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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모른다, 내가 잘하고 있다는 걸 - 나의 자존감을 보살피는 심리학
슈테파니 슈탈 지음, 김시형 옮김 / 갈매나무 / 2021년 9월
평점 :
『하나, 책과 마주하다』
하나야. 비가 내리고 난 뒤에는 무지개가 뜰거야.
모든 일에는 노력과 시간이 투여되어야 한다.
짧은 시간에 이뤄지면 좋겠지만 대부분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니 그 과정 속에서 지치기 마련이다.
그 과정이 지치거나 혹은 결과가 좋지 못할 때면, 그 후폭풍으로 자존감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문제가 드러났을 때, 당장 결과를 보면 힘들고 아플 수밖에 없다.
책에서는 낮은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건네주는데 멀리 내다봤을 때 이 작업은 건강한 자존감을 키우는 데 무척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가 말한다.
우리가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보다, 진솔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해결책은 과연 무엇일까?
슈테파니 슈탈은 독일어권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심리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1963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트리어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1993년부터 개인 심리 상담소를 운영해왔으며, 20여 년간 독일 가정법원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동시에 자존감 강화, 애착 형성과 불안 등에 관한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2015년 《내 안의 그림자 아이》를 출간하면서 독일뿐 아니라 전 유럽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이 책은 출간 직후 독일 아마존과 《슈피겔》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뒤 현재까지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심리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다.
Ⅰ 작은 실마리부터 들여다보기
자아, 존중, 감정. 이 세 낱말은 한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방식과 그가 인생에 대해 느끼는 만족도를 근본적으로 좌우하는 인간의 내적 확신을 뜻한다.
"좀 더 자신 있게 살고 싶어요!"
저자가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말로 상담받을 때, 자존감에 관련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감, 자기확신, 자의식도 같은 맥락이지만 자존감이란 단어야말로 감정이라는 개념까지 포함되고 있다.
예컨대, 우리가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경우 어떠한 상황에서 좋지 않은 감정을 느꼈을 때, 그것의 원인은 낮은 자존감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해 생겨난 감정들이란 것이다.
대표적인 감정으로는 불안과 수치심이 있다.
순식간에 몸이 간지럽거나 심장이 미친듯이 뛰는 등 불안과 수치심은 몸으로 드러나기 마련인데, 그렇다면 혹시 알고 있는가?
이러한 증상이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하거나 스스로의 가치를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을.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대표적으로, "그냥 좋게 생각해!"라는 말이다.
물론 긍정적인 사고와 밝은 생각을 가진다는 것은 좋은데 그런 말을 수십 번, 수백 번 듣는다 해도 공허한 마음은 지울 수가 없다.
예를 들면, 거울 앞에서 "나는 너무 예뻐! 난 예쁘게 생겼어!"라고 매일 되풀이한다면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을까?
진심으로 믿지 않은 본인에게 주입해 상황이 바뀔 수 있을 거라 믿는 건 어불성설이다.
소용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다보면 자기회의를 겪게 마련인데, 이와 같은 자기회의의 빈도수가 높아 삶의 전체적인 축면에서 괴롭힌다고 판단할 때 그 사람은 '자존감 결핍'에 시달린다고 판단한다.
누구나 행복하게, 자신있게 살고 싶을 것이다. 허나 수많은 위험과 예측 불가성을 가진 인생에서 우리가 어떠한 삶을 살 것이라고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던 자존감 결핍을 가진 사람은 무엇이든 확대해서 인지하고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면, 우울증에 걸린 A가 있다. A가 자존감 결핍을 가지게 되면 어떨까?
A는 우울증을 앓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강한 비관주의에서 시작해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여기게 된다. 즉, 매우 강도 높고 격해지는 심리로 확장되는 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대비될 수밖에 없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기 약점을 포함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는 한편, 자기불안으로 인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신의 약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약점을 매우 중대하게 여기며 자신 말고는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약점까지도 끄집어내게 된다.
결국 자신의 현 모습과 되고 싶은 모습 사이에 있는 간극만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현실 자아와 이상 자아 간의 격차'라 부른다.)
자기 불안이 심해지면 항상 거부당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실수할까봐 혹은 틀린 결정을 할까봐 두렵고 완벽하고 또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게 된다.
분명 남들이 인정할만큼 자신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지독하게도 믿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Ⅱ 내면아이와 내면어른 분리하기
좋은 부모란 한 사람이 평생 간직 할 수 있는 보호막이지만, 아이를 힘들게 하는 부모는 평생 짊어져야 하는 짐이 된다.
짐을 벗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관계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치밀하게 교정해야 한다.
우선 자신과 진솔하게 대면해야만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이후에야 비로소 타인도, 부모도 이해가 되고 그들의 행동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성인기에 겪는 크고 작은 경험 또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우리의 성격은 어린 시절, 그 시기에 형성된다.
그만큼 어린 시절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참고로 우울, 불안증을 치료할 때, 성인기에 겪은 이보다 유년기에 겪은 이들의 치료가 더 오래 걸린다고 한다.
자존감 문제가 있고 이를 극복하고 싶다면 나의 어린 시절을 유념있게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 과정에서 분명 자신을 더 이해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외부 환경, 즉 양육자들에게서 여과 없이 전달된 내적 신념, 내적 확신 등이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도 말이다.
부모에게서 근원적으로 상처입고 억압받은 사람들은 자기 증오에 빠지며 부모에게 당한 비하를 스스로에 대한 자아상 안에 결합시킨다.
자기 증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모에게서 떨어지는 것만이 유일한 답안인데, 이미 그 틀 안에 갇혀져 있어 자기 증오를 껴안는다 할지라도 부모와의 끈을 유지하는 것을 택하는 게 대다수이다.
'아버지가 나를 때리긴 했지만, 어쨌든 내가 맞을 짓을 한 건 사실이잖아!'
'할머니가 밥상을 엎긴 했지만, 어쨌든 내가 예쁘게 차리지 않은 건 사실이잖아!'
위의 예시와 같이 결국 양육자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 죄는 본인이 떠안는 것으로 끝맺음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유지하는 대가는 굉장히 혹독하다.
평생 지워지지 않는 자기 증오와 이를 뒤따르는 자기파괴적인 결과밖에 남질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공감에 서툰 부모를 둔 아이의 뇌는 공감을 잘하는 부모를 둔 아이보다 거울신경세포가 덜 생성된다고 한다.
거울신경세포는 다른 사람의 심경을 헤아리고 공감하는 능력을 좌우하며 이 세포가 많을수록 공감 능력도 뛰어나다.
이렇듯 학습 경험 자체가 뇌 구조를 변화시키고 결정하는 것이다. 즉, 우리의 심리적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도 달라지는 셈이다.
결국 우리는 내면아이와 내면어른을 분리해야만 한다.
우리 안의 내면아이를 인식하는 주체이자 달라지고 성장한 나의 또 다른 일부인 '내면어른'을 분리해서 바라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Ⅲ 나를 온전히 충분하게 안아주기
예전에 느낀 기쁨을 마음속에 떠올리고 그것이 다시 생생히 흘러넘치게 놓아두자.
그 감정에 몸과 마음을 내맡겨보자.
'정신 차려!' 같은 말로 기쁨을 질식시키지 말자.
'확신 행성' 주민이 했던 말을 기억하는가?
"넘어지는 게 뭐 잘못인가요. 거기서 안 일어나는 게 문제죠!"
자존감을 보완하고 싶다면 우선 자신이 인생에서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 어떤 목표와 인생의 의미를 좇고 싶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불안을 몰아내는 가장 큰 무기가 '의미'이기 때문이다.
제자리걸음 하는 이들에게 가고자 하는 목표에 대한 의미를 물어보면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존감 낮은 사람들은 대부분 방어만 하며 사는 사람들이기에 버림받을까 두려워서 혹은 잘못을 저지를까 두려워서 혹은 사랑받지 못할까 두려워서 등 이러한 이유로 행동이 '멈춤' 상태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이러한 두려움이 결국 발목을 붙잡고 있다면 삶의 가치 기반이 될 리 없다.
결국 이 두려움을 더 건강하고 윤리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책임'으로 변화시키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기 이전에 '자신'이 먼저라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지려면 가장 먼저 삶을 스스로 제어하고 돌발적인 우연에도 인생을 내맡겨서는 안 된다.
내 행동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바라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자존감 여부를 떠나 나의 삶의 방식은 내 개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존감을 강화하고 싶다면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삶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만 한다.
이후 자신의 신념과 목표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만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어떤 차선책을 강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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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살짝 난 상처는 연고 한 번이면 금방 낫게 되지만, 마음에 살짝 난 상처는 금방 회복되지 않는다.
특히, 자존감은 예민한 감정이기에 한 번 타격을 입게 되면 나도 모르게 불안감이란 새끼 감정을 키우게 된다.
자존감에 타격을 입은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어린 시절이 마냥 행복했다면 성인이 되고 난 후의 사건들을 되짚어보면 되지만, 이에 속하지도 않고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있다면 분명 유년기에도 원인이 있으니 꼭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도 부모가 처음인지라 완벽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부모 또한 또다른 지위와 책임이니 자식의 감정을 잘 헤아릴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 자신이 어린 시절의 아픔이 있어 자식에게 그 아픔을 대물려준다면, 이는 말그대로 부모 될 자격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나를 치료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나 자신을 공감해주는 것부터가 시작인 것 같다.
나도 마냥 행복한 가정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성장해왔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글쓰기 노트에 서평을 적을 때면, 고스란히 나의 이야기도 녹여내지만 아무래도 누구에게나 오픈되어 있는 이 공간에서는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써내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게 꼭 나를 지키기보다는 남을 지키려고 하는 행동인 것 같은데, 아니, 결국은 나의 내면을 지키려고 하는 걸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경험에 따르면 한가지는 분명 말해줄 수 있다.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우울함 혹은 불안함의 감정이 꼬리표처럼 달아졌다면 꼭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도움받아야 할 부분도 있고 타인의 위로도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회복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이 첫번째이기 때문이다.
삶의 분명한 목표 그리고 그 의미를 정하는 것도 책에서도 말했듯이 매우 중요한데 덧붙여 나의 목표와 내적 가치관이 서로 일맥상통해야만 한다.
전문적인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혹은 그 정도까지는 아닌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네이버 엑스퍼트 활동도 시작하게 된 것인데 얼른 몸이 좀 나아져 활동도 재개해 여러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주고 싶다.
책에 대한 내용을 다 담지 못해 아쉽지만 자존감과 관련된 원인과 해결법이 구성되어 있으니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무엇보다 단계별로 이루어진 해결법이 그나마 자존감이 낮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일이면 또 한 주의 시작이다.
다음주도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한 날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