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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손맛이 그립다 - 사시사철 따스한 정성 담아 차려주던
김경남.김상영 지음 / 스타일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컨셉
요리 선생님이 엄마와 함께 쓴 요리책. 그런데 나는 삐딱한 사람일까? '엄마 손맛'을 재현한다는 이 책의 컨셉에서 일단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표지에 "세상 모든 딸들은 친정엄마 손맛 담긴 밥 한끼가 매일매일 그립다"라고 쓰여 있는데, 엄마의 밥상이 그리운 사람이 많긴 하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세상 모든 딸'이라고 할 정도로 많진 않을 것 같고, 또 그런 아들도 있을 텐데 꼭 이렇게 썼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다. 점점 화려한 요리책이 쏟아지지만 소박한 밥상 차리기를 추구하겠다, 하는 의지에서 시작됐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걸 '엄마 손맛'에서 찾는 것도 좀 옛날 식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자 내가 삐딱한 건가 하는 의심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그리고 또. '엄마 손맛'을 요리책으로, 레시피로 객관화할 수 있나? 세상 모든 엄마가 똑같은 레시피를 쓰진 않을 텐데. 엄마 손맛의 대표가 이 저자의 엄마? 나는 삐딱선을 타 버린 것이다. (털썩.)
편집과 구성
마음을 다잡고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는데, 프롤로그를 보니 또 불안하다. 엄마와 딸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는데, 나는 그 사랑을 엿볼 준비가 안 된 독자. 이어서 요즘 요리책의 트랜드, 기본 양념 페이지를 보는데 또 한번 놀랐다. (미리보기로 '친정 엄마의 양념' 장까지는 볼 수 있으니 사진은 생략한다) 다른 것은 둘째 치고.... 글자 읽기가 힘들어. 요리책은 요리 하다 말고 들여다볼 때도 많은데, 이건 정색하고 앉아 읽어야 하는 편집. 특별히 복잡한 레시피들도 아닌데, 이렇게 긴 글줄로 정리해야 했을까? 요리를 소개하는 방식이 (요즘 책답지 않게) 좀 어수선한데, 크게는 1) 왼쪽 면에 요리 사진 둘을 넣고 오른쪽 면에 두 요리의 레시피를 넣은 경우, 2) 한 페이지 안에 요리 사진과 레시피를 넣은 경우가 있다. 어느 경우나 글자가 읽기 어렵게 쓰여 있다(역시 옛날식). 재료나 음식에 따라 저자의 에세이 같은 글이 들어가 있는데, 차라리 그걸 빼고 요리를 충실하게 알려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반찬 / 멸칫국물을 베이스로 한 음식 / 일요일 특별식 / 계절별 '감성 요리'로 챕터를 구분한 것도 좀 어수선하게 보였다.
사진
그러니까... 사진이. 어쩌면 사진 때문에 내가 이 책을 맘에 들어하지 않은 것일지 모른다. 요리책인데! 사진이 아름답지 않아! 음식이 맛있어 보이지 않아! (그런데 저자는 '광고주들에게 많은 러브콜을 받는' 푸드스타일리스트!) 그리고 요리 과정은 불친절하게 실려 있다. 과정 사진을 세세하게 싣는 것은 다른 요리책에서 다 하는 방식이라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던 걸까? 잡채처럼 복잡한 요리에서조차?
(왼쪽 페이지에는 잡채 사진이 실려 있고, 요리 과정 사진과 레시피는 이렇게 한 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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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 때문에 놓친 좋은 점도 있을 텐데, 그것을 찾기 위해 다시 책을 보니 또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이 자꾸 보여서 더 보진 않기로 했다. 좋은 점은 다른 리뷰들에서 많이 봐 주시고 격려해주셨으니, 나 하나 정도는 볼멘소리를 해도 되지 않을까 하고 솔직하게 써봤다... 저는.... 죄송해요. ㅠㅠ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