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루시는 그들을 사랑했다. 그녀는어머니를 사랑했고, 어머니도 그녀를 사랑했대! 우리 모두 너나없이 엉망이야. 앤젤리나,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사랑은불완전해. 앤젤리나,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 P75

그리고 그녀는 이해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에게 주된 그리고 가장 큰 관심사는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이해했다. 시비만은 예외여서 그는 그녀에게 관심을 두었고, 그녀 또한 그에게 엄청난 관심을 쏟았다.
그것이 사람들을 바깥세상으로부터 보호해주는 피부였다-자신의 인생을 공유하는 또다른 누군가의 사랑이. - P76

진입로로 접어들던 패티는 나갈 때켜두었던 불빛을 보았고,
그 순간 루시 바턴의 책이 패티를 이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랬다. 책이 그녀를 이해한 것이었다. 입안에 노란 캔디의 달콤한맛이 남아 있었다. 루시 바턴에게는 자신만의 수치심이 있었다.
오, 세상에, 그녀는 정말로 자신만의 수치심을 가지고 있었다. - P79

"물론 화가 났지. 네가 내게 정말로 무례하게 굴었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나한테 그 말을 할 권리가 주어지는 건 아냐." - P81

그는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벌렸지만 고개를 젓더니 이번에도 입을 다물었다. 패티는 그가 하려던 말을 무슨 말이었는지 모르면서도 이해할 것 같다고 느꼈다.
그녀가 그의 팔을 잠시 잡았다 놓았고, 그들은 햇볕 속에 앉아있었다. - P87

그것은 고통보다 훨씬 더 무서운 것이 있다는 생각이었다. 더이상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그는 다른 남자들에게서 그것을 보았다 눈 뒤의 텅 빈 공백, 그리고 그런 이들을 정의하는결핍.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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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셸리의 <최후의 인간>을 끝까지 읽고, 이 글을 쓰는 것은 그러니까 순전히 <다락방의 미친여자> 때문이다. 원래의 내 독서패턴대로라면 <최후의 인간>은 1권 중간 쯤에서 에라잇! 하면서 던졌어야 했다. 하지만 이 책의 1권이 절판되고 도서관에서도 찾기가 쉽지는 않은지라 일종의 의무감에서 끝까지 읽었다. 참으로 오랫만에 발휘한 희생정신이었는데 필요가 있는 희생정신이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혹시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고 있는 분 중에 이 글을 다 읽고 싶지 않을 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말하자.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말하는 동굴의 비유는 책의 제일 앞쪽에 저자 서문의 형식으로 나온다. 이 내용은 알라딘 도서소개로 가서 미리보기를 클릭하면 전문을 볼 수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그렇게 보시면 된다. 내가 2권에 800페이지가 넘는 이 소설을 완독하고 얻은 결론이 그러니까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위해서는 저자 서문만 봐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800페이지가 넘는(아 정말 계속 강조하고 싶다. 800여페이지....ㅠ.ㅠ) 이 소설을 끝까지 읽으면 작가의 동굴 비유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도 있었지만 헛된 바람이었을 뿐...... 



저자 서문 자체가 단편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이 내용은 앞으로 자신이 쓸 이야기의 근거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내용은 메리 셸리와 친구(연인이자 남편인 퍼시 셸리를 가리킨다)가 나폴리 외곽에 있는 쿠마의 시빌라 동굴을 방문했을 때 여행 가이드의 만류를 뿌리치고 알려지지 않았던 동굴 내부 탐험을 계속했는데 동굴 내부에서 낙엽들과 나뭇 껍질과 다른 모든 알갱이들에 온갖 종류의 글자들이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폴로 신으로부터 예언의 능력을 부여 받은 쿠마의 시빌라는 이곳 동굴안에 기거하며 난해한 시구로 여러 예언을 한 무녀다. 메리 셸리는 바로 이 동굴 속 문자들이 시빌라의 예언임을 증명하며 연구와 정리를 통해 세상에 펴낸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후 이어지는 본격적인 소설의 전개는 바로 시빌라의 예언에 살을 붙이고 변형 각색한 것으로서, 어쩌면 메리 셸리 자신을 미래를 예언하는 시빌라로 여겼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소설은 2073년으로 건너간다. 




잠깐 여기서 이 부분에 관한 <다락방의 미친 여자> 3장을 읽어봤는데 예언자의 동굴을 알아본 것도 문자를 쉽게 해석한 것도 남자인 퍼시 셸리라는 얘기를 하고 있던데, 내가 읽은 한국어판 <최후의 인간>에서는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처음에 동굴을 알아보고 동굴 체험을 권유하는 것은 퍼시 셸리지만, 예언을 해석하고 결국 그것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낸 것은 메리 셸리인 것이다. (퍼시 셸리는 얼마 후에 죽는 바람에 할 수가 없었다.) 동굴의 의미에 대해서는 이 저자 서문과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본격적으로 읽으면서 좀 더 연결해봐야겠다.



자 그러면 이제 <최후의 인간>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자. 그러려면 작가 메리 셸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1797년 진보적인 사상가였던 윌리엄 고드윈과 여성의 인권을 주장한 최초의 페미니스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딸로 메리 셸리가 태어났다. 태어나보니 금수저라는 말을 해도 될 정도로 적어도 지적인 환경으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환경이다. 아니나 다를까 불과 19살의 나이에 메리 셸리는 지금까지 최초의 SF문학으로 기념되는 <프랑켄슈타인>을 쓴다. 이것은 사실 굉장한 업적인데 동시대의 여성 작가들 -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같은 -이 자신의 눈과 경험에 한정된 세계를 쓸 때 메리 셸리는 여성작가들이 가지는 소재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치명적인 한계를 가진다. <프랑켄슈타인>의 리뷰에서 나는 아래와 같이 썼었다.


솔직하게 말하건대 제1권을 읽으면서는 아 이 책을 계속 읽어야하나 고민했고, 제 3권에서는 피식거리면서 읽었다.

중간에 제2권이 없었다면 아마도 나는 중도에 이 책을 포기했을 것이다.

괴물을 제외한 등장인물들은 너무나도 전형적이고,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이상화되었으며, 그들의 행동도 따지고보면 세상물정모르고 별 생각없는 젊은이 그 자체라고나 할까? 심지어 나이든 인물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너무나 평면적인 인물들이라 삶을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마치 연극무대에 올라가 주어진 대본대로만 대사를 읊는 배우들같다. 그것도 딱히 매력없는.....


실제 <프랑켄슈타인>을 읽을 때 인간의 존재양식, 사고방식, 행동의 동기 등 그 모든 곳에서 어설픈 전형화가 많이 보였었지만 그것은 제 2권의 괴물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덮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쓸 당시 메리 셸리의 19살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또 어느정도 덮어질 수 있었기도 하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 내가 전율한건 바로 비범하고 번뜩이는 지성을 지닌 여성 천재 작가의 등장 예감이었다고 하겠다. 



아 그런데 말이다. 도대체 이 천재 여성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아니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설마 저 10년간 작가를 성장시킬 수 있는 그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걸까? 메리 셸리가 30살의 나이에 쓴 <최후의 인간>을 평하자면 나는 <프랑켄슈타인>의 제1권을 평가했던 저 위의 말 <연극 무대에 올라가 주어진 대본대로만 대사를 읊는 배우들 같은> 등장인물들의 끝도 없는 넋두리를 며칠동안 지겹게 무한 반복으로 읽어야 했다고 하겠다.



일단 안 읽거나 못 읽거나 하실 분들이 대부분일듯하니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하게 소개하겠다. 아주 귀찮지만.....

때는 2073년 - 사실 이 연도는 전혀 쓸모없는 연도이다. 그저 이 책에 예언서라는 꺼풀을 씌우기 위해서 선택된 연도일뿐, 실제 책에서 미래 세계의 모습은 어떤 형태로도 그려지지 않는다. 2073년에 가장 빠른 교통수단은 열기구이며, 그것도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마차를 타고 움직이고 사회구조도 당대의 일반적인 구조와 달라지는 것이 없다.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데 이 때의 영국은 왕정이 끝나고 공화정이 시작되었다. 이 공화정에 대해서도 작가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공화정의 모델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크롬웰 시대의 공화정을 따오고 있다. 왕정과 공화정의 이야기가 있어 뭔가 이 시기 정치투쟁이나(어쨌든 이 시대는 프랑스 혁명의 시대 아닌가?) 새로운 시대의 인간 이상을 표현하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저런 정치형태의 변화도 그저 장식적인 배경일 뿐이다. 이 시기  라이오넬 버니라고 하는 소년은 에이드리안이란 소년을 만난다. 에이드리안은 그야말로 완벽한 인물로 영국의 마지막 왕의 아들, 그러니까 왕이 되었어야 할 황태자이다. 다만 아버지인 왕이 자진해서 왕자리에서 물러나버림으로 해서 백작의 작위를 받았을 뿐이지만 대신 왕족으로서의 고결함과 하여튼 뭐 좋은건 한 몸에 다 가진 아주 아주 훌륭한 인물이다. 이 두 주인공과 주변의 인물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잘 살아가는 이야기가 1권에서 펼쳐지다가, 이 완벽한 가정들이 어느날부터 유행한 전염병으로 인하여 위협받다가 결국 모든 사람이 죽고 마지막 라이오넬 버니 한 사람만이 남게 된다는게 줄거리의 끝이다. 이 정도의 서사라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그 사이사이에 들어갈 수 있겟는가? 무려 800페이지가 넘는데 말이다. 그런데.......



등장인물 누구도 현실의 인물같은 사실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모두 고결하고 말 한마디 손짓 한번으로 대중을 매혹시켜버릴 수 있는 타고난 매력과 능력을 지닌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실제로 어떻게 연설햇는지 행동했는지 같은 것들의 실제 내용은 다 생략해버린다. 심지어 그런 얘기를 계속하면 독자여러분이 지겨울 테니 생략하겠습니다란 말과 함께....아 진짜 이 말이 나올 때마다 내가 얼마나 빡쳤는지..... 아니 중요한건 다 생략하고 그냥 우리의 주인공이 이겼습니다. 사람들을 설득했습니다라니 하 참.......그냥 주인공들이 훌륭하고 전지전능하니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거다.



거기다 등장인물들의 행동도 이게 인간의 기본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많이 보이는데 그게 그냥 다 한마디 말로 정당화되고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라이오넬은 자신의 생명처럼 사랑하던 아내 아이드리스가 죽었을 때 그 죽음을 자신의 자식들에게 알리지 못하고 회피해버린다. 아니 아버지란 사람이 자식들에게 엄마의 죽음을 알리지 않고, 회피하다니 이런 일이 이것 한번이면 아내를 너무 사랑해서 미쳤나보다 생각하기라도 하지, 큰 아들이 죽었을 때는 아내에게 자식의 병을 알리지 않아 아내에게 자식의 마지막 가는 길을 못보게 시도한다. 라이오넬만이 아니라  진짜 등장인물 모두가 정말 너무 천진난만해서 과연 이것이 인간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책을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왜 메리 셸리는 19살의 <프랑켄슈타인>1부에서 단 한치도 나아가지 못했는가란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천재라 하더라도 자신이 모르는 것을 쓸 수는 없다. 그래서 영국  제인 오스틴은 그 탁월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배경이 영국 젠트리계층 내부의 가정생활과 인간관계로 한계지어질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제인 오스틴이 전쟁과 평화같은 전쟁장면을 서술하는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톨스토이조차도 자신의 종군 경험으로 장대한 전쟁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하니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19세기의 여성작가 메리 셸리를 생각한다. 타고난 천재성으로 번뜩이는 지성을 가졌고, 아버지의 집안에 드나들던 많은 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지성을 갈고 닦았을 메리 셸리. 그러나 곧 유부남이었던 퍼시 셸리와 사랑에 빠져 사랑의 도피를 떠나버린 그녀. 심지어 퍼시 셸리의 아내가 임신한 상태로 자살을 해버림으로써 온갖 비난이란 비난은 다 받았을 그녀말이다. 그녀가 자신의 지성을 갈고닦을 기회는 어쩌면 여기서 아주 많이 제한되지 않았을까? 당시의 통념으로 메리 셸리와 거리낌없이 교류를 했던 사람들이 그리 많았을까? 소설 속에서 중요한 장면들, 의회공방이라든지, 정치인들의 세력화와 정권교체라든지, 전쟁이라든지 하는 모든 장면들은 아 이 작가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를 실감하게 한다. 결국 책은 철없는 애같은 등장인물들의 끝도 없는 푸념으로 일관할 뿐이다. 



19세기는 메리 셸리에게 아무것도 알 기회를 주지 않았겠구나. 여기 이 책 <최후의 인간>이 바로 19세기가 천재작가 메리 셸리에게 가한 테러의 증거겠구나 그런 씁쓸한 생각을 하게하는 독서시간! 힘들고 괴로웠다. 여러가지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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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락방의 미친 여자> 7장 - 공포의 쌍둥이
    from 수하의 서재 2022-11-22 19:10 
    6-7장에서 <실낙원> 얘기가 많이 나와서 좀 고민하다가 읽어보기로 했다. 아담과 이브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으니 초반부를 읽다 말았는데, 이 서사시에 공화제 등 밀턴의 사상이 녹아있고 훌륭하다는 것도 알겠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읽었으니 부주의하지 않은 독자가 되도록 노력하며 읽으려 하였으나... 요즘 좀 바빠서 독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기도 했고 그런 와중 <실낙원>까지 읽고 싶지는 않아 좀 밀어둔 상태다. 사실
 
 
건수하 2022-11-12 2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후의 인간이 이런 내용이었군요.. 내용도 내용이지만 메리 셸리를
생각하니 더욱 씁쓸합니다 ㅜㅜ

바람돌이님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바람돌이 2022-11-12 22:30   좋아요 2 | URL
맞아요. 이 작가가 오늘날 태어났더라면 진짜 굉장한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도라구요. 쓰고싶은 글과 쓸 수 있는 글의 괴리랄까 그런것에 대해서도 꽤 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2022-11-12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12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햇살과함께 2022-11-12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노고에 👏박수를!

바람돌이 2022-11-13 19:2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칭찬받을 일이 있니싶지만 어쨌든 칭찬은 바람돌이를 춤추게 합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11-13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후의 인간>이 이런 내용이었군요. 저도 아무래도 못 읽을 듯 싶은데 바람돌이님 리뷰 읽고 정말 멀리서나마 살짝 이 작품을 엿볼수 있었네요.
바람돌이님 말씀하신 시대의 한계,라는 부분이 참 안타깝네요. 시대를 뛰어넘는 천재임은 분명하지만 경험의 폭을 벗어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일테고요. 좋은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읽는 것도 정리하는 것도 힘든 책이었을텐데, 이렇게 올려주시니 너무 좋네요.
감사해요, 바람돌이님^^

바람돌이 2022-11-14 15:07   좋아요 0 | URL
책읽기에도 물론 취향이 아주 다르다는걸 알지만 아무래도 함량미달인 책은 또 다들 비슷하게 느끼더라구요. ㅎㅎ 이 책은 글에서도 썼지만 제 생각엔 저자 서문정도만 읽으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다락방의 미친여자 읽는데 아무 지장이 없을듯합니다. 저자 서문은 알라딘 최후의 인간 1권 미리보기에서 전문을 볼 수 있어요. ㅎㅎ

새파랑 2022-11-13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에서 엄청 괴로움이 느껴집니다 ㅋ 그래도 꾸역꾸역 완독하신 바람돌이 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바람돌이 2022-11-14 15:08   좋아요 1 | URL
정말 꾸역꾸역이었습니다. 다른 책 보고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옆에서 남편이 아 그냥 치우고 다른거 보라고 막 성질냈어요. ㅎㅎ

공쟝쟝 2022-11-13 1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그렇군요! 저 매우 동감가요! 울스턴 크래프트의 메리 마틸다 등의 소설을 읽을 때도 그런 기분였고, 다른 메리셸리의 단편 소설을 읽으면서도 으잉? 이랬던 지점에서 정확하게 공명하는 부분이 있어요!
제가 필립로스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약오름과 부러움(남자 몸으로 겪을 거 다 겪고 쓴 역동적인 시선?)과도 일치하는 데, 그 통찰! 그 통찰에 비해 너무 빈약한 여성의 경험 ㅠㅠㅠㅠ 그게 참 안타깝더라고요.
저는 바람돌이님의 리뷰에서 어쩔 수 없는 (부르주아) 여성 경험의 한계가 셸리라는 천재 작가의 글에서 드러나 속상하다… 일케 읽힙니다. 얼마나 많은 천재들이 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라졌을지를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져요 ㅠㅠ 엉엉 ㅠㅠ

바람돌이 2022-11-14 15:15   좋아요 3 | URL
메리 셸리에게서는 전 다른 19세기 여성 작가들보다 더 큰 슬픔을 좀 느꼈어요. 그게 제인 오스틴이나 브론테 자매는 결국 자기 경험 안에서 글을 쓰고, 그를 통해 훌륭한 성취를 이루잖아요. 그런데 메리 셸리는 아마 그렇게 쓰고 싶지 않았던거 같아요. 그녀의 주변환경 - 어머니는 돌아가셨어도 그 후광이 계속되어졌을 것이고, 아버지는 유명한 진보적 지식인으로 당시에 심지어 아나키스트였답니다. 아마도 이집안으로 이런 정치성향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많은 지식인들이 드나들었을 것이고 그 속에서 자란 메리 셸리는 이상적인 정치같은데 관심이 많았던 듯해요. 그래서 그걸 이 소설 1권에서 풀어보려고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가정소설이 아니라 사회소설, 정치소설이 쓰고 싶었던거죠. 그런데 16살 즈음에 유부남 시인과 사랑의 도피를 해버렸던 셸리는 자신의 정치관점이나 실제 정치의 현장 이러는걸 접하거나 적어도 그런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만나는게 어려워지지 않았을까? - 어렸을 때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평생을 살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거죠.
톨스토이가 전쟁에 참여한 경험이 없었다면 전쟁과 평화는 없었을 테고, 메리 셸리가 실제 사회생활이나 적어도 혁명가들이나 진보적 지식인들과 현실문제에 대해서 같이 토론하거나 하는 경험만 계속되었더라도 전쟁과 평화에 버금가는 뭔가를 이루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진짜 계속 하게 되고, 그러니까 또 좀 슬퍼지고 그런데 책은 진짜 유치하고 그래서 더 슬퍼졌습니다. ㅠ.ㅠ

책읽는나무 2022-11-13 2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후의 인간>이 결국 최후까지 바람돌이님께 사랑을 받지 못했네요ㅜㅜ
1권을 읽으실 때부터 재미없어 힘드시다고 하셨을 때, 아, 나는 안되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내용이 이러하군요? 이렇게 정성스런 리뷰를 읽어 대신 느낄 수 있게 해주셔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도 오스틴과 브론테의 소설을 읽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어요. 여성의 한계가 경험의 한계!!!! 특히 오스틴의 작품에서 그 한계가 너무 드러나 조금 안타까웠거든요. 프랑켄슈타인의 메리 셸리 작가는 좀 남달라 보여 기대가 컸었는데 역시 똑같았나 봅니다. 오늘 읽은 조지 엘리엇 작품은 좀 달랐는데 작가들이 모두 다 최애 작품으로 손꼽는 <미들마치>를 내 언젠가는 꼭 읽어보리라!!!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조금 한계를 벗어난 듯 해보여 조지 엘리엣은 경험의 폭이 다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험과 사고의 폭이 달랐을테고, 앞서의 선배 작가들의 소설을 읽고, 비판을 하다 보니 좀 더 본인이 발전한 계기가 된 것일까요? 그 시절 작가들!!!!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그 이유를 직접 들어보고 싶습니다^^

바람돌이 2022-11-14 15:20   좋아요 2 | URL
그래도 오스틴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게 자신이 아는 범위안에서는 최고의 성취를 결국 이루어내잖아요. 그거 안쉬운거 우리 다 아니까요. ^^ 메리 셸리가 프랑켄슈타인을 쓸 수 있었던건 당시 그녀의 집안이 예사롭지 않아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만날 수 있었던게 한몫 했을테고요. 그 이후 더 나아가지 못한건 전 퍼시 셸리와의 사랑의 도피가 제일 크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사랑의 도피지 그냥 불륜이잖아요. 요즘도 좋은 시각으로 보지는 않는데 심지어 퍼시 셸리의 아내는 임신한채로 자살했다고 하니 그 비난이 누구에게 다 갔겠어요. 전부다 메리에게 다 갔을걸요. 그게 그녀의 사회생활의 범위를 더 위축시키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ㅠ.ㅠ

조지 엘리엇은 좀 다르다니 또 기대되네요. 미들마치 1500페이지 진짜 굉장하던데 이게 또 왠 고집인지 전 축약폰은 읽기 싫은거예요. 마침 우리동네 도서관에 또 이 책이 있네요. 그래서 미들마치를 읽을까, 아니면 다른 분들처럼 물방앗간을 먼저 읽을까 또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떤 책을 읽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요. ^^

레삭매냐 2022-11-14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은 참 독서가로서
무서운 책이네요.

꼬리에 꼬리를 물게 하는.

다른 책들도 결국 같이 읽
어야 완성이 되지 않나 싶
습니다.

바람돌이 2022-11-14 15:21   좋아요 0 | URL
사실 모든 책이 그렇지 않나요? 어떤 책을 읽고 좋으면 그 작가의 다른 책도 읽고 싶고, 관련된 책도 읽고 싶고, 그러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

잠자냥 2022-11-14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후의 인간>은 바람과 돌이 님 덕분에 패스하기로!

바람돌이 2022-11-14 15:21   좋아요 1 | URL
넵 패스하세요. 제가 왠만하면 이렇게 단정적으로 얘기 안하는데 이 책은 그렇습니다. ㅎㅎ

scott 2022-11-19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이 북플에서 <최후의 인간>
최초로 완독 하신 분이 되셨네요!^^

바람돌이 2022-11-19 21:18   좋아요 0 | URL
이걸 기뻐해야 하는걸까요? 그래도 기쁘긴 기쁜거죠? 최초인데말이죠. ㅎㅎ
 

나는 역시 21세기가 좋다.
21세기에는 19세기보다 훌륭한 소설이 정말 너무 많다. ㅎㅎ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소설은 메리 셸리의 <최후의 인간>을 읽으면서 받은 고문을 치유시켜준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이 어떤 마음인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삶은 아주 많은 부분이 추측으로 이루어진 듯하다. - P22

 어느 날 계단에서 크리시가 제러미에게 불쑥 말했다. "엄마소설이 잡지에 실렸어요!" 제러미가 나를 돌아보았다. 그러고는나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나는 시선을 피해야 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내가 말했다. "별거 아닌데 정말로 작은 문예지에 실린 거예요." 그가 말했다. "그러면……… 당신은 작가로군요. 예술가요. 나는 예술가들과 같이 일을 해요. 당신이 예술가라는 사실을 난 줄곧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 P51

오,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녀가 말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는데, 장담하건대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냥 작가예요.
그게 다예요." 그녀의 말은 마치 고백처럼 들렸는데, 이전에 그사실을 들켰던 적이 내 느낌에는 있었던 것 같았다. 혹은
"그냥 작가"라는 게 그녀가 그 일에 대해 생각하는 전부인지도몰랐다. 나는 그녀에게 어떤 글을 썼는지 물었고, 그러자 그녀의얼굴색이 확연하게 붉어지더니 그녀가 손을 휘휘 내두르며 말했다. "저기, 그러니까, 책을, 소설 같은, 뭐 그런 정말로 대단치 않은 걸 써요." - P57

가끔 나는 테네시 윌리엄스가 블랑시 뒤부아의 이런 대사를 썼다는 사실에 슬퍼진다. "나는늘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하며 살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의 친절을 통해 여러 번 구원을 받지만, 시간이 지나면그것도 범퍼스티커처럼 진부해진다. 나는 그 사실이 슬프다. 아름답고 진실한 표현도 너무 자주 쓰면 범퍼스티커처럼 피상적으로 들린다는 사실이. - P98

앞에서도 한 말이지만, 우리가 다른 사람 혹은 다른 집단보다스스로를 더 우월하게 느끼기 위해 어떤 방법을 찾아내는지가내게는 흥미롭다. 그런 일은 어디에서나 언제나 일어난다. 그것을 뭐라고 부르건, 나는 그것이 내리누를 다른 누군가를 찾아야하는 이런 필요성이 우리 인간을 구성하는 가장 저속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P111

내가 말했다. "지난번에 그 여자분이 PTSD에 대해 말했던 거좀 그랬어요. 저도 놀라서 펄쩍 뛰었거든요."
세라가 말했다. "알고 있어요. 나도 봤어요. 자기가 받은 교육을 그런 식으로 다른 누군가를 내리누르는 수단으로 쓰는 사람이라면・・・・・・ 음, 그런 사람은 그냥 형편없는 쓰레기예요." 그녀가 고단한 얼굴로 눈을 찡긋한 뒤 돌아섰다.
그뒤로 나는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 - P125

세라 페인이 우리에게 평가 없이 빈 종이와 마주하라고 말했던 그날, 그녀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다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 그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절대 알지 못하며, 앞으로도 절대 알 수 없을 것임을  - P138

 "이쪽이 루시." 그녀가 거의 농담처럼 덧붙였다. "루시는 출신이랄 게 없어." 나는 그때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지만, 정말로지금도 그런 기분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출신이 없지는 않다고. - P174

이게 나야, 나는 내가 견딜 수 없는 곳- 일리노이 주 앰개시에는 가지 않을 거고, 내가 원하지않는 결혼생활은 하지 않을 거고, 나 자신을 움켜잡고 인생을 헤치며 앞으로, 눈먼 박쥐처럼 그렇게 계소규니아길거야!,라고. 이것이 그 냉혹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P204

그럼에도 이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몰라의 이야기이자 내 대학 룸메이트의 이야기이고, 어쩌면 프리티 나이슬리 걸즈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엄마 엄마!
하지만 이 이야기는 내 것이다. 이 이야기만큼은 그리고 내이름은 루시 바턴이다. - P216

모든 생은 내게 감동을 준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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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1-13 2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21세기 인간!ㅎㅎ

바람돌이님의 모든 리뷰 속에는 솔직한 감정이 담겨 있는 잔잔한 감동이 ^^

바람돌이 2022-11-14 15:22   좋아요 1 | URL
가끔 너무 솔직해서 저 욕먹을 때도..... 나이먹어서 안 그러려고 적당히 포장하려고 노력도 꽤 합니다. ^^

mini74 2022-11-14 16: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루시 바턴 저도 넘 좋아요 *^^*

바람돌이 2022-11-14 16:29   좋아요 0 | URL
지금은 오, 윌링엄 읽고 있는데 이 시리즈 다 좋네요. 현재까지는 저는 중간에 모든것이 가능하다에 1표입니다. ^^
 

아! 이 문장이 어찌나 반가운지....

잠시 쉬어가자. 이제 결말에 거의 다 왔는지 궁금한가? 그렇다!
이제 곧 끝난다. 새로 만들어질 무덤들을 넘어 한두 걸음만 더 가면, 이 지루했던 이야기도 끝이 난다.  - P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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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은 없었고 끝까지 재미도 없었다.

뭔가 덜 익은 습작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2권을 읽기는 할텐데....

혹시 2권에서 뭔가 반전의 아름다움이 생길까 하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나, 항상 참 미련이 많다. 



음악이 슬픔의 양식이었다면, 책은 슬픔의 치료제였다. - P292

‘그 사람은 나 없이도 잘살 수 있고 행복할 수 있구나, 내게도직업이란 게 있으면 좋으련만! 나는 그 무엇에도 경험이 없지만,
나도 작은 돛단배에 내 모든 희망과 열정, 소망을 싣고 삶이라는드넓은 대양으로 배를 띄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스스로 키를 조종하고 야망과 기쁨을 향해 항해를 하다 원하는 지점에서배를 세우는 거야! 하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부는 바람이 나를 해안가에 붙들어놓겠지. 나는 율리시스처럼 물가에 주저앉아 흐느끼는 수밖에…………. 힘없는 내 두 손은 주위의 나무를 베어보지도못하고, 널빤지 하나 편평하게 다듬지 못하겠지‘ - P299

보금자리를 버리고 사회의 그물에 얽혀, 사람들이 소위 ‘인생‘
이라 일컫는 세상으로 들어서는 방랑자의 삶이란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것은 모두를 괴롭히려는 사악함의 미로와도 같은 것이다. - P398

땅에서 곡식이 아름답게 자라고 화려한 하늘이 숭고하게 펼쳐진곳, 소중한 가정에서 우리는 평온을 찾을 것이다. 우리는 진정으로 인생을 살아나가기 위해 ‘인생‘ 을 떠날 것이다. - P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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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1-08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고하세요. 저 대신 제몫까지 읽어주세요 ^^
책은 슬픔의 치료제! 동감요

바람돌이 2022-11-09 07:38   좋아요 0 | URL
네.... 울면서 2권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치료제가 아닌듯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