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로봇, 사이보그, 앤드로이드, 클론
리들리 스콧 감독이 1982년에 발표한 전설적인 컬트SF영화인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는 너무나도 유명한 고전적인 걸작이다. 해리슨 포드, 숀 영, 룻거 하우어, 다릴 한나 등이 주연을 맡았다. 필립 K. 딕의 소설인 "안드로이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를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암울한 분위기의 2019년 미래에, 타이렐사에서 만들어낸 '리플리컨트'라고 불리는 복제 인간들중에서 반란을 일으킨 4명이 지구로 잠입한다. 지구로 잠입한 리플리컨트를 제거하는 임무를 맡은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드는 이들 4명을 제거하기 위해 추적한다. {블레이드 러너}는 인조 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심오하게 다룬 영화로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에 독특한 풍취를 자아내는 배경으로 현대 문명 사회의 비관적인 삽화들을 인상적으로 묘사한 영화이다. {블레이드 러너}에서 그려지는 복제 인간들의 갈등, 오래 살고 싶은 욕망, 인간에 대한 원망은 바로 신앞에 선 우리 인간을 상징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복제 인간의 현실화는 바로 우리들이 책임져야 할 현실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SF영화는 함부로 사용되는 유전자의 복제 기술이 얼마나 큰 재앙을 초래하며, 또한 복제 인간들의 심적인 갈등과 고뇌가 어떠할 것인지를 깨우쳐주는 것이다.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은 1818년에 메리 셀리가 발표한 소설인 " 프랑켄슈타인: 혹은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라는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메리 셀리의 원작 소설은
평론가들에 의해서 최초의 근대적인 과학 소설(SF)이라고 간주된다. SF의 효시라고 보아도 된다. 이 영화에서는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죽은 사람의 시체 조각들을 모아서 괴물을 만들어낸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괴물에 의해서 약혼자도 잃고 자신의 목숨도 잃는다.
이 영화는 당시의 과학 수준으로 상상할 수 있는 생명 창조의 가설을 밀도 있게 표현하고 있다.
{로보캅 Robocop}은 폴 버호벤 감독이 1987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사실주의적인 사이보그 영화의 수작으로서 사이보그로 개조된 인간이 느끼는 정서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데 성공한 영화이다. 주인공인 경찰관 머피는 악당들과의 싸움에서 죽은 후 OCP회사에 의해서 사이보그 경찰로 개조된다. 그의 기억은 지워지고 경찰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이 머피의 두뇌에 입력이 된다. 그렇지만 로보캅 머피는 생전의 기억 일부를 떠올리기도 하고 예전의 습관처럼 총을 돌리기도 한다. 그리고 영화가 진행될수록 생전의 면모가 되살아나는 것이다. 로보캅은 사악한 OCP회사의 부사장에게 증오심을 느끼기도 하지만 머리 속의 입력 프로그램때문에 행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미래엔 이와 같이 인간인지 로봇인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분별하기 힘든 사이보그와 같은 존재가 출현할지도 모른다. 일본의 한 연구 단체에 의하면 2030년까지 인공 장기가 실용화되리라고 한다. 즉, 인공 장기를 갖춘 사이보그 인간이 출현할만한 기술적인 토양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 때가 되면, 인간이 갖고 있는 현재의 많은 정의들이 대폭 수정될지도 모를 일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만든 영화인 {터미네이터 Terminator}는 매우 유명한 영화이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린다 해밀턴, 마이클 빈, 렌스 헨릭슨등이 출연하였다. 1984년에 발표한 1편은 매우 높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고, 1991년작인 2편도 인기를 끌었다.
1997년도 전면 핵전쟁 이후 기계들이 점령한 미래의 사회에서, 기계들은 인간들이 조직한 반란군의 대장인 존 코너의 어머니를, 존 코너가 태어나기 전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죽이기 위해 터미네이터를 보낸다. 터미네이터가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의 로스앤젤레스로 와서 존 코너의 어머니인 사라 코너를 찾아 다닌다. 반란군 측에서도 한 명의 전사를 과거로 보내 사라 코너를 지키게 한다. 여기서 등장하는 터미네이터는 기계로 만든 몸체에 인간과 동일해보이는 유기적인 피부를 이식하여서 외관은 인간과 매우 동일하게 보인다. 기계에 생체 조직으로 된 피부만 이식한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터미네이터는 사이보그가 아니라 로봇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로봇과 인간의 생체 조직과의 결합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사이보그로 보기도 한다. 영화는 이 터미네이터와 사라 코너를 지키기 위해서 과거로 온 인간과의 치열한 결투의 연속이다.
한편, 1991년도작인 {터미네이터 2 : 심판의 날}에서는 액체 멀티 합금으로 만들어진 매우 색다른 터미네이터가 등장한다. T-1000이라고 부르는 이 터미네이터는 1편에 등장한 T-800모델보다도 사이보그라고 하기 힘든 면을 갖고 있는데, 자유 자재로 모습을 바꿀 수 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영화에서처럼 상전이를 할 수 있는 유형의 금속은 존재하지 않는다.
1977년도에 발표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영화 {스타 워즈 Star Wars}는 대작 SF영화 시대를 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오늘날 할리우드 SF영화들이 흥행 위주의 블럭 버스터형 기획으로 가도록 만든 장본인격인 작품이다. 광활한 우주를 무대로 펼쳐지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영화이다. 이 영화에는 1956년작인 {금지된 행성}에 나온 로봇인 로비 이래로 가장 유명해진 로봇인 C3PO와 R2-D2가 등장한다. 인간처럼 생긴 로봇이 C3PO이며 작고 귀엽게 생긴 로봇이 R2-D2이다. 우주 활극 장르에서는 이만큼 탁월한 특수 효과를 표현한 영화가 없을 것이다.
1956년도에 프레드 윌콕스 감독이 발표한 {금지된 행성 Forbidden Planet}은 SF영화 사상 손꼽히는 고전 걸작이다. 이 영화는 세익스피어의 희곡인 "템페스트 The Tempest"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1968년에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발표될때까지 특수 효과면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 있었다. 이 영화에는 SF영화 사상 가장 인기 있었던 로봇인 로비가 등장한다. 이 영화에는 오늘날 {총알탄 사나이} 시리즈로 유명한 코미디 배우 레슬리 닐슨이 젊었을 때의 모습으로 출연하여 매우 진지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이브의 파괴}는 던컨 기븐스 감독이 1991년에 만든 영화이다. 여기서는 핵폭탄이 내장된 전투용 로봇인 이브 8이 등장한다. 이브 8은 여자 과학자가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본따서 만든 로봇이다.
{메트로폴리스 Metropolis}는 SF영화사의 전설로 추앙받는 고전적인 걸작 중의 걸작이다. 독일의 프리츠 랑 감독이 1926년도에 발표한 영화로 3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에 총출연자가 3만 7천명이 넘는 대작이다.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가 발표되기 전까지 그 스케일과 독창성면에서 어떤 영화도 따를 수 없었던 영화로 미래의 거대한 도시를 배경으로 소수의 엘리트 지배 집단과 노동자 집단간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자본가의 사주를 받은 과학자가 여성 로봇을 만들어 노동자들에게 침투시킨 후 이들을 폭력적으로 선동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작품 속의 여성 로봇의 디자인은 오늘날의 감각으로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세련되고 환상적인 모습이다.
{NO.5 파괴 작전 Short Circuit}이라는 영화에서는 조니라는 로봇이 나온다. 이 로봇은 카메라처럼 생긴 직사각형 얼굴에 조리개가 달린 렌즈 눈과 쇠로 된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는 팔과 손을 갖고 있고 다리는 궤도가 달린 모습이다. 조니는 산업용 로봇과 가정용 로봇의 혼합형과 비슷하다.
{저지 드레드 Judge Dredd}라는 영화는 자신과 똑같은 복제 인간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미래 사회를 지배하려는 복제 인간의 이야기이다. 폐허가 된 지구와 황폐한 악의 소굴로 전락한 미래의 도시에서는, 저지라고 불리는 판관들이 도시의 악을 소탕하고 세계의 질서를 유지한다. 실베스타 스탤론이 역할을 맡은 드레드는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판관이다. 한편 살인죄로 감옥에 갇힌 전직 판관인 리코는 탈옥하여 드레드로 위장한 후 살인을 저질러 드레드에게 누명을 씌우려 한다. DNA분석 결과 드레드는 유죄 판결을 받는다. 수석 판관인 파고는 죽기 직전에 드레드와 리코가 모두 자신의 DNA를 원료로 해서 만든 복제 인간임을 밝힌다. 리코는 자신의 DNA를 대량 복제하여 자신과 닮은 판관을 만들려고 한다. 이 영화 속에 나오는 생명복제 기술은 이미 현실에서 실현이 된 상태이다.(인간 복제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처럼 복제 인간을 고속 성장 인큐베이터로 불과 8시간만에 어른으로 만든다는 것은 현대의 과학 기술로선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성인으로서 갖춰야할 지식과 지혜, 그리고 재능은 인큐베이터가 줄 수 없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The Android Affair}는 미국의 유명한 과학자이자 SF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생체 실험에 쓰기 위해서 복제 인간을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나온다. 심장병에 걸린 과학자가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자신과 똑같은 병을 가진 복제인간들을 만들어서 생체 실험을 한다. 그리고 복제 인간에게 병을 고칠 수 있게 되면 자신을 해동해서 고쳐달라는 부탁을 한 후 냉동 인간이 되는데, 복제 인간은 냉동 장치를 파괴하여 과학자를 죽인 후 자신이 그의 행세를 한다.
{닥터 모로의 섬 The Island of Dr.Moreau} 은 H.G. 웰즈의 고전적인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든 영화이다. 여기선 동물의 우수 유전자와 인간의 우수 유전자를 결합하여 전혀 색다른 인류를 만들려는 미친 과학자가 등장한다. 그가 만들어낸 흉칙한 짐승 인간들은 결국 그 과학자를 죽인다. 이는 곧 생명의 질서에 개입한 인간의 파멸을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구가 멈춘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은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1951년 작품이다. 해리 베이츠의 원작으로 만든 흑백 영화이다. SF영화의 황금기였던 1950년대의 대표작으로 예수의 환생과 죽음, 부활의 과정을 은유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어느 날 우주에서 날아온 외계의 우주 비행선이 미국의 워싱턴에 착륙한다. 온 세상이 주목한 가운데, 우주선안에서는 인간과 같은 외모의 외계인 클라투와 키가 2미터가 넘는 거대한 로봇이 나타난다. 클라투는 지구인에게 핵무기 확산등의 폭력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한다. 그러다나 지구의 군인이 오발한 총알에 맞아 병원에 실려간다. 그는 자신의 힘을 보여주며 자신의 메세지를 다시 전달하고자 힘쓰지만 좌절하고 다시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로봇의 도움으로 되살아난 그는 다시 지구인에게 경고를 내린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은 로봇이 외계인인 클라투의 주인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로봇은 자신이 클라투의 주인임을 말하는데, 이러한 아이디어는 후에 {스타 트렉}의 극장판에 이어진다.
{웨스트월드 Westworld}는 마이클 크라이튼 감독이 만든 걸작이다. 1973년에 발표되었으며 율 브리너, 리차드 벤자민, 제임스 브롤린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인 "쥐라기 공원"과 비슷하게 '테마 파크'를 소재로 하고 있다. 사실, 영화 {쥐라기 공원}의 원본이라고 보아도 될만큼이나 주제나 전개 방식이 흡사하다. 영화의 무대는 '델로스'라고 부르는 최신형 테마 파크인데, 그곳은 고대 로마 시대, 중세 시대, 서부 개척 시대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고 그 공원은 철저히 통제가 되는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들에 의해 구성되어 있다. 관람객들은 해당 테마 파크에 맞는 복장을 하고 그 지역으로 보내지며, 그들은 그곳에서 현실과 매우 흡사한 체험을 한다. 주인공들은 서부 개척 시대를 주제로 한 '웨스트월드'에서 로봇 총잡이들과 결투를 벌여보기도 하고, 로봇 창녀들과 하룻밤을 보내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 로봇 총잡이로 출연한 율 브리너의 잔인무도한 로봇 연기는 {터미네이터}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보인 연기와 비교해보면 너무나도 뛰어나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최첨단 장비들은 현재 보아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며, 마이클 크라이튼의 SF세계를 파악하기 위한 좋은 텍스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장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