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 괴물, 괴수monsters
메리 셀리 원작의 영화인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은 1931년에 제임스 훼일 감독이 처음으로 영화화한 이후 수없이 리메이크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모든 SF공포영화나 괴물 영화사상 매우 유명한 괴물이 등장한다.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시체 조각들을 모아서 이은 후에 전기 충격을 가하여 생명을 불어 넣어 괴물을 만들어 낸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1963년에 만든 영화인 {새 The Birds}는 SF영화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괴물을 등장시킨 SF공포영화의 대부격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의 보복'을 다룬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평화로워 보이는 해변의 어느 도시에서 벌어지는 엽기적인 새들의 공격을 다루었다.

1933년에 메리언 C.쿠퍼 감독이 발표한 {킹콩 King Kong}은 명실 상부한 고전적인 괴수 영화의 대명사이다. 미지의 외딴 섬에서 신적인 존재로 원시 부족들에게 숭배를 받으며 살아 가던 거대한 고릴라인 콩이 자신에게 제물로 바쳐진 여배우를 구하러온 미국인들에게 생포되어서 뉴욕으로 끌려가는데, 그곳에서 우리를 부수고 탈출하여 그 여배우를 다시 사로잡지만 출동한 전투기들의 총격을 받고 결국 죽는다. 이 영화는 공포와 동정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괴물 캐릭터의 설정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1976년에 {킹콩}이 다시 리메이크되었지만 1933년에 나온 오리지날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많다.

괴수 영화로 유명한 또 하나의 영화는 일본의 이노시로 혼다 감독이 1954년에 내놓은 {고지라 Gojira}이다. 태평양 물 속에 잠들어 있던 선사 시대의 공룡인 고지라가 핵 방사능에 의해 잠에서 깨어나 일본의 도쿄를 파괴한다는 내용이다. 최근에 미국에서도 이 영화를 다시 본딴 {고질라 Godzila}가 나왔다.

돈 시겔 감독의 {신체 강탈자들의 침입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은 공포 SF영화의 고전이다. 여기서는 외계의 괴물이 등장한다.이 영화는 잭 피니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하면서 자신들의 세력을 불려나가는 외계의 괴물 이야기를 다루었다.

크리스천 니미 감독이 1951년에 발표한 {괴물 The Thing}에는 매우 공포스러운 외계의 괴물이 등장한다. 1982년에 리메이크한 작품에 등장하는 외계 괴물은 영화사상 가장 끔찍한 괴물로 꼽힐 정도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일리언 Alien}은 외계 괴물의 계보를 잇는 가장 유명한 영화이다.

현재까지 4편이 제작되었고 외국에서는 소설이나 게임의 캐릭터로도 인기가 높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 있는데, 바로 1939년에 SF작가인 알프레드 E.반 보그트가 발표한 소설인 < 진홍색의 불협화음>이다. 여기에서 {에일리언}에 등장하는 외계 괴물 에일리언의 모티브가 되는 외계인이 나온다. 소설에서 나오는 외계인은 지적인 면에서나, 물리학적인 면에서나 전지 전능에 가까운 생물이다. 반면에 영화에 나오는 에일리언은 거의 짐승에 가까운 존재로 묘사된다.

조지 로메로 감독의 영화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Night of the Living Dead}에는 좀비zombie가 등장한다. 여기 등장하는 좀비는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서 되살아난 시체이므로 이 영화를 SF영화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이러한 장르도 SF영화의 주변 장르로 취급한다.

조 단테 감독의 {그렘린 Glemlins}(1984)에는 다소 귀여운 괴물이 등장한다. 모과이라는 이름의 귀여운 애완 동물이 그 주인공인데, 이 동물은 물에 젖으면 그 숫자가 불어나고 밤 12시 이후에 음식을 먹게 되면 매우 난폭한 괴물인 기즈모로 변한다.

H.G. 웰즈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우주 전쟁 War of the Worlds}에는 문어 모양의 외계인이 등장한다.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인 {스타쉽 트루퍼스 Starship Troopers}에는 여러 가지 곤충들을 닮은 외계의 괴물들이 등장한다. 거미, 사마귀, 딱정 벌레등을 닮은 거대한 외계의 괴물들이 나온다.

1956년에 나온 영화인 {금지된 행성 Forbidden Planet}에는 '이드로부터의 괴물'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탄생시킨 괴물이 나온다. 여기 등장하는 '이드로부터의 괴물'이란 인간의 마음 속에 담긴 생각을 물질로 형상화시키는 장치가 인간의 적대감과 증오심으로부터 만들어낸 괴물이다. 이 괴물에 의해서 알테어- IV 행성의 고대 문명인들인 크렐인들이 멸망한 것이었다. 인간이야말로 가장 공포스런 존재이며 모든 괴물의 원조임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출처:장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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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우주 여행, 미지의 세계
미국에서, 1950~1960년대는 우주 공간을 무대로 한 SF영화의 황금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대체로 이러한 부류의 SF영화들을 일컬어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장르라고 부른다. 물론 우주를 배경으로 하여서 항성 간의 전쟁이나 모험을 다루고 있는 영화여야 한다.

스페이스 오페라류의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1966년 미국의 NBC 방송의 TV시리즈인 {스타트렉 Star Trek}이 방영되기 시작했다. 이후 이 시리즈는 무려 28년이상 동안

꾸준히 제작되었다. 이 작품은 TV시리즈이외에도 극장용 영화 시리즈와 소설, 만화시리즈 등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처음의 오리지날 {스타트렉}은 3년간 방영되었다. 줄거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머나먼 미래에, 커크 선장과 외계인 스포크 박사 등의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된 탐험대가 엔터프라이즈호라는 우주선을 타고 광활한 우주를 누비고 다니며 갖가지 모험과 환상을 겪는 내용이다. 매 회마다 새로운 별세계에서 신기하면서, 때로는 무섭고 위험한 외계의 생명체들과 만나고, 시공간을 ?어넘는 환상적인 우주 여행을 겪게 된다.

1987년부터는 'The Next Generation' 이라는 부제가 붙은 새로운 시리즈가 새롭게 다시 시작되어 방영되어왔다. 이후 'Deep Spce 9' (DS9), 'Voyager'등의 부제로 시리즈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프레드 윌콕스 감독의 1956년 작품인 {금지된 행성 The Forbidden Planet}은 세익스피어의 희곡 작품인 <템페스트>를 SF로 각색한 고전 걸작이다. 행성 제국의 순찰함이 실종된 것으로 여겨지는 식민지 함선의 생존자를 찾기 위해 항성 알테르의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어떤 한 행성으로 급파된다. 순찰함은 실종된 함선의 두 생존자를 발견한다. 행성의 정착자들은 알수 없는 악마적인 힘에 의해 모두 죽었으나 생존자인 과학자와 그의 딸은 로비라는 이름의 로봇과 함께 대저택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순찰함의 대원들이 의문스러운 죽음을 하나 둘 맞이하기 시작하고 그 원인을 밝혀 내는 과정에서 수천 년 전 이 행성에서 살았던 신비의 종족인 크렐인들에 대해서 알게 되고 크렐인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이 뫼비우스 박사의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영화를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나 {스타트렉}의 전신으로 보기도 한다.

조지 루카스 감독의 1977년작인 {스타 워즈 Star Wars}도 대표적인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 속하는 영화이다. SF라기 보다는 전형적인 스페이스 환타지물이다.

{스타워즈} 3부작은 원래는 9부작으로 조지 루카스가 기획한 시리즈의 4,5,6편에 해당한다.

스타워즈 1편은 에피소드 4편인 셈이다. '머나먼 옛날 어느 은하계'를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악의 상징인 황제와 그 아래 다스 베이더 총통과 제국군에 대항해서 은하 연방의 동맹군들이 싸워나가는 내용이다. 상업적으로도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으며, 장대한 우주 활극을 영상을 통해 훌륭히 재현했다.

스탠치 큐브릭의 전설적인 명작인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 Space Odyssey}도 매우 심오하면서도 철학적인 작품이다. 이 영화의 모티브는 아더 클라크의 소설에서 따온 것이다.

머나먼 고대에 외계의 지성인들이 지구의 인류의 진화를 이루도록 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장대한 우주의 대서사극이다.

피터 하이암스 감독의 {아웃랜드 Outland}에는 목성의 제 3위성인 이오에서 필요한 광물을 채굴하는 인류의 미래가 그려진다. 물론 행성간의 우주 여행이 실현될 미래에나 가능한 시나리오인 셈이다.

구 소련의 영화 거장인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이 내놓은 영화인 {솔라리스 Solaris}는 폴란드 출신의 SF작가인 스타니슬라프 렘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러닝 타임이 167에 이르는 긴 영화이다. 원작 소설은 인간의 지식과 그 한계에 대해서 주로다루고 있으나 영화는 등장 인물의 의식 탐구에 더 촛점을 두었다. 매우 가라앉은 분위기의 진지한 톤이 끝까지 유지되는 영화이다. 주인공이 '솔라리스'라고 부르는 어느 미지의 행성에 파견된 뒤 잇달아 겪는 불가사의한 일들을 다루었다. {솔라리스}에는 SF영화 사상 가장 기상천외한 외계 생명체(혹은 존재)가 등장하는데, 바로 이 행성의 바다가 그것이다. 솔라리스의 바다는 유기체적이고 지각이 있는 것으로 묘사가 된다. 이 바다는 인간이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그대로 만들어 낸다. 솔라리스 행성의 연구 기지에 도착한 주인공은 그곳의 과학자들이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음을 발견하는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 속의 강박 관념들이 모두 '실체화'되어서 나타나게 되기 때문이었다. 주인공도 이미 오래 전에 죽은 아내의 환생체가 다시 나타남에 따라 공포에 질리게 되고 그녀를 죽이지만, 그녀는 다시 나타난다. 이렇게 인간의 의식 속에 있는 것들이 실제로 나타나는 것은 솔라리스의 바다가 인간과 의사 소통을 하고자하는 시도인 듯하다. 영화 속에서 바다의 모습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으며, 철학적인 물음만이 제기된다. 인간의 자아란? 인식의 한계는?

1902년에 프랑스의 조르쥬 멜리에스가 만든 {달세계 여행 Le Voyage dans la Lune}이라는 영화는 세계 최초의 SF영화로 인정받는 영화이다.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가 처음으로 영화를 만든 이후 제대로 된 최초의 SF영화로서 당시로서는 대작이라고 할 수 있는 21분짜리 영화이다. 내용은 인류의 달착륙을 다룬 것이다. 여기서는 사람들을 포탄에 실어서 달을 향해 쏘아올리는 우주 여행법이 등장한다. 그야말로 황당무계한 상상의 결과라고 할 수 있지만 당시로선 그나마 진지한 상상의 결과였다고 한다.
(출처:장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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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사이버펑크Cyberpunk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1982년에 내놓은 영화 {비디오드롬 Videodrome}은 사이버 펑크 장르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사이버펑크Cyberpunk란 무엇인가?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와 펑크Punk의 합성어로 만든 단어인 사이버펑크란 컴퓨터 문화 시대의 새로운 형태의 하위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사이버 시대의 펑크문화인 셈이다. 사이버펑크는 과학 기술이 우리의 삶을 깊숙히 지배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반항 문화를 형성한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의 수학자인 위너가 제창한 사이버네틱스는 자동 제어와 통신을 통해 외부의 지원 없이 스스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어떤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하고, 펑크는 1970년대말의 반항적인 메세지와 강력한 비트를 가진 록음악( 섹스 피스톨즈가 그 대표적인 그룹 )을 뜻하는 말로 사이버펑크는 최첨단 하이테크를 상징하는 말과 사회 문화적 반항이나 이단을 나타내는 말의 융합인 셈이다.

이 사이버펑크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캐나다 출신의 SF작가인 윌리엄 깁슨이 1984년에 <뉴로맨서>라는 소설을 발표하면서부터였다. SF평론가인 가드너 조도이스는 윌리엄 깁슨과 브루스 스털링, 루 샤이너, 루디 러커, 존 셜리, 팻 캐디건등을 가리켜 '사이버펑크'소설 작가라고 칭했는데, 이 '사이버펑크'라는 단어는 브루스 베스케의 소설인 <사이버펑크>에서 그가 따온 것이었다. SF문학 사조로서의 사이버펑크장르를 여기서 자세하게 언급하는 것은 자제하고 다시 영화로 설명을 돌리기로 한다.

{비디오드롬}은 인간의 의식과 TV와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팬이라면 반드시 감상해야할 작품으로 많은 SF영화 애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TV가 제공하는 가상 현실과 진정한 현실을 분간하지 못하는 상태로 빠져드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근미래의 사이버펑크족들의 현실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는 <뉴로맨서>에 나타난 미래 사회와 매우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2019년, 화려한 네온 간판과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인의 미소가 빌딩 숲의 꼭대기를 장식하고 좁다랗게 놓인 골목길에서는 인조 인간들의 부속품을 뒷거래하는 암시장이 있다.
거대 도시의 뒷골목은 사이버펑크소설들에서 많이 그리고 있는 불안정하고 암울한 미래상의 전형적인 모습인 듯하다.

{코드명 J Johny Mnemonic}은 바로 윌리엄 깁슨의 동명 소설인 <조니 네모닉>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주인공인 조니는 정보를 두뇌 속의 메모리 칩에 저장하여 밀수하는 일을 하는 콘솔 카우보이로 정보를 독점하려는 기업이 기밀이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보낸 암살자들과 대결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원작과는 다소 다른 편이다.

{론머맨 The Lawnmower man}도 사이버 스페이스에 대한 묘사가 뛰어난 영화이다. 가상 현실을 다룬 본격적인 영화인 셈이다. 사이버 스페이스에서의 사이버 섹스장면이 나온다.

일본의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의 만화 영화인 {아키라 Akira}는 사이버펑크적인 미래가 감각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일본 SF애니메이션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무대는 제3차 세계 대전으로 핵전쟁이 발발한 이후의 폐허가 된 일본의 수도 네오 도쿄이다.

네오 도쿄는 가정과 학교라는 존재가 이미 붕괴한 지 오래고 소년들은 흉폭해져서 거리를 싸움터로 만들며 파괴를 일삼는다. 여기 나오는 데츠오라는 소년은 군부가 추진하는 '아키라'라는 정신 감응 연구의 희생양이 되어 괴물로 변하고 폭주조고 소년 카네다와 엄청난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이 만화 영화의 매력은 살인, 폭력, 데모, 테러로 얼룩진 도쿄의 모습과 그 속에서의 젊은이들의 반항과 허무, 파괴와 재건으로 이어지는 사이버펑크적인 분위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장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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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미래의 종말 전쟁 ( 포스트카타스트로피 )
롤랑 조페 감독의 1989년작인 {멸망의 창조 Shadow Workers}는 제 2차 세계 대전 중 미국의 원자 폭탄 개발에 참여한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 오펜하이머와 그 계획을 주도한 그로브즈 장군의 이야기이다.

{미라클 마일 Miracle Mile}은 스티브 드 자넷 감독이 1988년에 내놓은 영화이다. 핵폭발 직전, 한 도시에서 벌어지는 일을 가상적으로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해리는 어느 박물관에서 만난 여자인 줄리에게 반해 데이트를 하게 되는데, 첫 약속에서 어긋나, 그는 세 시간 뒤에야 장소에 도착하는데, 그 때는 이미 줄리가 떠난지도 오래이다. 햄버거 하우스 앞에서 서성이다가 그는 공중 전화를 받게 된다. 공중 전화 건너편에서는 어떤 사람이 다급한 목소리로 핵전쟁이 일어나게 될 거라고 말하고 총소리 한 방과 함께 전화는 끊긴다. 이때부터 영화는 급속도로 전개된다. 이 영화에서는 피난을 가려는 사람들이 벌이는 온갖 아비규환과 약탈과 살인을 보여준다. 매우 리얼한 광란의 도가니를 묘사하고 있다. 해리와 줄리는 천신 만고 끝에 남극 행 헬리콥터에 오르지만 너무 늦은 출발로 핵의 화염에 휩싸여 강에 추락하고 만다. 이 영화는 눈부신 빛의 분출로 마지막 장면이 끝난다.

1983년에 미국의 ABC방송사가 제작했던 니콜라스 메이어 감독의 {그 날 이후The Day After}는 핵전쟁의 참상을 매우 리얼하게 다루고 있다. 4분간의 핵폭발 장면은 매우 유명한 장면인데, 미국에서는 사회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소련의 메가톤급 핵폭탄에 의해서 한 순간 폐허로 변하는 캔자스시티의 지옥과도 같은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잿빛 구름에 덮인 하늘에서는 검은 눈이 내리고 거리마다 방사능 재가 휘날리는 모습. 이 영화는 핵전쟁이 일어나면 승자도 패자도 없이 지구의 멸망을 초래하게 되리라는 강력한 메세지를 매우 충격적인 영상으로 전달하고 있다.

1968년작인 {행성 탈출 Planet of the Apes}은 포스트카타스트로피 장르의 영화인 셈이다.

우주비행사인 주인공 찰톤 헤스톤과 나머지 승무원들은 우주 비행을 마치고 어느 미지의 행성에 도착하게 된다. 우주선은 물에 차서 가라앉고 승무원 세 명은 간단한 기구들과 며칠분의 식량을 갖고 탈출한다. 그들은 이 행성이 매우 높은 지능과 문명을 가진 원숭이들의 행성임을 알게 된다. 원숭이들은 인간을 해로운 존재로 여기고 특히 과학 장관인 자이우스 박사는 인간이 한 때 이 행성을 지배했다는 사실이 그들의 성경과 어긋난다는 비밀을 알고서는 인간을 죽이려 한다. 결국 주인공인 테일러는 재판을 받게 되고 지라 박사와 고고학자인 코넬리우스 박사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테일러와 노바는 말을 타고 해안선을 따라 가다가 자유의 여신상이 거의 모래에 뒤덮인채 묻혀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의 우주 여행이 지구의 미래로 향하게 했음을 깨달은 테일러는 절규한다. "인간들아!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구나! 이 살인자들, 모두를 파괴해버렸구나!"
(출처:장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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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과학 문명의 폐해, 재난, 경고

uesti{플라이 The Fly}는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1986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원래 이 영화는 1958년도에 나온 영화를 다시 크로넨버그 감독이 리메이크한 것이다. 1958년도 작품은 공포 SF영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고전인데, 커트 노이만이 감독하고 제임스 클라벨이 시나리오를 썼다. 1986년에 크로넨버그가 만든 {플라이}는 크로넨버그 감독 특유의 악취미적인 잔혹 묘사로 더더욱 초현실적 공포감을 자아낸다. 그리고 영화도 주인공의 비극적 결말을 감동적인 차원으로 묘사해 수작으로 평가 받는다. {플라이}는 어떤 과학자가 자기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하여 연구에 몰두하던 중 사고로 파리와 생체 합성이 되어버려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인 과학자는 물질을 전송시키는 연구를 하는데, 물질을 순간적으로 공간 이동시키는 것을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이라고 한다. 이러한 텔레포이션 장치를 연구끝에 완성하는데, 다만 이 장치는 무기 물질만을 공간 이동시킬 수 있다. 주인공은 계속 생명체의 전송도 실험하다가 드디어 성공하고 어느날 자기 자신을 전송시키는 실험을 한다. 그러나 그 순간 기계안에 들어와있던 파리 한 마리가 앞으로의 엄청난 파국을 몰고오게 될 원인이 된다. 결국 파리와 합성 인간이 된 주인공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과학에 잠재된 비인간성이나 과학이 지닌 엄청난 파괴력이 하찮은 일로도 충분히 촉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클 크라이튼 감독이 1973년에 발표한 {웨스트월드 Westworld}도 과학 문명의 폐해를 경고하고 있다. {웨스트월드}와 거의 흡사한 주제로 만든 {쥐라기 공원}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앞서서 이미 설명하였듯이, 이 영화는 테마 파크를 주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과학 기술을 맹신하고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는 인간을 비판하면서 모든 시스템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인간의 오만도 철저히 비판한다. 이 영화에서, 델로스라는 테마 파크에서 주인공들이 휴가를 즐기고 있는 중, 델로스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여러 과학 기술자들의 통제에 따라 움직이던 델로스의 로봇들이 과학자들의 통제와는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컴퓨터가 자동으로 만들어 놓은 통제 시스템으로는 그 원인을 밝혀낼 수 없다. 그리하여 로봇들은 관광객들을 마구 죽이게 되고 주인공중의 한 명도 결국 로봇 총잡이인 율 브리너의 총에 죽고 남은 한 사람이 로봇 총잡이를 처치하게 된다. 마이클 크라이튼이 이 영화와 {쥐라기 공원}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동일한 것이다. 인간이 과학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만들어진 그 순간부터 무언가 새로운 질서를 찾으려하기 때문에 인간의 완벽한 통제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1995년에 캐나다에서 텔레비전 영화로 제작된 {해리슨 버저론 Harrison Bergeron}은 미국의 SF작가인 커트 보네거트 Jr.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영화 내용은 원작과 조금 다르다. 2053년 제 2차 혁명 이후, 로드 아일랜드와 매디슨을 배경으로 극대화된 디스토피아를 그려내고 있다. 이 사회는 전 국민에게 두뇌 밴드를 착용케하여 확산적인 사고의 기회를 박탈하고, 모든 국민들을 단순하고 무지한 존재로 만들어 나간다. 모든 면에서, 신체적인 측면이나 정신적인 측면에서나 모든 국민들을 평등한 존재로 만든 것이다. 주인공인 해리슨 버저론은 매우 뛰어난 지능을 가졌는데, 두뇌 밴드로도 그의 지능을 저하시키지 못하고 결국 두뇌 수술을 받게 되는데, 그 직전 그는 중앙 행정 본부에 의해서 행정 스태프에 발탁된다.

그 이후 그는 체제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게 되고, 진정한 평등이란 무엇인가를 숙고하다가 어느날 결심을 하고 새로운 혁명을 시도하나 결국 실패하고 권총 자살을 한다.

로저 코만 감독의 { X-레이맨 X: The Man with X-ray Eyes }은 1963년에 만들어졌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중년의 과학자인 주인공은 후원자의 도움으로 인간의 시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연구를 한다. 그는 마침내 엑스선과 비슷한 투과력을 갖게 하는 약물을 발명해내는데, 동료와 후원자들과의 갈등으로 인정을 못 받고 다투다가 사고로 동료 한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결국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그는 계속 쫓겨다니는데, 약물의 효과가 그를 괴롭히게 된다. X선 약물의 효과가 날이 갈수록 강력해져 그는 세사을 정상적인 모습으로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시력으로 보이는 것을 정신적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되어 결국 끔찍한 결말을 짓게 된다. 인간의 시력을 X선처럼 발달시키려 했던 과학자의 최후이다. 이 영화는 인간의 한계와 과학 윤리를 심도 깊게 탐구하고 있으며, 신학적인 구원으로 끝을 맺는다. 과학 기술과 문명의 발달을 인간이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매우 묵직한 주제 의식을 지닌 화두를 우리에게 던져준다.
(출처:장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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