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 풍경과 함께 한 스케치 여행
이장희 글.그림 / 지식노마드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울은 인구 천만명이 사는 대도시로 60년대 경제 발전기부터 각 지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이주하다보니 어느새 어디서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커다란 도시가 되어버렸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바쁘게 살아가는데 학생들은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가서 수업을 하고 수업이 끝나면 밤 늦게까지 야자를 하거나 아니면 학원에서 과외수업을 받고 어른들 역시 아침 일찍 지하철이나 만원버스에 시달리면서 회사에서 밤 늦게까지 근무한다.

 

이처럼 팍팍한 삶에 지치다 보니 서울 사람들-서울에서 나고 자란 사라들을 가리킨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서울에 대해서 의외로 무지한 편인데 가장 흔한 이야기중의 하나가 서울 사람치고 남산 타워나 63빌딩 전망대에 올라간 사람이 의외로 적다는 것인데 나 역시도 서울에 산지 꽤 오래됬지만 아직까지 남산 타워나 63빌딩 전망대에 아직까지 올라가 본 적이 없다.

다른 책에서도 리뷰한바 있지만 아스팔트 도로로 뒤덮였다고 생각되는 서울 도심에 의외로 숲길과 하천길 공원길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바 있는데 이 책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역시 서울 시민들이 모르고 있는 서울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흔히 서울을 과거와 단절된 메마르고 삭막한 콘크리트에 뒤덮힌 도시로만 알고 있지만 이 책은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속에서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들인 경복궁,명동,수진궁,효자동,광화문 광장,종로,청계천,우정총국,정동,혜화동,숭례문,경교장,딜쿠샤,인사동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보통 이런 여행관련 에세이 같은 경우 대부분 사진이 삽입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책은 사진 대산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있다.이런 일러스트가 들어간 여행기의 경우 그림 자체가 뭐랄까 참 소박(?)-일러스트보단 끄적끄적에 가까워 차라리 사진으로 대체하는 것이 낫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하단 느낌을 받는데 비해 이 책속의 일러스트는 매우 전문적인데 그것은 아마도 저자가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한 전력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저자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더욱 책을 정감나게 만들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한 현재는 모든 정보는 검색이 가능한 시대다.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장소들도 모두 인터넷에서 검색하며 해당 정보들이 사진과 함께 자세히 나온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어야 될 이유는 작가의 꼼꼼한 스케치와 더불어 그 안에 적혀 있는 내용들이 우릴 아날로그 감성으로 이끌며 서울 여행을 떠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책에선 종각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우정총국-사실 종각역 부근을 그렇게 왔다 갔다 했지만 우정 총국이란 것이 있는지 조차도 이 책을 읽기전에는 알지 못했다.어찌보면 참 부끄러운 일이다-이 현재까지 남아 있는 우체국 건물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면서 가장 짧게 우정업무를 보았다는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흥인지문의 보수재료로 쓰기 위해 해체되기0 직전 체신부에서 사들여 작은 박물관으로 꾸며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는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뒷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그리고 명동이란 이름의 유례와 인사동이 전통 문화거리가 되었던 서글픈 우리의 과거사등 서울에 살고 있으면서도 전혀 알지 못했던 이야기등을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우리에게 전달해 주고 있다.


이 책의 목차에 있는 서울의 지명들은 아마 서울 사람들의 경우 아니 대한 민국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적어도 이름정도는 들어봤을 정도로 친근한 곳들이다.하지만 그 와중에 낯선 이름이 있으니 바로 딜쿠샤다.아니 서울의 명소에 갑자기 웬 딜쿠샤??? 영어 이름도 아니고 우리 고어같지도 않은 딜큐샤는 과연 어떤 명소길래 이 책에 당당히 그 이름을 올려놓았을까 무척 궁금해졌다.

책을 읽으니 딜쿠샤는 힌두어로 이상향이란 뜻을 가졌다고 한다.종로구 행촌동에 있는 딜쿠샤는 UPI 특파원인  로버트 테일러가 1923년 집을 짓고, 1942년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될 때까지 가족과 함께 살았던 집으로 테일러는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세계 최초로 알린 인물이라고 하는데 독립선언서를 아들인 브루스의 요람에 숨겨 두었다거나 일본 도쿄에서 기사화하기 위해 동생 구두 뒤굽에 숨겨 갔다고 하는 분이다.
그는 한국 독립을 도왔다는 이유로 6개월간 수용생활을 하였으며 추방된 후 1948년 미국에서 사망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한국인 못지않게 애쓰신 외국인인 이런분에 대해서 아직도 잘 모르는다것에 대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딜쿠샤는 그간 그냥 오랜된 낡은 집으로만 알려졌다가 앨버트 테일러의 아들인 브루스-6살때까지 딜쿠샤에 살다가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도운 것이 발각되어 추방되었다고 한다- 2006년 한국에 방문하여 겨우 그 내력이 알려졌다고 하니 참 씁쓸한 따름이다.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딜쿠샤.개인 소유지만 국가에서 문화재로 지정되어 집주인이 맘대로 고칠수가 없어 저렇게 낡은채로 있다.문화재로만 지정할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게 유지 보수를 해주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다>
 

 

작가는 5년간 서울 곳곳을 여행하며 수십 권의 스케치 노트를 빼곡히 채웠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 마치 일종의 일러스트 북 같으면서도 한편의 역사책을 읽는 듯한 느낌에서 작가의 그간의 노고가 여실히 느낄수 있다.

아쉽게도 작가가 스케치했던 곳중에는 이미 사라진 골목도 있고, 허물어진 건물도 있다고 하는데 그 만큼 서울의 변화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가운데 빠르게 진해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우리는 너무 빠르게 변화는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적응하기 위해 앞만 보고 쉼없이 달려가고 있다보니 삶의 터전의 서울의 모습에 대해 전혀 알려들지 않았다고 여겨지는데 이제는 차분히 시간을 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의 본 모습을 살면시 알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간이 날때마다 이 책속에 나오는 곳들을 한번씩 돌아보면서 하루 하루 변해가는 서울의 모습을 작가가 스케치를 한것처럼 한 장의 사진속에 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자 이제 이 책을 들고 주말에 작은 카메라와 함께 서울의 참 모습을 보러 나가봐야 할 것 같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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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1-12-1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양한 책을 읽으십니다. 저도 예전에 서울이야기(인가?) 라는 제목의 책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남산 타워와 63빌딩 전망대에 저는 가 보았어요. 낮에 가면 싱겁고 밤에 가야 야경이 멋져요... 데이트코스로는 남산이 더 나을 듯...걷기도 좋고요.ㅋ 남산터워 꼭대기에 회전하는 실내 카페(레스토랑인가)가 있는데 가만히 앉아서 음식 먹으며 바깥 경치를 구경할 수 있어요. 조금씩 돌거든요. 사람은 못 느끼지만... (근데 제가 간 지가 오래돼서...지금도 있을지...ㅋ)

아, 저도 사진을 배우고 싶어서 생각중이에요. 잘 찍으시나요?

카스피 2011-12-13 15:34   좋아요 0 | URL
ㅎㅎ 의외로 제 스스로 느끼기에 여러가지 책을 읽고 있더군요^^;;;
사진은 예전에 필카로 좀 배웠습니다.그게 사진 촬영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요.요즘은 디카도 좋은것이 많으니 한번 도전해 보세요.의외로 재미있지만 너무 빠지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됩니다용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