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01세, 현역 의사입니다 - 은퇴를 모르는 장수 의사의 45가지 건강 습관
다나카 요시오 지음, 홍성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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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면서도 눈을 의심했다.
의사 경력 79년차, 올해 나이 104세! 아직도 오전에 환자들을 매일 보신다고 하니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에세이를 읽고나면 즐거움, 보람 등의 삶의 키워드가 자연스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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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01 0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아흔 넘으신 의사분에게 고딩 시절 내내 진찰을 받았는데 어지간히 아프지 않고서는 약! 약을 처방 안해 주셨어요. 밥만 잘먹으면 된다공 ㅋㅋㅋ 의사 가운을 입으셔서 인지 아흔 살로 안보였습니다. 백년은 무리지만 하루 하루 건강하게 사는것 만큼 큰 행운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 9월 건강하게 @

하나의책장 2021-09-04 01:48   좋아요 1 | URL
오오 명의셨나봐요!ㅎ
제가 내과는 두 군데를 다니는데, 한 군데는 제가 유치원때부터 또다른 한 군데는 중학교때부터 다녔거든요. 처음 봤을 때, 두분 모두 어느 정도 나이있긴 했지만 제 눈에는 마냥 젊어보이셨는데 이제는 희끗희끗한 나이드신 모습을 보면 세월이 실감나요. 정말로 의사가운 입으셔서 그런지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로는 안 보이더라고요ㅎ
(의사가운이 혹시 어려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인가🤔)
아무래도 제 상황과 몸 컨디션을 어렸을 때부터 봐주셔서, 어디 아프다하면 잘 알아주시니 대학병원다니면서도 꾸준히 다니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 눈에는 마냥 어려보이나봐요😅
장수는 바라지도 않고, 매사 건강한 게 최고인 것 같아요👍
scott님,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0.

어쩌다보니 3주가 훅- 지나가버렸다.

잔병치레하느라 고생했는데 보름이란 시간이 단숨에 사라지니 '내 아까운 시간 돌리도!'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없어 휴대폰과 노트북을 자연스레 멀리 하며 지냈다.

이렇게 긴 텀을 가진 후 메일이라도 열면 폭탄맞은 것 마냥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그 중에서 간혹 출판사에서 연락이 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마무리짓지 못한 웹소설이 마음에 걸린다.

(하아, 내가 가진 무거운 짐 중 하나이다;)

요새는 눈 한 번 깜빡이면 금새 저녁이 되어버리는 매직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아쉬움과 허탈함이 절로 느껴지긴 하지만 후회까진 느끼고 싶지 않아 내 선에서 최대한 부지런떨며 지내게 된다.




1.

백신은, 잠시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맞기 전에 상의해봤는데, 부작용이라는 것이 물론 소수에게만 크게 반응하긴 하지만 그 소수가 정작 내가 될 수도 있다며 괜히 무리하지 말자는 의견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마침 지금 프리랜서라 외출할 일도 없으니 일단은 병원 다니면서 지켜보다가 컨디션이 회복되면 그 때 결정하기로 했다.

아직도 확진자 수가 천 명대이기도 하고 주변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는 소식들을 듣게 되니 당분간은 몸 사리는 게 나을 것 같아 싶어 거의 외출을 안 하게 된다.

생각해보니, 보름 동안 외출한 적이 없다.

그나마 조그맣긴 해도 유일한 안전지대인 마당이 있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낮에 한 두번은 마당으로 나가 화분도 만지작거리고 왔다갔다하면서 햇빛도 쐬고 바람도 맞고 있다.


그 보름 만에 외출한 날이 어제였다.

물론 목적지는 병원이긴 했으나 언제 또 나올까 싶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테이크아웃하고 드문 곳으로 산책도 하고 왔다.

분명 보름 전만 해도 한여름이었는데 오늘 나와보니 벌써 가을이 성큼 온 듯했다.

여름빼곤 봄, 겨울 다 좋지만 그 중에서 가을이 참 좋다.

뮤트한 분위기를 마음껏 낼 수 있는 것이 가을인지라, 원피스에 코트만 걸쳐도 가을 특유의 분위기를 흠뻑 만끽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사계절 중 가장 짧은 계절이지만 그만큼 가을을 좋아해 간절기 코트가 꽤 많은 편인데, 이러다 작년처럼 트렌치코트도 마음껏 입지 못할까 벌써부터 아쉽다.




2.

노트북 앞에 앉아있지를 못해 리뷰를 못 쓰긴 했어도 지금 써야 할 리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 정도로 꾸준히 책을 읽긴 읽었다.

두 사진이 바로 이번 7월, 8월 책탑이다.

사실 2020년도 월별 책결산도 임시 포스팅에 저장만 해놓고 정작 업로드를 하지 못해 미뤄졌는데 컨디션 좋을 때 이번 상반기 책결산까지 싹 업로드하리!라고 마음으로 되뇌여본다.




3.

12월생인 나를 제외하곤 우리 가족들 생일은 7-9월에 모여 있어 그 달은 항상 텅-장이 될 수밖에 없다.

마스크 꼭 꼭 눌러쓰고 오랜만에 백화점으로 출동해 향수와 화장품을 골라 여동생에게 선물했다.

아빠에겐 뭘 선물할까 고민하다 여동생이 아빠에게 양복 한 벌을 선물해드려서 나는 이번에 지갑을 선물해드렸다.

남동생은 용돈을 원해 돈으로 주긴했는데 괜스레 아쉬운 마음에 시계 하나를 선물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엄마의 생일! 엄마에게는 가방을 선물할지, 옷을 선물할지 고민중이다.


이 시기에 항상 느끼는 것이 있다.

가족들의 생일을 맞이할 때면 일년의 절반이 훌쩍 지나갔음을 의미해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갔나 싶기도 하고 지나간 일년의 절반을 되돌아보게 된다.




4.

평소 작은 출판사에 관심이 많은 편인지라 좋은 책들이 나오면 꼭 구매하곤 한다.

덧붙여, 펀딩에도 관심이 많아 도서는 물론 여러 분야의 펀딩에 자주 참여하는데 (따로 포스팅 할 예정이지만) 며칠 전, 따끈따끈하게 받은 도서가 있다.

바로 이루마 한정판 오리지널 패키지다!

초등학교 때, 다녔던 피아노 학원에서 받은 피아노 교재 외에 난생 처음 서점에서 구매했던 악보집이 바로 이루마 악보집이었다.

악보는 쉽지만, 그 속에 감정을 고스란히 넣어 연주해야 하기에 어려우면서도 좋았었다.

뚝딱 뚝딱 만들어내는 음악을 보며 '피아니스트 이루마는 천재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

엄청난 노력도 있겠지만, 그래도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이들을 보면 항상 부러움과 대단함이 절로 느껴진다.




5.

책과 관련된 소식부터 책리뷰, 영화리뷰, 드라마리뷰 그리고 일상 포스팅까지 올릴 게 잔뜩이다.

미드, 중드 리뷰도 쓰다 만 것도 많은데 언제 다 올려야 할 지;

TMI긴 하지만, 영화뿐만 아니라 미드와 중드도 잘 챙겨보긴 하는데 거의 한 번에 다 몰아서 보는 편이라 사실 꽤 많이 보는 편이긴 하다. (거의 덕질하는 수준으로;)

일드는 물론이고 태국드라마까지 잘 보는 편인데 요새는 또 중드에 빠져버렸다.




벌써 8월이 끝이라는 게 믿겨지질 않는다.

아니, 분명 엊그제 7월이었던 것 같은데 언제 8월이 끝나 9월이 되어버린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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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31 2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앱소설 작가셨군요? ㅋ 어떤 작품인지 궁금하네요 🙄 몸이 안좋으셨던것 같은데 금방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벌써가을! 착탑에 돈키호테 벽돌책이 눈에 들어오네요. 업로드 기대하겠습니다😆

하나의책장 2021-09-04 01:30   좋아요 1 | URL
네ㅎ 다시 연재 시작하면 살짜쿵 말씀드릴게요👉👈 벌써 가을이에요! 오늘 날씨, 너무 좋아서 놀러가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들더라고요ㅎㅎ 벌써 추석이 다가오네요. 시간이 너무 빨라요😳

scott 2021-08-31 22: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백신 보류 하신다는 말씀에 저도 갈등이 ㅎㅎ(전 생일 바로 전날에 맞기로 예약한 상태)

건강이 최고인데 보름 만에 외출 하실때 청명한 하늘을 가로질러 피어있는 해바라기 사진!
하나님 분명 가을에는 멋진 트렌치 코트 입으시고 가벼운 산책이라도 하시길 바랍니다!
8월 중반부터 비가 자주 내리지만 가을 계절중에 가장 좋죠!(제 생일달이여서 더욱!!)
포스팅 차근 차근 천천히 올려주세요.
가족들 선물까지 따스하게 챙기시는 하나님
9월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며 꽃다발 놓고 갑니다

  🌷🌸🌷🌸
    🌸🌷🌸🌷🌸
   Λ🌷🌸🌷🌸🌷
   ( ˘ ᵕ ˘🌷🌸🌷
   ヽ つ\  /
    UU / 🎀

하나의책장 2021-09-04 01:37   좋아요 1 | URL
앗, 이렇게 예쁜 핑크핑크한 꽃다발이라니💖
생일 전날로 예약하신 거예요? 언제 맞으셔요? scott님 생일은 언제인가요? 궁금해요😳

전 맞아야 할지 엄청 고민했어요. 상의해봤는데 쌤은 차라리 조금 더 있다 맞으라고 하더라고요. 크고 작은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모른데다 그 부작용이 누구에게 나타날지, 나타나더라도 본인 스스로 피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말에 결국 잠시 보류하기로 했어요. 제 동생이 정말 건강한 편인데 일도 못 나갈 정도로 2주나 아팠거든요ㅠ
 
투자의 신세계 - 국내 최고 경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의 확장 전략
김영익 외 지음 / 리치캠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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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 『위험한 미래』, 『주식의 시대, 투자의 자세』,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7대 이슈로 보는 돈의 역사 2』 …….

경제서적을 즐겨본다면 아마 이 중에서 한 권 이상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나열한 책들은 이미 다 읽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경제서적인데, 이 저서를 쓴 저자들이 한데 모여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면 어떨까?

아마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책이라면, 일단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저자, 김영익은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로 5년 연속 주요 언론사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된 바 있다.

저자, 김한진은 KTB투자증권 수석 연구위원으로 언론사에서 주관하는 베스트 애널리스트 시상에서 경제 분석과 자산 배분 부문 최다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다.

저자, 홍춘욱은 고려대학교 경제학 석사, 명지대학교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16년 조선일보와 에프앤가이드가 '가장 신뢰받는 애널리스트'로 선정되었었다.

저자, 염승환은 이베스트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이사로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면서 개인 투자자들과 소통하기 시작했고 유튜브 채널에도 고정 출연하며 '염블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Ⅰ 주식 시장의 역사


지난 100년 동안 주식 시장의 역사를 돌아보면 제 2차 세계 대전이 거대한 분기점이었다는 특징을 알 수 있다.

참고로 1940년 이전, 세계 금융 시장의 구조에 대해 이해한다면 화폐 시스템의 변화가 자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이유를 알게 된다.

제 2차 세계 대전 이전까지는 주식보다 채권의 수익률이 우월했는데 이후 곧 반전된다.

왜 그 시기가 거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었을까?

금 본위 제도가 무력화되고 자유롭게 금리가 조정되는 세상이 열렸기 때문이다.

금 본위제는 금에 화폐의 가치를 고정시키는 것이기에 각국 화폐 교환 비율도 고정된다.

그런데 기축 통화 국가인 영국과 미국 사이의 정책 공조가 무너지면서 금리가 조정되는 세상이 열리게 된다.


Q. 우리가 주식 시장의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주식 시장이 오르고 혹은 내리는 이유는 매번 다르지만, 사람들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어떤 주식 혹은 어떤 코인을 사서 누가 부자가 되었다더라는 이야기는 매우 사람의 마음을 끕니다. 주식 시장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또 시작되었구나."라고 반응할 것이고, 자신의 투자 철학을 가다듬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식 시장에 이런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었음을 잘 모르는 이는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에 현혹되고, 자신도 다른 이의 성공을 모방하기 위해 별 다른 연구와 노력 없이 덜컥 저녁 술자리에서 들은 (혹은 단톡방에서 흘려보내듯 들은) 자산을 매입하려 들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이런 거래가 꼭 손실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성공 확률은 예상보다 낮을 수 있음을 알아두면 좋겠죠.


Ⅱ 글로벌 경제와 부의 대전환


세계 경제가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장벽을 넘어서야 하는데, 첫번째는 각 경제 주체의 높은 부채이고 두번째는 자산 가격 거품이다.

현재 경제상황을 말하자면, 부채는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크고 증가 속도가 빠르며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 지속된다면 1-2년 이내 글로벌 경제에 유례없는 위기가 닥칠지도 모를 것이라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도 정부 부채가 크게 늘었다. 기업 부채가 다시 외환 위기 전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이는 가계와 정부가 부실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부채가 급증하고 주식 시장에 부분적으로 거품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계기가 있어야 해소될 수 있을까?

애매모호한 정답이 아닌 답은 정해져 있다. 바로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달려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중국이 인플레이션 진원지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공급 측면에서도 물가를 상승시킬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시장 금리도 오를 것이라 앞서 예측했는데 이제껏 똑같은 방향으로 흘러왔듯이 한국 물가 상승률과 금리도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국에서는 세 가지 요인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저금리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에게는 바이블과 같은 책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주식 시장의 역사를 시작으로 주식 시장과 관련된 경제 전망, 투자 원칙과 자세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까지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어 실질적인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참고로, 중간중간 우리가 궁금할 법한 질문들과 답변들도 포함되어 있다.


인터넷 서점에서 보내는 메일들을 다 삭제하진 않고 꼭 훑어보곤 한다.

거기서 읽어보고 싶은 책들을 추려 읽곤 하는데, 이 책 또한 알라딘 메일에 포함되어 있어서 읽게 되었다.

경제 서적을 즐겨 읽는 나로서는 굉장히 공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소액으로 주식을 하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근래 잠수 아닌 잠수를 탔는데, 써야 할 리뷰들은 잠시 접어둔 채 시간만 보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쉰 건 아닌데 지금 내게는 약간의 리프레시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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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리치캠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체험하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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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나를 위한 심리학
배재현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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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다르게 바라볼 수는 있다.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이 지금까지 발목을 붙잡고 있는가?

큰 충격과 아픔이어서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는데, 정작 사소한 일상생활이었다고 생각하며 그 때의 상처가 된 사건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지금의 어른들이 많다.

저자는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 배재현은 임상심리전문가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전공했고 현재 서울 EMDR 트라우마센터 부센터장이다.

2005년부터 트라우마의 주된 치료법인 EMDR을 통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어린 시절 반복적인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을 치료해 왔으며 정신 건강 전문가들의 EMDR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부모님의 사랑으로 태어난 것이 바로 '우리'다.

생명으로 만들어진 그 순간부터 태어나고 보호받아야 할 시기까지는, 부모님이 세상의 전부다.

세상의 전부가 되어줄 것이라는 부모님을 믿고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

즉, 우리에게 가까운 존재는 부모이다.

하지만 모든 부모가 세상의 전부가 되어주진 않는다.


예전부터 아동 학대와 관련된 사례는 많았고 사회적 관심도 높긴 했으나 작년에 발생한 정인이 사건으로 인해 모두가 더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정인이 사건과 같은 입양부모에게, 천안 계모 아동학대 사망사건과 같은 계부 혹은 계모에게 그리고 친모, 친부에 의해 학대당하거나 방치되어 사망하게 된 사건들은 잠잠하다가도 끊임없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학대받은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알게 모르게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이들도 굉장히 많다.

정서적 학대를 가하는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있어서 부모들이 가까운 존재이기에, 오히려 모든 것을 이해시키고 받아들이기를 종용한다.

보이는 신체적 학대와는 달리 정서적 학대는 보이지 않는 학대와도 같다.



Ⅰ 어린 시절 상처는 그냥 괜찮아지지 않는다


내담자들과 상담 중 어린 시절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제가 이상하고 유별난 거 같아요. 다 제 잘못이죠.'

그저 자신이 부족하고 못났다고 자책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한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성장하는 것이 '사람'인데, 이제 걸음마 뗀 아이들에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겠는가.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특히, 부모님께 듣는 말로 인해 스몰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는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영향을 준다.

한번 자리잡은 트라우마는 시간과 상황이 변한다해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외모 때문에 가족에게 반복해서 놀림 받은 경험, 여행 중 엄마를 잃어버렸다가 찾았는데 정작 엄마는 왜 딴청을 피웠냐고 혼내서 서러웠던 경험, 아끼던 반려견의 갑작스러운 죽음, 준비물을 안 가져가서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에게 맞고 창피당한 경험 등 일상 생활에서 겪었을 법한 일들이 개개인에 따라 지금까지 감당하기 버거운 상처로 남아있을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물론 사소한 일상생활일 수 있다.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데 누군가는 왜 상처가 되느냐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수 있겠다. 당시, 위로와 공감을 충분히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봐도 알 수 있는 것이 첫번째 솔루션의 대부분이 공감 능력 결핍 등을 원인으로 들며 부모의 행동부터 고치는 것을 조언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 앨리스 밀러가 말하길, "몸은 의식과 보조를 맞추지 못한다. 그러므로 질병이라는 언어를 통해 말을 건네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자신의 진정한 감정이 부인되고 억압되었다는 사실을 간파하지 못한 사람은 내 몸의 언어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스스로 기억에서 지워버렸다해도, 몸은 기억할 수 있다.

난 유난히 소리에 민감하다. 평소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넋 놓고 편하게 있지는 않는다. 항상 집중한다.

트라우마와 스몰 트라우마, 이 두 가지를 다 겪어봤다.

몇 몇 사건들이 있었는데 크게 한 가지씩만 꼽자면, 중학교 때 차가 뒤에서 치는 바람에 맥없이 슝 날라간 적이 있었다. 그 때 이후로 뒤에서 다가오는 오토바이, 차 소리에 굉장히 예민하다. (트라우마)

어린 시절, 아빠께서는 유난히 내 공부에 집착하셨는데 수학경시대회라도 있는 날에는 감시 아닌 감시를 하셨었다.

그 때마다 밤에 공부하고 있는지 잠자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을 벌컥벌컥 열었었는데, 그것이 내게는 스몰 트라우마가 되어버려 지금까지도 문소리에 놀란다. (스몰트라우마)

싫은 기억들은 점점 마음 저편에 묻어간다고 하는데 나도 가끔씩 나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런데 기억할 수밖에 없는 것이 몸이 기억을 한다. 몸이 기억해, 어느 한 켠에 숨겨두었던 그 기억을 끄집어낸다.

즉, 어린 시절 상처는 그냥 괜찮아지지 않는 것이다.


'불안하고 편안한 적이 없으며, 내 감정 또한 잘 모르겠다.'라는 사람들을 보면 실제 자신의 감정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말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움만 느낀다.

내면을 잘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잘 파악할 수 있다고 하니, 즉, 자신의 감정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 혼란스럽고 불안한 사람들은 통제력을 쉽게 잃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부정은 끊임없이 부정을 낳아 긍정 회로로 돌리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통제력을 잃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찰 때 결국은 위험한 생각에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자각할 수 없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어린 시절 부모와의 정서적 공감을 받지 못해서이다.

정서적 공감을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람은 결국 유대감이 부족한 사람으로 성장해 어떻게 그 감정을 다스려야 할지 몰라 그저 피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어린 시절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외면하고 무심히 지나쳤을지 모르지만, 어른이 된 나는 그 감정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감정의 신호인 내 몸의 언어를 스스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공포에 갇힌 과거의 어린아이가 안심하고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정서적 학대는 우리 사회에도 나쁜 바이러스처럼 만연해 있어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심각하게 파괴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잘 모른다.

아이에게 밥을 주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처럼, 내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해 주는 누군가와 정서적 연결감이 없으면 그건 사실 인간답게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요소가 된다.



Ⅱ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우리는 크게 세번의 애착을 경험하게 된다.

첫번째는 태어나서 엄마와의 관계에서 맺고 두번째는 이성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맺게 된다.

세번째는 부모가 되어 자녀와의 관계에서 애착을 경험하게 된다.


모든 부모는 아빠, 엄마의 자리가 처음이다

나의 부모님도 아빠, 엄마라는 직책이 처음인지라 당연히 서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허나 부모의 위치에 서게 되었다면 꼭 아이를 위해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육아책을 보는 것도 좋지만 책 볼 시간이 없다면 육아와 관련된 프로그램이라도 보면서 '성장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시간이 없다면, 잠깐이라도 휴대폰 만질 시간에 오은영 박사님의 프로그램을 챙겨보는 것도 좋다. 그 자체로도 공부라 생각한다.

남자도 아빠가 처음이고 여자도 엄마가 처음이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님을 믿고 세상에 태어난 것이니 아이가 온전히 성장할 때까지 외면하거나 방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교, 학원을 다니면서 알아서 크겠거니 생각하곤 훗날 '나는 널 이렇게 가르치지 않았는데...', '얘 교육을 어떻게 시킨거야...'와 같은 말을 한다는 것은 분명 모순일테니깐 말이다.



Ⅲ 내 부모를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본다


나도 알고 전문가도 아는데 왜 부모님은 몰랐을까?

부모를 원망하거나 모든 것을 부모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 또 부모를 반드시 용서하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어린 시절의 나와 부모를, 지금 어른이 된 내가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포유동물이다. 포유류를 보면 모성애가 남다른데, 자녀 양육을 할 때 '감정의 뇌'라 불리는 변연계가 주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호르몬이라 부르는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뇌의 화학물질을 분비해 부모가 자녀를 사랑의 마음으로 보살피게 한다.

즉, 자녀를 온전하고 건강하게 키워내는 데에는 뇌의 정서적 부분이 훨씬 더 많이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부모의 조건은 바로 이렇다. 자신의 마음 상태를 잘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할 줄 모르는 부모는 본의 아니게 언제든 자녀에게 상처를 주고 정서적 학대를 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Ⅳ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다르게 바라볼 수는 있다


여기서 트라우마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법인 EMDR이 나온다.

EMDR Eye Moment Desensitization Reprocessing이란, 안구운동 민감소실 재처리를 의미하며 좌우 양측으로 눈을 움직이는 안구운동이 고통스러운 기억에 대한 민감도를 감소시키는 치료법이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없애지는 못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복잡하게 얽혀있어 풀리지 않는 과거 기억들을 안구운동으로 풀어내, 보다 현실적이고 회복될 수 있는 기억의 망으로 연결되도록 촉진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저자의 실질적인 조언들이 담겨있다.




☞ 조금씩, 털어놓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말로 하자니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는 않아 글로 대체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해주셨다.

그래서 가상의 인물을 덧대어 감정 표현을 마음껏 해놓은 소설, 그간 겪었던 사건들과 함께 무너져내렸던 감정 그리고 이를 극복했던 마음가짐을 담은 에세이를 꾸준히 작성하고 있다.

그렇다. 나도 가족과 관련해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 문제로 상담도 많이 받았는데, 실제 당시 느꼈던 감정부터 시작해 실질적인 조언해주시는 것까지 책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놀라긴 했다.

장녀인 나는 유난히 첫째로서의 책임감이 매우 컸는데, 상담 결과 나와 부모님의 위치가 바뀌었다며 솔루션 중 하나가 조금은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혹은 학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크고 작게 상처받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돌려 사건이 일어날 수 없도록 하지 않는 이상, 과거의 기억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어른이 되고 난 지금, 가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 중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라. 문제점 중 일부는 알게 모르게 어린 시절에 겪었던 사건들이 원인이었을 수도 있으니깐.


이미 성인이 되었고 성인이 된 이 시점에 누구에게 위로받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심각하게 얽혀있는 것이 아니라면 책으로도 충분히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허나 심각하게 얽혀있는 이들에게는 필요한 것이 바로 '사람'이다.

트라우마로 자리잡게 된 원인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치유해야만, 정서적으로 '건강한' 나로 살 수 있다.


어른이 되었고 어린 시절의 '나'는 이미 지났다. 그런데 왜 굳이 원인을 생각해보고 개선해야 하는 거죠?

언젠가 '나'도 부모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부모의 조건은 자신의 마음을 잘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허나 자신의 감정도 통제할 줄 모른 상태에서 부모가 되어버리면 또 나는 나의 부모처럼 행동하게 되는 것이고 아이는 지금의 나가 될 것이다.

부모가 될 계획이 없다해도 앞으로 살아갈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앞으로 부모가 될, 이제 막 부모가 된 그리고 어린 시절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모두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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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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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힘이 들 때면, 글을 쓴다.


그 날, 힘든 일과 맞딱드릴때면 곧장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펼친다.

그리곤 가상의 인물을 만든 후에 나의 감정을 고스란히 대입시켜 글을 써내려간다.

지금으로선 끝이 없는, 종착지가 보이지 않는 글이 덧대어지고, 또 덧대어져 어느새 페이지 수가 많이 늘어났다.

대부분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첫인상을 이렇게 평가받는다. - 빈틈없이 깔끔한 겉모습에 고생이라는 것을 모르고 산 것 같다.-

깔끔하고 완벽한 모습이 그 이유이니 물론 마냥 나쁘진 않다. 하지만 고생을 모르고 살았다는 것은 너무나 큰 억측이다. 먹음직스러운 크림빵 속에 슈크림인지, 말차인지, 팥인지 알 수 없듯이 속을 갈라보지 않는 이상 아무도 알지 못한다.

어린 시절부터 '평범한 일상'의 나날을 동경했고 지금도 동경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도 나의 삶의 목표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한들, 나만 잘한다고 해서 잘 풀리는 것은 아니다.

집이건, 학교이건, 사회이건, 그 구성원들간에 어느 정도 합이 맞아야 '좋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나의 바람과는 달리 삐그덕거린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었다.

인간관계 또한 양면성이 있다. 즉, 관계를 맺는 사람들 중 이로운(利) 사람들이 있는가 반면에 해로운(害) 사람들도 있다.

특히, 해로운 사람들은 물론 이로운 사람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까지도 상처를 입을 때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끔씩 생각해본다.

"(그 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되뇌인다.

"'내가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등 말 혹은 행동을 달리했으면 이렇게까지 상처받지 않았겠지?', '만약 그 전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어떻게든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되뇌인다.


'성장'의 단계를 넘어갈 수 있는 길을 몇 갈래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후회'이다.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인간의 삶이기에, 후회할 일을 매번 겪는다.

이 때, 그 일에 대해 반성하고 시정하는 사람들만이 '성장'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다만, 넘어가는 과정자체가 매우 단순할 수도 있고 복잡할 수도 있다.

특히 섬세하게 살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바로 우리 감정인데, 그 과정 속에서 일부는 감정의 늪에 빠진 깊이에 따라 극도의 우울과 불안을 느끼게 된다.



죽음에 대해, 자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혹시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불치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죽음을 직감한다고 한다.

물론 육체적인 고통의 정도로도 판단할 수 있겠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죽음의 순간이 마음으로도 느껴진다고 한다.

사람의 죽음은 자연사, 병사, 사고사, 아사로 나눌 수 있는데 이에 더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살이다.

책 속에서, 주인공 노라는 '자살'을 결심하게 되는데 질문을 살짝 바꿔 물어보고 싶다.

혹시 '자살'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해 선뜻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아니오'라고 대답하기 어려운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자살과 관련된 기사를 보면 의견이 나뉜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리고 '도망친거네...'.

마르탱 모네스티에의 「자살」과 앤디 라일리의 「자살토끼」를 읽어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는가? 두 책 모두 자살을 다룬 책이다.

「자살」같은 경우 어린 나이에 호기심으로 열어봤다가 적잖은 충격을 받고선 곧장 책장을 덮었었는데 지금도 왜 도서관에 그 책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이후 대학생이 되어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다시금 펼치게 되었는데, 자살의 정의, 이유, 종류, 사회대책까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으며 실제 상황이 담긴 사진과 함께 첨부되어 있어 지금껏 가장 무섭게 느껴졌던 책을 꼽으라하면 바로 이 책이다.

앤디 라일리의 「자살토끼」는 토끼가 다양한 방법으로 자살한 모습을 그림으로 나타낸,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뜬금없이 두 책을 언급한 이유는 바로 이렇다.

자살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난 우울함을 원인으로 둔 자살에 대해 말해보겠다.

우울증은 단순히 우울하다는 감정과는 다르다.

감정의 파도에 갇혀 헤엄치려 해도 계속 그 자리다. 그래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누군가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 이상 절대로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이 우울증이며, 오히려 발버둥칠수록 더 깊게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도 나오듯이, 그들이 굳이 자살을 택하는 이유는 바로 이렇다. 편해지고 싶어서다.

그래서 죽음의 문턱에 다다르려고 하는 그 순간,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차가운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 선택의 순간에 꼭 본인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이 있다. 본인이 선택한 그 결정에 대해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느냐이다.

분명 그 선택을 하자고 마음먹기에 앞서 우울감이 온 몸을 평정했다는 것인데, 되돌아가자면 나 자신이 우울한 원인을 분명하게 알고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인생에서 매순간 결정의 기로에 놓여있을 때, 한 가지 선택지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 분명 두 가지 이상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본인이 결정한 선택지에 따라 가지치기 하듯이 끊임없이 갈라진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며 우리가 이전에 밟아왔던 그 과정(선택받았던, 선택받지 못했던 선택지)에도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

이 말은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최대수혜자이자 최대피해자가 된다는 뜻이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가 소설이라 하더라도, 어쩌면 인생은 더 소설같기에 '후회와 죽음', '희망과 미래'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대해 생각의 폭이 넓혀질 것이라 확신한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The Midnight Library


낡은 소파에 앉은 한 소녀가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들여다본다.

노라 시드, 그녀는 죽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기를 내심 바랐던 그녀에게 누군가 찾아온다.

키가 크고 마른, 다정해보이는 남자는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듯한 눈빛으로 노라를 바라보았다.

내심 외로웠던 노라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반가운 마음이 들어 괜스레 말을 걸었다.

노라의 쓸데없는 질문에도 답변하면서도 그의 얼굴은 굉장히 심각해보였다.

그의 안색이 둘의 침묵을 이끌었고 애쉬는 힘겹게 노라의 반려묘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고양이를 기른다고 하셨죠?"

"네. 반려묘가 있어요."

"그 고양이 이름이 기억나네요. 볼테르. 갈색 얼룩무늬였죠?"

그리곤 애쉬는 덧붙였다.

"유감이지만 볼츠가 죽은 것 같습니다."

괴로움과 슬픔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노라는 볼츠(볼테르, 노라만의 애칭)에게 향했다.

동정과 절망을 동시에 느끼는 한편, 아이러니하게도 미동없는 평화로운 표정에 약간의 질투와 같은 감정이 흘러나왔다.


자살을 결심한 시간들이 다가온다.

노라는 와인을 마시며 그간의 '부여받고 싶어하던 직책'들에 대해 나열하며 생각해본다.

수영 선수. 뮤지션. 철학가. 배우자. 여행가. 빙하학자. 행복하고 사랑받는 사람. - 노라는 그 어느 것도 이루지 못했다.

심지어 고양이 주인도, 피아노 레슨 선생님도, 대화가 가능한 인간으로도.

11시 22분, 다른 것 생각할 겨를 없이 노라에겐 딱 한 가지만 떠올랐다.

죽기에 딱 좋은 때였다.


사방에 안개가 깔려 있는,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 곳에 노라가 있었다.

00:00:00, 손목에 찬 시계는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다.

진한 고서의 냄새가 가득한 이곳은 도서관이었다.

그리고 족히 예순은 되어보이는 녹색 스웨터를 입은 사서가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엘름 부인."

그렇다. 단박에 노라가 알아본 그녀는, 옛날 그녀가 다녔던 학교의 도서관 사서였다.

남자 기숙학교 교사였던 아빠의 사망 소식을 전해준 것이 엘름 부인이었다.

그 때, 엘름 부인은 노라에게 이런 말을 했다.

"다 잘될 거야, 노라. 괜찮을 거야."

아직은 사후 세계가 아니지만 곧 죽음의 문턱과 가까워지는 노라에게 엘름부인은 말한다.

"자정의 도서관이 존재하는 동안 넌 죽음으로부터 보호받을 거다. 이제 어떻게 살고 싶은지 결정해야 해."


움직이는 서가의 선반을 보며 엘름부인은 이제 시작할 때가 되었다며 삶과 선택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영향이 고스란히 묻어난 책들에 대해 소개한다.

다른 책과 달리 회색 표지의 책 한 권을 노라에게 건네는 엘름부인은 노라에게 말한다.

이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모두 노라 자신의 삶인데, 유일하게 지금 노라가 든 책만 그녀가 한 글자도 쓰지 않고서 쓴 책이며 모든 문제의 근원과 해답이 담겨 있는 책이라고 덧붙인다.

"이게 무슨 책인데요?"

"《후회의 책》이야."

나이순으로 정리되어 있는 《후회의 책》은 0부터 시작해서 35장까지 있었고 각각의 장이 더 길어졌으며 그 해에 해당하는 후회만 적혀있지를 않았다.

"후회는 시간 순서를 무시하지. 마구 떠다닌단다. 이 목록은 배열 순서가 늘 바뀌어."

생각해보니 그랬다. 예컨대,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은 게 후회돼라던지, 어릴 때 더 많이 놀지 못한 게 후회돼라던지, 결혼하지 않은 게 후회돼라던지, 케임브리지에서 철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지 않은 게 후회돼라던지.

그렇게 마구 떠다니는 후회들을 보며 노라는 지난 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모든 것이 그저 부당하게만 느껴지는 노라를 보며 엘름 부인은 말한다.

"…… 이 자정의 도서관은 유령의 도서관이 아니니까. 여긴 죽은 자들의 도서관이 아니야. 가능성의 도서관이지. 그리고 죽음은 가능성의 반대고. ……"

그리곤 엘름부인은 노라에게 책 하나를 건넨다.

전나무색에 보드라운 질감을 가진 표지 위에는 《나의 인생》이란 제목이 큼지막하게 써 있었다.

이번에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까?

노라는 빈 페이지를 보곤 다음 페이지로 빠르게 넘겨보았다. 그리고 시작되었다.


엘름 부인에게 받은 《나의 인생》을 통해 노라는 지난 날로 돌아가 그녀가 평소 원했던 모습의 삶 '수영 선수. 뮤지션. 철학가. 배우자. 여행가. 빙하학자. 행복하고 사랑받는 사람.' 등으로 살아보게 된다.

노라는 드디어 진정 자신이 원했던 삶을 살아볼 수 있게 되었다. 과연 노라는 그녀가 원했던 삶에 대해 만족할 수 있었을까?


전하고픈 책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뒷이야기는 직접 읽어봤으면 좋겠다, 꼭.

기대 이상으로 더 큰 깨달음을 줄테니깐.



내겐 눈물이었다


"이 책들은 네가 살았을 수도 있는 모든 삶으로 들어가는 입구야."


책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내게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눈물'이었다.

(다들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 눈물에는 온도가 다르다.

책이나 영화를 볼 때 흐르는 눈물은 식어버린 티처럼 차가운데 어딘지 모를, 깊은 마음 한 구석에서 끌어져 흘러 내린 눈물의 온도는 평소와는 달리 뜨겁다.

특히 그것이 나의 마음을 뒤흔들만큼 개인적인 상황과 맞물린다면 그 온도는 더 높다.

내 볼을 타고 흐르는 조금은,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책 위로 뚝뚝 떨어졌는데, 책 속 상황과는 다르긴 해도 마음에서 우러난 감정은 비슷해서인지도 모르겠다.



드디어 놓게 된, 후회의 조각


잠시, 책 속의 에피소드 하나를 꺼내보겠다.

자정에서 1분이 지난 시각, 살아있을거란 잠깐의 희망을 걸었던 볼테르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고 차가웠다.

볼테르와 함께 하는 삶을 원하는 노라에게 엘름 부인은 볼테르가 사고사가 아닌 자연사임을 알려준다.

시간을 잠시 바꿨던 엘름 부인의 장난에 노라는 화가 났지만 엘름 부인은 노라에게 큰 깨달음을 준다.

"네가 바뀌었잖니."

"무슨 말이죠?"

"넌 이제 자신이 형편없는 고양이 주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넌 볼테르를 최고로 잘 보살폈어. …… 고양이는 안단다. 자신이 죽을 때가 다가왔다는 걸 알지. 볼테르는 죽을 때가 다가왔다는 걸 알고 밖으로 나간 거야."

고양이를 키운 적은 없는데, 일 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밥과 잠자리를 챙겨준 길고양이가 있다.

길고양이들이 여기저기 다닐 때면, 우리집 옥상을 지나곤 한다.

그러다 옥상계단에서 한 마리와 눈이 마주치게 된다.

희한하게 피하지 않고 빤히 쳐다보기에, 계단을 내려와 마당으로 향하니 고양이도 옥상 계단에서 내려와 마당으로 향했다.

그것이 첫 만남이었다.

사실, 여느 길고양이처럼 한순간의 만남으로 끝날 줄 알았다.

큰 대문 안에 마당이 있고 집이 있는 형태인데, 단독주택이지만 집이 두 채가 붙어있는 형식이라 큰 집, 작은 집을 왔다갔다한다.

작은 집에 내 방이 있는데 큰 집으로 가려고 잠깐 현관이라도 나올 때면 어디서 '냥'하고 누군가 부른다. 그게 일주일동안 이어졌다.

그렇다고 흔히들 말하는 '간택'의 순간은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절반의 간택이랄까.

절대로 집에 들어오는 법이 없으며 밥은 마당 한 켠, 지정된 곳에서 먹으며 항상 나와 노는 곳은 옥외마루이다.

그렇게 '호떡이'는 나와 일 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했다. 중간에 친구 세 명도 데려와 반 년을 함께 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며칠이 지나도 그림자 하나 나타나질 않아 이제는 정말 다른 동네로 갔나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에 '냥' 소리가 들려 후다닥 마당으로 향했었다.

반가운 마음에 특식을 꺼내 밥그릇에 덜어놓았는데 먹지도 않고 그저 나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왜 안 먹어? 그동안 어디 있었어?"

평소같으면 '냥' 하고 맞받아쳐주는데, 그 날은 대답도 하질 않았다.

그러다 물을 좀 마시는가 싶더니 갑자기 기침을 하곤 쏜살같이 옥상 계단으로 올라갔다.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기에, 고양이가 기침하는 것은 난생 처음보았다.

어디 아픈건가 싶어 옥상으로 향하려고 하는데, 평소와는 다른 목소리인 걸걸한 목소리로 '냥'을 한번 외치고선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순식간에 호떡이는 옥상으로 올라가버렸다.

나도 모르게 옥상으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그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 한 달, 두 달... 일 년이 흘렀었다. 벌써 호떡이와의 마지막 눈맞춤이 5년이나 흘렀다.

반려묘를 키우는 지인이 고양이는 죽음의 순간을 스스로 직감하는데 너에게 그간 고마워 마지막 인사하러 온 것 같다고 얘기해줬었는데, (지금도 쓰면서 눈물이 흐르는데) 당시에 느껴보지 못한 반려동물과의 이별의 아픔에 많이 힘들었었다.

호떡이는 길고양이인지라, 쓰다듬는 것을 좋아하긴 해도 잡거나 안는 것은 싫어했다. 모션이라도 취할려고 하면 도망가버리고 사나흘은 삐져서 마당으로 내려오지도 않았다.

마루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슬며시 옆으로 다가와 본인이 스스로 기대는 것까지만, 딱 거기까지만이 우리만의 스킨십이었다.

호떡이와의 마지막 눈맞춤과 '냥'은 절대 잊을 수가 없다.

호떡이를 위해 밥도 챙겨주고 호떡이가 쉬는 곳에 조그마한 집까지 만들어주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으니 후회하지 말란 지인의 위로에 마음을 많이 추스릴 수 있었다.

'난 볼테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어'라는 후회가 책장에서 서서리 사라지듯, 노라와 볼테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 또한 마음 한 켠에 남아있던 후회의 조각을 버릴 수 있게 되었다.



고백 그리고 내 손을 따뜻하게 맞잡아주는 내 사람들


어렸을 때부터 폭풍우같은 삶을 살다보니 시간으로 다져진 인생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져왔다.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지만 나쁜 사람도 있듯이, 내 곁에 해가 되는 사람도 많았다.

"하나에게는, 유난히 네 감정을 흔들만큼 안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게 사실이야."

오죽했으면 상담받았던 교수님께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낼 정도였으니깐.

가치관과 생각이 달라져 요즘은 아무렇지 않게 오픈한다고 하지만, 나는 가급적 아픈 것에 대해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이 내 약점일 될 것 같아 눈 감았는데, 그 때 교수님의 말을 듣고 생각의 전환을 가질 수 있었다.

"당연히 핑계가 아닌 이유가 있는 것인데, 사람들은 말하지 않으면 몰라. 말해줘야 알지, 말해주지 않으면 몰라. 그리고 오히려 최대피해자는 네 자신이 될 수 있어."

그런데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현재 내가 짊어지고 있는 병들 중 하나가 바로 공황장애이다.

대학생 때부터 그 기미가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괜찮은 척하며 지내오다 결국엔 죽을 것 같은 고통에 병원으로 향했고, 그 때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다.

특정 공간들이 옥죄어왔다. 헐떡거리는 숨막힘, 고른 호흡이 되질 않아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지금은 공황장애라고 하면 많이들 아는 병이기에 오픈하는 것이 쉬워보이지만, 이를 오픈하기가 참 힘든 것이 대부분 이렇게 말할 것이 보였다. - 마인트컨트롤이 중요하다. 네 자신을 스스로 잘 다스려야 한다. 강해져라. 약해지지 말아라.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한다는 것부터 나 스스로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까지 잘 알고 있으나, 말이 쉽지 그렇게 마음을 먹으려고 노력해도 병이 단숨에 고쳐지지는 않는다.

오픈하고 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내뱉은 말에 상처받을 것 같았다.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한 통의 전화가 왔었다. 무심코 받았던 그 전화는 다름아닌 오래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였다.

지금은 길 가다 지나가면 한번에 못 알아볼 것 같은 마음이 들 정도로 그 친구 얼굴 본 게 그만큼 오래되었다.

전화를 통해 그간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하며 안부를 물었는데 이야기 도중에 무심코 한 그의 말들이 귓가에 울렸다. -"안면장애가 있거나 대인기피증이 있는 게 아니잖아?",  "정신적인 아픔들은 다 마음이 약한 게 문제야. 그래도 넌 그렇지 않잖아." 등등.

물론 농담섞인 말들이니 듣고 넘기면 되지만 농담섞인 말이어도 그가 했던 여러 말들이 귓가에 맴돌았다.

이렇듯 아픈 것에 대해 털어놓으면 강인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치부해버리지 않을까 싶어 꺼리는 것도 이유가 있다.

의사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이 있다.

"강인했기에 그 많은 일들을 겪어도 지금까지 잘 버틴 것이다. 그 말은 넌 절대 약한 사람이 아니다."

단단하고 강인한 마음을 가졌기에 잘 버텼었는데, 아무리 철옹성같은 단단함이어도 계속된 충격에 의해 결국은 약해지기 마련이라며 그래서 잠시 약해진 것 뿐이라고 말해주셨다.

물론 글이긴해도, 이렇게 하나 털어놓는 것도 굉장히 용기를 낸거다.

벌써 몇 년째더라.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지금도 치료받고 있으니 꼭 나을 것이다.

이 책이 내게 크게 와닿았던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다.

엘름 부인이 노라에게 "다 잘될 거야, 노라. 괜찮을 거야."라고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이전 게시물에서 종종 언급했던 은사님이 내게 해주신 말과 똑같았다.

난 모든 것을 홀로 짊어지는 성격인지라, 온전하게 모든 것을 털어놔본 적은 아직도 없다. 엄마, 교수님, 은사님 그리고 외국으로 언제든 떠나자는 친구만이 내가 얼마나 아픈지 알고 있다.

그 때, 내가 그들에게 들었던 말들 중에 똑같은 말이 하나 있다. "괜찮아. 다 잘될 거야."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세상은 홀로 살아갈 순 없다는 것이다. 내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이들에게 손을 뻗으면 분명 그들은 뻗은 손을 따뜻하게 맞잡아줄 것이다.

다만 꼭 그 대상이 분명해야 한다. 누구든 아무에게나 도움을 청해선 안 된다. 잘 들어주는지, 진중하고 무거운지, 신뢰가 깊은지 등등 신중하게 생각해보고선 털어놓는 것이 좋다.



괜찮아요, 괜찮을 거예요


노라가 자살을 택하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그녀의 절망적인 과거를 숫자로 표현해보겠다. 죽기로 결심한 시간을 기준으로.

27시간 전, 사랑하는 반려묘 볼츠가 길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9시간 30분 전, 12년 11개월 동안 몸 담았던 악기점에서 해고를 당했다.

9시간 전, 약혼자 댄을 떠올렸다. 참고로, 결혼을 2일 남겨둔 채 노라가 댄에게 문자로 파혼을 통보했다.

4시간 전,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그녀의 SNS는 댓글도 0, 팔로워 요청도 0, 친구 요청도 0이라는 것을.

노라가 《나의 인생》을 펼치기 전, 잠시 책장에 기대어 이 수치들을 생각하며 노라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원인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선 《나의 인생》에서 펼쳐진 노라가 원했던 삶으로 함께 시간여행을 하게 되었다.


노라의 후회섞인 문구들이 나의 평소 후회섞인 문구들과 접점을 이루니, 덩달아 노라의 감정에 이입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인생은 더 소설같다고 하는데, 나의 삶 또한 어쩌면 더 소설같아서 잘 풀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이다.

앞으로 이에 대한 결정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 순간이 내일이 될 수도 있고, 한 달 후가 될 수도 있고, 일 년 후가 될 수도 있다.

인생에 있어서 참 야속한 게 있다면,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의해서, 내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일들을 겪으며 깨우친 것은 그것 또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 순간에는 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다. 단지, 받아들이는 것밖에는.


살면서 힘들고 지친 나날이 계속되면 우리가 한가지 간과하게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우리의 삶이 하나뿐이라는 것이다.

한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기에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기에 현재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며 잘 가꿔나가는 것만이 확실하고 분명한, 유일한 해답이다.

주인공 노라도 결국은 자신이 원하는 삶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지금의 삶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다.


남들은 내가 참 열심히 산다고 하는데, 내가 봐도 열심히 사는 건 아니다.

단지, 최선을 다할 뿐이다. 항상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만 '후회'는 없을 테니깐.

후회없이 사는 이유는 단 하나다. 후회가 없어야, 떳떳하게 가슴 펴고 말할 수 있으니깐. 그래야 뒷말이 나오지 않을테니깐.


한 번밖에 주어진 인생, 그저 묵묵하게 나름의 최선을 다해 후회없이 만들어보자.

지금의 삶이 초라해 보이는 삶이면, 지금의 삶에서 열심히 살아 초라함에서 벗어나면 된다.

지금의 삶이 목표가 없는 삶이면, 지금의 삶에서부터 작은 목표 하나라도 세워 열심히 살아 점점 키우면 된다.


우울한 마음이 든다면, 혹은 그 마음을 넘어 우울증에 걸렸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괜찮아, 정말 괜찮아. (종교는 없지만) 오롯이 너만을 위해 기도할게."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을 덧붙이자면 이렇다.

먼저,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불편한 마음을 가질 필요도 없다. 대부분의 병원은 무조건 예약제로 진행되며 현재 병명에 맞게 치료방향을 정해주니깐.

잘못된 관념으로 흔히들 알고있는 정신과로 이미지나 분위기를 치부해버리곤 하는데 말그대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병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서 꼭 알아야 할 점이 있는데 무조건 '약'으로 해결하는 병원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정신건강의학과에 가게 되면 발생하는 상담/치료 비용등이 굉장히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긴 하다.

경제적인 부담 혹은 단순히 가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면, '털어놓는 것'을 추천한다.

그 대상이 사람일 경우에는 들어주는 자세가 남다르고 남을 생각하는, 믿을 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나 또한 그런 대상이 있고 내가 그 대상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 대상이 되어줄 때가 많은 나는 남을 위해주고 경청하는 자세를 지니고 있으며 입이 무겁고 신뢰감이 높은 사람이다.

(예전같으면 오글거려 절대 쓰지 못할 말인데 지금은 내 성격을 강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그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메니에르 증상이 조금이라도 호전되면 예전에 언급했던 고민상담에 대해 빠르게 추진해보겠다.

조금은 예민한 감정을 가진 분들은 사람이라는 대상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꼭 털어놓는 상대가 사람일 필요는 없다.

매일 덮고 자는 이불 혹은 배게여도 좋고 손때 묻은 인형 혹은 피아노 그리고 책이어도 좋다.

이 때, 인형, 피아노, 책 등과 같은 물건은 꼭 내 손때가 타는 것이 좋다.

이불이나 배게도 단순히 추천한 것이 아니다. 매일 덮고 잔다는 건 자신을 보호해주는 느낌 내지 안정감까지 줄 수 있기 때문에 그 대상을 정한 것이다.

꼭 자기계발서를 읽을 필요는 없다. 인문/철학서도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 또한 피해야 한다.

삶의 깨달음을 주는 책이 가장 좋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와 같은 소설부터 여행, 인문 에세이까지 읽다보면 와닿는 느낌이 다른 책이 한 권쯤은 있을 것이다.


우울하고 불안한 나날이긴 해도 찾지 못해서일 뿐,

나를 위한 사람이,

나를 위한 인생이,

나를 위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마냥 처져있으면 계속 처질 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

지금을 받아들이고, 일단 지금을 살아가면 된다.

나 또한 어쩔 수 없이 처해진 상황에 대해 받아들이며, 현재의 삶을 일궈나가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현재의 삶에 순응하며 살지는말고 현재의 삶을 일궈나가며 살아가자!


난 덧대고 덧댄 글들을 빠르게 한 권의 책으로 묶고 싶다.

그렇게 한 권의 책이 되는 순간, 난 이렇게 외치지 않을까?

"드디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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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01 0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하나님의 리뷰는 특별하게 다가 옵니다. 코로나가 장기간 이어지니(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점점 진공 속에 갇힌 세상에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희망을 품어 야 겠죠 하나님 8월 건강하게 ^ㅅ^

하나의책장 2021-08-14 02:24   좋아요 1 | URL
세자리에서 네자리로 바뀌었고, 아직도 천명대이니 정말 심각하죠ㅠ 언제쯤 코로나가 잠잠해질 수 있는건지ㅠ scott님도 항상 조심하셔요❣

새파랑 2021-08-01 0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글도 그렇고 사진도 장인의 느낌이 들어요^^

하나의책장 2021-08-14 02:25   좋아요 1 | URL
앗, 장인이라니ㅎ 과찬이셔요👉👈 새파랑님,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