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꽃 - 강병인 글씨로 보는 나태주 대표 시선집 강병인 쓰다 3
나태주.강병인 지음 / 파람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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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꽃

저자 나태주, 강병인

파람북

2024-08-19

시 > 한국시





줄기차게 바빴던 추석 연휴를 보내고 나니 잠시나마 보류했었던 필사책 고르기를 드디어 마쳤습니다.

이번 달에는 자기계발서를 필사하려다 가볍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커 시집으로 고르게 되었습니다.

바로 제가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분인 나태주 시인의 『서로가 꽃』입니다.

신간알리미를 신청해놔서 나태주 시인의 신간 소식을 곧장 접하고 있는데 비슷한 느낌으로 출간되는 책들이 많아 쏙쏙 골라서 구매하고 있는데 이번 책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서로가 꽃』은 대중적 캘리그래피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는 영묵 강병인의 작품이기도 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41편의 시들을 아름답게 담아주었지요.










41편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들을 추려보았습니다.

강병인 선생님처럼 예쁘게 글 쓰는 솜씨는 없지만 필사하며 완독한 덕분에 매일매일 올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를 무척이나 아껴주셨던 문학선생님이 계셨는데 매달이면 시 한편을 보내주시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묻곤 하죠.

"신기해요. 선생님은 어쩜 이렇게 주옥같은 시들을 알고 계시는거죠?"

선생님은 감정이 동요할 때면 시집을 꺼내라고 조언해주셨던 분 중 한 분입니다.

제가 지인들에게 책선물을 자주 하는 편인데, 특히나 선생님에게 선물할 때면 가장 많이 고민하곤 합니다.

문학 선생님인만큼 많은 책을 읽고 계시니 중복되지 않게 그리고 선생님 마음에 쏙 들어야 하니깐요.

하루만에 곧장 사진 못하고 며칠을 고민하긴 하지만 고민하는 내내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이번에는 어떤 책으로 선생님을 기쁘게 해드릴까?'하며 말이죠.


시는 우리의 감정을 자극시켜 줍니다.

시 한 편에 감정의 파노라마를 고스란히 담아냈기에 시를 읽다보면 나 자신에 대해 깨우침을 얻기도 하죠.

감정이 동요할 때면 시집을 꺼내라는 선생님의 말도 다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서로가 꽃』은 [강병인 쓰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입니다.

마음을 울리는 나태주 시인의 시들이 그의 붓 끝을 통해 아름답게 담겨졌으니 꼭 읽어보세요.

필사책으로도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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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화이트 에디션) - 피보다 진하게 살아라
세이노(SayNo) 지음 / 데이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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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화이트 에디션)

저자 세이노(SayNo)

데이원

2023-03-02

자기계발 > 성공 > 성공학





세이노? Say No?


​지금은 천억 원대의 자산가지만, 그는 타고난 부자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가 전 재산을 사기로 모두 날린 후 사망하면서 친부모를 모두 여의고 고교시절부터 생활고에 시달렸던 그였습니다.

결혼 후 십여 년 이상 쉬는 날 없이 일하고 공부하며 자산을 모았습니다.

또한 학연·혈연·지연·정치적 배경 없이 그 자산을 외환투자·부동산경매·주식 등으로 증대시켰습니다.

자수성가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세이노는 과연 누구일까요?


천억 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세이노는 그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는데 지난 해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처음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물론 얼굴은 공개하지 않았고 마스크를 쓴 채 코 밑 부분만 출연하였는데, 이에 대해 세이노는 프라이버시 침해를 큰 이유로 들며 앞으로도 쭉 자신을 감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노라는 이름이 탄생한 계기는 이렇습니다.

이십 여년 전, 동아일보사에서 그에게 칼럼 연재 제안이 들어와 필명을 요청하게 되었는데, 5분도 안 되서 그의 필명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참고로, 세이노는 알고 있는 것들에 No를 외치고 제대로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부자가 되려면 미래 방정식에 지금의 처지를 대입하면 절대, 절대, 절대, 절대 안 된다. 결코 그런 짓을 하지 말라.

절대로 '내가 이걸 배워서 어디다 써먹겠어? 내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어?'하는 따위의 생각은 추호도 갖지 말라. 그것 역시 미래 방정식에 현재의 시간을 대입시키는 어리석은 짓이며, 패자들이 즐겨 사용하였던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단, 조건이 있다. 뭘 배우든지 간에, 뭘 하든지 간에, 미친 듯이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제대로 하여라. 그렇게 할 때에야 비로소 미래는 그 암흑의 빗장을 서서히 열어 주기 시작할 것이며 조만간 그 빗장 너머에서 비치는 강렬한 태양빛 아래에서 당신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이제 무슨 일을 하건 당신의 기준을 바꾸어라. 당신이 정한 기준으로는 절대로 부자가 되지 못한다. 부자들은 세상이 원하는 기준으로 일을 하여 온 사람들이다. 세상이 원하는 기준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높고 넓고 깊다. 세상의 기준에 맞춰 일하라. 그래야 부자가 된다.



저자는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 삶이 그대를 속인다면 분노하라 하였고 천재 앞에서 주눅 들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또한, 실패하면 제로 점으로 내려가라 하였고 미래를 미리 계산하지 말라고도 덧붙입니다.


이렇듯 책에서는 학력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은 물론 일과 관련하여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심도있게 다뤄주고 있으며 좋은 의사, 변호사를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 법은 어느 선까지 지켜야 하는지, 협상 능력은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 등 살아가면서 필요한 실질적인 조언까지 담아내었습니다.

여담으로, ​인생 선배로서 부와 성공에 대한 지혜를 순수하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진심이기에 세이노는 인세 또한 안 받는다고 합니다.




인생은 자전거와 같다. 뒷바퀴를 돌리는 것은 당신의 발이지만 앞바퀴를 돌려 방향을 잡는 것은 당신의 손이며 눈이고 의지이며 정신이다. 당신의 발이 ‘생활’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을 움직여는 주지만 정작 당신의 손은 호주머니 속에 깊이 박혀 있는지도 모른다. 정작 당신의 눈은 당신 앞에 놓인 길을 바라보지 않고 옆에서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오토바이들과 스포츠카만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볼지도 모른다. 때문에 비록 열심히 페달을 밟고는 있지만 당신이 탄 자전거는 제자리를 맴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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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10-01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이노의 가르침, 저자가 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었네요. 책은 읽었는데, 방송은 보지 못했어요.
이전에 동아일보 칼럼 연재가 아니었다면 아마 알려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읽었습니다. 하나의책장님,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서로가 꽃

우리는 서로가

꽃이고 기도다

나 없을 때 너

보고 싶었지?

생각 많이 났지?

나 아플 때 너

걱정됐지?

기도하고 싶었지?

그건 나도 그래

우리는 서로가

기도이고 꽃이다





제비꽃


그대 떠난 자리에

나 혼자 남아

쓸쓸한 날

제비꽃이 피었습니다

다른 날보다 더 예쁘게

피었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서툴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어제 보고 오늘 보아도

서툴고 새로운 너의 얼굴

낯설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금방 듣고 또 들어도

낯설고 새로운 너의 목소리

어디서 이 사람을 보았던가……

이 목소리 들었던가……

서툰 것만이 사랑이다

낯선 것만이 사랑이다

오늘도 너는 내 앞에서

다시 한번 태어나고

오늘도 나는 네 앞에서

다시 한번 죽는다.





첫눈 같은

멀리서 머뭇거리만 한다

기다려도 쉽게 오지 않는다

와서는 잠시 있다가 또

훌쩍 떠난다

가슴에 남는 것은 오로지

서늘한 후회 한 조각!

그래도 나는 네가 좋다.





그리움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행복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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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 - 공생하고 공격하며 공진화해 온 인류와 미생물의 미래 묻고 답하다 6
고관수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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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

저자 고관수

지상의책(갈매나무)

2024-09-13

과학 > 생명과학 > 생명과학 > 생물학

과학 > 기초과학 / 교양과학





인간의 탄생 이전부터 존재했고 인간의 멸종 이후에도 살아남을 것만 같은 유일한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요?

지구에 최초로 나타난 생명체는 다름아닌 미생물입니다.

이미 인류 등장 전부터 존재했을 미생물은 갓 400년이 되어서야 현미경을 통해 그 존재를 알리게 됩니다.

자세히 알지 못했을 뿐, 미생물은 그 영향력이 매우 지대하죠.

『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는 인류 진화에 함께 했던 미생물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세균이 무너뜨렸던 최초의 민주주의, 면역 전쟁이라 불리웠던 콜럼버스의 교환, 산업혁명과 제1차 세계대전을 휩쓸었던 팬데믹, 포스트 항생제 시대에서 공존해야 하는 미생물의 이야기 등 과거부터 현재의 역사를 돌이켜보며 추가로 미생물을 통해 보는 인간의 미래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 인류의 진화에는 미생물이 있었다?



포도주는 몹시 지혜로운 사람에게도 마구 노래하라고, 실없이 웃으라고 부추기고, 춤을 추라며 일으켜 세우기도 하잖아요. 심지어 하지 않아야 더 좋았을 말을 내뱉게도 합니다.

_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성경에선 태초에는 빛이 있다고 하였지만 지구의 태초에는 미생물이 있었습니다.

즉, 인류가 등장하기 전부터 지구는 수십 억 년 동안 미생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생명에 꼭 필요한 먹거리 또한 미생물에 의존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빵과 술, 모두 미생물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리스인부터 로마인까지, 고대 서구세계 주역들은 포도주를 즐겨 마셨습니다. 

그리스인들은 포도주를 물로 희석해 마셨는데 포도주 대신 맥주를 마셨던 북쪽 민족인 바르바로이를 야만인이라 칭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문명인이라 칭했던 그들이 마셨던 포도주나 북쪽 민족이 마셨던 맥주 모두 미생물인 효모의 작품입니다.


효모란, 세포내에 핵이 있고 막 구조로 된 세포내 소기관을 갖고 있는 진행생물입니다.

곰팡이나 버섯과 같은 균류로 묶이죠.

참고로 균류는 동물이나 식물과 같은 급의 계 수준의 커다란 분류군으로, 이른바 진핵미생물이라 불리는 존재입니다.

여기에 속하는 효모라는 미생물이 인간의 삶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 전쟁보다 사람을 많이 죽인 바이러스는?



역병에 걸렸다는 느낌은 무덤 저편에서 건너온 듯 그 무엇으로도 완화되지 않는 오한, 늪에 빠지는 듯한 열병, 몽둥이질을 당한 듯한 두통, 눈과 목이 타는 듯한 열기, 바로 눈앞에 사신이 찾아온 듯 끔찍한 섬망으로 시작되었다. 감염자의 살갗은 청보라 빛을 띠며 점차 시커메지고 손발은 검은색으로 변했고, 숨을 못 쉴 정도로 기침이 터져 나오고 폐가 부글거리는 피거품으로 가득 찬 채 고통으로 신음하다가 결국 숨이 막혔다. 제아무리 운 좋은 사람도 몇 시간 안 걸려 목숨을 잃었다.

_이사벨 아옌데, 《비올레타》


이 시기의 독감 이야기는 대체로 미국과 유럽에서 군대가 겪은 일을 따라가면 된다.

_196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한 면역학자, 맥팔레인 버넷



20세기, 인류는 두 차례의 커다란 전쟁을 치르게 됩니다.

여러 대륙에 걸쳐 벌어진 전투는 단순히 군인들만의 전쟁이 아닌 국가 총력전의 양상을 띠었죠.

1914년 6월,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가 피살당하게 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쟁이 촉발되었지요.

다만, 국가 사이에 맺어진 상호조약들로 인해 전쟁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총성 한 발에 제1차 세계대전의 서막이 오르게 되죠.

세르비아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국지전으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독일을, 독일이 오스만 제국을, 세르비아가 러시아를, 러시아가 프랑스를, 프랑스가 영국을 끌고 오면서 국가 간의 총력전으로 확산되고 맙니다.

제1차 세계대전은 기관총, 참호 그리고 철조망을 상징합니다.

참호를 파고 철조망을 펼친 전선은 움직이지 않았고 기관총은 많은 이들을 살상했죠.

이렇듯 비위생적인 참호는 자연스레 병원균들을 배양했고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해도 병사들의 팔다리를 썩게 했고 결국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당시 윌슨 대통령은 중립은 선언하였는데, 영국 중심의 협상국과 독일 주축의 동맹국 모두 미국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애를 쓰게 되죠.

결국 미국은 협상국의 편에 서게 되는데, 치머만 전보가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미국이 참전을 결정한 후, 시골 출신 청년들이 군사 훈련을 위해 캠프에 모이게 됩니다.

이때 문제가 생기게 되죠. 바로 독감이 발생한 것입니다.

식사 당번이던 앨버트 기첼이 열, 두통, 목구멍 통증으로 의무실을 찾게 되었는데 이날 오전에만 100명의 환자가 같은 병명으로 의무실을 찾았다고 합니다.

이것이 전 세게를 감염시킬 독감의 시작을 알린 신호였습니다.

신병훈련소에서 시작된 독감은 이내 미국 동부 해안과 프랑스 항구도시로 퍼졌으며 4월 중순 무렵에는 서부 전선의 참호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이후 프랑스 전역은 물론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으로까지 번져 스페인 국왕이 쓰러지게 됩니다.

스페인 독감이 전 세계를 공황에 빠뜨릴 만큼 큰 피해를 남긴 것은 아니지만 군대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미국이 참전하기 앞서, 독일군은 총공세를 펼치려 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되는데, 이유는 바로 싸울 병사가 없었던 것입니다.





공생하고 공격하며 공진화해 온 인류와 미생물의 역사에 대해 알아가니 생물학과 한층 더 가까워진 기분입니다.

효모를 시작으로 미생물 역사의 흐름을 연대순으로 구성시켜 차근차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인류와 전쟁중인 세균을 역설적으로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려는 여러 노력들을 살펴보니 인류의 과학이 얼마나 발달되어 왔는지 다시금 일깨워주는 듯 했습니다.


뼛속부터 문과체질이지만 책을 통해 접하는 생물학은 참 재미있게 읽혀져 미생물과 관련된 책을 이미 여러 권 읽었었습니다.

이 책은 특히 과학과 역사가 접목된 이야기라 과학이 멀게 느껴지는 독자들도 분명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갑작스런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패닉에 빠져 모든 것이 올스톱되었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백신 개발로 인해 지금은 예전의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박멸했다고 믿겠지만 예전에 성행했던 바이러스들이 언제 다시 부활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해 어떤 세균이 증식될지도 모르고요.

현대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밝혀지는 미생물의 세계!

미생물학은 생명, 면역, 건강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알아두면 좋은 상식과도 같아 한번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습니다.




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186427810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77033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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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미생물이 답하다

저자 고관수

지상의책(갈매나무)

2024-09-13

과학 > 생명과학 > 생명과학 > 생물학

과학 > 기초과학 / 교양과학





포도주는 몹시 지혜로운 사람에게도 마구 노래하라고, 실없이 웃으라고 부추기고, 춤을 추라며 일으켜 세우기도 하잖아요. 심지어 하지 않아야 더 좋았을 말을 내뱉게도 합니다.

_호메로스, 《오뒷세이아》



자연 상태에서 효모는 당분이 풍부한 과일의 표면에 산다. 포도의 표면을 하얗게 덮고 살아갈 정도로 포도 껍질을 좋아한다. 포도 껍질에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포도당이 넘쳐나기에 여기에 사는 효모는 대사과정이 복잡하고 많은 효소가 필요한 호흡 대신 빨리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발효를 선택한다. 굳이 에너지 효율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효모는 살아가는 데 가장 적절한 방식을 택했고, 인간은(또는 그 맛을 아는 다른 생물은) 효보가 전혀 의도치 않게 내놓는 부산물을 즐기는 셈이다.

_「인류의 진화에는 미생물이 있었다?」



그리고 이 밖에도 여러 가지로 사람의 지혜가 미치는 한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신의 가호를 얻으려고 신전에서 조력을 구하거나 예언이나 그와 유사한 것에 의지해도 전혀 영향이 나타나지 않아, 종당에는 병에 쓰러진 자들도 이것을 믿지 않게 되었다.

_투퀴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장내에 침입한 살모넬라균은 장내의 황화합물을 산화시켜 테트라티오네이트(tetrathionate)라는 호흡 전자수용체(electron acceptor)를 합성한다. 이 방법으로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도 발효가 아니라 효율이 좋은 세포 호흡으로 생장한다. 그런데 살모넬라가 이용하는 황화합물인 테트라티오네이트는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를 물리치기 위한 인체 면역반응의 부산물이다. 그러니까 살모넬라균은 우리 면역체계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다른 미생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장내에서 폭발적으로 숫자를 늘려간다.

_「최초의 민주주의를 세균이 무너뜨렸다고?」



"널 보러 왔어, 헬렌. 네가 매우 아프다는 소리를 들었다. 너하고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는 잠을 잘 수가 없었어."

"그럼 나한테 작별 인사를 하러 온 거구나. 아마도 제시간에 딱 맞춰 온 것 같아."

"어디 가는 거야, 헬렌? 집에 가는 거야?"

"응. 오래 지낼 집, 내 마지막 집으로."

"안 돼. 안 돼, 헬렌!" 나는 슬퍼서 말을 멈췄다. 내가 눈물을 삼키려고 애쓰는 동안 헬렌에게 기침 발작이 일어났다.

_샬럿 브론테, 《제인 에어》



결핵균은 현생 인류의 출현과 함께했으며, 함께 이동해왔다. 물론 오랫동안 인류를 괴롭혀왔다. 하지만 산업화 이전에는 어느 지역에서도 대규모로 발생했다는 증거가 없다. 결핵균은 산업혁명의 세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격한 도시로의 인구 집중, 열악한 노동 환경, 빈약한 위생 시설로 말미암아 인간 스스로 불러온 파괴적인 병원균이다. 결핵균이 인간의 역사를 바꾸었다기보다는 인간이 역사에서 가장 급격하고도 본질적인 변화의 시기 결핵균을 불러냈다.

_「사람마다 시대마다, 결핵은 왜 잠복기가 다를까?」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가는 편지는

사나흘은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우체통을 굳이 빨간색으로 칠한 까닭도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_이문재, <푸른 곰팡이>, 《산책시편》



이제 다시 미래가 바뀔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다가오고 있다. 항생제 내성으로 기존의 항생제가 쓸모없어지는(이미 쓸모없어진 경우도 없지 않다) 상황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메커니즘을 갖는 항생제 개발의 어려움, 비용과 수익성의 문제, 임상시험의 복잡성, 내성 문제 등으로 많은 제약회사가 항생제 개발에서 발을 빼는 실정이다. 어쩌면 우리는 흔한 세균 감염에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포스트 항생제 시대(Post-antibiotic era)’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_「포스트 항생제 시대, 미생물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미생물은 지구에 최초로 나타난 생명체이면서, 외치가 그랬듯 인류가 존재하는 순간부터 함께해왔다.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지식이 쌓여가면서 단순히 함께해온 정도가 아니라, 인간의 건강은 물론 정신세계에까지 몸속 미생물의 영향이 뻗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생물은 부단히 인간을 바꿔왔다. 어쩌면 인간은 미생물에 종속된 존재가 아닐까?

_「미생물 생태계를 보면 인간 특성이 보인다?」



과거 우리는 세균을 비롯한 미생물을 질병을 일으키는 못된 녀석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해로운 세균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유익한 미생물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뿐만 아니라, 해롭다거나 이롭다는 식으로 이분법적으로 미생물을 나눌 수 없으며, 대신 미생물 군집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미국 뉴욕 대학의 마틴 블레이저(Martin Blaser)가 인간 진화의 운명이 우리의 마이크로바이옴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말했듯이, 미생물은 과거뿐 아니라 곧 현재가 될 미래에도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_「미생물은 의료의 모습을 어떻게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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