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 역사에 연루된 나와 당신의 이야기
조형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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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연루됨의 윤리"(10쪽)다. 


영화로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는 일본 제국주의가 현지인과 포로들을 동원에 미얀마와 인도를 연결하기 위해 건설한 것이다.

당연히 전범인 일본 제국주의 군인들은 현지인과 포로들을 가혹하게 다루었다.

그런데 그곳에는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일본인에게는 조선인이었고, 현지인과 포로들에게는 일본인이었다.

조선인들은 일본군 이등병과 포로들의 사이에 있는 신분으로 직접 포로들의 작업을 감시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시하는 것은 일본이었고, 직접 채찍을 들고 포로들을 구타하는 것은 조선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조선인들은 전범일까? 아닐까? 피해자일까? 가해자일까?

많은 한국인들은 팔이 안으로 굽어 여기 조선인들은 피해자였다고, 그들을 전범으로 규정하는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말할 것이다. 나도 그렇게 주장하고 싶다.


그러나 예를 바꿔보자.

전후 독일 사회는 전쟁범죄의 주체를 나치 독일의 나치당과 친위대 등의 범죄 집단이 저지른 것으로 한정하려 했다.

국민의 의무로 징집되었던 정규군은 결코 범죄 집단이 아니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후 밝혀진 자료들에 따르면 정규군 역시 수많은 학살의 주범이었다.

정규군의 협력 없이 소수의 친위대 병력만으로 그토록 엄청난 학살을 저지른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266쪽)

전쟁 중 독일인 1700만명이 정규군에 징집됐다. 

독일인 대다수가 정규군이거나 그 가족 혹은 친지였다.

"나는 몰랐다"고 말할 수 있는 독일인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 독일인들은 전범일까? 아닐까? 국가권력에 의해서 징집되어 어쩔 수 없이 전쟁에 참가한 피해자였을까? 아니면 가해자였을까?

남의 일은 판단하기가 쉽다. 그들 역시 전범이며 가해자다.


인간이란 한 단면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그 복잡다단한 인간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역사는 더더욱 그러하다.

윤치호는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진화론을 뼛속까지 받아들였던 인물이다.

그의 관점에서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하는 것은 인류의 발전 법칙이었다.

물지 못하면 짖지도 말라고 독립운동을 폄하했던 이다. 

그런 그가 나혜석과 박인덕의 이혼을 "이혼은 개인의 선택"이라며 변호했다.

이게 뭐 대단하냐 싶겠지만 당대 조선의 지배층 남성으로서 여성의 이혼의 권리를 옹호한다는 것은 거의 혁명적인 발상이다.

민족주의자든 사회주의자든 상관없이 여전히 남존여비, 여성은 남성의 부속물이라는 생각이 여전히 판을 치던 시대다.

큰일 하는 남성을 위해 여성이 내조해야 한다는 생각은 이 시대 사람들의 내면 깊숙히 골수에 박혀 있던 시대다.

그런 시대에 윤치호는 이혼을 개인의 선택으로 인정했다. 한 마디로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윤치호의 친일행적이 가려지는가?

승자의 편에 서는 것이 인류전체의 발전의 길이라고 했던 강변이 옳았는가?

그의 눈에는 식민지가 됨으로써 더 고통받았던 그의 주변 수많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그리고 이런 입장을 통해 그가 향유할 수 있었던 개인의 평안과 부와 권력이 정당한 것이었는가?

자신의 생각이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연루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자의 삶과 선택은 정당성을 얻지 못한다.


한나 아렌트는 '사유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위험"이라고 했다.

그 사유는 단지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연루됨의 윤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 윤리를 제대로 파악할 때 우리는 콰이강의 다리 건설에 참가했던 조선인 노동자들, 나치 독일에 복무했던 수많은 정규군과 평범한 독일인들, 그리고 윤치호 같은 인물들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이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말하는 것이 사유의 끝이라면 인간의 미래는 얼마나 처참할 것인가 말이다. 

저 수많은 개인들을 단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윤리적으로 우리들 대부분은 저 시대 저 상황에 처한다면 아마도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라는 말로 변명하거나, 또는 몰랐다라고 프리모 레비가 말한 '고의로 획득한 무지'를 빙자해서 말이다.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것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다.


책을 읽다가 재밌는 대목을 발견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걸그룹의 이름은?

이렇게 물으면 고개를 갸웃하다가 1950년대 활동한 김시스터즈 할 사람이 대부분이다.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무려 1930년대에 만들어지 5명의 여가수로 이루어진 걸그룹이 있었다.(이 그룹은 일종의 프로젝트성 그룹으로 만주와 일본, 중국 순회공연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인원은 유동적이었다고 한다. 그룹원 중 유명 인물은 목포의 눈물의 이난영이다.)



이 그룹의 이름이 재밌어서 책 읽다가 빵 터졌었다.

뭘까요? 


정답은 저고리 시스터즈

뭔가 좀 힙하지 않나? ㅎㅎ


이 책에 대해 리뷰를 쓰다보니 이 책이 한없이 심각하기만 한 책인거 같아 혹시 다른 분들이 어렵게 여겨 안 읽을까봐 걱정이 된다.

그런데 책은 생각보다 쉽고 재밌다.

이렇게 저고리 시스터즈도 나오고....

나치 독일의 최고의 선전예술인이었던 레니 리펜슈탈에 대한 평가도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다.

또한 알려지지 않았던 사운드 오브 뮤직의 아버지의 실제 주인공 트라프소령과 의화단의 난 이야기의 결부와 그가 그 사실을 평생 침묵으로 묻어두었던 이유를 찾아가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그러면서 또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연관됨의 윤리를 떠올리는 것이다. 

일관된 주제의식 하에 많은 이야기들이 유려하게 펼쳐진다. 

이 가을 손에 들어볼 만한 역사책으로 추천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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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10-13 13: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고리 시스터즈!
그런데 1930년대 활동을 했다니 놀랍네요. 이책 재밌을 것 같습니다. 찜해놓겠슴다.

바람돌이 2024-10-13 14:33   좋아요 1 | URL
저고리 시스터즈가 음반 취입을 안했다네요. 그래서 이분들을 최초의 걸그룹으로 인정 안하기도 한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름 좀 멋있지 않나요? 저 때 같이 활동했던 보이그룹은 이름이 아리랑 보이즈입니다. ㅎㅎ
이 책 재미있습니다. 좋은 내용을 쉽고 재밌게 쓴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온 나라가 한강 작가땜에 들썩 들썩

우리가 언제 이렇게 문학으로 들썩일 수 있었을까요? 

덕분에 사람들이 책을 많이 사니 너무 좋습니다. (다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많이 사야죠. 그래야 작가도 살고, 출판사도 살고, 그래서 출판사는 더 좋은 책을 많이 내고..... ㅎㅎ)


여러 기사들 중에 한강 작가가 아버지에게 매년 보내는 책 선물 이야기가 있었어요.

기사회 된 중에 너무 반가운 책이 있습니다.

바로 여기 알라디너들이 너무 좋아하는 엘리자베스 스트라트의 <올리브 키터리지>



















"고통스럽지만 고통이 모두의 것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줘서 한편 정화와 위안이 되었어요:

너무 멋진 한줄 평 아닌가요?


덕분에 이 책도 또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다른 책들도 많이 많이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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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10-13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기사 봤는데 <올리브 키터리지> 읽어봐야 할까요? ㅋ 메리 올리버는 읽었는데~

이런 멋진 부녀지간이라니 멋집니다~~

바람돌이 2024-10-13 19:35   좋아요 2 | URL
멋진 부녀지요. 저도 나중에 우리 딸이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ㅎㅎ
새파랑님라면 올리브 키터리지 좋아하실거 같아요. 강추합니다

망고 2024-10-13 2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뉴스에서 봤어요 얼마나 반갑던지요 노벨문학상 탄 작가님이 추천했던 책을 감명깊게 읽었던 저. 갑자기 수준이 한껏 올라간 느낌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4-10-13 21:10   좋아요 1 | URL
그죠. 왠지 우리들의 스트라우트 사랑이 인정받은 기분이랄까? 별게 다 좋네요. ㅎㅎ

다락방 2024-10-14 0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봤어요. 그리고 앗 올리브 키터리지!! 했지요 ㅎㅎ

바람돌이 2024-10-14 09:41   좋아요 0 | URL
같은 책을 좋아한다는건 이상한 연대감을 가지게 하네요. 이것도 팬덤문화? ㅎㅎ
아 정말 올리브 언니 나오는 다음편 루시는 언제 번역될까요? 팬심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 ㅎㅎ
 
















1. 시리즈 완간을 기다리는 맛

  시리즈 소설을 시작할 때는 일단 분량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이 시리즈 역시 21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분량이 장난 아니다. 하지만 좋은 건 이제 시작이다. 이제 막 5권이 출간 되었고 앞으로 21권까지 출간될 예정이란다. 5권이면 딱 좋다. 1권은 감질나고 2-3권도 뭔가 섭섭하다. 하지만 5권 정도면 일단 캐드펠 수사 시리즈에 폭 빠지기에 딱 좋은 권수다. 나머지는 기다리는 즐거움이다. 이 시리즈 망하지 말고 그저 때 맞춰 잘 나와 달라고 나에게 이렇게 뽐뿌 글도 쓰게 만들 만큼 이 시리즈 재밌다. 


2. 주인공 캐릭터의 매력이 장난 아니다.

  주인공은 영국 웨일즈 지방과 딱 붙어있는 잉글랜드 지역의 수도원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의 수사인 캐드펠이다.  1권의 사건은 1137년부터 시작된다. 중세 한 가운데다. 지금은 수도원에서 허브를 기르고 온갖 채소를 기르는데 열정을 다 바치는 캐드펠 수사는 젊은 시절 1차 십자군 원정에 참가했고, 짐작컨대 온갖 세상풍파를 다 겪다가 이 수도원에 안착하게 된 사람이다. 인생사 경험의 폭이 넓어서일까? 이 분 보통 수사와는 생각의 폭이 다르다. 1권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에서는 수도원 사람들의 유골에 대한 갈망 저변에 깔려있는 속물근성을 한 눈에 파악하며 자기 나름의 옳음의 기준을 보여준다. 사건을 추리하는 과정을 보는 것도 재밌지만 이 주인공이 주변 사람들의 행위의 속마음을 파악하는 것을 따라가는 재미도 못지않다. 또한 성녀의 유골을 둘러싼 웨일즈 지방의 주민과 수도원 사람들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서는 요절복통 시원한 카타르시스까지...... 그 은밀한 해결에 나도 동참한듯한 느낌은 책을 읽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행복이다. 

  2권인 <시체 한 구가 더 있다>에서 캐드펠 수사는 반역으로 처형 당한 94명의 시체에 더해 진 단 한 구의 시체를 놓치지 않으며 억울한 죽음을 파헤친다. 혼란스런 전쟁터 한 가운데서 누구도 관심가지지 않지만 단 하나의 억울한 죽음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수사의 본분이라는 듯말이다. 그는 종교의 열정을 가장하는 것을 비웃고, 종교에서 말하는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 자신의 양심과 선량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한다. 12세기 중세 한 가운데서 이런 인물이 있었을까 싶지만 사실 사람이 사는 세상은 그 때나 지금이나 뭐가 그렇게 다를까


3. 여성 등장 인물들의 매력

  1권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초반부에 성녀의 유골을 가지고 있는 마을의 사람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회의를 하는 주체는 지주와 자유민인 자작농 남자들이다. 여성과 농노들은 한켠에 자기들끼리 우두커니 모여있는 장면 묘사다. 그래 이 시대가 그렇지하면서 실망하려다가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저절로 평범한 사람들과 여성들의 활약에 박수갈채를 보내게 된다. 중세의 이야기지만 중세의 의식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다. 

  이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들은 절대로 중세적 인물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쟁취해내는 인물들이다. 사건의 해결은 캐드펠 수사가 주인공이고, 여자 주인공들이 보조적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여성 주인공들은 자신의 삶을 선택하는데 캐드펠 수사를 보조적 인물로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 삶의 선택이 온전히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또는 제대로 된 선택이었는지는 살아봐야 아는 일이겠지만 적어도 신분의 굴레나 닥쳐온 위기에 절대 굴복하지 않는 강인한 여성들이 톡톡히 제 몫을 해내는 것이다. 심지어 2권에서는 자신의 상황과 관계없이 같은 여성으로서의 연대를 실천하는 조연 여성까지 아름다운 연대를 보여준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또 어떤 여성들이 이 멋진 이야기를 같이 가꾸어줄까를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4. 중세의 생활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보는 즐거움

  서양의 중세에 대한 나의 지식은 정말 교과서나 역사책에서 보는 정리되고 박제된 것들이다. 그 때에도 사람들은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살아 숨쉬었을 것인가?

  1권에서는 웨일즈 귀더린 지방이라는 시골 사람들의 생활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수도원 수사들의 허영과 자만, 탐욕, 기만에 대비되어 자신들의 삶을 지키고 싶고 방해받고 싶어지는 중세 작은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자신들의 작은 행복을 지키고 싶어하며, 그럼에도 자신들을 이해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마음을 터놓고 함께 은밀한 비밀을 공유하는 그들이 눈동자에 왠지 동참하고 싶어진다. 아 그리고 수사의 삶보다는 사랑을 찾은 존 수사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기도 하다. 중세인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시리즈를 보라고 강권하고 싶다.

  2권에서는 귀족들의 왕이 다툼에 휘말린 슈루즈베리 지역을 배경으로 하면서 당시 툭하면 벌어지던 영지전이나 왕위 분쟁에서 온갖 계층이 살아남기 위해 이전투구하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또한 마지막 범인의 증거를 결투라는 지극히 중세적인 방식으로 찾고자 하는 모습도 흥미진진했다. 어쩌면 이 시리즈를 모두 읽고 나면 멀고 먼 서양 중세의 삶이 내 안에 지극히 풍부한 모습으로 와 있지 않을까? 


어쨌든 결론은 이 시리즈 너무 너무 강추다. 

다들 한 번 읽어 보세요. 

캐드펠 수사의 매력에 푹 빠질테요. 


남은 시리즈는 요기

덧붙여 표지 너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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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4-10-06 23: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시리즈 재밌단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너무 옛날 배경이라 선뜻 손이 가지 않았거든요 근데 이렇게 솔깃하게 써 주시니 한번 읽어봐?하는 생각이 들어요😄 조만간 도전해 보겠습니당

바람돌이 2024-10-07 09:05   좋아요 3 | URL
우리 주인공 캐퍼펠 수사님이 지극히 온전하고 현대적인 생각의 소유자인지라 괴리감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중세 배경은 오히려 소설에 맛깔난 배경이 되어주더라구요.재밌어요. ^^

다락방 2024-10-07 07: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표지가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관심밖의 작품이었거든요. ㅋㅋ 처음엔 소설인줄도 몰랐어요. 하하. 그런데 바람돌이 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일단 한 번 읽어볼까요? 후훗.

바람돌이 2024-10-07 09:07   좋아요 2 | URL
표지는 호불호가 갈리는 표지라고 생각합니다. 취향을 많이 탈 듯.... 저는 저 눈알이 너무 맘에 들었걸랑요. ㅎㅎ
하지만 소설은 왠만하면 대부분 맘에 드실거라고 생각해요. 후반부로 가면 추리 부분은 좀 예측 가능한데 중요한건 추리라기 보다는 그걸 해결하는 방식이 너무 재밌어요. ^^

coolcat329 2024-10-07 14: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 표지 참 좋던데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네요. 캐드펠 수사 참 괜찮죠? ㅎㅎ

바람돌이 2024-10-07 15:42   좋아요 2 | URL
표지가 호불호가 갈릴거 같아요. 저 눈동자들 밤에 보면 좀 으시시... ㅎㅎ
하지만 책 내용은 진짜 좋고 주인공인 캐드펠 수사도 진짜 맘에 들어요

감은빛 2024-10-08 00: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21권이라니. 근데 정말 표지는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것 같아요. 저는 좀 별로입니다. 중세 시대 추리소설이라니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24-10-08 13:54   좋아요 2 | URL
지금은 5권까지 나왔습니다. 앞으로 계속 기다리는 맛이... ㅎㅎ
처음엔 저 표지 좀 부담스러운데 자꾸 볼수록 끌려요. 정말이라니까요 ㅎㅎ

transient-guest 2024-10-08 22: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절판됐다가 지금 나오기 전의 판본으로 소장하고 있습니다. 너무너무 재밌게 읽은 책이고 역사적인 배경과 묘사, 추리, 종교 등등 정말 잘 만든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판본이 나온 걸 보고 다시 사야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즐독하세요!!

바람돌이 2024-10-08 23:04   좋아요 3 | URL
오우 앞서가시는 transient-guest님. 저는 이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중세 이야기고 저 표지가 맘에 들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진짜 좋네요. 근데 생각보다 읽는 분이 많지 않은거 같아서 같이 읽고 싶어서 막 쓴 글이에요. ㅎㅎ

아영엄마 2024-10-12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캐드펠 수사 시리즈라.. 어쩐지 읽어본 듯하다 싶어 구매 목록 훓어보니 저도 예전 판본으로 몇 권 사다 중단했던 시리즈더군요. 이젠 내용도 가물가물, 책이 꽂혀 있는 위치도 가물가물(이중으로 꽂혀서 뒤에 자리한 책들은 손도 못 타고 잊혀져 가는 중..ㅜㅜ) 새 판본 글 보니 추리소설 애서가였던 그 분 생각이 절로 납니다. 무척 반기셨을텐데.. 바람돌이님네 아이들도 많이 자랐겠네요. 전 막내가 벌써 고1이라 또 수험생 학부모 모드 시작입니다. 요즘은 책도 많이 안 읽게 되니 미쓰다 신조나 미미 여사 신간 나올 때나 구입하는 정도..알라딘 서재에 발걸음을 끊은지 오래된 이가 반가운 닉네임이 눈에 들어와 생존 신고 및 안부 삼아 몇자 남기고 가요.^^

바람돌이 2024-10-12 21:50   좋아요 0 | URL
아영엄마님 이게 얼마만이에요. 너무 반가워서 소리 질러요. ^^
막내가 벌써 고1이라니... 위의 따님들은 이제 직장인이겠어요. 저희집 애들도 대학생이구요. 애들 참 잘크죠. 저는 추리소설 읽을 때마다 물만두님 생각나요. 그분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읽고 길잡이역할을 해줬을텐데 말이지하면서요. 그리운 이름이에요. 아영엄마님도 늘 그리운 이름이랍니다. 이렇게 오랫만에 들러주셔서 얼나마 좋은지 모르겠네요. 자주 자주 뵈어요.

다락방 2024-10-23 0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저 이거 1권 유골.. 읽고 있는데 이 작가 글 왜이렇게 잘 쓰나요? 너무 좋아요! 읽다 말고 친구한테도 선물주려고 합니다. 으하하하하.

바람돌이 2024-10-23 08:02   좋아요 1 | URL
맞죠. 근데 결말 가면 더 근사해요. 저는 지금 3권 수도사의 두건 시작했어요. ^^

꼬마요정 2024-11-21 23:18   좋아요 1 | URL
진짜 진짜 결말 너무 근사해요!! 저도 유골 읽고 결말이 너무 근사해서 놀랐어요. 이 분 방식 너무 좋더라구요 ㅎㅎㅎ 전 일단 펀딩으로 5권까지 있는데 언제 다 읽지... ㅎㅎㅎ

바람돌이 2024-11-22 13:10   좋아요 0 | URL
캐드펠 수사님 갈수록 좋아집니다. ㅎㅎ

다락방 2024-10-23 0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땡투 또 드립니다 ㅋㅋ

바람돌이 2024-10-23 09:19   좋아요 0 | URL
ㅎㅎㅎ 좋네요. 드디어 제가 부자가 될지도...^^
 
알폰스 무하, 유혹하는 예술가 - 시대를 앞선 발상으로 아르누보 예술을 이끈 선구자의 생애와 작품
로잘린드 오르미스턴 지음, 김경애 옮김 / 씨네21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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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만 좋다. 무하의 그림들이 모라비아지역과 슬라브의 전통을 반영했다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정작 그게 뭔지는 아무리 봐도 안 나온다. 도판으로 나온 그림들에 무엇이 그려졌는지가 그 많은 내용의 대부분을 이루는데 나도 눈 있거든요. 도판 보면 그게 뭔지는 안다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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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10-06 2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도 눈 있거든요ㅎㅎㅎ 웃픕니다 ㅜㅜ 글에 실속이 없군요..

바람돌이 2024-10-06 22:43   좋아요 3 | URL
도판은 참 좋습니다. ㅎㅎ
근데 사실 저는 무하의 슬라브 서사시가 궁금했는데 그건 또 없어요. ㅠ.ㅠ 도판의 도판을 위한 책입니다. ㅎㅎ
 

주말 동안 클레어 키건의 소설 3권을 모두 읽었다. 

모두 분량이 적은 책인지라 부담없이 읽었지만 그렇다고 내용이 부담없지는 않다.


이 작가는 집요할 정도로 세밀한 풍경과 정황 묘사로 독자를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그러면서도 대화라든지 등장 인물의 생각에서는 과감할 정도로 간결한 묘사로 일관한다.

그래서 키건의 글을 읽는 독자는 소설 속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그녀가 이끄는대로 아일랜드의 가난하고 척박한 들판 어디쯤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생각한다.

당신은 왜 그렇게 생각하지? 무엇이 당신을 그리로 이끄는거지? 내가 당신의 손을 잡아주면 당신은 좀 괜찮아질까?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아! 이들은 내가 손 내밀어야 할 그 누군가구나

큰 위로는 아닐지라도 그래도 위로는 누구에게나 필요한거니까.....

내가 당신의 손을 잡아도 될까요라고 그렇게 물어보고싶다.


한 권의 소설이 독자를 자기 얘기로 온전히 끌어갈 수 있다면 좋은 소설이다. 

클레어 키건의 소설이 내게는 그랬다. 



2007년에 출간된 작가의 두 번째 단편집이다.(첫 번째 단편집은 우리나라에서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

작가는 1999년에 첫 단편집으로 윌리엄 트레버 상을 받았단다.

이 책에 실린 첫 번째 단편 <작별 선물>을 읽으면서 윌리엄 트레버를 떠올렸다. 

윌리엄 트레버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비슷하다. 

너무나도 끔찍한 이야기를 소녀의 끔찍하게 억눌린 감정만큼 꾹꾹 눌러가며 쓴 이야기, 마지막 순간 공항의 화장실에 숨어 든 소녀의 곁에 나는 가만히 앉아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고 싶었다. 이제 울어도 돼, 맘껏 울어도 돼

그리고 소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여행가방을 다시 들여다보던 그 순간부터 공항 화장실 칸막이에 안전하게 들어가 문을 잠글 때까지의 소녀의 하루를 다시 따라가며 소녀가 얼마나 강인하게 버텨냈는가를 다시 되짚어 보는 것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남자들은 대부분 지독하게도 가부장적이다.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마찬가지다.

표제작 <푸른 들판을 걷다>의 사제에게는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다.

사제여,  그냥 계속 들판이나 걸으세요. 당신이 한번도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케이트는 당신을 버렸답니다. 당신에게 그녀는 결혼하는 신부로 불릴 뿐이지만, 이제 그녀는 다른 곳에서 자기 이름 케이트를 찾을거랍니다. 당신은 한 번도 진지하게 그녀의 마음을 생각해준적이 없었으니까요. 혼자 괴로운척 해봤자 우리 독자들은 다 안답니다. 당신 속에는 자신 밖에 없음을.....


<검은 말>에서 떠난 아내가 돌아와서 자신을 용서해주기를 기다리는 브래디.

<삼림 관리인의 딸>에서 아내와 자식의 어떤 감정도 인정하지 않는, 돈을 절어 가족을 부양하는 것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디건.

<물가 가까이>에서 바다를 보여주겠다며 데려간 아내에게 1시간을 주었다가, 1시간이 지나자 그대로 아내를 버려두고 차를 출발시켜 버리는 주인공의 할아버지.

가부장제에 흠뻑 빠져있는 남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독할 정도로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들에게 여자들은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또는 마을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형식으로 자신의 배신을 폭로해버리는 식으로, 또는 자신이 가고자 했던 그 어딘가로 떠나는 것으로 여자들은 다른 삶으로 조용히 빠져 나간다.

이야기 밖으로 나간 그녀들이 어떻게 살아갔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그녀들의 손을 잡고 응원해주고싶다.

괜찮아. 여기보다 나쁠 수는 없어. 

빛나는 미래가 아니어도 괜찮아. 당신이 당신의 이름을 찾고, 당신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가난한 집에 또 동생이 태어났다.

어린 소녀를 보살필 여력이 없던 엄마는 소녀를 잠시동안 친척 집에 맡긴다.

소녀는 친척 집에서 처음으로 보살핌을 경험한다.

소녀가 맡겨진 집에서 마신 물은 정말 시원하고 깨끗한 맛이다.

그 물의 맛을 소녀는 "아빠가 떠난 맛, 아빠가 온 적도 없는 맛, 아빠가 가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맛이다"(30쪽)로 표현하며 6잔이나 마신다.

그 6잔만큼 소녀는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였다.


무심하고 거친 아빠가 살기 힘들어서라고 치부해버려도 될까?

아니다. 친척집이라고 해서 경제적으로 아주 부유한 것은 아니다.

소녀가 맡겨진 친척집의 부부는 깊은 슬픔에 잠겨있다.

그들의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어린 나이에 죽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슬픔이 그들을 뒤엎는다고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를 무심하게 대하지 않는다.


이 책의 압권은 마지막 문장에 있다.

이제 보살핌을 받는다는게 무엇인지 알게 된 소녀는 친척 아저씨의 품에 안긴 채 아저씨의 등 뒤로 다가오는 아빠에 대해 경고한다. 그리고 아저씨를 부른다. "아빠"

누구를 가족으로 여기는가는 혈연에 있지 않다.




읽은 3개의 작품 중에서 나는 이 소설이 가장 좋았다. 

왜 좋았을까 생각해보니 좋은 사람이 많이 나와서인듯하다.

주인공 펄롱은 가난하지만 성실하게 일하며 가족을 사랑한다. 

아내와 5명의 딸들에게 배려하는 남편이자 아빠다.

미혼모였던 펄롱의 어머니를 내치지 않고 자신의 집에서 계속 일하게 해준 미시즈 윌슨은 어린 펄롱을 함께 보살펴주기도 한다. 펄롱은 덕분에 어린 시절을 보살핌과 배려속에 클 수 있었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간직할 줄 아는 펄롱이 좋았다.

우리의 일상은 사실은 너무 너무 사소한 매일로 채워져있다.

또한 그 일상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도 한걸음 떨어져 보면 너무 사소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사소함이 바로 나를 만들고, 세상을 만든다는 것이다.


세상을 뒤집고 혁명을 일으키고,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어떤 극적인 사건일테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그렇게 만들어진 세상을 지켜가는 것은 그곳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소하고 사소한 작은 행동들이다.

석탄 배달을 갔던 수녀원에서 석탄 창고에 갇혀있던 어린 소녀를 외면하지 않는 마음.

나의 어린 딸들이 받아야 할 보살핌을 마땅히 그 어린 소녀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

세상이 그래도 살만한건 이런 펄롱들이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어떤 과장도 없이 그저 펄롱의 하루와 생각들과 고민들을 묵묵히 따라간다.

그래서 오히려 더 나는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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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4-09-23 01: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푸른 들판을 걷다>는 아직 안 읽었어요. 조만간 읽어보겠습니다^^

펄롱 멋졌어요!!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하고 또 다른 이에게 베풀 줄 아는 멋진 사람이죠. 세상에 펄롱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바람돌이 2024-09-25 21:16   좋아요 3 | URL
작가의 초기작이라 그런지 단편마다 호불호가 갈릴거 같아요. 제일 첫번째 작품 작별인사가 강렬했어요.
저한테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제일 좋았고 그 다음 맡겨진 소녀, 그리고 마지막으로 푸른 들판을 걷다예요. ㅎㅎ
펄롱 같은 사람들이 우리 세상을 사람 사는 세상으로 만든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사람이어야 할텐데 말이죠. 행동이 생각을 따라가지 못해서 늘 부끄럽네요.

레삭매냐 2024-09-23 10: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에서 두 번이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나눈 적이 있는데
그 때마다 다 다르더라구요.

절반 정도 읽고 나서 미처 다 읽지
못했는데 마저 다 읽어야지 싶습
니다.

참 영화로도 나온 모양이더라구요.

바람돌이 2024-09-25 21:17   좋아요 2 | URL
레삭매냐님 덕분에 영화도 알게 되었는데 저는 책으로 본걸 영화로 보는건 늘 별로더라구요. 영화로 본걸 책으로 보는건 좋아요. 그러고보니 영화 먼저 볼걸싶네요. ㅎㅎ

독서괭 2024-09-23 19: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직 한권도 못읽은 작가~~ 바람돌이님도 다른 분들도 다 좋다하시니 언젠가 읽어야죠!!

바람돌이 2024-09-25 21:18   좋아요 3 | URL
이 작가 호불호가 갈릴거 같아요.
저는 취향이었습니다.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들을 좋아한다면 맞을거 같아요.

희선 2024-09-24 0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클레어 키건 소설은 다 좋아하는 듯하네요 세계 사람도... 한번 보면 다른 것도 보고 싶을지도 모르겠군요 세권 이어서 보셔서 좋으셨을 것 같기도 하고 아쉽기도 할 듯합니다 클레어 키건 소설 더는 볼 게 없어서...


희선

바람돌이 2024-09-25 21:19   좋아요 1 | URL
다 좋아하나요? 저는 읽으면서 저는 좋은데 취향은 꽤 타지 싶엇는데요. 세권 다 분량이 얼마 안돼서 다 합쳐도 보통 책 1권 분량입니다.
이렇게 나온 책을 클리어하고 나면 또 기다리는 맛이 있더라구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작가의 책을 늘 기다리듯이 말이죠. ^^

공쟝쟝 2024-09-26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지막 책만 읽었습니다. 저 역시 펄롱에게 일어난 사건들이 (혹은 그가 내린 결론들이) 오랜시간부터 축적되어온 약간의 용감한 친절임이 좋았고, 그가 그걸 가만히 기억하는 사람이라 다행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