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클레이아크에 갔던 얘기를 쓴 뒤 이번주 다시 가겟다는 말을 햇더니 배혜경님도 책읽는 나무님도 시간이 되면 가고 싶다는 말을 남겨주셨더랬어요.
그래서 이번에 갈땐 혹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했었답니다.
배혜경님은 얼굴을 알고, 책읽는 나무님은 모르지만 성민이는 만나면 바로 알아볼 수 있을테니 못알아볼 일은 없을테고요.
근데 오전에 열심히 김밥을 싸서 미술관에 도착하자 마자 입구에서 책읽는 나무님을 만났답니다.
먼저 우리 예린이를 알아봐주시고 성민이를 데리고 저한테 인사를 건네 주셧어요.
나무님이 말을 꺼내자 말자 옆에 있는 성민이 얼굴이 확 들어오던걸요. ^^

일단 기념촬영은 기본이겠죠





연속해서 찍은 저 두 사진이 저렇게 다르다니....
암것도 모르고 엄마들이 찍으래서 폼잡은 애들.
왼쪽의 까만 티셔츠의 멋진 베레모를 쓴 아이가 성민이랍니다 .다들 아시죠?
그리고 예쁜 쌍둥이 지윤이와 지수....
잠에서 깬지 얼마 안돼 지금 기분이 안좋아요.
그리고 아무데서나 신나는 분홍공주들 - 예린이와 해아
그리고 찬조출연은 이번에 저랑 같이간 일행의 아이랍니다.
사진찍은 모습을 보고 쫒아온...
이번에 알았어요. 성민이가 사진발을 안받는다는걸....
사진보다 훨씬 예쁘더라구요. 남자아이인데도 어찌나 예쁜지.....
지윤이 지수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미인 미남 집인지 나무님과 옆지기분도 미모가 출중....
특히 나무님은 탁월한 미모를 자랑하시더만요.... (좀 많이 기가 죽음... ^^;;)

옆지기가 여기 좋다고 어찌나 자랑을 해댔던지 이번에 놀러갔을땐 곁식구들이 너무 많이 따라붙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동생네 식구까지 여기서 딱 마주치는 바람에 예린이랑 해아는 성민이랑은 놀 생각도 안하고...
성민이도 첫째답게 수줍음이 많았고요.
쌍둥이들이 좀 더 크서 아장 아장 걸어다니게 되면 좀 더 여유있어질려나...
워낙에 주변이 소란스러운지라 나무님과는 제대로 얘기도 못하고 잠시 잠시 끊기는 대화밖에는....
그게 좀 많이 아쉬웠어요.
다음번에는 정말 조촐하게 만나 차분하게 얘기할 수있었으면 좋겟어요.
앗 그리고 배혜경님은 안 오셨는지, 아님 시간대가 안맞았는지 못뵈었어요. ㅠ.ㅠ

써비스 사진



이번에는 비행접시를 만들었다네요. 저기 떡 두개 합쳐놓은거 보이시죠?
저래놓고는 좋다고 저리 크게 웃다니....



비행기를 만들어놓고 열심히 곁눈질을.... 뭘보는 건지....
이번에는 둘 다 전혀 쓰잘데기 없는걸 만들었는데...
대체 저걸 구워서 어디다  쓸까요? ㅠ.ㅠ

책읽는 나무님은 성민이랑 둘이서 같이 만드시던걸요.
성민이는 컵이라고 만들었다던데 그게 좀 커져서 라면그릇정도... 멋진 그릇이 되었어요.
그리고 나무님은 큰 접시 - 구워놓으면 바로 쓸수 있을듯....
사진 찍는김에 그것도 찍었어야 했던 것을... 어째 그때는 그 생각이 안났을까요?

아이들과 찰흙만들기를 하고 난 후에 아쉬운 짧은 만남을 마치고 돌아섰습니다.
그 이후에는 전 일행드과 드팀전님이 가르쳐주신 식당에 가서 맛난 백숙을 먹었어요.
백숙도 맛났지만 말씀 그대로 집 뒤편의 대숲이 너무 멋졌고 그 숲을 배경으로 야외에서 먹는 저녁식사는 그 자체로 아주 사치스러운 한끼였습니다.
고마워요 드팀전님!!! - 근데 결함이라면 음식값이 좀 많이 비싸던데요. ㅠ.ㅠ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미설 2007-05-01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아이들이 저렇게 같이 있는 사진, 정말 놀라운 사진이예요!!! 다들 너무 예뻐요!!

바람돌이 2007-05-01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제게 준 인연이죠. 소중한 인연이라 생각합니다. ^^

책읽는나무 2007-05-01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사진 보고 웃었습니다.
정말 제각각의 포즈를 취하고 있네요..^^
특히 지수의 저 거만한 포즈.ㅋㅋ
그래도 그아이들속에서 역시 분홍공주 예린이와 해아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저도 드팀전님이 남기신 댓글을 보고서 백숙집으로 갈까? 하다가 도저히 쌍둥이들 데리고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을 엄두를 못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대나무숲 사진은 없네요.저도 백숙보다도 그 대나무숲이 무척 궁금했더랬습니다.

암튼...많이 반가웠습니다.그리고 덕분에 저희 식구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구요.
쌍둥이들 얼른 키워서 여유있게 만나 노닐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갑자기 삶의 의미를 깨달은 듯한..ㅋㅋ

그리고 예린이와 해아 특징을 잡아서 멋진 작품을 만들었네요.해아의 비행접시가 아주 멋진데요.구워놓음 이쁘겠어요.
저희 것은 안찍길 잘하셨어요.욕심만 앞서 너무 크게 만들기만 했습니다.
손재주가 없으니 크기라도 크게 만들어보잔 심뽀로 만들긴했는데 택배가 도착되면 깜짝 놀라게 될 것 같아요..ㅡ.ㅡ;;

드팀전 2007-05-01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그랬나요.^^ 저희야 입이 두 개라서 ..^^ 그것까진 생각을 못했네요...
하마터면 저희도 만날뻔 했군요.아는 집이랑 지난 주에 가려고 했는데 그 쪽 집에 일이있어서 이번 주로 바꾸었는데..
오늘은 노동자의 날...새벽에 일어난 아기랑 좀 놀아주다가 지금 막 재웠어요.부디 8시까지는 자라..응

홍수맘 2007-05-01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나무님의 미모도 볼 수 있으려나 했더니 약간 아쉽네요. ^ ^.
그래도 행복해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 ^.

향기로운 2007-05-01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좋은곳에서 좋은 분들의 만남이 있었네요^^ 즐거운 시간이었을 것 같아 정말 부러워요~~^^*

ceylontea 2007-05-01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시간이었겠어요... 당분간 전 모임 자제 모드.. ㅠㅠ;

하늘바람 2007-05-02 0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부럽네요. 저도 태은이만 크면 아싸~

프레이야 2007-05-02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 보니까 더 아쉬워요. 바람돌이님, 전 그날 친정식구들 모여 대접하느라 가질 못 했어요. 에고 아까워라... 아이들이 넘넘 예뻐요. 분홍공주랑 둥이랑 그리고 잘 생긴 성민이에, 찬조출연한 남자아이까지 ^^ 하품하는 분홍공주!ㅎㅎ 아니, 웃고있는 해아야. 귀여워~~

진/우맘 2007-05-02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두 식구 합쳤는데도 뿌듯한 인원!!!! ^^

바람돌이 2007-05-02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읽는나무님/흠~~~ 지수가 좀 거만하긴 하군요. ㅎㅎㅎ 드팀전님이 말씀하신 식당은 고기도 맛나고 아이들도 무지 좋아하더라구요. 대숲산책도 좋았고.... 근데 저녁무렵에 옆지기가 사진찍으면서 실수하는 바람에 건질 사진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
드팀전님/님까지 오셨다면 완전히 알라딘 번개될뻔.... 어쨌든 님 덕분에 좋은 식당을 하나 알았습니다. 다음에 부모님들과도 한 번 가려구요. ^^
홍수맘님/뭐라해도 애들이 예쁘죠? 성민이의 미모를 보면 나무님도 짐작이 가실듯.... 성민이가 엄마를 많이 닮았더라구요. ^^
향기로운님/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님도 다음에는..... ^^
실론티님/요즘 모임으로 바쁘신가요? 당분간만 자제하세요. ^^
하늘바람님/태은이만 크면.... ㅎㅎㅎ 저도 그 말을 참 오랫동안 했었어요. 이것들이 크기만 해봐라.... ㅎㅎㅎ
배혜경님/아 그랬군요. 님의 얼굴을 여기저기서 찾았답니다. ㅎㅎ
진/우맘님/아무래도 나무님네 가족수가 막강한 파워를.... ^^
 

우리 학교는 원래 학교부지가 없던 곳을 산을 깎아서 억지로 만든 학교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 뒤쪽으로는 정말 산밖에 아무것도 없다.
덕분에 조용하고 공기좋고
그리고 점심시간에 창밖으로는 그대로 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런데 어느날인가 발견하고야 말았다.
너무나도 사이좋게 산책이라기보다는 먹이를 찾고 있는 꿩 두마리를.....
녀석들은 늘 두마리가 같이 자주도 출몰하여 밥을 먹는 우리의 눈까지도 즐겁게 해줬었다.
이 도심속에서 꿩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이야기거리였던 것.
이녀석들은 한술 더 떠서 아예 학교 옥상을 지 집처럼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위에 텃밭을 만들어놨더니 먹이를 찾아 오는 것.

그런데......
이것이 불행의 원인이 될줄은 아무도 몰랐다.

3층의 모 교실에서 한참 수업중인데 뭔가가 갑자기 유리창에 와서 퍽 부딪히더란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모두 깜짝 놀랐고 처음에는 모두들 누군가 밑에서 돌 던진건줄 알았단다.
그런데 다음 순간 또 뭔가가 날아와서 퍽 부딪힌것.
유리창 바깥을 살펴보니 각도조절에 실패한 꿩녀석들이 유리창을 못보고 날아들다 부딪힌것.
수꿩은 그래도 조금 뒤에 비틀비틀 일어나서 어딘가로 떠나더란다.
근데 암꿩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불쌍한 암꿩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암꿩의 소식을 들은 일부 인사들은 입으로는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입가에 묘한 미소를 끊임없이 흘리더라......
결국 여기저기 수소문끝에 알맞은 식당을 찾아 암꿩은 꿩탕의 신세가 되어 몇몇의 몸보신에 쓰였다.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그나저나 그 묘한 미소의 몇몇 사람들은 수꿩의 안부가 너무 궁금하다.
왜일까?
저 산에는 수꿩의 새로운 짝이 되어줄 다른 암꿩이 있을까?
부디 새로운 짝을 만나 다시는 이 눈에도 안보이는 함정으로 가득찬 학교로는 돌아오지 않기를.....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7-04-2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꿩탕이라는 것도 있군요. 뭔들 못 먹을까 싶네요. 학교 복도에 가끔 비둘기가 들어오지만 누구도 먹을 생각은 않는 것 같아요. 영양이 별로인가? ㅡ.ㅡ;;;

바람돌이 2007-04-2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없어서 못먹지 뭔들 못먹겠어요. 저도 그게 여기서 죽은 꿩만 아니었다면 꿩탕이라고요 하면서 얻어먹으로 갔을걸요. ㅎㅎ 근데 비둘기는 먹기가 영.... 좀 맛없어 보이죠. ㅎㅎ

물만두 2007-04-27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죄가 많아요.

바람돌이 2007-05-01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학교가 들어서지만 않았어도 그 꿩들은 백년해로하며 잘 살았을것을....ㅠ.ㅠ
 

내내 겨울이더니 이제 정말 봄입니다.

모처럼 좀 먼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선운사에 동백꽃이 피었다는데....

선운사는 여러번 갔지만 동백꽃 필때는 한 번도 못가봐서요.

오늘 가려고 숙소도 미리 예약하고 했다죠.(돈 아낄려고 했더니 숙소가 좀 허름하긴 하더군요. 먼저 갔다온 사람 말에....^^)

어쨌든 오늘 아침 일찍 출발할려고 했어요. 계획은....

근데 어젯밤에 해아가 열이 펄펄 끓는거 있죠

밤새도록 해아가 못자니 저도 덩달아......

어젯밤에는 그래서 아 못가겟구나.. 숙박비는 날렸구나 햇어요.

근데 오늘 아침에 해열제도 안먹였는데 거짓말 같이 열이 싹 내리네요.

그리고 기운이 나서는 꼭 놀러가야 한다고 난리였습니다.

그래도 병원은 갔다가야 할 것 같아서 지금 옆지기가 아이 데리고 병원에 갔어요.

저는 집에서 놀러갈 짐 싸고 먹을거 잔뜩 싸고 이렇게 하릴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 시간이 됏는데 왜이리 안오는지...

병원이 생각보다 붐비나봐요. ㅠ.ㅠ

에고 언제 출발할까?

이러다 선운사에 동백 다 지면 어쩌죠?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7-04-14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가 생각나네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뭐 이런 노래였던 것 같은데... 좋은 여행하세요^^

Mephistopheles 2007-04-14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송창식 아저씨 노래였다죠...^^
노래가사만큼이나 동백나무가 만개한 선운사는 아름답다고
하던데...^^

클리오 2007-04-1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운사.. 버스 내려서 너무 많이 걸었던 기억이.. ㅎㅎ 그나저나 출발하셨나요??

세실 2007-04-14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선운사 가시는군요~ 어제 다녀왔어요.
동백은 4월 10일이 절정이었답니다. 엊그제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고 난뒤 많이 떨어졌답니다. 하지만 원래 동백꽃이 주렁주렁 만개 하는것이 아닌 피고 지고를 반복한답니다.... 자알 다녀요세요~
동백장호텔(맞나?) 한정식 맛이 끝내준다고 하더만요...

홍수맘 2007-04-14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님도 선운사를 가시는 군요? 아침에 세실님 페이퍼 보면서도 부러웠는데, 님까지 ㅜ.ㅜ. 조심히 잘 다녀오시구요, 추억도 많이 쌓아 오세요. ^ ^.

2007-04-14 18: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국경을넘어 2007-04-14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있나요~" 송창식 노래가 생각나네요. 좋은 여행 되시길 ... 다녀 오시면 동백 사진 올려주삼 ^^*

바람돌이 2007-04-16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송창식씨의 노래가 워낙에 유명하니 선운사 하면 누구나가 동백을 떠올리네요. ^^
메피스토님/뭐 동백이 장관은 아니던데요. 동백 장관을 보려면 여기 제가 사는 동백섬을 가는게 훨씬 나을듯.... 근데 이곳의 동백은 꽃 하나하나가 좀 작은듯하면서 굉장히 곱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더군요. ^^
클리오님/지금은 주차장이랑 가까워서 아이들과 걷기에 딱 적당한 거리였습니다. 늦게 출발해서 토요일은 선운사 하나만 겨우 봤습니다. ^^
세실님/님도 다녀오셨군요. 앗 그런데 저런 좋은 정보를 갔다온 뒤에 보다니....ㅠ.ㅠ 선운사 앞에서 아무데나 들어가서 밥먹었는데 정말 맛없었어요. ㅠ.ㅠ
홍수맘님/님은 일단 육지로 나오는게 장난이 아니실듯.... 저희는 바다 건너가기가 장난 아닙니다. 그래도 님이 계신곳은 다른 곳에 가기 싫을정도로 좋던걸요. ^^
폐인촌님/동백은 전날의 비바람에 다 떨어지고 몇개 안남았더이다. ㅠ.ㅠ 우리집 동백사진으로 대신할까요? (앗차 우리집이 아니고 친정집요. ^^)
 

가끔 이게 남녀의 차이인지 사람의 차이인지 알 수 없지만 서로의 생각이 참 많이 다른걸 느낄 때가 많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이나 다른 사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이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얘기를 나누고 한게 20년이나 되는 옆지기와도 그러걸 느낄 때가 있다.

어제 저녁 나는 회식이 있어서 아이들 보러 못갔었고 옆지기가 퇴근하자 마자 가서 아이들을 봐주기로 한 날이다.
한참 밥먹고 술먹고 노래방가서 노래부르고 난리를 치다가
잠시 집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예린이가 다쳐서 병원에 가서 사진찍고 오는 길이란다.
장난치다 넘어졌는데 그대로 정면으로 엎어지는 바람에 코를 다친것
코가 장난아니게 부어서 병원가서 사진찍고 오는 길이란다.
지금은 괜찮은데 내일 한 번 더 가서 사진찍어보기로 햇다고...

순간 술이 확 깬다.
바로 들어와서 가방 챙겨서 미안하지만 먼저 가야겠다고 하고 집으로 갔다.
예린이는 코가 퉁퉁 부은채로 헤헤거리고 잘 놀고 있다.
그래도 아이를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토닥였다.

그런데 문제는 나중에 생겼다.
옆지기가 말하길 "내가 다 알아서 하는데 뭐가 그렇게 못미더워서 바로 달려오냐? 내가 그렇게 안미덥냐"란다.
근데 맹세코 나는 그 상황에서 옆지기가 미덥지 못해서 달려온게 아니었다.
옆지기나 할머니가 내가 그 상황에 있을때만큼이나 아니면 더 잘 대처하고 잘 했으리라고 믿는다.
내가 술먹다 그냥 달려온건 아이가 아프거나 다쳤을때 도저히 올 수 없는 상황이 아닌 이상 아이에게 엄마가 항상 옆에 있다는걸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이다.
그저 아이가 다쳤다니 눈으로 확인하고 아이를 한 번 안아주고 싶은 마음과
아이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싶은 것. 그냥 그 뿐이었는데....

예전에 아이가 많이 아팠을때 옆지기가 아프다는 얘기를 듣고도 계속 술마시고 새벽에 들어온 적이 있었다.
칭얼대는 아이때문에 몸도 힘들었고 아이가 아프대도 목구멍에 술이 넘어가는 옆지기가 나는 사실 잘 이해가 안됐었다.
그 때 옆지기의 말이 "당신이 옆에 있고 알아서 잘 할테니 믿고 그런거지"라고 했었다.
솔직히 난 이 말이 잘 안와닿았고 섭섭한 맘이 하나도 안 풀렸었다.

그런데 어제 일을 겪고 나니
정말 생각의 차이란게 뭔지 알겠다.
20년을 부대끼고 10년을 같이 산 사람도 이렇게 생각이 다를진대 다른 사람과는 어떨까?
전혀 다른 생각의 지점에서 나오는 말은 또 얼마나 받아들이는 방법도 다를까?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스탕 2007-04-10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엄마면 당연히 뛰어가는게 맞습니다. 저라도 당연히 그랬을겁니다.
다른 가족을 못 믿어서가 아니고 내 새끼가 다쳤는데 어느 어미가 그려~ 괜찮다니 됐다~ 하고 빠진답니까?
정말 도저히 제낄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오지요..
저 같아도 상황이 바뀌어서 애들 아빠가 빨리 안들어오면 섭섭했을거에요.
에효... 예린이가 크게 다친거아니고 그냥 붓기가 빨리 가라앉았으면 좋겠네요.

2007-04-10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설 2007-04-10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이 지금은 좀 어떤가요.. 괜찮아야 할텐데요.
만약 일찍 안 가셨으면 남편분이 삐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일찍 오셨으니까 그냥 하신 말씀 아닐까요..

클리오 2007-04-10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이 괜찮죠? 미모의 예린이가 코가 다쳤다니 안타깝네요, 많이 안아프고 빨리 낫길요.. 그리고요, 좋은 면을 보자면, 엄마가 밖으로 그렇게 돌아서 애가 다치지 않았냐고 성질내는 남편들도 얼마나 많은지요. 그냥 좀 지나서 차분히 이런 이야길 해보시면 서로 이해가 될거라고 믿어요...(서로 좋은 분들이잖아요..^^) 저도 아이 아픈데 옆지기 회식이면 막 히스테리컬해져요.. 애가 칭얼대면 힘들어서요...

마노아 2007-04-10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이 많이 아팠겠어요. 아후.. 어여 나아야 할 텐데... 그런데 정말 생각의 차이가 확연하네요. 부부사이도 이럴진대 그보다 훨씬 더 멀고 먼 수많은 관계 속의 사람들은 또 얼마나 다를까요...

비로그인 2007-04-10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흠... 미혼인 저에게도 엄청나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시는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다른 건 차지하고서라도 예린이가 속히 낫길 바랄게요.
넘 상심마세요 :)

아영엄마 2007-04-10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군요. (아이가 아프다는데 열일 제쳐두고 안 달려왔다고 화를 내는 경우는 있어도...) 암튼 예린이가 얼른 낫기를 바랍니다.

프레이야 2007-04-10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와 아빠의 차이 같아요. 울옆지기는 그 상황이었더라면 당장 달려온 님을
높이 샀을 걸요. 아니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그런 점에선 보수적
이에요. 그나저나 예린이 코가 그래서 어떡해요. 속상해요. 잘 낫기를 바랍니다.

바람돌이 2007-04-11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주신 모든 님들 고맙습니다. 다행히 예린이는 뼈가 금간건 아니고요. 그냥 타박상이랍니다. 아직은 콧등이 많이 부어 있어서 약을 주더군요. 그리고 코에 긁힌 흔적이 좀 신경이 쓰이는 정도? ^^
그리고 위에 제가 쓴 글은 약간의 오해도 동반하는 것 같고 해서 조금만 덧붙인다면요. 모든 남자와 여자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남자와 여자는 생각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는게 맞는것 같아요. 남자는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위주로 보는 반면 여자들은 대부분이 그 문제에 어떻게 공감해줄까로 본다죠? 서로가 바라는 것도 결국 자기가 보는 방법으로 봐주기를 원하고요. 옛날에 읽었던 <화성남자, 금성여자>에서 그런 주장들을 봤었습니다. 근데 남자랑 살아보니까 그 말이 좀 많이 신빙성이 있더라구요. 즉 제가 달려간건 엄마라서가 아니라 남자와는 다른 사고방식의 차이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는거죠. 그걸 애정이나 책임감의 문제로 바꿔버리면 결국 부부싸움이 되겠죠.^^ 근데 대부분의 부부관계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 경우 이런 생각의 차이는 그냥 차이가 아니라 애정, 관심도나 책임감의 문제로 치환되어버립니다. 저 역시 그런 경험을 많이 했고요. 이번 일로 얻은 교훈은 결국 생각의 차이는 차이로 끝내자는 거였습니다. 그걸 다른 문제로 확대시키는건 어리석은 일이고 생각의 차이라는걸 확인하면 서로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지점도 분명히 보이니까요. ^^
 

내내 겨울인듯 쌀랑하더니 오늘 드디어 봄날씨네요.

햇볕은 따뜻하고 봄바람은 살랑살랑~~~

봄바람에 벚꽃이 날리는 풍경이 괜히 맘을 설레게 합니다.

내일은 도시락 싸들고 가까운 곳으로 소풍이나 가렵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연극보고싶다고 난리를 부려서 옆지기가 두녀석을 데리고 갔습니다.

그놈의 유치원에서 왜 할인권은 줘가지고 모르고 넘어갈걸 조르게 만드네요. ^^

저요?

같이 갈려다가 집안꼴을 보니 장난이 아닙니다.

오랫만에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었어요.

봄맞이 대청소를 지금부터 시작해야하는데 왜 이렇게 하기 싫은지....

집앞에 혼자서 산책이나 나가면 딱 좋겠구만.....

하지만 옆지기가 자기 혼자서 애들 데리고 나가는 대신 청소안하면 진짜 삐진다고 했걸랑요. ㅠ.ㅠ

아자 봄바람 맞으며 청소 청소!!!!

다들 봄 주말 잘 보내세요.


댓글(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7-04-07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 잽싸게 하시고 봄기운 만끽하세요^^

울보 2007-04-07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그러시군요,
청소도 노래소리 크게 틀어놓고 하세요,
그럼 한결기분이 좋아요,,

프레이야 2007-04-07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도 화창하고 행복 만땅으로 주말 보내세요. ^^

무스탕 2007-04-07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 다 끝나셨나요? ^^ 집도 봄단장 했겠네요.
내일 가족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니세요~

바람돌이 2007-04-07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청소 진짜 잽싸게 했는데도 끝나자 마자 나갔던 옆지기랑 애들 돌아왔어요. 집안 전체가 쓰레기통이라 치우는데 어찌나 오래 걸리던지....ㅠ.ㅠ
울보님/안그래도 노래 크게 틀어놓고 했어요. 심수봉 아줌마 노래로다가.... ^^
배혜경님/님도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 내일은 딱 소풍가기 좋은 날씨일것 같아요. ㅎㅎ
무스탕님/님도 가족분들과 행복한 주말 되세요. 집은 뭐 쓰레기통 신세를 면한 정도랄까요? ^^

홍수맘 2007-04-08 0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안청소, 해도해도 끝이 없죠? ㅎㅎㅎㅎ
오늘은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곳에 나들이를 다녀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남은 주말 잘 보내세요. ^ ^.

바람돌이 2007-04-08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도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정말 가까운 곳에 나들이 갔다니다. 집앞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