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먹이사슬'을 배웠을 때가 생각난다. 나는 일단 이 말이 무서웠다.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게 계속 이어진다니. 그러는 한편으로 사람은 누가 잡아먹진 않으니까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아마도 나는 사슬보다는 피라미드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내가 단순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 학교에서 중요한 한 가지를 안 가르쳐주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슬의 끝이 다시 첫 고리로 돌아온다는 것을.

 

 

*

 

1920년대 미국에서 국립공원을 정비하면서, 사나운 동물 늑대를 모조리 사냥했다고 한다. 포식자 늑대가 사라지자 엘크나 들소 같은 덩치 큰 동물들의 수가 늘어나 풀과 나무 들이 남아나지 않았다. 그러자 거기 깃들여 살던 작은 동물들이 살 곳을 잃었다. 간단히 말해서 생태계가 파괴된 것이다. 캐나다의 늑대를 데려다 가까스로 번식 시키고 나서야 다시 균형이 잡혔다. 자료를 찾다 보니 이 생태계 복원과 늑대의 컴백은 별 관련이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쨌든 <<늑대가 돌아왔다>>는 이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늑대가 없으면 이렇게 된다."고 겁을 주는 게 아니라, 늑대가 돌아옴으로써 자연이 다시 풍성해졌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영리한 점은 새끼 늑대가 바라보는 자연을 그렸다는 것. 늑대가 사냥한 엘크를 갈까마귀, 검독수리, 회색곰, 까치, 생쥐, 딱정벌레가 나누어 먹고 새로 자란 풀 사이로 참새가 지저귀고 비버가 버드나무로 못을 만드는 것을 새끼 늑대가 지켜본다. 긍정적인 기운으로 가득찬 생태 그림책이다. 늑대가 돌아와서 잘된 일로 마인드맵을 그리고, 동물들 이름마다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쳤더니 아이들 종이 위에도 숲이 되살아났다.

 

*

 

 <<누가 누구를 먹나>>는 아름답고 재미있는 책이다. 표지는 강렬한 빨강이지만 본문은 오로지 검은 선으로만 그려져 있다. 판형도 시원하고 화면마다 배경 없이 주인공만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어 눈을 딴데로 돌릴 수가 없다. 화면마다 글은 한 줄, 그것도 빨간색.

 

꽃이 자라났습니다.

진딧물이 꽃을 먹었습니다.

무당벌레가 진딧물을 먹었습니다.

할미새가 무당벌레를 먹었습니다.

여우가 할미새를 먹었습니다.

 

늑대가 여우를 삼키고 늙어서 죽자 그 위에 파리들이 모이고, 개구리가 파리를 먹고 알을 낳았는데 물고기가 그 알을 먹고, 물고기를 물총새가 먹고. 때로 늙어서 죽는 동물이 등장해서 분위기 전환(?)을 하지만 먹이사슬은 계속 이어진다. (여기서 눈치가 빠른 아이는 "덩치가 커서 누가 안 잡아먹는 동물은 늙어서 죽네요?"라고 한마디.) 강한 동물만 약한 동물을 먹는 것이 아니다. 스라소니 죽은 자리에 난 풀을 토끼가 먹고 토끼 똥을 쇠똥구리가 굴린다. 이 아름다운 고리의 끝에는 무엇이 있나. 따로 읽은 네 명의 아홉살이 마지막 장면에 모두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렇다. 꽃이 자라난다!

 

*

 

그런데 앞의 두 권은 사실, 이 책을 읽으려는 워밍업이었다.  

 

아기 누가 사자를 고소한다. 엄마를 잡아먹었다고. 표지를 보고 내용을 짐작한 아이들은 먼저 유죄다 무죄다 말이 많다. (그런데 어째서 아이들은 혼자 있어도 시끄러운가!) 사자는 죽은 누가 자기를 잡아먹어 달라고 했다고 항변하지만, 누 측 증인들은 사자의 사냥으로 인한 개체수 감소를 호소하고 죽은 누의 선량함을 회상하면서 사자를 압박한다. 그러다 죽은 누가 병들어 있었고, 그게 사자한테는 잡아달라는 사인으로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이 등장한다. 또 이렇게 개체수가 조정되지 않으면 초식동물들도 굶어죽을 수 있다는 이야기, 초원에 병이 퍼지면 모두에게 재앙이 닥친다는 이야기도. 침묵 속에 판결이 내려진다. "사자가 엄마 누를 죽인 것은 무죄입니다. 다만... 모두들 엄마 잃은 아기 누를 위로해 주시기 바랍니다." 책을 다 읽은 다음 다시 사자의 죄에 대해 묻자 아홉살 셋은 무죄에 동의했고 무려 한 명은 아기 누를 고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말하자면 무고죄.

 

그런데 요즘 '정의' '공명심'에 경도된 S만은 끝까지 사자는 유죄라며 판결의 부당함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S의 주장은 이랬다. 1) 병에 걸렸다고 해도 사자가 할퀴고 무는 게 더 아프다. 2) 누는 병에 걸렸으므로 어차피 밖에 나가 놀 수 없으니 남한테 옮기지 않을 것이다. 3) 누를 죽이고도 무죄라고 하면 사자는 또 다른 동물을 마음대로 잡아먹을 것이다. 오! 자연의 조화 균형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지만, S의 주장도 성실하다. S는 자연의 법칙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것, 자연의 법칙을 인간 사회에 적용했을 때 생기는 문제를 어렴풋이 지적한 것이다.

 

*

 

흥분한 S에게는 <<선인장 호텔>>을 읽어 주었다. 아주아주 천천히 자라지만 200년 가까이 살면서 14미터까지 자라는 사구아로 선인장에 여러 동물이 깃들이는 이야기라 조금 진정이 되었다. 늑대의 생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어린이에게는 <<영리한 사냥꾼 개과 동물>>을, 늑대나 다른 동물을 그려 보고 싶은 어린이에게는 <<킁킁이가 간다1, 2>>을 읽어주었다. 다시 말하지만 따로 만났는데, 강아지를 선택한 두 명은 약속한 듯 강아지 소리를 내면서 그림을 그렸다. 두 번 다, 하마터면 손을 뻗어 쓰다듬을 뻔했다. 

(*ㅅ*)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4-04-15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이 페이퍼 찜했어요! >.<

네꼬 2014-04-15 11:37   좋아요 0 | URL
다락님! "누가 누구를 먹나"는 다락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타미랑 같이 보면 더!

아무개 2014-04-15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은 사람에겐 어쩌면 동화책이 가장 읽기 어려운 텍스트 일지도 모르겠어요.



네꼬 2014-04-16 09:27   좋아요 0 | URL
어려운 책도 있지요;; 저는 그래도 어린이책이 제일 좋습니다. 이해하는 것과는 별개? (^^)

서니데이 2014-04-1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누와 사자의 문제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긴다면, 인간사회는 간단합니다. 먹으면 안돼요. 절대 안돼요!! 무조건 유죄. 이럴 땐 사람은 자연의 일부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심각한 이야기인데, 갑자기 딴 생각이... ^^;)

네꼬 2014-04-16 09:28   좋아요 0 | URL
네, S는 자연의 법칙과 인간 사회의 문제를 한꺼번에 생각한 것 같아요. 아주 사회적이고 철학적인 의문 또는 비분강개라 너무 진정시키진 않았습니다. ㅎㅎ

밤의숲 2014-04-21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왜 혼자 있어도 시끄러운가! 에서 빵 터진 1인입니다. >_< 아아앜 귀요미들!!

네꼬 2014-05-12 16:41   좋아요 0 | URL
오늘도 답을 찾는 1인 -_-a 애가 없는 저로선 미스터리 투성이.

강희맘 2014-12-16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글 감사합니다~^^
 

 

 

 

 

 

 

 

 

 

나는 추리소설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읽은 것도 없었다. 미미 여사의 책을 (좋아해보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어찌된 일인지 "주홍색 연구" 같은 작품에도 별 감흥이 없었다. 그래서 추리소설하고 나는 잘 안 맞나 보다 생각하고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 유명한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들은 어린 시절 언니가 읽고 얘기해줄 때 너무 무서웠던 기억 때문에 더욱 관심 밖이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영국 드라마 "미스 마플" 시리즈랑 "명탐정 포와로" 시리즈에 홀딱 빠져서 보고 또 보았다(무료로 보게 해준 올레티비께 감사). 특히 마플 역을 맡은 할머니가 너무 좋아서 막... 아, 이 얘기를 하려면 너무 길고 옆길로 새기 쉬우니까 여기까지만. 아무튼 드라마 덕분에 음, 그럼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님을 만나 볼까, 생각했다. 그런데 읽으려고 보니 아니 이분 이분 무슨 책을 이렇게 많이 쓴 거야! 어디서부터 읽는담? 드라마로 본 작품을 읽으면 재미가 덜할 것 같고, 유명한 작품들은 너무 많고(?), 다 읽을 수도 없고 어쩌지! 그러던 차에 황금가지의 '에디터스 초이스' 판이 나왔다.  

 

나는 '에디터'라는 말이 싫다. 자기 자신을 '에디터'라고 부르는 것은 더 싫다. 이 단어에 무슨 원수가 져서는 아니고, 이 말을 쓰는 뉘앙스가 싫은 것이다. 편집자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에디터'라고 하는 게 왠지 스스로 세련되게 보이려고 그러는 것 같아서 싫다. 내가 편집자일 때도 싫었는데 지금도 싫다. 아니 그러니까 이 말을 하려던 게 아닌데? 어쨌든 '에디터'라는 말은 싫지만 그래도 꾹 참고 이 시리즈를 산 것은, '초이스'에 방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이름(이 경우 직업이지만)을 걸고 작성한 목록을 일단 믿어 보기로 한 것이다. 부록으로 주는 "A to Z"도 욕심 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목록은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이 목록 덕분에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추종자가 되었을 뿐 아니라 추리소설이라는 정글을 탐험할 의지가 생겼다. 세상에 읽을 것은 많기도 하지!

 

* 여기서 잠깐. 오오. 나는 추리소설 무지렁이였던 덕분에 스포일러 없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ABC 살인사건>>을, 그리고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을 읽었다. 이것은 정녕 행운. 오오. 세상은 아름다워라. 그리고 알고 보니 추리소설의 핵심은 범인 찾기가 아니라 형식의 아름다움에 있었어!

 

여기까지 쓰고 보자면 나는 페이퍼가 아니라 리뷰로, 이 '에디터스 초이스'에 별 다섯을 주었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럴 생각도 있었는데, 별점을 주는 게 골치 아팠다. 내용상으로는 별 다섯이다. 그런데, 그런데. 늘 얘기하지만 나는 오탈자에 관대한 독자다. 아마 편집자, 그리고 한때 편집자였던 사람들 중에서 내가 이 문제에 가장 관대할 것이다. 오탈자 문제는 '섬세함'과 관련 깊고, '섬세함'은 개인의 성격과도, 부득이한 일정(즉, 미친 일정)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교정자의 덤벙대는 성격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원고를 봤어도 오탈자가 생길 수 있고, 정말 꼼꼼하게 보고 싶었어도 정해진 일정 때문에 할 수 없이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맞춤법 문제는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계속해서 틀리는 경우라면. 이건 알고 모르고의 문제니까.

 

~하는지 /~하는 줄

~했대 / ~했데

맞추다 / 맞히다

~했든 / ~했던

 

이 몇 가지 내용은 요즘 세상의 편집자들이라면(!) 강박적으로 챙기는 것들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할 수 있다. 몰랐을 수도 있고, 알고도 놓쳤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 '초이스'가 '에디터스 초이스'라는 것이다. 이렇게 이름을 붙이려면 한 번 이상 크로스 교정을 해야 하고, 그랬다면 이 정도로 틀리진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이 목록이 좋고, 더불어 기획도 좋다. 이 세트의 표지들이 훌륭하다고 생각하며, 열 권 뒷표지의 문구를 다 다르게 작성한 것도 표 안 나는 고생이었으리라 짐작한다. 그러나 적어도 '에디터스 초이스'를 표방했으면 이 실수들을 어떻게든 줄였어야 했다.

 

아무래도 열 권이나 되니까 관리가 어려웠을까? 그래도 표지에서조차 '맞히다'를 '맞추다'로 잘못 쓴 데 대한 설명이 되진 않는다. 시간이 없었을까? 비교해보진 않았지만 판권으로 짐작컨대 이 세트 도서들의 번역 원고는 이미 출간된 것들을 그대로 활용한 것 같다.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더 어두워진다. 몇 년 동안 찍고 또 찍은 원고를 그대로 '에디터스 초이스' 판에 흘린 셈이니까. 물론 새로 받은 원고라고 해도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아아, 나는 왜 이런 글을 쓰고 있을까. 내가 편집한 책을 두고 누가 오탈자가 있다느니 교열을 못했다느니 맞춤법이 틀렸다느니 하면 진위를 가리기 전에 얼굴부터 달아올랐던 내가. 지금도 판권에 내 이름 적힌 책들이 오류를 한껏 품은 채로(ㅠㅠ 쓰고 보니 비통하다) 누군가의 서가에, 더 심각하게는 도서관에 꽂혀 있을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베개에 얼굴을 묻는 내가. 이 목록은 왜 하필 '에디터스 초이스'인가. 나는 그래서 선택했고, 그래서 화가 난다. 이것이 애거서 크리스티를 사랑하게 된 이 봄 나의 고뇌다. ㅠㅠ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진 2014-03-24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이런걸 두고 직업병이라고들 하나봅니다. 우리 모두의 사랑 애거서 여사를 드디어 보셨군요. 애거서 여사의 가장 거대한 스포일러는 언급하신 세 작품말고 다른 작품에 있죠... 저는 그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를 가장 먼저 퍼뜨린 사람을 저주하고 싶은 심정입니다ㅠㅠ

네꼬 2014-03-24 09:08   좋아요 0 | URL
아앗 소이진님. 뭐죠? 뭡니까, 뭐죠? 제가 안 읽은 책이면 좋겠네요. 저 10권에 포함되지 않는 책이었으면! (두근두근)

그렇게혜윰 2014-03-24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집자셨군요?^^저도 요즘 이 책 읽고 있는데 아가사여사의 매력이 진짜 넘칩니다. 다만 전 번역이 가끔 매끄럽지 않다 느꼈었는데 그게 편집자의 역할일수도 있겠네요...번역자만 욕하고 있었어요ㅋ 유명하신분인데 왜 이래? 이러면서요^^ 하지만 이런 문제로도 덮어질수없는 매력!

네꼬 2014-03-24 13:07   좋아요 0 | URL
네, 지금은 아니지만요;; 그나저나 애거서 여사님 매력은 *_* 막 여사님 뜻대로 제 마음이 막 막 요동쳐요. 당연한 말이지만 좋은 책이 한 권 나오려면 여럿이 힘을 합쳐야 할 텐데.. 아아 ㅜㅜ 제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될지 모르지만 너무 아쉬웠어요.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뭐라도 쓰지 않을 수 없는 여사님 매력!

paviana 2014-03-24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집자 본인이 10번 읽어도 절대 못 잡는거 아시잖아요. ㅎㅎ 자기가 읽고 싶은대로 미리 읽어버리니까요. 한명 이상이 크로스 체크해야 되요. 그렇지 않으면 안되는데 미친 일정때문에 ......
그래도 맞히다는 심하네요. 표지는 진짜 여러명이 보잖아요. 안그런가?
2권이나 안 읽은게 있네요. 살짝 반성하고 갑니다.ㅎㅎ

네꼬 2014-03-24 13:09   좋아요 0 | URL
파비님, 제가 바로 그 10번 읽고 못 잡는 편집자였습니다. 하하... (웃음이 나오냐.) 표지에 실수도 했고요 하하하하...(ㅠㅠ) 딴 사람 실수한 것만 봐도 제 가슴이 다 철렁하는데, 이 경우는 이 '에디터스 초이스'라는 이름 때문에 제 마음 한구석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나 봐요. 이 페이퍼 괜히 썼나 좀 후회도 돼요. ㅠㅠ

치니 2014-03-2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리소설 무지렁이인데, 미미 여사에게 광분도 잘 안 되는 쪽인데, 네꼬 님이 이러니까 마구 마음이 흔들려요! 지금이라도 애거서 크리스티를 읽어야 하는가!
저 역시 형식미를 보기 이전에, 누가 범인인지 생각해야 하는 게 골치 아파, 귀찮게 뭘 그리, 이러면서 멀리 한 편이거든요.
흐, 편집자라는 직업은 정말 힘든 직업인 거 같아요. 편집자 여러분, 존경합니다.

(에디터, 라는 단어를 보면 저는 보그 ㅂㅅ체가 먼저 떠올라서 ㅋㅋ 이미지가 안 좋은데 하필 왜 문학작품 시리즈에 저런 제목을 다셨을까)

네꼬 2014-03-24 13:14   좋아요 0 | URL
오오 치니님 어서 오시와 어서 오시와, 애거서 여사의 세계로! 으왕 전 정말 새로운 세계를 발견했어요. 깜짝 깜짝 즐겁게 놀라고 있습니다.

이 세트, 엄청 공들인 것 같아요. 일단 이런 선을 내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시도고요. 그렇지만 본문이 이러니 아무래도 속이 상하더라고요. ㅠㅠ 어느 직업이라고 안 힘든가요. 불철주야 애쓰는 편집자들을 저 역시 조.. 좋아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3-2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미치너 말년의 걸작 <소설>엔 작가와 편집자와의 줄다리기가 정말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죠.그 소설을 읽고 한 작품이 출판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갈등과 타협이 있는지 알게 되었어요.

네꼬 2014-03-24 20:17   좋아요 0 | URL
노이에자이트님 오래간만이어요! 사실 저는 편집자로 일할 때도 별로 작가랑 줄다리기 안 하는 불성실파였어요. -_-a 물론 합이 잘 맞으면 일하는 보람이 크지만 뭐 꼭... (이하 생략) "소설"도 그렇지만 현실에서도 너무 많죠 ㅎㅎ

서니데이 2014-03-24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읽었던 <봄에 나는 없었다>는 추리소설 아니라고 하지만, 재미있었어요. 이 책 세트라서(그것도 열권) 아직도 사, 말어 하고 있는데, 아아... ;;


추가, 조금있다 생각나서 찾아보니까 이런 거 있더라구요.

"본격 미스터리는 양식미의 세계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
--마야 유타카의 <애꾸눈 소녀>에 대한 온다 리쿠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심사평 중에 이런 말이 있었어요.
(저도 범인 찾는 거 말곤 별 관심이 없는 편이었는지, 그런 건 몰랐습니다. )

네꼬 2014-03-24 20:19   좋아요 0 | URL
아아 그렇습니다. 아아... 이긴 하지만 이 목록 자체는 편집부에서 꽤 자부심 가질 만한 것 같아요.

그나저나 추리소설의 형식미에 대한 건 전혀 생각도 않고 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범인이 중요한 게 아니었어! 이것은 그야말로 "범인은 바로 너!" 수준의 발견!!

2014-03-24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24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4-03-24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살까말까 하면서 노려보고 있는 책인데 ^^; 네꼬님 덕분에 얼른 산다. 로 바뀌었어요. ㅎㅎ
예전에 저 오탈자 못 참고 괴로워하는 성격이었는데요. 가만보니 저역시 모르고, 맞는 줄 착각하
고 썼던 말들이 많더라구요. 그 이후부터는 그러려니 하게 되었어요. (백만년전에;) 논문 쓸 때는 수십번 읽고도 놓치는 오자들 -_-;;;;
(새삼스레;) 네꼬님, 그리고 제가 모르는 편집자분들, 수고 많으셨어요!!!!!

하여간에 주문하러 고고씽~^^

네꼬 2014-03-24 20:22   좋아요 0 | URL
어이구 문나잇님. 저는 오탈자 되게 잘 참아요.(원래 그랬어요 ㅎㅎ) 편집자가 그랬으니 그게 문제였죠 ㅎㅎ 근데 오탈자가 아니라 맞춤법을 반복해서 틀리는 데다 이게 '에디터스 초이스'라는 것, 게다가 원래 있던 원고로 짐작되는 점 때문에 그만 툴툴대는 페이퍼가 되고 말았네요. 저라고 뭐 얼마나 잘 알아서 그러겠습니까.. ㅠㅠ

일단 리스트는 아주 좋다고 생각하고요. 이 세트의 장점 또 하나는 표지. 또 하나는 세트 부록 문나잇님도 재밌게 읽으시면 좋겠네요~

2014-03-25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25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일을 시작했다. 어린이가 우리집에 오면 차를 대접하고 한 주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나눈다. 그중엔 책 읽은 이야기도 있다. 그러다 책을 더 읽기도 하고, 내키면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퍼즐을 맞추거나 게임을 한다. 집에 갈 때는 다음 주에 읽을 만한 책을 소개한다. 진지한 대화를 위해(?) 고객은 한번에 한 분씩만 상담. 요즘 고객과의 대화는 이런 식이다.

 

H (7세, 남, 문맹)

"선생님, 나 백 더하기 만이 뭔지 알아요."

"뭔데?"

"정답은 백 만."

"아.. 선생님이 그 생각은 못했네. H는 똑똑하구나!"

"제가 원래 똑똑하진 않았는데 그거 먹고 똑똑해졌어요. 사.. 싸.. 사.."

"??"

"아 그거 뭐지. 등이 파래 가지고, 그거 먹어서 똑똑해졌는데."

"삼치?"

"딩동댕!"

 

*

 

쑥스럽지만 나는 책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어떤 형태가 좋을지 몰라서 고민도 했고 지금도 완전히 정하지는 못했다. 어떤 분은 평론을 하고, 어떤 분은 가르치고, 어떤 분은 연구를 한다. 책 만드는 일을 하면서 그런 분야의 좋은 분들을 볼 때면 부러웠고, 한편으로 나는 그보다 가벼운 자리가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가벼운, 더 세속적인 자리가. 그게 어떤 자리일지 탐색하는 중이다. 다만 책읽기는 지극히 사적인 일이고, 좋아할 만한 책은 사람마다 다르며,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추천한 사람도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있다.

 

1년 안 되게 쉬면서 약간의 공부를 하고 자잘한 일을 했는데 그것을 기반으로 곡괭이질을 시작한다. 얼마가 되었든 소출을 볼 때까지는 까다로운 계산을 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겠다. 노트북에 나도 모르게 "최선을 다하자"라고 써붙이면서 이 촌스러운 말의 힘에 대해 생각했다. 흔한 표어 덕분에 조바심이 정리되는 것은 처음인지도 모르겠다.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웽스북스 2014-03-1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하트)

네꼬 2014-03-11 11:30   좋아요 0 | URL
아아 쩜쩜쩜이 더 좋은지 하트가 더 좋은지 갈등중. *_*

hnine 2014-03-1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길을 열어 가세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거라 믿습니다 ^^

네꼬 2014-03-11 11:53   좋아요 0 | URL
hnine님 고맙습니다. 새로운 길이라기보단 약간 샛길.. -_-;

꿈꾸는섬 2014-03-11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멋진 일을 시작하셨군요.^^ 잘 되어갈거에요.^^

네꼬 2014-03-11 11:54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고맙습니다. 잘 되면 멋진 일로 더 포장해볼게요!

아무개 2014-03-11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만년 만에 영어공부를 시작했는데 네꼬님의 페이퍼덕분에 왠지 제가 분발하게 되네요.
우리 촌스럽지만 최선을 다해보아요^^

네꼬 2014-03-11 11:54   좋아요 0 | URL
앗 아무개님, 저도 영어공부 할까 하고 책 주문했는데. (하겠다고는 하지 않음 ㅎㅎ) 그래요 우리 같이!

moonnight 2014-03-1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문맹인 7세 남아 H . 너무 귀여워요. >.< 그리고 부러워. 부러워. 나도 네꼬님의 책읽기 교실에 가고 싶어요. 땡깡땡깡. ㅠ_ㅠ
조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뭔가 더 좋은 방법이 있는 거 아닌가. 고민되기도 하는데, 네꼬님이 제 곁에 계시면 좋겠어요. 네꼬님과 함께 하는 아이들은 행운아들이에요. ^^

네꼬 2014-03-13 11:12   좋아요 0 | URL
문맹 7세는 여러가지로 저를 당혹스럽게 하지만 웃기고 재미있어요. 잘난척 받아주느라 등골이.. ㅎㅎ 사실 책 읽는 시간은 잠깐이고 놀고 얘기 들어주는 시간이 더 많아요. 그러니까 결국은 저 좋자고...? 음 저도 놀고 자기들도 노니까 저 좋고 고객 좋고군요. (어머님들... )

2014-03-11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3-13 1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4-03-11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근사해라. 제 눈에 하트가 총총히 뜨는 걸요. 네꼬님을 격하게 응원해요!

네꼬 2014-03-13 11:16   좋아요 0 | URL
총총히 하트 ㅎㅎㅎㅎ 마노아님의 격한 하트와 응원 힘껏 받겠습니다. 영차! (감사해요!!)

껑충 2014-03-19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선배 보고싶단 말이지요 (이런 뜬금없는 댓글이라니)

네꼬 2014-03-20 09:55   좋아요 0 | URL
누구냐 넌! ㅎㅎ 아이 참 나 보고 싶다는 후배들이 한둘이어야지. 껄껄껄. 그러면서 임시 닉네임으로 짐작함. (늘 그리운 후배님들 ㅠㅠ)

paviana 2014-03-2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교실가면 차도 한잔(알코올이면 더 좋겠지만) 주시고,이야기도 하고
책도 한권 추천해주시나요? ㅎㅎ

네꼬 2014-03-23 23:49   좋아요 0 | URL
파비님은 오실 때마다 책 한 권씩 소개 받아야죠, 제가. ㅎㅎㅎ 알콜은 무한제공. 안주도. (오늘 음료는 뭘로 하시겠습니까, 고객님? ㅎㅎ)

술빵이 2014-03-20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독서교실에 가려면 애를 낳아야 되는 것인가! 흑흑

네꼬 2014-03-24 01:10   좋아요 0 | URL
그러냐! (만나자!)

이순화 2014-03-25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7세, 문맹' 크하하하... 작년 주헌이의 상태이고만... 아... 같은 동네에 살면 좋으련만...
주헌이는 학교 입학하고도 도통 공부 비스무리한 건 안하려고 하네. 수학 문제집을 하루에 두 장만 제발 풀어달라고 애원해도 소신있게 안하고 있다. 결국 소리를 빽 지르며 "수학문제집 하라고오오.." 하면 한자쓰기 책을 꺼내 한일, 두이, 석삼을 쓰고 있지. 방에 가서 보면 당당하게 "엄마, 나, 대신에 한자 하고 있어요." 학교에서 매일 책읽기와 줄넘기 숙제를 주는데 줄넘기만 열심으로 한다. 잘하는 게 하나쯤은 있겠지 뭐... 파주 밥 먹으로 오삼...

네꼬 2014-04-15 11:39   좋아요 0 | URL
소신 있는 주헌이 ㅎㅎ 꿋꿋한 아이가 좋아요. 줏대가 있어야 학교 생활도 하고, 친구도 만들죠. 많이 컸다 그쵸? (^^) 선배 정말 밥 얻어먹으러 가야 되는뎅. 비싸고 기름진 거 사주세요. (응?)
 
[달걀 하나로]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달걀 하나로 - 국민 재료 달걀의 무한변신 달걀 요리 67
손성희 지음 / 리스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달걀을 참 못 다룬다. 언젠가도 말했듯이, 된장찌개보다 달걀 후라이가 훨씬 어렵다. 날달걀은 깰 때 (언제나!) 조마조마하고, 삶은 달걀은 껍질을 매끈하게 벗기지 못한다. 후라이로 말할 것 같으면 뒤집기가 무서워 완숙은 애초에 시도를 못하고 반숙은 늘 흰자가 타거나 덜 익은 채로 실망 속에 마무리된다. 그리고 왜 그렇게 흐르는 건지, 흰자 추스르다 보면 후라이의 아우트라인은 늘 너덜너덜해진다. 얼마 전 피곤한 네꼬남을 위해 저녁에 달걀말이를 시도했는데 그것만으로도 내 사랑이 증명되었다. 물론 그 달걀말이는 밥 위에서 돗자리처럼 풀어지는 처참한....  그렇다. 그런데도 나는 달걀을 포기하지 않는다. 한번에 깨지 못해 늘 껍질을 건져 내고 흰자가 멀건 후라이를 먹으면서도 오늘도 달걀을 깬다. 맛있으니까!

 

『달걀 하나로』는 흔한 식재료, 그러나 완전식품인(여기서 '완전'에는 흔하다는 사실도 포함되는 걸까?) 달걀을 주제로 한 요리를 소개하는 책이다. 제목 그대로 달걀 하나만 갖고 하는 요리는 아니다. 프롤로그에서는 '3분이면 충분하다'고 했지만 사실 그것도 과장이다. 그렇지만 소금과 후추, 올리브유만 있으면 되는 스크램들드 에그부터 바닐라 크림까지 만들어야 하는 일 플로당트(프랑스 디저트)까지 달걀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로 한 권의 책을 만든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실용성도 있다.

 

요리를 소개하기에 앞서 달걀에 대한 기초 지식을 알려주는 부분이 있는데 도움이 될 정보가 많다. 달걀을 고를 때는 유정란보다는 사육환경을 봐야 한다는 것, 냄새를 잘 흡수하므로 냄새가 강한 음식과 가까이 두면 안 된다는 것도 배웠다. 친환경 복지 농장 탐방기는 읽다 보면 사실 광고.. 뒤에 아예 광고 페이지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이 기획 자체가 달걀에 대한 사랑이니까(주관적). 역시 요리 소개에 앞서 달걀 삶는 법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데 7분, 9분, 13분, 16분 삶았을 때 달걀의 성상(!)이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는 사진이 나는 왠지 너무 좋았다(이상한 데 꽂혀요). 달걀을 이렇게 저렇게 삶아 보는 이런 마음.

 

요리마다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요리책에서 소개하는 요리법이 어렵다 쉽다 말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그보다 중요한 건 소개하는 방식일 텐데, 이 책은 그게 잘 돼 있다. 한쪽에는 요리 방법, 한쪽에는 완성 사진. 요리 방법은 대강 흐름을 잡아볼 수 있도록 순서만 굵은 글씨로 해 상세 설명과 구분했다. 과정 사진을 일일이 담지 않고 중요한 부분만 3컷 내외로 정리해 실었다. 완성 사진 한쪽 달걀 그림 안에 소개한 'egg tip' 외에는 특별한 장치도 없다. 옛날식 요리책 편집에 가까운데 오히려 이게 더 눈에 잘 들어온다. 표지와 본문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침착해서 책 보기가 좋다. 그래서인지 페이지 표시를 달걀후라이 그림에 넣은 것이 귀엽다. 

 

한동안 요리책들에 질렸는데, 오래간만에 마음에 드는 것을 손에 넣었도다. 나는 신간평가단이라 이 책을 거저 받았지만, 기쁜 마음으로 달걀 마니아 클레어 씨에게 한 권 사서 보냈다. "꺅꺅! 완전 맘에 듦! 오늘부터 계란요리 하나씩 정복!" 하는 답장이 왔다. 문득 오래전 이 친구와 나눈 메신저 대화를 서재에 소개했던 게 생각나서 찾아 보았다. (신간평가단 리뷰인데 이렇게 사적으로 마무리해서 미안합니다.)

 

 

*

클레어: 계란아 계란아 넌 뭘 해도 예쁘구나
네꼬: 하하하하하.
네꼬: 말이도 예쁘고 찜도 예쁘고
클레어: 우리 식품 동시와 동화의 세계를 열어보자

네꼬: 후라이도 보기에 참 좋구나
네꼬: (운율이 중요해)
클레어: 어멋 재치 만점
네꼬: 먹을거리는 온국민의 초미의 관심사.
클레어: 냉면에 들어간 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
네꼬: 정말 절절하다.
클레어: 에이아이도 무섭지 않아__시국도 반영하는.
네꼬: 그래. 꼭 클레어씨가 낭독해야 됨.
클레어: 응. 눈물 그렁그렁해서.
네꼬: 닭들아 고맙다, 로 마무리 어때?
클레어: 닭들아, 사... 사... 좋아합니다

 

 

 

고마운 닭들, 고마운 달걀. 잘 먹겠습니다.

 

 

 

 

 

 

* (믿어지지 않으시겠지만)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4-02-24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를 어쩌나 사랑스러운 네꼬님 >.<
클레어님과의 대화에 함빡웃음을 짓게 됩니다. 진짜 귀여우세요!!!!!
보관함에 냉큼 넣었어요. 네꼬님이 신간평가단이라 너무 좋아요!!!! ^^

네꼬 2014-02-24 13:14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안녕하세요? 으아 저 너무 오래간만에 서재 왔어요. 신간평가단 마감 날짜도 하루 넘기고 막.. ㅠㅠ 그래도 이 환영 감사. ㅠㅠ

꿀꿀페파 2014-02-24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보고가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네꼬 2014-02-24 21:47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꿀꿀페파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땅 기차여행]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우리 땅 기차 여행 - 입체 지도로 보는 우리나라 지식곰곰 1
조지욱 지음, 한태희 그림, 김성은 / 책읽는곰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차로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지도 그림책이라니, 여간한 담력(!)이 아니고서는 이런 기획에 덤벼들지 못했을 것이다. 결과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다루어야 하고, 취재에 드는 발품도 엄청날 것이고, 독자의 관심을 끌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를 고안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우리 땅 기차 여행』이 고만고만한 기획서들 사이에서 일단 돋보이는 것은 그런 이유다. 게다가 책을 읽어 보니 소기의 목적도 잘 이룬 것 같다.

 

먼저 여행을 기차로 한다는 점이 좋다. 승용차나 버스처럼 '몇 시간 거리'라는 익숙한 개념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대신 '우리 땅'을 아울러 돌아보는 재미가 있다. 서울에서 출발하기는 하지만 수도 중심이 아니다. 기차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 지도가 펼쳐지듯 풍경이 드러난다. 서울을 벗어나도 한참 빌딩이 가득하지만, 충청도쯤 이르면 풍경이 꽤 달라진다. 지역마다 이름난 산과 유적지 등이 표시되어 있고, 김제의 지평선 축제처럼 간간이 작은 정보들도 들어가 있다.

 

용산-광주송정 구간은 가비와 다비 형제가, 광주송정-부전 구간은 홍이 가족이, 부전-정동진 구간은 우리 땅 탐방 동아리가 나누어 여행하도록 구성해 하루 여정으로 전국을 둘러보는 이야기를 완성한 것도 재치있다. (우리나라는 기차로 하루 코스라는 시공감각까지 덤으로...) 책 속의 계절은 가을이다. 여름이면 초록색이 많아서 예쁠 텐데 왜 가을로 했을까? 평야의 느낌을 살리려고 그랬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다가 순천에 이르러 깨달았다. 이분들 순천만 갈대밭 그리고 싶어서 가을로 한 거였어! ㅎㅎ

 

지도 그림과 글(지문)을 구분해 배치하고, 글 부분에는 기차 여행의 소소한 재미를 보여주는 그림을 그려 넣은 것도 재밌다. 본문 뒤에는 기차로 갈 수 없는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에 대한 정보를 실었고, 북쪽 땅(ㅜㅜ) 정보도 간단히 실었다. 지구에서의 위치, 우리 산과 강의 특징 등 지리적 정보도 알차게 담겨 있어서 공부가 된다. 끝까지 참 잘 만든 책이다.

 

맨뒤에는 기차 여행 코스가 노선도처럼 간략히 정리되어 있는데, 이 그림이 맨앞에 실렸다면 워밍업도 되고 차례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또 지도에서 기차가 (아주 조금만) 과장되게 그려졌다면 지금 어디쯤 지나고 있는지 더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을 것 같다. 이러나 저러나 초등학교 들어가는 조카들에게 사주고 싶은 책이다. 판형도 시원하고 지도 그림 자체가 아름답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꿀꿀페파 2014-02-2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봤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네꼬님!

네꼬 2014-02-25 20:2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moonnight 2014-02-24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전에 네꼬님 소개해 주셨을 때 (땡투하고^^) 샀어요. 이 책 너무 사랑스러워요. >.<
조카에게 읽어주기도 하지만(조카도 물론 좋아해요. 기차에 버닝 ^^) 저도 가끔 꺼내서 들여다봐요. 집귀신(-_-)인 저로서는 대리만족도도 높아요. 헤헤 ^^

네꼬 2014-02-24 21:48   좋아요 0 | URL
이 책 좋죠. 다행이네요! 그림이 좀 심심한데 어쩌겠어요, 우리나라 풍경이 좀 심심한 편이라.. 두고두고 공부도 될 겁니다. (응?)

moonnight 2014-02-24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런데 이제 신간평가단 안 하세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니. 글썽 ㅠ_ㅠ;

네꼬 2014-02-24 21:50   좋아요 0 | URL
아 신간평가단이 이번 책까지예요. 지금 또 새로 뽑는다고 공지하셨더라고요. (저는 안 할 생각.. 게으르고 둔해서.. ㅠㅠ 대신 다른 거 열심히 써서 올릴게요. 가만히 약속해 봅니다.. 왜 말끝을 흐리게 되는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