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집을 지을 땅을 구했다. 거의 1년 가까이 주위 지역을 둘러보았다. 100% 만족할 땅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만족할 수준의 땅을 구하고 나머지는 만들어가겠다는 생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정도의 수준을 만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다.
땅을 구하는 조건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는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니 학교가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둘째는 자급자족할 수 있을 정도의 농장을 꾸려갈 수준의 크기여야 했다. 세째는 마음이 편안한 곳이어야 했다. 성격상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니 마을 중심으로 들어가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그렇다고 너무 동떨어져 있으면 아이에게 좋지 않을성싶어 적당한 거리를 두는게 좋았다.
물론 땅값도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만약에 농사를 생계수단으로 삼겠다고 결심한다면 평당 가격이 너무 높은 것은 절대 반대다. 노지의 경우 평당 1~2만원 수준의 매출, 시설하우스라면 4~5만원 수준이 평균이라 보면 될 터인데(순 이익이 아니라 매출이다) 평당 가격이 수십만원에 달한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된다.
이러다보니 조건에 맞는 땅을 찾는게 간단치 않은 일이 된 것이다. 주말마다 땅을 둘러보고 두어군데 쯤, 이정도에서 만족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뼈를 묻을지도 모를 곳인데 서두를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그러다 결국 발견한 곳이 가족묘를 쓰기 위해 야산을 정리한 터였다. 묘를 쓰기위한 터라는게 마음에 걸릴지도 모를 일이지만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세가지 조건을 어느 정도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집터에서 바라본 풍경이 마음에 든다.
그런데 땅을 구입하고 집을 짓기위해 계획을 세우면서 느끼는 건데 예상외로 지출되는 돈이 상당하다. 땅을 구입할 때도 중개수수료가 들어가고,
또 취득세도 매매비용의 4.6%나 붙는다. 여기에 등기를 하기 위한 수수료 등 지불할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예산을 잡을 때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또 구입한 땅이 임야인데 보전산지와 준보전산지이냐에 따라 주택을 지을 수 있는 허가여부가 상당히 차이가 난다. 땅을 구입하기 전 미리 군청 등에 주택을 지을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고 계약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더불어 토목설계 전문가를 찾아 상담해 보는 것도 좋다. 이 땅도 준보전산지라 군청에 미리 주택가능 여부를 알아보고 토목설계사와 상담 후 구입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골에 정착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