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리얼리스트 클로저 (Female Edition) 사토리얼리스트 클로저
스콧 슈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2006년도에 상영된 악마는 프리다를 입는다는 영화를 보면 저널리스트를 꿈꾸는 여주인공이 뉴욕 언론사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원치도 않고 관심도 없던 패션잡지 '런어웨이'의 편집장 비서로 취직하면서 패션에 대해 눈을 뜬게되고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흔히 국내에선 화려하게만 그려지는 패션 사업계의 치열한 경쟁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기 떄문이다.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어 종종 사진을 찍으러 여기 저기 돌아다녔는데 친지중에 패션회사 디자이너가 있어 그분의 부탁을 받고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몇 차례 찍은 적이 있었다.

국내에 있는 패션 브랜드들중 유니클로와 자라 같은 직수입 브랜드의 경우는 해당 국가에서 픽업한 제품을 수입하기에 단순하지만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패션 브랜드의 경우 제품 생산전에 해외 각종 의류 박람회에 참석하고 해외 브랜드의 제품들을 샘플링하고 카달로그를 가져와 국내 현실에 맞게 제품을 재 디자인하고 수정하는 회의를 수차례 갖는다.그리고 해당 시즌전에 명동이나 대학로 혹은 이대앞 강남역등에서 해당 타켓의 사람들의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찍어서 선호하는 칼라나 패턴을 아이템 별로 정리하여 커다란 보드에 오려 붙이고는 디자이너와 MD,영업 사원이 모여 몇차례 회의를 거듭한 결과 제품을 선정하고 생산하게 된다.

 

나는 그런 패션회사의 생산 과정중에서 앞서 말한대로 친지의 부탁으로 스트리트 사진을 찍어 었는데 이게 가족 사진이나 풍경 사진을 찍는 것과 달라서 상당한 부담이 가는 작업이었다.

일단 모르는 사람을 길거리에서 찍어야 하는 것이기에 암만 멋진 옷을 입은 여성이 있더라도 그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간 괜히 그녀의 남친에게 왜 사진을 함부로 찍냐고 주먹질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양이건 국내건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패선 트렌드에 대한 수용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기에

패션 스트리스 사진을 찍을때는 주로 여성을 많이 찍는 편이다.시진속 주인공이 모델이 아니라면

자연스러운 표정을 찍기 위해선 마음에 드는 피사체를 발견하면 번개같이 파인더를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게다가 길거리를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찍어야 하는데다 확대가 필요한 사진이므로 흔히 일반일 찍는 똑딱이 카메라는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 힘들기에 DSLR카메라로 찍어야 하는데 앞서 말한대로 일반인들은 길거리에 DSLR을 들고 사진을 찍으려며 비켜 도망가기 일쑤이므로 되도록이면 사진을 찍으려는 대상체가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을 모르게 찍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묵직한 무게의 망원 렌즈를 달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하루종일 사진을 찍다보면 팔이 후달려 창피한 이야기지만 핀이 나간 사진이 속출하게 된다

 


<일반인의 경우 저런 자연스러운 자세는 카메라가 자신을 찍는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가능한데 아마 망원렌즈로 촬영한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가끔씩 전문 사진가의 패션 사진집을 볼떄면 그들의 실력에 부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저건 전문 모델을 데리고 찍는것이어서 저렇게 잘 나오는 거야 하고 위안을 삼은 적도 있다.

<펜실베니아 메노파 교도의 소녀 사진은 소녀와 작가가 교감하게 찍은 사진인데 역시 전문 모델이 아니어서 사진을 찍는 순간 약간 경직된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다른 패션 사진 작가와 달리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의 패션 사진을 찍는 사진 작가가 있으니 스콧 슈만이다.

자신만의 개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신사를 뜻하는 사토리얼리스트라는 블로그로 처음 패션계에 등장한 스콧 슈만은 참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보통의 프로 사진가들은 대부분 전문 모델을 대상으로 특정 유명 브랜드의 패션 트렌드를 소개하는 사진을 찍는데 반해서 그는 옷 아니라 스타일을 담는 사진작가라는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잘 생긴 모델이 아니라 직업, 인종, 나이, 문화, 언어가 모두 제 각각인 길 거리의 마나는 평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는 다는 점이다.단 그가 찍는 모델들은 자신의 패션 스타일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멋지고 독특한 패션의 주인공들이란 사실이다.

<서양인이 아닌 동양인의 모습인데 멋진 모습은 아니지만 당당함과 개성이 보인다>


<서양 로맨스 그레이의 전형적인 모습.젊고 잘생기지도 않는 노년의 신사지만 그 모습에서 세월

의 연륜과 자신감이 묻어나온다>

사실 그가 찍은 사진을 편집한 사토리얼리스트 클로저란 책은 책 내용이 거의 사진으로 되어 있어 리뷰하기 상당히 힘든 책이다.뭐 글이 별로 없어 리뷰할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스콧 슈만의 사진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참 개성이 뚜렷하고 자기만의 패션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국내의 경우 사실 길거리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편이다.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많은 사람들이 패션회사에 제시하는 유행 트렌드에 자신의 갖고 있는 기존의 옷들을 매치하기 때문에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찍을적에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배제하는 것이 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션 브랜드의 유행 트렌드를 배제하고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것을 좋아하는 서양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사진속에 등장하는 일반인들처럼 멋진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찍기란 그리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
아마도 스콧 슈만은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중에서  본능적인 필이 오는 피사체를 향해 수없이 많은 셔터를 날렸을 것이다.그리고 그 무수한 사진 속에서 이 책에 나오는 개성 넘치는 인물들의 사진을 책으로 만들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스콧 슈만의 사진을 보면서 한가지 부러운 점은 사진속의 인물들이 모두 당당하단 점이다.대부분 사람들이 카메라의 렌즈를 인식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또 일부에서 당당하게 카레라 렌즈를 보면서 밝은 미소를 짓는 다는 점이다.

<정면을 바로보고 웃는 모습에서 자신이 촬영된다는 사실을 알지만 개의치 않고 자신있는 모습과 미소를 지어준다.국내 스트리트 촬영에서 거의 보기 힘든 모습>
 

국내에서 많은 분들이 카메라를 보면 무의식적으로 피하기에 사토리얼리스트 클로저 같은 책은 나오기 어렵지 않나 싶다.

혹 이 책의 성공에 자극받아 길거리에 망원 렌즈를 가지고 이런 사진을 함부로 찍으면 안된다.요즘은 초상권의 개념이 상당해서 괜히 잘못 찍었다간 소송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나저나 이 책을 보면서 가장 큰 궁금증은 저자가 사진을 찍은 후 대상 모두에게 동의를 구했는지 정말 알고 싶다는 점이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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