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DMB는 왜 더 안나오냐구???란 글을 올린적이 있습니다.한동안 주야 장창 나왔지만(물론 예전거 울궈먹는 책이었지만요),이미 예고했던 목차 161~300까지 책들은 더 이상 나올 기미가 없기에 많은 추리 애독자들이 포기한 상태였지요.이 사이에 있는 책들중 일부는 이미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지만 사실 국내에서 처음 번역될 책들이 많았기에 많은 관심들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모두들 포기하고 있던 동서 DMB에서 자그만치 4년만에 새로운 160번째 책이 드디어 나오게 되었습니다.물론 159번째 책의 책날개에 있는 책들중에 있던 책은 아니고 전혀 새로운 책인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제물입니다.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제물은 사실 상당히 유명한 책입니다.책소개에 나왔듯이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제물」(虛無への供物)은 일본 안티미스터리(반추리소설)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장편소설로, 장미와 흑조를 기조로 한 작품이다. 「허무에의 제물」은 1964년 고댠샤에서 도우아키오(塔晶夫)라는 필명으로 출간되어, 이듬해 마이니치신문과 하야가와 미스터리 매거진에서 전후 20년간 추리소설 베스트셀러 제1위 최고 작품으로 선정된다.「허무에의 제물」은 일본 추리소설의 3대기서로 일컬어지는데, 그밖에도 우메노 큐사쿠의「도구라 마구라」, 오구리 무시타로의「흑사관 살인사건」이 손꼽힌다. 또 이 소설은 흔히 일본 전후(戰後) 3대미스터리로도 불리는데, 나머지 작품은 요코미조 세이시의「옥문도」, 다카기 아키미쓰의「문신 살인사건」이 있다
.라고 하는군요.
<일본 추리소설 3대기서>
<일본 전후 3대 미스터리>
나카이 히데오의 허무에의 제물은 많은 추리 애독자들이 국내에서 번역되길 갈망하던 책들중의 하나인데 드디어 동서 DMB에서 나왔지만 몇가지 미스터리한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는 위 작품은 사실 2년전에 J출판사와 정식으로 판권 계약이 되었다고 하는군요(저도 들어주은 풍월이라 정확한지는 모르겠습니다).아직 여기서 출판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동서에서 나왔는지 무척 궁금해집니다.설마 정식으로 판권 계약된 작품이겠지요?
둘째는 역자인 허문순 교수입니다.동서 DMB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분이 번역한 작품이 다수 있죠.근데 번역자 소개란에 나온 책들은 워낙 오래전에 발간된 책이라 이해가 가는데 요꼬미조 세이시 <옥문도> <여덟 무덤 마을-팔묘촌> 우메노 큐사쿠 <도구라 마구라>도 번역하셨다니 요건 정말 미스터리 하군요.이 책들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된것으로 알고 있는데(옥문도,팔묘촌은 정명원씨 번역/도구라 마구라는 이동민씨 번역),어떻게 허문순씨가 번역을 했다는지 알 수가 없군요.
허문순씨는 약력을 알아보니 1954년 공군장교로 임관, 공군 제1훈비 작전처 복무하고, FS S.O.P. 제정에 참여하여 미국 은성무공훈장을 받았다고 나오네요.임관을 20세때 했다고 보면 현재 나이는 대략 75세군요.(인터넷에서도 이분의 자료를 알길이 없군요)
솔직히 이런 나이드신 분이 09년 현재 이 작품을 번역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습니다.하지만 옥문도,팔묘촌,도구라 마구라,허무에의 제물을 번역했다고 출판사에서 올렸으니 실제 번역을 했다고는 믿어지는데 그 번역 시기가 문제겠지요.아마도 70년대 후반 동서 추리문고가 나왔을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셋째는 가격 정책입니다.표지를 보아하니 현재 동서 DMB와 동일한 형태로 보여집니다.반양장본 635쪽에 가격이 15,000원입니다.비슷한 페이지의 월장석이 9,800원인 것을 감안하면(물론 이책은 03년도에 나왔으니 가격 상승 요인이 있지요) 상당히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비록 새로 나온 책이지만 현재 디자인이라면 판매 감점 요인으로 작용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위의 사항들을 검토해 볼 때 다음과 같이 추리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번역자의 나이를 감안해 볼 때 이 작품이 올해정도에 번역되지는 않았을 거로 생각됩니다.게다가 다른 작품들의 번역이 (옥문도,팔묘촌,도구라 마구라)를 맞는다고 한다면 차라리 70년대 이미 번역해 놓은 것이 맞다고 여겨집니다.
이 작품의 경우 앞서 말한대로 정확한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이미 다른 출판사가 판권을 계약했다고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서에서 이 책이 나왔다면 일본측에서 동시에 두 출판사와 이중 계약을 맺든,기존 출판사의 계약이 만료됬든,아니면 동서가 해적 출판을 했든,혹은 이미 동서가 70년대 작품을 번역완료하고 이번에 출판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요즘처럼 저작권이 강화되는 추세에 위 3가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되며 개인적으론 아마 마지막이 정답이 아닐까 추측됩니다.정확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1995년 이전에 출판되거나 번역된 작품들(실제 출판이 안됬더라도)은 재간일 경우 현재의 저작권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합니다.이경우 번역을 새로 할 수는 없다고 하는데,그래선지 동서 DMB의 경우 옛 동서 추리와 토씨하나 틀리지 않아 독자들의 원성을 샀는데 70년 동서 추리의 단순 재간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겠죠.
앞서 말한대로 허무에의 제물의 가격이 15,000원입니다.그간 동서의 가격대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뭐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다면 타당할 가격이라고 생각됩니다만,많은 애호가들이 동서에서 나와선지 번역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표하고 있는 상태이지요.
그럼 동서 DMB가 앞으로도 계속 나올지가 궁금해 집니다.사실 159번까지는 한 열권 정도를 제외하고 이전 동서 추리문고의 재간입니다.물론 하서나 삼중당,자유 추리문고(일설에 의하면 자유 추리문고는 동서에서 번역만 해놓고 출간하지 못한 책들을 발행했다는 말이 있더군요)가 더러 있지만 아무래도 주종은 구 동서 추리였지요.
제 글 동서 추리 문고 VS 동서 미스터리 북스②를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기존 동서 추리에서 재간되지 않은 것은 SF소설 11권 및 일부 홈즈와 크리스티 작품등 이미 타 출판사에서도 발행된 작품들 입니다.
과연 동서가 허무에의 제물로 다시 동서 DMB를 발행할지 무척 기대됩니다.사실 미 발행 목록중에는 아주 재미있는 책들이 많거든요.앞으로 동서이 발걸움이 무척 주목됩니다.과연 다시 작품들을 내놓을지…
그나저나 많은 애독자들의 고민거리가 생겼네요.번역이 좀 안좋다고 정편이 나있는 동서 책을 살것인지 아니면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정식 판매 계약을 했다는 출판사의 작품을 살지 말이죠^^
그리고 추리 애호가들이 동서판에 절망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제목입니다.왜 허무에의 공물이 아닌 허무에의 제물로 제목이 바뀌었는지.. ^^;;;;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