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시절 강아지를 키웠을 때는 밥을 주고 똥을 치우고 관리하는 것은 어머니가 주로 하셨다. 나는 그저 학교 갔다오면 산책하고 귀여워해주는 것 말곤 없었다.

이제 나이를 먹어 반대로 딸내미를 위해 강아지 두마리를 키우고 있다. 

사료를 주고 똥을 치우고 관리하는 것이 오롯이 내 몫이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가끔 도를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뭐, 그 경계선이라는 것이 내가 정해놓은 것일뿐이니 강아지들이 그 경계선을 알아차릴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의 신경을 거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때 나도 깜짝 놀라곤 한다. 

어느새 알밤 하나를 강아지들에게 아주 세게 먹이곤 했기 때문이다.

'아 쫌! 가만히 있으라고'

그래도 말을 안들으면 몇대 쥐어팬다.

 

어라? 내가 이렇게 누군가에게 폭력을 가한 적이 있었나.

나보다 약한 이에게 쉽게 폭력을 가하기 쉽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이들에겐 쉽게 폭력을 사용하진 않는다.

그런데 왜? 강아지들에겐 주먹이 쉽게 나왔을까.

 

아마 약한 대상인데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도덕적 제약이 사람에 비해 느슨한 것도 작용했을지 모른다.

아무튼 내 안에 이런 폭력성이 잠들어 있었다는  것에 놀란다.

그리고 강아지를 키우며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이 든다.

무엇인가를 키워낸다는 것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관심을 갖고 방법을 찾고... 그 애정의 크기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저러나 지금 난 딸내미에게 얼마만큼의 시간을 내어주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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