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다, 월마다 기록하는 책탑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 후이

#나라면나와결혼할까 #후이 #미디어숲


더 나아진 내가 더 나은 너를 만난다!

풍부한 경험과 감성적인 글로 저자는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랑과 관련된 에세이를 꽤나 오래전에 읽은 것 같아 집어들게 되었다.

말랑말랑하고 간질하지만, 섬세하고 담백한 글들을 가득하다.






『작별』 | 이어령

#작별 #이어령 #성안당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던 이어령 선생이 앞으로 살아갈 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이야기이다.

이어령 선생이 전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것이다.

다섯 가지 키워드를 통해 어린 시절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훗날 선생이 없는 지금부터 미래의 한국인들에게 과거의 경험과 꿈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서평 ▶ https://blog.naver.com/shn2213/222856220672




『국익의 길』 | 박승찬

#국익의길 #박승찬 #체인지업


미국과 중국의 살벌한 글로벌 패권 전쟁에서, 오직 대한민국의 국익만을 도모하기 위해 가야 할 길은?


시끌시끌, 회피하고 싶어 헤드라인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가급적 보지를 않았는데 요새는 하나라도 더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꼭 챙겨보고 있다.

정치서 또한 다시 관심을 돌려 읽고 있는데 그 중 한 권이 바로 『국익의 길』이다.

국익의 관점에서 대외적, 대내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는 전략서로 미중 신냉전시대인 지금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짚어볼 수 있다.



『클래식 유나이티드』 | 정경

#클래식유나이티드 #정경 #똑똑한형제들


클래식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각 악기의 조화로움이 한데 어우러져 마음이 편해지면서 머릿속에서 한 편의 서사가 완성된다.

그것이 바로 클래식이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 피아니스트, 정석 그대로의 연주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우승 소식이 연일 뉴스에 나오게 되니 클래식에 대한 관심은 물론 우리나라의 위상 또한 한층 더 높아진 것 같아 절로 흐뭇했었다.

크게 조명되지 못했을 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계 전문가들은 지금도 유럽에서,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 계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철학과 삶의 방향은 무엇일까?


서평 ▶ https://blog.naver.com/shn2213/222850979930



『이웃집 백만장자』 | Thomas J. Stanley, 윌리엄 D. 댄코

#이웃집백만장자 #토마스스탠리 #윌리엄댄코 #리드리드출판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해도, 돈이 없으면 행복할 순 없다.

행복은 마음의 여유으로부터 나오는데, 이 때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금전적인 여유'인 것이다.

금전적인 여유 또한 부합해야 마음에서 여유로움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해도 돈이 없으면 행복할 순 없다.

백만장자가 되지 않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만큼의 부는 쥐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서평 ▶ https://blog.naver.com/shn2213/222846813420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 백승영

#니체는이렇게말했다 #백승영 #세창출판사


한 달을 꼬박 채운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를 이제야 마무리지었다.

덕분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읽었으니 이렇게 공들여 읽은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한 번 스윽 읽어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기에 책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내일 업로드 될 예정이다 ꔷ̑◡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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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8-30 17: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포스팅 눈 호강😎
비내리는 팔윌 마지막주
건강 잘 챙기세요 ☺

하나의책장 2022-12-02 20:15   좋아요 0 | URL
혹시 답글 안 남긴 거 찬찬히 살펴보는 중인데 8월에 남긴 scott님의 댓글을 못 보다니!

저녁은 맛있게 드셨나요?
요즘 날씨 정말정말 춥죠ㅠ
감기 걸리지 않게 옷 따뜻하게 입고 출, 퇴근 하세요^^
 
작별 - 이어령 유고집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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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는 거죠. 이 생물학적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남긴 말과 글 속에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아침 저녁으로 쓰고 있는 말과 글 속에도 똑같이 문화 유전자가 숨어 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도 우리가 남긴 말, 가장 중요한 몇 가지 말들은 마치 AGCT처럼 서로 얽히고 결합되면서 내가 없는 세상, 우리가 없는 그 세상에도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해간다는 것이죠.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던 이어령 선생이 앞으로 살아갈 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이야기를 펼쳐볼까 한다.


저자, 이어령은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문리대학보]의 창간을 주도 ‘이상론’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었으며, [한국일보]에 당시 문단의 거장들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를 발표, 새로운 ‘개성의 탄생’을 알렸다.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의 논설위원을 두루 맡으면서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논객으로 활약했다. [새벽] 주간으로 최인훈의 『광장』 전작을 게재했고,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을 맡아 ‘문학의 상상력’과 ‘문화의 신바람’을 역설했다. 1966년 이화여자대학교 강단에 선 후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기획자로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과 ‘굴렁쇠 소년’ ‘천지인’ 등의 행사로 전 세계에 한국인의 문화적 역량을 각인시켰다. 1990년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취임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국립국어원 발족의 굳건한 터를 닦았다. 2021년 금관문화 훈장을 받았다.

마르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창조적 상상력, 쉼 없는 말과 글의 노동으로 분열과 이분법의 낡은 벽을 넘어 통합의 문화와 소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끝없이 열어 보인 ‘시대의 지성’ 이어령은 2022년 2월 향년 89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Ⅰ 원숭이


제주도 근방에 야생종 원숭이가 있다고 전해지지만 지금은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동물원갔던 게 20살? 21살? 20대 초반이었으니 원숭이 안 본지 10년이 다 되어간다.

이렇듯 한국에는 없는 그리고 중국하고의, 일본하고의 차이를 나타낼 때 볼 수 있는 키워드가 바로 원숭이이다.

원숭이는 나를 타자와, 남과 구별하는 나의 의식이자 나의 아이덴티티라고 선생은 말한다.

인간과 비슷하기에 남을 놀릴 때 원숭이라고 말하는 것인데, 즉, 원숭이와 어떻게 다르냐로 자신이 사람이라고 하는 하나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게 우리에게 있어서는 외국이었던 겁니다. 원숭이가 없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하면 인간과 가장 비슷한 동물이 없었기 때문에 인간을 객관화하고 나와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과거 우리는 중국 사람, 일본 사람만 겨우 알 정도로 폐쇄적인 생활을 해왔는데, 사람을 배타적으로 대하는 은둔의 시간 속에서 개화를 맞이한 우리의 외국관이 바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선생의 말에 따르면, 아주 오래전에는 원숭이 엉덩이가 아닌 원숭이 항문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러니깐 엉덩이 빨간 짐승같은 사람들이 사과를 가져왔다는 것은 우리보다 월등한 문명인이라는 것을 느껴 한쪽으로는 무시하면서도 한쪽으로는 본받아야겠다고 느낀 것을 의미한다.

과거 개화기때의 외국관이 잘 드러나는 대목인 것이다.

사극 혹은 시대극에서 왜놈, 양놈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4000년 동안 우리는 수많은 억압과 압박 속에서도 살아남은 민족이기에 가지고 있는 이런 오기가 한국 사람들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핵심적인 원동력인 것이다.



Ⅱ 사과


사과는 1901년 윤병수가 미국 선교사로부터 묘목을 들여오면서 유입되기 시작했다.

추운 지방에서만 나왔었기에 북한 원산 부근에 심었다고 전해지는데 그것이 바로 1901년이다.

한쪽에서 선교사들이 직접 나무를 심어 키워봤지만 기후로 인해 다 죽어버렸는데 유일하게 사과 하나가 살아남았었다.

그것이 바로 대구 사과이다.

사과가 자랄 수 없는 고장임에도 품종 개량을 통해 대구가 사과의 명산지가 된 것이다.


사과는 단순히 먹거리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20세기 초 개화가 시작되던 때에 유입되었기에 서양 문명이 압축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담의 사과, 트로이 전쟁에 나온 파리스의 사과, 뉴턴의 사과 그리고 윌리엄 텔의 사과로 서양사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에서 사과 체험은 즉, 서양 체험인 것이다.

미국을 상징하는 사과는 지금도 이어진다. 바로 애플이다.

미국을 상징하는 하나의 키워드이자 글로벌한 사과가 된 사과!

앞으로도 '사과'가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



Ⅲ 바나나


바나나는 과일의 단순한 개념과는 무언가가 다르다.

과거 수박, 참외와 같이 둥글둥글한 과일만 보다 기다란 바나나를 처음 접했을 때, 꽤나 놀랐다고 한다.

단순히 길기만 한 게 아니라 끝이 꼬부라져서 올라간 바나나는 우리 상식을 완전히 뒤바꾼 과일이었다.

대부분 바나나 나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파초과이다. 풀이 돌돌돌 말려 올라가서 딱딱해지는 것이다.

또한, 씨가 없다. 씨도 나중에 나오지만 줄기세포처럼 발아되니 그 싹을 잘라서 심는 것이 바나나이다.

인간의 역사, 서양의 역사, 정치, 경제-이 모든 것이 바나나 속에 있다.


문득 검정고무신의 한 회차가 떠오른다.

성철이가 바나나 먹었다는 자랑에 기영이는 마냥 부럽기만 하다.

그렇게 성철이를 따라 바나나 먹으러 성철이 외숙모집 앞에서 추운 겨울 날씨에 한참을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이웃집에 다 나눠주고 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말에 기영이는 결국 좌절하고 만다.

그렇게 병이 난 기영이는 아픈 와중에도 바나나만 찾는다.

당시 쌀 한 되가 아닌 쌀 한 말 값은 되었다는 바나나는 쉽게 먹지 못하는 비싼 과일 중 하나였다.



Ⅳ 기차


혹시 알고 있는가?

호두, 호빵, 호박과 같이 '호'자 붙은 먹거리는 전부 이란, 이라크와 같은 중동 지방에서 실크로드를 타고 들어왔다는 것을.

개화기 때는 실크로드를 통해 곧장 들어오지 않고 미국, 유럽에서 배를 타고 들어왔다.

그래서 '양'자가 붙는 것이다. 한국 것에 '한'자가 붙는 한옥처럼.

기차는 인간이 만든 문명을 상징한다.

과거 기차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태우고 떠나는 수단이기도 했다.

대륙에 진출하려던 일본이 한국에 경인선 철도를 만들었었다.

미국이 이를 통해 들어오려고 하니 일본이 가만두지를 않았다.

거기다 만주까지 닿는 철도를 놓게 되었고 이후 러일전쟁, 청일전쟁이 연이어 발발했었다.

그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기차였다.

선생은 어느 누구에게는 지배의 힘이요, 어느 누구에게는 빼앗김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기차를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고 읊조렸다.


지금 여러분과의 작별을 앞둔 그 어린아이에게 그 기차는 어떤 의미를 가진 기차일까요? …… 미래에 올 새로운 생명들, 새로운 세계들에 비록 나는 존재하지 않을 테지만 몇 가지 나의 글, 나의 언어들이 내가 없는 세상에서도 그들의 마음속에서 씨앗이 되고, 불씨가 되고, 그리고 작은 터널 속 빛과 같은 것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나는 떠날 때의 모든 절망 소에서 남기고 가는 희망으로 오늘 이별을 얘기합니다.



Ⅴ 비행기


높이 날기 위해서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자기 엔진이 필요한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쓰는 것은 코로나 시대에 당연한 일이다. '나'가 아닌 '남'을 위한 것이다.

본인이 병에 걸리지 않는 것도 이유지만 남에게 병을 안 옮기기 위해 쓰는 것이 마스크이다.

이처럼 나눠야 할 경험의 가치, 이 모든 슬기를 합쳐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선생은 강조한다.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날아올라 앞으로도 이렇게 100년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잘 있으세요, 여러분 잘 있어요


내가 여러분들과 헤어지는 인사말 '잘 있어'라는 말, '잘 가'라고 하는 그 '잘'이라는 말. 영어로 웰 다잉, 웰 에이징 등 우리가 흔히 잘 쓰는 '웰'이라는 말, 그게 바로 잘 있어, 잘 가 할 때의 '잘'입니다.

그게 바로 어질 인이죠. 이게 있으면 잘 있고 잘 가게 되는 겁니다. 떠나도 그와 있었던 사람들을 생각할 것이고, 잘 있으면 떠나간 사람을 마치 곁에 있는 사람처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잘 있어, 잘 가입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코로나 위기를 겪은 사람들을 옛날식으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겁니다. 새 문명, 새로운 가치가 필요합니다. 또한 우리는 생명의 가치가 제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접속과 접촉이 함께 있어야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 오늘보다는 내일 늘어가는 것. 생식되는, 불어가는 생명체가 증식하는 세계가 바로 생명자본이요, 우리의 밑천이 되는 세계입니다.


이별이 끝이 아니고 잘 있어, 잘 가, 라는 말이 마지막 인사말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확신합니다.

서로 헤어지는 인사말 속에 잘 있어, 잘 가, 라고 서로 웃으면서, 그리고 잘 가기를 원하고 잘 있기를 원하는 서로의 공감 속에서 죽음도 생명도 그것을 이길 수 있는 영원한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헤어질 때와, 떠날 때의 인사말…

잘 있으세요. 여러분 잘 있어요.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으면 기차, 기차는 빨라…….

그 시작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구전으로 전해진 이 동요는 자연스럽게 입에 익혀져 있다.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이라고 지금은 이어지지만 옛날에는 빠르면 토끼였다고 한다.

원숭이부터 백두산까지 그 어떤 맥락없이 이어지는데, 이는 단순히 한 사람도 아니고 어른들도 아닌 어린아이들의 상상력에서 고르고 골라 전해진 노래이다.

선생의 말처럼 생각해보면 원숭이, 사과, 바나나, 기차, 비행기, 백두산에서 백두산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우리 것이 아니다.

원숭이부터 살펴보자.

외교사절단이 원숭이를 보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어 대중 앞에 원숭이를 선보인 게 1909년이다.

그렇다면 원숭이를 본 시기를 감안한다면 1909년 이후에 이 노래가 만들어진 것이다.

원숭이, 먹거리인 사과와 바나나 그리고 문명 단계의 마지막인 비행기까지, 전부 미국에서 들여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마지막 백두산은 어떻게 들어간 것일까?

100년 동안 외세와 외국 물품들을 마주하고선 우리는 끊임없이 이를 쫓아가지만 결국은 백두산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이어령 선생이 전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것이다.

다섯 가지 키워드를 통해 어린 시절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훗날 선생이 없는 지금부터 미래의 한국인들에게 과거의 경험과 꿈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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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유나이티드 - 음악도 인생도 뿌리에 물을 주어야 꽃이 핍니다 클래식 유나이티드 1
정경 지음 / 똑똑한형제들(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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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클래식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각 악기의 조화로움이 한데 어우러져 마음이 편해지면서 머릿속에서 한 편의 서사가 완성된다.

그것이 바로 클래식이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 피아니스트, 정석 그대로의 연주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우승 소식이 연일 뉴스에 나오게 되니 클래식에 대한 관심은 물론 우리나라의 위상 또한 한층 더 높아진 것 같아 절로 흐뭇했었다.

크게 조명되지 못했을 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계 전문가들은 지금도 유럽에서,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클래식 계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철학과 삶의 방향은 무엇일까?


저자, 정경은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예술 경영학 박사(Ph.D) 학위를 취득(The Fusion of Performing Arts and Its Impact on Cultural Code.2012), 이탈리아 ‘가에따노 도니젯띠’ 시립 음악원(Academia)에서 오페라, 뮤지컬, 연출가 과정의 Diploma를 받았다. 국내 및 국제 음악 콩쿨대회에서 10회 우승하였으며, 2010년 예술 신인상, 2016년 제3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내일의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경희대학교 오페라마 담당 교수를 역임. 현재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및 (사)오페라마 예술경영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클래식계의 이단아로 불려지고 있다. 기존의 클래식, 오페라, 성악가의 영역을 벗어나 파격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작품을 발표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작곡가 로시니의『La Danza』, 오스트리아 작곡가 슈베르트의 『Standchen』, 독일 작곡가 베토벤의 『Ich liebe dich』, 락 기타리스트 김세황과 함께 제작한 아다스 알도의 『그녀에게』는 클래식 최초의 오페라마 뮤직비디오로 평가받는다.




◈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 음악과 인생은 뿌리에 물을 주어야 꽃이 핍니다


정경 :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계보를 잇는 대한민국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경선 : …… 나이 든 연주자의 무대를 지켜보는 것만큼 감동적인 순간은 없습니다. 아직도 선생님이 연주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그 나이가 되어도 계속 연주를 해야겠다.', '쉬지 않고 가야겠다.'는 각오가 생겨요. 또 저의 스승이자 멘토이신 실비아 로젠버그 선생님도 연주를 멈추지 않으십니다. 진정한 예술가이신 그분을 스승으로 모시면서 아직도 많은 걸 배우게 됩니다.


정경 : 바이올린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이경선 : 바이올린은 악기의 왕이라고 불려요. 모든 악기가 다 할 수 없는 것들을 바이올린이 할 수 있는 게 있어요. …… 소프라노에서부터 베이스까지 저희는 다 소리 낼 수 있다는 것이죠. 그게 장점이에요.


정경 : 이경선에게 바이올린 연주란 무엇입니까?

이경선 : 배우가 연기를 하는 것과 흡사하지 않나 싶어요. 또는 미술가가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 작가가 소설을 쓰는 것. 이러한 모습들이 내가 소통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악기로 그 소통을 하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웬만한 연주는 모두 연주료가 없든 있든 YES를 하죠. …… 즉, 저에게 연주는 저의 실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며,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길입니다.


정경 : 바이올리니스트로 살아온 인생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이경선 : 바이올린은 고음 악기지만, 좋은 음악은 베이스음이 튼튼하지 않으면 감동이 전해지기 어려워요. 바이올린의 고음이 줄기라고 비유하면, 베이스음은 뿌리인 셈이죠. 즉, 뿌리가 튼튼하면 줄기를 통해서 아름다운 꽃이 피어납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제일 중요한 기본, 그리고 이 기본을 토대로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음악이 지닌 무한한 에너지, 그리고 밸런스를 가지고 우리의 인생도 스토리텔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경 : 이경선에게 열정과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이경선 : 성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라고 생각해요. 돌이켜보면 저에게 다가온 행운도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게 아니라 하루 종일 연습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로 악기 값을 충당하고 익숙지 않은 언어를 밤새워 공부하며 하루하루 쌓은 결과물인 것 같아요. 제가 확신하는 건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큰일도 잘할 수 있다는 거예요. 성실한 자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이 시대에도 변함없이 소중한 가치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사람인 것 같아요. 항상 겸손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 퍼커셔니스트 심선민 | 가슴을 움직이게 하는 연주자가 진정한 음악가입니다


정경 : 심선민의 연주는 타고 나신 건가요?

심선민 : 저의 재능은 타고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저의 부족한 점을 채워가면서 연구하고 있죠. …… 오케스트라 합주 때 심벌즈를 잘 치고 싶어서 하루에 500번 이상씩 매일 연습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 후 2001년, 독일에 유학 갔을 때 저의 연습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어요. 그때부터 저는 타악기를 처음 시작할 때 배우는 기초 테크닉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 그 급한 성격이 곡을 연주할 때 방해가 되어 스트레스가 되었죠. 그때 제가 선택했던 방법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천천히 건너기'입니다. 저는 신호등을 건널 때 노란불에 건너려 하는 버릇이 있었지만, 그 이후로 횡단보도의 녹색 신호등이 켜질 때까지 기다린 후에 천천히 건너는 습관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정경 : 심선민이 생각하는 타악기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심선민 : 무한대로 소리가 나올 수 있는 것이 타악기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악기는 악기의 소재, 두드리는 방식 등에 따라 수천 가지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에서는 리듬을 이끌어주어 곡의 절정을 이끌어내며, 마지막 정점에서 폭발적인 효과를 내줄 수 있는 유일한 악기이기 때문에 타악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타악기와 다른 악기와의 콜라보 공연은 아직 드뭅니다. 조금만 아이디어를 낸다면, 청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재미있는 클래식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경 : 30년 동안 타악기를 연주하셨습니다. 중간에 위기가 온 적이 있을까요?

심선민 : 당연히 있습니다. 그 강도의 깊이가 때로는 크게, 때로는 작게 자주 왔었어요. …… 저의 방황하는 모습을 지켜보시던 지도 교수님께서 어느 날 제 옆으로 오시더니 저의 손을 꼭 잡아 주시면서,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최고의 퍼커셔니스트야."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제가 하는 연주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으며 저만이 할 수 있고, 제가 가진 음악성과 음악을 표현하는 느낌은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으며, 선생님께서 여태껏 양성했던 제자 중에서 가장 전달력이 뛰어난 연주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저의 두려움과 회색 구름이 모두 걷히고 저의 마음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정경 : 대중음악에 비해 생소하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이 궁금합니다.

심선민 : …… 클래식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고전 낭만시대 등의 클래식 연주는 현재 대중음악을 연주하는 연주회에 비해 관람하는 청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연주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청중이 찾아와 주시며, 좋아해 주실것이라고 믿습니다.


정경 : 타악기 연주자로서 기억되고 싶은 모습이 있으신가요?

심선민 :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퍼커셔니스트의 모습은 단순히 퍼커셔니스트로 정의되는 것이 아닌 음악가라고 포괄적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연주를 할 때에는 그 음악 안에 인간미와 예술성이 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그 전에는 정확성이 뒷받침되어 있어야 하죠. …… 눈으로 보이는 것, 귀로 들리는 것도 있지만, 가슴을 움직이게 하는 것.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연주자가 진정한 음악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청중들이 함께 호흡하며 감동과 '희로애락'을 줄 수 있는, 또 "심선민과 함께 했던 시간이 의미 있었고 행복했다."라고 기억될 수 있는 그런 퍼커셔니스트로 남고 싶습니다.

클래식은 클래식에 머물러선 안 됩니다. …… 특히 다른 장르와의 크로스 오버를 넘어 현대 클래식 분야에 오르간만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 | 연주는 정점에 올랐을 때부터 진짜 시작됩니다


정경 : 동양인 최초 덴마크 칼 닐센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에서 입상을 하시며 목관악기의 역사를 쓰고 계십니다.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존재가 있으신가요?

조인혁 : ……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의 파스칼 모라게스 선생님입니다. 이 분은 현대음악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에 의해 18살에 파리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 주자로 발탁된 천재연주가입니다.


정경 : 클라리넷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조인혁 : 클라리넷의 매력은 악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음색입니다.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많이 닮았다고 이야기하죠. ……

또 다른 이 악기의 매력은 모던함입니다. 클라리넷은 다른 악기에 비해 역사적으로 길지 않아요. 예를 들어 바순, 오보에보다 훨씬 더 뒤쳐진 악기이죠. 고전시대부터 오케스트라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고, 낭만시대부터 주인공으로 나온 악기입니다.


정경 :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의 꿈은 무엇입니까?

조인혁 : 나이가 들어서 연주력이 자연스럽게 떨어졌을 때 그것을 잘 받아들이고 아름답게 무대에서 내려올 줄 아는 연주자가 되길 꿈꿉니다. 늙은 수석 연주자가 연주력이 떨어져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면서까지 정년을 지키는 모습이 아름답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단원으로 내려와 풍부한 경험으로서 젊은 수석을 서포트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름다워 보이더군요.




◈ 소프라노 박미자 | 진실되지 않은 사람은 결코 진실된 음악을 할 수 없습니다


정경 : 소프라노 '박미자'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환생이라고 불립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미자 : 화려한 콜로라투라부터 웅장한 드라마틱까지 거침없이 쏟아내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를 존경합니다. 그런데 '세기의 디바', '오페라의 여신'이라고 불렸던 마리아 칼라스도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주연 배우가 취소되어서 당시 무명이었던 마리아 칼라스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그 후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 것이죠. 공교롭게도 저에게도 유학시절에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주연 배우가 취소되어 대신 무대에 오를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마침내 그 기회는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죠.


정경 : 성악가가 천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박미자 : …… 노래 부르는 게 좋았어요. 그래서 유학을 갔고, 연습만 하며 앞만 보고 달려갔습니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놓고 돌아보니 지금까지 내 인생의 즐거움과 행복을 준 것은 오로지 성악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성악가로서 저의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무대에서 그동안 열심히 했던 걸 보여줬을 뿐인데, 그 이상으로 저를 좋아해 주시는 것을 보니 '아, 이게 내 천직인가 보다.' 하며, '행복하다.'고, '선택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경: 아름다운 음악가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박미자 : …… 무리한 욕심으로 인해 본인을 망치지 않고 남을 배려하는 착한 심성의 소유자가 아름다운 예술을 실연하는 음악가라고 생각합니다.


정경 : 클래식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박미자 : 우리나라에서는 극소수만이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갖고 연주장을 찾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계속 클래식은 철학을 이어가며 발전해야 합니다. 따라서 애호가가 많아지도록 훌륭한 음악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우리 성악가들의 임무이며, 시대에 발맞추어 클래식이 퇴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대중적인 음악들을 접목시키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경 : 성악가, 교육자 박미자의 꿈은 무엇인가요?

박미자 : …… 좋은 성악가를 많이 발굴해 내고 키워내서 한국 성악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세계 어디서든 꿈을 향하여 도전하는 그들을 응원하며 자기가 선택한 이 길이 행복한 인생이 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대한민국 클래식계의 각 전문가들이 모여 음악인으로서의 철학과 삶의 방향을 풀어놓은 인터뷰집이다.

지휘자부터 작곡가,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 피아니스트, 오르가니스트, 퍼커셔니스트, 트럼페터, 클라리네티스트, 플루티스트 그리고 바리톤, 소프라노까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이력이 너무 화려해 한참을 눈에서 떼지 못할 정도였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그때 그때 풀었어야 했는데 혼자서 감내하는 스타일인지라 몸이 아플 정도로 모른 척 했었다.

그 때부터 시끄러운 소음을 피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음악 스타일도 조용한 곡만 선호하게 되었다.

평소도 자주 듣긴 했지만 그 이후로 더 듣게 되다보니 플레이리스트에서 제일 많이 듣는 곡들은 대부분 클래식이다.

이렇듯 너무나 사랑하는 클래식이기에, 그 분야의 책을 꽤 많이 읽어봤지만 대한민국 클래식 계의 전문가들을 만나본 책은 처음인 것 같아 매우 새롭고 유익했다.

특히나 눈에 띄는 이름들이 많아 반가웠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듣고선 참 놀랐다.

어쩜 저렇게 정석 그대로의 연주를 할 수 있는지!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알 수 있었다.

피아노와 하나가 된다는 말이 이런 것이겠지?

조인혁 클라리네티스트는 세계 최고의 오페라극장으로 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에 동양인 최초로 클라리넷 수석주자로 발탁되었다는 소식으로 뉴스에 나온 적도 있었다.

무려 195 대 1의 경쟁을 뚫고 말이다.

새삼 느낀다. 우리나라에도 음악 분야의 영재들이 많다는 것을.


평생 한 분야만 파고 든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삶의 방향과 철학은 매우 본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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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8-17 2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클래식은 완전 모르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 클래식에 대한 시야가 넓어질거 같아요. 역시 특정분야에서 성공한 분들의 철학은 남다른거 같습니다 ~!!

하나의책장 2022-12-16 19:24   좋아요 1 | URL
관심있어서 읽기도 하지만 하나라도 더 배워보고 싶어서 읽고 있는 것 같아요ㅎㅎ
특정 분야에서 활약하신 분들 보면 존경스럽고 부러워요^^
 
이웃집 백만장자 (골드 리커버 에디션) - 푼돈이 모여 어마어마한 재산이 되는 생생한 비법
토머스 J. 스탠리.윌리엄 D. 댄코 지음, 홍정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하나, 책과 마주하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해도, 돈이 없으면 행복할 순 없다.

행복은 마음의 여유으로부터 나오는데, 이 때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금전적인 여유'인 것이다.

금전적인 여유 또한 부합해야 마음에서 여유로움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저자인 토마스 스탠리와 윌리엄 댄코 박사는 고소득, 고순재산을 보유한 다양한 사람들을 연구해왔는데 백만장자들 중에서 특히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조사하여 부의 축적 공식을 연구해왔다.

미국인이 썼기에 미국인의 기준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책이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백만장자'에 관한 핵심적인 팁이니 읽다보면 절로 공감하게 될 것이다.


저자, Thomas J. Stanley는 작가이자 강연자이고 연구원이었다. 스탠리 박사는 1973년 이후 줄 곧 부자들에 관해 연구해왔는데, 그의 연구 논문은 전국 대중매체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다.

그는 베스트셀러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Marketing to the Affluent)》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Best of Business’의 미국 10대 경영서적에 선정되었다.

조지아 주립대학에서 마케팅 교수로 재직할 때 우수 명예교수로 임명되었던 스탠리 박사는 출간 20주년을 맞이해, 백만장자들이 어떻게 부를 유지해오고 있는지 추적·조사하고 또 과거의 백만장자와 신흥 백만장자들의 부의 축적 공식을 비교·연구하여, 후속편인 《이웃집 백만장자 변하지 않는 부의 법칙》을 집필하던 중 2015년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저자, 윌리엄 D. 댄코는 뉴욕 주립대학 올바니 캠퍼스에서 마케팅을 강의했다.

학술지 《소비자 조사(Journal of Consumer Research)》, 《업계 조사(Journal of Business Research)》, 《광고 조사(Journal of Advertising Research)》와 미국 내 주요 대중매체에 글을 발표했다.

1973년부터 스탠리 박사를 도와 부자들에 관해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죽기 전까지 스탠리 박사와 함께 수많은 학술 연구 및 컨설팅 연구를 했다.




Ⅰ 이웃집 백만장자는 어떤 사람인가


'평범한 미국인'에게 있어서 부자의 정의는 무엇일까?

'평범한 미국인',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부자란 풍부한 물질을 소유한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저자인 토마스와 윌리엄은 부자를 다르게 정의내린다.

단순히 풍부한 물질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정의내리지 않는다.

사치스러움을 과시하는 사람들은 소득을 올려주는 자산부터 채권, 개인 사업, 천연가스 채굴권 등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반대로, 저자들이 말하고자 하는 부자들은 고도의 소비 성향 생활 방식보다 증식 자산을 소유하는 데서 더 큰 기쁨을 얻는 사람들인 것이다.

부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순재산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다.

(책에서는) 현재의 자산 가치에서 부채를 빼 100만 달러 이상의 순재산을 가졌다면 부자로 정의한다.

혹은 순재산에 대한 기대치에 근거하여 확인하는 것도 부자인지 아닌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고소득, 고순재산을 보유한 다양한 사람들을 연구해온 저자들이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부자 방정식 몇 가지를 개발해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당신의 나이에 상속 재산을 제외한 모든 수입원에서 나오는 세전 연간 실현 소득을 곱한다. 그 결과를 10으로 나눈다.

모은 상속 재산을 제외한 이 수치가 당신의 순재산 기대치이다.

자산 축적 정도가 상위 25% 이내라면 엄청난 부를 축적한 사람 Prodigious Accumulator of Wealth 이고 하위 25%에 포함된다면 기대 이하의 부를 축적한 사람 Under Accumulator of Wealth 인 것이다.

PAW인가? UAW인가? 아니면 평균 정도의 부를 축적한 사람 AAW, Average Accumulator of Wealth 인가?


가장 높은 백만장자 집중률을 자랑하는 종족은 과연 누구일까?

러시아계가 그 첫번째이며 뒤이어 스코틀랜드계, 헝가리계 순이다.

미국 전체 인구 가운데 러시아계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1.1%라는데 이들 중 백만장자 비율이 6.4%나 된다면 100가구 중 약 22가구가 100만 달러 이상의 순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코틀랜드계는 미국 전체 가구 중 1.7%에 불과하지만 백만장자 전체 가구 중에서는 9.3%나 된다. 이는 미국 전체 가구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1.7%에 비해 5배가 넘는 수치이다.

특이하다면 소득에 비해 순재산이 많은 백만장자의 비율이 매우 높다.

어떻게 다른 집단보다 적은 고소득자 비율에 비해 높은 백만장자 비율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일까?

스코틀랜드계 사람들은 대체로 검소하다. 가계 수입을 고려할 때, 이에 맞지 않는 소비는 절대 하지 않고 근검 절약하는 환경을 스스로 정하여 그 범위 내에서만 생활한다.

스코틀랜드계의 자손들은 청소년기부터 정서적, 경제적 독립을 하기 때문에 부모의 재산을 낭비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랜 과거로부터 내려온 가치관이 자손들에게 대대로 올바르게 전해진 결과물이었다.

이 가치관들이 특히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Ⅱ 절약, 절약, 또 절약


부자를 묘사하는 단어 세 개는 어떤 것들일까?

절약, 절약, 또 절약!


재산을 모으는 초석은 다름아닌 절약이다.

과소비 생활을 하면서도 백만장자가 될 수 있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

복권에 당첨되거나 퀴즈쇼에서 우승한 상금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부자가 될 확률은 매우 낮다.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은 대부분 검소하고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매일같이 화려한 생활을 보내진 않는다.

백만장자들은 예산을 세우고 지출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부자가 되었으며 똑같은 방법으로 재산을 유지한다.




Ⅲ 돈이 되는 분야를 찾아라


부자들이 근검절약 정신을 가져도 돈을 안 쓰는 것도 아니다.

부유층 사람들은 대부분이 자영업을 하거나 사업가, 관리자들이기 때문에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며 특히 그들은 자녀와 손자를 위한 상품과 서비스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부유층 자녀들 또한 꽤 많은 돈을 소비하고 있다.

혹시 들어보았는가?

부자들을 상대로 일하면 대개 본인도 부자가 된다는 사실을!


미국의 경우, 앞으로 10년 동안 어느 때보다 많은 부가 생성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니 유심히 볼 필요도 있다.

앞서 많은 부가 생성될 것이라 예측했는데 즉, 앞으로 20년간 부유층과 그 상속인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 변호사 중에서도 상속 전문 변호사, 세무 전문 변호사, 이민 전문 변호사가 있으며 의료 전문가와 치과의사, 자산 청산 관재인과 자산 감정인, 교육 기관과 교육 전문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기에, 사업 환경도 변할 수밖에 없다.

즉, 예측 가능한 것은 변화뿐이다.

대부분 성공한 사업가들에게 사업의 이유를 물으면 '자유'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자영업의 경우, 자신이 사장이기에 남에게 고용되는 것보다 덜 위험하다고도 말한다.

그렇다고 실제 통계를 보면 모두가 사업이나 자영업에 뛰어들지 않는다.

야망은 물론 용기도 있어야 하지만 일을 추진하기에 앞서 두려움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매일 위험에 맞서 자신의 용기를 시험해 온 기업가들이 두려움을 덜 느낀다는 결과가 있다.

즉, 기업가들은 위험에 맞서는 과정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언급했듯이 미국인 기준으로 작성된 책이라 예시들을 보면 조금은 동떨어지게 느낄 수 있는 독자들도 있을 것 같다.

허나 이 책에서 확인해볼 수 있는 팁들이 많다.

저자들은 재산을 물려받거나 로또와 같은 행운을 거머쥔 백만장자들이 아닌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을 두고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자수성가한 백만장자들 중에서도 저마다 주어진 상황이나 환경이 다르니 부를 이룬 방법이 상이할 터인데 이들의 공통 분모는 분명히 존재했다는 것이다.


백만장자들은 7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소비는 적게, 나머지는 모두 투자하는 습관을 갖고 있으며 시간, 돈,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분한다.

사회적 지위보다 경제적 독립을 중요시하며 부모의 도움 없이 부를 축적, 이를 자녀 교육에도 적용하고 가족들에게 경제적 자립을 유도한다.

또한, 새로운 시장 기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자영업이나 전문직에 종사한다.


효율성은 재산을 모으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부자들은 재산을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효율적으로 분배한다.

중요한 것은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절제와 희생, 근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해도 돈이 없으면 행복할 순 없다.

백만장자가 되지 않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만큼의 부는 쥐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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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들리와 그레이스
수잔 레드펀 지음, 이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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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프랭크의 아내, 하들리.

프랭크의 비서, 그레이스.

그들에게는 전혀 접점이 없었다, 프랭크의 사무실로 향하기 전까지만 해도.

각자의 이유로 프랭크의 사무실에서 있던 200만 달러를 훔쳐 절반으로 나누고 헤어지려 했다.

그러나 200만 달러는 프랭크가 마약을 팔았던 자금이었고 이를 FBI가 쫓고 있었다.

결국 FBI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하들리와 그레이스, 그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저자, 수잔 레드펀은 동부 해안에서 태어나고 자라 15세 때 캘리포니아로 이주했고, 캘리포니아 주립 공과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현재 레스토랑을 소유하고 있는 남편과 라구나 비치에 살고 있고, 작가일 뿐만 아니라 주거 및 상업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 가정 폭력을 일삼는 남편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떠난 여성의 놀라운 사랑과 아이들에 대한 헌신을 다룬 《허시 리틀 베이비(Hush Little Baby)》로 데뷔해 크게 주목받았고, 2016년 어린 시절의 소중함과 엄마가 어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는 위험한 선택을 다룬 소설 《평범하지 않은 삶(No Ordinary Life)》, 2020년 치명적인 자동차 사고 이후 불가능해 보이지만 계속되는 삶의 이야기를 그린 《한순간에(In an Instant)》, 2022년 인내, 생존, 우정을 다룬 《모멘트 인 타임(Moment in Time)》을 발표해 찬사를 받았다. 전 세계 13개국에서 그녀의 소설이 출간되었다.




하들리


하들리에게는 남편 프랭크, 딸 매티 그리고 여동생의 자식이지만 제 자식처럼 키우고 있는 스키퍼가 있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할 것 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지만 하들리에게 있어서 남편 프랭크는 치워버리고 싶은 정도였다.

프랭크는 언제나 빨랐다.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인지 곧장 답하였고 설사 하들리가 답장이 느리면 휴대폰의 진동이 멈추지 않을 정도였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언제나 그녀가 멋지게 차려입고 자신을 맞이해주길 바랐다.

딱 그뿐이었으면 버틸만했겠지만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성격이라 혹여나 매티가 잘못을 저지르면 하들리를 성적으로 학대할 정도였다.


벗어나고 싶다. 벗어나야만 한다.

한 달 전, 여동생 바네사가 하들리에게 결혼 소식을 알리며 스키퍼를 데려가 키우겠다고 말하였었다.

그래! 벗어나자! 스키퍼를 데려다주면서 도망치자!

딸 매티를 데리고 프랭크에게서 벗어나려면 돈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프랭크의 금고를 털기 위해 하들리는 프랭크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레이스


그레이스는 프랭크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다.

돈이 여러모로 필요했던 그레이스는 착수한 지 석 달 만에 악착같이 주차장 재임대하는 계약을 성사시키게 된다.

프랭크가 협상에 성공하면 수입의 10퍼센트를 떼어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수입에 영향을 줄 만한 계약이었다.

지미의 도박 빚을 갚을 수도 있고 자동차 타이어를 새것으로 교체할 수도 있고 생후 4개월 된 마일스를 주간 보호 시설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프랭크는 보기 좋게 계약서를 반으로 접더니 이내 갈기갈기 찢어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렸다.

대놓고 협박하며 약속을 엎어버린 프랭크에게 한 마디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레이스는 결국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레이스는 생전에 할머니가 해준 말을 떠올렸다.

"사람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 오직 바보들만 변할 거라고 기대하지."


아무리 발버둥쳐도 밑바닥같은 삶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직접 나서야만 했다.

은행 잔고는 한 푼도 남지 않은 상태이고 분명 화요일이 되면 해고될 판이었다.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

"믿을 사람은 오직 너 자신뿐이야."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뿐이었다.

프랭크의 금고를 털기 위해 그레이스는 프랭크의 사무실로 향했다.



금고 안, 200만 달러


금고로 향한 하들리.

하들리는 프랭크의 비상열쇠를 이용해 사무실로 조용히 들어갔다.


금고로 향한 그레이스.

그레이스는 주위를 살피며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레이스?"

"토렐리 부인?"

두 사람은 서로 상대방을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프랭크의 돈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서로 알게 된 둘은 나누어야 할 돈의 비율을 따지며 실랑이를 벌였다.

금고 속 두툼한 돈다발 위에 올려진 총구까지 겨누며.


구두를 신고왔던 하들리는 결국 발목을 살짝 삐게 되었고 그레이스의 부축을 받아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레이스가 하들리를 화장실 바닥에 버려두고 돈다발만 챙겼다면 그걸로 끝이었겠지만 괜스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그레이스는 주차해둔 혼다로 다가가 잠든 마일스를 안고 하들리의 SUV로 향했다.

엘 토로에 있는 한 호텔의 이름을 대자 그레이스는 일단 SUV 시동을 걸었다.

집을 나오려고 했다, 그것이 남편의 금고에서 돈을 훔치려는 이유였다라고 그레이스에게 말하자 그레이스는 돈은 안 줄 거라며 딱 잘라 답했다.

울화통이 터지는 하들리에게 그레이스는 드라이브스루에 들려 인앤아웃 버거를 샀다.

그렇게 가던 중 갑자기 차를 멈춰 세운 그레이스가 입을 열었다.

"나눠요."

"……"

"50대 50이었잖아요. 그러니까 당신이 절반을 가져가요."

"갑자기 왜 마음이 바뀌었죠?"

"카르마."

"……"

"난 솔직히 카르마를 믿어요. 내가 멍청한 짓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에게 절반을 넘겨주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당신 몫을 가져가요."


호텔로 들어와 프랭크의 금고에서 가져온 돈은 무려 200만 달러였다.

밉상이긴 해도 그레이스 뺨에 입이라도 맞추고 싶을 정도로 하들리는 노래를 부르고 싶을 정도였다.

이렇게 많은 돈은 도대체 어디서 난 것일까?



FBI 요원


퉁퉁 붓고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발목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자 그레이스는 하들리를 병원에 데려다주었다.

그런데 누군가 쫓아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FBI 요원이었다.

설마? 프랭크의 돈이 쫓기는 돈이었던거야?

그레이스와 마일스, 하들리와 매티, 스키퍼는 그렇게 열심히 내달렸다.

그레이스가 쓰레기통에 휴대폰을 버리자 하들리도 따라했고 눈치 빠른 매티도 휴대폰을 던지며 달렸다.

일단 몸을 숨기는데 성공했다. 지금부터 각자 헤어지자고 말을 꺼내자 감수성많은 하들리의 눈물에 그레이스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 FBI 요원들을 따돌리고 여기서 빠져나갈 때까지 같이 가요. 하지만 그다음엔 각자 서로의 길을 가는 거예요."


어처구니가 없었다.

여자 둘이 감시 카메라 천 대가 설치되어 있는 병원에서 요원들을 따돌리고 무사히 나갔다는 점이.

더군다나 두 여자 가운데 한 명은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고 있고 어린애 둘과 갓난아기까지 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하들리와 그레이스는 전혀 접점이 없는 인물이었다.

하들리의 여동생은 신혼여행 중이라 전화를 받지 않았고 그레이스의 남편은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굉장히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 어떤 가설을 세워도 지금까지 두 여자가 계속 붙어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CCTV를 살펴보니, 분명 병원 주차장에서 하들리와 그녀의 아이들이 달려가는 그레이스를 향해 뒤쫓아 갔다.

그레이스는 분명 그들과 얽히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한데 왜 함께 있는 것일까?



그리고 ……


금고에서 200만 달러를 챙겨 각자의 몫으로 100만 달러를 챙길 수 있었지만 200만 달러는 프랭크가 마약을 판매해 모아놓은 돈이었다.

FBI가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두었던 범죄 증거물이었기에 이제는 하들리와 그레이스가 FBI에게 쫓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함께했지만 결국은 긴 여정을 함께 한 두 여성은 위기의 순간마다 한껏 지혜를 발휘해 헤쳐나간다.

돈을 나눌 때까지만 해도 빠르게 끊어내고 싶은 사이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이란 매개체를 통해 유대감이 형성되며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 사이로 발전한다.

과연 하들리와 그레이스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비 오는 날, 엄마가 잠시 볼일보고 오실 동안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 라떼 한 잔을 시켜놓고선 못 다 읽었던 책을 펼쳐들었다.

40분이 흐르고 엄마가 카페로 오셨던 그 때, 마지막 장을 덮었다.

질척거림없이 빠르게 읽어내릴 수 있다는 것은 갈수록 몰입도 놓고 재미있는 소설임을 뜻한다.

『하들리와 그레이스』가 그랬다.

『하들리와 그레이스』는 고전 영화 「델마와 루이스」에서 영감받아 쓴 작품으로 변화된 나를 비롯하여 아이들, 가족, 사랑의 의미까지 느껴볼 수 있다.


성격이나 행동 자체가 정반대인 하들리와 그레이스이기에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 더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알았을까. 오렌지카운티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돈만 나누고 헤어질 계획이었는데 이렇게 솔트레이크 시티 외곽에 있는 바비큐 레스토랑에서 다같이 밥을 먹고 있을 줄은.

일주일만의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하들리와 그레이스. 그들이 이렇게 치열하도록 협심한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아이들때문이었다.


금고를 털고난 직후 그리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하들리와 그레이스의 변화된 심리 그리고 매티, 스키퍼와 마일스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살펴보며 읽는다면 더 재미있게 흐름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FBI 요원과 하들리의 관계 또한 주목하여 읽는다면 끝까지 읽기도 전에 어떤 결말로 향할 지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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