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리수나무에 꽃이 엄청 피더니, 열매도 풍성하게 달렸다. 요 몇 일 날이 뜨겁다 보니 하루 이틀 사이 열매들이 빨갛게 익어 눈길을 끈다. 



아직 블루베리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을 때 얼른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보리수 열매를 땄다. 



빨갛게 다 익은 것들만 땄는데도 양이 상당히 많다. 절반 정도는 아직 덜 익었기에 놔 두었는데, 부지런을 떨지 않는다면 아마도 다 익었을 때도 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수확한 보리수 열매는 잼을 만들 생각이다. 지난해 500미리 정도 한 병 되는 분량을 만들었는데 맛이 정말 좋았다. 약간 새콤한 보리수 열매가 잼으로 만들어 먹기에는 제격이었다. 하지만 보리수 열매 잼은 품이 제법 많이 든다. 



먼저 보리수 열매를 성긴 체에 짓이겨서 과육을 분리해 낸다. 보리수 열매는 씨앗이 제법 커서 씨앗을 잘 걸러내야 한다. 



체에 짓이겨 분리해 낸 과육은 수분이 상당히 많다. 여기에 설탕을 더해 녹여내 시럽을 만든다. 수분이 많아서 불을 때지 않아도 금새 녹는다. 



시럽 상태의 과육을 한 시간 가량 졸인다. 이때 이삼십 분 쯤 졸였을 때 레몬즙을 첨가하면 좋다. 수분이 많다 보니 다른 열매 잼을 만들 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 시간 넘게 졸여도 진득할 정도는 되지 않고 흘러내릴 정도의 잼이 된다. 마냥 더 졸일 수는 없어서 이 정도에서 만족한다. 진득진득한 잼을 좋아한다면 최소 30분 이상은 더 졸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졸인 잼은 끓는 물에 소독한 병에 담는다. 그리고 뚜껑 쪽으로 뒤집어 놓는다. 밀봉을 위한 전통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지난해에는 그냥 담아 두었다가 식은 후 냉장고에 넣었다. 큰 문제는 없었지만, 올해는 다른 시도를 해 보는 것이다. 보관기간이 혹시 더 길어질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올해는 잼병이 3개가 넘는다. 지난해 너무 일찍 다 먹어 치워서 살짝 아쉬운 감이 있었는데, 올해는 이렇게 3병이나 만들어 놓으니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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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6월 5일 맑음 11도~28도


열흘 가까이 비가 안 오고 있다. 옆 마을에만 해도 소나기가 쏟아지곤 했는데. 지하수량이 많지 않아서 물을 흠뻑 주지는 못하고 목마름이 가실 정도로 조금씩 블루베리에 주었다. 물을 주면서 살펴보니 아직 완전히 익지 않은 블루베리 열매를 새들이 벌써 찾아와 쪼아 먹은 흔적들이 보인다. 블루베리가 익는 시기는 1주일 넘게 뒤로 늦춰졌는데, 새들이 찾아오는 시기는 1주일 더 빨라진 셈이다. 즉 2주 정도 새 피해가 빨리 시작된 셈이다. 



새들도 맛있는 것은 알아서 굵은 것들만 쪼아 먹는다. 또 쪼아 먹기 위해 열매에 앉는 바람에 발 자국이 열매에 남아 결국 한 개를 쪼아 먹더라도 두 개의 열매가 피해를 입는 꼴이 된다. 



방조망 이외에는 새 피해를 막을 마땅한 방법이 없다. 하지만 방조망 설치에는 비용이 크게 들어가 주저하게 만든다. 또한 폭설이 내리게 되면 방조망도 주저앉아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올핸 회전하면서 반짝이는 물건과 소리를 내는 도구를 사용해 보기로 했다. 태양광으로 충전이 되어 대여섯가지 소리를 내고, 바람이 불면 회전하는 바람개비 형식으로 빛을 반사하는 반사체가 달려 있다. 큰 효과를 바라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력감보다는 무엇인가 해 보았다는 마음의 충족을 위한 선택인 셈이다. 


이 도구를 설치하고 가만히 지켜보니, 갑자스러운 소리에 놀라 도망가는 새도 있는가 하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새들도 있다. 완전히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닌 셈이다. 그렇다고 실질적인 효과를 보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은 셈이니 추가 비용없이 10% 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에 심리적 만족감을 느낀다. 


하지만 문제는 만족감과는 별도로 새가 더 먹기 전에 빨리 거두어 들어야 겠다는 조급함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자꾸 빨리 수확해야 겠다는 마음 탓에 완전히 익지 않은 열매를 따곤 한다. 하루 이틀 정도만 더 기다리면 되는데, 그 사이에 새들이 쪼아먹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조급함을 부른다. 내가 다 차지하겠다는 욕심이 달디 단 블루베리가 아닌 신 맛 가득한 블루베리를 따게 만든 것이다. 


기다리자. 새가 다 먹는 것이 아니라면, 새들에게도 조금 나누어 준 셈 치고 기다리자. 완숙을 위해서는 조급함을 버리고 느긋함과 지긋함을 지녀야 함을 새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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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삽목 13주차. 이제 뿌리가 나올 것은 다 나온 듯하다.



잎이 풍성하지 않고 조금 나온 삽수를 꺼내 보니 실뿌리가 나 있는 것이 보인다. 가지에 잎이 나온 것들은 이제 뿌리가 다 나왔다고 판단된다. 아직까지 끝내 잎을 내지 못한 것들은 뿌리내림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음주 쯤 잎이 나지 않은 삽수를 뽑아봐 확인해 봐야 겠다. 생과 사가 결정된 시기인 셈이다. 


6월에 접어들면서 잎이 나고 뿌리가 내린데다 한낮 햇볕이 쨍 하니, 흙이 마르지 않도록 물 관리를 더 신경 써야 한다. 이전까지 3~4일에 한 번 꼴로 물을 줬었는데, 이젠 2~3일에 한 번은 물을 주고 있다. 한여름 무럭무럭 자라서 뿌리를 잘 내려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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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넷플릭스 <매드 유니콘>. 태국. 리미티드 시리즈 7부작. 매 회 1시간 내외. 15세 이상. 드라마. 태국의 첫 유니콘 기업 '플래시 익스프레스'의 탄생을 소재로 드라마적 요소를 가미해 재미있게 그려내다. 믿음이라는 연료를 가지고, 배신이라는 역풍을 뚫고, 유니콘이라는 목표로 끝까지 항해하는 창업가를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된다. ★ 8점/10점

  

2. 태국의 가난한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모래채굴장에서 일하던 산티.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던 덕분에 망해가던 채굴장을 살려내고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도시로 향한다. 여행가이드를 하면서 마주친 사업의 기회. 하지만 콘도를 팔려던 계획은 오히려 사기를 당한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있을 수 만은 없던 산티는 대그룹 총수 카닌을 만나면서 전화위복이 된다. 중국에서 택배 물류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발견한 산티는 태국에서 카닌의 지원을 얻어 물류사업을 시작한다. 그의 창업은 성공할 수 있을까.


3. 실제 태국에서 최초로 유니콘 기업이 된 물류회사 '플래시 익스프레스'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시리즈이다. 주인공 산티는 플래시 익스프레스의 창업가와 닮아 있지만, 극적 재미를 끌어내기 위해 허구가 많이 가미된 인물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시리즈를 보는 중간중간 때론 거슬리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캐릭터를 이끌어가는 힘이기도 하다. 산티가 회사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최대의 적은 바로 대기업 카닌. 그의 성공을 가로막기 위해 카닌은 온갖 방해를 저지른다. 시리즈의 재미는 이 방해를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에 있다. 


4. 태국도 완전히 자본주의 사회임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돈을 버는 것이 최고의 목표이기도 하고, 명품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 자랑인 듯 보여진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마도 이런 기류를 감독도 눈치챈 듯 돈 보다는 아니더라도 돈 만큼 귀중한 것도 있음을 얼핏 보여주기도 한다. 가족애, 우정, 사랑 등등. 그럼에도 결국은 산티의 우정과 사랑의 지킴 보다 그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 더 큼을 느낀다.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너무나도 극명한 삶의 차이를 가져오기에. 


5. 시리즈를 이끌어 가는 각종 사건의 밑바탕에는 믿음과 배신이 깔려 있다. 각자 저마다의 사정이 있겠지만, 주인공을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배신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를 일어서게 만드는 것은 믿음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다는 것이 진정한 인생의 성공일지도 모를 일이다. 산티의 성공은 믿음을 먹고 자랐다. 그의 성공이 그를 믿었던 많은 이들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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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세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쓰는 것보다 3배 가까이 나온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정도 까지 전기를 썼을 리가 없다. 한전에 연락해 계량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보았다. 요즘은 디지털로 데이터가 쌓여 있어, 매일 매일 얼마만큼 사용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많이 나온 날과 안 나온 날을 더듬어 기억해보니 틀리지는 않아 보인다. 그럼 계량기의 문제는 아닌듯 한데....


전기가 들어가는 기계를 하나 하나 다 점검해 보았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것 중엔 이상한 것은 없어 보였다. 밖에 펌프 2개가 있는데, 혹시 이것이 문제였을까. 물은 잘 나오고 있었는데.... 물을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었기에, 당연히 펌프 쪽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물을 끌어오는 펌프 쪽에서 오작동이 있었다. 



물탱크로 향하는 밸브를 잠갔는데도 펌프가 계속 돌고 있었던 것이다. 전기세 나온 것으로 추측컨데 거의 한 달 넘게 헛돈 셈이다. 펌프가 타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먼저 전원을 차단하고 전문가가 아닌 이도 처리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 보기로 했다. 자주 교체해 보기도 했던 압력 스위치를 새 것으로 바꿨다. 헛도는 것이 멈췄다. 다행히 문제가 해결된 듯 보였다. 하지만 이틀 후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 펌프가 아예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압력스위치를 조정해서 압력의 수위를 맞추어 주니 펌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웬걸. 물통에 물이 가득 차고 볼탑이 올라가 물이 끊어졌는데도 압력스위치가 간헐적으로 돌아간다. 윙~ 계속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윙~ 뚝. 윙~ 뚝. 돌다 멈추기를 반복한다. 밸브를 잠가보니 뚝 멈춘다. 밸브를 다시 열면 간헐적으로 돈다. 이건 어딘가 누수가 발생했다는 신호다. 


펌프에서 물탱크까지는 대략 30미터가 넘는다. 누수가 어디에서 발생한 것인지를 알 수 없는데 무턱대고 이 길이의 땅 속을 다 파헤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번에도 가장 손쉽게 해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했다. 바로 볼탑의 교체. 볼탑의 수명이 5~10년이라고 해서 올해 8년이 되어가는 볼탑에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볼탑의 나사 크기는 볼탑에 적혀 있다. 집에서 쓰고 있는 물탱크가 2톤 짜리여서 사이즈는 15로 가장 작은 것이었다. 이번에 볼탑을 교체하는 김에 부레식이 아닌 새로운 볼탑으로 바꾸기로 했다. 



부레식은 물이 차면 부레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물을 차단하는데 조금씩 조금씩 부레가 올라가며 압력이 낮아지기에 압력스위치가 윙~ 돌다가 점점 간헐적으로 돌고 이윽고 멈추게 된다. 아무래도 스위치가 붙었다 떼어졌다를 반복하게 되니 사용기한이 짧아 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물이 차면 바로 스위치를 꺼주는 방식의 볼탑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물론 가격은 3~4배 차이가 난다. 하지만 압력 스위치 교체 값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경제적이지 않을까 싶다. 



제발 다른 곳의 누수가 아니기를 바라며 볼탑을 교체했다. 일단 물은 잘 나온다. 마지막 물이 찼을 때 펌프가 멈추느냐가 관건이다. 물이 다 차가고 있을 때 물이 나왔다 안나왔다를 반복하지 않고 바로 멈췄다. 설치는 제대로 된 듯하다. 이제 펌프가 멈췄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제발 멈춰라! 하는 마음으로 펌프실로 향했다. 하지만 바람과는 반대로 펌프는 간헐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진짜 어디인가 누수가 발생한 것일까. 가장 가능성이 큰 탱크와 호스의 연결부위를 살피기 위해 땅을 팠다. 물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탱크 안으로 머리를 집어넣고 다시 살피는데 탱크 안이 조용하지 않고 압력차가 발생하는 듯한 아주 작은 소음이 들려온다. 혹시 볼탑의 연결 부위가 꽉 조여지지 않은 것일까. 인터넷과 유튜브, 인공지능 등등을 통해 여러 가능성을 탐색해 보았다. 탐색을 통해 이리저리 생각해 본 결과 전문가를 부르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나 해 볼 것이 있었다. 볼탑과 물통을 연결하는 나사 부위의 테프론을 더 두툼하게 해 보는 것. 



테프론을 볼탑 나사에 서너 번 돌리고 물통과 결합시켰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엔 작심하고 스무 번 가까이 돌린 후에 물통과 다시 연결했다. 물론 테프론을 돌리는 회전 방향도 중요하다. 나사를 돌리는 방향과 똑같아야 한다. 물통과 연결할 때 빡빡한 느낌이 들 정도로 꽉 조여줬다. 그리고 다시 펌프를 가동해보니, 와! 만세~. 물이 빠지면 제대로 돌기 시작하고 물이 차면 멈추었다. 이번엔 펌프가 돌아가지 않으면서 소리가 뚝 그쳤다. 정말 행복한 적막이었다. 


큰 공사를 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뿌듯함과 안도감이 밀려왔다. 아무 문제가 없어 보여도 평소에 기계들은 한 번씩 점검을 해 보는 것이 좋다는 교훈도 얻었다. 우리 몸이 건강할 때 검사를 통해 미리 큰 병을 예방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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