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한가득 있습니다.

 

1. 미스터리를 품고 있지만 관객은 절대 풀 수 없다.어떤 힌트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풀어가기 보다는 영화의 흐름 속에서 답이 주어지는 것을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추천.

 

2. 딸이 교통사고로 죽는다. 그런데 사고가 나기 전으로 시간이 되돌아간다. 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딸을 살리진 못한다. 이것은 운명인가. 하지만 왜 살리지도 못할 거면서 시간은 계속 되풀이되는 걸까?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게 영화의 재미이다. 그리고 시간이 되풀이되는 다른 영화와의 차별점이 되는 부분이다.

 

3. 되풀이되는 시간 속에 되풀이되지 않는 사람이 한 명 더있는 것을 알게된다. 그는 교통사고를 일으킨 택시의 승객이 아내인 남자. 이 남자 또한 아내를 살리기 위해 계속 애를 쓰지만 마찬가지로 도돌이표. 그런데 이 두 남자는 왜 같은 사건을 계속해서 마주쳐야 하는가. 드디어 그 의문을 풀어줄 세번째 남자가 등장한다. 바로 택시운전사다.

 

4. 이 세 명의 남자는 과거의 한 사건으로 연결되어져 있다. 그 얽혀버린 인연을 풀어야지만 되풀이되는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소명이 주어진 것이다. 소명은 바로 용서를 구하는 일이요, 복수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바로 이 소명의식이 영화의 맥을 빠지게 만든다. 권선징악은 아무래도 고리타분하다. 선과 악의 뚜렷한 경계가 없고, 권선징악의 예외를 자주 마주쳐야 하는 일상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선한 이들을 축복하고 악한 이들을 비난하는 일은 뉴스만으로 충분하다.

 

5. 딸을 구하고, 아내를 구하고,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하는 주인공들. 사건은 흥미진진하나 인물은 식상하게 느껴진다. 캐릭터들의 매력이 없다. 모두가 선하기 때문이다. 복수심에 불타고, 사람을 죽일 결심을 하는데도 그들은 착하다. 그로 인해 사건이 복잡해지고, 갈등이 쌓여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된다. 영화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착하게 살자'일 뿐이지 않은가. 세상이 어디 그렇게 단순하던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