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먼저 아끼며 사랑해 주고 있나요?


길 잃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 인문학, 인생의 답은 내 안에 있다
인생의 물음표가 나를 짓누를 때, 필요한 것은 바로 깨달음입니다.
즉, 인생의 답은 내 안에 있지요.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우리는 인문학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답니다.




소소한 루틴을 단단한 멘탈로 만드는, 딱 한 걸음의 힘


행복과 성공은 별개인지라, 결국 성공은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만 합니다.

우리는 성공에 들어가는 많은 노력을 위해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위해 세운 계획을 행동에 옮기고, 그 행동을 꾸준히 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습관을 만드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죠.
행동치료 전문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이러한 습관을 길들일 수 있도록 실질적인 훈련법들을 제시합니다.










날마다 나에게 다정한 작은 명상법, 아무리 바빠도 마음은 챙기고 싶어


명상법만으로 아이튠즈 독일 팟캐스트 1위를 차지한 저자는 언제 어디서나 간결하게 명상할 수 있는 29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명상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혹은 출근길에도, 목욕 중에도 할 수 있습니다.
명상의 핵심은 다른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귀 기울이는 일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정신과 의사 TOMY가 알려주는 1초 만에 고민이 사라지는 말


누구나 하루 하나 이상의 고민은 꼭 하기 마련입니다.
고민없는 삶, 과연 존재할까요?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한 정신과 의사 TOMY는 환자와의 상담 과정에서 고민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있는 단어들을 발견해내기 시작합니다.
이 말들을 꾸준히 메모해 환자들에게 사용하다 보니 정작 본인에게도 좋은 효과를 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생의 변화를 주고 고민을 해결하게 해주었던 그의 메모들에는 어떤 말들이 적혀 있었을까요?




다들 그렇게 산다는 말은 하나도 위로가 되지 않아


서른두 살, 갑작스레 유방암 선고를 받은 저자는 수술을 받게 됩니다.
이내 절망은 벗어던지고 암세포에게 카를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주며 이 또한 재미로 승화시키려는 저자의 노력은 그저 대단하기만 합니다.
그녀와 주변 지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위로와 조언이 담긴 책을 읽다 보면 내 인생에서 누가 가장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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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나누어 생각하기 - 문제를 해결하는 단순하고 강력한 도구
스가와라 겐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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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경영자가 고민하는 문제를 작게 나누어 경영자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돕는 문제해결 전문가로 활동중인 저자는 매출, 마케팅, 기획 등 업무와 관련된 문제만이 아니라 인생의 목표에 대해서도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만들고, 계획을 수립할 때 덩어리를 작게 나누어 진짜 중요한 것을 뽑아낸다면 한결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 스가와라 겐이치는 주식회사 문샷(Moonshot)의 대표이사다.

'기업의 10배 성장을 돕는다'는 모토로 비즈니스 전략 자문 회사 문샷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글로벌기업을 포함한 30여 개 기업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맡아 진행하고 있다. 기업과 업계에 존재하는 어려운 문제와 과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최선의 해결책을 유도하여 성과를 이끌어내는 전문가다.

'작게 나누어 생각하기'를 기본으로 하는 그의 방식을 통해 수많은 고객 기업들이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으며, 현재 그는 시간당 300만 원의 보수를 받고 있다.

30대에 애드테크 기업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일했으며, 일본 통신 대기업 KDDI로 성공적인 매각을 이끈 뒤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여 3년 만에 매출 2,000억 원 규모로 성장시킨 바 있다. 이후 스마트뉴스SmartNews에서 브랜드광고책임자 겸 B2B 마케팅 책임자로 일했다.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가 직접 주최하는 코틀러어워드Kotler Awards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사외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Ⅰ 생각의 큰 덩어리를 작게 나눠라


분해사고란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다.

분해의 정밀도가 높을수록 효율성 또한 높아져 최소 노력으로 최대 결과를 낼 수 있다.

양이 아닌 질이 중요한 시대가 된 만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분해사고는 꼭 필요하다.

또한 전달하고 싶은 말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 상대방에 따라 필요한 부분만 이야기할 수 있다보니 같은 문제점을 느끼더라도 분해사고 여부에 따라 상대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가 달라진다.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분해사고는 필수역량이다.

아이디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대립을 피하면서 자기 의견을 주장할 수 있어 갈등 또한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에서는 분해사고와 비슷한 개념인 OKR을 사용하고 있다.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이란, 목적과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 열쇠가 되는 목표를 의미한다.

예컨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는 목적이 있다고 가정해보면 최초의 목적에 대해 약 세 개의 목표를 설정한다.

이 목표들은 아래 단계의 목적이 된다.

목표 달성을 위해 행동이 순차적으로 분해되고 이를 실천해 각각의 목표를 달성하면 궁극적으로 전체 목적이 달성되는 것이다.

정해진 대로 끝까지 밀어붙여 끌고 가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

변화가 극심한 현재는 결정한 목적과 목표를 계속해서 분해해 재검토하여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해사고란 어떻게 하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 6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 곱셈으로 분해한다

▣ 한 단계 위에서 전체를 조망한다

▣ 너무 작게 나누지 않는다

▣ 생각의 빈틈을 없애려면 반대 요소를 생각한다

▣ 의도적으로 크게 생각한다

▣ 주관적인 판단이나 감정은 분리한다


문제나 현상을 분해할 때 주로 곱셈을 사용한다.

숫자로 표현해 목표로 삼는 수치에 도달하기 쉬워지고 곱셈을 통해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발상이 나오고 모호한 기준을 요소로 나타내 분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은 심으로 높은 효과를 내려 한다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곱셈으로 표현되도록 분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의 틀을 넓히기 위해 자신이 가진 조각의 전체상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상 전체를 분해하면 하나의 가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차라리 가지의 한 단계 위로 올라가 나무 기둥에 가까운 가지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효율적이다.


나눠서 비교하는 것이 곧 분석인데, 분석이 서툰 사람은 무작정 작게 나누려는 경향이 있다.

분석에 유능한 사람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몇 퍼센트인가라는 관점에서 생각하기에 효과가 크고 빨리 달성할 수 있는 요소부터 처리한다.

효과가 크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 실행하는 것이 분해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문제를 분해해 적절한 선택지를 고르려면 틀을 넓혀 생각해야 한다.

생각의 빈틈을 없애고 폭넓은 관점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기에, 선입견을 없애고 사고의 폭을 넓혀 선택지를 늘리는 간단한 방법이 바로 반대 요소를 생각하는 것이다.


사고의 면적을 넓히고 싶다면 본질적이거나 사회적인 의의로까지 범위를 넓혀 과장되게 생각해보는 방법도 추천한다.

앞으론 기업이나 상품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가치를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어떠한 상황을 판단할 때 매몰 비용의 영향으로 그릇된 결정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매몰 비용의 오류라고 한다.

모두가 아이디어를 내 하나의 전략을 결정한 뒤 몰두하다 도중에 생각처럼 되지 않을 것 같다고 깨달아도 과감하게 그만두는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그러나 분해사고를 하면 냉정한 논의를 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감정이 올바른 분해사고를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아도 생각의 폭을 넓히기 쉬워진다.



Ⅱ 인생의 목표를 실현하는 분해사고의 힘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원하고 이루고 싶은 이상적인 모습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마냥 다른 사람들만 부러워할 순 없지 않은가!

이럴 때 적용시킬 수 있는 분해사고 방법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하고 싶은 일과 닮고 싶은 롤모델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때 분해사고 플로차트를 적용시키면 큰 도움이 되니 책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롤모델을 참고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롤모델을 분해하면 나만의 목표가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일, 능력, 인간관계, 가치관, 부, 소유물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는 것이다.

예컨대 경영자로서 뛰어난 수완을 가진 점을 존경하는 것인지,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동경하는 것인지, 어마어마한 부를 이룬 모습에 대단함을 느끼는지 말이다.

롤모델이 가진 이상적인 요소를 분해하고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자신이 지금 해야 할 과제를 발견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롤모델을 분명하게 정했다면 이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분해사고한다.

필요한 현실적인 조건들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야만 목표를 달성하기 수월해진다.

마지막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을 시간으로 분해한다. 언제까지 무엇을 해내면 실현 가능한 상태가 되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목표는 다양한 변화를 인식하며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수정할 수 있어야 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목표를 우선 세워야 이상적인 삶으로 생각하는 방향성을 알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뤄낼 방법을 찾으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만 생각하게 되니 오롯이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뜻대로 풀리는 사람과 풀리지 않는 사람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잘 풀리는 법의 비결은 긍정적인 마인드인 걸까?

그렇지 않다. 먼저 올바른 목적을 정하기 위해 목적을 분해했는지에 대한 여부에 따라 잘 풀리는 사람과 풀리지 않는 사람이 결정된다.

그렇다. 세세하게 쪼개 일을 진행한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막상 눈앞에 펼쳐진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목적과 방향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새기고 새겨야 하는 것이다.

"작게 나누어 생각하면 목표를 보는 눈이 달라져 사물이나 현상을 다르게 보게 되며 이뤄낼 명확한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20살이 되었을 때, 뭐든지 열심히만 하면 앞날이 술술 풀릴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저 '열심히' 하는 것이 명답은 아니었는데 왜그렇게 고생했는지 어리숙했던 나의 모습을 반성 아닌 반성하게 되었었다.

선생님은 알고 계셨나보다, 분해사고의 힘을.

어느 날, 선생님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때 선생님이 해주신 말 중 하나가 바로 이 말이었다.

"…… 쪼개서 생각하는 게 어떠니?"

그때를 기점으로 목표를 무작정 크게 잡거나 모호하게 잡는 습관을 고치기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선생님이 말씀해주셨던 게 바로 분해사고의 힘이었다.


지금은 노력의 양이 아닌 결과로 평가받는 시대이다.

간혹 문제의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문제의 덩어리가 커서 보이지 않을 뿐 모든 문제는 해결책이 있다.

즉, 아무리 큰 문제라도 작게 나누면 누구라도 성과를 낼 수 있다.


같은 시간을 써서 10배의 성과를 만들고 싶다면, 작게 나누어 생각하는 습관을 지녀 보라.

단순하지만 당신의 일과 인생의 목표를 이룰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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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풀들로 흐느적거리는 늪에 고개를 처박은 이정의 눈앞엔 너무나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소년은 배 밑창의 선실에 자리를 잡았다. 다행히 구석에 맞춤한 공간이 있었다. 몸을 한껏 웅크린 후 가져온 옷가지를 이불 삼아 덮었다. …… 네 성씨가 무어냐. 그는 머뭇거렸다. 다 알겠다는 듯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은? 사람들이 그저 장쇠라 부른다고, 소년은 말했다. 부모는 어디에 갔느냐고 그가 또 물어왔다. 소년도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임오년의 군란이었는지 아니면 동학의 난이었는지 모르나 아비는 그중 하나에 휩쓸려 죽었다고 했고, 어미는 아비가 죽자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그는 성도 받지 못한 채 보부상에게 덜미를 채여 자라났다.보부상은 그에게 장쇠라는 이름 말고는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서울에 다다랐을 때, 소년은 보부상이 잠든 틈을 타 달아났다.


닻이 올라갔다. 갑판 위에는 마지막으로 제물포를 보려는 사람들로 계단까지 북적거렸다.


그들이 떠나온 나라는 물에 떨어진 잉크방울처럼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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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동물의 자매다. 식물도 동물처럼 먹이를 먹고 자손을 낳으며 살아간다. 식물을 알고자 하면 동물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고, 동물을 이해하자면 식물의 본성을 살피는 것만큼 빠른 방법이 없다.


"식물은 폴립으로 이루어진 폴립 모체와 같다." 식물은 단일 존재가 아닌 집합적 존재다. 끈끈하게 결합하여 하나로 이어진 개체의 연합이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전체의 번영을 위해 일하는 공동체다. 식물도 산호처럼 살아 있는 벌집이며 모든 일원이 공동의 삶을 살아간다.


노동은 모두 잎이 무성한 새 가지, 즉 그해에 돋아난 가지에 온전히 맡겨진다. 이 가지가 공동체를 부양한다. 뿌리를 통해 흙에서 빨아올리고 잎을 통해 대기에서 끌어내린 원료를 배합해 끈적한 수액을 만든다. 식물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이 수액으로 창조된다. 해가 바뀌면 한 해 동안 수고한 가지는 말하자면 은퇴를 선언하고 휴식에 들어간다. 그리고 지금의 눈이 잎과 가지로 자라서 이듬해 새로운 눈이 대체할 때까지 부지런히 공동의 일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나무는 여러 세대가 해마다 차례대로 업무를 이어받는 조직체와 다름없다.

나무의 세대는 몸통인 줄기에서 시작해 큰 가지를 거쳐 가장 최근에 자라난 잔가지까지 단계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 잎을 달고 있는 새 가지는 현제 세대다. 식물의 주요 업무가 모두 이 세대에서 일어난다. 다음으로 눈은 가까운 장래에 모습을 드러낼 미래 세대다. 나무가 지금 고생을 자처하는 것도 다 이들을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나무줄기와 그 아래쪽의 굵은 가지들은 과거 세대다. 이 한물간 세대는 활동을 멈추었다. 심지어 죽은 것도 있다. 하지만 산호로 따지자면 폴립의 모체와 같아서 젊은 세대를 위한 토대 역할을 기꺼이 자청한다.


세포는 식물을 건설하는 벽돌이다. 특별한 순서에 따라 모아놓으면 식물의 어느 부위든 문제없이 만들 수 있다.

…… 예를 들어 강낭콩은 한창 자랄 때면 한 시간에 최소한 2,000개의 세포를 만든다. 생산된 세포는 곧장 적절히 포장되어 적재적소에 분배된다. 호박은 하루에 무게가 1킬로그램도 넘게 늘어난다. 세포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알갱이가 매일 1킬로그램씩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오직 식물만이 최초 공급원에서 재료를 직접 흡수할 수 있다. 식물은 먹을 수 없는 것들에서 먹을 것을 만든다. 식물은 숯과 공기와 물을 먹고 기적처럼 동물의 식량으로 바꾼다. 그러므로 탄소, 산소, 수소, 질소를 조합하여 유기물질을 만들고 지구의 모든 창조물에 꾸준히 성찬을 베푸는 것은 바로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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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줄기가 복잡한 미로가 되어 암흑의 땅속 깊은 곳을 흐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현실 또한 우리 내부에서 몇 갈래 길로 나뉘어 나아가는 듯하다.


그렇다. 나는 이 지상에 정지한 쇠공일 뿐이다. 매우 묵직하고 구심적인 쇠공이다. 나의 사념은 그 안에 단단히 갇혀 있다. 겉보기는 볼품없지만 중량만은 충분히 갖추었다. 지나가던 누군가가 힘껏 밀어주지 않으면 어디도 갈 수 없다. 어느쪽으로도 움직일 수 없다.

나는 몇 번이고 나의 그림자를 향해 묻는다. 이제부터 어디로 가면 좋을까. 그러나 그림자는 대꾸해주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일한다.

하지만 어덯게 그 일자리를 찾아낼 수 있을까? 오랫동안 서적 배본 및 유통을 관리하는 일을 해왔지만 도서관 쪽은 전담 부서가 다로 있어서 거의 접점이 없었다. 그리고 기억하는 한, 학교를 졸업한 뒤로는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단 시설을 이용해 본 적도 없다.


이렇게 좁은 동네이니 도서관장이 고야스 씨에서 나로 바뀐 얘기는 다들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정보가 퍼지지 않았을 리 없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 이렇게 들고 나는 사람이 적은 작은 마을의 주민들이 도시에서 온 외부인에게 호기심을 품지 않을 리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다. 그럴사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하긴 지금 당장 현실적으로 불편한 것도 아니다. 고야스씨와 소에다 씨의 도움을 받아 나는 순조롭게 업무 요령을 익혀가고 있다. 그러니 '뭐 어때, 곧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겠지'라고 마음을 편히 먹기로 했다. 고야스 씨 말마따나 모든 것이 차차 선명해질 것이다. 때가 되면 동이 트고, 이윽고 햇살이 창으로 흘러드는 것처럼.


나는 손을 뻗어 옆에 있는 너의 손에 닿는다. 그리고 그 손을 잡는다. 너도 내 손을 잡는다. 우리는 하나로 이어져 있다.

나의 젊은 심장이 가슴속에서 메마른 소리를 낸다. 나의 기억이 선명한 예각을 지닌 쐐기가 되고, 나무망치가 그것을 올바른 틈생에 정확히 박아넣는다.

그리고 나는 한 가지 사실을 알아차린다. 어느새 내 그림자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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