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뛰어노는 한자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6
이어령 지음, 박재현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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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교수가 초등학생을 위한 한자 학습서를 내놓았다고 한다.내가 아는 이어령 교수는 축소 지향의 일본인을 지은 저자인데 과연 그러분이 이런 아동용 책을 지었을까 하고 의아해 했는데 웬걸 이어령의 춤추는 생각학교 시리즈는 벌써 12권이나 넘게 나왔다.아니 교수님이 설마 꼬 묻은 아이돈을 빼앗으려고 이런 책을 저술한 것은 아니겠지 ^^;;;;

책 소개를 보니 어린이들이 하루하루 만나는 모든 지식과 정보에서 생각을 발견하고 넓히고 응용하여, 나만의 창조적인 생각을 낳게 하는 방법들이 재미있고 풍성한 이야기와 철학적인 그림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사실 한자는 조선시대야 서당에서 어려서부터 익혔지만 현대에선 국어위주의 교육방침에 따라 한자 수업을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사실 자기 이름이나 부모님의 이름을 한자로 쓰는 사람도 많지 않은 편이다.
예전에야 국한문 혼용 교육등으로 한문을 같이 익혀선지 60~70년대 책까지만 하더라도 소설책에 간간히 한문이 섞여 나왔었는데 한글 세대부터는 한자 교육을 받지 않아선지 이후 책부터는 한자가 전혀 나오질 않게 되었다.솔직히 나와도 읽을수 없으니 당연히 안나오겠지만…

아마 20~30대들은 영어 위주의 공부만을 해서 한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할 수있다.그래선지 모 대기업에서 영어와 한자를 함께 시험본 적도 있고 그래선지 갑작스레 한자 열풍이 불기도 했다.
그리고 중국의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갑자기 한자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요즘 초등학생은 영어 단어 못지않게 한자를 익혀야 되니 그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그런데 한자를 많이 안다고 중국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닌데 중국은 요즘 번자(중국에선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한자가 번잡스럽다고 하여 번자라고 지칭한다)가 아닌 간자체(간편한 한자)를 써서 우리가 알고있는 한자를 거의 태반이 모른다.즉 한자로 글을 쓰면 중국 사람은 이해를 못하고 홍콩,대만 사람만 이해할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의 미래 중국어 교육을 위해 한자 학습을 시키는 일은 매우 부질없는 일이라고 할수 있다.뭐 중국 본토가 아닌 대만이나 홍콩으로 유학간다면 모르지만…

<우리가 쓰는 한자(중국에서 칭하는 번자)와 현재 중국에서 쓰는 간자-완전히 다르다> 

이런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불쌍하게 여겼는지 이어령 교수가 아주 재미있는 한자책을 내노았다.이름하여 생각이 뛰어노는 한자.
이 책은 한자의 기원과 갑골문자부터 현재의 한자까지 한자의 변천사를 보여주고 있는데 독특한 그림이 아이들에게 한자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주고 있다.
사실 한자는 상형문자이기에 표음 문자인 한글에 비해서 매우 배우기 어려운 편이다.오죽했으면 중국에서도 어려운 한자 때문에 문맹율이 높아 49년 중국 정부가 출현하이후 정자를 버리고 간자체를 택하겠을까!
이 책은 어려운 한자에 대한 아이들의 두려움을 없애주고 호기심을 심어주기 위해 처음부터 이야기 식으로 재미있게 진행되어 나간다.
공룡들이 지금 우리 시대에는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는데 어떻게 그 모습을 알 수 있었을까?
맞아. 공룡 뼈와 발자국 화석을 요모조모 꿰어 맞추어서 전체 모습을 상상해 낸 거지. 나아가 공룡이 어떻게 살았는지, 공룡이 살던 시대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아내기도 하고 말이야. 공룡의 뼈와 발자국 화석을 통해 우리는 아주 먼 옛날로 여행한 셈이지.
한자로도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단다. 한자는 동양 문화와 함께 태어나 자라 왔고, 옛날 사람들은 자기 마음과 생각을 한자에서 나타냈지. 따라서 한자에는 동양 문화의 역사가 담겨 있어. 그러니까 한자가 처음에 어떤 모양이었고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알면 자연스레 동양 문화의 뿌리를 깨닫게 돼.

사실 한자는 알게 모르게 우리 문화속에 많이 들어와 있는 문자다.우리 단어의 약 80%는 한자어에 그 기반을 두고 있으니 정확한 한자를 안다면 우리 문화 생활이 좀더 풍족해 질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한자를 배울수 있는 책이기에 부담없이 아이들에게 읽히면 좋을 책이다.하지만 현재 같은 한자 배우기 열풍이 아이들에게 또다른 멍에가 되지 않을지 우려의 마음도 크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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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9-11-27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헌책을 많이 갖고 있는데 80년대의 인문사회과학 전문서적에도 국한문 혼용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한길사나 풀빛, 창작과 비평사 등 등도 그렇구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소설은 국한문 혼용을 하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60~70년대 것두요(예외가 장용학의 소설이지요).다시 한 번 확인해 보세요.한글 옆에 괄호를 표시하고 한자를 집어넣는 것은 국한문 혼용이라고 하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국어책이나 국어참고서에 그렇게 되어 있는데 다 한글전용이라고 합니다.

카스피 2009-11-27 17:23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예전에 오래된 소설(헌책방에선 흔히들 딱지본이라고 하지요)의 경우 간단한 한자는 한글(한자)식이 아나리 그냥 한자만 쓰여있던것이 기억이 나서 그랬읍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11-27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체자를 모르면 정자체를 알아도 문제지요.요즘 중국어 교재엔 한자는 다 없애고 한어병음으로만 적힌 교재가 있어서 한자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일본어 교재도 그런 게 있지요.이 두 나라는 자국어를 정확히 영어로 표기할 수 있으니까 그게 가능합니다만 우리나라는 그게 안 됩니다.

카스피 2009-11-27 17:33   좋아요 0 | URL
정자체는 워낙 어려원서 국민당시절까지만 해도 일부 지식인만이 읽고 쓰기가 가능했닥 합니다.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대륙을 장악후 간자체는 보급에 박차를 가해 거의 90%에 육박하던 중국의 문맹률을 거의 다 잡았다고 하더군요.
근데 간자체만 배우다보니 예전 고서들은 전혀 못 읽는다고 하네요^^

노이에자이트 2009-11-27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한자문맹이 제일 많은 세대들이 지금의 50대 중반에서 말까지의 세대입니다.그전 세대들은 학교를 안 다녀서 몰랐고,한글 모르는 사람도 많았지요.하지만 50대들은 대학학력 소유자들은 지금에 비해 드물다 해도 중졸 고졸들도 아예 학교에서 한 시간도 한자를 안 배운 유일한 세대입니다.한자교육의 사각지대였지요.

요즘 10대들은 한자능력시험 보는 학생들은 상당히 한자실력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