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뉴스의 SF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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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소설’은 잘못된 용어
일반적으로 ‘SF(Science Fiction)’를 보통 우주, 미래, 외계인 등을 다루는 ‘과학소설’, 혹은 ‘공상과학소설’ 등으로 번역하지만 작가,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SF'를 엄밀하게 정의하는 데 있어 많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든 ‘SF’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설의 주제 및 소재 등에서 과학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준에 따르면 1918년에 발표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현대의 프로메테우스’(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와 로버트 스티븐슨의 1886년작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은 SF다. 반면 1897년 브램 스토커가 발표한 ‘드라큘라'(Dracula)(1897)는 초자연현상만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SF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 한국에 본격적인 의미의 SF가 존재했던 것일까...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문지문화원 사이에서는 1907년부터 2007년까지 국내에서 발간된 SF를 소개하는 전시회 ‘SF 100년’이 열리고 있다.
▲ 전시회를 기획한 박상준 월간 '판타스틱' 편집장 ⓒ
5월 9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는 1907년 나왔던 번안소설 ‘해저여행기담’서부터 올 5월 첫 선을 보이는 SF 등을 다루는 장르매가진 ‘판타스틱’에 이르기까지 한국 SF의 흐름을 짚어보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될 예정이다.
초창기 국내에 소개된 SF들은 대부분 번역본으로 소개되고 있다. 1907년 태극학보에서 발간한 ‘해저여행기담’은 프랑스의 작가 쥘 베른의 ‘해저2만리’를 번역, 재일 유학생 학술지에 연재해서 큰 성공을 거둔 사례. 1908년에 발간된 ‘철세계’(번역 이해조), 1912년에 발간된 ‘비행선’(번역 김교제), 1924년에 발간된 ‘월세계여행’(번역 신일용)도 쥘 베른의 작품들을 번역한 것들이다.
1925년에는 박영희 씨가 잡지 ‘개벽’에 카렐 차펙의 ‘R.U.R’을 번역 연재했으며, 1926년에는 이원모가 R. 스티븐슨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의 이상한 사건’을 단행본으로 번역 출간하고, 1926년에는 잡지 ‘별건곤’이 H. G. 웰즈의 ‘타임머신’을 번역, 연재하는 등 외국 소설을 번역 소개하는 사례가 이어진다.
▲ 1933년 창간돼 10여년 간 발행된 일제시대 대표적인 과학잡지 ⓒ
▲ 1933년 제임스 힐튼의 소설 을 번역출간한 '잃어버린 지평성' ⓒ
1929년에는 작가 김동인이 잡지 ‘신소설’ 12월호에 번역소설이 아닌 창작 단편 ‘K박사의 연구’를 발표했다. 1933년에는 작가 김자혜가 잡지 ‘신동아’ 2월호에 ‘라듸움’을 창작콩트 형식으로 선보였으며, 1939년에는 작가 방인근이 잡지 ‘과학조선’에 자신의 작품 ‘여신’을 연재하다 중단했지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한국인 작가에 의한 본격적인 장편이 시도된 셈이다.
50년대 들어서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SF가 많이 등장한다. 1957년 출판사 삼지사는 작가 한낙원의 ‘금성탐험대’를 출간했는데 거의 20여 년 가까이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차지했다.
▲ 1957년 출간된 뒤 거의 20여 년간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차지한 작가 한낙원의 '금성탐험대' ⓒ
▲ 1959년 발간돼 청소년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번역소설 '공중열차 지구호' ⓒ
1961년에는 한국과학교육연구회에서 창간한 잡지 ‘과학과 생활’을 통해 국내외 SF가 다수 번역 소개됐으며, 1964년 창간된 과학잡지 ‘과학세기’는 달 여행객들의 조난사고를 다룬 아서 클라크의 장편 ‘A Fall of Moondust'를 번역 소개해 독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국내 SF 역사를 돌아볼 때 “한국의 과학소설은 극소수 팬들만이 향유해오던 ‘변방의 변방’ 문화였다”는 것이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박상준 씨(판타스틱 편집장)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땅에서 SF가 개화 이후 1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것은 “과학이 한국인의 삶과 동떨어진 영역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며 과학과 인간의 삶을 다루고 있는 SF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
박 편집장은 흔히 국내에서 SF를 ‘공상과학소설’로 부르고 있는 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공상과학소설’이란 용어는 일본에서 수입돼 잘못 쓰이고 있는 용어라는 것.
“일본에서 ‘공상과학소설’이라고 하면 SF만 일컫는 것이 아니라 SF와 판타지소설(Fantasy)를 모두 포함하는 명칭으로 SF와 Fantasy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는 서구 전통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SF 발원지인 서구 전통을 따르지 않고 일본식 해석을 따르고 있다”며 ‘공상과학소설’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데 대해 큰 우려감을 보였다.
“ ‘공상과학소설’이란 용어를 사용할 경우 ‘공상’이란 용어가 독자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뉘앙스를 주고 있어 그동안 국내 많은 독자들로부터 현실감이 부족한 소설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SF의 질적인 성숙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며 “그동안 일반적으로 사용돼 오던 ‘공상과학소설’이란 용어 대신 ‘과학소설’이란 용어를 사용해줄 것”을 부탁했다.
박 편집장은 21세기 첨단 과학시대를 맞아 “이제 학생들도 SF작가인 클라크, 텐, 하인라인, 브래드버리, 셰클리 등을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작가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벌써 오래 전에 우주선과 타임머신에 대해 알려주었을 뿐 아니라 어린 학생들이 어른이 되어 부딪칠 정치적, 사회적, 심리적, 윤리적 문제의 정글 속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의 학생들은 “과거 역사만 공부할 뿐 미래를 공부하는 사례는 보기 힘들다”며 “본격적인 의미의 SF를 통해 학생들이 ‘미래의 나’를 찾아갈 수 있는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편집장은 현재 서울대 인문대학원에서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과학소설사’를 연구하고 있으며 5월부터 선보이는 SF, Fantasy, Horror 등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잡지 ‘판타스틱’의 편집책임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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