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원래 학교부지가 없던 곳을 산을 깎아서 억지로 만든 학교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 뒤쪽으로는 정말 산밖에 아무것도 없다.
덕분에 조용하고 공기좋고
그리고 점심시간에 창밖으로는 그대로 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런데 어느날인가 발견하고야 말았다.
너무나도 사이좋게 산책이라기보다는 먹이를 찾고 있는 꿩 두마리를.....
녀석들은 늘 두마리가 같이 자주도 출몰하여 밥을 먹는 우리의 눈까지도 즐겁게 해줬었다.
이 도심속에서 꿩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이야기거리였던 것.
이녀석들은 한술 더 떠서 아예 학교 옥상을 지 집처럼 드나들기 시작했다.
그위에 텃밭을 만들어놨더니 먹이를 찾아 오는 것.
그런데......
이것이 불행의 원인이 될줄은 아무도 몰랐다.
3층의 모 교실에서 한참 수업중인데 뭔가가 갑자기 유리창에 와서 퍽 부딪히더란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모두 깜짝 놀랐고 처음에는 모두들 누군가 밑에서 돌 던진건줄 알았단다.
그런데 다음 순간 또 뭔가가 날아와서 퍽 부딪힌것.
유리창 바깥을 살펴보니 각도조절에 실패한 꿩녀석들이 유리창을 못보고 날아들다 부딪힌것.
수꿩은 그래도 조금 뒤에 비틀비틀 일어나서 어딘가로 떠나더란다.
근데 암꿩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불쌍한 암꿩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암꿩의 소식을 들은 일부 인사들은 입으로는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입가에 묘한 미소를 끊임없이 흘리더라......
결국 여기저기 수소문끝에 알맞은 식당을 찾아 암꿩은 꿩탕의 신세가 되어 몇몇의 몸보신에 쓰였다.
부디 극락왕생하기를....
그나저나 그 묘한 미소의 몇몇 사람들은 수꿩의 안부가 너무 궁금하다.
왜일까?
저 산에는 수꿩의 새로운 짝이 되어줄 다른 암꿩이 있을까?
부디 새로운 짝을 만나 다시는 이 눈에도 안보이는 함정으로 가득찬 학교로는 돌아오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