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을 삶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가장 어려운 수행은 일상을 새로운 마음으로 매일매일 살아가는 일이다. 이상적인 장소에서는불가능이란 없어 보이지만, 현실은 어떤가. 그렇다고 떠남이 무용하다는 말은 아니다. 혼자 나 자신과 지내 본다. 회의하고 절망했던 외부의 모든 것으로부터 시선을 돌려 내 안에서 고칠 수있는 것을 들여다본다. 언제나 제자리인 것 같은데, 열심히 발걸음을 놀리면 어느새 멀리 와 있다. 그걸 잊지 말고 오늘도 걸으면된다.
- P139

여행이야말로 쓸모없음의 쓸모를 추구할 때 가장 값진 것이다. 왜 여행을 다니느냐, 차라리 그 돈을 저금하라는 말을 자주들었다. 모든 일에 쓸모를 따지고, 나의 쓸모를 극대화하기를 사회에서 늘 요구받는다. 모든 일이 좋을 때는 괜찮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여행 없이 살 수 없었다. 우열이 아닌 다름으로 삶을 가늠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열을 재는 시선에서 놓여 나는 것뿐이다.
- P179

여행지에서는 쉽게 너그러워지곤 한다. 나도 모르게 웃고있다. 평상시에는 나도 모르게 이를 악물고 있는데,
이상적인 나에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 여행이다. 시간을 넉넉하게 쓰고, 좋아하는 일로 하루를 채우고, 많이 걷는다. 숲 근처로, 강이나 바다 근처로 걷는다. 그게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일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여행, 그게 다예요.
- P189

할 수 있다‘와 ‘하고 있다‘는 다르다. 일상을 책임지는 일과여행이 불화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당신에게도 여행이 그랬으면 좋겠다.
- P197

여행 마지막 날 아침에 눈뜨면서 늘 하는 생각이 있다. 벌써마지막 날이네. 왜 여행에는 끝이 있을까. 끝이 없으면 여행은방랑이 되고 일상이 된다. 그러면 아름다움을 잃겠지, 여행도.
- P201

못할까. 해 본 적이 없다면 해 보면 된다. 처음 한 번이 어렵지 그다음은 수월하다. 자녀에게 자연스럽게 건네는 격려의 말을 세상의 어머니들이 자신을 위한 응원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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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에 알라딘에 들어와 새로나온 책을 쭉 보는데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서 나와 닮은 캐릭터를 찾는 테스트 발견!

이런 건 또 절대 지나치지 않는다.(아래 주소 클릭)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빌런MBTI (munhakdongne3.netlify.app)



그런데 결과가.....ㅠ.ㅠ





일단 가장 희귀한 유형이라는데서 뭥미????

나 그렇게 가장 흔한 성격의 가장 앞뒤가 다 투명한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살았는데 말이야.

약간 헷갈리던 거에서 다르게 해봐도 여전히 나는 라파엘!! 


그런데 나는 라파엘이 누군지 모르고....

발자크의 이 소설을 안읽었을 뿐이고....

그래서 기분이 좋아야 하는지 나빠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욕망이 실현될때 마다 가죽을 소유한 자의 수명이 줄어든다고? 그럴 때 나의 선택은?

수명이 만약 10년씩 확확 줄어든다면 당연히 저 가죽을 확 던져버릴거고,

수명이 1년쯤씩 줄어든다면 소원을 한 3개쯤 빌고 가죽을 버릴 것이다.

봐 나는 이렇게 투명한 사람이라고....



재미삼아 내가 선택한 것과 정반대로 한번 해봣더니 결과가




나는 잘생기고(예쁘고, 성전환을 하고싶은 생각은 없으므로) 머리도 비상하고 돈까지 많은 독신 하고싶다.... 

그런데 나랑은 정반대

그러니까 나는 못생기고 머리도 나쁘고 돈까지 없는 유부녀인것이었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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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8-20 03: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나귀 가죽 라파엘 모르지만 저 책에 조금 관심이 가기도 하는군요 이건 두 가지에서 하나 고르는데도 여러 사람이 나오는가 봅니다 저는 예전에 했을 때 《1984》에 나오는 윈스턴이었어요 가장 처음에 나오는 말은 호기심이 많다인데, 그 말은 좀 아닌 듯... 아주 없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바람돌이 님, 라파엘과 비슷한 면도 있겠지요


희선

바람돌이 2021-08-21 00:13   좋아요 3 | URL
이 테스트가 딱히 맞다는 생각은 안드는데, 저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하게 하니 문학동네 광고로는 성공적인듯합니다. ^^ 그런데 라파엘을 설명한 중에 저랑 비슷한 대목은 하나도 안보인다는..... ㅎㅎ

han22598 2021-08-20 06: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시네요 ㅎㅎ 따듯하면서 냉정한 스타일....이런 사람 정말 좋아하고, 저도 이런 사람 되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1-08-21 00:13   좋아요 2 | URL
불행히도 저는 라파엘 스타일이 아닙니다. ㅎㅎ

새파랑 2021-08-20 06: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했을때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 였던거 같은데 😅

잠자냥 2021-08-20 10:43   좋아요 2 | URL
이거 새로운 버전이에요. 버전2. 다시 해보세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1-08-20 11:54   좋아요 1 | URL
전 신버전 못찾겠어요 ㅜㅜ 예전 버전 있어서 다시 해보니까 또 오만과 편견의 앨리자베스 ㅡㅡ

바람돌이 2021-08-21 00:14   좋아요 2 | URL
위쪽에 주소 링크해놧어요. 엘리자베스 좋은데요. 적어도 성별은 같잖아요. 심지어 저는 성별마저 달라.... ㅠ.ㅠ

새파랑 2021-08-21 00:32   좋아요 2 | URL
저도 성별은 다르다는 🙄 근데 성격은 그글에 쓰인 설명하고 비슷해서 놀랐어요 ㅎㅎ

바람돌이 2021-08-21 01:43   좋아요 1 | URL
앗 새파랑님 남자분이셧어요? 우와 전 왜 일도 의심없이 여자분이라 생각했을까요?
가만 생각해보니 굳이 성별을 안 밝히면 알라딘인은 다 여자라고 생각하는 제가 문제인듯요.
갑자기 확 반성하고 있습니다. 뭐 성별과 상관없이 새파랑님을 좋아하지만요. ^^

새파랑 2021-08-21 09:20   좋아요 1 | URL
ㅋ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이전에 테스트 했던건 옛날버전 이었고,바람돌이 님이 올려주신 새로운 버젼으로 하니까 ˝베르테르˝가 나오네요. 이번에는 성별하고 성격까지 맞는것 같아요 😄

잠자냥 2021-08-21 09:38   좋아요 1 | URL
바람돌이 님 ㅋㅋㅋㅋㅋㅋ 알라딘은 다 여자라고 생각하신 부분에서 빵 터졌어요. 폴스타프 님 여자라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웃음이 나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08-20 11: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건 어디서 하나요?

바람돌이 2021-08-21 00:15   좋아요 2 | URL
위쪽 본문에 링크 걸어놓았습니다. ^^

coolcat329 2021-08-21 12: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coolcat329 2021-08-20 1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라파엘...저 <나귀가죽> 읽었는데요..욕망의 늪에 빠져 질척대는 가여운 인간으로 기억합니다...ㅠㅜ

바람돌이 2021-08-21 00:15   좋아요 1 | URL
아 싫어 싫어 욕망의 늪에 빠져 질척대다니..... 저는 현실은 질척이지만 이상은 항상 쿨하게인데 말이죠. ^^

수이 2021-08-20 1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괴물로 나오네요 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8-21 00:16   좋아요 1 | URL
혹시 프랑켄슈타인의 그 괴물인가요? ^^ 비타님보다는 제가 낫군요. 그래도 저는 사람이걸랑요. ㅋㅋ

페크pek0501 2021-08-20 12: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 테스트를 하고 왔어요.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 라고 나오는데
이 책을 읽은 지가 오래돼서 어떤 유형인지 생각이 안 난다는...ㅋ 어쨌든 님 덕분에 재밌는 테스트 했어요.

바람돌이 2021-08-21 00:16   좋아요 2 | URL
오 알라디너분들은 엘리자베스가 많은가요? 오만과 편견은 영화만 봤는데 엘리자베스 매력적이잖아요. ^^

붕붕툐툐 2021-08-21 0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설명으로만 봐서는 로돌프가 더 맞는 거 같은뎅~ 저도 바람돌이님이 엄청 솔직한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라파엘이 맞다면 솔직한 연기를 하고 계셨다는?!!!!! 소오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8-21 00:53   좋아요 4 | URL
호불호가 분명하고 그에 대한 표현을 별로 거리끼지 않는다는 걸 냉정하다고 한다면 맞아요. ㅎㅎ
하지만 가면은 없음. 그냥 저는 보이는 그대로 투명한 인간임. 뒷말도 안함. 맘에 안들면 앞에서 그냥 말함.
그니까 툐툐님 저한테 소름돋지 마시고 그냥 우리 계속 친하게 지내요. ^^

붕붕툐툐 2021-08-21 00:56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제 안목이 틀리지 않았군요ㅋㅋㅋㅋ
한시름 놓이네요~ㅎㅎㅎㅎ

잠자냥 2021-08-21 09: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번 버전은 좀 빌런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거 같아요. 여러분들 다 좋겠어요. 전 <동물농장> 나폴레옹 나왔단 말이에요. 스탈린을 모델로 했다는 그 독재자 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그레이스 2021-08-21 10:43   좋아요 3 | URL
저 지금 헷갈리던 한 항목 바꿨더니 나폴레옹 나오던데요
우리가 갖고 있던 캐릭터에 대한 편견이 아닌 강점만 설명하고 있어서 내용은 좋던데요^^
아! 한가지 맘에 안드는 항목, 당신의 눈밖에 난 사람은 단단히 조심해야 합니다!;;

붕붕툐툐 2021-08-21 11:57   좋아요 4 | URL
잠자냥님이 더 초점을 맞춘 건 스탈린일까 돼지일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8-21 10: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글북 발루

coolcat329 2021-08-21 1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죄와벌의 로쟈가...

별족 2021-09-08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캉디드가 나와서 책을 찾아 읽었는데, 다시 했더니 베르테르가. 쿨럭
 

살아 있구나, 여행을 하면서 내가 찾는 경험은 ‘살아 있구나‘라는실감이다. 그게 전부다. 일상이 싫고 여행이 좋아서 여행지에서진정한 자유를 찾는다는 뜻이 아니다. 아니라고!
- P9

하지만 팬데믹을 정통으로 경험한 세대가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지리라. 그리고 여행 방식도, 이 책을 쓰는 동안 나는 여행하는 방식을 바꾸었고, 독서는 더 즐거운 여행의 체험을 제공하게 되었다. 장소보다 ‘보는 눈‘을 키우는 여행 패턴. 방 안에 앉아서 화성보다 먼 곳까지 여행하는 책 읽기의기쁨.
- P21

소리를 내어 좋아하는 시의 제목을 읽어 본다. "나는 내 인생이마음에 들어." 이 말은 어쩐지 약간의 용기를 필요로 한다. 나는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문장의 마침표가 내 귀에 들어오기도 전에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걸까 근심에 잠긴다. 나는 아직, 그렇지만 나는, 나는 사실, 내가 내 인생을 좋아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가끔은 여기가 끝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럴 때면 이 시를 생각한다. 나에게는 아직 건너 보지 못한교각이 있고, 던져 보지 못한 돌멩이들이 있다. 이 시에는 이런문장도 있다. "텅 빈 미소와 다정한 주름이 상관하는 내 인생!"
느낌표가 있다. 이 느낌표가 나는 사랑스럽다.
- P27

꿈만 같다. 오늘은 여기 있지만 내일은 그곳에 있을 것이다. 오늘은 여기 있지만 어제는 저기에 있었다. 갑자기 나는 한국어가한마디도 들리지 않는 곳을 하루 종일 걸어 다니는 사람이 됐다.
있는 장소가 바뀌면 나도 바뀌는 기분. 그러니 집에 돌아오면 모든 게 없던 일이 되는 기분.
- P33

여행 화집에서 키스하는 사람, 눈물 흘리는 사람을 볼 때 동의를 구했을까 궁금해진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 새라면 언제든안심이다. 그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려 애쓰며 조심스레 사진을 찍는다. 타인의 삶은 구경거리가 아니다.
- P59

사치란 무엇일까.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사치라고 생각하다.
사회생활 연차가 쌓이자 하고 싶지 않은 걸 하지 않는 것이 사치구나 싶다. 하고 싶지 않은 건 하지 않고 살려 하면 일상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 매일 싫은 일을 하면서 하루를 밀어낸다.  - P91

그리고 때로는 길을 잃었을 때 내가 아는 첫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종종 삶이 벅찰 정도로 문제를 양산할 때 역시 원점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한없이 갑갑하게 느껴지는 상황에서어딘가로 여행을 떠나 ‘환기‘를 하려고 시도할 때가 있다. 하지만어쩌면 일시적 환기가 아니라 원점이 어디인지 차분하게 찾아내실타래를 다시 풀고자 노력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시간이 이미흐른 뒤에 원점은 원점이 아니게 되어 버린다. 내가 지금 머무는이곳이 원점이 된다. 그때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잃지 않기, 때로 여행은 답이 아니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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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세계를 그리고 있었지만 일본 근현대 소설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첫 번째는 전율이 오는 것 같은 세밀함이고, 두번째는 짙게 깔린 허무였다. 커다란 산맥 같은 유럽 소설과 극적 요소가 강한 드라마 같은 한국 소설에 비해 일본 소설이 보여주는 세계는 처음 맛본 ‘이상한 과일‘ 같은 느낌이었다.
- P13

"봄은 꽃, 여름엔 두견새, 가을은 달, 겨울엔 눈雪, 해맑고 차가워라."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소감 첫머리에 도겐의 시를 인용한다. 너무나 선禪적인 이 문장은 『설국이 어떤 출발점에서 쓰인 소설인지를 웅변해준다. 『설국』은 스토리 위주의 서구식 소설 작법을무시한 채 흡사 점선을 찍듯 분절적 기법으로 써 내려졌다. 그 하나하나의 점에는 자연과 계절의 일부가 되어버린 인간사가 인과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줄거리를 따라가는 독서법으로는 『설국의 참맛을 도저히 느낄 수 없다.
- P32

『설국』에서 애타게 시도한 자신의 문학적 실험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다. "작품의 형태를 정비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현실적인 필연을 죽였다"는 것이다. 절대미의 완성이라는 주관적인 필요를 위해 현실성을 희생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P49

『설국은 줄거리의 소설이 아니라 이미지의 소설이다. 『설국』에나오는 모든 배경은 일종의 논리가 아닌 이미지다. 시마무라가 살고있는 도쿄라는 현실 세계가 아닌 터널 밖의 세계, 즉 에치고유자와라는 이미지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설은 도입부부터 우리가이미지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 P82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제자이자 동시대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 三島由紀夫는 "어떤 시대관념도 가와바타 씨를 기만하지는 못했다"라고말한 바 있다. 근대, 신감각파, 지성, 국가주의, 실존철학, 정신분석등 온갖 관념이 우리 시대를 백귀야행처럼 나돌고 있으나, 그는 그어느 것에도 속아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 P75

터널 밖 세상은 환상에 기반한 모자이크 같은 세상이다. 그러다보니 소설은 독자들을 힘들게 만든다. 독자들은 습관적으로 인과관계를 통해 하나의 전체상을 포착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설국을 가장 잘 읽는 방법은 한 행 한 행, 시를 읽듯 이미지로 읽어나가는 것이다. - P82

이 무렵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적어도 문학에 있어서만큼은 서구의 자기장을 벗어나고 싶어 했다. 노벨문학상 시상식에서 그가 발표한 수상 소감문의 제목은 「아름다운 일본의 나였다. 그는 진짜일본의 미가 전쟁 이전에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서구 문학으로부터 자유로웠던 고전의 미학을 설국』에 적용시키고 싶어 했다.
소설에 하이쿠가 등장하고, 노벨상 시상식장에서 13세기 승려 시인인 도겐의 시를 읊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 P112

사실 ‘체념‘이라는 단어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흔적을 찾아다.
니는 내내 나를 따라다닌 화두였다. 체념한다는 것, 그리고 그 체념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 그것이 가와바타 야스나리였다. 체념에는 체념이 주는 힘이 있다. 깊은 체념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안다. 체념이 힘이 된다는 것을,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내가 원고의 첫 행을 쓰는 것은 절체절명의 체념을 하고 난 다음이다"라고말하기도 했다.
- P138

1968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자신의 삶과 문학에 관해 "고독과 죽음에 대한 집착으로 삶을 살았고 글을 썼다"고 말한 적이 있다. 동시에 그는 "작품을 통해 죽음을 미화하고 인간과 자연과 허무 사이의 조화를 추구하고자 했다"며, 자신은 "평생 동안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 애썼다" 고도 덧붙였다. 어떤주장도 힘주어 말하지 않는 습관이 있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말치고는 꽤나 단정적인 발언이었다. 이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철학과문학적 지향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고백이다. 그에게 현실은 죽음이었고, 죽음은 자연과 동일한 것이었으며 허무하고 아름다운 궁극같은 것이었다. 이런 세계만을 바라본 그에게 현세에서 통용되는법칙이나 승패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 P243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거리 두기의 천재다. 「천 마리 학 에서는죽음도 외설도 한낱 멀리 있는 대상이나 현상에 불과하다. 그는 이야기에 직접 뛰어들어 개입하지 않는다. 어떠한 가치 평가도 하지않는다. 그가 그리는 모든 장면은 그저 일어나고 있는 하나의 상황일 뿐이다. 이런 고도의 장치 속에 소설을 집어넣는 것은 그만의 특출한 마술적 재능이다.
- P247

그는 훗날 "다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보다는 비속화된 다도문화를 비판하기 위해시 이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늘 아름다.
워 보이는 것에서 추함을 찾는 악취미가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의 민낯이라는 걸 알려주려는 듯. 그리고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결국 죽음은 죽음일 뿐이라고 일깨워준다.
- P248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신비주의와 마성은 현실에는 아름다움도깨달음도 없다는 그의 가치관과 맞아떨어지는 문학적 경향이다. 그에게 현실은 이미 죽은 것이었다. 젖먹이 때 부모가 죽고, 소년이 되기도 전에 누나,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죽어가는 것을 목격한 그에게 현실은 이미 죽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원체험을 가진 그에게는 다른 작가들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현실 부정의 욕망이 이글거린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소설을 보편적인 시각에서 보면 안 되는 이유다. 보편적인 시각으로 그의 내면을 만나기란 불가능하다.
- P261

줄거리 진행을 기준으로 그의 작품을 보면 ‘이게 뭐지‘ 하는 의문에 빠지기 쉽다. 그의 소설에는 환희와 분노도, 선과 악도, 적과 동지도 없다. 이런 것들을 일부러 거세한 듯 그의 소설은 무한을 향해갈 뿐이다. 그의 소설에는 궁극이 있다. 궁극의 욕망, 궁극의 삶, 궁극의 관계. 궁극을 찾아간 그의 귀착지는 허무다. 당연한 일이다. 결국 인간의 생은 허무한 것이므로....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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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망의 마지막권. - 이런 말 진짜 한번 써보고 싶었다. ㅎㅎ

로마 공화정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 첫 출발 마리우스 시절에서부터 시작, 옥타비아누스에 의해 제정으로 돌입하는 순간까지의 마지막 지점이다.

원래 작가가 6부에서 마무리를 지었는데 열화와 같은 독자들의 요구때문에 5년만에 다시 집필을 한게 이 마지막 7부라고 한다.

읽어보니 확실하게 7부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확 든다.

안토니우스와의 전쟁에서 이긴 옥타비아누스가 진정한 로마의 일인자, 실질적인 황제가 됨으로써 -물론 본인은 황제를 칭한 적이 없지만 이 마지막권을 읽어보면 확실하게 이미 그는 황제다.

아우구스투스 - 그가 자신의 이름으로 선택한 코그노멘(그의 업적을 나타내는 일종의 별칭, 예를 들면 카르타고를 무찌른 스키피오가 아프리카를 점령하고 아프리카누스라는 코그노멘을 얻었다.)은 높은 자들 중에 가장 높은 자, 영예로운 자들 중에 가장 영예로운 자, 위대한 자들 중에 가장 위대한 자라는 뜻이란다.

이거면 황제지 뭐..... ㅎㅎ


7부의 3권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역시 악티온 해전이다.

세계 3대 해전이니 하는게 무슨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늘 오르내리는 해전이다.

아 그런데 정말 어이없다.

실제로 악티온 해전은 제대로 된 전투도 없이 정말 너무나도 성의없게 싱겁게 끝난다.

안토니우스가 모든 의욕을 잃고, 너무 쉽게 도망가버리는 바람에 전투다운 전투도 못해보고 끝나버렸으니....

옥타비아누스에게 이것은 절망적인 상황이다.

왜냐하면 옥타비아누스에게는 제대로 된 전투경력과 승리의 경험이 없었으므로 로마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전투의 승리가 필요했던 것.

그런데 안토니우스가 너무 허망하게 도망가버림으로써 전투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끝나자 짜증이 엄청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 의하면 옥타비아누스는 악티온 해전을 조작한다.

아주 스펙트클하고 장엄한 전투였던 것으로....

교통과 통신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던 시기의 여론 조작인 셈이다.


이 대목에서 멈칫하는게 악티온 해전에 대한 이런 해석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작가가 정말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고증을 거쳤다는게 여실히 드러나는데 설마 없는 사실을 꾸며내서 만들었을 거 같지는 않고, 분명히 악티온 해전에 대한 이런 해석이 있고 타당하다고 생각하니까 썼을 것 같은데....

로마사에 관한 책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책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렁이다.


3부에서 흥미로운 인물은 역시 안토니우스다.

안토니우스가 무너지는 과정은 굉장히 흥미로운데, 사실 카이사르나 옥타비아누스에 비해 굉장히 인간적이랄까?

인간적으로 착하다가 아니라 결점 많고 실패도 하고 감정적이기도 한 그런 평범한 인간이라는 의미에서다.


안토니우스는 사실상 어려움을 겪은 적이 거의 없다.

타고난 신체적 능력-로마인 기준으로 우람한 몸과 성기로 인해 한마디로 남자답다는 것의 표상

훌륭한 혈통

그리고 젊은 시절 카이사르의 후견까지...

그러다보니 이 금수저는 만사 자기 뜻대로 성질대로 안되는게 없다. 

호색한 기질, 불뚝성질까지 다 남자다움으로 여겨지고, 일종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실제로 군대의 지휘능력도 있어서 몇몇 전투에서 탁월한 능력까지 보여준다.

문제는 그가 자신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헤쳐본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 그의 능력은 딱 군단 1개 정도를 지휘할만한 정도의 것이었던 듯하다.

그래서 군단을 이끌고 하는 전투에서는 몇몇 성과를 거두지만 로마라는 거대한 세계에 대한 비전이나, 그 로마 전체를 두고 전략을 짜고 사람을 모으고, 이용하는데서는 어떤 능력도 보여주지 못한다.

그의 세력이 강할 때는 힘이 넘치는 타입이지만, 일단 위기에 봉착하자 어이없을 정도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의 모습은 거의 알콜중독과 우울증을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랄까?

인생에 있어 실패가 뭔지 몰랐던 그는 딱 한번의 실패에도 무너지는 것이 카이사르나 옥타비아누스와 확 대비되는 모습이다.


7권에 이르면 참 많은 사람이 죽는데 안토니우스의 죽음, 클레오파트라의 죽음은 모두 인상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이제 18살이 된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아들 - 카이사리온의 죽음이다.

다들 자기들 뜻대로 죽음의 순간 자신의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 책을 읽을 분들을 위해서 그 내용은 생략.

다만 나의 존엄은 무엇일까? 나는 나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뭐 그런 생각들 꽤 진지하게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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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18 07:1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와 드디어 완독 하셨군요. 완전 축하드려요~!! 안토니우스가 딱 한번의 실패에 무너졌다는 내용이 왠지 의미심장하네요 ㅎㅎ 어쩌면 가장 보통의 인간이란 느낌?

바람돌이 2021-08-19 01:37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워낙 재밌는 책이라 사실 다 읽기가 어려운건 아니었어요. 안토니우스라는 인물의 마지막은 실패를 모르던 인간이 얼마나 실패에 취약한가를 보여주는듯해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안되는 일이 많아도 너무 실망하지 않아도 될듯.... 그렇게 단련되면서 한 세상을 살아가는 듯도 합니다. ㅎㅎ

bookholic 2021-08-18 07:37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저도 곧 따라 보겠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38   좋아요 2 | URL
북홀릭님도 6부와 7부만 남으셧죠? 시리즈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않게 하는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저는 우리나라 소설 중 토지를 가장 좋아하지만 솔직히 토지 4부, 5부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마지막 7부까지 거의 완벽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

레삭매냐 2021-08-18 07:51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두번째 삼두정의 한 축이었던
안토니우스에 대한 분석은 정말
탁월했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0   좋아요 1 | URL
아 대단한건 아니예요. 시작이 벌써 한 5년 전쯤?
5부까지는 나올 때마다 읽었으니까요. 그냥 그 때는 3권씩 읽는거라 뭐 그렇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21권을 모두 읽어야 할 분들이 대단하신거죠.
안토니우스에 대한 분석은 그야말로 저의 분석인데 동감해주시는 분이 계시니 왠지 으쓱해지네요. ^^

청아 2021-08-18 09:3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완독하셨다니 저도 시작하고싶어집니다~♡ 여론조작이 어떻게 이루어졌을지도 궁금하고 어렵게 느껴지던 이 당시 역사가 쉽게 다가와 저도 꼬리물기로 잇고싶어요ㅎㅎㅎ

바람돌이 2021-08-19 01:42   좋아요 1 | URL
미미님 시작에 응원 백만개 보잽니다. ^^ 이 시대 여론조작도 뭐 별거없어요. 옥타비아누스는 각계 각층에 자기 스파이들을 수천명씩 두고 있었고 그들이 옥타비아누스가 원하는 얘기들을 막 퍼뜨리고 다니는 역할을 했거든요. 그리고 자기편의 시인, 작가들을 이용해서 이 이야기를 막 쓰게 하는거죠. 전쟁이 끝나도 전쟁 당사자들이 로마로 돌아가기까지는 몇달은 걸리니까 그 전에 여론전을 펼친대요. ^^

페넬로페 2021-08-18 10: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 책이 총 22권이던데 완독하셨다니 바람돌이님 넘 대단하세요.
완독 정말 축하드려요.
저도 한권씩 읽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바람돌이 2021-08-19 01:45   좋아요 2 | URL
아 마지막 1권은 이 시리즈 가이드북이에요. 용어해설, 인물소개, 가계도 이런거요.
제가 보기 시작했을 때는 가이드북이 없었기 때문에 진짜 열심히 인터넷검색하면서 보고 했었습니다. 아마 지금 보시는 분들은 가이드북을 옆에 끼고 보면 도움이 많이 될거 같아요. 용어도 잘 모르는게 많이 나오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름요. 로마인들은 정말 이름을 성의 없이 지어요. 우리로 치면 일남이 이남이 삼남이 뭐 이런식인데 그걸 대를 이어 그대로 지어요. ^^
페넬로페님도 언젠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팬이 되시길요. ^^

붕붕툐툐 2021-08-18 17: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책읽는 속도가 전광석화네용~ 완독을 매우 매우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6   좋아요 1 | URL
지금은 시간이 더 많아요. 새벽에 일어나 둘째 학교 보내고 남편 출근시키고 나면 그냥 집에 저 혼자라서.... ㅎㅎ
대학생 큰 애는 집에 존재감이 없는지라, 집구석에 안 붙어 있어요. ㅎㅎ

mini74 2021-08-18 17: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바람돌이님 축하 축하.~ 슐라 이야기 넘 야해서 쿨럭 ㅎㅎ 그래서 앞 3권만 읽고 주춤했는데 ㅠㅠ 막 읽고싶어지는 리뷰입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8   좋아요 2 | URL
술라가 좀 성적으로 방종하다보니 좀 엽기적이랄까 그랬는데.... 그 뒤는 뭐 다들 너무 평범해서 싱겁습니다. ㅎㅎ 이 책 진짜 좋아서 다른 사람들도 막 같이 읽고 수다 떨 수 있다면 좋겠네요. ^^

coolcat329 2021-08-18 18: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완독 축하드립니다! 부럽습니다.🤭

바람돌이 2021-08-19 01:49   좋아요 3 | URL
저는 아직 안읽은 쿨캣님이 부럽습니다. 이 시리즈의 신선한 충격은 두번 읽는다고 느껴지는게 아닐지라 이제 언젠가 읽을 분들이 부러운걸요. ^^

희선 2021-08-19 0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죽은 사람이기는 해도 소설에서 다시 그런 걸 보면 마음이 이상하기도 하지요 안토니우스는 뭔가 하면 잘 됐지만 그 이상은 안 되는 사람이었군요 잘 되다 한번 좌절하고 일어나지 못하는... 처음부터 가진 게 많은 사람이 그렇게 되기도 하는 듯해요 자신이 약하고 가진 게 없다 여기면 그런 걸 채우려고 애쓰기도 하잖아요

긴 이야기 다 만나서 기쁘기도 아쉽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19 01:51   좋아요 3 | URL
안토니우스의 최초의 좌절은 카이사르의 후계자가 되지 못했다는건데 이후 그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희선님 말씀대로 다 읽어서 기쁘기도 하지만 사실 아쉬운 마음이 더 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