을 사용한다. 하지만 여전히 주변에 조현병을 앓고 있다고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전체 인구의 1%가 앓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단지 결과적으로 조현병을 앓고 있는 사람 중 일부에 대해 뉴스에서 접한다. 언제부터 우리 사회는 이렇게 삭막해졌을까? 원래 이렇게 삭막한 건데 이제서야 우리의 인식이 조금이라도 나아져서 이정도 수준의 논의가 가능해진걸까?



예전에는 정신병에 걸린 사람은 무조건 정신병원에 가둬두고 감금하고 지역사회로부터 격리시켰다. 지금도 물론 그런 경향이 강하다. 놀랍게도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제 40조에서는 가족은 보호 의무자로서 정신질환자 를 적절히 치료받도록 노력하고, 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보호하고 있는 환자를 유기해서는 아니 된다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벌칙에 유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는 대체 사회는 어디있는가? 오로지 책임을 보호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정신질환자를 보호할 제대로 된 시스템이 없으면서 무책임하게 벌칙만 부과하다니.

저자는 3년 전에 정신건강가족학교를 경기도 수원시와 함께 설립해서 정신질환자 가족들의 공동체를 꾸리고 있다. 자신의 시행착오를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서로 연대하고 힘이 되어주기 위해 시작했다. 장애를 가진 부모 모두 그렇듯이, 부모가 죽고 나서 자식에 대한 걱정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이런 고민은 자신의 대에서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다 있는 것 같다. 책에서 저자는 계속 아들을 '아이'라고 지칭하는 부분이 마음에 걸리긴 했다. 성인 아들를 독립된 인격체로 보고 있는가 의문을 가지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20년 동안 아들에게 품어온 마음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 같긴 하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경쟁사회가 아닌 공종사회로 가야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하다.

사회적 약자를 얼마나 그 사회가 품어주는지에 따라 그 사회가 선진국인지 척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관심과 무지 또는 편견과 혐오 때문에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병도 방치하지 않기 위해, 정신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하루빨리 개선되었으면 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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