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 문화가 점점 더 포르노화되면서, 그리고 많은 임금노동자 여성이 고임금 직종에 진입하기 힘들어지면서, 제임슨의 삶은 정말로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주류 미디어는 여자가 포르노에서실제로 겪는 일이나 그가 연기해야 하는 행위의 실체, 상품으로서 짧은 수명과 상존하는 성전파성 질환 발병 위험은 대부분 외면하고, 대신 제임슨을 포르노의 마스코트로 내세워 점점 더 많은 최저임금 노동자 여성을 성 산업에 끌어들인다. - P117

포르노의 이미지가 점점 더 주류 대중문화로 흘러 들어오면서, 포르노 산업의 규모와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포르노는 개별 감독,
배우, 제작자의 창조성과 재기발랄함을 가능케 하는 전위적 ‘예술 양식‘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특수한 자본의 논리에 맞춰 상품을 진화시키는 비즈니스로서 이해해야 한다. 게다가 상당한 정치적영향력 아래에 놓인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 P126

포르노는 확실히 거대 비즈니스가 되었고, 국내 및 국제 시장에더욱 과감히 진출하며 직접적인 정치적, 입법적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다. 소유집중이 점점 심화되고, 브랜드 파워와 광범위한 운영을 자랑하는 더욱 거대하고 자본화된 기업이 출현하면서 포르노 산업의 영향력은 극대화될 것이다. 더 나아가 주류 금융권,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더욱 강력한 동맹을 얻을 것이다. 포르노 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우리 사회의 포르노화도 더욱 심화될것이다. - P145

어떤 집단을 비인간화함으로써 그 집단에 속한 개인에게 가하는잔혹한 행위를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 방식은 포르노 제작자들이 처음 생각해 낸 게 아니며, 이미 수많은 압제자가 그 유효성을 증명했다.
나치 선전기구는 유대인을 ‘카이크kike‘라고 부르며 폄하하는 데 성공했고,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인간이 아닌 ‘깜둥이nigger‘로 규정했으며, 동성애 혐오자들은 레즈비언과 게이에게서 인간성을 벗겨내는 용어를 거의 무제한으로 가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폄하되는 집단에 속하는 개인의 인간성을 일괄적으로 비가시화하면 그들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가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포르노에서 여자가 인간의 속성을 제거당하면 남자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성행위가 얼마나 폭력적인지 보지 못하게 된다.  - P158

 정말로 그렇다면 이용자들은 자기가 성적으로 학대당하는 여자의 이미지를 보고 성적 흥분을 느끼는 인간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성적으로 잔인하거나 가학적인 성향이 없는 남자라면 자기가 그런인간이라는 점을 심리적으로 견딜 수 없을 테니, 이들은 열띤 노력을기울여 ‘야동녀‘들이 자기가 현실 세계에서 만나는 대다수 여자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판타지를 붙들어야 한다. - P162

우리의 주장은, 포르노 이미지가 총체적으로 작용할 때,
최소 여자에게 적대적이고 최악의 경우 여자의 신체와 정서 건강에 매우 위험한 세계를 구축한다는 논리다.  - P191

해방을 위해 싸워 온 집단이라면 누구나, 미디어 이론가들이 수십 년에 걸쳐 깨달은 사실, 즉 미디어 이미지가 억압당하는 집단을 체계적으로 비인간화하는 데 중요한역할을 한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안다. 이 이미지는 결코 개별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어떤 집단에 가해지는 지속적인 억압을 합리화하는 메시지의 더 광범위한 체계 안에 연루되어 있고, 그것이 가진 권력은 대개 태도나 행동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억압을 묵인하는 이데올로기를강화하고 정상화하는 데서 나온다. - P194

남자가 처음 포르노를 접할 때쯤이면 대부분은 우리4문화의 성차별적 이데올로기를 이미 내재화한 상태고, 포르노는 비정상으로 규정되는 대신 그들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생각을 굳히고 공고히 한다. 게다가 이는 그들에게 강렬한 성적 쾌락을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성차별적 이데올로기를 섹시하고 화끈한 것으로 프레이밍하는 행위는 포르노에, 다른 형식이라면 절대 받아들일 수 없을 여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자격을 부여한다. - P194

그 정체는 다름 아닌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가하는 가혹행위다. 포르노는 폭력에 성적인 외피를 덧씌우며 그것을 비가시화하며, 결과적으로 그 폭력에 저항하는이들은 반폭력주의자가 아니라 반섹스주의자로 규정된다. - P195

그들은 대개 여자와 자지 못하는 자신의 부족함에 깊은 수치심을표출하며, 이 수치심은 ‘야동녀‘와는 다르게 ‘싫어‘라는 어휘를 가진 여자 학우들을 향한 분노로 바뀐다. - P196

우리는 자기가 속한 바로 그 문화에 의해 폭력을 당하며 자란 여아들의 한 세대를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그 문화를 피할 길은 없다. 사회화라는 행위 그 자체에 문화의 규범과 태도를 내재화하는 일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문화를 하나의 거대한 집합적 가해자라고 한다면, 점점 더 많은 여아와 성인 여자들이 자기 자신을 단순한 성적 대상물로만 보도록 사회화되면서 정서적, 인지적, 성적 문제를 겪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 P245

아동 포르노 이용자 중 실제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비율은 연구마다 다르며 낮게는 40%, 높게는 85%까지 나타났지만, 이러한 증거가 중요하게 시사하는 바는 아동을 성애화한 이미지를 보고 자위하는 행위는 상당 비율의 남자에게있어 실제 아동 성범죄와 연관된다는 점이다.  - P315

포르노 문화에 저항하는 운동은 남자 또한 동참해야 하는데, 이들도 자기가 소비하는 이미지에 의해 비인간화되고 격하되기 때문이다.
포르노 제작자와 공조하지 않겠다는 남자들의 거부 표시는 그 산업이주장하는 정당성을 무력화할 뿐 아니라 이윤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다.
우리는 포르노가 남자에게도 해롭다는 것을 오래도록 주장해 왔지만,
너무 오랫동안 여자만이 이 약탈적인 산업에 맞서 싸워왔다. 포르노에대한 저항이 남자에게 주는 것은 유대감, 친밀감, 공감을 찬양하는 섹슈얼리티, 종속이 아닌 평등으로 가득한 섹슈얼리티다. - P322

평등에 기반한 섹슈얼리티는 결국 평등에 기반한 사회를 필요로한다. 우리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우리 스스로 규정하기 위해 싸우면서도 더 큰 그림을 놓쳐서는 안 된다. 여자들은 여전히 경제적, 정치적, 법적 차별에 직면해 있다. 포르노는 이렇게 더 큰 구조 안에 놓여 있으며,
이만큼 불평등의 관행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영역도 없을 것이다. 포르노에서 우리는 포르노 섹스 이외에는 아무것도 원치 않는 일차원적 대상물이다. 우리가 실제로 원하는 것은 우리 삶의 전 분야에서의 평등이고, 이를 통해 생식권의 말살, 결핍, 상실이나 남자가 가하는 폭력을 더는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 P322

『포르노랜드』가 보여주듯 포르노는 성착취 그 자체이며 이런 행위는 아동에게는 물론 성인여성에게도 선택지로 주어져서는 안 된다. 드워킨의 지적대로 포르노는 한 인간 집단에 대한 극도의 폄하이자 테러리즘이다. 약탈적 산업과남성지배체제가 공모하여 여성을 착취하는 시스템을 우리는 포르노라고 부른다. 포르노는 여성이 선택한 것이 아니며 선택하도록 장려될 수있는 것도 아니다.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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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삶을 붕괴시키는 건 사랑의 부재일까? 아니면 존재의 부재일까?

주인공 마틴 에덴이 그토록 얻고자 한 것은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자기 존재의 증명이었을까?


책 전체를 통털어 이 두 가지의 주제는 곳곳에서 섞여서 나타나고 끊임없이 교차한다.

마틴과 루스의 첫 만남에서 루스의 동생 아서는 이렇게 마틴을 소개한다.


"루스, 이 분이 에덴 씨야. "

.... '에덴 씨"라는 말은 그를 전율하게 했다. '에덴'이라거나, '마틴 에덴'이라거나, 그냥 '마틴'이라고 평생 불리던 그가, '씨'라니!  ..... 제 삶의 장면들을 보았다. 기관실과 선원실, 병영과 해변, 감옥과 선술집, 열병 치료소와 슬럼가가, 저마다의 상황에 따라 그가 다 달리 불리던 호칭과 연계되어 떠올랐다.


가난한 노동자로 살아가던 마틴 에덴의 삶에 새로운 삶의 장면이 끼어드는 이 장면은 압권이다. 그에게 아름다운 부르조아 여성 루스가, 그리고 부르조아 세계의 우아해보이는 삶의 형태가 다가오는 순간이고, 꿈꾸기 시작하는 순간이며, 그의 이전 세계가 부서지는 순간이다. 마틴이 루스와 결혼하기 위해서 자신의 존재를 바꿔야겟다는 결심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부터 마틴은 부르조아의 세계에 입성하기 위해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그가 찾은 길은 작가가 되는 것이다. 마틴이 생각하기에 부르조아와 다른 계급의 차이는 지식 - 앎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마틴의 비극적인 최후는 필연적이 된다. 

만약에 마틴이 자신과 부르조아들의 차이를 부의 차이로 상정하고 집요하게 상류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변호사나 회계사 진입을 시도햇거나, 아니면 돈을 벌기 위해 집요하게 노력했다면 어쩌면 그는 그 사회에 진입하는 것도 그리고 선망하던 루스와 결혼하는 것도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소설은 그것조차도 실패하는 경우를 다룬 이야기가 더 많긴 하지만.....)


하지만 마틴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갈망한다. 온화하고 경이로운 아름다움이 있는 지적인 삶, 그것이 루스의 가정에, 그리고 다른 부르조아의 가정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미 그것이 허상임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심지어 루스에 대한 마틴의 맹목적인 사랑 역시 루스라는 여성 자체에 대한 사랑이기보다는 마틴이 만든 아름다움의 규범으로서 루스를 사랑한다는 것 역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작가의 문장은 너무도 유려하고 간절하여 실재하지도 않는 사랑이 어찌나 간절한지 정말로 마틴은 그리고 루스는 서로를 절절히 사랑한다고 착각할만큼이다. 


그러나 마틴의 존재는 언제나 노동자세계에 머물러 있다. 그가 글을 쓰고 그것의 가치를 환산하는 방식은 끊임없이 자신이 쓴 글의 단어당 원고료(가격)이 얼마인지를 환산하고, 다른 노동의 시급과 비교하는 형식을 취한다. 마틴에게는 글의 가치를 잴만한 다른 수단이 존재하지 않으며, 상상할 수조차도 없다. 또한 루스 역시 자기 세계를 떠나서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여성이다. 돈이 없어 학교를 다닐 수 없는 마틴에게 "왜 당신에게는 당신을 도와줄 친척이 없냐"고 천진난만하게 질문한다. 왜냐하면 그녀의 세계에서는 원하는 것을 하지못한 적이 없으므로...... 마틴의 방을 방문했을 때 가난의 현장을 직접 목격했을 때는 그 너저분함은 구역질로 표현된다. 그래서 끊임없이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방정식을 마틴에게 설득하고 강요한다. 둘은 너무도 간절히 서로를 사랑한다 생각하지만 둘 모두 자신이 만든 허상을 갈구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파국은 예정된 길에 다름 아니다.


미친듯이 책을 읽고 지성을 갈고닦았는데 그 때 보이는 부르조아 사회는 머리가 텅빈 껍데기에 다름 아니다. 도대체 학교에서 배운건 뭐냐고 반문해야 할 정도로 부르조아들의 지성은 가소롭다. 부르조아 사회가 자신의 상상속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러면 이제 마틴은 원래 자신이 속했던 노동자 사회로 돌아갈까? 


마틴의 탐욕적일 정도의 지성에 대한 갈망이 도달하는 지점 역시 흥미롭다. 마틴은 영국의 사회철학자였던 허버트 스펜서의 개인주의와 사회진화론에 경도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스펜서의 철학이 사회보다 개인을 우위에 두고, 경쟁을 통한 적자 생존으로 사회가 진보한다고 보았던 것을 생각하면 마틴이 자신의 존재의 근거를 찾기는 더 힘들어졋으리라 보인다. 지적인 성취를 이루고 원하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마틴. 그의 사상에서는 경쟁에서 승리해 적자가 되었는데, 그가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은 어디에도 없다. 남태평양으로 갈까? 마틴이 평생동안 추구해왔던 삶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노동에 의해 획득되어지던 현장이다. 


그 모든 곳을 잃은 존재는 결국 침몰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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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10-23 00: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 문장이 강렬하네요.
그리고 선택이 어려워요.
둘다 중요한데 그 둘을 완성하며 살아내기가 쉽지 않지요.
그래도 저는 존재가 조금 먼저라고 생각해요. 이 책도 넘 읽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2-10-24 14:24   좋아요 2 | URL
아 그런가요? 이 책 읽으면서 저는 계속 마틴이 하는게 진짜 사랑이 아닌거 아는데 작가가 너무 너무 진짜 사랑하는 것처럼 글을 써서 정말 혹 빨려들겠더라구요. 그러면서도 또 마틴은 얼마나 주관이 뚜렷한지 자신이 원하는걸 정말 끝까지 관철시키는 인간이에요. 그러다 보니 저 두가지의 문제가 계속 부딪히면서 고민이 되더라구요.
저도 존재가 먼저라고 생각하지만 그런데요. 가끔 사랑은 좀 미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 미침이 딱 멈추는 순간 아 존재를 그만둘수도 있는.... ㅎㅎ 그래서 결론은 모르겟다? ㅎㅎ 어쨋든 저는 그래서 이 책 굉장히 좋았어요.

새파랑 2022-10-23 08: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언가를 믿고 끝까지 갔는데, 끝에 가보니 믿고 있었던게 사실은 신기루였다는 걸 알게 되었을때의 좌절감이 잘 그려진 작품이었던것 같아요 ㅜㅜ 이 작품도 너무좋았습니다 ㅋ

바람돌이 2022-10-24 15:19   좋아요 1 | URL
마지막에 마틴의 좌절이 얼마나 큰가를 그리기 위해 그렇게 공들여 책 전체의 90%를 할해했나보다 뭐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저는 옛날에 읽었던 강철군화랑 너무 달라서 진짜 깜짝 놀랐어요. 아 강철군화도 다시 읽으면 다르까 뭐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

2022-10-23 0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24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10-23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궁금하다~ 궁금해!! 그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저 지금 도서관에 왔는데 이 책 두 권이 딱!!!!! 신간 서적에 꽂혀 있는 거에요.^^
이제 머리말 읽고, 읽기 시작했네요ㅋㅋ
근데 바람돌이님의 리뷰는 강렬하고, 특히 첫 문장이 압도하는 힘이 더 큽니다.
사랑의 부재 또는 존재의 부재 둘 중 어떤 것이 한 사람의 삶을 붕괴시키는 것인가??
저는 선택하기 힘든 문제네요?
원색적인 삶에는 존재의 부재일 것인 것 같고, 의미있는 삶에는 사랑의 부재일 것도 같구요?
궁금하네요~ 궁금해!!!!
그럼 저도 바람돌이님을 믿고, 한 번 탐독해 보겠습니다. 말리지 마세요!!!^^

바람돌이 2022-10-24 15:29   좋아요 1 | URL
신간코너에 꽂혀 있는데 아무도 가져가지 않고 있다는건 나무님 읽으라는 계시인것입니다. ㅎㅎ
근데 생각만큼 진도가 빨리 나가지는 않더라구요. 마틴의 감정에 자꾸 제가 매이는 기분이에요.
제 리뷰는 솔직히 저 첫문장 써놓고 사흘은 묵혔습니다. 그 다음에 뭐라고 써야할지 감이 안 잡혀서..... ㅎㅎ
마틴에게는 저 두가지가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가요.
나무님의 리뷰도 기다립니다. 특히 예술의 경지에 오른 100자평은 절대 잊으시면 안되어요. 저는 나무님 100자평 팬입니다. ^^

페크pek0501 2022-10-23 1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을 저는 영화로 봤어요. 안 봤다면 이 책을 살 뻔~~~.
우리가 또 궁금한 건 못 참잖아요. 영화도 괜찮답니다.

바람돌이 2022-10-24 15:30   좋아요 1 | URL
영화도 많은 분들이 추천하시네요. 곧 보겠습니다. ^^

scott 2022-10-24 0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강추 합니다

잭 런던이 창조한 마틴은

이딸리아가 아주 잘 어울려요 ^^

바람돌이 2022-10-24 15:33   좋아요 2 | URL
아 진짜 영화 안볼수없게 진짜 많은 분이 영화 추천이군요.
스콧님까지.... 정말 안보면 안될 듯.... 저는 소설의 여운을 느낄려는데 참.... 이딸리아를 또 좋아하는데 영화는 그 중에서도 나폴리군요. 아 진짜 나폴리 너무 좋아해요. 저는 나폴리만 생각하면 저 택시 탔을 때 노래 한 곡 불러주고는 팁 달라던 배 나온 택시 기사 아저씨 생각나요. ㅎㅎ

yamoo 2022-10-25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영화부터 감상해 봐야겠습니다!

바람돌이 2022-10-26 15:33   좋아요 0 | URL
저도요. ^^

희선 2022-10-26 0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둘 다 얻을 수 없을까요 이건 욕심이 큰 걸지도 모르겠네요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난다면... 둘 다 가난하고... 그것도 쉽지 않겠습니다 둘 다 가난했지만 한사람은 성공하고 헤어지는 그런 이야기도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2-10-26 15:34   좋아요 1 | URL
둘 다 얻으면 당연히 제일 좋은거죠. ㅎㅎ 하지만 인생이 뭐 그렇게 뜻한대로야 되겠어요? 다만 어떤 경우에도 결국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먼저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야 사랑이든 뭐든 건강하게 할 수 있을테니까요. ^^
 















미국에서 잡지 <플레이보이>가 등장하는 시기는 경제성장에 부응해 열심히 일하는 가장들을 찬양하는 한편으로 그 가장으로서의 삶에 의해 남성성이 거세된다고 여겨지던 시절, 그리고 남성성의 거세의 원인은 남자가 벌어오는 돈으로 먹고 살면서 끊임없이 남자를 일하게 하는 아내 - 여성에게 있다고 하며 여성혐오가 새로운 형태로 발현되던 시절이었다.  


백인중산층가정의 삶을 이상적인 모델로 상정하며 남자들에게 체제에 순응하면서 일하는 기계로 열심히 살아가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인간은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 반드시 의문을 품을수밖에 없는 존재다. 이렇게 사는게 사는거 맞나 같은 질문 말이다. 원래 인간이 그렇게 생겨먹었다. 이런 질문을 통해 사회는 변화하고 인간의 삶은 좀 더 나은쪽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문제는 항상 체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자들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기 질문에 대한 답은 여성혐오로 나타났나보다. 

"너희가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동안 여자들은 네가 번 돈을 쓰며 안락하게 사는 주제에 감사할 줄도 모르지. 심지어 네가 계속 돈을 벌도록 저 여자들은 너를 길들여서 너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너를 조종하려 해. 이제 너는 너의 남성성을 다시 과시해야지?"

<플레이보이>는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남성들의 욕망을 조정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저항하는 인간, 질문하는 인간이 아니라 소비하는 인간이다.

<플레이보이>가 제시하는 기준에 맞춰 상품을 소비하고 여성을 소비하는 남성의 출현을 유도하는 것, 그것이다. 

여기에 <플레이보이>가 자신의 이미지를 고급화하려 한 이유가 숨어있다. 잡지를 소비하는 남성들이 자신이 잡지를 사고 읽는 이유를 충분히 그럴듯하게 포장해 줄 수 있도록 하는것. 

문제는 이제 여성혐오적인 시각이 공공연하게 유통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은폐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플레이보이>를 읽는 수많은 남자들에게 화보 속 벌거벗은 여성들의 이미지는 그들의 머릿속 여성관을 점령해 나갔을 것이다. 


질문하는 인간이 사라진 자리에 소비하는 인간이 대거 등장한다.

그 소비에는 여성도 대상이 된다. 

오늘날 포르노를 처음 접하는 평균 연령은 고작 11세다. 이는과거와는 달리, 포르노가 남아의 성적 정체성에 침투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섹슈얼리티 - 삶의 경험, 또래 집단, 성격 특성, 가족 및 소속 공동체를 통해 유기적으로 발달하는 것-를 창조성이 결여된, 다른 인간 존재를 향한 어떠한 사랑, 존중, 유대감도 보이지 않는 포르노 전반의 섹슈얼리티로 대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P21

포르노에서남자는 혐오를 나눈다. 섹스가 매번 폄하를 최대치로 전달하도록 설계되기 때문이다.......포르노 섹스의 목적은남자가 여자에게 얼마나 큰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남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가 중요하며, 이는 행위의 속도와 타이밍, 본질을 결정하는 사람은 남자이기 때문이다. - P43

1950년대 플레이보이의 실제 독자는 위에서 묘사한 플레이보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세련된 취향을 갖기에는 당시 독자 대부분이 물질적 빈곤의 시대에 자랐으며 높은 수준의 소비에 익숙하지않았다. 따라서 이 남자들은 "삶을 온전히 살아갈 방법, 특히 돈 쓰는법을 교육받아야 했다. 그 이전 세대가 무엇을 겪으며 자랐는지를 생각해봤을 때 확실히 이 젊은 세대 남자들은 재량소득을 쓰는 법을 모부에게서 배울 수는 없었다. 새 시대의 선생님이 필요했고, 헤프너가그 역할을 자처하며 남자들에게 플레이보이 라이프스타일이란 무엇으로 구성되는지 그 이미지를 제공했던 것이다. 따라서 잡지가 보여주는 물건은 최고급이어야 했다. 여기에는 단편 문학, 유명인사와의 인터뷰, 차, 술, 의류, 음식, 살 만한 소비재에 대한 조언, 그리고 당연히여자도 포함되었다. - P68

이들 세 잡지와 그 발행인들이 없었다면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포르노 산업은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들 발행인은 저마다 영역을 확장해 나갔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주류 대중문화에서 포르노의 존재감을더욱 부각했다. 플린트와 구초네가 한계에 도전하면 할수록 플레이보이가 점점 더 괜찮게 받아들일 만한 수준이 되었고, 플레이보이가주류 문화에 더욱더 깊이 침투할수록, 허슬러』와 『펜트하우스는 더하드코어한 영역으로 진입할 기회를 얻었다. 이 공생 관계는 우리 문화를 길들여 이후 인터넷이 가정에 보급될 시기에 포르노를 여자와 남자를 폄하하고 비인간화하는 이미지의 체계를 생산하는 산업이 아닌 일상의 일부로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만들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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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10-22 0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질문이 아닌 소비하는 사람... 지금은 돈 쓰기를 부추기는 그런 세상이네요 인터넷이 생기고는 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안 좋은 것도 쉽게 볼 수 있고... 안 좋은 것도 쉽게 배우고...


희선

바람돌이 2022-10-22 13:14   좋아요 0 | URL
인터넷 때문에 포르노 문화가 더 커지고 한건 맞죠. 그리고 정말 안타까운건 그런 문화를 접하는 나이가 점점 어려진다는.... 나이가 어릴수록 그런 이미지는 강렬하게 받아들여지고 잘못된 성관념이 평생을 갈 수도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되더라구요.
 

마틴은 열렬히 그녀를 그리워했다. 그는 타고나기를 사랑이 많았고, 보통 사람보다 더욱 공감을 필요로 했다. 그는 공감에 굶주렸으며, 그에게 공감이란 지적인 이해를 의미했다. 루스의 공감이 대개감상적이고 의례적이라는 것을 그는 아직 알지 못했다. 그녀의 공감은 대상에 대한 이해보다는 온화한 성품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마틴이 그녀의 손을 잡고 반갑게 얘기하는 동안 그녀는 사랑에 촉발되어 그의 손을 마주 잡았고, 그가 무력하게 누워 있는 모습과 병고가 그의 얼굴에 새겨 놓은 흔적을 보고 그녀의 눈은 눈물로 반짝거렸다. - P14

"바로 그 점이 잘못 생각하는 거야." 그는 더 나아갔다. "사회의 모든 사람들, 사회의 모든 파벌들, 아니, 거의 모든 사람과 파벌들은자기들보다 잘난 사람과 파벌을 모방해, 그럼, 누가 제일 잘났을까?
게으름뱅이들, 돈 많은 게으름뱅이들이지. 그들은 세상에서 뭔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는 것을 알지 못해. 게으름뱅이들은 그들의 일에 대한 대화를 듣기가 지루하니까, 그런 건 전문적이라서 얘기하면 안 된다고 선포해. 마찬가지로 그들은 전문적이 아니라서 얘기해도 되는 것들이 뭔지도 선포하지. 최신 오페라, 최신 소설, 카드게임, 당구, 칵테일, 자동차, 말타기 쇼, 송어낚시, 참치 낚시, 큰 짐승 사냥, 요트 항해 따위.. 들어 봐, 다 게으름뱅이들이 아는 것들이야. 사실 그런 화제에 대한 대화는 게으름뱅이들의 전문적인 이야기가 되지. 그런데 제일 웃긴 대목은, 그 많은 똑똑한 사람들과 똑똑해지려는 모든 사람들이 게으름뱅이들의 강요를 받아들인다는 거야. 나로서는 사람에게서 최상의 것을, 당신이 전문적 잡담이나 뭐라고 부르든, 원해." - P31

인생과 책에 관해 마틴은 그들보다 더 많이 알았고, 그들이 자신들이 받은 교육을 어느 구석과 틈새에 처박아 두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자신이 비범한 두뇌 능력의 소유자임을 알지 못했다. 심연을 탐구하고 궁극의 사고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을 모스 가의 응접실에서는찾을 수 없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또한 그런 사람은 지상과 떼 지어모여 사는 생물들 저 위의, 푸른 하늘에서 홀로 나는 독수리처럼 외롭다는 것을 꿈에도 몰랐다. - P42

"그리고 말이야." 그는 끝까지 밀어붙였다. "자기는 나를 사랑하지.
그런데 왜 사랑할까? 내 안에서 나로 하여금 글을 쓰지 않으면 견딜수 없게끔 하는 것이, 자기의 사랑을 내게로 끄는 바로 그것이야. 자기가 만났고 사랑할 수도 있었던 다른 남자들과 내가 다르기 때문에, 자기는 나를 사랑하는 거야. 나는 회계사무소의 책상에 앉아 잔돈푼을 따지고 법적으로 티격태격하는 데 맞지 않아. 내가 그런 일을 하게 해 봐. 다른 남자들처럼 만들어서 그들이 하는 일을 하게 하고, 그들이 숨 쉬는 공기를 숨 쉬게 하고, 그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해 보라고. 그러면 자기는 다른 남자들과 나의 차이를, 나 자신을, 자기가 사랑하는 바로 그것을 파괴해 버리는 거야.
글을 쓰고자 하는 욕망이 나를 살아 있게 해. 내가 단순한 사람이었다면 글을 쓰려고 하지 않았을 거고, 자기가 나를 남편으로 삼으려고 하지도 않았을 거야." - P76

그는 해도도 키도, 가야 할 항구도 없었다. 하지만 표류하는것도 최소한의 삶이었으며, 아픈 삶이었다. - P172

그는 잡지에서 자기에 관한 기사들을 읽어 보았다. 그 기사들에묘사된 제 모습을 살펴보아도 자신의 정체성과는 도저히 연결시킬수 없었다. 그는 살고, 전율하고, 사랑한 사람이었다. 느긋한 동시에생명의 나약함에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뱃머리에 서서 낯선 섬들을돌아다녔으며, 싸움박질하던 시절에는 제 패거리를 이끈 사람이었다. 그는 도서관에 가득 찬 수천 권의 책을 처음 보고 기절초풍했고,
그 후로 제방식을 찾아내어 그 책들을 섭렵한 사람이었다. 밤늦도록 불을 밝히고 잠을 쫓아가면서 제 자신의 책들을 써낸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사람, 모든 군중이 식사 대접을 하려 드는 엄청난 식욕의 소유자는 그가 아니었다. - P219

이제 그는 알았다. 자기가 정말로 그녀를 사랑한 것이 아니었음을. 그가 사랑한 사람은 이상화된 루스, 자기 자신이 창조한 천상의 존재, 자기가 쓴 연애시의 환하게 빛나는 정신이었다. 부르주아인 실제의 루스, 부르주아들의 모든 결점과 가망 없이 왜곡된 부르주아 심리를 가진 그녀를,
그는 사랑한 적이 없었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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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지적인 삶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꿈도 꾸지 못했던 온화하고 경이로운아름다움이 여기에 있었다. 그는 자신을 잊고 굶주린 눈으로 그녀를바라보았다. 여기에 그것을 위해 살 만한, 자신을 내던질 만한, 싸울만한, 아, 죽음도 무릅쓸 만한 어떤 것이 있었다. 책에 적힌 말들은사실이었다. 세상에는 그런 여자들이 있었다. 그녀도 그중 하나였다. - P25

 그는 평생 사랑에 굶주렸고, 그의 본성은 사랑을 갈구했다. 사랑은 그라는 존재의 본원적 요구였다. 그러나 그는 사랑 없이 살아가야 했기 때문에자신을 무감각하게 만들어 왔다. 자신이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라는것조차 알 수 없게 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알지 못했다. 단지 사랑이작동하는 장면을 보고, 그 광경에 짜릿함을 느끼고, 사랑이란 멋지고 고귀하고 찬란하다고 생각할 따름이었다. - P32

히긴보삼의 목소리와 분노가 함께 상승했다. 종일 가게에서 자신을 감추며, 그는 자기 자신이 되는 특권을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시간으로 미뤄 두었다.
- P52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당신도 알겠지만, 교육이죠. 처음으로 돌아가 초등학교부터 마쳐야 해요. 그런 다음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진학하세요."
"그러려면 돈이 들어요." 그가 끼어들었다.
"오!" 그녀는 탄식했다. "내가 그 생각을 못했군요. 그럼 친지라든가, 당신에게 학비를 보조해 줄 사람이 있겠죠?"
그는 머리를 저었다. - P92

그녀가 지금처럼 가깝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의 거대한 간극이 메워졌다. 그렇다고 그녀에 대한 그의 감정의 고상함이 경감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그에게로 내려오지 않았다. 움직인 것은 그였다. 그가 구름 속으로 끌어올려져 그녀에게 다다랐다. 그녀를 숭배하는 그의 마음은, 그 순간, 종교적 경외와 열정과 같은 경지였다. - P97

실은, 그녀로서는 인간의 영혼을 갖고 노는 게 처음이었고, 그라는 말랑말랑한 점토는 빚어내기에 딱 좋았다.
그녀는 자기가 그를 빚어내고 있으며, 자신의 의도는 선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와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그가 싫지 않았다. - P103

"그거 알아요?" 그는 덧붙였다. "난 버틀러 씨가 딱해요. 그분은 너‘
무 어려서 잘 몰랐죠. 그래서 아무 쓸모 없는 연 수입 3만 달러를 위해 자신에게서 삶을 빼앗아 버린 겁니다. 3만 달러라는 거액이 지금의 그분에게 어린 시절에 아낀 10센트로 살 수 있었을 사탕이라든가땅콩, 극장의 싸구려 좌석권을 사줄 수 없지 않나요?" - P107

이런 생각을 그가 루스에게 애써 표현한 결과, 그녀는 충격을 받아서 그를 더 많이 개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녀는 인류 공통의 편협한 사고방식, 즉 자기들의 피부색과종교적 신조, 정치가 가장 좋고 옳으며, 지구상에 흩어져 있는 다른 이들은 자기들보다 운이 나빠서 거기 있게 됐다고 믿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 고대의 유대인들이 여자로 태어나지 않았음을 신에게 감사하고 현대의 선교사들이 신의 대리자를 자처하며 땅끝까지 가는 것과 같은 사고방식이었다. 이런 사고방식은 루스로 하여금이 남자를 삶의 다른 틈바구니에서 꺼내어 자기와 같은 특정한 틈바구니에 사는 남자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만들겠다는 욕망을 갖도록 만들었다.
IR NE - P109

그의 안에 있던 신과도 같았던 모든 것들이 흐릿해져 버렸다. 야망의 박차는 무디어졌다. 그쑤시는 자극을 느낄 활력이 그에게는 없었다. 그는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영혼이 죽어버린 듯했다. 그는 짐승, 일하는 짐승이었다. 초록 잎사귀 사이로 비쳐 드는 햇살에서 어떤 아름다움도 보지 못했고, 푸르른 천구도 예전처럼 속삭이지 않았다. 우주의 광대함과 탄로 날까 봐 떨고 있는 비밀들을 암시해 주지도 않았다. 인생은 참을수 없을 만치 따분하고 어리석은 것이라서, 그는 입맛이 썼다.  - P207

그녀의 실망은 자신이 빚어내려던 이 남자가 빚어지기를 거부한다는 데 있었다. 그녀는 그가 얼마쯤 말랑말랑한 점토인 줄 알았는데, 점토는 굳어지더니 그녀의 아버지나 버틀러 씨의 형상이 되기를 사양했다.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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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22: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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