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평 스키장이 있는 발왕산.
원시림과 주목, 눈꽃이 아름다운 산.
겨울연가 속 풍경을 오롯이 담은 산.
자 오르자. 그 아름다움을 눈속에 담아오자.
그러나 길은 끊겨 있었다.
이런 사잇골로 가는 길은 끊겨 있었다.
끊긴 곳에 슬로프의 인공눈이 덮혀 있다.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다. 아 곧은골을 찾았어야 했는데.
할 수 없다. 슬로프를 거슬러 오르는 수밖에
혼란스럽다.
스키의 재미를 위해 그렇게도 아름다운 나무를 베어내야만 했을까
문명의 편리와 쾌락은 그렇게 자연에 스며들고 있었다.
누군가 찾지 않았다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속도로.
내 몸은 자연인가 문명인가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문명은 그렇게 나를 둘러싸고 있을터.
그것은 축복인가 재앙인가
끝없이 눈떠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