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쯤 전인가 싶은데 한 무명 시나리오 작가인 최고은씨가 경기 안양시 월세방에서 시나리 지병과 굶주림에 시달리다 숨진 사실이 사실이 알려졌지요.
최씨가 집주인에게 마지막 보낸 쪽지에는 '저 쌀이나 김치를 조금만 더 얻을 수 없을까요? …2월 중하순에는 밀린 돈들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전기세 꼭 정산해드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항상 도와주셔서 정말 면목 없고 죄송하고… 감사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하는데 그 글을 읽어보니 상당히 마음이 아프더군요.최씨의 죽음은 단순 아사라기 보다는 지병인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췌장염을 앓던 최씨가 수일째 굶은 상태에서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전도 유망한 시나라오 작가를 죽음으로 몰고간 영화계의 부조리에 대해서 비판을 가는가 하면 또 일부에선 젊은 사람이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돈을 벌지 뭐 했느냐며 나무리는 시각도 있는 것 같더군요.

여기서 한가지 생각나는 점은 이분이 죽어가는 과정에서 외부로 연락을 하거나 외부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는 것이죠.최 작가입장에선 몸이 너무 아파서 외부로 연락을 할 기력조차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문제는 아무도 이분한테 안부 전화 한통이 없었다는 점이죠.
물론 삶이 팍팍한 시대라 남 챙기기도 어렵고,예전과 달리 자꾸만 모든 것이 개인화되는 시대여서 어찌보면 당연하단 생각도 들긴 합니다.
지금 전세 대란이 일어나는 이유중에 하나도 이른바 일인 세대가 증가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혼자 사는 노인들,즉 독거 노인외에도 혼자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많은 편이죠.이처럼 혼자 살다 보면 이웃과는 거의 인사를 나누지 않으므로 가족이나 친지 혹은 친구들과 전화 연락을 하지 않으면 완전히 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가게 됩니다.
뭐 몸이 건강하다면 일주일고 한달이고 남들과 아무런 연락을 안해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야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번에 아주 심하게 아프다 보니 생각나게 된 점인데 워낙 아프다 보니 어디다 아프다고 전화 연락 한통도 못했고 특별히 어디서 연락이 오는 곳도 없더군요.물론 친구한테 전화 한 두통은 왔지만 정신이 없어서 전화를 받지도 못했습니다.
만약에 단순한 감기 몸살이 아니고 급하게 치료를 요하는 긴급한 상황의 병이였다면 아마도 큰 일을 치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그러면서 만약을 위해서라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자주 안부 전화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나더군요.워낙 연락을 안하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자주 연락을 하다가 장기간 연락이 안되면 이거 무슨일이 생겼구나하고 생각이 들어 한번쯤은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서지요.

이번에 아프면서 느낀 것은 혼자 사는 단독 세대가 늘어가는 현대의 경우,바로 이웃에 누가 사는지 조차 알고 싶어하지 않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깊어져 가다보니 바로 옆에서 누가 큰일을 당해도 모르고 지나가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사람도 이런데,혼자서 쓸쓸히 사시는 독거 노인 같은 경우는 더 큰 문제란 생각이 듭니다.젊은이들이야 핸드폰등이 있으니 항시 연락이 가능하지만 쪽방등에 기거하시는 독거 노인들의 경우 이런 문명의 이기가 없으신 분들이 대다수지요.사회 복지사들이 이들을 방문한다지만 1인당 400명의 현재 상황에서 한분의 사회 복지사가 수백명의 독거 노인을 일일이 다 살피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지요.독거 노인들이 쓸쓸히 혼자 외롭게 돌아가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좀더 많은 사회 복지사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아프면서 느낀점은 아프면 절대 안된다는 사실과 게을러서 얼마나 갈지는 모르지만가족과 친지들에게 주기적으로 안부 전화를 거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었습니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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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3-03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스피님. 아프셨군요....
봄이 오는데 건강 챙기시구요, 특히 아프실 때는 억지로라도 누군가에게 연락하시구요.
좀 더 많은 사회 복지사... 꼭 필요하죠,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게 그뿐이겠습니까.. ㅠㅠ

카스피 2011-03-06 22:53   좋아요 0 | URL
특히 독거노인들을 위해서는 사회 복지사가 좀더 많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무스탕 2011-03-03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2월 말에 이것저것 일이 많아서 저도 알라딘을 좀 멀리하고 지낸 기간동안 아프셨군요.
지금은 괜찮으세요? 봄이 오는가 싶었는데 다시 추워져서 애들 학교 보내는 맘이 슬쩍 불편하고 있는 어제오늘이에요.
저희 어무이 말씀이 아직 정월달인데 봄은 무슨 봄. 그러시더라구요.
건강 잘 살피세요~ ^^

카스피 2011-03-06 22:54   좋아요 0 | URL
글쎄,날씨가 거꾸로 가는지 내일부터 또다시 추워진다고 하는군요.다들 건강 조심하세용^^

무해한모리군 2011-03-03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는데 왠지 맘이 짠하네요..
건강하세요.

카스피 2011-03-06 22:54   좋아요 0 | URL
넵,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