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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생활사
차윤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나는 과학을 싫어한다. 왜냐고? 못하니까? 과학과목 중에서 그래도 좀 좋아하는 것! 없었다! 생물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었다. 그래서 지금 생물에 대한 내 지식은 초등학교 학생하고 붙어도 자신있게 내기를 걸수있다. 내가 진다는데.....

그래도 숲은 좋아한다. 풀이름, 나무이름, 새이름 하나도 몰라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제각각의 향기를 풍기는 숲을 걷는걸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도 읽어 보고 싶었다. 책을 들면서 걱정이 앞선다.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으면 어떡하지? 그런데 책을 읽어나가는데 역시나 못알아 듣는말 투성이다. 구체적으로 식물들의 기관이나 이런 것들이 나오면 도대체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런데 웃기는건 그래도 재밌다. 숲의 생물들이 살아있음이 마음으로 느껴진다. 봄이 되어 새로운 생명들이 하나씩 둘씩 깨어나는 과정에 대한 묘사는 얼마나 경이로운지, 생존을 위해 나름의 전략을 터득해가는 생물들의 모습은 놀라움에 가득차있다. 인간이 자연을 위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오만인지.... 자연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자신들의 세계를 조화롭게 이끌어간다.

생물에 관한, 과학에 관한 지식이 없어도 지은이 차윤정씨는 마음으로 숲을 이해할 수 있도록 나를 이끈다. 책을 읽는 내내 숲에 들어가 그 숲과 함께 호흡하는 기분이다.

화보는 너무나도 깔끔하게 잘나와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었다. 네살박이 우리 딸내미가 그림들을 열심히 본다. 엄마 풍뎅이다. 어 나무가 있네 하면서 옆에서 조잘대면서 열심히 들여다본다.

아이와 함께 숲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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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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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에는 왠 야구소설인가 싶었다. 야구도 소설이 되나? 그것도 만년 꼴찌 팀이었던 삼미 슈퍼스타즈를 가지고....

아니 그런데 나의 예상을 완전히 뒤짚어 엎고 이렇게 눈물겹고도 통쾌한 소설이 있다니... 단연 올해 내가 본 소설들 중에서 최고다.

내게 삼미슈퍼스타즈는 그 옛날 꼴찌를 했는지 안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그런 팀이다. 다만 투수였던 장명부 정도가 기억에 남아있는데 그것도 롯데의 열렬한 팬이었던 내게 너구리로 불리던 장명부는 무지 싫어하는 선수였다.

그런데 내 관심밖의 삼미가 이렇게 대단한 기록을 낸 팀이었다니... 그 누구도 다시 세울 수없을만큼 눈물겨운 기록들... 그 기록들이 뭔지 알고싶으면 책을 보시라. 눈물 없이는 볼수없는 신파가 따로 없다.

그런 삼미팀과 같이 성장한 인천의 아이들의 성장소설이며 그들의 인생역전 드라마다. 다만 그 역전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는데 이 소설의 통쾌함이 있다.이들이 삼미의 노히트 노런 게임을 당한 것을 자본의 당시 유행하던 개념인 무노동 무임금과 연관시켜 설명하는데에는 눈물이 날만큼 웃어댔다. 또한 그속에 들어있던 새로운 삶에 대한 통찰은 인생을 꿰뚫어 보는 도인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오늘 내삶을 한 번 돌아본다. 나도 삼미 슈퍼스타즈처럼 한 번 살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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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1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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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보츠와나라니? 거기가 어디지? 아프리카 남아공 위에 조그맣게 있는 나라. 다이아몬드가 많이 난다지? 이것 외에 도대체 아는게 없는 나라. 이런 나라의 유일한 여탐정 얘기다.

여탐정이니 당연히 추리소설이겠지? 근데 중요한건 추리가 아니었다. 아프리카의 풍광과 그곳을 사는 사람들의 마음,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모든것들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긍지높고 대지와 같은 마음을 지닌 주인공의 성격도 매력적이다.

앞으로의 시리즈 출간을 계속 기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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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테 콜비츠
캐테 콜비츠 지음, 전옥례 옮김 / 운디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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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캐테 콜비츠의 그림을 처음 본건 20세기의 미술을 소개한 어느 미술책에서였다.(아마도 이주헌씨의 미술로 보는 20세기였던 것 같은데... 누가 책을 빌려가고는 돌려주지 않아 지금 확인일 길이 없다)  그 그림은 식량배급줄에서 식량이 배급되기를 기다리며 휑한 눈길로 그릇을 들고 서있는 아이의 판화였다. 어린아이가 그린 것 같은 몇 안되는 선으로 된 그 판화는 순간 나의 가슴을 '쿵'하고 울리게 만들었다. 불쌍하다? 안됐다? 이런 몇 마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 이보다 더 훌륭한 그림도 많고 더 위대한 화가도 많지만 나는 지금도 이 그림만큼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을 알지 못한다. 지금도 그 그림의 어떤 부분도 생각이 나지 않고 오직 그 아이의 표정만이 생생하게 살아 떠오른다. 아! 좋은 그림이란 이런거구나라는 생각

그 후 이 그림을 그린 화가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라는 궁금증이 내내 나를 따라다녔다. 그외의 몇몇 미술 관련 서적에서 그녀에 대해 언급돼 있는 걸 보았지만 그녀의 면모를 제대로 알기에는 부족했고 더더욱 그녀의 다른 작품들을 보고 싶었는데 제대로 된 화집도 구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알라딘에서 캐테 콜비츠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너무 반가웠던 것이다. 먼저 80여편에 달하는 그녀의 작품들을 훑어 보았다. 먼저 옛날 내가 본 그 그림을 열심히 찾았다. 아쉽게도 없었다. 하지만 다른 그림이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았다. 여전히 화려한 그림은 없었다. 모두 단색으로된 판화작품 아니면 소묘들, 그리고 조각작품... 그러나 보는 순간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안 떠오를 정도로 절절히 가슴을 때리는 작품들이다. 그림속의 인물들의 감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들의 아픔, 슬픔, 자부심.... 이 화가가 이들을 정말로 사랑했다는걸 느낄 수 있다. 이 도판들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두고 두고 볼 가치를 가진다.

1920년의 그녀의 일기 한자락

스케치를 하면서 아이들이 느꼈을 두려움 때문에 나도 울었다. 그 때 내가 지고 있는 짐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느껴졌다. 그들을 대변해 주는 사람이 되는게 내 임무다. 나는 거기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그건 끝나지 않을 일이다. 이제는 태산 같은 사람들의 고통을 입밖에 내어야 한다. 그게 내가 맡은 임무인데 그 일을 해 내는건 정말 쉽지 않다. 흔히들 일을 하면서 마음이 가벼워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이 포스터를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빈에서는 날마다 사람들이 굶주려 죽어간다면 과연 이 일이 내 마음을 가볍게 할 수 있을까? 내가 그 사실을 알고 있는데?

그녀의 삶은 아들을 1차 세계대전에서 잃은걸 제외한다면 그리 특별할 것이 없다.-다른 화가들의 기행적인 삶에 비한다면.... 그저 평범한 어머니이고 아내이고 이웃이고 화가였다. 자신의 주변을 사랑할 줄아는 마음을 가진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평범함이 항상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게 하고 그것을 아름답게 느낄줄 알게 하고 표현할 줄 알게 했다. 그녀가 아름답다고 느낀건 늘 주변의 노동자들이었고 그들의 삶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가진 이념에서가 아니라 삶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그녀는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라고 하지만 글쎄 내가 보기에는 휴머니스트라고 하는게 더 맞을 것같다. 그녀의 미술에 영향을 끼친건 이념이라기 보다는 이웃에 대한 사랑 따뜻함 이런 것들이었던 것같다. 그리고 그것이 그녀가 가진 가장 큰 위대함이었다.

무엇이 한 인간의 삶을 아름답게 하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케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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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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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다른 이의 편견에 갇혀 산다. 내가 의시하든 못하든 그건 그리 중요치 않다.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어울리고.... 가끔은 그걸 권태롭다. 허무하다 내뱉지만 그것도 적당한 액세서리정도일 뿐이지 대부분의 사람은 그리 심각하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패턴, 공간 등을 누군가와 공유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건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다. 가끔은 공동체로부터의 일탈을 꿈꾸기도 하지만 그 일탈도 적당한 정도의 일탈일 뿐이다. 사회, 공동체가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의 일탈......안전하다.

그러나 그 범위를 벗어나면 사람들은 참 잔인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에서 벗어난 모습, 자신과 많이 다른 모습은 바로 공동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된다. 동성애, 정신병.... 도대체가 같은 인간으로서의 취급도 안해준다. 미친놈들!!! 한 마디면 상황 끝이다 .

이런 상황에 대해 목소리 높여 싸우기도 어렵지만 이걸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것도 쉽지않은 특별한 재능이다. 어떤 면에서는 목소리 높여 싸우는 것보다 더

옛날에 '결혼피로연'이란 이안 감독의 영화를 본 적있다. 그 속에서 동성애자의 모습은 참으로 자연스럽고 다른 모든 사랑이 아름답듯 그렇게 평범하게 아름다워 보였다.

이 책은 여기서 더 나아간다. 정말 주인공들의 생활이 제목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사랑을 해서 서로를 진심으로 아껴서 편견을 같이 헤쳐 나가서 반짝 반짝 아름다운 주인공들이다.

자신과 생각이 같나 다르냐가 아니라 그저 인간으로서, 또 어떤 성정체성을 가지냐가 아니라 그저 사랑하므로 더 관대하고 아름다워질 수 있는 사람들로서 살아가는 세상...

참 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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